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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책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대해 다룬 책이다. 필자가 이와 관련하여 관심이 조금 있어 시중에 나온 관련 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책들은 대체로 비전공자들이 써서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실제 이러한 유적들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사실상 자신의 여행담을 담은 에세이류들이 많았다. 외국의 전공자가 쓴 책을 번역한 것도 시중에 나와 있으나, 그러한 것들은 해당 유적에 대해 백과사전식 서술에 불과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은 그러한 책들과는 조금 차별성이 보인다. 먼저 앞서 이야기하였던 비전공자가 쓴 책이 아니라 고고학 전공자가 쓴 책이다. 따라서 비전공자들이 전문성 없이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확실한 레퍼런스가 있는 근거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백과사전식 서술과는 달리 이러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와 관련한 역사적 배경 지식들을 상세히 전달해주고 있어 이러한 유산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의례 이러한 역사적 배경 지식을 다루는 파트는 지루하여 책을 덮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그러한 것들을 버티지 못하고, 덮었던 책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내용들을 쉽고 친숙한 문체로 전달하고 있어 지루함을 느낄 세도 없이 술술 쉽게 넘어간다. 저자가 그러한 것에 얼마나 세심하게 신경을 썼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필자가 한국 외에 관련한 역사적 배경지식이 거의 없음에도 읽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책의 서문에 의하면 현재는 1권만 나와있는 상태이며, 책의 뒷날개를 보면 앞으로 ‘2권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남아시아·중동편’, ‘3권 이집트·지중해·내륙유럽편’, ‘4권 아프리카·중남미·남미편’을 해서 총 3권을 더 낼 예정이라고 되어 있다.
본 책 1권은 우리와 가장 친숙한 동아시아 3국인 한국, 중국, 일본을 다루고 있으며, 이에 더해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이라는 주제와 걸맞게 이를 맨 앞에 배치하여 그 개념과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한국은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경주 및 백제의 역사문화지구’를 중국은 만리장성과 함께 독특하게 북한의 고구려문화유산과 티베트의 라싸와 포탈라 궁을, 일본 역시 나라와 히메지성과 함께 오키나와의 문화유산을 배치하고 있다.
대개 세계문화유산을 나라별로 배치하는 경우 중국은 대개 한족과 관련한 문화유산만을, 일본은 일본열도 내의 문화유산만을 다룬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좋은 배치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이러한 소수민족(?)들도 한때는 주변국들을 위협할 정도로 잘 나갔던 국가들로서 그 위상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러한 문화유산을 통해 현대의 아픈 역사까지 보여줌으로써 저자의 이들 나라에 대한 연민과 같은 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처음에는 북한의 고구려 문화유산을 동북공정과 같은 중국의 역사왜곡이 진행 중인 이 시점에 왜 이러한 배치를 택하였을까 의문을 표하였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면서 왜 이러한 배치를 하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고구려라는 나라는 누구나 알 듯이 지금의 중국 동북지방에서 시작하여 후에 북한까지 영역을 확장한 국가이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잘 아는 광개토왕릉비나 장군총 같은 것은 중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사신도로 유명한 강서대묘와 같은 것은 북한의 문화유산으로 각각 따로 등재되어있다. 이것이 한국의 역사를 다룬 책이었으면 둘을 분리해서 배치해도 문제가 없으나, 세계 문화유산을 다루는 책이기 때문에 북한의 고구려 문화유산을 한국에 배치하게 된다면 불가피하게 중국 측에서 등재한 고구려 유산은 다룰 수 없기 때문에 반쪽 짜리 유산 밖게 될 수 없다. 또한 역사적 서술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밖게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배경 하에 그러한 배치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것은 최근에 저작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에 등재된 ‘한국의 산사’라거나 ‘한국의 서원’과 관련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은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물론 하회마을, 창덕궁 등 과거에 등재되었던 일부 세계문화유산들도 전혀 다루고 있지는 않으나, 이러한 것들은 이미 오래전에 등재되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잘 아는 것들이지만, 최근에 등재된 것들은 우리가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책을 굉장히 재밌게 읽어 다음 책들도 얼른 출간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