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책들에서 출간된 움비르토 에코 작가님의 장미의 이름 (상) 권을 읽고 나서 쓰는 리뷰입니다. 이 책이 유명한 건 알고 있었는데 집에 종이책도 있으나 이북으로 보면 더 읽기 편할 것 같아서 구입했네요.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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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 (상권)을 읽고
'장미의 이름'이라는 제목이 예쁘고 궁금증을 일으켜서 읽게 된 책인데, 이렇게 묵직하고 깊이 있는 내용의 책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상권 한 권만 읽는 데도 매우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대단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궁금한 것은 살인 사건이 일어난 이유, 살인범이 누구인가 하는 것인데, 아무리 읽어도 그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고, 중세시대 기독교 교리논쟁이난 수도원들 간의 세력 다툼과 관련된 기나긴 설명들이 대부분이었다. 신학이나 철학의 바탕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이 있었다. 살인 사건과 직접 관련된 이야기나 하면 될 것이지 왜 이렇게 쓸데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늘어놓는 것일까? 작가가 윌리엄 수도사를 통해 자신의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약간 불만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장서관을 둘러싼 살인 사건의 형체가 점점 잡혀 가면서 나의 불만도 어느새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살인 사건의 전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윌리엄 수도사의 그런 지루한 설명들이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윌리엄 수도사의 설명을 따라 가다 보면, 당시 사람들이 추구했던 진리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진리를 사수하는 최일선에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학문과 신앙을 주도하고 그 아성을 허물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발버둥치던 수도원의 몸부림이 느껴졌다. ‘엄숙, 경건, 엄격’! 그것만이 참다운 진리의 모습이고 그것을 고수하기 위해 수도원이 세상을 향해 철문을 닫아 건 모습이 안타깝게 여겨졌다. 그리고 이러한 수도원의 모습이 살인 사건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을지 궁금함을 느끼며 이야기 속에 한 창 빠져들게 되었다. 그 무렵 상권이 끝났다. 이 정도되면 하권을 안 읽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살인범은 누구일까 하는 궁금함보다 더 나를 나를 궁금하게 만든 것은 도대체 제목의 의미가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상권을 읽어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권까지 읽으면 알 수 있겠지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상권을 읽었다. 아무튼 윌리엄 수도사의 해박한 지식과 놀리운 추리력에 감탄하며, 그의 행적을 따라갔다. 그정도의 실력이라면 수도원에서 벌어지는 살인의 내막을 곧 밝혀 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계속 따라 갔다. 하지만 그렇게 똑똑한 윌리엄 수도사도 좀처럼 살인범을 밝혀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답답하고 긴장되기도 했다. 상권을 다 읽었는데도 범인이 밝혀지지 않으니 도대체 윌리엄 수도사같이 뛰어난 추리력은 언제 빛을 발하는 것일까? 그래도 상권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생각하게 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윌리엄 수도사의 뛰어난 추리의 출발점은 항상 구체적인 단서 즉 자연이라는 것, 그 자연이 곧 기호라는 것, 우리는 작은 난쟁이이지만 거인의 무등을 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함이 주는 아름다움이다. 각각에 대해 짧게 살펴 보겠다.
1. 자연이라는 기호 주인공 아드소는 윌리엄 수도사가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을 읽어보는 법에 정통한 사람이라고 했다. 윌리엄 수도사는 세상을 책, 그림, 거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물의 본질을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친다. ‘세상이 위대한 책을 통해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사물의 정황을 유심히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 속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위해서는 관찰과 사고가 필요한 것 같다. 그는 기호라는 개별적인 단서를 통해 보편 개념을 이해한다. 수도원에 도착했을 때 말의 발자국과 같은 개별적인 단서들을 통해 여러 가지 정황들을 추론해내는 모습을 보며, 세상이라는 단서, 기호들을 통해 진리에 이르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윌리엄 수도사는 이렇게 말한다. ‘보편 개념으로서의 말에 대한 내 지식은 유일무이한 그 발자국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내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말을 상상하면서 이용한 것이 바로 순수 기호라는 것이다. 눈 위에 찍힌 발자국과 남은 흔적은 <말>이라고 이라고 하는 동물을 나타내는 기호였다’ 세상에 대한 책으로서의 자연! 디지털과 사이버 세상 속에 재현된 세상에 익숙해진 오늘날의 우리에게 일침을 가하는 내용인 것 같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기호를 더 성실하게 관찰하고 그 의미를 탐구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대상의 본질은 아니다. 대상의 본질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단서, 즉 기호만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그기호를 읽어냄으로써 우리는 그 대상의 본질을 짐작하고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호를 통해 읽어낸 것은 그 대상의 본질과 일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dfl는 우리가 읽어낸 기호에 대해 겸손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해석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설령 나와 다른 해석일지라도 말이다.
