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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인 이들의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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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면 일단 지리학자라는 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지리' 하면 일단 나라이름, 산맥이름, 강 이름 외우는 지루한 과목인데, 지리학자가 여행기를 썼다고 하니... 여행지에서 분위기 깨는 지루한 이야기 하는거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리학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지리학자를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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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면 일단 지리학자라는 말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지리' 하면 일단 나라이름, 산맥이름, 강 이름 외우는 지루한 과목인데, 지리학자가 여행기를 썼다고 하니... 여행지에서 분위기 깨는 지루한 이야기 하는거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리학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지리학자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어려운 지리학의 용어나 이론을 가져와서 여행지를 분석하는 책이 아니다. 맺음말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이 세상에 같은 장소는 없다. 모든 장소는 나름의 자연 환경과, 역사, 문화를 지니며 무엇보다도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이 배어 있다. 따라서 지리학자들에게는 모든 장소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잘 알려진 관광지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사는 모든 곳은 의의가 있으며 다른 이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즉 미지의 곳이라면 더욱 호기심이 동한다. -p.410

지리학에서 '장소'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모든 장소는 나름대로 고유성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장소의 고유성은 반드시 일반화된 거대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그 장소에서 일어난 역사, 문화, 사회적 특수성을 주목하면서, 이를 장소를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유명한 장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이 책에서처럼 덜 알려진 장소에서도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을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어려운 이론을 가져오지 않으면서 '지리적'인 관점으로 여행지를 바라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여행책이라면 유명한 여행장소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타이틀을 달아도 무방한 곳으로 포장해야 좀 판매부수가 올라갈텐데, 이 책은 반대로 틈새여행을 전면에 내세웠다.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중심으로 소개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유럽을 가면서 파리 에펠탑, 로마 콜로세움 같은 유명 관광지 사진은 전혀 없고, 듣도 보도 못한 나라나 도시가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게 본 여행지는 몽골, 뉴칼레도니아, 북아프리카의 오랑과 튀니지, 터키,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멕시코 등이다. 그리고 말 그대로 여행으로서 여행지를 방문한 이도 있지만, 박사과정이나 교수로서 그 장소에 1년이상 체류하면서 여행지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멕시코가 대표적인데, 타코를 먹는 기술이 늘어난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한편, 이 책은 틈새여행지에 대해 숙박이나 맛집 등에 대한 자세한 여행정보가 수록된 건 아니다 보니, 여행책으로서의 '본분'을 100프로 충실하게 하지는 못한다. 이건 기획의도가 아닐테니 어쩔 수 없겠지만, 이를 기대하고 읽는 사람이 있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적인 측면과 '지리학'적인 측면의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적당히 균형을 이룬 책이라고 보인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r*****0 2011.09.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