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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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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알바를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막내작가, 드라마 보조작가, 뉴스 코너작가 등을 섭렵한 6년차 막내작가첫 알바 때 섭외를 못해 아빠를 갱년기 중년 남성으로 섭외하고드라마 아이디어가 없어 작가에게 기운을 줄만한 네잎클로버를 찾아 헤메고방송국 출입 카드 대신 Visitor 방문증을 받고피디의 초딩 아들 숙제를 도와주고메인 작가의 몸종이 되고명절에 선물 세트 하나 받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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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알바를 시작으로 다큐멘터리 막내작가, 드라마 보조작가, 뉴스 코너작가 등을 섭렵한 6년차 막내작가

첫 알바 때 섭외를 못해 아빠를 갱년기 중년 남성으로 섭외하고

드라마 아이디어가 없어 작가에게 기운을 줄만한 네잎클로버를 찾아 헤메고

방송국 출입 카드 대신 Visitor 방문증을 받고

피디의 초딩 아들 숙제를 도와주고

메인 작가의 몸종이 되고

명절에 선물 세트 하나 받지 못하고 매직아이와 같이 흐릿한 눈을 했던 프리랜서 작가

성공기보다 좌절기를 읽기가 덜 부담스러운 것은 나도 그랬기 때문에, 나도 그러기 때문일 것이다

웃픈 상황들에 웃어도 될까 싶지만 작가의 이끼같은 삶이 계속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P.59 처음 일한 방송국에서는 심지어 출입 카드도 안 줬다. 사원증을 안 주고 방문증을 주는 거다. 방문증엔 굵게 ‘손님visitor’이라고 쓰여 있었다


P.60 방송국이 프리랜서 작가를 가족처럼 대하는 유일한 시간은 일할 때다


P. 67 막내. 이 말의 어원은 막무가내, 막막하네, 막 부리네 등으로 예로부터 구성원 중 가장 어린이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던 행태에서 유래되었다. 내 생각이다 - 6년차 막내


P. 72 사실 진짜 막내의 어원은 '이제 막 사람이 된 이'를 뜻한다. 마지막이 아닌, 이제 시작이라는 의미다. 물론 내 생각이다


P. 139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우리 다음엔 어디로 가


P.170 만만한 나날 속에 너무 오래 주저앉아 있자니 다리가 저려오는 것 같다. 쓰리! 하지만 일어나도 어딜 가야 할지 모르겠는데. 투! 앞에 보이는 건 산뿐이고. 끈끈이 같은 질긴 시간들에 숨이 가빠올 텐데. 그런데… 원! 이제 내 인생에 뛰어들 시간인 것 같은데. 원!! 겁은 나고. 원!!! 원!!!! 나는 이제 어쩌지


P. 184 아무래도 나는 전생에 이끼였던 것 같다. 어디에도 내리지 못해 곧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는데 여전히 조용히 이곳에 있다


#전세도1년밖에안남았고 #김국시 #한겨레출판 #보조작가김국시의생활에세이

리뷰 총점 종이책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김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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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 말이지. 방송 작가의 세계란 이렇단 말이지. 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근로 계약서를 쓰지 않고 방문자용 주차권을 썼다고 해서 까이고 피디의 자식 과학경시대회 보고서를 대신 써 주는. 선배 작가의 말 한마디에 검색에 열을 올리고 퇴근 후에는 카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을 보조작가라고 밝히는 김국시의 에세이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를 읽고 나면 방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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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 말이지. 방송 작가의 세계란 이렇단 말이지. 프리하지 않은 프리랜서. 근로 계약서를 쓰지 않고 방문자용 주차권을 썼다고 해서 까이고 피디의 자식 과학경시대회 보고서를 대신 써 주는. 선배 작가의 말 한마디에 검색에 열을 올리고 퇴근 후에는 카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을 보조작가라고 밝히는 김국시의 에세이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를 읽고 나면 방송 작가의 이면을 알 수 있다.

