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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이혜숙. 어느날 후배가 커피마시다가 물었다. 형! 아메리카노에 설탕타요? 아니! 와~~형님 서울 사람 다됐네! 이 책을 읽다 갑자기 그 일이 생각났다. 작가가 광주 사람이다. 변두리에서 작은 식당을 하면서 짬짬이 글을 쓰셨나보다. 개인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가 있다. 개인이 경험한 다양한 사람들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다. 고향이 그래서 사투리가 많이 나온다. 근데 읽기가 어렵다. 어렸을 적 내가 쓰던 말인데, 글로 읽다보니 이해가 안될 때도 있다. 나도 서울 사람 다 됐나보다!^^ ☆☆☆☆ 어느 날 밤 마실 온 방촌댁이 말했다. "내가 아들한테 물었어라. 환타는 뭣으로 만든다냐, 했더니 내가 알 것이오? 협디다. 그러더니 오늘 장에 갔다옴서 한 박스를 자전거 뒤에 묶어 왔어라. 열두 병입디다. 뭔 이런 것을 이렇 게 많이 샀다냐, 했더니 엄니가 뭣으로 만든다냐, 안 했소. 여러 병 먹어봐야 알제 한 병 갖고 어찌 안다요, 해라. 환타를 배터지 게 먹어봤소만 알든 못 허겄습디다. 잡솨보고 알면 말해주씨오. 치마폭에서 가만히 환타 한 병을 내놓고 한 말이었다. 바람이 불었다. 붉은 잠자리가 나무 끝에 앉았는데 엷은 날개를 바람에 맞서 세우고 내리기를 반복하다 못 이기고 그만 날아가버리는 정도였다. 그렇게 가만가만 비와 바람을 굽고 있었다. 시래깃국 하나도 삼삼하면서 부드럽고, 굳혀둘 곡식과 속히 덜어낼 것들을 알아 창고에 나방 한 마리 날게 하지 않으며, 수많은 봉제사를 위한 누룩이며 엿기름, 마른 나물을 준비하고 그것들을 연필로 기록하는 법 없이도 자연스레 머리에서 술술 풀어내던 무덤덤한 얼굴의 엄마. 면박과 퉁생이로 대하던 할머니와 아버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엄마의 존재 가 일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기도 했다. ? 비가 오면 가슴이 얇아진다. 투명해져 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두 손으로 가슴을 끌어안아야 한다. 오늘 같은 날 추억할 게 없다는 것이 오히려 부끄럽다. 추억은 좀 과장되는 편이다. 아무리 무미건조했다 해도 인생살이가 거름망에 받쳐지는 것 없을까. "피리 잡는 법이 다르지라. 해머로 바위를 꽝꽝 쳐라우. 피리가 막 떠요. 바구니로 건져다 장 붓고 때서 옹기소래기에 담아 두면 묵처럼 어리지라. 한 대접씩 떠서 실가리 지져 먹지라" "못 먹는 것 아니네. 잘 잡숫고 사셨네. 해머 소리에 피리가 기절했네요." "아니라, 고막 터져 죽었지라." 택시 타고 훌륭한 변사 만나 나도 행복했지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별이 콧등을 찧을 것 같은 아름다운 밤은 날마다 이어졌다. 더워도 더운 줄 모르는 여름은 약수 골자기뿐만 아니라 산간 마을 전체가 그랬다. 한낮만 잠깐 덥고 다 그늘이었다. 별은 먼 곳의 소식을 되쏘아줄 것처럼 깜박거리고, 은하수는 그대로 내려와 우리를 덮어버릴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