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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는 내 손에서 자발없이 교태를 부리듯 떨었고,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무언가가 시작되고 있는 까닭이었다. 지난 몇 주 동안 나는 그에게 할 말과 그를 도발할 방도를 짜 놓았으나, 정작 내 안에서는 끓기 시작할 때 부글거리는 우유처럼 무언가가 걷잡을 수 없이 치밀었다. 분노가 아니라면 불신의 감정이었다 -- 아니 어쨌거나 나에 대한 분노였다. 모든 가능성을 따져 보았으면서도 그가 여기에 실제로 있을 가능성은 빼 놓았다는 것, 그 역시 선제공격능력이 있다는 것, 전화선은 양방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라는 존재의 현실성. p.117~118
이야기의 화자는 잡지 <몽유병자>의 편집장인 프리소 더포스로 그는 히틀러 연구학의 독보적인 권위자 요시프 브리크의 정통 후계자임을 자처했다. 프리소에게 브리크는 독자가 원하는 어떤 주제라도 두 달에 한 번씩 꾸준하게 5천 자 에세이를 써 주는 그런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와 함께 있을 때는 하던 일을 다 제쳐 놓고 그에게 온전히 집중하고는 했다. 그들은 함께 여행을 가고, 가족의 생일날에 동행하고, 그가 쓴 글을 제일 먼저 읽고 비판과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친구 사이이기도 했다. 어느 날 브리크는 칠레에서 이름이 히틀러인 남자를 만났는데, 좋은 기삿감이 될 수 있으니 함께 칠레에 가보라고 제안을 한다. 프리소는 기분 전환도 할 겸 칠레에 가는데, 비행기 탑승 계단에서 넘어져 찰과상을 입게 되는데 상처에 감염이 되는 바람에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게 된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 겨우 살아남았지만, 청천 벽력같은 소식을 듣게 되는데 바로 요시프 브리크가 갑자기 운명했다는 거였다. 암스테르담에서, 창문에서 추락했는데 사고였는지는 조사 중이라고 온 신문에 기사가 났다는 거다.
프리소는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유일한 멘토이자 친구를 잃은 상실감에 괴로워한다. 학계와 언론은 브리크의 업적을 재조명하며 그의 후계자에 주목하는데, 바로 추도식에서 눈길을 끄는 추도 연설을 했던 그의 제자 필립 더프리스라는 청년이었다. 프리소는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이 아니라, 그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인물이라는 점에 강렬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그는 필립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전 세계 히틀러 학자들이 모이는 학회에서 그를 공개적으로 만신을 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데, 지극히 사적인 그의 복수극은 거대한 산사태가 되어 대소동을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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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상황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내가 어떤 부담을 져야 할지, 누가 관련되어 있는지, 그리고 만약 '실수였네, 미안'이라고 할 수 있는 해법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모양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내 상상 속에서는, 호텔에 걸어 들어가 외투 주머니 양쪽에서 구식 리볼버 권총을 꺼내어, 수위, 경비, 사환, 프런트 직원, 청소원, 숙박객, 니나, 스베더르 뷔르허르스, 필립 더프리스를 한 명씩 한 명씩, 자욱한 포연 속에서 볼링핀인 양 꽝하고 쓰러뜨리는 장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히틀러가 강도 든 은행을 덮칠 때처럼, '1인의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p.221~222