드라마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어쩌다 한 달만 일해주실 막내 작가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덜컥 다큐 작가의 일을 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계속 막내 작가의 길을 걷는 김국시. 인생 뭐 있나. 하고 싶은 거 하면 그만이라고 하는데 하고 싶은 거 빼고 다 하는 게 인생. 죽음과 관련된 다큐를 찍는 팀에서 일을 시작한다. 절벽에도 올라가고 아버지를 섭외해 촬영을 마치기도 한다.

한 달에 200만 원 버는 게 꿈인데. 주말이 있으면 좋겠는데. 6년이 지나도 오늘이라는 현재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났다는 정도. 김국시는 대단히 크고 벅찬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주변이 안전하고 빛이 잘 드는 집에서 값이 조금 나가는 양말을 사고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고르는 삶을 꿈꾼다.

저녁이 있고 퇴근 후에 연락이 오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오늘을 원한다. 같이 밥을 먹으며 나의 일상이 반찬거리로서 탈탈 털리지 않는 관계 속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방송국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 중에 인상 깊은 사람의 면면을 그럼에도 따뜻하게 보여준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사는 요지경 세상 속에서 김국시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라면 되도록이면 하지 말았으면 하는 권유가 있다. 안다. 말이 안 되는 소리라는 거. 전세가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스트레스 좀 받는다고 해서 일을 그만 둘 것인가. 그런데 우리 이거 알아야 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거. 돈과 영혼 그리고 육체를 바꾸는 순간 끝이라는걸. 보조작가 김국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햇빛 한 점 받지 못해도 바위 밑에서 잘 자라는 이끼로서 그렇게 버텨보자. 괜찮다. 


s*****m 2020.06.04.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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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6년간 다양한 장르의 막내작가로 일해왔다일반적인 사회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직장에서 사회 초년생이겪는 상황들이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내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는 게 현실인데 우리는 때론 현실을 뛰어넘고 싶어한다하지만 저자는 그런 환상적인 현실보다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이가 더해질수록부딪지는 현실에 잠시 고뇌하다가도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달고 수긍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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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6년간 다양한 장르의 막내작가로 일해왔다

일반적인 사회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직장에서 사회 초년생이

겪는 상황들이 보는 내내 안쓰러웠다

 

내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는 게 현실인데 우리는 때론 현실을 뛰어넘고 싶어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환상적인 현실보다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이가 더해질수록

부딪지는 현실에 잠시 고뇌하다가도 곧 자신의 상황을 깨달고 수긍하였다

 

작가라는 조금은 그럴싸한 직업에 남 모르게 어깨를 으쓱하게 되기도 하고

계약직처럼 대우 받지 못하는 상황에 몹시도 좌절하기도 했다

 

막막한 벽에 가로 막힌 고된 삶은 시험이라도 치르는 듯 점점 더해지지만

자신이 해야할 일들을 묵묵히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이 뚝심있어 보였다

 

생활 밀착형 에세이기에 누구나 겪는 보통의 순간들이 많아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저자는 어릴때부터 남들과 자신이 다르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남들이 엄두도 잘 내지 못하는 행복을 느끼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하다고 말이다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무심하다고 해야할까 

사회생활를 하며 곧 그 어렵지 않던 행복은 자신에게 사치인 듯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행복이란 그리 어렵지도 대단하지도 않다는 것을 인생을 살아보고

희노애락을 겪어봐야 알게 된다는 것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는거라 여기면 또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현실 앞에 우리는 모두 초라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기쁨보다는 슬픔에 오히려 더 자주 걸려 넘어지고

더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하며 사는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지만 자신보다는 남들의 삶에서 더

열심히 살아갈려고 애쓴다 그러니 늘 우리는 주연이 아닌 조연일 때가 많다

하지만 전체적인 우리에서 개인적인 우리로 돌아갈 시에는

화려한 주연은 아니더라고 감칠맛 나는 조연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굴만 반반하고 발연기하는 주연보다는 개성 있고 연기파인 조연이 결국은

더 인기 있고 오래 살아 남는 법이니까.

