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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2021_077
"[단테] 2021_077" 내용보기
2021_077   읽은날 : 2021.09.14~2021.09.22 지은이 : 박상진 출판사 : 아르테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       부끄럽고 무식한 소리이긴 하지만, 단테란 사람도 단테의 신곡도 관심을 두고 살지 못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학창시절 필독서의 목록에서나 봤음직한 책 제목이 다 였던 단테의 신곡을 언젠가는 한번쯤 읽어봐야지 생
"[단테] 2021_077" 내용보기

2021_077

 

읽은날 : 2021.09.14~2021.09.22
지은이 : 박상진
출판사 : 아르테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

 


 

 

부끄럽고 무식한 소리이긴 하지만, 단테란 사람도 단테의 신곡도 관심을 두고 살지 못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

 

학창시절 필독서의 목록에서나 봤음직한 책 제목이 다 였던 단테의 신곡을 언젠가는 한번쯤 읽어봐야지 생각만 해볼정도였다.

 

그러던 차에 2018년 쯤인가 무슨 바람이 불어선지 도서관에서 단테의 신곡을 빌려왔다(지옥, 연옥, 천국의 합본 약 1000페이지에 달하는).

처음 몇장은 단테와 신곡에 대한 해설들이니 읽기 어렵지 않았지만 정말.. 지옥편을 읽기 시작하면서 1곡도 다 못 읽고 책을 덮었었다. 그리고 그냥 반납을 했던 나였다.

 

그럼에도 뭔지 모르게 책을 좋아한다면서, 고전은 아는것도 없고, 읽은 것도 없으니 이 두꺼운 [신곡]은 꼭 읽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은 뱃속 깊은 곳에서 계속 꿈틀거렸다.

그렇게 욕망은 숨겨두고 용기 내지 못했던 나는 몇년전 TV를  통해 소개된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책읽어주는 프로그램 덕분에 신곡을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다시 타올랐고 결국 책을 구입했다.

 

그러나...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도 처음 몇장만 읽고 덮어두었다. 아~~ 내가 이 산을 넘어야 고전의 길로 갈수 있을텐데.. 왜 이리 어려운걸까 하며 또 책장에 고이 모셔두길 2년여 시간이 흘렀다. 나와는 절대 가까워질 수 없을것 같았더 책을 북클러버 모임 도서로 추천하고 함께 읽자고 해서 이번달에 드뎌~~~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 2021_070]을 읽었다. 박수~~~

 

북클러버 활동 덕분에 함께 읽고 리뷰를 써야 하는 기한이 있으니 숙제하는 마음으로 읽게되었고, 집중해서 읽으니 또 읽을만했다.

그럼에도 뭔지 모르게 어려운 느낌이 들었던것은 1300년 중세시대와 단테가 살았던 피렌체라는 도시의 정치상황등을 전혀 모르고, 철학, 종교, 천문학, 그리스신화등 너무나 많은 내용들과 엄청난 사람들의 이름들(지옥에서 부터 천국에 이르기까지... 단테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 신화속 인물, 성경의 인물등)과 낯선 지명들이 걸림돌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 아니면 단테의 신곡을, 그리고 단테라는 사람에 대해 언제 또 찾아가며 읽겠나 싶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아르테 출판사의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인 [단테 X 박상진]을 구입해서 읽게되었다.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의 지옥편을 읽고 난 후 [단테]를 읽었다. 읽고 나니 신곡의 지옥편의 이야기들(사람들, 지명, 정치상황, 신화속 이야기등)이 명료하게는 아니지만 이해하는데 도움은 되었다.

 

본 책인 [단테] 를 쓴 박상진교수님은 이탈리아 문학을 전공 하고 단테에 관한 연구와 책을 쓰고 번역하신 분이신듯 합니다. 이책 저책 보다보니 민음사에서 출판된 신곡의 번역을 박상진님이 하셨더라구요. 역시나 단테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한 저자의 글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이 여행에서 나는 가능한 대로 단테의 시선이 머물렀던 대상의 흔적을 찾아 헤맸고, 그것이 그의 언어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햇볕이 나른한 오후에 먼지 날리는 길을 달리고, 해가 저무는 해변에서 하염없이 황혼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산길을 돌아 나타나는 조그만 식당에 앉아 글을 썼고, 어둠이 내리는 여관방에 앉아 다음 행선지를 구상했다.

가는 곳마다 단테를 만났고, 그의 언어에 스민 나무와 햇살을 보았으며, 흙냄새를 맡고 새소리를 들었다. 그는 나를 따라왔고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가는 곳마다 그의 언어가 그의 감각과 조응하던 그때 그 자리를 내 마음에 들여놓았다. 나는 그와 통하는 마음의 창을 열었다. 그의 언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고, 나는 행복했다.

이 책은 평전과 기행문을 더한 형식을 띤다. 평전은 한 사람의 일생 이야기니 시간 순서대로 써 내려가는 것이 맞고, 기행문은 한 사람의 여행 이야기니 공간 순서대로 따라가는 것이 더 맞다. 평전의 주인공 단테와 기행문의 주인공 나를 잘 포개놓는 일이 중요하다.

 

(...)

 

여행을 하며 나는 단테의 글이 주변의 사물을 어떻게 재현했는지 관찰하고, 이를 통해 당시에 일어난 사건을 상상하고 그의 생각을 이해하려 애썼다. 이런 체험은 방에 앉아 글로만 만나던 단테를 새롭게 만나고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도 나와 같은 체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16-18쪽, 프롤로그 중에서)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의 가장 좋은 부분중에 하나는 바로 이 지도~!!!

단테 생애와 문학의 공간이 지도 위에 예쁘게 그림으로 그려져 있고 그곳에서의 생애를 요약한 짧은 글들이 한눈에 들어오니 예습하는 마음으로 읽고 본문으로 들어가 읽기 시작하기 좋다.

그리고 또 읽다가 지역이 나올때 앞으로 옮겨와서 읽고 비교해보는것도 좋은 한장의 지도~!!

 

 

단테의 생애는 크게 망명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진다.

망명길에 오르기 전까지 그의 삶은 거대한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던 피렌체와 그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그가 활동하던 당시 피렌체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문지방으로서 용광로처럼 끓어오르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단테는 중세적 가치와 근대적 가치 중 어느 한쪽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둘 다를 긍정하고 종합하는 길을 모색했다.

