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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규정한 정체성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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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은 남자 옷은 나를 여성으로부터 분리하고 모든 종류의 경쟁심을 지워주었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여자를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이미 여자가 아니야.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지. 또한 정욕에 눈이 멀어 마네킹을 신상으로 보는 일도 없을 테고. 냉철하며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아. 내 입장은 완전한 중립이야.(p. 417)  테오필 고티에의 '모팽 양'을 읽었다. 테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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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입은 남자 옷은 나를 여성으로부터 분리하고 모든 종류의 경쟁심을 지워주었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여자를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이미 여자가 아니야.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지. 또한 정욕에 눈이 멀어 마네킹을 신상으로 보는 일도 없을 테고. 냉철하며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아. 내 입장은 완전한 중립이야.(p. 417)


  테오필 고티에의 '모팽 양'을 읽었다. 테오필 고티에는 프랑스의 시문학사에 있어서 꽤 중요한 인물이다. 흔히 '고답파'라고 불렸던 시문학 사조의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고답파란 당시 프랑스 시에 유행했던 낭만파에 반발하여 가급적 인간의 주관적 감정이나 개성을 억제하고 되도록 시인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으며 객관적인 시상을 구현하려 했던 움직임으로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시인인 보들레르나 말라르메가 여기에 속한다. 고티에는 이렇게 시인으로서도 유명하지만 한 편의 소설로도 유명한데, 바로 그 소설이 '모팽 양'이다. 모팽 양은 17세기에 남장여자 가수로 유명했던 마들렌 도비니를 모델로 한 소설이다. 마들렌 도비니는 후일 모팽 부인이 되는데, 그걸 제목으로 가져온 이 소설 역시 남장 여자가 등장한다. 


 소설은 다소 기이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남장 여자는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시작을 여는 건 달베르란 남자다. 그는 5장까지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미인에 대해 얘기한다. 어떤 것이 가장 아름다운 여자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견해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는 그 기준에 따라 부유하며 아름다운 미망인 로제트와 염문을 뿌리고 있다. 그런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미의 기준을 완전히 전복시키는 한 인물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가 바로 테오도르란 사람이다. 남자인 줄 알았던 그는 놀랍게도 남장을 한 여자였다. 맞다. 이 사람이 소설의 중심이며 제목이 말하는 '모팽 양'이다. 그런데 미망인 로제트마저 모팽 양을 사랑하게 되면서 달베르와 로제트 그리고 테오도르는 삼각 관계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모팽 양'에겐 다양한 로맨스가 중첩된다. 달베르와 로제트의 사랑이 있는 한 편, 로제트와 테오도르의 사랑이 있고 또 달베르와 테오도르의 사랑 또한 있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테오도르는 위에서 인용한 글처럼 자신을 여성 혹은 남성으로 구분하지 않고 성적인 이분법을 초월한 존재를 여기고 있기에 편견 없이 양쪽 모두의 사랑 속에서 유동한다. 이런 여정을 통하여 고티에는 아름다움이란 사실 얼마나 주관적인 것이며 달베르처럼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라는 게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잠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고답파가 추구하는 대로 객관적인 아름다움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 것인가? 고티에는 모팽 양을 통하여 그런 아름다움은 오직 세상의 관습이 정한 편견에서 자유롭게 될 때 보게 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상대를 그 어떤 세상이 정한 잣대 없이 열린 시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진정한 아름다움이 발현되는 것이다. '모팽 양'은 1835년에 출간되었다. 그런 시기에 출간되었다는 게 얼른 믿기지 않을만큼 이 소설은 성에 대해 아주 진보적이며 현대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시기에 이런 소설이 집필되었다는 게 놀랍고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다 풍성해진 요즘에 와선 이 작품이 더 풍부한 해석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 세상이 규정한 정체성이 아니라 스스로 구현하는 정체성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이라면 '모팽 양'은 정말 흥미로운 여정을 담은 작품이 되어줄 것이다.






l****1 2020.05.28.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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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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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이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도 읽어냈으니 이 또한 용기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무엇보다 모팽 양이라는 제목에 왠지 모를 끌림이 생겼답니다.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품고 있었더라면 좀 더 작품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고 풍요로운 독서를 할 수 있었을테지만 630페이지에 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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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이라면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도 읽어냈으니 이 또한 용기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모팽 양이라는 제목에 왠지 모를 끌림이 생겼답니다.

작가에 대한, 작품에 대한,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품고 있었더라면 좀 더 작품을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고 풍요로운 독서를 할 수 있었을테지만 63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보고 나니 준비를 한 후 읽으려면 한참의 시간이 걸릴 듯 싶어 무턱대고 첫 장부터 읽었습니다.

