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올리비아 가잘레는 파리 시앙스 포(Sciences Po)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철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 매주 화요일마다 일반 대중들에게 열리는 철학 컨퍼런스, ‘철학하는 화요일’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모교인 시앙스 포에서 정치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 대중 잡지 《필로조피 매거진(Philosophie Magazine)》에서 철학의 대중화를 위해 일하는 등 사람들이 철학에 쉽게 접근하도록 돕고 있다. 김주경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프랑스 리용 2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좋은 책들을 소개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레 미제라블』『작은 사건들』『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1,2,3』『집시』『토비 롤네스』『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들』『80일간의 세계일주』『세계의 비참』『흙과 재』『성경』『교황의 역사』『인간의 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신과 인간들』『바다아이』『흉터』『인생이란 그런 거야』『토비 롤네스』 외 다수가 있다.
영화,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는 '사랑'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남녀간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처럼 일반적인 사랑은 물론이고 그외 다른 다양한 관계의 사랑이 표현되고 있다. 돈과 권력이 난무하는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도 이 '사랑'이라는 것은 반드시 나타난다. 도대체 그 사랑이라는 것이 뭐길래.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일까. 삶과 인생을 말하는 철학자들은 과연 사랑을 무엇이라고 말할까.
이 책은 크게 '1부 사랑을 말하다'와 '2부 사랑을 배우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 철학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내용들이 인용되어 있다. 철학자들의 이야기인만큼 쉽게 읽어내려가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출처: 교보문고)
:: 1부 - 사랑을 말하다 1부 '사랑을 말하다'는 유혹, 욕망, 금욕, 결혼, 이혼, 쾌락, 사랑, 섹스 등 사랑과 관련된 8가지 주제에 대해 다룬다. 각 주제마다 부제가 달려 있어서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노골적인 내용도 다루고 있지만 전혀 외설스럽지 않다.
유혹 :: 사람을 조종하는 사랑의 묘약
:: 2부 - 사랑을 배우다 2부 '사랑을 배우다'는 5개의 사랑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 누군가의 상담을 다룬 것은 아니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서, 또 헤어지면서 한번 쯤 생각해봤을 만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대한 상당히 심오한 답을 제시한다. 1부의 랑에 대한 주제별 접근 방식과는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질문1 :: 사랑하는 상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일까? 놓치기 아쉬운 문장들
"모든 열정은 겉으로는 숭고해 보여도, 그 뿌리는 성적 본능에 있다." _p.21
"성관계가 없는 사랑은 별 볼일 없는 것이다. 사랑 없는 성관계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것이다." _p.
"남자들은 언제나 여자의 첫사랑이 되길 원한다. 여기에 그들의 어설픈 자만심이 있다. 반면 여자들은 좀 더 확실한 본능을 갖고 있다.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한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 되는 것이다." _p.182
"우리는 조건의 법칙을 조용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린 늙고, 쇠약해지고, 질병에 걸리는 존재들이다." _p.228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기 때문이다." _p.264
"죽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력들이나, 지금이나 미래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나로부터 당신을, 혹은 당신으로부터 나를 갈라놓을 수 없소." _p.268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결국에는 싫증이 나는 법이다." _p.332
"사랑의 본질은 영원토록 사랑하길 바라는 것이지만, 사랑의 실상은 한동안만 사랑하는 것이다." _p.332
"우리가 사랑하길 멈출 때, 사랑했던 사람은 이전과 똑같은 사람이건만, 우리에겐 그가 더 이상 똑같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불가사의한 매력의 베일이 벗겨졌고, 그래서 사랑은 사라져 버렸다." _p.334
"많은 경우에 우리는 헤어지는 날이 와야만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_p.337
우리는 행동을 약속할 수는 있지만, 감정은 약속할 수 없다. 감정은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_p.396
(출처: 교보문고)
마치며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런 내가 미워질만큼 ……"
지금의 아내와 사정에 의해 헤어졌을 때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렇게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젋은 시절의 내게 노래 속 사랑의 고백은 모두 다 나를 위한 것 같았고 슬픈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은 마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처럼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살면서 많이 들어왔지만 철학자들이 이렇게 많이 언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사랑의 대한 새로운 시각을 깨닫게 된 점은 이 책을 통한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철학적으로' 사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나이가 있다보니 지극히 '현실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아니, 어쩌면 이미 내 안에 '사랑'이라는 단어는 가슴 설레임과 두근거림은 다 빠져버린, 마치 김빠진 콜라와도 같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사랑, 그리고 이전에 절대 경험할 수 없었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내 안에 키워나가고 있다.
