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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에서 정지돈 씨가 직접 말한대로, 이 책에 실린 짧은 소설들은 "친밀한 사이에서 오간 실없지만 웃긴 대화 같은" 글들이다. 이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의 개그와 농담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우스운 사람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는 톤 앤 매너를 작가가 미리 알려주었으니, 그 톤 앤 매너에 맞게 이 소설을 즐기면 된다. 캐주얼하게. 내가 바란 게 그거였기 때문에, 난 이 소설을 아주 즐겁고 유쾌하게 읽었다. 소설가인 정지돈은, 소설가가 아닐 때 일반인인 정지돈은 친구나 지인들과 이런 식의 실없는 대화를 나누며 사는 사람이구나, 혹은, 그렇지, 농담도 없다면 이 각박한 세상을 어떻게 사나, 농담이 이 세상을 구원하는 거지, 하면서. 그런 마음으로 허허실실, 시종일관 가벼운 마음 상태를 유지하면서 정지돈 식의 농담과 비틀기와 패러디와 유머와 블랙 코메디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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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정지돈과 윤예지의 지분은 정확히 5:5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말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면, 이 책을 찾아 표지의 저 그림이 있는 부분을 찾은 후, 이 그림이 실린 정지돈의 글을 읽기 바란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 생활자의 수기』를 연상시키는 그 이야기를 읽는 동안 당신은 여러 번 무릎을 칠 것이다. 아, 이 그림이 이런 의미였구나. 아, 윤예지는 정지돈의 글을 이렇게 시각적으로 형상화했구나. 그림은 이다지도 축약적이고 함축적이면서도 아름답기까지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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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의 짧은 소설 시리즈는 손보미X이보라, 김금희X곽명주에 이어 세번째인데, 이 시리즈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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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 짧은 소설. 처음 접해본 작가, YES24 오늘의 책에 소개되어 있길래 한번 구입해봤다. 이기호 작가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http://blog.yes24.com/document/10721205), 김금희 작가의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http://blog.yes24.com/document/10821317)와 비슷한 류의, 마음산책에서 펴낸 짧은 소설 시리즈 중 하나로, 단편보다 짧은 소설과 각 소설마다 소설 내용을 담은 그림 하나, 그리고 모두 18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두껍지 않고 짧은 소설들이기 때문인지 책은 금방 읽을 수 있다. 아주 어렵고 머리 아픈 내용이 아닌, 읽으면 피싯 할 정도의 이야기들, 큰 웃음이 아닌 작은 웃음을 주는 이야기들, 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소설이기에 허구인 줄 알면서도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르겠네란 생각과 책 속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을 좀 더 알았더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진 않았을까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의 장소, 단일한 소재가 아닌 다양한 나라, 다양한 인물,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이야기마다 그 이야기에 맞는 문장을 - 때로는 짧은, 때로는 아주 긴 - 사용하면서 각각의 이야기의 차별성을 더해준다. 작가의 실력이겠지. 시시껄렁한 농담 같은 이야기들인데 낯설지 않다. 낯설지 않기에 그리 재미있지 않더라도 받아들이게 된다. 항상 우리 주위에 떠다니는 재미없는 농담 같은 이야기, 뫼비우스의 띠 같은 이야기, 가끔은 책장에서 꺼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정지돈 작가의 책은 일단 좀 더 두고 봐야겠다. 음악에 흥미를 잃는 것. 그게 바로 돌이킬 수 없는 노화의 징조지. (p.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