한편 망명 시절에 전전한 곳은 대부분 피렌체 이북 지역이었다. 북동쪽으로는 롬바르디아와 베네토 지방을 아우르고, 북서쪽으로는 리구리아 해안 지역이 포함된다.

망명이라는 사건은 단테에게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불운이었겠지만, 세상을 널리 겪고 차분하게 생각에 잠겨 글을 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신곡>을 비롯하여 그의 주요 작품 대부분이 이때 집필한 것이다.

(아래 지도 안 의 내용)

 

 

 

 

 

난 아름다운 아르노의

강 언저리 큰도시에서 태어나 자랐고,

- <지옥> 23곡 94-95행

 

단테는 아름다운 강과 대도시의 이미지로 고향 피렌체를 회상한다. 그러나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부와 권력의 급격한 증대에 따라 부태가 만연하던 피렌체에 대한 단테의 태도에는 애증이 교차한다.

그 내용은 <신곡> 여러 곳에 등장한다. 단테는 피렌체의 경제적 번영이 불행의 씨앗이 되리라 생각했고, 지옥에 있는 자살자의 숲에서 만난 망령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나는 처음의 수호신을 세례자로 바꾼

도시 사람이었소. 바로 그 일 때문에

 

수호신은 자신의 기술로 늘 그 도시를 슬프게 할 것이오.

만일 지금 아르노의 다리 위에

그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지 않다면,

 

아틸라가 남긴 잿더미 위에

도시를 새로 건설했던 그 시민들은

저들의 수고를 헛되이 만들게 될 것이오.

 

나는 내 집을 나의 교수대로 만들었던 거요.

 

- <지옥> 13곡 143-151행

(27-30쪽)

 

 

피렌체가 전쟁의 신 마르스를 수호신으로 삼고 있었는데 로마 가톨릭이 전파되면서 수호신을 성 요한("세례자")으로 바꾸고 마르스상을 아르노 강변에 늘어선 여러 탑 가운데로 옮겼다고 합니다. 

위에 시에서 말하고 있는 익명의 자살자는 피렌체의 수호신이 전쟁의 신 마르스에서 성 요한으로 바뀐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피렌체는 돈이 넘쳐나지만 파멸로 이어지리라 예견하면서 집에서 목을 매달아 자살했다고 하네요. 자신의 집을 교수대로 만들었다는 진술은 피렌체가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하네요.

 

단테가 이 시를 썼던 시대 상황을 알지 못한채 읽다 보니 너무 어려웠던 글들이었는데(흰건 종이요 검은건 글씨... 라는 정도?) [단테]를 읽으면서는 각 노래들 이면의 이야기들과 단테의 상황들을 설명해주고 나니 시를 접하는 마음의 눈이 조금은 여유로워집니다.

 

신곡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많은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단테의 [신곡]을 도전하기 어려웠던 분들께 [명화로 보는 단테의 신곡]과 함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단테 X 박상진]을 읽게된다면 [신곡] 읽어 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거 같습니다.

제가 지금 그런 상태랍니다.

 

 



 

덧,

<신곡> 서두에 나오는  '어두운 숲'의 배경이 된 곳도 아마 이곳일 것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아름 다운 산을 보면서.. 지옥으로 가는 길을 떠올렸다니...

 

 

YES마니아 : 로얄 g************1 2021.09.30. 신고 공감 1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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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유랑을 함께 하다_040 (클래식 클라우드 단테)
"단테의 유랑을 함께 하다_040 (클래식 클라우드 단테)" 내용보기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들어가던, 감수성이 훨씬 더 풍부했던 젊은 시절, 분주히 오가던 사람들, 공중에 울려 퍼지던 방송 소리, 어디서든 풍기던 커피 냄새, 역사를 나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던 구불구불한 길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시내로 들어가던 때는, 꼭 그렇지는 않았을 텐데, 어쩐지 예외 없이 해가 쨍쨍했던 것 같다. p.24   2019년 여름, 피렌
"단테의 유랑을 함께 하다_040 (클래식 클라우드 단테)" 내용보기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들어가던, 감수성이 훨씬 더 풍부했던 젊은 시절, 분주히 오가던 사람들, 공중에 울려 퍼지던 방송 소리, 어디서든 풍기던 커피 냄새, 역사를 나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던 구불구불한 길에 대한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시내로 들어가던 때는, 꼭 그렇지는 않았을 텐데, 어쩐지 예외 없이 해가 쨍쨍했던 것 같다. p.24

 

2019년 여름, 피렌체의 기차역 산타마리아노벨라에 내려섰을 때, 내 머리 위에도 쨍한 해가 비치고 있었다. 그렇게 해를 피해 어스름하게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저녁 무렵 산책하듯 나선 길에 단테 기념관을 마주했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아마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감격에 찬 문장을 적을 수 있었을 테지만, 당시의 나는 그리 흥분하거나 놀라지 않았었다. 내게 단테는 이름만 익숙한 오래된 책 신곡의 저자이자 어느 다리(솔직히 나는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만난 다리가 폰테베키오인줄 알았다)에서 만난 첫사랑을 잊지 못해 자신의 작품에 등장시키는 로맨티스트 정도의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클클을 통해 단테를 만나고 있으려니, 새삼 아쉬움이 느껴진다. 앞에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아마도 나의 피렌체 여행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담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망명자로서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유랑한 단테의 여정을 따르며 그의 삶과 작품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여행에서 나는 가능한 대로 단테의 시선이 머물렀던 대상의 흔적을 찾아 헤맸고, 그것이 그의 언어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햇볕이 나른한 오후에 먼지 날리는 길을 달리고, 해가 저무는 해변에서 하염없이 황혼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산길을 돌아 나타나는 조그만 식당에 앉아 글을 썼고, 어둠이 내리는 여관방에 앉아 다음 행선지를 구상했다. p.16

 

  #1  단테의 유랑  

 

그렇게 작가와 함께 단테의 여정에 동행한 내 눈길을 끈 대목은 그가 망명자 신분이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신곡과 베아트리체가 전부였던 내게 그는 작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테는 피렌체의 정치와 행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한편, 주변 도시들과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풀어나가는 외교관으로서도 수완을 보였다. 때로 충돌이 불가피할 경우 군인으로 전쟁터에 나가기도 했다. pp.103-104

