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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미래를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청춘들을 보면 안쓰러운 느낌이 들곤 하지만 그래도 청춘이라는 것만으로도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들을 바라보며 젊음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제는 과거가 된 나의 청춘을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창 시절과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또래의 친구들과 한 지붕 아래에서 지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학창시절에는 늦은 시간까지 과제를 함께 하거나 술잔을 기울이다가 택시비를 아낀다는 핑계와 함께 자취하는 친구집에 단체로 우르르 몰려가서 새벽까지 시간을 보내기도 하였고, 입사 이후에는 잠시 집세를 아끼기 위하여 동기들과 함께 작은 원룸에서 지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시기가 너무나 행복했던 것 같다. 또한 그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과 별개로 청춘이었기에 각자의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공유하고 또 함께 고민하였기 때문에 그 시기가 더욱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어쩌면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서 청춘을 보낸 시기가 떠올랐으며 그 시기의 우리들이 바로 사회 또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로 향하기 직전의 물고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보니 도쿄의 '마와타 장'이라는 하숙집을 배경으로 한 이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에피소드의 대부분은 누구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고, 각자의 청춘의 시기에 경험한 사랑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이내 몰입하게 된다. 아닌게 아니라 첫번째 에피소드인 《청소년을 위한 길잡이》의 화자로 등장하는 야마토 요스케는 소년에서 청춘의 문턱을 넘어선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청춘의 시작을 상징하는 인물처럼 보여진다. 홋카이도에서 살다가 대학 진학과 함께 도쿄의 '마와타 장'에서 생활하게 된 그는 순박하면서도 고지식하며, 사랑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지만, 아직은 사랑에 서투른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모습들은 영락없이 대부분의 청춘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자연스레 요스케에게 감정이 이입된다.
요스케를 보면서 그 시기에 친구들과 함께 나눈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별 것도 아니고 또 유치찬란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면서 갑론을박을 벌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러 에피소드에서 요스케 역시 초반에는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다. 분위기와 눈치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는 너무나 답답했고, 누군가를 좋아하면서도 정작 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스케는 여러 에피소드에서 그 이야기들이 진행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사랑을 연결해주는 역할도 하면서 또한 '마와타 장'의 주인인 치즈루의 의문의 사랑에 대한 진실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러한 것들이 요스케가 직접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능했던 이유는 비록 청춘 초반의 다소 서툴게 보여지지만 순수한 면을 담고 있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청춘들의 사랑은 다양하다. 요스케와 같이 청춘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희망적이지만 아직 서툴고 풋풋한 사랑도 있지만, 각자의 경험 또는 관점에 따라 그 사랑은 천차만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청결한 시선》에서는 여성간의 사랑, 《시스터》는 삼각관계와 같은 복잡한 사랑을 다루는 것으로 청춘의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동성간의 사랑을 금기시하였고, 요즈음에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의 그들의 사랑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리고, 그 사랑을 조금은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오늘날 사회 이슈로 등장한 성 소수자의 입장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더구나 《청결한 시선》에서의 쓰바키와 야에코의 관계는 자매간의 정 또는 동성간의 우정에 가깝다고 느껴져서인지 일종의 성장과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진지하게 접근해 본다면 쓰바키가 왜 남자를 멀리하게 되었는지를 통하여 이 시대의 사회적 문제를 '청결한'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반대로 《시스터》는 딱히 경험하고 싶지는 않지만 흔히 볼 수 있는 남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하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사랑을 지닌 채 한 지붕 아래에 모였지만, 그들끼리 사랑에 빠지는 것은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다. 문제는 그 사랑이 양방향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말한 요스케는 대학 연극 동아리의 선배를 좋아하는데, 그것을 알면서도 같은 층에서 하숙하는 구지라이는 요스케를 짝사랑하게 된다. 풋내기인 요스케가 그러한 구지라이의 감정을 이해할리 만무한 상황에서 거꾸로 구지라이는 같은 과의 선배가 구지라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쯤되면 삼각관계를 넘어서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들의 이야기는 잔잔하게 흘러간다. 현실에서는 서로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러한 친구를 위로하면서 친구의 연적에 대한 성토의 장이 열렸겠지만, 구지라이는 조용히 그러한 상황을 차근차근 극복해 나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사이에서 갈등한 적이 있다면 구지라이에 감정이 이입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상자 속 고양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지만, 고양이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 p. 219 中에서 - 상대방의 상태와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사랑은 그리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자 속 고양이에 대하여 우리가 많은 추측을 하더라도 결국 그에 대한 대답은 고양이만이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닌 상대방에 대한 궁금증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에피소드 초반부에서 '마와타 장'의 주인이자 소설가인 와타누키 치즈루가 마지마 세우라는 남자를 사람들에게 '내연의 남편'이라고 소개하는 장면은 마지막 에피소드인 《마와타 장의 여인》에 이르기까지 계속 궁금증을 유발하게 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역시나 그에 대한 대답은 《마와타 장의 여인》에서 치즈루를 통하여 밝혀지지만, 밝혀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즈루와 세우의 새로운 관계 정립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는 사실 정서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연의 남편'이라는 모순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관계로 새롭게 설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과 달리 치즈루와 세우는 왠지 심연의 바다로 향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통의 정서로는 그들의 관계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의 각 에피소드는 분명 그 이야기만으로도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물론 우리의 정서에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긴 하지만...그렇지만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는 오래전이 되어버린 청춘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찾게 된다. 그 시기의 친구들과 사랑 이야기가 먹고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점점 희미해져갔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그러한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이전보다는 조금 더 뚜렷하게 기억으로 새겨볼 수 있었으니까. 비록 화려하고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청춘의 기억이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그 인생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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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쓴 시마모토 리오는 처음 만나게 된 작가로 나오키상 수상 작가이며 김난주 번역가가 함께한 작품이라고 해서 기대감으로 읽게 되었다. 17세 때 발표한 「실루엣」이 군조 신인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2003년 『리틀 바이 리틀』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는 등 수많은 상에 언급되고 있어서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고 해서 짧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했는데 연작소설이어서 더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다. 띄엄띄엄 읽었지만 사이사이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이 있어서 좋았다.