친구여로 시작하는 편지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보내는 편지일까 궁금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누구에 집착하면서 갑갑한 마음 품고 편지를 읽다보니 어느 덧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편지를 쓴 화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기이한 모험들을 좋아함에도 여행한번 못가 보았다는 말과 대조적으로 많은 곳을 누비고 다녔던 하이의 이야기를 보면서부터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차차 그가 꿈꾸는 연애와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더랬죠. 차라리 모팽 양이 남장 여자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아무런 의심이 들지 않았을텐데 여자를 좋아한다는 말을 보면서도 편지의 말하는 이가 모팽 양일지 달베르일지 너무 궁금했더랍니다.

1장을 겨우 읽어내고 참지 못하고 작품 해설을 읽었습니다.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라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만나면 정답 확인부터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험 준비를 위한 독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 해설이나 작가의 말에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공부 못하는 학생의 모습은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것 같아 조금 슬퍼졌답니다.

그리고 작품 해설을 먼저 읽은 것을 후회했습니다.

무작정 읽었더라면 말하는 이가 누구인지에 대한 집착보다 그가 꿈꾸는 사랑에 대해 몰입할 수 있었을 터인데, 작품 해설을 읽다보니 팽하고 버리고 시작하려던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생각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유미주의, 예술을 위한 예술.. 예전 오스카 와일드 작품을 읽을 때 보았던 사조들이었습니다.

도덕에 갇혀있던 저로서는  현실 세계와 동등한 입장으로 폭력과 성에 관련된 글이나 영화 등을 외면하곤 하였습니다.

작품을 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감이 가장 컸기 때문이었으나 예술을 위한 예술이란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생각이 좀 더 넓어진 듯 싶긴하였습니다. 제대로 된 지성과 이성을 품은 자들은 현실 세계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자세를 취하고 있을 것이며, 작품은 자품 자체로서의 표현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 것이지요.

고전 작품을 읽다보면 왕왕 외설이라 표현될 만큼 진한 내용의 글을 읽으면서 얼굴이 붉어질 때도 있고, 이런 작품을 왜 명작이라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그 부분만 크게 느껴졌기에 그러했음을 나이드니까 깨닫게 되었답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제가 좋아하는 변요한 님이 읊은 대사 중 무용한 것을 사랑한다는 말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었는데, 같은 의미는 아니겠지만 이 책의 작가 고티에도 아무 데에도 쓸모가 없는 아름다움 만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 주장하면서 유용한 것은 모두 추하다고 말했다 합니다. 작가의 표현 중 하나님은 천사들에게 덕을 가지라고 하지 않고 사랑을 하라고 했다는 말도 맘에 참 와 닿더라고요.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윤리적 철학적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닌 문학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말에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궁금하던 편지의 주인공이 달베르였단 사실이 작품해설에 떠억하니 등장했을 때 내가 왜 여기부터 읽었을까 무척 후회하였습니다.

편지를 쓴 자와 받는 자를 모두 알고 읽었기에 글을 읽는 가독력은 빨라졌지만 궁금증과 감정 이입하여 머뭇거림을 느껴볼 여유는 더불어 사라졌었답니다.

하지만 매끄러운 번역 덕분인지 상황에 몰입하기에 충분한 문장력이였답니다.

다음 고전 작품을 읽을때는 꼭 혼자의 힘으로 읽어내 보겠다는 다짐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사랑의 설렘을 느낀지가 언제였을까요. 정도 사랑이고 모성애도 사랑이고 가족도 사랑이고...

이 책 속에서는 참 다양한 사랑의 유형들이 등장합니다.

현실을 살아내기에도 버거워 무슨 사랑 타령일까 싶다가도 책을 읽다보면 현실은 잠시 잊고 사랑 타령 속에 빠져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칫 표현을 잘못하면 막장이 될 수 있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수려한 문체와 문장력과 설정 덕분인 것인지 아니면 고전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선입견으로 무작정 고전은 그런 것이 아니라 눈가리고 아웅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복잡한 관계들을 보면서 불편한 마음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베르와 로제트의 사랑도, 달베르와 모팽 양의 사랑도, 로제트와 테오도르의 사랑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서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나름 마무리가 마음에 들긴 하였는데, 과연 달베르와 로제트는 모팽 양의 바람되로 될 수 있을지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나라면 이란 말로 적용점을 찾으라면 여전히 도덕적인 면이 우선이기에 생각만해도 끔찍한 상황이란 생각이 일초의 주저함 없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함에 예술을 위한 예술.. 작품은 작품으로만 보자는 말이 되려 큰 위안으로 다가옵니다.

어수선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는데 덕분에 흥미 진진한 사랑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여느 영화나 드라마 보다 재미있었답니다.