이 작품은 네덜란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라 불리는 요스트 더프리스의 장편소설로 플랑드르 지역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황금책부엉이상을 수상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낯선 네덜란드의 작가의 이 작품은 사실 읽기에 만만치가 않았다.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둘러싼 농담과 진지한 연구들이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괴짜 연구자들이 현대 지식인 사회를 풍자하는 부조리극이라는 점도 페이지 넘기는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게다가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과 우스꽝스러운 거짓말이 뒤섞여 벌어지는 이야기라 좀처럼 집중하지 않으면 서사의 줄기를 제대로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그에 비해 흥미로웠던 점은 자신의 책이 그 어떤 소설보다 ‘픽션’임을 자각시키는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과 히틀러라는 인물이 가진 위험성을 알면서도 그의 매력과 영향력에 대한 연구를 주저하지 않는 괴짜들의 지적 유희가 만들어내는 기묘한 지점이었다. 한 젊은이가 경쟁자에게 밑도 끝도 없는 복수심을 가지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해 브리크의 유산에 주목한 이스라엘 첩보부가 접근하고, 나치로부터 오른팔 경례를 되찾으려는 과격파 시민단체가 난입하며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그 엉망진창 대소동이 주는 색다른 재미도 빼놓을 수 없을 테고 말이다. 요스트 더프리스는 이 작품에서 히틀러가 대중에게 친근한 캐릭터로서 불멸성을 갖게 된 아이러니를 꼬집고, 하나의 문화를 향유하는 집단의 밝고 어두운 면을 풍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스승이자 친구를 제대로 떠나 보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젊은 지식인의 고뇌와 유별나고 긴 고별사를 인상적인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현대 네덜란드 문학과 젊은 세대 작가들의 저력을 확인해보고 싶다면 이 작품을 만나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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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역사적 깊이가 별로 없어서 인지 이 책을 완전히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정말정말 재밌게 읽었다. 내 취향. 저자의 문체가 내가 좋아하는 문체다. 뻔하디 뻔한 글이 아니라서, 건너뛰며 건성으로 읽을 수 없다. 그렇다고 꼼꼼하게 분석하며 읽어야 하는 소설도 아니지만, 한 줄 한 줄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할지. 내가 좋아하는 딱 그런 유의 외국소설이었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으면서 중간에 인문학, 역사적 이야기가 나오고 이걸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그런 스타일(여기서 유머러스하다는 건, 독자들마다 느끼는 바 다를 거다. 어떤 독자들은 이 책이 전혀 유머러스하지 않다고 느낄 테니까) .
이 소설의 작가, 요스트 더프리스는 네덜란드 사람으로 언론학과 역사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자신의 전공을 작품에 십분 녹여 넣고 싶었는지 소설 속엔 미국, 칠레, 유럽 등 대륙을 휙휙 넘나들며 많은 역사적 이야기와 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서양(유럽 및 유럽인이 이민을 가서 세운 아메리카 포함하여) 문화나 역사를 어느 정도 알면 문장의 맥락, 뉘앙스, 저자의 의도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 모른다면... 안타깝게도 옮긴이가 정성스레 단 주석을 읽어도 이게 여기서 왜 나오는지 의아할 수 있다. 한마디로 서양에 대한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소설의 흐름을 타서 읽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좀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이다. ㅡ 작품의 프롤로그에서부터 이런 난관에 봉착할 수 있으므로 주의 ㅡ 저자의 지적 유희(!!)를 느끼고 맛보는 걸 좋아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좋아하고도 남을 작품이라 할 수 있다(개인적으로 줄리언 반스나 산티아고 감보아 등등의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또 뭐랄까, 자유연상법이랄지 갑자기 말하는 화자가 바뀐다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이 있다. 