 

   단테는 약제사 조합에 가입했던 12951214일에 열두 개의 주요 길드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에서 연설했다. 그가 정치 무대에 선을 보인 최초의 기록이다. 이어 이듬해 6월에는 ‘100인의 위원회위원이 되어 논쟁과 언변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널리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의 활동은 1300615일 피렌체의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기까지 꾸준하고 혁혁하게 이어졌다. p.131

 

정쟁에 휘말려 자의가 아닌 추방으로 피렌체를 떠난 단테는 결국 그는 20여년의 망명을 거쳐 피렌체에 돌아오지 못한 채 라벤나에서 눈을 감는다. 그렇게 긴 시간이 되리라 생각지 못했을 단테의 유랑이기에(그는 피렌체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더욱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해가 지는 피렌체에서 태어나 해가 뜨는 라벤나에 묻혔다. p.142

 

   그러나 아펜니노산맥 동쪽 너머는 아드리아해의 찬란한 햇빛이 떠오르는 곳이기도 했다. 햇빛이 있는 한 유랑은 쓸쓸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고 선 단테의 모습은 서해안의 황혼을 이고 서 있는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베로나와 라벤나처럼 비교적 오랫동안 머물며 집중적으로 글을 쓴 곳이 아펜니노 동쪽에 위치하는 반면, 루니자나 지방처럼 유랑을 거듭한 곳이 그 서쪽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삶의 마지막에 단테는 해가 떠오르는 곳에서 구원의 유랑 길을 마감했다. p.144

 

  # 2  두 여인  

단테의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을 꼽으라면 그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나 같은) 한 여인의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를.

 

   단테는 아홉 살과 열여덟 살 때 오직 두 번 베아트리체를 만났다고 썼는데, 그것은 숫자와 관련한 신비화의 효과로 보인다. 단테는 늘 숫자 3의 상징성을 의식했다. 그는 베아트리체와의 세 번째 만남이 내세의 연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묘사한다. p.68

 

두 번의 만남(저자는 같은 동네에 살았던 그들이 자주 마주쳤을거라 추측하지만) 속에서 그녀가 단테에게 남긴 흔적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표식처럼 그의 마음에 새겨졌으리라. 그러기에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라도 그녀를 부활시키고 이야기를 건네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통해 또 다른 여인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젬마 도나티, 바로 단테의 아내이자 그와의 사이에서 네 명의 자녀를 낳아 기른 여인이다. 베아트리체에 대한 경배에 가까운 단테의 감정을 어릴적에는 지고지순하게까지 느꼈었다면 이제는 젬마와의 관계, 아니 자신이 아닌 뮤즈를 가진 남편을 바라보는 그녀는 어떠했을지 마음이 쓰인다.

 

   그러나 젬마와 결혼하고 자식들을 두던 이 당시는 단테가 한창 베아트리체에 대한 연모에 사로잡혀 있던 때이기도 했다. p.72

 

   단테가 젬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단 두 번 만났다는 베아트리체는 새로운 삶이나 신곡을 가득 채운 반면, 평생을 함께한 아내 젬마에 대한 이야기는 단테의 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p.73

 

5월 봄날에 읽은 책을 장마가 시작되려는 7월에 숙제처럼 적으려니 그때의 느낌이 다소 바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며 피렌체에서 시작한 여행이 라벤나까지 이어지는 동안 이국의 풍경과 그 풍경 속을 방랑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만 책을 읽고 나면 평소 호기심은 있지만 선뜻 펼치지 못했던 신곡을 읽게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책에 담긴 의미와 당시의 정치적 풍자, 실존 인물들에 대한 해학 등을 접하다 보니 이 어마어마한 책을 읽을 수 있을지 오히려 의욕이 상실되는 기분마저 들었지만 말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책 신곡그리고 저자 단테. 책의 시작 저자가 적어둔 소개가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신곡과의 만남은 그렇게 조금 더 시간을 미루어 둔다.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는 오래된 시인이다..(중략)..그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새로운 심장에서 신선한 숨을 뿜어내며 우리 곁에 자리했다. 그리고 우리를 저 먼 고대 시인의 신비로움과 가까운 근대 작가의 친근함 사이 어디쯤으로 데려간다. 그는 신비로우면서도 친근하다. p.11

 


 

*기억에 남는 문장

망명자로서 단테의 삶은 고달프고 외로웠지만 주류에서 벗어나 은둔하는 삶은 오히려 성찰과 집필을 위한 좋은 환경이 되어주었다. 그는 쓰고 또 썼다. 망명은 그를 초월의 작가로 만들어주었다. 더 이상 피렌체에 속하지도 않았고 당대에 머물지도 않았다. p.12

 

폰테베키오가 워낙 유명한 바람에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만난 곳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둘이 만난 곳은 폰테베키오 바로 아래에 있는 폰테산타트리니타였다. 큰 특징이 없어 관광객의 시선을 잘 끌지 못한다. 하지만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운명적 만남을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p.63

 

단테는 망명과 함께 신곡을 쓰기 시작했고 죽음과 함께 끝을 맺었다. <신곡을 쓰기 전에 그는 포근한 우리 속에 잠든 한 마리 양이었다. 하지만 그 우리에서 쫓겨나면서 신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를 쫓아낸 자들이 싸움을 걸었고, 그것에 응전한 방식이 곧 신곡집필이었다. p.45

 

단테의 평생 화두인 구원은 죽음 이전에 현세에서 우선 이루어야 할 천국과 관련된다. 미완의 인간 삶에서 이룰 천국이란 불완저할 수밖에 없지만, 단테에게 천국은 끊임없이 추구하는 미완의 과정 자체를 의미한다. p.126

 

망명자는 어디서도 이방인이면서 어디서도 이방인이 아니었다. p.141

 

풍경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바람을 만난다. 그렇게 글을 쓰며 나를 들여다본다. 단테가 그렇게 했다. 길 위에 자신을 세워 삶을 채워나가고 글을 썼다. 글은 그를 바람처럼 실어 어디로든 가도록 해주었다. p.202