첫 번째 이야기 <청소년을 위한 길잡이>는 화자인 야마토 요스케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좋아하는 여학생 사쿠라이 마키에게 도쿄에 있는 제1지망 대학에 붙으면 사귀자고 제안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신은 야마토를 좋아하지 않으며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며 신뢰할 수 없다며 거절하는 사쿠라이의 말에 야마토는 정나미가 떨어진다.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면 마키보다 귀엽고 세련된 여학생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며 마음을 달랜다. 야마토는 어머니가 알려준 지인의 먼 친척의 딸이 운영한다는 마와타 장을 찾아가기 위해 고향 홋카이도를 떠나는데 찾아가는 여정부터 헤매느라 진땀을 흘린다. 제목에서 왠지 교훈적인 뉘앙스가 풍겼는데, 새내기 대학생이 주변 인물들에 둘러싸여 좌충우돌 깨지면서 조금씩 성숙해가는 야마토를 보고 위트가 느껴졌다. 가까스로 찾아간 마와타 장에서 여고생 야에코, 쓰바키, 고하루, 주인 치즈루를 만나 서로 소개하고 인사를 나눈다. 그러다가 화가 세우 씨 이름이 입에 올랐는데 야마토가 몹시 궁금해 하자, 치즈루는 자신의 ‘내연의 남편’이라고 말해서 이상한 분위기가 감돈다.
하지만 한 울타리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인연이 아닐까. 이해가 안 되는 것 같은 일도 점차 따스한 시선으로 바뀌어 간다. 순박한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눈치가 없는 야마토, 고야 선배로부터 자신을 좋아한다는 고백을 듣지만 야마토를 좋아하는 고하루, 그것도 모르는 야마토, 하라다를 잊지 못하는 선배 에마에게 휘둘리는 야마토, 이들의 엇갈린 사랑도 안타깝고 흥미를 자아냈다. 강간을 당한 트라우마로 남자가 넌더리난 쓰바키는 인터넷 취미 카페에서 여고생 야에코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호기심도 잠시 자신을 향해 끈덕지게 달라붙는 듯한 묘한 애정 사이에 혼란스러워진다. 부모님이 사이가 좋지 않은 틈에 트러블이 발생해서 집을 뛰쳐나온 야에코는 자신의 답답한 사정을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였을까. 자주 마와타 장을 찾아오고 마냥 쓰바키에게 마음이 향한다.
“언니는 지금 나랑 같이 있어. 나는 언니를 좋아하고, 그 마음이 나를 지켜줘. 하지만 무언가를 정하고 약속하는 순간, 나는 보나 마나 몇 배는 약해질 거야.” …… “미안해” “언니는 착한 사람이야. 너무 정직해서 고집불통인 거지.”(P75)
누가 이렇게 긍정해주었던 적이 있었을까 떠올리던 쓰바키는 뭉클해지고 점차 야에코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이들의 정상적이지 않아 보이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 고하루는 치즈루의 생각을 물어보지만 더더욱 답답한 마음이 된다. 다른 사람은 누구에게 이해받는 걸 좋아하지 않으니 그냥 놔두라며 무관심 일색이다. 이어서 치즈루는 “내가 세우 씨를 보살피고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보살핌을 받고 있는 거지.”(P100)라고 말해서 고하루를 놀라게 한다. 어쩌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사랑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고하루의 입장에서 보면, 복잡한 연애를 하고 있는 야에코와 쓰바키가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또 방안에 틀어박혀 그림만 그릴뿐, 애정 어린 따뜻한 말이 오가거나 그런 분위기를 좀처럼 볼 수 없는 세우 씨와 치즈루 사이엔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저러는 것일까 궁금증만 커진다.