시공간을 휙휙 넘나든다. 아마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의식 흐름을 작품에 녹여낸 게 아닐까 싶다. 가령 이런 부분이다. 화자는 친구의 권유 혹은 학장 부인의 추천으로 해외에 체류하게 되는데 그 체류하는 방에서 갑자기 옛날에 있었던 일을 회상하거나, 생각난 사람과 과거에 있었던 일을 꼭 현재처럼 묘사하는 것이다. 이건 우리의 의식 흐름과 비슷한데, 우리 역시 어느 특정한 장소에 가면 불현듯 옛날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곤 한다. 의식적일 때도 있고 무의식적일 때도 있고. 생각 대부분이 금방 스치고 지나가지만, 더 기억하려고 하면 더 기억할 수 있다. 어쨌거나 우리의 의식은 부지불식간에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이 작품은 문학, 거기에 산문이므로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해버리는 회상을 문자로, 언어로 길게 서술하고 묘사해야만 한다. 그래서 옛일을 기억하는 것을 꼭 현재의 일처럼 혼동되게 저자는 쓴 것 같다. 이미 많은 작가들이 실험적으로 사용한 기법이지만, 그럼에도 새롭고 매력적이다(독자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나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좋았다. 무슨 수수께끼 풀듯이 문장에 의문을 가지고 찬찬히 읽게 된다). 실제의 히틀러와 칠레에 히틀러라는 이름을 가진 벽화가, 화자 프리소 더포스와 그에게 위기의식을 주는 필립 더프리스, 그리고 이 책 곳곳에 등장하는 히틀러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과 사물들. 사람들의 착각과 오해들. 저자가 초반에 중요한 의미로 쓴듯한 '상상'과 '환상'의 차이. 프리소와 피파(핍)의 관계... 뭐랄까, 이 책은 분명 책 한 권인데 홀로그램처럼 어떻게 비춰서 읽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책이다. 아마 재독, 삼독을 한다면 그때마다 느낌이 달라질 작품. 애매하고 모호함을 잘 활용하는 작가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내 취향.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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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세계에 몰입하는 이들의 모임을 보면 놀라울 때가 많습니다. 때로 일반인들이 상상하기조차 싫어하는, 생각만 해도 비위가 상할 듯한 주제를 놓고 심도 있게 토론하며 무아지경으로 몰입하기도 합니다. 때로 이런 모임에서 놀랄 만한 결론도 도출되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도 나올 법하지 않은 성과입니다. 만약,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인류사 악마와도 같은 존재에 대한 몰입이라면, 반드시 그 인물에 대한 존경, 숭배의 마음가짐 그 소산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히틀러 같은 악인에 대해 100% 완전한 객관화가 이뤄지려면 좀 더 시간이 지나야 할 수 있겠으나, 이들 마니아들은 그저 역사상에 놓인 특이점 하나만으로도 열광하며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지적 호기심으로 인류사가 발전하는 법이며, 이 과정에서 탄생한 여러 성과는 다른 방향으로 얼마든지 응용될 수 있습니다. 히틀러에 대한 진지한 연구자들은 현실 세계에 아주 많습니다. 그 대부분이 연구 대상에 대해 비판적인 학자들이며, 구태여 마음가짐(윤리적 태도)을 그쪽으로 쏟지 않더라도, 악마의 삶에 대한 연구란 어떤 경향성을 별반 필요로 하지 않기에, 파다파다 보면 단죄와 지탄, 탄식 쪽으로 자연히 마음이 향하게 된다는 점에서 좋습니다. 대상이 비록 히틀러 같은 악마일망정 그 연구 대상에 대한 최고 권위자의 평판을 지니려는 욕망, 어설픈 야망, 공명심은 누구도 비껴갈 수 없습니다. 그 분야 일인자 명성이라면 차라리 사양하겠다... 네덜란드는 2차 대전 당시 특별히 나치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은 나라인데도 이 소설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딱히 이런 생각을 갖진 않습니다. 단죄를 위해서라도 연구는 철저해야 한다는 게 그들의 마음가짐일까요? 그런 면도 크겠지만, 그보다는 그저 지적 호기심과 열정의 출구를 찾고자 함입니다. 처음에는 이처럼 유쾌한 발놀림이었는데, 나중에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푸코의 진자>를 보면 주인공들은 젊은 시절 급진 좌파 단체에 몸을 담던 청년들입니다. 