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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마음을 띵하게 하는 시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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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해서 많은 시집을 읽었어요.시라는게 원액을 짜고짜서 모아놓은것 같아서어떤 시들은 어렵거나 마음에 와닿지 않기도 하죠.제주에 와서 제주감성에 맞는 시집을 사보았는데,마음을 완전히 빼앗겼어요.시 하나 하나 마음을 사로잡는 심쿵 구절들이 있네요.놓치기 아쉬워서 다시 읽고 소리내서 읽어 보았어요.엉뚱하고 재치있고 사랑스러운 시집이에요.넘나 소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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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해서 많은 시집을 읽었어요.
시라는게 원액을 짜고짜서 모아놓은것 같아서
어떤 시들은 어렵거나 마음에 와닿지 않기도 하죠.
제주에 와서 제주감성에 맞는 시집을 사보았는데,
마음을 완전히 빼앗겼어요.
시 하나 하나 마음을 사로잡는 심쿵 구절들이 있네요.
놓치기 아쉬워서 다시 읽고 소리내서 읽어 보았어요.
엉뚱하고 재치있고 사랑스러운 시집이에요.
넘나 소중하네요♡



YES마니아 : 로얄 m***h 2021.01.29. 신고 공감 21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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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나도, 제주에 살면서 술이 강한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28] 나도, 제주에 살면서 술이 강한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용보기
[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유월의 제주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 나에게 바빡 다가오세요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히 알게 되었어요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구요매일 큰 그림을 그리거든요그래서 애인이 없나봐요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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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

 

나에게 바빡 다가오세요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히 알게 되었어요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매일 큰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래서 애인이 없나봐요

 

나의 정체는 끝이 없어요

 

제주에 온 많은 여행자들을 볼 때면

내 뒤에 놓은 물그릇이 자꾸 쏟아져요

이게 다 등껍질이 얇고 연약해서 그래요

그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사랑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주에 부는 바람 때문에 깃털이 다뽑혀어요,

발전이 끝이 없죠

 

 

매일 김포로 도망가는 상상을 해요

김포를 훔치는 상상을 해요

그렇다고 도망가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훔치진 않을 거예요

 

나는 제주에 사는 웃기고 이상한 사람입니다

남을 웃기기도 하고 혼자서 웃기도 많이 웃죠

  

제주에는 웃을 일이 참 많아요

현상 수배범이라면 살기 힘든 곳이죠

웃음소리 때문에 바로 눈에 뜨일 테니깐요. 

 

   난.. 서울에 살고, 술은 강해요..^^   

  

[ 털어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요 ]

 

오늘은

바다가 바다로만 보이지 않네요

살면서 없던 일이에요

 

견뎌야 하는 것들을 한편에 몰아두고

우연만 기다려요

살면서 없던 성격이에요

 

사흘 전부터

운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참새가 나무 줄기에 앉을 때

제비가 낮게 날다가 꽃에 스칠때

백로가 작은 돌에 안착할 때

이 흔한 사건들이 매번 운이라면,  

 

왜 살면서 운을 못 믿었을까요

알처럼 생겨서 그랬을까요

 

알에 금이 가듯

운에도 금이 간다면

 

 

 

 땀을 닦던 손이 차가워질 테고 이것은

운을 넘어선 행운이니 이 틈을 타

손에 앉은 서리를 녹이기 위해

어딘가를 톡 건드릴 텐데

 

건드리면

들킨 마음에 맛과 냄새가 있을까요.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

 

복잡한 부분을 긁어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 텐데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 없어요

 

여름

가을을

잔뜩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 한 걸 기대했는데

입 삐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 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도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난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 마음에 없는 말을 찾으려고 허리까지 다녀왔다 ]  

  

 

하늘에 다녀왔는데

하늘은 하늘에서도 하늘이었어요

 

마음속에 손을 넣었는데

아무 말도 잡히지 않았어요

 

먼지도 없었어요

 

 

마음이 두개이고

그것이 짝짝이라면 좋겠어요

그중 덜 상한 마음을 고르게요

 

덜 상한 걸 고르면

덜 속상할 테니깐요

 

잠깐 어디 좀 다녀올께요,

 

가로등 불빛 좀 밟다가 왔어요

 

불빛 아래서

 

마음에 없는 말을 찾으려고

 허리까지 뒤졌는데

단어는 없고 문장은 없고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삶만 있었어요

 

한 삼개월

실눈만 뜨고 살 테니

 

보여주지 못하는

이것

그가 채갔으면 좋겠어요.