<청결한 시선>, <시스터>,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까지는 전형적인 성장스토리처럼 보이지만 <벽장 속 방관자>에 이르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바로 17년 전 검은 손에 의해 무너진 치즈루의 이야기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마지막 이야기 <마와타 장의 연인>에서는 치즈루가 자신의 ‘내연의 남편’이라는 세우 씨와 얽힌 궁금증을 풀어주게 된다. 세간의 잣대로 보자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이 말에 어떤 속사정이 있었을까. 자신을 강간한 사람과 한 지붕 밑에서 살면서 밥을 먹이고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치즈루를 보통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누구 하나, 나를 지켜주지 않았어. 친엄마조차, 나를 완벽하게 소유해주는 사람. 내가 원한 것은 딱 하나, 그거였어.”(P292)
친가에서 땅을 물려받은 후 밖으로 돌던 엄마는 딸의 안위를 걱정하기는커녕, 엄마의 전 애인에게 유괴될 뻔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던 치즈루였다. 언제부터 글을 썼는지 모르지만 치즈루는 소설가가 되어 있었다. 그 숱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을까. 보통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어떤 정석이라도 있는 것처럼 질타어린 시선을 보낼 때가 있다. 하지만 당사자가 느끼는 바는 밖에서 왈가왈부하는 그것과는 다르다는 걸 세우 씨를 향한 치즈루의 마음에서 알 수 있었다. 누구 하나 지켜주지 않았던 자신을 세우 씨만은 어떤 과실과 책임을 묻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렇게 자기를 완벽하게 소유해 준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있었다. 얼마나 엄마에 의해 방치되었으면 그런 세우 씨가 훨씬 낫다고 여기는 것일까,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결말에 이르면 세우 씨는 더욱 강력하고 견고한 ‘속박’을 만들어가지고 치즈루 앞에 나타난다. 마치 ‘악몽’ 같다 면서도 행복해하는 치즈루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소설 속 이야기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살아온 배경이나 과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면, 그런 시선에서 조금은 너그러워 질수 있으려나.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이야기다.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사람과 여러 가지 색깔의 마음이 있다. 그러니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이 틀렸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남녀 사이만 정상적이고 건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동성이라도 함께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지 않을까. 역시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단정 짓기는 참 어렵다. 모래알처럼 결코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는 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왔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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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는 즐거우면서도 피곤하다. 다르다는 건 새롭다는 것이니 호기심을 불러오고 상대에 대해 하나 둘 알아가는 과정은 신선하다. 하지만 상대를 무조건 이해하라고 강요받는다면 피곤할 것이다. 언제나 선택권 나에게 있지만 말이다. 일상의 변화로 새로운 곳에서 적응해야 할 때 두려움은 그것이다. 사람과의 사귐과 관계 말이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이가 있는 반면 나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는 이도 있다. 관계의 시작, 그것은 무엇으로 결정되는 것일까. 첫인상이나 처음 나눈 대화 일이거나 천천히 시간을 두고 관찰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마모토 리오의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그들의 거리와 관계, 그 모든 것을 지배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청결한 시선」에서는 쓰바키와 여고생 야에코의 사연이다. 쓰바키와 야에코 둘 사이는 자매처럼 보이지만 연인 사이다.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의 달라 야에코가 서운해한다. 그런 야에코에게 쓰바키는 과거의 아픈 상처를 털어놓고 조금 더 가까워진다. 사랑을 시작하는 설레는 감성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시스터」에서는 통통한 체격 때문에 소심한 여대생 고하루의 이야기다. 고하루는 쓰바키와 야에코의 연애가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런 마음을 고야 선배에게 털어놓으면서 짝사랑에 대한 고민도 상담을 받는다. 고하루는 처음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요스케를 좋아하는데 그는 연극 동아리의 선배에게 빠져있다. 자신은 인형 같은 외모의 여자가 아니라서 속상해한다. 그러니 자신을 좋아하는 고야 선배의 마음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긋난 마음이랄까.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이를 바라보는 마음이라니. 아프면서도 그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청춘이 예쁘면서도 안쓰럽다. 그러면서도 누군가를 향하는 마음을 거두기는 일 역시 사랑이라고 생각하기에 고야의 응원하게 된다.
누가 이끌어주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자신을 이끌기 위해 계속 좋아한다. 그런 사랑이 있어도 좋지 않나 싶은 생각은, 지금 자신이 여기에 존재해도 된다는 생각과 같은 것이라는, 왠지 그런 기분이 들었다. (148쪽)
순수한 청년 요스케의 사랑은 표제작인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그는 선배 에마를 좋아한다. 에마가 좋아하는 건 다른 선배라는 걸 안다. 그럼에도 에마가 부탁은 거절할 수 없고 그녀에게 자꾸만 빠져든다. 에마는 특이한 인물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이끄는 대로 행동한다. 좋아하는 선배가 결혼을 했음에도 그를 놓지 못하고 요스케가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외로움을 달랜다. 나쁜 여자라고 할까. 요스케의 눈에는 모두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숙집 주인 커플, 아플 때 하숙집까지 찾아온 선배를 거절하는 고하루, 동아리 에마 선배도 그렇다.