*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l********9 2020.05.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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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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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감상하기에 앞서, 우선 출판사의 소개글을 읽고 간략하게 어떤 소설임을 알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대충 어떤 내용이구나라고 감이 잡히신 분들도 이 책의 200p까지의 내용을 버티시기 힘드실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꼭 알아야 될 배경지식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고 있어야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오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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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감상하기에 앞서, 우선 출판사의 소개글을 읽고 간략하게 어떤 소설임을 알고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대충 어떤 내용이구나라고 감이 잡히신 분들도 이 책의 200p까지의 내용을 버티시기 힘드실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꼭 알아야 될 배경지식이 있습니다. 셰익스피어의 「뜻대로 하세요」의 대략적인 줄거리를 알고 있어야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에서 나오는 살마키스와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이야기의 내용을 알아야 이 소설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p가까이 서간체로 진행이 되는데, ‘달베르’라는 인물이 친구에게 미인의 탐구에 매달리는 번민과 묘한 심리에 대해서 털어놓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편지를 받는 사람의 입장이면 참 곤란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신화속의 인물과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묘사를 보며, 문체가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결말을 보면 앞서 200p에 가까운 편지내용을 쓴 ‘나’가 왜 이렇게 쓸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갈 것입니다. 진행 중에 ‘달베르’와 ‘로제트’가 주고받는 대화와 '테오도르'와 '로제트'가 주고받는 대화가 나오는데, 이 대화가 희곡의 극본을 읽는 느낌을 줍니다. 후에 실제로 인물들이 연극을 하는데, 이 장면이 소설에서 매우 중요한 장면입니다.

대략 200p에 가까워지면 작가도 미안한지 일반적인 소설의 전개로 바꾸겠다는 암시를 줍니다. 여기서부터 ‘테오도르’와 ‘로제트’의 일화로 전개됩니다. 로제트는 테오도르를 사랑해서 계속 구애하지만, 테오도르는 사랑을 받아주지 않고 로제트에게서 계속 도망칩니다. 후에 전개로는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테오도르의 과거 일화가 나오면서 테오도르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다음 전개에서 두 명의 인물이 번갈아가면서 각자의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데, 이 편지를 쓴 인물들이 누구인지는 서서히 드러납니다. 편지글 전에 테오도르의 시종에 대한 일화가 나오는데 두 인물이 각자 친구에게 편지를 주고받는 내용이 번갈아가면서 끝나면, 이 일화에 대한 떡밥회수가 기가 막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개가 거듭될수록 작가가 앞에 떡밥을 푼 것을 회수하는데 앞에 200p를 읽다가 지옥을 맛보다가 점점 재미가 있어지자 그 재미가 몇 배는 증폭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약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이정도는 봐줄만합니다. 특히 당시 사회에 존재하는 여성의 종속성을 꼬집으며, 비판하는 내용이 일품입니다. 나는 여성도 아니고 남성도 아닌 온전히 ‘나로서 존재한다.’라고 선언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젠더갈등의 해법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결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결말직전의 내용에서는 이 소설도 뻔하게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말을 보고 저의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 책을 읽으신 후에는 오스카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테오필 고티에가 유미주의(탐미주의)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고, 실제로 읽어보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도 많이 떠올랐습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 책도 좋아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난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또 아름다움을 이해해. 내가 입고 있는 남자 옷은 나를 여성으로부터 분리하고 모든 종류의 경쟁심을 지워주었어. 그래서 누구보다도 여자를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이미 여자가 아니야. 그렇다고 남자도 아니지. 또한 정욕에 눈이 멀어 마네킹을 신상으로 보는 일도 없을테고, 냉철하며 어떤 편견도 갖고 있지 않아. 내 입장은 완전한 중립이야. (P417)


