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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 와서는 존칭으로 ‘댁’자를 붙여 준다고는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아무래도 ‘매촌댁 늙은이’하면 의례히 ‘더럽고 불쌍하고 남의 일 해주는 거지보다 더 가난한 늙은이다’하는 멸시의 대명사로 여기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요즈음에 와서는 ‘매촌댁 늙은이’라고 ‘댁’자를 쑥 빼고 부르는 사람도 있어졌다. 그래도 늙은이는 그것을 노엽게 생각할 만한 양반에 대한 애착심이 낡아빠져서 아무런 생각도 느끼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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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극심한 가난 속에서 살아가는 매촌댁 늙은이의 삶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친정이 양반 행세하는 집안이었다는 매촌댁은 늘그막에 이르기까지도 변변치 못한 두 아들 때문에 곤궁한 생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그의 큰아들은 돼지라는 별명을 들을 만큼 욕심 사나운 술꾼이요, 본래 성실하던 작은아들마저 우연히 도박판에서 돈을 모두 날린 후 노름꾼의 길에 빠져들고 만다. 생활을 전혀 돌보지 않는 두 아들 때문에 매촌댁 늙은이의 삶은 더욱 고될 뿐이다. 엇비슷하게 해산일을 앞둔 며느리들을 두고도 아무 대비가 없는 두 아들을 대신하여 매촌댁 늙은이는 산후 구완에 쓸 음식거리를 구걸해 오고, 아들들에게 그것을 어떻게 나누어 줄 것인가를 두고 갈등을 느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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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책다름에서 출간된 백신애작가의 적빈(근현대한국문학읽기93)를 읽고작성한 리뷰입니다. 본 리뷰는 작품의 내용을 담고있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읽으실 때 주의하시길 부탁드려요 백신애 작가의 적빈 적빈이란 붉은 콩이죠 강낭콩, 팥 등이 이에 해당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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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대단한 작가인 백신애 작가의 적빈 적빈은 그의 대표작중 하나로 힘든 시기 조선인들의 삶의 이야기를 작가의 시선으로 그리고 단편이지만 그 짧은 단편속에서 삶의 고단함이 그리고 그런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보여지는 그런 그의 이야기들이 참 인상적이다 대단한 작가임에도 결국 그 시대에 살아남기에는 너무 천재였다는 생각도 드는 작가이다 아까운 작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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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는 자기도 침을 삼키며 찬장에서 먹던 김치찌개를 더 내어주었다. 늙은이는 지금까지 먹으라고 주는 것을 사양해 본 적이 없는 판이라 주는 김치도 넙적 받아 국물부터 후루룩 삼켜 보는 것이었다. 그의 몸뚱이는 곯아 비틀어졌어도 오직 그의 창자만은 무쇠같이 억세고 든든하였던 것이다. 지금까지 배앓이를 해 본 적이 없는 그이었다. 그 날은 이것저것 거들어 주고 저녁까지 얻어먹고 돌아 나올 때 마누라는 늙은이의 치마자락에 보리 두어 되를 부어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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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이와 며느리는 태산같이 믿었던 매촌이가 그 모양이 되고 오직 하나 희망이었던 제 농사 짓는다는 것도 꿈으로 돌아간 후 죽지도 살지도 못할 판에 끼여 한결같이 남의 집에 다니며 입만은 살아갔다. 일 년 열두달 남의 솥에 익혀 낸 것만 얻어먹는 그들이라 비록 일은 해주고 먹는 것이라 해도 동리 사람들은 공밥을 먹이는 것같이 그들을 천대하는 것이다. 늙은이에게서 ‘매촌댁’의 ‘댁’자를 쑥 빼고 ‘매촌댁 늙은이’로 붙이게 된 것도 이때부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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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 가난 속에서 사람의 존귀함마저 잃은 채 악착같이 살아내는 한 늙은 여자 이야기이다. 근대라는 시대를 살아갔던 여성 작가 백신애는 이런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를 써야 했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백신애 작가는 사실 영천의 한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나, 이런 문제 제기를 안고 글을 쓰기까지는 후천적인 삶의 경험이 배경이 되었을 것이라 추정된다. 그는 매촌네 늙은이라고 아무렇게나 불리는 한 늙은 여자의 이야기를 사뭇 냉정한 시선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아무런 희망없이 살아가는 그 시대 하층민 여자의 삶에서, 그는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을 거란 짐작을 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