마지막「벽장 속 방관자」와 「마와타 장의 연인」에서는 하숙집 주인 치즈루와 세우의 이야기다. 과거 17년 전에 시작된 섬뜩하고도 놀라운 이야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서는 안 될 것 같은 두 사람의 관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를 구속하는 두 사람. 어쩌면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에겐 타인의 이해가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자신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 따르는 게 옳은 것일까. 사랑은 여전히 어렵다. 그 어려움이 조금씩 쉽게 다가오는 순간이 쌓이는 만큼 우리는 성장하는 건 아닐는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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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시마모토 리오는 198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시마모토 리오는 17세 때 발표한 <실루엣>이 군조 신인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받았고, 2003년 <리틀 바이 리틀>로 최연소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같은 작품으로 노마 문예신인상을 사상 최연소로 수상했다.
2004년 <태어나는 숲>으로 또다시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2005년에는 <나라타주>로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에 올랐다. 2007년 <버스데이>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후보, 2011년에는 <언더스탠드 메이비>로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5년 <레드>로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2018년 <퍼스트 러브>로 제159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시마모토 리오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별책 문예춘추>에서 연재한 여섯 편의 작품들을 모아 2010년 <문예춘추>에서 출간한 단행본이다. 도쿄 에코다에 위치한 하숙집(마와타 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연이어 펼쳐진다. 여섯 편의 단편이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연이어지면서 비로소 완전함을 만들어 낸다.
도쿄 에코다 하숙집의 5인5색
이곳 하숙집에 사는 이는 모두 다섯 명이다. 야마토 요스케, 야마오카 쓰바키, 구지라이 고하루 등이 학숙집의 2층에 거주하고, 1층에는 마지마 세우와 오타누키 치즈루가 거주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청소년을 위한 길잡이)는 야마토 요스케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고향인 홋카이도 치토세에서 고3 시절 사쿠라이 마키라는 여학생을 좋아했지만 결국 까이고 만다.
머리 좋은 학생을 사쿠라이 마키가 좋아하다는 생각에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그는 도쿄 소재 대학에 입학하게 됨에 따라 상경해서 하숙집 '마와타 장'에 입소한다. 처음 타보는 JR 지하철인지라 에코다에 소재한 하숙집을 찾아가는 길이 다소 험난했다. 무사히 도착한 하숙집은 2층짜리 목조 건물에 벽돌담으로 둘러쳐 있고, 문패엔 '마와타 장'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그가 하숙을 하게 되는 연유가 흥미롭다. 유난히도 여자들에게 껄떡대는 성격의 소유자임을 안 그의 어머니는 원룸을 구해주면 아들의 무분별한 난봉이 우려되므로 대신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하숙집에 살도록 조치한 것이었다. 또 '마와타 장'이란 작명도 또한 그러하다. 내연관계인 화가 마지마 세우와 주인장이자 작가인 와타누키 치즈루의 이름 첫글자를 딴 것이다.
야마토 요스케는 남의 눈치를 잘 살피는 탓인지 몰라도 눈썰미가 있어 하숙집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왼손잡이임을 눈치챈다. 이에 야마오카 쓰바키는 다소 놀라면서 왼손잡이가 하숙집 입소의 필수 조건은 아님을 설명해준다. 부엌 용품이나 도구들이 기본적으로 왼손잡이용이긴 하지만, 주인장의 내연의 남편인 그 사람은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일종의 페티시즘이다.
직장인인 야마오카 쓰바키는 여고생 야에코와 연애 중이다. 동성 연애인 셈이다. 쓰바키가 남자를 싫어하게 된 데는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즉 고교생 때 남학생에게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한편, 야에코는 처음부터 여자만 좋아했으며, 남자를 좋아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여성이다.
"이 사람은 1층에 사는 화가 세우 씨. 나의 내연의 남편입니다."
이게 무슨 큰 자랑거리라도 된다고 주인장 와타누키 치즈루가 이렇게 하숙집 입소자인 쓰바키에게 소개했던 이유는 두 여인의 나이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전에 이 사람은 내 사람이므로 기웃거리지 말라는 암시를 준 셈이었다. 이에 주인장의 독점욕을 알아챈 쓰바키는 소름이 온 몸에 돋았던 것이다.
여대생 구지라이 고하루는 대학 2년생이다. 그녀는 남모를 커다란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이게 뭐냐 하면 통통하면서 덩치가 큰 자신의 몸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고 있다. 이런 그녀가 하숙집에서 생활하게 된 데는 평소 유복했던 집안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어려워지면서 에비스의 집도 채권자에게 넘어감에 따라 가족이 고베로 이사가고 자신은 홀로 도쿄에 남겨진 채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사는 하숙집, 마와타 장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놀러 오는 여고생이 진짜 천연 공기청정기 같아요."