 

 

 

[ 조개가 눈을 뜨는 이유 하나 더 ]

 

틈이란 틈은 전부 찾아다니는

빛 때문에

오늘 아침에도 조개가 눈을 뜹니다

 

조개가 눈을 뜨니

바다의 관상이 변합니다

문틈에서 흔히 발견되는 관상입니다

 

내 마음을 몰라줄 관상입니다

관상대로 움직일 관상입니다

어떤 투정도 순화시켜 받아들일 관상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 믿을

그런 관상입니다

그러니 내 진심을  모르지요

 

별거 아닌 일로 바뀔 관상이기도 합니다

 

밤이 오면 사라지는 빛 때문에

조개는 눈을 감을 테고, 자연스레

바다의 관상도 다시 변할 겁니다

 

눈을 감으니 굉장히 순한 관상입니다

이목구비를 바꿔놓아도 눈치 못 챌

그런 관상입니다

 

 

슬쩍

바꿔봅니다

 

바꾸면서 어깨도 건드려보고

몰래 손도 잡아봅니다.

 

 

[ 내가 담근 술은 얼마나 독할까요 ]

 

구멍난 벽에 손을 넣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사람을 봤어요

 

그 사람을 따라

나도 자판기에 손을 넣었더니

 

그날부터 잠이 오지 않았어요

 

참새도 밤에 놀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에 다짐했어요

가로등을 세우자고

 

가로등을 세우기 위해서는

나만 필요했어요

매일 밤마다 산책을 나갔죠

 

어두운 자리를 찾아간 다음

넘어지기를 반복했더니

넘어지던 그 자리에 가로등이 생겼어요

 

내가 담근 술은

얼마나 독할까요? 

 

나를 피하는 참새는

나를 독한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 아니에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건

세상 모든 어미새뿐이에요

 

  

어미새가 그러는 이유는

넘어질 때의 내 표정이 매번

웃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 아무리 기다려도 겨울만 온다 ]

 

복잡한 부분을 긁어보았지만

여전히 복잡해요

 

나중이 되면

볼품 있을 텐데 지금은

마당에 널린

잔가지나 다름없어요

 

여름

가을을

잔뜩 공들였는데

 

이게 웬 겨울인가요

 

산뜻한 걸 기대했는데

입 삐뚤어진 겨울이라니요

 

엄살에도 쉽게 따뜻해지지 않아요

구석에서 더 구석으로 자릴 옮겨도

차가운 구석뿐이에요

 

삼 년 버틴 겨울이지만

아직 인사 나누는 사이 아니에요

 

남들은 말하죠 소복하게 쌓인

백지 위를 걷고 넘어지는 것이

얼마나 괜찮냐고

 

난 괜찮지 않아요

 

거짓말로는 녹지 않으니까요

 

어느새 차가운 바람..

이러다 정말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겠지요..

 

[ 노을말고, 노을 같은 거 ]

 

어떤 날은 노을이 밤새도록

계단을 오르내리죠

그 노을에 스친 술잔은 빛나기 시작하죠

 

그뿐이죠

 

그저 그뿐인 것에 시선이 가죠

술을 삼키거나 회를 삼킬 때마다

떴다가 지는 노을이에요

 

그의 목에 있는 노을을 건드리고 싶지만

내가 사는 곳은 동쪽이라

손댈 수 없죠

 

술을 마시고 마셔도 내 목에는

노을 지지 않죠

시간만 가죠

 

밤이 뛰어오죠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죠

노을 가까이에 다가갈 방법을 알지만

오늘은 날이 아니란 것도 알죠

 

 

그는 노을과 함께 곧 이 섬을 떠나죠

그뿐이고 그러니 오늘뿐이고

모든 것들은 원래 다 그렇죠

 

봄날의 꽃처럼

한철 잠깐이라고 생각하면 편하죠

 

올해는 오늘까지만 아름답다,

 

이렇게요.

 

이 책을 읽으며, 제주가 많이도 그리웠습니다..

가끔은 제주에 혼자 살면서 술이 강한사람이라고..

나도 말하고 싶었습니다..

  

올 한해 마지막 날..