 

생각해보면 고립과 은둔은 단테에게 생명이자 힘이었다. 그는 청신체파 시인으로 우월한 고립을 선언하며 세상의 흐름으로부터 거리를 두고자 했다. 그것이 세상을 더 깊고 정확하게 판단하며 더 멀리 뻗어나갈 발판을 마련하는 길이라 여겼다. p.212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대상과 함께 내가 그곳에 있었음을 증명한다. 나는 대상을 보고 대상은 나를 본다. 나는 대상을 카메라에 담아 가져온다. 그리고 내 마음은 거기에 내려놓는다. p.221

 
YES마니아 : 로얄 w*****y 2022.06.26. 신고 공감 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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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4. 난, '신곡'을 읽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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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내게 아쉬운 느낌이 조금 드는 까닭을 먼저 말하자면, 책의 서술이 '기행문 형식'이라는 점이다. 한 인물에 대한 '자서전'이나 '연대기' 같은 책인데도 '태어난 곳'과 '묻힌 곳', 그리고 '살아생전에 머물렀던 곳'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해나가는 방식이 내게는 감흥은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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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가 내게 아쉬운 느낌이 조금 드는 까닭을 먼저 말하자면, 책의 서술이 '기행문 형식'이라는 점이다. 한 인물에 대한 '자서전'이나 '연대기' 같은 책인데도 '태어난 곳'과 '묻힌 곳', 그리고 '살아생전에 머물렀던 곳'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서술해나가는 방식이 내게는 감흥은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술자의 여정'이 두각을 일으키면서 내가 읽고자 했던 '인물'이 아니라 '서술자'가 등장해서 '화자의 감흥'까지 함께 읽어내야 하는 점이..가끔은 내가 '단테'를 읽는 것인지 '박상진'을 읽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딴에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서술방식이라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가끔은 '주인공'보당 '주연'이 더 돋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먹혀 들어갈 때도 있었다. 내가 잘 '모르는' 인물을 다룰 때에는 서술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책을 읽는 내내 덜 어색하게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기도 했다. 허나 이런 방식은 내가 진짜로 '몰입'하고 싶어하는 인물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는 '중매쟁이' 같은 느낌이 들곤 했다. 뺨 석 대를 맞기 싫으면 낄끼빠빠를 잘 할 줄 알아야 할텐데 말이다.

 

  내가 '단테'에 몰입하고 싶었던 까닭은 <신곡>을 완독하기 위함이었다. 오래 전에 사놓은 <신곡>을 여지껏 읽지 못하고 있다. 종교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책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던 탓이다. 그렇다고 딱히 '그리스도교'에 대한 반감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주변에서 하도 책의 내용이 "어려운데 재미도 없다"는 반응이 심심찮았기 때문이다. 워낙 '다른 이의 입방정'보다는 '내가 직접 경험'하는 편을 좋아하는 성격인데, 유독 <신곡>만큼은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완독하고 난 지금은 그런 편견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 조만간 <신곡>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리뷰로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르네상스인'이다. '신' 중심의 중세를 너머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세상을 꿈꾼 혁명가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그는 '피렌체인'으로 살면서 '왕정' 중심이 아니라 '공화정'을 꿈꾼 정치인이기도 했다. 그 때문에 그의 말년은 사랑하는 조국을 떠나 망명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비운의 '공무원'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 망명중에 탄생한 대작이 <신곡>이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의미에서 <신곡>에는 분명 고향땅 피렌체를 그리는 대목도 대단히 많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를 추방하는데 한몫했던 정적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는 통쾌한 장면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정말 기대가 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단테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연인 베아트리체'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한 동네에서 살았던 둘은 '집안'끼리 왕래가 있었던 사이였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수차례 만났을 가능성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딱 세 번 만났다고 뻥을 친다. 왜 그랬을까? 남자에게 있어서 '첫사랑'은 아름다워야만 한다는 판에 박힌 공식을 나열한 것일까? 단테는 그녀를 9살에 한 번, 18살에 두 번, 그리고 천국에서 세 번째 만났노라고 그리고 있다. 현실에서는 '젬마'를 아내로 두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참, 여기서 밝혀야 할 사안이 하나 있다. 지금에야 단테가 대단히 유명한 인물이 되었지만, 살아생전에는 그저 '공무원'일 뿐이었다. 더구나 '피렌체 공화국'이라는 약소국의 관료였다. 그래서 그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나마 고위직 공무원이었기에 '행적'이 조금 남아 있었겠지만 그마저도 '추방' 당하면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단테는 죽어서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책들은 '금서'로 대부분 불태워지고 말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고도 <신곡>과 같은 대작들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은 정말 천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을 테고 말이다. 그 때문에 그의 아내에 대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단테의 친구들(보카치오 등등)이 전하는 말로는 '내조'를 잘하는 현모양처라고 한다. 그래서 단테가 추방 당했을 때도 늘 함께 였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세의 베아트리체'와 '현세의 젬마'를 비교하는 것도 나름 의미있을 것이다. 기왕에 단테가 그토록 사랑하는 '연인'을 노래했다면, 분명 '아내'를 노래한 것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단테가 그토록 대놓고 '연인'을 그리워하는 내용의 책을 썼는데 '남편'을 가만 냅두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관점에서 보아도 이는 '불륜'에 해당한다. 더구나 젬마와 사이에서 낳은 딸 가운데 한 명에게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단다. 아내가 순순히 허락할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런 것은 분명 '뭔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거는 단테의 또 다른 책 <향연>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나름 솔깃한 대목이었다. 더구나 <향연>은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란다. 아내인 젬마의 교양 수준이 대단히 높았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대목이다. 혹시 입방정 떨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이 찾아와 '단테와 베아트리체'를 의심하는 이들이 찾아와 젬마에게 늘어놓을 때, 젬마는 조용히 <향연>이라는 책을 건내주지 않았을까? 단테가 '연인'을 그리워하는 것만큼 '아내'에 대한 철학적 대담을 늘어놓는 단테를 보여줌으로써 하릴없는 입방정을 떨지 못하게 만드는 현명한 아내는 아니었을까? 하긴, 단테의 저작물들은 대다수 '추방' 당한 시기에 써놓은 것이니 한가하게 '사랑타령'을 늘어놓을 처지도 아니었을 테고 말이다. 그리고 단테는 <신곡>의 '천국편'을 마무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천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젬마가 바가지를 긁었다고 하더라도 얼마 긁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단테는 '망명'을 떠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면서 <신곡>을 저술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탈리아 곳곳에는 단테와 '관련된 이야기'가 남겨진 곳이 참 많다고 한다. 하긴 여행지로 유명한 곳에서는 '장사'가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떠벌리기 마련이니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단테가 <신곡>을 쓰며 다루었던 '인물', '지명', 그리고 '역사적 사건' 등이 모두 이탈리아와 관련이 된 것들이라 '부정적인 내용'만 아니라면 지역의 명물이나 자랑이 되곤 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단테의 유명세는 <신곡>이 사랑받는 것과 비례했을 것이다. 더구나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작가이다보니 더욱 수지 맞았을 것이고 말이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식민치하에서 절망을 노래하던 조선의 청년작가들도 단테의 <신곡>을 읽으며 자신들의 서글픈 처지를 위로했다고 한다.

