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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등한 관계, 동등한 즐거움을 위한 기혼 여성들의 섹스 말하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남성들의 성 경험은 은밀하게 때로는 공공연하게 대화의 주제로 오르지만, 여성들의 경우에 대화의 주제로 삼기가 쉽지 않다. 남성들만의 자리에서 운위되는 성에 대한 주제는 대체로 남자의 ‘굵기’와 ‘지속 시간’에 집중되고, 그것이 마치 당사자의 ‘능력’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반면에 여성들의 성 문제는 금기시되고, 때로는 그러한 주제를 이끄는 이들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성(섹스)’이 당사자들에게 ‘동등한 관계, 동등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이라면,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여성에게는 그렇지 못한 문화가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여전히 여성은 자신의 성 경험을 자유롭게 말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정보나 지식보다는 관계를 성찰할 수 있는 질문들을‘ 중심에 두고 기혼 여성으로서 느끼고 생각했던 내용들을 토로하고 있다. 여전히 여성들의 성이 은밀하고 조심스럽게 다루어지는 주제이다 보니, ‘혼자서는 쓰지 못했을 이야기를 ‘함께’의 힘으로 출간’한 결과물이며, 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필자들은 ‘서로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서로의 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남성으로서 여성의 성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전히 공개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우리 부부의 경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 목차에서 1부는 ‘섹스는 관계다’라는 제목으로, ‘섹스의 불평등은 관계의 불평등이다’라는 관점에서 모두 6명의 필자들이 참여하였다. 대체로 필자들은 부부 사이의 성에 대해서 그동안 자신의 생각은 배제한 채, 남성 위주로 사고했던 것에 대해 문제 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아마도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성에 대한 인식과 관점마저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을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그러나 이제는 ‘동등한 관계’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여성들도 자신의 욕구와 만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상대에게 그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다뤄지는 주제는 ‘섹스리스’와 ‘남편의 혼외 섹스’, 그리고 출산한 후 여성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혐오’와 부부 사이에 ‘공동 육아’가 필요하다는 것 등을 역설하고 있다. 이밖에도 ‘성 매매’를 바라보는 시각과 여성들의 ‘내 몸’에 대한 주체적인 인식 등이 필자들의 경험을 통해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있다.
이처럼 1부에서는 기존의 남성중심 문화에서 성을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을 비판하고 있다면, 2부에서는 ‘다시, 섹스하다’라는 제목으로 5명의 필자들이 여성들의 주체적인 태도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함께 즐거운 섹스는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문제를 중심에 두고, 필자들은 각자의 경험을 통해 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여성들의 ‘성욕’이나 ‘오르가슴’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남성의 ‘피임 수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하고 있다. 필자들 모두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적어도 부부 사이에는 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할 때 ‘동등한 관계’가 설정되고, ‘동등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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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제목을 잘 짓는 것이 책의 판매에 있어 중요하다던데. 이 책의 제목은 여러모로 강렬하다. 제목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책을 읽게되어서 처음부터 흥미로웠다. 즐거운 섹스에 대해서 논할줄이나 알았지 왜 평등한 섹스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못했을까? 여러저자가 책을 함께 썼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