w******d 2020.05.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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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한권의책 《모팽 양》 테오필 고티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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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스무 살 시인 달베르가 친구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달베르는 자신의 일상과 요즘 고민에 대해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전부 적어 보낸다. 달베르의 고민이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애인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 모든 건강미는 루벤스의 것이다. 또 이 정도로 맑은 윤곽을 엷은 호박색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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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스무 살 시인 달베르가 친구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에서부터 시작한다. 달베르는 자신의 일상과 요즘 고민에 대해서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전부 적어 보낸다. 달베르의 고민이란 무엇인고 하니, 바로 애인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여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며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 모든 건강미는 루벤스의 것이다. 또 이 정도로 맑은 윤곽을 엷은 호박색으로 채울 수 있었던 사람은 라파엘로 뿐이다. (…) 그토록 육감적인 허리의 곡선은 잠자는 안티오페의 것이고. 통통하면서도 작은 손은 다나에 혹은 막달라 마리아가 저기 손이라고 주장하겠지. (…) 내 정열을 다하여 두 팔로 부둥켜안는 연약하고 팽팽한 허리는 프락시텔레스가 조각하였어(47-48쪽)." 읽는 동안 어느 배우의 입과 어느 배우의 코와 어느 배우의 눈을 가진 사람이 자기 이상형이라고 하는 말이 생각났다. 달베르가 원하는 이상적인 여인은 완벽한 외모에 몸가짐과 성품까지 그가 원하는 대로 갖춰야 한다.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까? 당연히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리고 달베르는 그것에 괴로워하는데 자신의 이상이 너무나도 높다는 걸 자기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 편지를 쓰는데 거의 자아성찰 일기 수준이다. 읽으면서 얼마나 피시피식 웃었는지 모르겠다. 이 캐릭터 뭐지? 진짜 특이하다. 보통 남의 일상을 구구절절 써놓은 편지라면 엄청 지루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 데나 눈 감고 펼쳐서 읽어도 빠져들게 만드는 뭔가가 이 글에는 있다. 바늘 끝으로 혓바닥을 살짝 살짝 찌르는 일을 한 1억 번 반복하다 보면 이게 고통인지 쾌락인지 느낄 수 없을 지경에 오르지 않을까. 이 소설의 문장은 극단의 미학 추구와 그로 인해 찾아오는 극단의 고통이 함께 들어있다. 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환상세계에 압도당했다. 


그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 대목에서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아름다움이란 조화이지. 따라서 고르지 않게 예쁜 여자보다 한결같이 못생긴 여자 쪽이 보기에 불쾌감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미완성이 걸작이나 무언가 빠져 있는 아름다움을 보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은 없어. 기름 얼룩은 변변치 못한 모직물보다 고급 직물에 묻어 있는 쪽이 훨씬 보기 싫잖아(160쪽)." 달베르는 아름다움을 한 폭의 완벽한 그림으로 형상화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이상주의자다. 


그런 그의 앞에 테오도르라는 청년이 시종 이스나벨을 데리고 나타난다. 달베르는 드디어 자신의 이상적 형상과 만난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그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점이다. 로제트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테오도르와의 우정을 얻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바치겠다고 생각하는 달베르. 


사실 테오도르는 남장여자였다. 한때 모팽 양이었던 그가 어째서 남장을 선택했는가 알려주는 편지가 이어서 나온다. 모팽 양은 모든 남성들의 세계, 여성 앞에선 절대 보여주지 않는 진짜 모습을 보고, 한 사람의 남성에게 몸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그저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일이 그녀가 진심으로 저주하게 된 일이 되었다. 그녀는 여자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감옥에 갇혀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285쪽)"라는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장, 추접스러운 농담 이 난무하는 남자들끼리의 대화 기저에는 "여성에 대한 절대적인 경멸(303쪽)"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달베르가 테오도르를 만난 순간 부터 이야기에는 총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달베르, 로제트(달베르의 애인), 테오도르와 이스나벨(테오도르의 시종). 이들의 관계는 사랑, 이상 그리고 동경의 끈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테오도르가 여성이라는 걸 의심하고 있던 달베르는 셰익스피어의 낭만희극 「뜻대로 하세요」 상연을 기획한다. 남자 주인공은 자신이 맡고, 여자 주인공 로잘린드는 우여곡절 끝에 테오도르가 맡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연극의 여주 로잘린드가 남장을 한다는 사실이다. 함께 연극 연습을 하면서 달베르는 점점 더 테오도르가 여자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결국 로제트는 테오도르의 정체를 알게 되었는가? 테오도르는 달베르의 바람대로 그의 여신이 되어 낙원으로 가는 문을 열어 줄 것인가? 참고로 셰익스피어의 희극 「맘대로 하세요」 에선 여주 로잘린드는 남장을 그만두고 남주와 결혼하는 걸로 결말이 난다. 



테오도르/모팽 양은 "진정한 행복이란 모든 방면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발휘하고, 자기가 될 수 있는 무엇이든 되어보는 것(507 - 508쪽)"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그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 꿈도 꾸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다행히 이 책이 쓰인지 약 200년도 안 되어 이 행복이 실현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모팽 양》에서는 여성을 육체와 혼의 영역, 남성을 정신과 힘의 영역으로 규정한다. 그렇기에 여자 주인공 모팽 양은 스스로를 그 한 쪽의 성질만 지니지 않은 "제3의 성(506쪽)"에 속해있는 이름 없는 존재 같다고 묘사한다.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Sleeping Hermaphroditus), 작자 미상, 루브르 박물관 소장.


