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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작가의 글이 모여 하나의 책이 되었다. '저자의 머리말'을 보니 작가들은 글쓰기 모임에서 이 작품들을 썼고 그걸 모아서 낸 책이 이 책인 듯 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였기에 행복한 글쓰기였고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고 하는 말이 왠지 공감이 갔다. 시간은 공유한다는 것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요즘이라서일까.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라면 현실이 되었습니다." 공유된 추억과 노고가 담긴 소설집이라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을 주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조영지 작가의 <사랑하는 나의 도시>를 먼저 이야기해보자. 밥 대신 알약을 먹고 시민들의 투표로 3개월의 날씨가 정해지고 로봇과의 결혼도 가능한 시대로 3000년대를 그리고 있다. 1999년 인터넷 익스프로어에 대해 처음 접해본 것으로 기억한다. 최초의 스마트폰은 2001년에 나왔다. 불과 20년이다. 지금 우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이런 변화의 속도라면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저자가 그리는 미래도시에서는 손목 안에 칩만 넣으면 배고픔도 슬픔 모든 감정까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 주인공은 칩쇼핑을 즐기긴 하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씹는 행위와 걷는 행위를 즐긴다. 지금의 아날로그 감성과 비슷한 것인가 보다. 그러다가 칩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감정이라는 것에 생각하게 된다. 감정에 휘말리지 않으면 편리하게 살 수 있는데 그게 더 좋은 것이 아닐까? 슬프거나 아픈 일을 겪으면 차라리 이런 감정을 느끼지 않길 바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순간순간의 감정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아름다운 것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_p53" 조영지 작가의 다른 작품인 <눈덩이가 내리면>과 <달무리>에서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엄마 얘기는 언제나 가슴 뭉클해진다. 남녀 간의 절절한 사랑을 그린 <옥경>이라는 작품도 따뜻한 감동을 준다. 김정규 작가의 <마틴과 엘릭의 모험 트럼프 왕국을 구하라>는 우리 아이들과도 나누고 싶은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떠올리게 하는 카드들의 나라에서 자신들의 운명을 스스로 찾아나서는 마틴과 엘릭이라는 캐릭터가 사랑스럽다. 카드들은 무늬가 없는 빈 카드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성년의 날에 자신의 정체성을 각성한다. 그 성소의 행사에서 마틴은 아무 무늬를 받지 못한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거라. 조급할수록 마음만 답답해질 뿐이니까. 비어 있다는 건 뭐든 채울 수 있다는 말이야. 나는 오하려 네가 어떤 가능성으로 빛날지 기대되는구나. 걱정하지 마렴. 마틴._p58"그런데 카드들의 나라에 스페이드 군이 반란을 일으키고 평화를 위해 마틴은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그 길에서 엘릭을 만나고 둘은 카드들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그들의 모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작가의 따뜻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다. 마지막은 이삼열 작가의 <고양이>라는 작품이다.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쓰여진 작품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고양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읽는 내내 이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는 아니지만 나도 강아지를 키우는데 가끔 이 아이의 등 어딘가에 지퍼가 있을 것만 같다. 우리 인간들은 인간이 가장 고등하다고 오만해지기 쉽다. 하지만 이 지구를 나누어 살고 있는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그 어느 것도 동등하지 않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우리는 당연하게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저 일부분을 나누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도 했다. 글쓰는 모임, 나의 로망이다. ^0^ 좋은 작품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사랑하는나의도시#바른북스#조영지#김정규#이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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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나의 도시>에는 조영지 작가의 단편은 4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 가장 여운을 남긴건 <옥경>이다. 물론 책 제목이 된 <사랑하는 나의 도시>도 좋긴 했지만 뭔가 그보다 진한 여운을 남겼다. 배경은 고려시대, 여진족의 침략이 있었을 때다. 미령과 춘하는 서로 사랑해 혼인을 맺게 되는데, 그 혼인을 올리는 때에 마을에 어명을 전달하는 군사들이 도착한다. 여진족의 침략으로 춘하는 출정을 가게 되고, 미령과는 혼인 직후 떨어지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 멀리 떨어져 달을 보며 상대를 그리워하는데, 그 모습에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떨어져서 서로를 그리는 모습에 애달프기도 하면서, 결국 그 마음이 같다는 사실이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하고, 한결같은 둘의 모습은 여러 감정을 전달한다. 이렇게 감정이 잘 전달되는 이유 중 하나는 작가의 문체일 것이다. 글이 꾸밈이 많지 않고 깔끔하지만 묘사가 잘 되어있다. 마치 사극의 OST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마치 드라마 역적 OST 상사화의 뮤직비디오처럼 말이다. 결국 슬프게 끝나지만 그게 끝이 아닌 듯한 느낌을 준다. 김정규 작가와 이삼열 작가의 소설은 마치 동화 같기도 하다. 소재 자체가 아주 친숙하고, 그 내용 진행이 귀여우면서도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퇴근 후에 읽으면서도 전혀 피곤하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마틴과 엘릭의 모험이라는 직관적인 제목처럼 내용은 말 그대로 모험기이다. 그런데 거기에 트럼프라는 소재를 넣어 흥미롭게 풀어냈다. 카드를 의인화하여,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태어나기는 빈 카드로 태어나, 어느 시점이 되면 본인이 추구하고 원하는 것에 따라 스페이드, 하트, 클로버, 다이아가 새겨지게 된다. 하나의 성격이 정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마틴은 여전히 빈 카드로 남게 되고, 그것은 마틴에게 여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마틴은 어떠한 이유로 인해 갑작스레 떠나게 되고 엘릭을 만나 함께 고난을 헤쳐나간다. 처음에 마틴은 혼란스러워하지만 모험을 하면서, 그리고 끝에는 결국 본인이 가진 가능성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누구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물론 틀에 박힌 채로만 산다면 그 가능성은 억제될 확률이 높지만, 그것을 잘 독려해서 발전시켜줄 대상을 만난다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마틴보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인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이삼열 작가의 <고양이>는 인간의 개발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길고양이가 인간의 집을 탈취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지극히 고양이 시점에서 그려지는데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입장, 생각차이, 그리고 유기당한 나이 든 고양이 등 세 종류의 고양이가 나온다. 이 단편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나고 싶다. 내가 그릴 수만 있다면,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면서도, 나름의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