하숙집 사람들 이야기
마치 인기리에 방영된 TV 드라마의 소재 같은 이야기가 연이어 펼쳐진다. 이 중에서 가장 큰 이야기는 역시 주인장 와타누키 치즈루와 화가 마지마 세우의 관계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런 비중을 감안해서 하숙집의 이름도 '마와타 장'으로 정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하숙집에 살고 있는 다섯 명의 일상을 통해 과연 이들은 어떤 사랑을 하는지 또 어떤 행복을 얻는지를 살펴보는 재미를 느껴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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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을 평소에도 좋아해서 즐겨 있는데요. 이번에 해냄에서 나온 [바다로 향햐는 물고기들]을 열심히 읽었어요. 구성이 재미나서 한껏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심리묘사가 자꾸 빠져 들게 했는데요. 표지도 신비함이 가득 묻어나고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은 나오키수상작가의 작품인데요. 상을 그렇게 맹신하는 편은 아니지만, 의미가 큰 상인만큼 더욱 관심을 가지고 한 페이지씩 넘기게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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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번역가님이 김난주라서 믿고 보는 책이었다고 할까요? ㅎㅎ 저는 언제부턴가 일본소설은 번역가님을 더욱 눈여겨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번역이 잘 되고 못되고를 판가름할 능력이 되지 않지만, 술술 잘 읽히는 책이 소설의 몰입도를 증가시는 것 같아요. 저는 쉐어하우스에서 생활에 본 적은 없지만, 경험을 해보지 못한 터라 어느 정도의 동경을 가지고 있어요. 친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환경을 사람들과 집이라는 공동체를 공유하면서 살아가는 방식을 어떨까 항상 궁금했었거든요. 이 책은 그 속에 타인을 알아보고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기도 하지만 잘 되지 않는 심리가 담담하게 잘 그려져 있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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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2장의 청결한 시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아마도 사실적인 심리묘사로 인해 제 자신이 쓰바키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지금 막 나의 뒤늦은 사춘기가 눈을 떴다 라는지 너는 어쩜 그렇게 겁이 없을 수 있니. 나는 아무 약속도 할 수 없고, 언제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라고 야에코에게 말하면서 점점 더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과정에 저도 아, 그럴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의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동성간의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당당하게 그리고 아무렇지 툭 던지듯 말하게 되는 대목에서 사랑의 힘은 역시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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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계속 사랑하고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하기를 바라면서 짝사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이런 고민말고 다른 고민을 하게 되겠지만 말이에요. 이 일본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시마모토 리오에 대해서 관심이 가지게 되더라고요. 다른 책도 찾아 읽어야지 하고 말이에요. 좋아하는 일본 작가가 한 명 더 추가 된 것 같아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쉐어하우스에서 공동체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그 작은 사회안에서도 어쩌면 또 다른 저를 발견하고 힘들어 할지도 모르지만, 그 공동체가 주는 안락함과 편안함 그리고 즐거움도 살며시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성별도 나이도 출신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만나 펼쳐지는 일상의 이야기가 삶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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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 시마모토 리오의 장편소설『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이다. 먼저 무언가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표지 그림에 주목한다. 사실 표지 앞에서 한참을 멈춰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책장을 열면 내가 감당하지 못할 세계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그러는 데에는 나만의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소설이 몇 번 나의 기분을 바닥까지 떨어뜨려버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의 작품은 읽을 때 기분은 바닥으로 떨어져도, 적어도 읽다가 그만둔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비하면 너무나 평범한 제목이어서 오히려 이 책을 읽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당연스레 이 책을 집어들고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간다. ![]() ![]()
먼저 이 책을 읽고자 넘기기 시작하니, 집구조가 눈에 띈다. 얼마전 밀실살인사건에 관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중 누구 하나 죽어나가는가?'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언가 신비로운 느낌의 표지 그림과 집구조를 담은 그림으로 지레짐작한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일본소설스럽게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이 소설을 읽으면 그곳이 눈 앞에 펼쳐지듯 묘사를 하는데, 이 집구조 그림은 시시때때로 유용하다. 소설을 읽어나가며 머릿 속에 그림을 그릴 때, 이 평면도를 보기 위해 앞 페이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그들의 이름과 공간을 익숙하게 하며 이야기에 몰입해본다. ![]() 이 책에는 '청소년을 위한 길잡이, 청결한 시선, 시스터,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벽장 속 방관자, 마와타 장의 연인' 등 여섯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하나의 단편이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어져서 결국 장편소설을 이루는 것이다. 단편소설을 읽을 때에는 등장인물들에 익숙해질 즈음 이야기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있는데, 슬슬 시동거는 느낌으로 인물들을 맞이하며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 야마토와 함께 하숙집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던져진 듯 이 소설을 읽어나간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느낌에 긴장을 풀 수 없는 소설이다. 특히 눈앞에 영상이 펼쳐지는 듯한 표현과 소설속 상상이 나를 이끌었다. 이 소설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소설을 읽다가 발견했다. '자연스레 보이지만 실은 정교하게 가공된'(160쪽)이라는 표현을 보자마자, 이 소설과도 어울리는 표현이라는 생각을 했다. 독특한 등장인물들과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의 진행은 끝까지 책장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있다. ![]() 이 소설은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집이자 연작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여섯 가지 빛깔이 모여 비로소 완성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화자를 달리하며 얽혀들어가며 풍성해지는 소설이니 꼭 '여섯 가지 빛깔'을 모두 모으길 권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듯 '엥?!' 하는 느낌이 들었으니, 이 책만의 독특한 세계로 초대받는 듯했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 시마모토 리오가 그려낸 소설이 궁금하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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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로 잘 알려진 작가 시미모토 리오의 새로운 책, 표지가 몽환적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이기도 하고 표지와 제목에 궁금증이 생긴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먼저 읽은 사람들의 추천이 있던 책이라 더 궁금했던 책이기도 했다.