 

자신이 하고자 했던 곳에서 큰 인정은 받지 못했지만 부족하지 않게 열심히 일하며

평생 반려자를 만나 소소한 일상속에서 작은 행복들을 만들어 가는 모습에 흐뭇했다

 

신혼집이 곤 전세 1년밖에 남지 않았기에 또다시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야할지 몰라도 고작이라도 이런 작은 행복을 얻기 위해 다시

전쟁터에 나가는 게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작기에 더 값지고 소소하기에 더 아껴주어야하니까.

 

누구의 노하우나 비법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자리에서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겪으며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인생이니까

힘들지라도 뻔하지 않아 더 흥미롭지 않을까싶다

    

c******9 2020.05.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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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노노! 밥 먹다 체하지 않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라떼 노노! 밥 먹다 체하지 않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내용보기
#전세도일년밖에안남았고 #김국시 #한겨레출판6년차 방송작가가 쓴 작고 귀여운 에세이를 읽었다. 마치 오래 전 문고판 수필집을 손에 드는 것 같은 느낌의 조그마한 책이 참 귀엽게 느껴졌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레이션도 심플하면서 개성 있는 게 순순한 캐릭터가 아닌, 뭔가 자기만의 생각을 분명히 지니고 있는, 어리지만 단단한 꼬마어른 캐릭터 같달까?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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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도일년밖에안남았고 #김국시 #한겨레출판

6년차 방송작가가 쓴 작고 귀여운 에세이를 읽었다. 마치 오래 전 문고판 수필집을 손에 드는 것 같은 느낌의 조그마한 책이 참 귀엽게 느껴졌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레이션도 심플하면서 개성 있는 게 순순한 캐릭터가 아닌, 뭔가 자기만의 생각을 분명히 지니고 있는, 어리지만 단단한 꼬마어른 캐릭터 같달까?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방송작가가 되길 꿈꾸었으나 보조작가로 여러 가지 작업들을 맡고 부딪치면서 고통받고 성장해가는 도전기이자 실패담을 그려내고 있다.

그 실패담이 스무 살 언저리의 내 모습 같아서, 여기저기 막내로 부딪치던 시절의 이야기 같아서 공감되기도 하고. 실제 내 곁에 이 사람이 있다면 밥 한 끼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나 스스로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함께 밥을 먹어도 체하지 않을 수 있는, 훈훈한 공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겠지. 달 작가님의 따뜻함처럼 온기 있는 말을 건네고 행동할 수 있는 사람.

어느 새 나이가 들었고 하루하루 한 해 한 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은 흘러 더욱 더 어른이 되어가는데(되어가야만 하는데) 여전히 나는 좌충우돌하며 살아가고 있으며 현실적 고민들도 여전히 끝이 없지만.

어떨 때는 이 정도까지 솔직하게 다 표현해도 되려나 싶기도 했는데, 아니다, 그리 털어놓고 그때 그 순간의 스스로를 토닥여주고 조금이나마 편안해졌으면 생각했다. 어디서든 일터에서 일하다보면 안 맞는 사람과 삐그덕거리거나 불편한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하는데. 정말 그냥 들어도 어이 없고 옆에 있으면 절대 가만 두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힘겨워하는 장면, 상처를 받는 장면들이 언젠가 어느 날의 나 같아서 더욱 슬펐기 때문에.

나이 드는 일이 고리타분한 “라떼는 말이야~”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자기만의 어투로 한번씩은 웃음이 푹 나오게 재밌게 글을 쓰는 김국시 작가의 앞으로를 응원하고 싶다. 이끼 같은 삶이라도 우리 스스로에게 자신의 삶은 가장 소중한 것이니까.

하늘과 바람과 들꽃과 초록이
비루하지만 아름다운
우리의 이끼 같은 삶에 위안이 되길 바라며.

