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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문학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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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문학은 사회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소설이든 시든 문학작품은 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지 싶다. 그러기에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사회현상을 문학작품을 통해 알게 되는 것도 바로 문학이 그 창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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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문학은 사회를 반영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소설이든 시든 문학작품은 그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지 싶다. 그러기에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사회현상을 문학작품을 통해 알게 되는 것도 바로 문학이 그 창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 이 책 [문학의 창에 비친 한국 사회]를 발견하고서 흥미를 가진 것은 어쩌면 당연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읽었거나 혹은 미처 읽지 못한 문학작품들이 어떻게 우리사회의 제반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는지를 비평가의 눈을 통해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문학비평가인 저자는 문학이라는 메스를 통해 한국 사회를 해부했다고 한다. 그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탐구가 인문학이라고 하였을 때 운동으로서의 인문학은 ‘지금 여기’의 현실에서 배제되고 억압받는 인간성에 주목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문학 가운데에서도 문학 범주를 통한 접근으로 쓴 산문들을 모아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책에 실린 산문들은 현재의 시점에서 쓰인 꼭지들이 몇 편 있지만 대부분은 과거의 시점에서 쓰인 것들이다. 멀게는 2000년대 초반에서 2010년을 전후한 시점까지의 글들이 다수이다. 물론 한 사회의 시대상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현상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고, 아직도 변하지 않았다면 그 시절의 글들이 유효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시각으로 현재의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더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나마 관심 있게 읽은 부분은 비교적 최근에 쓴 시사성 있는 글들이었다.

 

올 연초의 이상문학상 수상거부 논란과 관련해서 저자는 수상거부자들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그 싸움의 확장을 역설하고 있다. 이상문학상의 불공정한 계약사항을 이상문학상이라는 틀 속에서만 논의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팽배한 불공정계약 관행과의 중첩으로 나아가는 것이 문학의 자리에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적 특수성을 마치 보편적인 법칙이자 진리인양 포장하는 지식전문가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의 보편적인 법칙을 파악하고 이에 입각하여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발언하는 지식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공감을 하면서도 작가들 모두를 지식전문가가 아니라 지식인이라는 가정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물론 원론적인 이야기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너무도 자주 보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는 또 최근의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는 일본극우파와 공명하는 한국 내 뉴라이트들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 뉴라이트의 논리는 민족적인 경계를 지워내는 것이고, 이 지점에서 일본극우파가 내세우는 자학사관의 극복과 만나게 된다고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호한 뒤섞임 속에서 역사는 은폐되고 그에 따라 반성의 여지는 증발해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재단으로부터 연세대로 흘러들어온 아시아연구기금 100억 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연세대에 아시아연구기금을 출연한 일본재단은 일본 극우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라고 한다. 그들은 학문의 자유를 방패삼아 일본 극우의 입장에 입각하여 글을 쓰고 있다며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반일 종족주의], [제국의 위안부]와 같은 책들이 그 예라고 말한다. 류석춘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아시아연구기금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것은 그의 의심이 합리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차제에 아시아연구기금과 그 수혜를 받은 학자들의 관계가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어쩌면 일본극우파와 뉴라이트들의 연결고리를 밝혀줄 수 있는 단초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했다.

 

이밖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문제, 여야의 적대적 공생관계, 페미니즘, 신조어, 가짜뉴스 등 한국사회의 문제를 주제로 한 글들이 이어진다. 헌데 산문집의 제목마냥 우리 사회의 문제를 투영한 문학작품의 소개는 기대만큼 많지가 않았다. 물론 제주의 군항건설이나 4.3항쟁 등과 관련해서는 오경훈의 [제주항], 허윤석의 [해녀]등이 소개되며, 작금의 코로나 19에 대한 글에서는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과 [페스트], 그리고 노동문제는 기형도의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 박경리의 [토지]등을 인용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글 전체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글이 문학작품과 연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나만의 기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문학비평가라는 사실은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는 문학을 하면서 비판을 하고, 비판을 하면서 스스로 투쟁을 한다는 뜻으로 아마 제목을 [문학의 창에 비친 한국 사회]라 했지 싶다. 나는 그것을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묘사를 통해서 살펴본 것이라 오해했고. 어찌되었든 현실을 바라보는 한 문학인의 글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을 그의 시선으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시선과 별반 다름이 없음을 알게 될 때 진한 공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시사성이 떨어지는 오래된 글과 문학작품이라는 창이 부족해 보이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k*****1 2020.05.28. 신고 공감 13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