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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곡의 유명한 곡으로만 나한테 알려진 김현철. 세대가 좀 안 맞아서 그런지 그의 음악 활동을 진지하고 진득하게 접해본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라디오를 좋아했던 80, 90년대 생이라면 그의 음악은 항상 인생 어느 부분을 스쳐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건데. 김현철 가수님이 <투둑투둑>으로 정말 오랜만에 돌아오셔서 반가운 마음에 2020년에 재발매된 베스트 음반(1996년에 베스트로 한 번 나와서 그 후의 히트곡들이 없는... 예전엔 기획사나 음반사에서 1, 2집 가수의 베스트 음반도 지들 맘대로 막 내고 그러던 횡포가 비일비재했)인데 반가운 마음에 비싸도 구매했다, 그렇게 음질이 좋다던 HQCD니까.
(1996년의 음반 표지)
들어보니 아주 음질은 끝장이다. 소리를 크게 틀었을 때 미세하게 아쉬운 부분이 없고 오히려 음반 마스터링으로 예전의 미숙한 녹음 상태가 부각되는 이런... -_- 가지고 있는 최고가의 이어폰과 음원 재생 시스템을 동원해서 들어보면 잘 느낄 수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는 담담한 보컬 + 영미 팝의 영향을 받은 세련된 멜로디 + 적절히 배치된 악기 세션 등"의 향연이다. 더 많이 듣고 싶은데 수록곡이 너무 적다ㅠㅠ 1번 트랙부터 그냥 명곡인데 1집 수록곡 <오랜만에>이다. 멜로디 라인이 89년에 나온 곡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세련되었다. 아니, 그냥 김현철 자체가 80년대 영미 팝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한국의 가요와는 결이 다른 세련된 멜로디를 쓰는 작곡가였다. 거기에 얹힌 미세한 떨림이 있는 미성. 어느새 기교와 고음으로 감동을 쥐어짜는 불후의 명곡류와는 아예 다른 세련되고 쿨함. '그냥 부른다'는 이런 느낌. 2 89년에 발표된 1집의 <춘천 가는 기차> ... 넘어간다. 영원한 청춘의 노래. 여기에 남자라면 <이등병의 편지>까지 플러스로. 03 역시 1집의 <동네> 힙합에서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수많은 곡들이 떠오르는 이 곡. 하지만 너무 건전하고도 교회 오빠 같은 가사. 도입부부터 믿을 수 없이 쿨한 연주가 시작되고 뒤를 잇는 보컬. 다시 들어도 명곡이다. 04 92년에 발표된 2집의 <그런대로>와 어둡고 작고 잔잔하게 깔리는 신스 연주와 후렴에서 치고 올라오는 반전에서 미친 세련미를 느낀다. 05. <까만 치마를 입고> 팝 사운드의 재즈 연주와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코러스. 바로 그냥 바에 가서 한 잔 하고 싶다. 06 <연습실에서>는 보다 재즈스러운 피아노 연주와 드럼이 나른한 분위기를 이끈다. 이 곡은 94년 <그대 안의 블루>의 OST에 재수록 된다. 07 94년 3집 <달의 몰락> "달이 진다"를 세 번이나 읊조리고 들어가는 신스 + 기타의 신이 재림한 듯한 도입부... 익숙한 것, 팔리던 것이나 하던 한국 가요판에 이런 곡이 등장하다니. 2023년에 다시 듣는데도 멋지다. 중간의 색소폰까지 크... 08 역시 3집의 <오늘 이 밤이> 브라스 이전에 마치 TOTO <Africa>같은 귀여운 리듬이 09 <그대안의 블루> 가요계에 선우정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런 충격이었을까. 이 신선함. 이소라의 비음은 낭만을 가득 머금고 있다. 동명의 영화 OST에 수록된 역사적인 듀엣곡. 10 <끝난건가요> 영화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에 수록된 또 명곡. 11 <눈싸움 하던 아이들(연주곡) / 야샤> 사실 김현철은 <달의 몰락> 후에도 95년 4집에 수록된 <왜 그래>, 96년 5집에 수록된 <일생을>, 98년 6집 <거짓말도 보여>, 99년 7집 <연애>까지 꾸준한 히트곡을 내고 있었기에 이 베스트 음반을 듣고 나니 그의 초기 음반들이 LP로 재발매되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제대로 된 베스트 음반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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