#
요즘 햇살도 좋고 바람도 좋아서
산책하다가 공원 벤치에 앉아 책 읽는 게 좋아진다.
읽는 공간이 어딘가에 따라서도
책이 참 다르게 읽히는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e****n 2020.05.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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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찰에세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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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믿고 보는 한겨레출판의 생활밀착 에세이 시리즈다. 책 홍보 페이지를 보는데 모니터에 밑줄을 좍 긋고 싶은 마음에 궁금했던 책!김국시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게 1도 없지만 책을 따라 읽다보면 띠지에 있는 추천 문구처럼 “어쩐지 이 사랑스러운 작가와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스스스 생겨난다.표현력에 놀라 감탄하고 유쾌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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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믿고 보는 한겨레출판의 생활밀착 에세이 시리즈다. 책 홍보 페이지를 보는데 모니터에 밑줄을 좍 긋고 싶은 마음에 궁금했던 책!


김국시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게 1도 없지만 책을 따라 읽다보면 띠지에 있는 추천 문구처럼 “어쩐지 이 사랑스러운 작가와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스스스 생겨난다.


표현력에 놀라 감탄하고 유쾌한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서 좋았고 그럼에도 페이지 마다 멈춰 밑줄을 긋고 멈추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우, 그냥 이말 저말 떠나서 재밌어요!!!

1****j 2020.05.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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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1년이라. 제목을 보며 스르륵 의식이 옆으로 빠져나간다.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나에게 남은 것은 2021년 3월의 중순도 말도 아닌 어느날 끝날 애매한 날짜의 월세계약. 50만원 가까이 되는 거금의 월세를 내며 CCTV와 유난스러운 집주인 아줌마의 보호(?)를 얻었다. 호화스럽게 넓은 집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안락하며, 직사광선은 없지만 새소리는 들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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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1년이라. 제목을 보며 스르륵 의식이 옆으로 빠져나간다.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나에게 남은 것은 2021년 3월의 중순도 말도 아닌 어느날 끝날 애매한 날짜의 월세계약. 50만원 가까이 되는 거금의 월세를 내며 CCTV와 유난스러운 집주인 아줌마의 보호(?)를 얻었다. 호화스럽게 넓은 집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안락하며, 직사광선은 없지만 새소리는 들을 수 있다. 코로나로 본가에 가 있으며 날려버린 몇 달의 월세가 아까워 죽겠지만 더 아까운 것은 야속하게 줄어드는 계약기간이다. 내년의 나는 어디의 어떤 집에 나의 몸을 뉘이게 될까.

 

   스물셋의 여름 한 달간의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다큐 프로그램, 교양프로그램, 드라마 보조작가에서 뉴스 코너작가까지를 넘나들며 저자 김국시는 때때로 슬프고 때때로 분통터진다. 꼰대에 답정너와 일하며 잠 못자고 맘상해가며 지낸다. 이게 오직 김국시만이랴, 싶지만서도 이 작고 달걀빛의 책을 놓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김국시만의 이야기가 아니기때문이지 않을까. 거기에 웃기기까지 하고 비유가 찰떡이며 결국에는 나름의 사이다(?)결말들이 제공되니 즐겁게 읽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자꾸만 찌릿짜릿하다.

            

학창 시절의 나는 단순해서 행복한게 아니었다.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배가 불러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이 성적표로 혼을 내지 않아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했다.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24쪽에서 발췌

 

   고등학교 시절 "지금 행복한 사람 손들어 봐"에 오직 몇 명만이 손을 들었다는 것에 충격받았다는 김국시는 내 아이큐가 낮거나 생각이 지나치게 단순한가라고 생각했단다. 시간이 지나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대목에서 나는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나는 나의 행복에 확신이 있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고,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기뻐한다. 물론 어쩌다 걸린 행운에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이기는 하다. (로또에 뽑히면 어떻게 나누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이미 정해두었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들어 턱턱 걸리는 잦은 불행과 불운 속에서 과연 내 행복이 나의 의지로 이루어진것인가 하는 고민이 들던 찰나였는데 책에서 답을 해 주는 듯 했다.

 

   뭐 물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일 뿐이고 결국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적은 월급과 지나친 업무, 미친자가 가까이 사는 집의 설움, 귀여운 남편, 일상의 작은 기쁨, 고양이, 게임 등 현대인의 삶에서 겪는 것들을 재치있고 재미있는 말로 풀어낸 점이 아닐까. 더불어 첫장부터 펼쳐지는 의성어 의태어와 실감나는 말과 소리 표현의 향연에서는 그야말로 피식퓌쉬쉬시 웃을 수 밖에 없다.