" 한 지붕 아래에서 시작되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 라는 한줄이 이책속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한 지붕 아래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 그속에는 사랑이야기도 있지만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마와타 장 하숙집,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다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대학을 진학해서 상경하게 된 야마토 요스케, 여고생과 사귀고 있는 직장인 야마오카 쓰바키, 덩치가 큰것이 콤플렉스인 여대생 구지라이 고하루, 작가이면서 마와타 장의 주인인 와타누키 치즈루, 그리고 와타누키의 내연의 남편이라고 하는 화가 마지마 세우 이들은 마와타 장이라는 하숙집에 모여 살지만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사랑하는 스타일도 너무 다르다....
" 상자 속 고양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아무도 단언할 수 없지만, 고양이 자신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 (p219)
여러편의 단편일거란 생각을 했지만 여러편의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단순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짐작했지만 그런것도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이야기에 집중을 했지만 뒤로 갈수록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그것을 완성해 가기 위한 노력,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 단순히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그사람의 삶의 이야기를 읽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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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은 한 하숙집에 사는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일본에서의 젊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와 생각이 동일한지 아닌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을 소설 속 일화들이 해소해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시마모토 리오의 글은 처음 읽었다. 그럼에도 여러 특징을 갖고 있는 작가라는걸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장 좋아했던 시마모토 리오의 문체의 특징은 특유의 재치였다. 등장인물들은 겉으론 예를 갖추거나 체면을 지키고자 했나 속으론 다른 생각을 하는 이중적인 면이 도드라졌다. 이로써 드러나는 주인공들의 어리석은 모습과 허당 같은 모습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대학생인 야마토와 구지라이의 생각이 재밌었다. 그때의, 어쩌면 지금의 나 또한 그들의 생각에 머물러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가고 재밌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 외의 특징은 문장이 길다는 것이다. 현대에 쓰이는 글들은 대체로 문장이 간결한데, 시마모토 리오는 어쩐지 긴 문장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긴 문장이 종종 섞여있지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현대적 관점에서 봤을 때 낯설었을 뿐. 책은 본래 단편 소설로 쓰인 것을 모아놓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각 챕터 별로 주인공들이 달라졌고, 그들의 일상을 깊이 묘사했다.
먼저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야마토의 이야기가 나왔다. 첫 장에서의 야마토는 제멋대로 생각하기 일쑤여서 가장 멍청한 캐릭터였다. 어떤 점은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야마토가 성장한다. 평생 여자는 못만날 것 같던 야마토는 엠마라는 동아리 선배와 함께 도주 아닌 도주를 하게 된다. 그날 밤, 야마토는 좋아하는 엠마 선배의 감정적 상황을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는 자신의 상황과는 절대적으로 맞지않는 엠마 선배의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깊이라고는 없어보였던 야마토가 그렇게 생각의 깊이를 갖게 된 듯하다. 또, 부족했던 공감 능력도 채워지게 된다. 작가는 야마토의 하룻밤 경험을 통해 소년이 어른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공감 능력의 결여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던 야마토였지만, 야마토가 갖고 있던 엉뚱함이 사라진 건 슬프기도 했다. 다른 책에서도 등장인물이 순수함을 잃을 때마다 안타까워했던 것을 보면, 나는 순수함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 물론 이게 늘 옳진 않다. 그럼에도 소녀/소년들이 어른이 된다는 건 매번 슬프다.
구지라이는 야마토보다 한 살 많다. 푸근한 인상의 그녀는 타인에 대한 이해력이 높다. 온화하고 성숙한 성격 덕에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구지라이가 그와는 정반대인 야마토를 좋아한다는 게 재밌었다. 실제로 야마토와 구지라이만 나오면 미소를 띄면서 읽었던 것 같다. 물론 이유없이 야마토를 좋아하진 않았다. 타인에게 거리낌없이 칭찬을 할 수 있는 성격, 그 성격에 구지라이는 반하고 말았다. 평소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은 어쩔수가 없나보다. 구지라이는 야마토와는 달리, 순수하지만 철이 없는 성격이 아니어서 끝까지 제 성격을 유지한다. 친구들에게 정서적 품이 되어주던 구지라이. 그런 따뜻한 인물의 생각을 읽으면서 마음이 포근해졌다.
당돌한 성격의 쓰바키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과 즉각적으로 행동하기를 좋아한다. 우리나라보다는 움직임이 크지 않지만, 일본에서도 페미니즘 운동이 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쓰바키는 일본에서 시작되고 있는 페미니즘 관점을 갖추고 있는 여성인 것 같았다. 순종적인 여성상에 대해 거부하는 모습으로 쓰바키를 통해 요즘의 일본 여성들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또, 레즈비언인 쓰바키와 연인과의 사랑을 묘사하면서 일본에서의 동성 연애를 보여주기도 했다. 쓰바키는 일본에서의 현대 여성의 대표적 인물로 나온 게 아닌가 싶었다. 요즘의 한국 사회에서도 종종 보이는 인물상이라 반가웠다. 위의 대사는 쓰바키가 치즈루에게 말한 대사다. 인물의 성격을 단면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이긴 하지만, 비난의 대상을 잘못 선정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뒤의 치즈루의 일화에서 더욱 자세히 얘기하도록 하겠다.