전화기를 6시간 동안 붙잡고 연인에게 주문처럼 외우던 "사랑해"라는 고백은 이제 아이들의 귀에만 들리게 되었으며 아내로부터는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게 되었다. 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서글픈 사랑의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사랑'이라는 핑계로 다른 그 누군가의 사랑을 갈망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많은 현대인들의 가슴을 울리고 깊은 깨달음을 전해주는 철학자들의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단순한 경험으로서의 사랑이 아닌 철학적 지식적 사랑의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단어를 나를 위해 사용할 수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그 어떤 사랑을 맛볼 수 있게 해주리라는 기대감마저 든다.
굳이 밑줄을 긋지 않아도 된다. 좋은 문구를 외울 필요도 없다. 그냥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내 심장 속에 '사랑'을 심어주면 된다. 책 표지에서 받은 유쾌하고 경쾌할 것이라는 느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이슬비를 맞으며 조금씩 젖어가는 옷처럼 사랑이 조금씩 내 안에 스며들게 하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늘 느끼는 부분이지만 다시한번 이 책을 통해 책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출처: 교보문고)
calamis
|
|
사랑해. 사랑한다는 말은 아이에게, 연인에게, 배우자에게 듣고 싶고, 또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이 사랑이라는 녀석의 정체는 대체 뭘까?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다른 감정과는 달리 참 묘한 녀석이다. 왜, 무엇 때문에 특정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는 걸까? 그런데 사랑한다는 말에 '철학적으로'를 붙이니 전혀 다른 느낌이다. 따스한 느낌이 아니라 딱딱한 느낌. 책의 표지는 사랑스러운 핫핑크인데 여기에 신사가 떠오르는 중절모와 콧수염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꽤 미묘하다.
프랑스에서 철학을 가르치면서 철학 대중 잡지에 글을 쓰고 있는 올리비아 가잘레. 그가 사랑을 철학적으로 해부한 것이 바로 이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이다.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1부는 사랑의 속성에 대해서, 2부는 사랑에 대한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들에 대해 말해 준다.
오늘날 신경 생물학자들은 사랑이란 생식이라는 목표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종의 특성을 발휘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도파민, 옥시토신,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화학적 구조가 바로 우리가 느끼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사랑이라는 감정에 관한 환상이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런데 이런 견해는 과학자들이 증명해내기 한참 전에 나왔던 사랑에 대한 쇼펜하우어의 견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사랑이란 우리에게 생식을 유도하기 위해 자연이 쳐 둔 덫이라고. 각자의 자유를 버리고, 자신들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데 동의하여 불완전하고 한계가 있는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이제까지의 삶 속에서 그들이 느껴보지 못했던 행복(사랑) 때문이라고 말이다.
사랑의 속성에 관해 다루고 있는 1부의 내용은 철학적이기도 하고, 남성 우월주의적인 관점에서 여성을 열등한 성으로 본 내용이 많아 좀 거북한 느낌도 있었다. 루소는 『에밀』에서 여자들이 받는 교육은 반드시 남자들과 관계된 것이어야 한다고, 남자를 기쁘게 하고 유익하게 하고 나이 든 남자들을 돌보는 이런 것들이 언제나 여자들이 해야 할 의무라고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날은 정말 여권 신장이 많이 된 거구나. 하긴... 여성을 자주적인 주체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 20세기 후반부터라고 하니까.
2부에서는 사랑하는 상대를 우리가 결정하는지, 왜 사랑은 고통스러운가에 대해 다루어 좀 더 읽기가 편했다. 사랑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식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왜 그럴까? 여기에 대해 스탕달의 결정 작용이 등장한다. 사랑에 빠진 상태는 본래의 존재를 절대적인 비현실의 이상화시키는 상상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데, 결정 작용은 사랑하는 대상이 새로운 장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즉, 상대를 미화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이 현실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식을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또 다른 철학자 앙드레 고르나 자크 마리탱은 백발이 되어도 아내를 갈망하였다고 하니 극히 드물게는 식지 않는 사랑도 있나 보다.