 

  남의 빵이 얼마나 짠지,

  남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너는 알게 될 것이다.         - <천국> 17곡 58~60행

 

  삼일운동의 성공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들어서고, 일제의 통치도 '문화통치'로 바뀌는 등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희망이 보이기도 했지만, 일제의 교묘한 탄압과 회유로 점점 변절하는 지식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며 얼마나 더 많은 설움을 견뎌야 하는 것인지 낙담하는 이들도 참 많았을 것이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구절이었을 것이다. 변절자들에게 일갈하며 '남의 빵'을 먹고, '남의 계단'을 오르며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내심 '변절자'에게 죽음이라는 쓰디쓴 결말을 안겨주겠다는 독한 마음도 품었을 테고 말이다. 아마 단테도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단테가 이 구절을 쓸 당시에 망명을 설움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새삼 깨달은 내용은 단테가 '종교적인 삶'을 살기보다는 '정치적인 삶'을 살았다는 점이었다. 그간 '르네상스인'으로 살았던 단테가 왜 '신을 노래하는 작품'을 쓴 것인지 의아해했는데, 실상은 <신곡>이라는 이름의 '정치적 비판'을 담은 책이었던 셈이다. 하긴 르네상스인이라고 해도 지난 1000년 간 그리스도교적인 삶을 살아왔던 것을 한 순간에 싹 바꾸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때문에 '종교적인 색채'를 가득 담아놓은 것 같게 써놓고서 자신을 추방한 '정적들'을 치밀하게 까대는 책이 <신곡>이라는 설명이 타당할 게다. 이렇게 쓰고 보니 <신곡>이 상당히 재미난 책 같은 느낌이 든다.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z******8 2020.10.03. 신고 공감 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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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은 읽기에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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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저의 저자인 박상진 선생님이 번역한 민음사판 "신곡"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탈리아어로 된 운율이 정확한 서사시를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읽었을 때 얼마나 원전의 느낌이 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에, "신곡"을 구입할 때 같이 일본인 교수가 저술한 신곡에 대한 해설 책을 사서 읽어가면서 "신곡"을 읽기 시작했었다. 나름 두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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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저의 저자인 박상진 선생님이 번역한 민음사판 "신곡"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워낙에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탈리아어로 된 운율이 정확한 서사시를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읽었을 때 얼마나 원전의 느낌이 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에, "신곡"을 구입할 때 같이 일본인 교수가 저술한 신곡에 대한 해설 책을 사서 읽어가면서 "신곡"을 읽기 시작했었다. 나름 두 책을 번갈아가며 보면서 혼란의 시기 이탈리아에서 살던 한 예술가가 뭘 그렇게 말하고 싶었을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읽어본 기억이 난다.

  본저는 신곡을 자체를 해설하기만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시리즈가 그랬듯이 관련 전문가들이 직접 해당 나라의 도시를 찾아가서 그당시를 살던 예술가와 철학자가 살아온 길을 따라가면서 그가 남긴 작품이나 사상을 해설해주는 책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단테가 살아온 피렌체 등등을 직접 다니면서 감회를 적고 신곡을 해설하고 그당시의 상황을 알기쉽게 설명해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쇼펜하우어가 했다던 말이 생각났다. 회의론자답게 "단테는 신곡에서 지옥을 묘사할 때는 현재의 모습을 묘사하면 충분했으나, 천국의 모습을 묘사함에 있어서는 천국을 모방할 현재의 모습이 없어서 구체적이지 못했다."는 말. 정신없이 전쟁이 빈번하던 그 당시의 이탈리아 반도. 고향에서 쫓겨나 이리저리 떠돌다가 끝내 타지에서 눈을 감은 단테. 그가 보았을 천국과 지옥은 결국 지상에서 발견해야 하는 것이었을거다.

t*****k 2020.06.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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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을 따라서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단테] 신곡을 따라서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내용보기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서양 문학의 4대 시성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생애를 박상진 작가가 직접 단테의 고향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돌아본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단테는 대표작 <신곡>을 비롯해 여러 권의 작품을 남겼으나 정작 단테 자신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저자는 단테가 태어나고 자란 피렌체를 비롯해 훗날 피렌체에서 추방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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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서양 문학의 4대 시성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생애를 박상진 작가가 직접 단테의 고향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돌아본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단테는 대표작 <신곡>을 비롯해 여러 권의 작품을 남겼으나 정작 단테 자신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저자는 단테가 태어나고 자란 피렌체를 비롯해 훗날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망명 생활을 할 때 거쳐간 곳을 하나씩 직접 돌아보며 당시 단테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을 만한 것들을 대리체험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단테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유능한 정치가이자 행정가, 철학자, 자연과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살았던 13세기 말과 14세기 초는 이탈리아가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한 때였고, 피렌체가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한 때였다. 어려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의 사상을 수학한 단테는 현실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실천적 지식인이 되고자했고, 그러한 소망은 정치가, 행정가가 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뜻을 이루기도 전에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1301년 망명길에 올랐고 1321년 타계하기 전까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저자는 단테의 망명이 단테에게는 불운이자 비극 같은 사건이었을지 몰라도 인류 전체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망명길에서 단테가 대표작 <신곡>을 구상하고 완성했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당시 피렌체와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은 물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단테의 생애를 짐작할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이 숨겨져 있다. 오랫동안 단테를 연구한 저자 박상진은 적절한 인용과 이해하기 쉬운 해설로 <신곡>과 단테,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중북부 도시들의 문화와 역사를 연결한다. <신곡>을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