그리스도 이후, 고대 조각가의 특별한 장점을 이루는 그 정성으로 청춘의 미를 이상화하고 재현한 남자의 상은 하나도 없었어. 여자는 정신적 · 육체적인 미의 상징이 되었으나, 남자는 아기 예수가 베들레헴에 탄생하신 이래 완전히 실격해버렸지. (…) 따라서 양성을 구비한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우상숭배를 하던 고대인으로 부터 가장 열렬히 총애를 받은 환상의 하나였던 거야.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아들은 이단의 천재가 창조한 상쾌한 걸작의 하나지. 완전한 남녀 두 개의 육체가 조화롭게 하나로 융화하여 우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두 개의 미가 조화를 이루어 서로 돋보이게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뛰어난 미를 이룩하고 있어. 이보다 더 멋진 것을 이 세상에서 상상해낼 수는 없을 거야. 특히 외형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막 날아가려고 하는 머큐리의 것인지, 목욕하고 나온 디아나의 것인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는, 그 등과 허리와 화사하고 늠름한 다리 등을 보고 느끼는 불안보다 더 바람직한 불안이 있을까? 토르소는 이름답고도 기괴한 미의 종합이야. 

본문 266-268쪽.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양성을 구비한 헤르마프로디토스(267쪽)"는 고대인들이 우상숭배했던 환상 중 하나였다. 나는 19세기의 사회상이 이런 발상의 구현을 가능케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직 작가 테오필 고티에의 극단적 탐미주의와 예술지상주의만이 제3의 성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한다. 


21세기에 '제3의 성'이라는 단어는 작품에서 쓰인 것과 다른 의미와 의도를 내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게 있어 제3의 성은 나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나는 생물학적 카테고리에 따라 나의 성질을 정의 당하기를 거부한다. 내가 나라고 인식하는 자아 안에는 하나의 단어로 정리될 수 없는 수많은 요소가 있다. 이것을 단 한 단어로 뭉뚱그려 보려고 할 때 절대로 선택하지 않을 단어가 여성과 남성이라는 건 확실하다. 이제 그것들은 한 사람을 설명할 때에 효용성이 좋지 않은 단어로 전락했다. 생물학적 성별을 알려줄 수 있을 뿐, 그 사람의 성격과 성질에 대해 그 어떤 단서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그림 그리기에 빠져있던 중학생이었든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고등학생이었든 과거의 모든 나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제발 읽어보라고. 네가 고민하고 있었지만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던 문제에 대해 훨씬 이전에 살았던 프랑스의 어느 작가가 어떤 해답을 내놓았는지 한 번 보라고. 그러면 적어도 정답은 아니더라도 참고는 되지 않겠느냐고. 



n*****4 2020.06.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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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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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 위고, 보를레르 등이 극찬한 고답파의 선구자 테오필 고티에의 탐미적이고 예술지상주의적인 사상이 고스란히 문제작!책이 두꺼웠지만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처음 부분에 남자주인공이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형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주인공 달베르는 친구에게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그는 애인을 원하고 있지만 지극히 완전한 아름다움을바라고 있었다.로제트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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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 위고, 보를레르 등이 극찬한 고답파의 선구자 테오필 고티에의 탐미적이고 예술지상주의적인 사상이 고스란히 문제작!

책이 두꺼웠지만 생각보다 빨리 읽었다.
처음 부분에 남자주인공이 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달베르는 친구에게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한다.
그는 애인을 원하고 있지만 지극히 완전한 아름다움을
바라고 있었다.
로제트와 사랑을 하면서 아름다운 남장여자인 테오도르를
사랑하게 된다. -테오도르는 자신이 바라고 있는 이상적인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남장을 계획했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는데
계속 읽을수록 흥미진진했다.
달베르, 로제트, 테오도르.. 이들의 만남, 사랑이
정말 파격적이고 아프다...

아름다움이란 돈으로 살 수 없는 유일한 것이며, 그것을 애당초 지니고 있지 않은 자에게는 영원히 주어지지 않는 것이지. 그것은 씨를 뿌리지 않은 채로 싹트는 덧없이 약한 꽃이며, 순수하게 하늘이 주신 선물이 아닌가! P. 159

당신은 하늘에서 쫓겨난 아폴론이십니까? 아니면 바다에서 나온 새하얀 비너스십니까? 네 마리의 화염의 말이 끄는 보석 마차를 어디에 놓고 오셨습니까? (...) 키파리소스보다 아도니스보다 아름답고, 어떤 여자보다도 그리운 미모의 젊은이여! P. 446



h**********0 2020.05.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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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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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 모팽 양 / 테오필 고티에 지음     정적이며 한편으론 광인인가 싶을 정도로 복잡 미묘한 기복을 품고 있는 22살의 시인 달베르, <모팽 양>은 달베르가 친구인 실비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편지의 주요 내용은 폭발하는 나이와 시인의 감성에 걸맞게 온통 이성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편지를 통해 달베르의 이성관이 지나칠 정도로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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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 모팽 양 / 테오필 고티에 지음

 

 

 

 

 