사랑에 관해 다룬 책을 많이 읽는다 한들 형태가 없는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를 붙잡을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엔 철학적으로 고찰한 사랑은 과연 어떨까 싶었는데, 사랑이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새삼 느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든가 루소의 『에밀』이라든가 책에서 인용된 책을 언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
새롭고 색다른 컨셉의 책이네요~ 으례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딱딱하고 사상을 주로 담아낸 책들뿐이었는데, 이 책도 물론 철학이라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사랑에 대한 철학자들의 생각들을 많이 훔쳐볼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아요. 사랑이란 주제는 영원한 소재인듯 싶네요. 이 책 괜찮네요^^
|
|
冊 이야기 2014-230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올리비아 가잘레 / RSG(레디셋고) 1. 사랑에 빠진다(fall in love)는 것은 무슨 뜻인가? 사랑이 달콤하기만 한가?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어떤 시튜에이션인가? 결혼은 왜 하는가? 사랑이라는 주제는 남자와 여자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가 2. 위의 질문들은 어쩌면 사랑에 관한 영원한 숙제이리라. 위의 질문들 외에도 수없이 많은 의문점들에 대해 철학, 문학, 종교, 역사, 사회학, 심리학, 생물학 등 모든 분야의 시각으로 답을 풀어나간다. 3. 문제풀이를 위해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키에르케고르, 스탕달, 프루스트, 쿤데라, 프로이트 등 각 분야에서 나름 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들이 초대되었다. 4.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된다. ‘사랑을 말하다’ ‘사랑을 배우다’ 등이다. 사랑을 말하기 위해 여러 이슈들이 등장한다. 유혹, 욕망, 금욕, 결혼, 이혼, 쾌락, 사랑, 섹스 등이다. 사랑을 말하기 위해선 질문이 필요하다. 사랑하는 상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일까? 왜 우리는 사랑에 열광할까? 왜 사랑은 고통스러울까? 사랑이 식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할 수 있을까 5. 사랑은 야누스다. 기쁨과 희열, 슬픔과 절망이 함께한다. 사랑에 대한 인식과 정의는 동, 서양에서 극명한 대립을 보였다. 인도나 중국이 감상주의, 부부관계, 죄책감 등에 초연한 에로틱 예술을 탄생시킨 시기에 유럽은 일부일처제를 확립하고, 죄의 개념을 만들어내며 부부간의 사랑을 근본으로 삼았다. 6. 이 책이 기반을 두고 있는 서유럽의 전통을 보면, 에로스의 문제에 관해 모든 시대가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질서와 이성의 일치’라는 식의 논리에 사로잡혀 있던 유럽의 이성론은 사랑과 성 본능에 대한 상대적이고 모호한 개념들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개념들을 확실하게 체계화하고, 정의(定義)하는 것에 집착했다. 그리고 그 결과, 사랑의 학설이라는 것들이 탄생한다. 7. 남녀 간 사랑에 관한 견해 중 오스카 와일드의 말이 갑이다. “남자들은 언제나 여자의 첫사랑이 되길 원한다. 여기에 그들의 어설픈 자만심이 있다. 반면 여자들은 좀 더 확실한 본능을 갖고 있다. 여자들이 바라는 것은 한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 되는 것이다.” 8. 여성을 열등한 성이 아닌 제2의 성으로 생각하기 시작하고, 여자들이 직업을 가지며, 결혼과 모성을 부인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인 것은 20세기 후반부터다. 이 점에서 여성 철학자 시몬 드 보부아르는 여자들이 남성 위주의 문화에 의해 남자에게 복종하도록 만들어져 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제2의 성》의 〈사랑하는 여자〉라는 장에서 자발적 노예 상태에 대한 심리를 분석했다. 9. 사랑이 식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까? 클레망 로세가 리얼하게 표현했다. “사랑의 본질은 영원토록 사랑하길 바라는 것이지만, 사랑의 실상은 한동안만 사랑하는 것이다.” 10. 여러 철학자들이 그려준 ‘사랑’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일까? 나는 이를 ‘신성(神性)’이라고 본다. 사랑은 나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 안에서 몸과 마음을 잘 지탱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마음속 사랑에 대한 태도와 정의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너 죽고 나 살자의 사랑이 아닌 상대방을 살리고 나도 사는 사랑을 해야 한다. 현존하는 대상의 무한과 영원, 부재까지 사랑하고, 유한과 죽음까지 사랑하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하늘로 가는 문을 열어주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너무 어렵다. 심플하게 가본다. ‘끝까지 잘 가는 사랑’을 만나는 것이 이 땅에 사는 동안 큰 축복이다.