이들이 우연히(?) 프랑스 혁명사 한 끝자락에 엮인 음산한 저주("자끄 드 몰레, 드디어 우리는 당신의 복수를 완성했습니다.")와, 그로부터 수백 년 전 억울한 누명을 쓰고 몰살한 기사단 이야기를, "날조"를 통해 연결시킴으로써, 장난으로 시작된 파문이 연쇄 살인극으로까지 스노볼처럼 발전합니다. 이 소설도 비슷합니다. "너는 나의 도팽(왕세자로서 후계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로베스피에르(왕정을 파멸시킨 공화파의 독재자)가 될 것인가?(p10)" 저 가상의 세계에서 히틀러 연구의 최고봉인 요시프 레길리멘스 브리크 교수의 뜻하지 않은 죽음 후, 그의 후계자로 인정 받고 싶었던 프리소는 엉뚱한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깁니다. 엉뚱하게도 먼 나라 칠레에 브리크의 진짜 후계자가 살고 있었던 거죠. 책 중에는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 사람 역시 히틀러의 대를 이어 제국을 통치하리라는 기대로 가득했던 악당이었습니다. 히틀러라든가 저 하이드리히에 대해 우리의 프리소가 설마 동경 같은 걸 품지는 않았으리라 믿고 싶지만, 소박하고 어찌 보면 우습기까지 한 질투심, 공명심에 눈이 멀었을 때 적어도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어리석음만큼은 저 둘을 매우 빼닮아 보이는 게 안타깝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개봉된 어느 미국 영화의 제목인데, 구태여 이 작을 끄집어 내 농담의 소재로 삼는 데에서 어느 정도 "스승(?)에 대한 프리소의 배신감"이 암시됩니다. 역주에 패러디라고 자세히 나와 있는데, 그 외에도 영단어 you(당신)와 Jew(유대인)의 발음이 비슷한 사정까지 감안해야 더 재미있어지겠습니다. 본문과 역주에도 잘 나오지만 앤디 워홀은 실제로 그 사고를 겪은 후 자신의 모든 체험이 마치 TV를 통해 겪는 듯 느껴졌다고 합니다. 실감의 상실, 현실로부터의 자기 소외라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 p180에 처음 이 말이 나오고, p199 이하 호텔의 TV를 켠 후 그녀와 나의 정사 영상을 마치 남의 모습처럼 담담히 시청하게 되는 우스꽝스러운 대목에서 우리는 주객이 전도된 광대의 파토스를 전달받습니다. 프리소에게 마뜩지 않은 경쟁자가 출현한 곳은 칠레입니다. 칠레는 과연 그럴 만도 한 곳인 게, 20세기 초 경제적 활황을 누릴 때에도 인종주의가 만연한 고장이었으며, 이 책에도 나오듯 일종의 "멜팅 팟(미국처럼)"을 만들기 위해(p204) 비정형적 이름을 권하는 풍조가 지배적이기도 했습니다. 그 실험은 결국 실패로 바뀌어 갔으며, 남미의 허약한 등뼈(p202, p128)라는 비유가 적절하게도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마침내 피노셰(피노체트) 같은 군부 독재자가 등장합니다. 히틀러 같은 주제에 깊숙이 침잠하려면 이런 나라가 배경이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맘마 미아>로 유명한 아바의 히트곡 중 "워털루"란 게 있죠. 실제 나폴레옹은 워털루가 아니라 더 떨어진 로슈포르에서 항복했다는 필립의 말(p252)은 매우 냉소적이지만, 한편으로 프리소의 무리가 어디서 길을 잃기 시작했는지 날카롭게 짚습니다. 히틀러는 (책 역주에도 나오지만) 그 의회 연설에서 "몽유병자"의 길을 스스로 천명한 이래 정말 갈 데까지 가 보자는 도박꾼의 심정으로 막된 길을 걸었는데, 안타깝지만 소설에 나오는 누구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판돈으로 건 몫이 어느 정도 무모했는지 사이즈의 차이가 있을 뿐. "롱기누스의 창(p95)"은 중세인들이 광신을 투영하던 가짜 성물인데, 어이없게도 히틀러 역시 비이성적인 열정을 이런 가짜 상징물에 퍼부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도 나오죠. 우리가 나치식 경례로 아는 그 동작도 훨씬 유구한 역사를 지니는데, 히틀러 아닌 그보다 훨씬 오랜 역사에 호기심과 지적 능력을 투자하는 이들이 박탈감에 억울해할 만합니다. 히틀러는 살아생전에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빼앗았고, 죽은 지 반 세기를 훌쩍 넘긴 지금은 마니아들에게서 그들의 호기심이 향할 정당한 권리를 빼앗고 있습니다. "프리무스 인테르 파레스". 로마 공화정의 혼란을 극복하고 일인자 자리에 올랐지만 "나는 그저 일등 시민"일 뿐 황제가 아니라며 프린키파투스라는 호칭을 고집한 옥타비아누스 같은 인물도 있었습니다. 야심은 하늘을 찔렀지만 동시대 다른 이들의 컨센서스를 철저히 (겉으로만) 존중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현명한 정치인이었죠. 