우리모두 아름다운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  소/라/향/기  ...

s******8 2020.09.29. 신고 공감 1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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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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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우연히 찾았던 군산의 어느 서점에서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샀다. 왜 그랬을까?그 전에도 그 뒤로도 한번도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사 읽어 본 적이 없다. 아무튼 나는 그 날 이원하의 시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시를 쓰고 싶었고, 그녀의 시를 훔치고 싶었다.* 2년간 YES24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이원하를 검색했다. 한 시인이 당선되고 첫 시집이 나오기까지 보통 얼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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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우연히 찾았던 군산의 어느 서점에서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샀다. 왜 그랬을까?그 전에도 그 뒤로도 한번도 신춘문예 당선시집을 사 읽어 본 적이 없다. 아무튼 나는 그 날 이원하의 시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시를 쓰고 싶었고, 그녀의 시를 훔치고 싶었다.

* 2년간 YES24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이원하를 검색했다. 한 시인이 당선되고 첫 시집이 나오기까지 보통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기억하였기 때문에 기다렸을 뿐이다. 제주에 혼자 살게 된 이 4월에 시집을 만나게 될 줄이야!

* 시집은 온전히 '한 권'의 책이라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되어 시집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해설까지 한 번에 읽는 편이다. (물론 나의 시간이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러 계절을 지나 피워낸 이 '환하게 시린'마음을 어떻게 단번에 읽을 수 있을까. 오늘 누군가가 내 시집을 모두 훔쳐간다면 이 시집만은 베개밑에 숨겨두고 읽어야겠다.

l****3 2020.05.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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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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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사랑에 빠진 이 느낌 뭐지이원하 시인님 산문집 언제라고요?너무 귀엽다 사랑스럽고 그러면서도 단단해 하지만 서울에 살고 부모님이랑 살고 술도 쎄다고 한다어째서 시는 시인의 그대로가 담겨있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나 또 속은 걸까 산문집 얼른 나와라 읽어보고 싶다 *몇 번 더 읽고 싶어서 책장에 안 꽂고 읽고 있는 책이랑 같이 두었다 틈틈 조금씩 또 읽고 싶다 읽을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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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지

사랑에 빠진 이 느낌 뭐지

이원하 시인님 산문집 언제라고요?

너무 귀엽다 사랑스럽고 그러면서도 단단해

 

하지만

서울에 살고 부모님이랑 살고 술도 쎄다고 한다

어째서 시는 시인의 그대로가 담겨있다고 느끼게 되는 걸까

나 또 속은 걸까

산문집 얼른 나와라 읽어보고 싶다

 

*

몇 번 더 읽고 싶어서 책장에 안 꽂고

읽고 있는 책이랑 같이 두었다

틈틈 조금씩 또 읽고 싶다 읽을 때마다 또 달라

 

*

경기도에 산다고 기사에는 나오던데

아니 지금 시인님이 어디 사는지가 중요하지 않지 나도 아는데

자꾸 검색해보고 그렇게 되네 이게 사랑인가

 

YES마니아 : 플래티넘 c*******l 2020.05.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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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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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을 처음들었을때 에세이인줄 알았다. 제주에서 사는 어느 젊은이의 제주 살이와 관련된 낭만 에세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흘려 듣거나 슬쩍 이름만 본것 같은데 그 제목의 독특함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아있었다. 도서관에 들를일이 있어 갔다가 이 책이 궁금해서 서가에서 찾아보았다. 무슨 내용이지? 궁금함에 펼쳐봤는데 시.집. 이었다. 침한번 꿀꺽..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내용보기

이 책 제목을 처음들었을때 에세이인줄 알았다. 제주에서 사는 어느 젊은이의 제주 살이와 관련된 낭만 에세이 정도라고 생각했다. 어디선가 흘려 듣거나 슬쩍 이름만 본것 같은데 그 제목의 독특함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아있었다.

도서관에 들를일이 있어 갔다가 이 책이 궁금해서 서가에서 찾아보았다. 무슨 내용이지? 궁금함에 펼쳐봤는데 시.집. 이었다. 침한번 꿀꺽...시집이라....

예상과 다르게 시집인데 빌리지 말까? 잠깐 생각했다가 그래도 무언가 제목이 주는 독특한 매력과 제주라는 장소가 주는 감정선이 맞닿아 일단은 빌려서 집으로 왔다.

 

제주에 내려가 살고 있는 시인은 제주의 이런저런 자연들을 시속에 자주 등장시켰다.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하도리도 나오고 갈때 마다 들렀던 종달리도 나오고 오름도 등장하고 계절이 되면 제주 곳곳에 흐트러지게 많은 수국들도 나온다.