 

  밍글밍글, 스스스,으스스,니시퐐로뫄, 나느흥…아안…우렇…, 조또(일본어로 잠깐만요라는 뜻의 조토마테를 줄여 쓴 것), 풕 유 빗치, 나~~의~, 조록-조록-졸졸졸,푸파파파,푸파파팍,팡팡팡팡-!,꽥,찔끔, 조곤조곤,노곤노곤,지잉지잉,어머~그래애↗?,훌쩍훌쩍,크헝헝,빙글빙글,지인짜아 등등등등등...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의 목록을 가만히 듣고 있던 작가님이

"좀 더 대중적인 것들을 좋아해봐"했다.

… … …

그냥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틀어놓고 설탕 꽈배기나 먹으며 나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낄낄희희 방구석을 뒹굴며 고양이들의 털을 뒤집어쓰고 싶었다.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35쪽~38쪽 중 발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일해라절해라(일명 고나리)에 휩쓸리며 산다. 이래라 저래라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다. 심지어 내가 좋다는데!도 너무 마이너한거 아냐?의 말을 하는 이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내 입에 맛있는 걸 먹으며, 내 취향을 존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낄낄희희 방구석을 뒹구는 삶의 아름다움을 아느냐고. 모르면 한 번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좀 읽어보시라고. 비록 고양이는 없지만 나도 나의 귀염둥이 둥이둥둥과 방구석을 뒹굴고 싶은 오후다.

 

 

덧 1. 작가가 직접 그린 귀여운 일러스트가 에세이와 잘 어울린다. 책에 몇 번이나 언급되었던 다른 에세이에 들어간 김국시 작가 삽화! 도대체 무슨 책입니까? 궁금합니다..

덧 2. <5년만에 신혼여행/장강명>을 읽고 한겨레출판에서는 신문만 내는줄(?) 알았는데 재미있는 에세이를 내는구만. 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 생각에 확신을 가져야겠다. 앞으로 한겨레출판의 에세이를 눈여겨봐야겠다. 그럼 오늘의 교훈과 함께 총총...

 

s*******2 2020.05.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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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째서 달콤한 카페모카가 아니라 쓰디쓴 에스프레소일까
"삶은 어째서 달콤한 카페모카가 아니라 쓰디쓴 에스프레소일까" 내용보기
제목만 보고 전세 이야기인가 했다.그러니까 팍팍한 생활 속에서 깨달은 어떤 이야기인가 싶었다.삶은 고되고, 내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고, 전세 기간은 끝나가고, 또 내일은 어떻게 버티나에 관한,그러다가 그 속에서도 싹이 나고 식물이 자라고 꽃이 피는 그런 이야기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전혀 다른 매력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 저자는 방송작가다.다큐멘터리부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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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전세 이야기인가 했다.

그러니까 팍팍한 생활 속에서 깨달은 어떤 이야기인가 싶었다.

삶은 고되고, 내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고, 전세 기간은 끝나가고, 또 내일은 어떻게 버티나에 관한,

그러다가 그 속에서도 싹이 나고 식물이 자라고 꽃이 피는 그런 이야기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한 책은 전혀 다른 매력을 폴폴 풍기고 있었다.

 

저자는 방송작가다.

다큐멘터리부터 드라마, 뉴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보조작가로 일해왔다.

그녀가 지나온 사회 초년생의 삶, 보조작가로서의 일상들이 이 작고 귀여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때로는 시니컬하고, 적당한 블랙 유머와 엉뚱함으로 잔뜩 버무린 그녀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다.

그렇다고 가볍지만도 않다.

자꾸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데도 어쩐지 단맛보단 쌉싸름한 맛이 더 강하게 남는다.

생크림을 잔뜩 얹은 다디단 카페모카가 딱 어울린 것 같은 그녀의 일상에는 왜인지 에스프레소의 깊고 쓴맛이 난다.