저 라틴어구는 영국 수상(총리) 등을 가리킬 때도 쓰이는데, 왕이나 대통령 같은 게 아닌, 그저 같은 위치의 장관들 중에서 으뜸일 뿐이라는 뜻이지만 사실상 현실의 권력 세계에 그런 겸손함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왕(브리크)은 죽었다. 왕(프리소) 만세!" 대관식을 하고 싶었던 프리소의 얼띤 야망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동을 낳았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모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이중의 무지를 극복해야만(p284) 이 우행의 트랩, 루프에서 풀려날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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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종종 얘기하는 역사적 인물 중 단연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은 히틀러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 사람이 전 세계를 파멸의 순간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한 최악과 차악의 관점에서 얘기할 때도 늘 그 예로 드는 인물이 히틀러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히틀러는 우리의 삶에서 지나간 인물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하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인물이기에 네덜란드의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요스트 더프리스가 자신의 소설 <공화국>에서 히틀러를 소재로 삼았던 것은 아닐까.
히틀러 연구학의 대가인 요시프 브리크의 제자이자 잡지 <몽유병자>의 편집장인 프리소 더포스는 브리크의 권유로 칠레에 있는 동명의 히틀러를 만나러 간 사이 그의 스승이자 친구인 요시프의 죽음을 듣지만 뜻하지 않게 병원에 입원해 있던 관계로 스승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스승과의 관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그에게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필립 더프리스(눈치 채셨겠지만 이 인물의 성이 작가의 성과 동일하다, 어떤 의미인지는 곰곰이 생각해봐야겠지만)라는 인물의 등장은 낯설음을 넘어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스승의 뒤를 잇는 인물로 세간의 조명을 받는 필립 더프리스에게 시기, 질투, 분노를 느낀 프리소는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다. 전 세계 히틀러 학자들이 모이는 ‘역사의 종말’이라는 학회에 참석해 자신이 마치 필립 더프리스인양 행동한 것이다. 이제 프리소의 입에서 수없이 많은 히틀러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그의 이야기에서 막연히 독재자, 세계대전의 주범으로 생각했던 히틀러와는 또 다른 히틀러는 만나게 된다.
<공화국>은 실제와 허구를 오가는 소설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이다. 책 띠지에 실린 글처럼 지적 싸움으로 가득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어떤 면에서는 책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쉽지 않기도 하고 프리소의 엉뚱한 행동에 담긴 의미와 그를 대하는 주변의 모습에 한참을 고민하기도 한다. 또한 <공화국>이라는 책 제목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누구나 자신만의 공화국을 세우며 살아간다. 그 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는 서로 다르겠지만. 프리소는 어떤 공화국을 세웠을까? 그의 모습을 지켜본 독자들은 자신의 공화국을 찾았을까?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 이 소설, 상당히 매력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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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부터 조금 생소한 느낌을 받았다.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인물, 히틀러. 막연히 악인이라는 이미지만 있는 사람. 그가 등장하는 이야기, 공화국.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일까?