이달의 사락 j****y 2021.11.1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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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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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말하면 읽다가  아 내가 이 책을 왜샀지 하고 내려놨다가,  또 다시 집어 읽다가,  또 내려놓았다가,  또 다시 집어 읽다가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   클클은 읽고싶고 소장하고 싶어서 다 사는데,  단테는 정말이지...ㅋㅋㅋㅋ   다른 단테 책도 참 많은데 늘 그랫던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단테가 또 보이면 또 읽겠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늘 소화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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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말하면

읽다가 

아 내가 이 책을 왜샀지 하고 내려놨다가, 

또 다시 집어 읽다가, 

또 내려놓았다가, 

또 다시 집어 읽다가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

 

클클은 읽고싶고 소장하고 싶어서 다 사는데, 

단테는 정말이지...ㅋㅋㅋㅋ

 

다른 단테 책도 참 많은데

늘 그랫던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단테가 또 보이면 또 읽겠지.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늘 소화시키지도 못하는 단테를

놓지도 못하고 

잡고 또잡고...

 

아 이놈의 욕심은, 이놈의 탐미는 언제 끝나는가. 

 

g********r 2021.08.12.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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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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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중세시인이자 최초의 근세 시인이라 평가 받는 단테에 관한 책이다. 아르테의 단테는 평전이자 단테를 테마로 한 여행기이다.단테의 신곡은 성경도 잘 모르고 희곡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꽤 어려운 책이었는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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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중세시인이자 최초의 근세 시인이라 평가 받는 단테에 관한 책이다. 아르테의 단테는 평전이자 단테를 테마로 한 여행기이다.

단테의 신곡은 성경도 잘 모르고 희곡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꽤 어려운 책이었는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s***3 2025.04.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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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을 읽기위한 안내서
"신곡을 읽기위한 안내서" 내용보기
#단테 #클라식클라우드 #박상진 #아르테 #독서기록 #책서평 #북리뷰 #book #bookreview #여행 #인문 단테, 신곡, 베아트리체..부분적으로 수없이 많이 인용된 문장으로만 접해왔고, 아직 단테의 ‘신곡’을 전문으로 만나지 못했다. 언젠간 꼭 완독해야지 하던 참에, 클래식 클라우드에서 단테를 다룬 책이 나와서 반가웠다. 그리고 읽다보니, 역시 신곡을 읽기 위한 안내서로 삼기 잘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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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클라식클라우드 #박상진 #아르테 #독서기록 #책서평 #북리뷰 #book #bookreview #여행 #인문

단테, 신곡, 베아트리체..부분적으로 수없이 많이 인용된 문장으로만 접해왔고, 아직 단테의 ‘신곡’을 전문으로 만나지 못했다. 언젠간 꼭 완독해야지 하던 참에, 클래식 클라우드에서 단테를 다룬 책이 나와서 반가웠다. 그리고 읽다보니, 역시 신곡을 읽기 위한 안내서로 삼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느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처럼, 한사람을 주제로 잡아, 그의 일생을 그 사람이 살아온 공간과 접목시켜, 박상진 작가도 단테를 소개하는데, 이 책은 특히 단테의 일생과 그의 유랑 공간과 함께 신곡에서 언급된 공간을 연결하여 차후, 신곡을 읽을 때 머리 속에서 단테가 유랑하며 만났던 공간과 사람을 떠올릴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평전과 기행문을 더한 형식을 띤다. 평전은 한 사람의 일생 이야기이니 시간 순서대로 써 내려가는 것이 맞고, 기행문은 한 사람의 여행 이야기니 공간 순서대로 따라가는것이 더 맞다. 평전의 주인공 단테와 기행문의 주인공 나를 잘 포개놓는 일이 중요하다...함께 밝혀둘 것은, 이 책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단테의 글에서 나온다는 점이다.(p018, 프롤로그)”

이 책을 읽으면서 불연듯 떠오른 것은 시공간적인 배경없이 신곡을 읽을 때, 그 구절 구절이 의미하는 시대상, 공간상 배경을 떠올리지 못하면 이해의 폭이 아주 좁았을 것이라는 강한 느낌이었다. 눈 앞에 망망대해를 맞이하고, 또는 깊이를 알 수 없이 세차게 몰아쳐 흘러가는 어두운 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살짝 발바닥만 물에 적셔 보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었겠구나 싶은. 동시에, 신곡은 단테가 살았던 당시 피렌체 사회, 정치, 문화를 알지 못하면 더더욱 이해하기 쉽지 않았겠구나 싶은.

피렌체에서 정치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추방되어 유랑하면서, 몸은 고달퍼졌지만 오히려 정신은 자유롭고, 보다 넓게 세상을 보고 인생을 보게 된 단테. 자신의 생각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던 단테. 그로 인해 이탈리아 속어가 라틴어에 비해 결코 뒤쳐지지 않고 ‘고고한 속어’로 불리어지는 차원까지 오르게 한 단테. 단 두번의 만남으로 생긴 ‘베아트리체’에 대한 감정을 사랑의 중심에 둔 단테. 그 사랑은 시적 영감의 근원이며 구원의 주체였고, 나아가 성속의 만남, 신과 인간의 합일, 지성의 성찰과 감각적 체험의 긴장같은 여러 주제로 드러난다. 그의 사랑과 사상은 유랑길에서 얻은 명상의 결과, ‘신곡’으로 결실을 맺는다. 14세기에 살았던 오래된 시인 단테는 지금도 우리 곁에서 숨쉬고 있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한편으로는 여행기처럼 가볍게 주인공의 살았던 공간을 다루면서 집중적으로(그렇지만 너무 깊지 않게) 소개하기엔 너무나 좋지만, 한편으로는 그래서 어쩌면 피상적으로 살짝 훑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다. 이러한 나의 생각은 250여페이지의 얇은 한 권의 책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 수도..하지만 적당한 목표를 가지고 접근하기에 참 좋은 시리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금 나처럼, 단테의 신곡을 본격적으로(?) 읽어보자고 작정한 얇팍한 인문학 초심자이며, 코로나 상황에서 여행에 목마른 자에게, 역사적, 공간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상상의 길을 보여준다. 이제...다음 순서는 ...?!
p******p 2020.09.2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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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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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아르테(arte) 출판사에서 나온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9번 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21번째가 출간된 상태고요. 한 권씩 모으고 있지만, 주제도 작가도 다 다른 시리즈라서 아무래도 권마다 퀄리티 차이가 좀 있습니다. 이번 <단테>는 단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단테의 행적이나 삶의 궤적을 작가가 따라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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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아르테(arte) 출판사에서 나온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19번 입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21번째가 출간된 상태고요. 한 권씩 모으고 있지만, 주제도 작가도 다 다른 시리즈라서 아무래도 권마다 퀄리티 차이가 좀 있습니다. 이번 <단테>는 단테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단테의 행적이나 삶의 궤적을 작가가 따라가며 작가의 감상에 치중하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단테에 대해 알고 싶다는 독자가 읽기보다는 단테를 좋아하고, 그를 전공한 사람의 에세이라 생각하고 읽으면 좀 낫습니다. 하긴 어떻게 다 좋을 수 있겠어요.