앞서 언급한 세 주인공들의 일화는 크게 소란스럽지 않았다. 정적인 일화에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가, 후반부에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에선 부수적인 인물이었던 치즈루와 세우 때문이었다. 이들의 과거가 밝혀지며 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단조로움 속 사건이라 더욱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또 하나의 재밌는 캐릭터로 치부하고 말았던 세우가 천하의 불한당이었으며, 그를 배필하는 치즈루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는 인물이었다. 성인이었던 세우는 중학생인 치즈루를 성폭행했음에도, 치즈루는 30이 넘어서도 그와 함께 살면서 살뜰히 보살핀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하숙집이 발칵 뒤집어지며, 쓰바키는 "같은 여자로서, 당신을 경멸해."라고 말한다. 세우만을 생각하는 치즈루가 미련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명백한 피해자인 치즈루만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쓰바키가 세우에게 경멸한다고 말하고, 치즈루에겐 본인이 어떤 피해를 입은건지 명확히 짚어주길 바랐다. 쓰바키의 짧은 대사로 사회가 본질이 아닌 잘못된 곳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치즈루의 어머니는 자식에게 철저히 무관심했고, 세우의 어머니는 자식을 자본 수단으로 이용하기 급급했다. 둘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했다. 이러한 공통적인 요인이 치즈루와 세우의 이상한 관계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의존하고 싶은 치즈루와 그런 치즈루를 남몰래 소유하고 싶었던 세우는 서로에게 집착한다. 하지만 둘 사이의 소통은 원활하지 않아, 그 집착이 서로에게 강요하는 식은 아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는 부모님으로 부터 사랑 받지 못한 사람의 트라우마가 만든 것이다. 다시 버려지고 싶지 않은 두려움. 항상 함께 해야할 것 같은 압박감. 처음엔 성폭행을 미화하는 건가 싶어, 작가의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작가는 미화는 커녕, 성폭행과 그 트라우마, 여성 인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치즈루는 어린 시절 그루밍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의 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그때의 충격적인 기억으로 무기력해지면서, 보통 사람과 동등한 행복을 누릴 수 없게 자기 자신을 제약하는 것이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폭행을 당하고 있는 여성이 이혼을 하지 않는 사례를 본 적이 있다. 그 일화에서도 여성은 극한의 상황속에서 무기력해졌으며, 자신의 환경을 행복보단 불행에 노출시키려 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치즈루도 위의 사례와 같이 자신을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각인한 건 아닐까. 마지막 장면에서는 치즈루와 세우가 부녀지간이 되며,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끝난다. 그들은 행복한데, 내 마음은 왜 한켠이 이리도 힘든건지. 영화 기생충이 메세지를 시사하는 방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주인공들의 잘못된 착각이 불러온 헛된 희망으로 안타까움이 증폭되는 기분을 비슷하게 느꼈다. 작품이 끝나고도 한동안 주인공들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보려 했던 점도 비슷하다. 각 인물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 생각의 확장을 이루고 싶다면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참고 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810221604001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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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냄 /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 시마모토 리오 장편소설 홋카이도 출신인 야마토는 같은 반 여학생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했다가 보기 좋게 차인다. 그럼에도 도쿄의 대학에 합격하면 자신의 고백을 순순히 받아줄 거라 믿는 순진함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공부만 판 덕에 야마토는 도쿄의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그 나이대 주체하지 못하는 왕성한 성 호기심 때문에 가차 없이 차이게 된다. 열심히 공부해 도쿄의 대학에 합격했지만 여자친구 하나 만들지 못했다는 생각도 잠시, 야마토는 도쿄에서 자취생활을 시작하면 곧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내심 기대하지만 야마토의 엄마는 하숙집인 '마와타 장'에서 도쿄 생활을 시작하게 한다. 그렇게 홋카이도 생활을 떠나 정신없는 도쿄에 도착한 야마토는 첫날부터 전철을 잘못 타서 헤매는 등 복잡한 도시의 생활에 주눅이 든다. 그리고 도착한 마와타 장에서의 생활은 오래되어 낡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고 하숙하는 사람들과도 조금씩 친해지면 바짝 긴장한 도쿄의 생활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부모님이 하던 하숙집을 물려받아 약간의 손을 본 후 계속 하숙을 이어나가는 '와타누키 치즈루', 본업은 작가며 1층에 거주한다. 그리고 그녀의 옆방엔 그녀가 내연남이라 부르는 '마지마 세우'가 하숙하고 있다. 야마토를 비롯해 여대생인 '구지라이 고하루'는 찹쌀떡같이 생겨 푸근함을 풍기지만 자신의 외모 때문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다른 방을 쓰는 '야마오카 쓰바키'는 표현에 서툴며 돌려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타입이다. 하숙집 주인인 치즈루를 비롯해 그녀가 내연남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렇다 할 애정 표현 없이 그저 생활만 하는 세우와 아버지의 부도로 인해 가족들은 흩어지고 홀로 도쿄에 남은 고하루, 학생 때 강간당한 기억과 그런 기억을 밀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호감을 표했던 남자 선배에게 고백한 후 선배가 내뱉은 말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여자를 편해하는 쓰바키 그리고 고등학생이며 쓰바키의 여자친구인 '야에코'. 