제주의 풍경과 어우러져 감정을 담아내는 시들은... 솔직히 그 절제된 표현과 언어에 처음부터 쉽게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았다.

(베스트셀러가 된 시집이라는데...나같은 시알못은 ㅠ 이 절제된 언어를 통한 감정선에 푹 빠져들기엔 어려움이 있다. ㅠ)

 

그게 모랄까...처음 읽을땐 박준시인의 시집을 읽고 있는 기분이었다. 진짜 굉장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수도 있겠습니다' 를 읽으면서 응? 응? 이건 모지? 한숨 한번...다시 읽어볼까? 계속 이러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새벽 2시에 잠이 깨서 집어든 시집은 몇편을 읽다 곧 내려놓았다. 오늘에서야 다시금 집어 들었다.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유월의 제주

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

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

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

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

 

나에게 바짝 다가오세요

 

혼자 살면서 나를 빼곡히 알게 되었어요

화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매일 큰 그림을 그리거든요

그래서 애인이 없나봐요

 

나의 정체는 끝이 없어요

 

제주에 온 많은 여행자들을 볼 때면

내뒤에 놓인 물그릇이 자꾸 쏟아져요

이제 다 등껍질이 얇고 연약해서 그래요

그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사랑 같은 거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주에 부는 바람 때문에 깃털이 다 뽑혔어요

발전에 끝이 없죠

 

매일 김포로 도망가는 상상을 해요

김포를 훔치는 상상을 해요

그렇다고 도망가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고 훔치진 않을 거예요

 

나는 제주에 사는 웃기고 이상한 사람입니다

남을 웃기기도 하고 혼자서 웃기도 많이 웃죠

 

제주에는 웃을 일이 참 많아요

현상 수배범이라면 살기 힘든 곳이죠

웃음소리 때문에 바로 눈에 뜨일 테니까요

 

표제작이자 시집의 제일 앞에 실린 시다. 해설을 쓴 신형철 문학평론가는 2018년 새해 첫날 신춘문예 당선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를 읽은 어떤 사람들은 제목에서 한번 놀라고, 시를 읽은 뒤 두번 놀라고, 자신이 신춘문예 당선작을 읽고 놀랐다는 사실에 세번 놀란다고 한다.

나는 시집이라는거에 한번 놀라고, 감정을 과하게 담은 그렇고 그런 시일거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 담백함에 놀랐고, 마지막으로 시집을 다 읽고도 아무 감정의 동요가 일지 않는 나 자신에 놀랐다. -_-;;

 

시는 역시 쉽지 않다. 그래도 묘하게 몇번 읽다보니 그 맛을 느낄락말락 하는 시들이 있다. 그래서 이곳에 남겨보고 싶어졌다.

 


그게 아니라 취향, 취향

 

 

세상일이 아닌 선택권은 전부 내 것

....

취향이 나를 선택했어

무늬나 체취처럼

 

비밀인데

취향대로 사는 건

고민까지만 해볼래

 

취향이 사람 눈치 보게 할 순 없으니까.

 


 

환기를 시킬수록 쌓이는 것들에 대하여

 

 

한라봉 입술엔 쌓인 것들이 많다.

나도 그 위에 함께 쌓여 있다

앞으로 한동안은 이렇게 쌓여 있을 것이다

겹쳐 있는 게 좋아서가 아니라

한동안, 이라는 기간이 좋은 것이니까

...

외로움은 커질수록 두꺼워지는것이 아니라

얇아진다고 했어

 

때려치우고 싶은 인연

이미 친해진 사람들 중에 있지

고르지 말고 익숙한 것들을 먼저 없애

편하지 않고 낯선 것들을 남겨

얇은 외로움을 유지해

 

모든 것을 떠올리기 싫어해봐

아까운 게 아니야

없애고 없애도

청소하다가 가끔 발견되고 그래

 

g****3 2021.02.01.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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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인 시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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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인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시집 리뷰입니다. 예전에 신춘문예 당선 시들을 읽다가 너무 톡톡 튀고 재치있는 시를 발견했는데 그게 이원하 시인의 시였어요. 딱 읽었을 때 정말 느낌이 좋아서 시집도 샀는데 시들이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그래서인지 이 시집을 읽으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시집을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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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시인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시집 리뷰입니다. 예전에 신춘문예 당선 시들을 읽다가 너무 톡톡 튀고 재치있는 시를 발견했는데 그게 이원하 시인의 시였어요. 딱 읽었을 때 정말 느낌이 좋아서 시집도 샀는데 시들이 사랑스럽고 귀여워요. 그래서인지 이 시집을 읽으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좋은 시집을 읽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시인들의 발상은 평소에 제가 갖고 있던 틀을 깨주는 것 같아서 만족스러워요. 아주 잘 읽은 시집이에요.
h*****7 2021.09.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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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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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좋은 단어들과 효과적인 낱말들과  운뮬과 행갈이를 통해 여과없이 이미지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침대 맡에 두어 자기 전 2편씩 읽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코로나 시국에 어디 잘 가지도 못하여 답답한 제 일상을 이 시집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집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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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하면 생각나는 것들이 

