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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본 동물의 반응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다. 개나 고양이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면 자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싸우려고 든다. 거울에 비친 자기랑 싸우려고 팔짝팔짝 튀는 개와 고양이를 보면 웃음을 참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동물들이 거울로 본 자기를 자신이라고 인식하는지 실험을 했다. 실험을 통해 밝혀진 것은 대부분의 동물이 거울 실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고등 동물 일부만 거울 실험에 통과했다. 까마귀과 새나 침팬지 정도가 통과했다.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아기들이 거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른 사람 대하듯 행동하는 경우를 떠올리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 거울을 보는 듯한 노란 여우가 있다. 거울 대신 산 속 투명한 호수다. 표지를 보면 귀가 쫑긋 세워지고 꼬리도 하늘 향해 발딱 일어선 노란 여우가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세상 어디라도 가고 싶고 금방이라도 달려갈 것 같다. 그러나 본문을 열면 깊디깊은 산 속에 노란 여우 혼자 달랑 있다. 노란 여우는 이사 와서 친구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오늘도 혼자서 놀아야 하는 여우는 호숫가로 놀러 왔다.
보름달이 뜨자 새 친구가 놀러 온다. 노란 여우랑 똑같이 생겼지만 노란 여우는 그게 자기인 줄 모른다. 그래서 안녕 인사를 하자 똑같이 안녕이라고 말한다. 뭐든지 따라하는 따라쟁이 친구이다. 노란 여우는 따라하지 마라고 소리치지만 따라하지 마라고 소리치는 것도 따라한다. 고개를 갸웃해도 역시 따라한다. 그때 누군가 노란 여우를 엿보고 있다. 그것도 모른 채 노란 여우는 자기는 아주 아주 배고픈 곰이라고 소리친다. 노란 여우를 엿보던 배고픈 곰은 그만 얼음이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따라쟁이 친구는 변함없이 따라한다. 노란 여우가 무서운 꿀벌이라고 소리치자 배고픈 곰은 너무 놀라 그만 쿵 넘어진다. 곰에게 꿀벌은 배고픈 것을 까먹게 할 정도로 무서운 존재이다. 곰이 배고픈 곰이라고 소리치자 따라쟁이 친구는 곰의 말도 따라한다. 따라쟁이 친구는 노란 여우의 말만 따라하는 것이 아니었다.
노란 여우가 곰에게 속삭여요. 배고파서 잠이 안 왔니? 배고픈 거 까먹은 곰이 살며시 고개를 끄덕여요. 따라쟁이가 귀를 쫑긋 세웠지만, 따라할 수 없지요.
따라쟁이 친구는 소리도 따라하고 모양도 따라한다. 여우만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곰도 따라한다. 그러고 보면 따라쟁이는 움직이거나 소리치는 이의 친구다. 움직이지 않거나 소리를 내지 않으면 따라하지 않는다. 그래서였을까. 거울에 비친 자기랑 싸우려고 팔짝팔짝 튀는 개와 고양이가 사실은 싸우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하려고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영상이 심각하기보다 웃음을 주었던 게 아닐까. 그렇더라도 따라쟁이 친구가 손잡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리하여 속삭임을 따라하는 못하는 따라쟁이 친구에게 엄마 부엉이가 말한다. “요요요 따라쟁이야! 이번엔 네가 졌구나!” 그러나 따라쟁이가 엄마 부엉이를 따라한다. “부우어엉 부우우우엉 부우우우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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