2.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 ‘우리들은 난쟁이들입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세요. 우리는 난쟁이는 난쟁이이되, 거인의 무등을 탄 난쟁이입니다. 우리는 작지만 그래도 때로는 거인들보다 더 먼 곳을 내다보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난쟁이라는 것, 하지만 과거의 것들을 토대로 우리는 과거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볼 수 있고, 과거보다 다 좀더 멀리 볼 수 있다. 윌리엄 수도사는 베이컨을 자신의 스승으로 존중하고 있다. 그는 앞 선 세대의 지적 거인들을 올라타고 있기에 비록 난쟁이지만 앞 선 세대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인류의 발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결코 우리는 혼자가 아닌 것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해온 지적 유산 위에 발을 딛고 섰는 것이기에 맨 땅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실패의 산물이라면 그것을 거울 삼으면 되고, 그것이 성공의 산물이라면 그것을 더 다듬고 키우면 되는 것이다. 내가 혼자 시작한다는 오만,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착각, 나만이 해낼 것이라는 독선! 이런 것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고,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용기와 힘을 주는 표현인 것 같다.
3. 통일 속의 다양함이 갖는 아름다움 ‘우주라고 하는 것이 아름다운 까닭은 다양한 가운데에도 통일된 하나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통일된 가운데서도 다양하기 때문일 수도 있는 것’ ‘모든 것을 구속할 수는 없는 법이다. 강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흐르는 것이다. 제 흐를 길을 제대로 알 수만 있다면 이로써 제대로 흐를 수만 있다면 물의 일부를 잃은들 어떠랴.’ 강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흐르는 것이고 닿을 곳에 제대로 닿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진리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에 닿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고,어떤 것이 더 옳고 그르다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통일된 속에 존재하는 다양함! 그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 인류의 지식의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장서관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수도원장! 학문을 주도하고 세상의 진리를 사수하는 상아탑과 같은 수도원은 다양함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오랜 시간 지켜온 자신들의 권위는 무너져 버리기 때문이다. 엄격함과 비밀, 신비 속에 존재해야만 지켜질 수 있었던 그들의 권위! 수도원 안에서 이어지는 연쇄 살인의 원인도 바로 그것에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직 살인범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격변기 속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려 발버둥치는 수도원의 모습이 안쓰럽기만 하다. 상권을 다 읽은 지금 눈 앞에 보여지는 하권의 분량 역시 만만치 않다. 과연 저것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이넣게 긴 호흡의 글을 읽어본 지도 참 오래되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숨이 가쁘고 어지럼도 느껴진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났을 때의 성취감과 보람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살인 사건의 전말과 범인이 너무 궁금하다. 그래서 걱정 반, 기대 반, 호기심 반의 마음을 가지고 하권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
| 만과를 알리는 종소리에 수도사들은 서안에서 일어날 준비를 서둘렀다. 베렝가리오는 교회 수랑문을 나와 본관 쪽으로 가려는지 묘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윌리엄 수도사는 틈날 때마다 비록 자기가 종교 재판과 이단 심판의 조사관으로 았었지만 고문만은 되도록 피하는 주의였다는 말을 하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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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음울하고 지적인 미스터리 소설이다. 윌리엄과 아드소의 날카로운 추리와 철학적 대화가 인상 깊다.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 신앙과 지식, 권력의 긴장 관계가 촘촘하게 그려져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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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박경서 작가의 <명작을 읽는 기술> 리뷰입니다. 좋은 작품들을 읽으려고 매번 노력하는데 시간을 내서 읽는 것도 힘들지만 열심히 읽고 나서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될 때가 있어서 슬펐거든요ㅠㅠ 그래서 제목이 끌려서 구매했습니다 잘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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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작가의 장미의 이름 상권 리뷰입니다. 너무 유명한 고전 추리소설의 명작이어서 항상 나중에 꼭 읽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예사에서 대여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이북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의 모든 인문학적 소양이 집대성된 이 책은 현대인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 어릴 때 집안 책장에 꽂혀 있어서 읽어 보려고 시도했다가 몇 차례 실패했던 책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식구들 중에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도 없는데 어떻게 흘러 들어왔는지 모를 일이다. 아마 베스트셀러라서였겠지만. 오래 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 보고 말았는데, 최근에 읽은 루이즈 페니의 소설에 수도원 이야기가 나와서 장미의 이름이 떠올랐다. 어려울 것 같았는데 역시나 중세의 종교와 역사에 대한 논쟁이 미스터리보다 크게 다뤄져서 따라가기 어렵다. 웃음에 대한 논쟁을 보면 그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속 몇몇 장면이 떠올라서 자체 스포일러가 될까봐 걱정했는데, 특이하게도 챕터가 바뀌면 앞으로 나올 장면을 미리 요약해서 알려준다. 책 속에서 언급되는 책 중에 사람이 당나귀로 변하는 이야기는 '황금 당나귀'를 말하는 것 같다. 다행히 먼저 읽어본 터라 아는 게 나오니 반가울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