정적이며 한편으론 광인인가 싶을 정도로 복잡 미묘한 기복을 품고 있는 22살의 시인 달베르,

<모팽 양>은 달베르가 친구인 실비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편지의 주요 내용은 폭발하는 나이와 시인의 감성에 걸맞게 온통 이성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편지를 통해 달베르의 이성관이 지나칠 정도로 몽상가적인 느낌이지만 어찌 보면 너무도 사실적인 표현이라 나도 모르게 공감하게 되는 면이 생기기도 하는데 어쨌든 이래서 연애란 걸 해볼 수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 달베르는 미망인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는다. 너무 어리면 연애에 대해 가르치는 게 힘들고 유부녀이거나 창녀는 마뜩잖으며 또한 더럽거나 가난하면 안 된다는 그의 연애관에서 검은 옷을 입고 황금빛 눈물방울을 달고 있는 미망인이야말로 자신의 욕망을 불태우기에 좋을 대상이었는데 달베르는 그에 부합되는 부유한 미망인 로제트를 만나 곧 연인 사이가 된다.

 

자신의 연애 가치관에 부합되는 로제타, 이제 평생 사랑할 일만 남을 것 같은 그에게 로제타와의 관계가 지속될수록 애정이 식는 것을 느끼게 되지만 다시 혼자로 돌아가는 것 또한 선택하고 싶지 않다. 불같은 사랑은 금세 식어버리고 이런 자신의 마음을 로제타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달베르의 마음을 재미있게도 로제타는 꿰뚫어보고 있다. 환상 속에서나 나타날 것 같은 불멸의 사랑이란 현실에서 나타날 수 없으며 가장 현실적인 사랑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라 이들의 심리에서 왠지 나는 작은 전율을 느꼈다.

 

초반 부분 길게 이어지는 달베르의 연애 가치관과 이후에 로제타와의 만남까지 조금은 지루한 감이 있어 '설마 이렇게 끝나지는 않겠지'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났지만 남자들의 모습을 관찰하기 위해 남장으로 모습을 바꿔 사는 테오도르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처음엔 이야기가 이렇게 전개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지라 테오도르인 모팽 양이 등장하면서 왠지 <위험한 관계>가 떠올랐는데 스토리가 비슷해서라기보다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사랑에 대한 표현과 심리묘사, 고전이 주는 느낌이 비슷해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을 복잡 미묘한 심리묘사는 한편으론 숨이 턱 막힐 만큼 섬세하여 이중적인 느낌마저 풍기는데 재미있게도 이런 부분에서 꽤 매력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오래전이나 지금이나 사랑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심리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 앞에서 처절한 사랑을 탐닉하는 그들의 모습은 꽤 기억에 남는다.

 

 

 

d****i 2020.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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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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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단을 뒤집은 희대의 문제작이었다고 하는 모팽 양, 처음 이 소실의 수식어를 보고 큰 흥미를 느끼며 읽기 시작했다. 17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처음부터 모팽 양이 등장하지 않아 좀 헷갈리기도 했는데 자신만의 이상형을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는 한 남자 달베르와 테오도르라는 남장여인(사실은 모팽 양) 그리고 이 둘 모두를 사랑하는 여인 로제트가 등장한다. 달베르는 끊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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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단을 뒤집은 희대의 문제작이었다고 하는 모팽 양,

처음 이 소실의 수식어를 보고 큰 흥미를 느끼며 읽기 시작했다.

17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처음부터 모팽 양이 등장하지 않아 좀 헷갈리기도 했는데 

자신만의 이상형을 만나기를 학수고대하는 한 남자 달베르와 테오도르라는 남장여인(사실은 모팽 양) 그리고 이 둘 모두를 사랑하는 여인 로제트가 등장한다.

달베르는 끊임없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자신이 여성들을 만나고 사랑하며 느끼는 충만한 감성과 미묘한 심리들을 전달한다.

아름다음을 추구 흠모하는 동시에 주인공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들이 매우매우 관능적이고 에로틱하며 낯이 뜨거워서(ㅋ) 옆에서 누가 볼까 숨어 읽은 책이었다.

현실에 없을 화려한 달변가, 요즘같으면 외모지상주의라는 둥 하며 욕 먹었을지도 모를 달베르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달베르가 로제트의 정부가 되면서 사교계에 떠오르는 샛별이 되지만 사실 달베르는 로제트에 대한 사랑 그 자체의 감정에 대해 공허함을 느끼고 다시 여인을 찾으려고 한다.

작품성과 화제성으로도 뜨거웠던 작품이니 만큼 작가가 당시 상황으로 인한 어떤 저항정신에 대해서도 문단에서는 이런 저런 평이 많던데, 솔직히 유식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문외한도 읽다보면 뜨겁고도 예술적인 감성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90프로 이상이 편지글인데다가 현대소설과 쉬운 묘사에 익숙한 나에게는 초반엔 서사가 아니어서 가독성이 떨어졌지만 테오도르 등장 이후 삼각관계에 흠뻑 빠져 읽었던 것 같다. 성별을 배제하고 그들이 느끼는 고민과 감정에 충실하며. 