 

엉뚱한 소녀 같은 그녀의 일상은 로코가 딱인데, 슬프게도 인생은 그녀에게 로코를 허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인생의 쓴맛들을 모조리 삼키며 무던하게 버텨낸 그녀의 지난 일기가 그래서 더 와닿는다.

우리 모두 로코를 꿈꾸지만, 대부분 하드코어 장르에 가까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기에.

가끔은 속을 알 수 없는 일본 영화 같기도 하고.

(이제 영화가 시작되나 보다 했더니 엔딩 시크릿이 올라가던 '4월 이야기'같은.)

 

 

 

 

애초에 레벨업 같은 건 없었던 거다. 나는 깰 수 없는 지루한 게임기를 손에 쥐고 땀을 뻘뻘 흘리며 용을 썼다. 내가 물리쳐야 할 어마어마한 왕 같은 건 없고, 입을 나불대며 나를 물어뜯으려 하는 적들만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그냥저냥 살아남고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나에게 주어진 이 허름한 배경 안에서 평생 뿅뿅 위로 갔다 아래로 갔다 옆으로 갔다 그렇게 왔다 갔다만 하다가 실수로 죽지나 말고 살아야 하는 거였다.

P.55~56

 

 

 

이 얇고 작은 책이 수시로 허를 찌르고 뼈를 때려서 웃으면서도 아팠다.

복잡하고 어렵고 난해한 삶이라고 생각했던 생이 이렇게 쉽게도 문장으로 보여질 수도 있구나 싶어서 헛웃음도 났다.

어떤 장르이건 '작가'라는 사람들은 특유의 어떤 섬세함과 날카로움이 있는 건가 보다.

고양이처럼 나른하게 기지개를 펴고, 햇볕이 드는 창가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을 것만 같은 느른한 모습의 저자를 상상했는데, 돌연 순식간에 훅 다가와 어퍼컷을 날릴 때마다 대책 없이 얻어맞았다.

 

허를 찔리며 두들겨 맞으면서도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아마도 작가의 말들에 너무 동감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공감을 넘어서 완전히 동감하게 되는 쓰디쓴 일상의 조각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고,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전혀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어째서 우리들의 일상은 데칼코마니 같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처럼 '동감'을 외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을 것 같아서, 또 입맛이 씁쓸해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은 내가 너무 많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 같다. 왠지 사람들을 속이고 신내림을 받은 척 칼춤이라도 추는 기분이다. 대충 그럴듯하게 흉내만 내도 진짜라고 믿어주니 얼렁뚱땅 넘어가는데 이다음에도, 또 이다음에도 이렇게 넘어갈 수 있을까. 내가 가짜 으른인 걸 사람들이 알아채고 딱지라도 떼면 어쩌지.

P.162

 

 

 

내가 어른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그냥 어른의 이름을 달고 무작정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

다들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철딱서니 없는 꼬꼬마가 의아하게 세상을 내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을 것이다.

 

이상하고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버텨야 하니 하루하루를 어른스럽게 살아보려고 애쓰는 우리들의 진짜 속마음을 덜컥 들켜버렸을 때, 민망하지만 슬금슬금 터져 나오는 웃음.

어른인 척 잔뜩 힘을 줬던 어깨가 스르르 내려앉는 순간.

그런 웃음과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 이 책 속에 담겨있다.

꼬마가 커다란 어른의 옷을 훔쳐있고 있는 모습을 들켜버린 순간의 민망함과 동질감.

야 너두? 야 나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꼬마가 감당했던 어른의 무게가 선명하게 보여서 또 울컥해지는 마음에 콧날이 시큰해지는 순간들.

저자의 일상을 통해, 그 모든 순간의 나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나에게 행복은 '개'같은 존재였다. 뭐 딱히 별거 없이 밥만 줘도 그렇게 좋다고 헥헥거렸다.

…중략…

학창 시절의 나는 단순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다. 삼시 세끼 밥을 먹고 배가 불러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고 부모님이 성적표로 혼내지 않아서 행복한 것도 아니었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 행복했다.