프리소 더포스. 히틀러 연구가인 브리크의 제자. 그들은 몽유병자라는 잡지를 만들고 있다. 어느날 프리소가 칠레에서 다치게 되고, 그 사이 브리크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친구같이, 가족같이 지내던 브리크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한 프리소. 그런데 상황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의외의 인물의 등장. 필립 더프리스. 브리크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말하는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누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는데 당신이 그 거짓말을 알아차리고, 당신이 안다는 것을 그도 아는데, 그럼에도 그가 거짓말을 계속한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내 자리를 빼앗겼다는 느낌.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없었다는 죄책감. 모든 것이 그를 무대포로 만들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엉켜가는 상황속에서 드러나는 의문의 진실들.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브리크와 친구였던 사람이라면 언제나 그와 작별하는 중이었고, 오늘 우리는 그 작별을 또다시 해야만 합니다. 마지막이지요. 브리크는 여기 바덴 해안에서도 이곳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의 유골을 여기 이 단지에 가져왔어요. 다들 한 줌씩 쥐어 바다에 뿌리고 브리크의 집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술 한잔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요
엉킨 실타래가 풀리고 다시 제자리로 찾아간 일상. 임무완료. 다 괜찮아.
책의 순서가 조금 바뀌었다면 더 쉽게 읽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던 어려운 이야기들을 쉽게 넘어가도 된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 책을 거의 다 읽은 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처음보다 두 번째 읽었을 때 더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 작가의 이야기는 처음이지만 강하게 인상에 남을 것 같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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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요스트 더프리스의 소설 <공화국>을 만나보았다. 소설의 첫 문장 '요시프 브리크 같은 사람은 흠잡을 데가 그다지 많지 않다.'에서 알 수 있듯이 요시프 브리크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니 브리크의 수제자 프리소 더포스의 흥미로운 일탈에 관한 이야기이다. 히틀러 연구의 권위자 브리크의 죽음이 프리소의 이성을 마비시킨 듯 프리소는 비이성적인 행위를 하게 된다. 정확하게는 브리크가 죽은 후에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되는 한 청년에 대한 질투심이 프리소를 비논리적인 상황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p.274. 이상한 일이었다. 어느 한순간 당신은 거기에 있는데 조금 뒤에는 거기에 덜 존재하며 당신의 그 부분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의아해 한다.
아마도 스승 브리크와 늘 함께하던 프리소가 스승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면서 질투심이 더 커진듯하다. 브리크의 제안으로 칠레에 '히틀러'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을 인터뷰하러 갔던 프리소는 그곳에서 다소 황당하게 큰 병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해 있던 바로 그때 스승 브리크가 죽음을 맞이한 까닭에 장례식조차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이 있었어야할 자리에 있었던 '듣보잡' 필립 더프리스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미움이 프리소를 이상한 방향의 길로 들어서게 한다.
프리소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아슬아슬하다. 재미나면서도 무모하게도 느껴지는 프리소의 행동이 긴장감을 더하고 스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지만 프리소를 바라보는 내내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진다. 히틀러라는 인류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가 질투심에 사로잡혀 펼치는 비이성적인 행동의 무대는 히틀러를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자들이 모이는 '역사의 종말'이라는 이름의 학회다. 프리소의 게획은 많은 이들 앞에서 필립을 망신 주는 것이다. 자신이 브리크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을 밝히려는 것이다. 프리소의 계획은 성공할까? 성공 유무를 떠나서 그의 계획이 참...
p.295. 예는 또한 아니요를 의미하며, 흰 것은 또한 검은 것이고, 여기는 또한 다른 곳이며, 삶은 또한 허구라는 것.