좋은 단어들과 효과적인 낱말들과 

운뮬과 행갈이를 통해 여과없이 이미지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침대 맡에 두어 자기 전 2편씩 읽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코로나 시국에 어디 잘 가지도 못하여 답답한 제 일상을

이 시집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집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원하 시인님

YES마니아 : 로얄 s*******s 2021.08.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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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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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작가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리뷰입니다. 우선 포장을 딱 뜯었을때 책 표지가 예쁜 연보라였어요.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sns 감성 시집인가 했습니다. 제 오만한 착각이었어요.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들과 잘 어울립니다. 이원하 작가님의 시집은 처음이였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작가님의 다른 시집도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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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하 작가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리뷰입니다.
우선 포장을 딱 뜯었을때 책 표지가 예쁜 연보라였어요.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sns 감성 시집인가 했습니다. 제 오만한 착각이었어요.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들과 잘 어울립니다. 이원하 작가님의 시집은 처음이였는데 이 작품을 읽고 나서 작가님의 다른 시집도 궁금해졌습니다. 박준 시인님을 좋아한다면 아마 이원하 시인님도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지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p********2 2021.05.0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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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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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직도 어렵다, 시는. 시집이 어려운 이유는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왜 이렇게 하는지 그 조심스러운 머뭇거림이 바뀌는 섬세함을 내가 잘 몰라서였다. 중얼중얼 이야기하는 소리에 '응? 뭐라고?'라고 물어보면, 배시시 웃으며 '아니야'라고 말하고 다른 곳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 감정상태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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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직도 어렵다, 시는. 시집이 어려운 이유는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몰라서가 아니라 왜 이렇게 하는지 그 조심스러운 머뭇거림이 바뀌는 섬세함을 내가 잘 몰라서였다. 중얼중얼 이야기하는 소리에 '응? 뭐라고?'라고 물어보면, 배시시 웃으며 '아니야'라고 말하고 다른 곳을 보며 씁쓸한 표정을 지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그 감정상태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진다. 무언가 달라지기로 마음을 먹은 것만 같은 표현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쓸쓸해도 이 섬에 버티는 이유는
동백꽃 필 때 마침 얼굴이 빨갛기도 할뿐더러
섬에서 살 수 없다면 배 위에서라도 살고 싶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내가 나를 기다리다 내가 오면 다시 나를 보낼 것 같아>중에

그런 순간이 있다. 한 감정에 푹 빠져들고 싶은 순간. 그 감정이 남긴 것을 세밀하게 하나 하나 살펴보며 그 감정에만 젖어들고 싶은 순간. 행복한 순간보다는 약간 우울한 그런 감정이 사색을 부른다. 생각해보면 행복한 순간은 약해서 잘 깨지곤 하는데. 우울함이나 슬픈 감정은 어쩌다 단단한지 좀처럼 벗어나기가 쉽지가 않다. 자꾸만 뒤로 깊은 이가, 자신의 감정을 시를 빌려 슬그머니 내놓아서 좋았다. 그렇게 3년의 세월과 다른 시간을 맞이할 것만 같았다.

b*******2 2020.10.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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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혼자살고 술은 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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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을 좋아해서 구매했어요. 개인적으로 문학동네 시집 디자인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에요. 일단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제목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가 너무 맘에 들기도 했지만 표지 색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보라색이라 바로 구매했어요 이원하시인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맘에 들었어요 다음에도 신간 나요면 또 구매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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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색을 좋아해서 구매했어요. 개인적으로 문학동네 시집 디자인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에요. 일단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제목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가 너무 맘에 들기도 했지만 표지 색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보라색이라 바로 구매했어요 이원하시인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맘에 들었어요 다음에도 신간 나요면 또 구매하고 싶어요 좋은 작품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w*******1 2020.10.0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