P.21~24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행복했던 시간들.

너무 당연하게 누렸던 행복들.

어렸던 그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그랬다. 이유 없이 그저 행복했다.

행복한 이유가 아니라 사실은 불행할 이유가 없어서였던 건가 보다.

 

더 이상 우리는 그 시절도 돌아갈 수 없다.

 

 

너무 손쉽게 불행과 마주치는 시간을 살얼음 걷듯 걸으며 애써 눈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린다.

저자의 온순했던 개 같은 행복이 불안과 스트레스에 날뛰다 더 이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게 되어 버린 것처럼,

어른이 된다는 일은 서글픈 일인 것 같다.

 

오늘도 우리는 어른의 옷을 입고, 어른의 얼굴을 하고, 어른의 일상을 살아간다.

먹고사는 일을 외면할 수 없어서, 종종 행복의 얼굴을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래도 이 책의 작가는 '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끈끈이 없이 미끄러지는 시간을 스스로 던져버리고 나왔다니 다행이다.

여전히 끈끈이 없이 미끄러져 내리는 시간을 의미 없이 버티고 있는 나에게 저자의 '지금'은 그래서 더 부럽고 응원하고 싶은 시간이다.

 

 

 

 

얇고 작은 책이라 어디라도 들고 갈 수 있고, 어디서도 꺼내 읽기 좋은 책이다.

와드득와드득 뼈도 씹어가며, 헛웃음도 내뱉어 가며, 한참 끅끅대며 웃다 보면 나의 오늘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리의 인생이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면 또 어떤가, 하드코어 내 인생에도 블랙 유머라는 것이 존재하는 법.

하늘을 쳐다보며 '하하하하하하하' 시원하게 웃고 싶어지는 밤이다.

 

 

i****e 2020.05.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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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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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정확한 나이를 알려고 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내 또래 또는 살짝 동생뻘이다.  그래서 왠지 아는 동생이랑 집에서 식탁의자에 다리 하나 올리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오징어를 뜯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느낌? 26가지의 주제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언니 늦었는데 자고가’ 하는… 거실에 이불을 착착 펴주는.. 누워서 다시 또 수다산매경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내용보기

 

작가의 정확한 나이를 알려고 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다.

 

내 또래 또는 살짝 동생뻘이다.

 

그래서 왠지 아는 동생이랑 집에서 식탁의자에 다리 하나 올리고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고 오징어를 뜯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느낌?

26가지의 주제로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언니 늦었는데 자고가하는

거실에 이불을 착착 펴주는.. 누워서 다시 또 수다산매경.

 

방송작가라는 타이틀이 멋지다.

어떻게 일하는지 그들의 처우는 어떤지 궁금했다.

솔직히 화났다. 열악하다.

그녀도 솔직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덤덤하게 이야기하면서도

꽤나 서글펐겠다.

읽고 있으면 짠한 부분이 많아서 코가 시큰하다. 아마 같은 세대라서 그렇겠지..

나도 은근 무시당하고 대접 못 받던 이야기기가 꽤 있어서

옛날 생각이 나서 읽으면서 욕도 좀 했다.

그래도 우리 둘의 공통점은 씩씩당당. 작가의 뻔뻔하지만 당당한 모습도 좋다

가끔 쭈굴쭈굴한 모습도 귀엽다.

 

부모님에 대한 미안하고 애틋한 마음

지인에 대한 고마움, 위로

남편에 대한 사랑

평생의 영혼의 동반자(?) ‘스스스를 만난 이야기도 담담하게, 소소하게 말해준다.

좋겠다. 부럽다. 나만 혼자다.

 

소소하니 누워서 친구 또는 친한 동생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나만 힘든게 아니다. 우리 모두 힘들다.

월세, 전세 걱정하면서, 작지만 소박해도 좋을 내집장만의 꿈을 꾸며..

그럼에도 우리는 부모님, 주변 지인,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서

견뎌내고 단단해지고 해쳐나간다.

우린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다

 

YES마니아 : 로얄 m*********5 2020.05.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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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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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0 2020.05.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