|
|
우리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이란 개념을 조금은 딱딱해보이는 철학이란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물론 난 이 말들을 거부한다. 난 '철학'이라는 단어가 단어의 느낌이 딱딱해서 늘 어렵고 불편한 학문이라는 오해를 받는 다는 말을 여러 번 한적이 있다. 여전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이번 책부터는 제목부터가 왠지 색다른 느낌이라 흥미로웠다. <철학적으로 널 사랑해> 라니, 철학적으로 사랑한다니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다. 책을 보는 내내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사랑에 대해서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저자의 태도였다. 과함도 부족함도 없이 사랑에 대해서 소소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사랑을 구성하는 몇 가지 단어들을 주제로 잡아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인 2부에서는 사랑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가지고 그것에 대해 대화하듯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1부에서 이야기 된 사랑의 단어들은 유혹, 욕망, 금욕, 결혼, 이혼, 쾌락, 사랑, 섹스 로 이루어져있다. 이 단어들은 늘 사랑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단어들이다. 그러한 주제들에 대해 유명한 많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말하는 이 책은 철학 분야를 사랑하는 나에겐 '스릉흔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책이다. 그 많은 사상가들이 그렇게 많이 사랑에 대해 언급했지만 왜 결국 결말을 낼 수 없었을까? 내가 보았을 때 철학이란 학문자체가 그런 것 같다. 사람사는 일이라 결코 확실한 답을 낼 수가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자꾸 답을 알고 싶어하고 지금 괴롭고 속상한 이유를 찾고 싶어한다. 어찌하랴 사람과 사람이 만나 마음을 나누고, 서로 다른 이들이 섞이기 위해선 고통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을. 누군가를 그의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은 과연 그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왜냐하면 그 대상이 천연두에 걸려 목숨은 건졌으나 미모를 잃는다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람들이 나의 판단력과 기억력 때문에 나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들은 정말로 나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
내 자신은 죽지 않고 살아 있어도, 이런 나의 장점들은 어느 순간에 사라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272p
대체 타인을 왜 사랑하게 되고 사람들의 사랑의 형태는 왜 가지각색인 것일까? 누구나 한번 쯤 타인의 사랑이 더 손쉽고 순탄한 것처럼 느낀 적이 있지 않을까? 내 사랑이 더 고통스럽고 더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는가? 사랑 역시 나의 감정이 주축이 되는 행위 그 자체이기에 늘 타인과 비교하고 내 감정에 휩싸여 오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랑없는 세상은 없다. 적어도 내가 알기로 사랑없는 시절은 없었고 그 형태가 어떻든 인간이 있을 때 사랑은 있었다. 그렇지만 사랑은 감정이기에 앞서 언급했듯이 실수하고 잘못 판단하여 오해하고 미움이라는 정 반대되는 감정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사랑이란 감정을 잘 받아들이기 위해선 그러한 사랑의 가장 큰 맹점(盲點)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랑은 언젠가는 식는다. 사랑이 처음보다 많이 식었다고 해서 그 사랑이 없어지고 그들이 헤어지게 되는가? 그것은 또 아니다. 사랑에도 주기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식지않은 사랑을 하는 이들도 있다. 적어도 내 생각엔 "그들은 '식은 사랑'을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받아들여서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는가?" 싶다. 이 책에선 몇권의 책의 구절을 인용하기도 하는데 일단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이 있었다. 이 책은 루소가 각 연령에 맞는 교육과정에 대해 쓴 책으로 기억하는데 초반부의 내용도 좋았고 나름 자신의 의견을 잘 내 놓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남정중심의 내용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당시 시대상이 그랬으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인용했는데 이 책은 역시 명불허전.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면, 나의 감정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 생각해 보려면 무조건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하고 있기에 꽤나 좋았다. 표지나 제목을 볼 땐 꽤나 쓱쓱 읽어나갈 것 같은 책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어떤 부분에선 책장을 넘기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남들 다하는 사랑을 나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좋은 책 사랑스러운 책이다.