철저히 남자로 살아가며 남성세계의 비밀을 알아가기로 한 남장여자 모팽 양이 등장하면서 국면의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달베르, 로제트와 더불어 서로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자유롭고 성에 집착이나 제한이 없는 오로지 아름다움 사랑만을 쫓는 이들의 환상과 파격적인 내용들이 전개된다.

요즘에 비견하여 볼 때에도 엄청나게 진보적이며, 진정한 아름다움은 어떤 세상의 관습이나 규제속에서 찾을 수 없음을 생각해 보게 된다.

현대소설만 읽었다면, 신선한 느낌을 받고 싶은 자들에게 추천한다.

t*****8 2020.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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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적인 감정묘사에 완전 빠져서 봤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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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년 전, 프랑스 문단을 흔든 희대의 문제작이자,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작가의 '탐닉적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입니다.주인공인 시인 '달베르'의 유려한 말솜씨에 빠져들어 절반을 읽어버리고나머지 절반마저 단번에 읽을 만큼, 화려한 서사가 매력적이었어요.편지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엄청난 문장들이 촤르르~ 쏟아집니다. 단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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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년 전, 프랑스 문단을 흔든 희대의 문제작이자,

실존 인물을 배경으로 작가의 '탐닉적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시인 '달베르'의 유려한 말솜씨에 빠져들어 절반을 읽어버리고

나머지 절반마저 단번에 읽을 만큼, 화려한 서사가 매력적이었어요.

편지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엄청난 문장들이 촤르르~ 쏟아집니다.


단순한 심리적 묘사였다면 매력적이지 않겠죠?ㅎㅎ

티 하나 없는 순수함을 추구하면서도

쾌락과 탐닉을 넘어 타락까지도 넘나드는데,

줄타기 같은 화려한 문구들이 꽤 은밀하고 농후(?) 합니다.



준수한 외모의 '달베르'는 '로제트'라는 여인의 정부가 되면서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남자가 됩니다.

두 사람은 마치 하나처럼 모든 것이 착착 들어맞았죠.

타인의 부러움은 물론, 당사자들도 서로에게 만족합니다.


딱, 하나만 빼고요.


그것은 연인들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이었어요.


무엇을 해도 허전함을 채울 수 없었던 달베르는

자신의 기준에 진정으로 부합하는 애인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힙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순결한 여인.


그 기준에 딱 부합한 사람이 나타났으나

하필이면 같은 남자라는 것이 문제였지요.

달베르는 그 괴로움을 편지에 담아 절친에게 보내요.


'나는 왜 여자가 아닌가!'라는 성 정체성까지 고뇌하다가

결국, 남자라도 좋다!는 결론에 이르릅니다.ㅋㅋ



아름다운 남자 (=테오도르)를 사랑하게 된 달베르.

달베르와 미남자 테오도르까지 사랑한 로제트.

테오도르가 애정 하는 그의 어린 시동.

시동이 사랑한 테오도르.


이러한 관계 속에, 서로를 향한 감정들이 묘미였어요:)


사랑에 빠졌다가 고뇌하는 달베르를 보면 통쾌하고.

(그렇게 예쁘고 깨끗한 것만 추구하더니 쌤통이다ㅋ)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테오도르를 보며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로는 결말에 보여주었던 단호함에

시원하게 감탄하기도 하고.



스포 하지 않으려니 힘드네요. 하고 싶은 말이 넘 많아요!ㅎ

프랑스 문학이라는 이미지에서 느껴지는 나른하면서도

자유분방함 + 탐미적인 시선이 매력적인 소설이었습니다.



정신없이 그들의 로맨스를 보다가 결말에 '헐...' 하고

뒤이어 나오는 작가의 말을 읽다가 든 생각은

'진정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로맨스로 집중시키고, 작가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사사삭~




'이삭줍기 환상문학' 시리즈는 매력적인 것 같아요.

<바텍>에 이어 두 번째인데 넘 마음에 듭니다.

수준 높으면서도 파격적인 형식과 낭만적인 맛을 찾는다면, 강추!



끝으로,

출간 당시 비교되었던 비평가들의 시선.