YES마니아 : 로얄 d******s 2020.06.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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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길 위에 피어난 시인의 별을 찾아간 여정
"유랑길 위에 피어난 시인의 별을 찾아간 여정" 내용보기
《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박상진 지음 | [아르테] ‘유랑길 위에 피어난 시인의 별을 찾아간 여정’ “우리 살아가는 길 반 고비에 나는 어느 어두운 숲속에 서 있었네. 곧은 길이 사라져버렸기에. 아, 이 거친 숲이 얼마나 가혹하며 완강했는지 얼마나 말하기 힘든 일인가!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새로 솟는구나.” (《신곡》 「지옥」 1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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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박상진 지음 | [아르테]




유랑길 위에 피어난 시인의 별을 찾아간 여정



우리 살아가는 고비에

나는 어느 어두운 숲속에 있었네.

곧은 길이 사라져버렸기에.


, 거친 숲이 얼마나 가혹하며 완강했는지

얼마나 말하기 힘든 일인가!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새로 솟는구나.”


(신곡 지옥 1 1-6)



단테가 지나갔음직한 길을 700년이 지나 어느 학자가 걸음 걸음 때로는 머뭇거리며  따라간다. 나는 책을 덮고 그가 남긴 발자국을 눈으로 쫓는다. 그리고 다시 책을 펼쳐 문장을 만났다. 표현이 지닌 무게를 새삼 실감한다. 단테 알리기에리. 이탈리아의 중부의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오늘날 호메로스와 셰익스피어, 그리고 괴테와 함께 4 시성으로 불리는 시인이자 철학자, 정치가였다. 인생의 정점에 오른 36세의 전도 유망한 젊은 정치가는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자신을 낳아준 도시에서 추방당했다. 유랑의 위에서 써내려간 단테의 신곡 이렇게 해서 탄생했다. 위에 인용한 싯구의 앞부분은 인생의 어느 순간 모든 것을 잃고 도망자의 신세가 인간의 황망하고 암담한 심정을 읽을 있다. 이어지는 문장들에선 일탈을 겪은 인간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것이 얼마나 무거운 운명의 장난인지를 두려움과 함께 토로했다.



     단테가 남긴 대부분의 작품은 위에서 씌여졌다. 문학연구자인 저자는 단테가 지나간 길을 따라 나섰다. 그런 까닭에 저자는 순례자와 같이 단테가 지나갔을 법한 장소와 길을 그리고 길에서 만난 모든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가 쳐다보았을 법한 풍경과 밤하늘을 바라보고 그의 모습과 생각을 상상해본다. 저자는 단테의 작품과 자신의 현실 사이를 하나의 직물처럼 촘촘하게 짜넣는다. 단테가 태어난 피렌체가 직물 산업으로 유명했음을 상기해주듯이 말이다. 저자는 작품의 중요도에 비해 인간 단테에 대해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도 시인의 작품을 통해 그가 두려움과 일말의 희망, 소중했던 기억에 의지하여 써내려갔을 문장들을 정성껏 꺼내놓는다. 그러므로 단테의 작품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로서 시인에 대해 파악할 있는 기본적인 정보를 저자가 지나간 길을 따라가며 얻을 있었다. 중에서 저자가 문장으로 정리한 다음 부분이 시인의 면모를 종합해보고 상상해보는 도움이 있을 같다.


단테는 뛰어난 상상력과 시적 언어의 감각을 지닌 작가였고, 합리적 사고와 역사의식을 소유한 지식인이었다. 또한 세속적 연애감정과 영원한 사랑의 가치를 연결할 아는 비범한 통찰력을 가진 철학자이자, 세상의 정의를 이론과 실제 양면에서 세우고자 했던 실천가였다. 자기를 둘러싼 세상을 지칠 모르는 관심으로 관찰하여 재현했고, 이치를 통찰하여 체계적 이해에 도달했다. 그는 인간에 대해 품은 한없는 애정과 연민을 고도로 절제된 언어로 담아냈다.”(215)      