이들의 이야기는 함께 생활하는 하숙집에서의 이야기와 대학생활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마와타 장에서 생활하는 인물들이 주축이 되어 그들의 시선에서 각각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들의 시선으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닌, 그들과 연관된 등장인물의 시선이 교차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게 재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팽팽한 긴장감을 뿜어내는 치즈루와 세우, 여자를 좋아하며 여러 가지 혼란을 느끼는 스바키, 인간적으로 배려 깊고 자상하지만 보이는 외모 때문에 늘 자신감이 없는 고하루, 발라당 까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따뜻한 요스케. 사회적 잣대로 판단하기엔 치즈루나 스바키, 야에코의 모습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자신만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독자의 이분법을 파괴시킨다. 동성 간의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고하루의 물음에 동성 간이라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행복한 일 아니냐고 대답하는 고야 선배의 대답은 지금까지 옳고 그름에만 초점을 맞추며 비난했던 우리들에게 일격을 가하는 말 같아 기억에 남는다.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이들도 자신을 깨고 더 넓은 바다로 헤엄쳐 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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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에서 시작되는 청춘과 사랑 이야기 ······ 라고 생각했는데?"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들」 하숙집을 떠올리면 전 응답하라 시리즈가 떠올라요. 북적북적한 하숙집에 모여 살았던 당시의 정이 넘치는 하숙집의 그리운 풍경이 잘 담긴 드라마였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마와타장 하숙집' 이라는 단어를 보며 정이 넘치고 따뜻한 옛날 우리네 하숙집이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마와타장 하숙집은 주인도 독특(?) 할 뿐만 아니라 하숙생들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그런 사람들이었어요. 너무다른 사람들이 모여 한집에 산다는게 상상이 가진 않았지만 그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살짝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마와타장 하숙집' 엔 이제막 대학생이 된 야마토 요스케, 같은 성을 사랑하는 야마오카 쓰바키, 예의 바르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구지라이 고하루, 그리고 하숙집을 운영하는 와타누키 치즈루와 그의 내연의 남편이라 소개되는 마지마세우 라는 화가가 함께 살아요. 이들의 이야기가 여섯편의 이야기에 담겨 있어요. 각자의 사연이 참 기구하기도 하고 때론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물론 요스케 처럼 평범해 보이는 인물의 이야기도 있고요. 가장 평범한(?) 야마토 요스케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요. 됴쿄에 있는 제1지망 대학에 붙으면 사귀자는 말에 고백받은 그녀는 단칼에 거절해요. 그리고 몇달 후 요스케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게 되고 부모님의 뜻에 따라 하숙집에 가게되요. 하숙집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하세가와 야에코. 귀염성 있는 예쁜 얼굴에 호감을 보이지만 야에코는 하숙집에 머물고 있는 스바키와 연인사이였어요. 성별이 같은 두 여자의 사랑. 평범하다고 볼 순 없지만 나름 예쁜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물론 하숙집 사람들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어요. 그녀들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자신의 사랑에 당당해 보이는 야에코와 달리 쓰바키는 초반에 당당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요. 야에코가 이를 이해해주곤 하지만 그녀의 서운함이 느껴져요. 통통한 자신의 외모가 컴플렉스인 구지라이 고하루는 배려심이 많아요. 그녀의 주변엔 그녀를 늘 바라보는 고베선배가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이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가장 편한 선배라 생각하며 따라요. 자신을 좋아하는 고베선배를 앞에두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말을 할 만큼 편한 관계라 생각한거죠. 다행히도 고베 선배라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앞세워 밀어부치는 성격이 아니라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요. 순수함이 묻어있는 요스케 역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가 좋아하는 에마선배는 너무 제멋대로더라고요. 더군다나 이미 결혼한 선배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그를 자극하기 위해 요스케를 이용하기도 해요. 너무 예쁜 외모와는 달리 이기적인 그녀에게 요스케가 휘둘리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스케는 그녀를 좋아해요. 하숙집의 주인인 치즈루의 사랑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사랑이었어요. 어린시절 자신을 범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는게 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더라고요. 그녀를 범한 사람이 마지마 세우인데 그와 함께 살아가는 것 역시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다가오려는 그녀와 철저하게 거리를 두는 세우는 그녀에게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밀어내지도 않는 묘한 거리를 두고 있었어요. 책에 등장하는 관계중 가장 이해하기 힘든 관계였어요. 남들과는 조금 다른 그들의 삶이 40대를 넘어서는 저에겐 너무도 낯선것들 이었어요. 어느것이 정답이다 정해진 것이 없기에 자신들의 생각대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거에요. 고정관념으로 머리가 굳어버린 전 낯선 그들의 삶을 응원해줄 순 없겠지만 그들에게 닥칠 시련이 조금은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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