|
|
철학적으로 풀어낸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풀어낸 사랑 이야기였다. 어느 정도의 사유를 필요로 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이야기는 했는데...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부터 기독교에까지 넘어가는 내용, 미신적이고 또 이단적인 개념의 에로스에서부터 절정과 일부일처제가 지니는 사회적 또 종교적인 의미에 대해 굉장히 심도깊게 - 원했던 것 이상으로 - 다루고 있었다. 사랑이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이 세상의 중심, 그리고 삶의 목적이 되어버린 과정을 철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특히 결혼과 사랑이라는 것의 연관성이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접하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이 결혼을 정당화시켜 주는 유일한 것이 된 이상, 사랑이 사라졌을 경우에 결혼의 의미를 약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121p 과연 사랑으로 결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 특히 불끓는 사랑 같은 것을 이유로 결혼을 해야하냐는 말이지. 이 사람과 하나가 되고 싶다 - 얼마전 결혼식에 갔는데 주례를 보시는 분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식겁했음 -는 마음보다는 나의 인생을 그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나와 그 사람의 인생을 더 좋게 만들어 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 물론 경제적으로 풍요롭게라는 의미랑은 좀 다르지. 경제적은 풍요는 혼자 내가 만들어가도 되는 거고, 내가 그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달까. 그게 결국 사랑인건가?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이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서.. 어쨌든 이 책은 정말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든다. 사랑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생각해야 하는 거야? 싶으면서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사랑이라는 것을 철학적으로 마주해보면서 자기 자신과 또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도 ‘사랑’을 키우는 것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헉... 써놓고 올리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거 예스24에서 서평단으로 받았던 책인데... 이제 더 이상 예스24에서 서평단이되어 책을 받아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책 잘 받아서 읽었으니 이제라도 서평을 올려야지! |
|
내 취향을 간파하는 제목으로 현혹하고, 말랑말랑 표지 디자인으로 내용도 말랑말랑하리라는 기대를 한껏 주고는, 20분의 19 분량까지 날 절망시킨 책이다. 말하자면, 나는 겉멋으로 “사랑 그까이 거 영원하겄어?”라는 말을 종종하지만 ‘사랑’이라는 대단히 추상적인 감정이 내심으로는 영원, 절대, 무제한 같은 더더욱 추상적인 단어로 수식되어, 종국에서 대단히 피부에 와 닿는 논리로 설명되는 책이기를 바랐던 것이다. 초반부터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수많은 추잡하고 슬프고 비열한 배신행위들이 사실은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화학적, 생물학적, 철학적으로 해부해 대면서 심심하면 사르트르와 보부아르를 끌어 댄다. 그러고는 고작 말미에 20분의 1 정도의 분량을 할애해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룬 사람들의 예를 든다. 가령 늙고 병든 아내를 지극 정성으로 간호하다가 아내가 죽은 날 자살한, [D에게 보낸 편지]의 저자 앙드레 고르가 대표적 예다. 나는 갑자기 이 책이, 저자 인용에 의하면 ‘형이상학적 이식’(p.354)을 실현한 극히 드문 예들을 들어 가며 “그래도 사랑이란 진실한 것이고, 완벽한 것이고, 영원한 것이고, 좋은 것이여”로 결론 맺은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너무 대충 읽어서 잘못 파악한 게 아니라면 이런 결론은 너무 억지스럽달까. 차라리 처음 논지를 유지하며 앙드레 고르를 본인의 논지로 해부했더라면 설득력 있었겠다. 더욱이 이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수많은 예와 논지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나열들 아닌가. 읽는 재미가 전혀 없다고는 못하겠으나 상큼한 제목과 표지가 안겨 주는 기대에는 발끝에도 못 미쳤다. 다만, ‘사랑’이 영원하고, 무제한적이고,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이라고만 생각한 나머지 그 밖의 것은 모두 사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학문적 통찰력을 안겨주는 아주 새로운 책이 될 수 터다. 2013. 10. 01, 00.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