이 책은 실제와 허구를 마구 오가며 실제와 허구를 혼합해 놓아 처음에는 적응하기 벅차다. 작가 자신의 성과 필립의 성이 '더프리스'로 같고, 프리소도 작가처럼 잡지사 편집장이라는 점은 그저 애교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실제와 허구의 혼재를 접할 수 있다. 또 예술 분야 편집장답게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소설 속에 인용하고 있다. 단순하고 잔잔한 이야기의 흐름은 작가가 인용한 음악을 찾아 듣고 영화를 찾아보는 동안 풍부하고 다양해진다.
스승의 죽음 뒤에 웃지 못할 촌극을 일으킨 제자 프리소는 자신의 행동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런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또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시작은 벅찼지만 끝까지 읽고 나서 찾을 수 있었던 의미가 너무나 좋았다.
p.341."공화국, 그 말은 언제 들어도 서글픈 구석이 있어. 무언가가 지나가고 난 뒤에 오는 법이니까. 왕조의 뒤에, 황조의 뒤에. 공화국은 절대 저절로 존재할 수 없지. 도대체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야." |
![]() 히틀러를 소재로 한 소설 및 영화 작품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때로는 히틀러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기도 하고 다른 작품 같은 경우는 히틀러의 만행을 철저하게 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히틀러를 연구하는 학자에 관한 이야기라면? 접하기 힘든 분야의 사람들이고 그 학문 조차도 우리에게는 생소하다. 과연 그 학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능할까? 소설 《공화국》으로 황금부엉상을 수상 작가 요스트 더프리스는 이 작품에서 히틀러를 연구하는 학회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의 찬란한 지식으로 우리에게 소개한다. 책 표지 앞면, "자네는 나를 이을 후계자인가? 나를 지울 혁명가인가?"라는 부제는 이 책의 이야기 방향을 소개한다. 히틀러 학문의 권위자인 브리크 교수의 소개로 히틀러에 관한 잡지 <몽유병자>의 편집장 프리소는 소설 초반부터 자신과 브리크와의 친분을 강조한다. 네덜란드인인 자신이 미국으로 오게 된 계기가 브리크의 추천이였으며 <몽유병자> 또한 브리크의 강력 추천이 있었기에 일할 수 있었고 따라 브리크의 책을 편집한 사람도 자신이다라고 자부한다. 브리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브리크가 칠레에 있는 동명의 히틀러를 만나 볼 것을 권해 칠레에 간 프리소는 뜻하지 않은 감염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병상에서 브리크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된다. 투병 중 장례식과 추모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프리소는 귀국 후 브리크의 사망 소식에 관한 기사를 읽던 중 대부분의 기사들이 브리크를 잇는 후계자로 자신이 아닌 처음 접하는 필립 더프리스를 지목하게 됨에 분개한다. 흥분한 프리소는 연인 피파에게 대체 필립이 무슨 말을 했기에 모두 그를 후계자로 지목하느냐며 열변을 토하면서 필립에 대한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공화국》은 후계자 자리를 되찾아오려는 프리소가 빈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게 되며 사람들이 자신을 필립 더프리스로 오해하고 프리소 또한 필립 행세를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벌이는 복수가 일파만파로 퍼지는 사태에 관해 이야기한다. 간혹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며 자신을 필립이라고 강조하는 프리소의 모습과 자신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필립이라고 받아들이는 학회 사람들, 기자, 이스라엘 첩보부, 과격 단체등들이 그를 방문하면서 프리소는 그들과 히틀러에 대한 변론을 펼친다. 이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히틀러 본인이 아닌 학자들의 입에서 이토록 풍성하게 알 수 있는 작품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는 다양한 히틀러의 이야기를 풀어준다. 단편적으로만 알던 지식이 아닌 프리소의 입에서 나오는 히틀러의 이야기를 통해 단지 광적인 독재자 히틀러가 아닌 여러 모습으로 보게 된 다는 점은 아이러니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저자가 자신의 성 더프리스를 작품에 똑같이 이용한 부분은 저자의 재치를 엿보게 한다. 다만 아쉬운 건 이 분야가 우리에겐 생소한 부분이고 저자의 해박한 지식의 향연이라 할 만큼 굉장히 많은 주석들로 가득차있어 가독성이 떨어진다. 모르는 부분이 많다 보니 주석을 보기 위해 읽는 내내 주석을 살펴보느라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재독을 한다면 이러한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그래서 내게 이 책은 또 다른 도전을 안겨준다. 다시 한 번 읽어서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고 말겠다는 도전 욕구를 불태운다. 브리크를 잇는 후계자임을 증명하기 위해 벌이는 복수극이였지만 전개될수록 그 흐름과 역행하기도 하면서 과연 후계자인지 또는 혁명가인지 종잡을 수 없는 이 프리소의 이야기 속에 마약처럼 단숨에 몰입하는 가독성은 없지만 서서히 스며들게 하는 저자의 재치와 풍자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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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끌어 준 스승이자 그 스승에 대한 모든 것들, 일테면 그가 쓴 글들의 초고를 처음으로 대하는 사람은 나, 프리소 더포스다.