     단테에 대한 저자의 평가다. 물론 저자가 표현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테의 작품을 직접 감상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정리한 단테의 행적을 따라가며 인물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를 그려낼 수는 있었다. 단테보다 많이 앞선 시인 호메로스가 그려낸 문학 세계 속에는 영웅 오디세우스가 등장한다. 단테처럼 오디세우스 역시 오랜 세월 집을 떠나 유랑했다. 트로이 전쟁과 지중해 주변의 섬들을 말이다. 오디세우스는 20년을 모험과 유랑으로 떠돌았지만 결국 가족과 일상이 있는 집으로 복귀할 있었다. 반면, 19년을 위에서 보냈던 단테는 결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인생의 후반에 이르러 안정된 기반 위에 있지 못했던 단테에게 구원 문제는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런 상황에서 단테의 작품들은 현실에 기반하여 현실의 언어로 위에서 탄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불사의 신과 달리 인간은 가사자(可死者) 혹은 필멸하는 존재다. 그리고 크고 작지만 누구나 인생에서 번쯤의 전환점을 겪는다. 그것이 작은 상처를 입는 신체의 변화일 수도 있고,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또는 신변의 변화일 수도 있으며, 죽음과 같은 인생사의 마침표일 수도 있다. 단테는 인생의 정점에 도달한 순간 자신을 낳아준 도시로부터 추방되었다. 사건은 그의 삶에 가장 분수령이 되었음을 부인할 없다. 그러므로 그의 삶은 추방 전과 추방 후로 명료하게 나누어 생각해볼 있다. 추방 직전, 단테는 피렌체의 최고위원의 자리에 오른 상태였다. 이렇게 도시에서 인정받고 두각을 나타내며 살아갈 있는 기회를 거머쥐었다. 추방 전의 삶은 세속적인 기준으로 인간에게 있어 삶의 정점에 이른 모습이었다. 그러나 세속적인 권력 다툼에서 패한 자는 내리막길만이 유일한 출구였다. 그에겐 일방통행로였던 것이다. 교황권을 지지하는 궬피파에 속해있었음에도, 단테는 탐욕스러운 교황들의 행보를 지지하지 않았고, 이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인간의 역사에서 신념이 있는 흔히 부러지거나 꺾이기 쉬운 존재로 기록되었고,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추방 단테의 삶은 어둠 속에서 하나에 의지한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딛는 삶으로 이어졌다. 단테는 신곡에서 어두운 막막함과 두려움을 노래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는 단테의 추방 후의 삶에 빚을 지게 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망명의 위에서 위대한 문학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삶의 정점에 오르면서 벼려두었던 단테의 지성은 자기 성찰의 힘을 통해,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 로서 역할을 했던 같다. 단테는 내리막길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걸었기 때문일까. 단테의 언어는 주도면밀하고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 오롯이 현실을 담고 있다. 신곡에서 단테는 지옥, 연옥, 천국을 순례하며 신과 인간이 만나는 과정을 보여주며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모습은 현실에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단테는 객지에서 단순히 자신의 외로움과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신곡 썼을까. 이것이 부수적인 효과일 수는 있겠지만, 단테의 글쓰기 행위는 보다 의도적이고 실천적인 행위로 보인다. 모든 것을 잃고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만 했던 불안정한 속에서 글쓰기는 오로지 자신의 삶을 의지하고 지탱해주는 위의 동반자가 아니었을까. 위에서 지속된 단테의 글쓰기는 스스로 객관적인 관찰자가 되어 세상과 자신을 바라볼 있게 하는 실존적인 실천 행위였음을 생각해본다.



     생전에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무죄를 인정받지 못해서일까. 단테는 사후에도 피렌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머물러 있었다. 단테를 품었지만 결국 추방해버렸던 피렌처는 단테의 사후 그의 유해를 찾으려고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700 동안 단테의 마지막을 지키고 보듬었던 라벤나는 그의 유해를 넘겨주지 않았다. 단테의 영혼은 자신을 환대했던 라벤나에서 마침내 안식을 찾았을 같다. 아니면 곳에서도 여전히 위에서 유랑하고 있을까? 우리는 시인이 남긴 토스카나 지방의 속어를 통해, 그가 남긴 목소리를 듣는다. 지금도 세계의 어디에선가, 어느 위에서 수많은 언어로, 누군가의 입에서 다른 누군가의 귀로 정성껏 전달되고 있을 것이다. 그의 영혼이 사후 700년이 되도록 여전히 우리에게 닿고 있음을 느낀다. 내년인 2021년은 단테의 사후 7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해외로 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나는 잠시나마 저자의 어께 너머로 단테의 삶을 따라가며 여행해볼 있었다.



     단편적인 인용구를 통해서이지만 저자가 꺼내준 신곡 문장들에서 나는 인간 본연의 모습들, 민낯을 자세히 알아볼 있었다. 베아트리체로 상징되는 사랑과 아름다움, 그리고 철학뿐만 아니라 구체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인간의 죄악을 비롯한 삶의 모습들, 총체적으로 파악되는 삶의 국면을 분주히 발견할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지점은 단테의 스승 라티니가 해준 말이었다. ‘너만의 찾아 기준으로 삼고, 이를 따라가라는 메시지. 평범한 인간인 우리들은 각자의 별을 찾아 나아가는 길이 하나의 고통과 근심의 길임을 안다. 하지만 단테가 남긴 시와 흔적, 여행지에서 저자의 상상력과 우연히 마주친 사건들, 그리고 새로운 만남과 발견의 과정이 책에 녹아들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은 또한 각자 나름대로 지속될 것임을 예감한다. ‘탄생과 종말, 죽음이 공존하는 … (…) 나는 대상을 카메라에 담아 가져온다. 그리고 마음은 거기에 내려놓는다.’ 묘지가 있는 어느 사원을 방문한 저자가 인간의 죽음을 생각하다가 누군가의 결혼식 안내 문구를 보고 새로운 삶의 시작도 떠올리는 대목이다. 우리 각자의 위에서 인간은 삶의 마지막과 시작이 공존함을 목격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테의 스승이 해준 말이 기억에 남았다. 700 시인의 삶이 오롯이 담긴 신곡 단순히 과장된 내세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는 단테가 신곡 지옥,연옥,천국 편의 마지막 문장에 새기듯 써넣은 stella’ 통해 여전히 시인과 접속한다.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는 오래된 시인이다."- (11면)

"(단테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
: (프리드리히 엥겔스)

‘서양의 근대는 단테와 셰익스피어에 의해 나눠진다.’
: (T.S. 엘리엇)- (22면)

"피에솔레 언덕에서 바라보는 피렌체는 ‘꽃피는‘, ‘번성하는‘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 이름답게 꽃잎처럼 펼쳐져 있다."- (16면)

"그에게 구원이란 무엇보다 이 세상에서 원만하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167면)

"너의 별을 따라간다면, 영광의 항구에 실패 없이 도달하리."
: 스승 라티니가 단테에게 해준 조언- (211면)

"별은 그에게 희망이며 길이다. 그의 삶은 별을 향해 나아가는 항해였다."- (236면)


YES마니아 : 로얄 n****o 2020.10.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