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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심리학으로 읽는 옛이야기 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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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읽는 방식은 다양하다.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층위의 상징이 있다. 상징을 풀어내는 것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김융희 작가는 카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의 원형심리학에 가장 많이 기댔다. 융의 소울 메이트인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Marie-Louise von Franz)의 도움도 받았다. 그들의 원형심리학은 안개 속에 감춰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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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이야기를 읽는 방식은 다양하다.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층위의 상징이 있다. 상징을 풀어내는 것은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김융희 작가는 카를 구스타브 융(Carl Gustav Jung)의 원형심리학에 가장 많이 기댔다. 융의 소울 메이트인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Marie-Louise von Franz)의 도움도 받았다. 그들의 원형심리학은 안개 속에 감춰진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이다. 하지만 도구는 그저 도구일 뿐, 도구로 퍼 담을 수 없는 차원이 있다. 때로는 직관과 상상력이 이론이라는 도구보다 더 든든한 힘이 될 때도 있다.

 

작가는 원형심리학으로 옛이야기 네 편을 읽는다. 세 개의 깃털은 왕이 세 아들에게 왕국이 잃어버린 것을 찾아오라고 과제를 내는 이야기다. <열두 마리 야생 백조는 삶의 생기를 되찾고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려면 여성혼뿐만 아니라 남성혼 역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룸펠슈틸츠헨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만나는 사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면서 나타나기도 하는 존재의 이름이다. <가시 공주는 우리가 삶에서 옆으로 밀어버린 것, 잊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다.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독자가 옛이야기에 담긴 상징의 심지를 보고 마침내 우리 안에 숨은 영원한 어린아이가 다시 눈 뜨게 되기를 바란다.

 

세 개의 깃털은 왕자들로 상징되는 남성 내면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여성혼이 실종된 세계에서 사라진 영혼을 다시 되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왕은 다행히 어떻게 하면 세상이 잃어버린 여성혼을 되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다. 다만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알아챌 수 없었을 뿐이다.

여성은 생명을 이 세상에 옮겨다 주는 역할을 하니, 사라진 여성을 찾으려면 생명이 어디에서 움트고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작은 씨앗들이 바람결에 내려 앉아 메마른 땅에 뿌리 내리고 꽃 피우듯이, 당신의 내면에서 사라진 듯이 보이는 생명의 씨앗 역시 지나가는 바람이 날라다 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깃털의 안내에 마음을 열고, 지나가는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시라. (64 - 65)

 

왕의 등장은 내면의 남성적 중심이 확고해졌다는 의미다. 왕과의 결혼은 신분상승의 드라마가 아니다. 여성의 자아가 내면의 남성혼과 부드럽게 합쳐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인공이 남성인 이야기 속에서도 결혼은 비슷한 의미를 지닌다. 그의 여성혼과의 사랑스런 합일이 일어났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동화 속 결혼은 우리 내면에 서로 상반되는 두 에너지가 하나로 결합되었다는 의미로 읽을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던 여성혼과 남성혼이 하나로 결합되면, 여성은 더욱 강인해지고 남성은 더욱 부드러워진다. 여성은 정신이 진보하고, 남성은 영혼의 온화함과 수용성을 경험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강인한 사랑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그는 너그러움과 여유를 지닌 현명한 자로 성장한다. (176)

 
YES마니아 : 골드 g*******g 2021.06.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