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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래로 왕조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특정 세력에 의한 권력의 사유화를 꼽을 수 있는데, 여기서 특정 세력 안에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집단이 바로 외척과 처족이다. 한나라 역시 원제 이후 처족과 외가에 의해 몰락의 길을 걸었지만 외척이 커다란 권력을 가진 것은 한나라 초중기에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경제와 무제 시기에도 외척과 처족은 군권의 요직을 장악하고 있었다. 두영과 전분은 경제의 외척과 처족이었고, 위청과 곽거병은 무제의 외척과 처족이었다. 두영과 전분은 경제 시대의 군권을 담당했던 인물들인데, 저명한 인사들을 불러들여 자신의 세력으로 편입하기 위해 서로 경쟁했다. 결국 두영은 떠오르는 전분을 이기지 못했지만 전분의 세도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전분의 전횡을 경험한 무제는 위청과 곽거병을 크게 중용하여 흉노와의 전쟁에 투입하지만 이들이 사사로이 세도를 이루는 것은 무척 경계했다. 그 결과 위청과 곽거병은 군공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이는 세도로 경쟁했던 두영, 전분과 무척 대조적이다. 그렇기에 위청과 곽거병의 경쟁은 두영, 전분의 경쟁보다 훨씬 깨끗했고, 국가의 공의(公義)에도 부합했다. 게다가 이들은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지만 그럴수록 교만하지 않고 세도를 이루지 않았기에 역사에 아름다운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네 장군들의 사례를 보면서 생각한다. 왜 역대 군주들은 가까운 인척들을 요직에 중용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군주가 스스로 사람을 살필 줄 모르기 때문이다. 외척, 처족, 환관 등등 역사에 있어서 권력을 남용한 이들은 군주와 개인적으로 친밀감이 높은 경우가 대다수다. 누구에게 어떤 일을 시켜야 할지 모르기에 군주는 자신과의 친밀도를 중심으로 판단하여 인사를 단행했고 그 결과는 필연적으로 권력의 사유화로 이어졌다. 바꿔 말하면 군주가 사람을 볼 줄 안다면 요직에 처가 세력이나 외가 세력을 임명한다 할지라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 오히려 무제의 경우처럼 처가와 외가의 사람을 적극 기용하여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만약 원제나 애제 같은 한나라 후기 군왕들이 경제와 무제 시기에 집권했다 가정해 볼 때 권력의 사유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까? 반대로 무제와 경제 같은 인물들이 원제 시대에 집권했다면 외척의 전횡을 저지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의 안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