프랑스

ㅡ포르노 그래피이며 권태로운 작품

ㅡ불쾌한 요소가 많으며 오직 표현의 아름다움만이

  작품의 상스러움을 상쇄한다.... (생략)

ㅡ저자의 불쾌한 작품 중 하나



미국

ㅡ작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

ㅡ고전 비평과 부르주아 신문을 떠들썩하게 만듬

ㅡ위대한 낭만적 귀족이라는 칭호를 부여함

ㅡ<세기아의 고백>, <열락>과 함께 낭만 정신의

  금자탑으로 여겨지기에 이르름






i***o 2020.05.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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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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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남장여자나 여자남자라는 인물이 그렇게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지만 200년 전이라면 어떨까? 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아마 난리가 나도 그런 난리가 없을 것이다. 온 나라가 떠들썩해질 테니까 말이다. 200여 년 전 프랑스의 작가 테오필 고티에의 작품 《모팽 양》에는 남장여인이 나온다. 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에 발자크, 위고 등은 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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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남장여자나 여자남자라는 인물이 그렇게 큰 논란거리가 되지 않지만 200년 전이라면 어떨까다른 나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아마 난리가 나도 그런 난리가 없을 것이다온 나라가 떠들썩해질 테니까 말이다.

 

200여 년 전 프랑스의 작가 테오필 고티에의 작품 모팽 양에는 남장여인이 나온다파격적일 수밖에 없는 그의 작품에 발자크위고 등은 고티에의 탐미적이고 예술지상주의적인 사상을 극찬했다고 한다물론 그 당시 파격적인 내용에 격한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한다.

 

달베르테오도르(모팽), 로제트. 3명의 주요 인물들이 삼각관계를 이루며 드러내는 여러 가지 사상들은 진정한 아름다움성적 정체성에 대한 독자의 사색을 이끌어낸다달베르와 로제트의 연인 아닌 연인 관계는 성으로 얽힌 관계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함이 느껴진다반면 테오도르를 향한 달베르의 사랑은 그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고로제트와 테오도르의 관계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상당해진다또한 남성도여성도 사랑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사랑을 추구하는 테오도르의 모습은 사랑의 본질을 넘어 인간 본질에 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기도 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이라 읽는 게 쉽지는 않다처음에는 달베르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라 지루한 면도 없지 않지만 모팽 양의 본질을 꿰뚫어본 달베르가 그녀에게 푹 빠져들고이전부터 테오도르를 유혹했던 로제트 역시 그(?)를 사랑하게 되면서 점점 소설의 분위기에 휩싸이게 된다.

 

모팽 양은 열림원의 이삭줍기환상문학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앞서 출판한 그림자를 판 사나이바텍은 또 어떤 매력이 품고 있을지바로 읽어야겠다.

p*****4 2020.05.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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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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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팽양 #열림원 #테욀고티에 #권유현 #이삭줍기환상문학 #환상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직장인스타그램 #바텍 #그림자를판사나이 #결말없음 #스포없음 #책추천 환상문학이 궁금하시죠. 열림원 이삭줍기 환상문학 바텍을 잃고 환상소설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미모의 여주인공 모팽이 남성의 비밀을 알기 위해 남장을 하고 테오도르라는 이름으로 모험을 하는 흥미진진한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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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문학이 궁금하시죠. 열림원 이삭줍기 환상문학 바텍을 잃고 환상소설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미모의 여주인공 모팽이 남성의 비밀을 알기 위해 남장을 하고 테오도르라는 이름으로 모험을 하는 흥미진진한 프랑스 소설입니다. 열림원 이삭줍기 환상문학 시리즈중 그림자를 판 사나이, 바텍에 이어 세 번째 작품입니다. 1장-5장까지는 ‘나’라고 자칭하고 후에 달베르라고 밝혀지고 친구 실비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자신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미인의 탐구에 매달리는 번민과 묘한 심리를 전합니다.

첫문장- 친구여, 자네는 내가 자주 편지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군.

나는 본래가 무사태평한 사람이라 아직 아무도 밟은 적이 없는 샛길보다 대로를 좋아하고, 산속의 샘물보다 공공의 물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만, 눈처럼 깨끗하고 미모사같이 민감하고 오직 얼굴을 붉히고 눈을 내리뜨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숫처녀를 사랑하도록 노력해야하는 인물이다.---p154

작가의 아름다움을 향한 열망과 갈망이 소설속 모팽에게 나타나 있고 1922년 미국 항소 법원에서 출판물 검열에 대해 이색적인 공판이 열리기도 했고 반대로 미국 비평가에게는 이 작품이 많은 칭송을 받았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것 중에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예컨대 꽃을 모두 없애버려도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물질적으로 전혀 고통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꽃이 없어지기를 바라겠는가? 나더러 장미를 버리라고 한다면 차라리 감자를 버리겠다. 또 내 생각에 양배추를 심기 위해 꽃밭에서 튤립을 뽑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공리주의자 밖에 없을 것이다.---p584

환상문학에 빠지고 싶은 봄날 열림원의 이삭줍기 환상문학 시리즈를 추천합니다.

이달의 사락 y*****9 2020.05.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