히틀러를 연구하는 독보적인 권위자인 요시프 브리크는 '몽유병자' 편집장인 나에게 어느 날 칠레에 히틀러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취재해 보란 말을 하게 되고 곧 나는 칠레로 간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병에 걸린 프리소는 칠레 병원에 입원해 있게 되고 본국에서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추락사하게 된 요시프 브리크의 사고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귀국 후 브리크의 정통 후계자임을 자처하던 프리소 더포스는 실의에 빠지게 되지만 정작 더 충격적인 일은 학계와 언론에서 브리크에 대한 업적을 재조명하게 되면서부터다.
자신이 정통 후계자란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필립 더프리스라는 청년이다. 질투에 사로잡힌 프리소는 전 세계 히틀러 학자들이 모이는 학회 ‘역사의 종말’에서 본격적으로 필립을 공개망신시키기로 결심하게 되고 이는 뜻하지 않게 우연히 더욱 커지는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히틀러를 다룬 책들은 인문에서부터 소설까지 두루 다양하다. 저자는 서양에서 생각하는 히틀러에 대한 이미지를 다분히 소설적인 창작에서 그린 것만이 아닌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히틀러에 대한 연구를 하는 모임에서 여러 지식인들의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사소한 히틀러의 콧수염의 생김부터 그의 죽음을 다룬 과정에 이르기까지 분야별로 각자 자부심을 갖고 연구를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학회를 통해 프리소가 행한 필립 행세는 다분히 한 개인의 복수만이 아닌 그 복수를 통해 히틀러를 다룬 지식인 사회의 이중성과 비판들을 꼬집는다.
스승의 죽음을 둘러싼 유품에 대해 접근하는 이스라엘 첩보기관의 접근부터 실제 필립을 만나고 그가 묵고 있는 숙소를 비밀 방문해 스승의 유골을 보게 된 프리소의 행동은 스승의 그늘에서 벗어나 비로소 스스로 우뚝 서게 된 과정들이 스릴을 겸비해 그려져 제목 공화국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공화국, 그 말은 어제 들어도 서글픈 구석이 있어. 무언가가 지나가고 그 뒤에 오는 법이니까. 왕조의 뒤에, 황조의 뒤에. 공화국은 절대 저절로 존재할 수 없지. 도대체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라는 듯이 말이야."- P 341
너는 나의 도팽인가, 아니면 로베스피에르인가를 질문했던 스승 브리크의 제국은 이제 없어진 상태, 그 뒤를 잇는 프리소의 공화국은 이 모든 것을 기꺼이 감수하고 받아들이며 새로운 자신만의 공화국으로 첫 발을 내디딜 것을 다짐하는 모습들이 한 지식인의 고뇌와 발전을 다룬 책이라 신선했다.
각 파트마다 저자의 예술분야 편집장으로서의 솜씨를 발휘한 영화 속 장면이나 차용들이 있어 책 속의 등장인물들을 이해하기 쉬웠던 점도 인상적인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