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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 매혹적인 제목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서문을 펼쳐들었다가 헉! 놀랐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는 무려 16페이지나 되는 서문이 나를 반겨주었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의 다른 점을 이제껏 특별히 생각해 본 적도 없던 나... 서문과 제 1장 ‘테크놀로지’를 읽으며 저자의 꼼꼼한 통찰력과 엄청난 자료 수집력에 연신 감탄했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목적을 ‘독자들이 평범한 것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 눈을 뜨는 것’(19쪽)이라고 했는데, 책을 덮고 주변의 물건들을 바라보는 느낌이 어쩐지 새롭다. 앞으로는 운동화 끈을 매면서도 이 단순해 보이는 신발끈 속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숨어 있는지를 생각하게 될지도. 음, 이 오래된 테크놀로지는 ‘신고, 벗고, 걷고, 뛰는 단순한 몸의 테크닉도 꽤 가치 있으며, 이로 인해 급진적인 혁명 대신 점진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16쪽)을 보여주기도 한다지, 이렇게.^^;
어떤 목적에 맞게 환경을 변형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테크놀로지라면, 테크닉은 이런 변형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이다. 즉 구조물, 도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테크놀로지이고, 우리가 이를 사용하는 방법이 테크닉인 것. 이 책은 이렇게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 일상의 사물들을 촘촘히 바라본다. 태어나 가장 먼저 접하는 테크놀로지인 젖병부터 시작해서, 우리 몸의 맨 아래 놓인 발에 신는 조리와 운동화, 그리고 업무용 의자와 안락의자, 음악 건반과 텍스트 자판, 그리고 안경과 헬멧까지... 이 9개의 일상적인 물건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몸의 테크닉을 보완해 왔는지를 추적한다. ‘중요한 혁신 중 일부는 사물의 발명보다는 새로운 사용법의 발전에 있었다는 점’을 다채로운 예들을 통해 촤라락~ 명쾌하게 논증해내는 점이 이 책의 백미이다. 역사에 걸쳐 나타나는 테크닉과 테크놀로지 사이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이렇게 꼼꼼하게 추적해냈을까 신기할 따름이다(서문에 나와 있었던, 책의 집필을 도와준 이들의 이름 기나긴 목록에 절로 수긍이 가는 순간).
저자가 여러 차례 강조하듯이, 일상의 물건들을 통해 살펴본 ‘테크닉과 테크놀로지’의 관계는 상호보완적이다. 새로운 사물은 행동을 변화시키지만, 그 변화는 항상 발명가나 생산가들의 예상대로만 진행되지는 않는 것이라는 얘기다. 만든 이들조차 자신의 발명품이 어떻게 쓰일지 완전하게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 언뜻 모순되어 보이지만, 이런 ‘예측불가능성’ 덕분에 인류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온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테크놀로지를 좋지 않은 방향으로 사용해서 인류에게 재앙이 된 경우도 많았지만). 사람들의 행동 변화는 새로운 도구의 영감이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구는 이어서 더 많은 혁신을 낳는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경이롭게 느껴진다. 역시 호모 파베르, 인간은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기에 인간인가.
그리고 이 책은 범상치 않은 서문뿐 아니라 후기도 참 충실하다. 특히 ‘우리 몸이 새로운 테크닉들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테크닉은 잊혀버린다.’(398쪽)는 내용에 진한 공감을 느꼈다. 인류학자들에게 알려진 휴식을 취하는 다양한 자세는 의자에 앉는 자세로 대체되었고, 원래 건강을 위한 도구였던 안락의자는 게으른 생활의 위험을 경고하는 상징이 되었다. 타자기와 컴퓨터 자판의 발달로 개인의 독특한 서체는 사라져 가며, 헬멧은 위험을 회피하게 하는 것만큼 위험을 감수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껏 인류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앞으로도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은 끊임없이 진화할 것이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할 수가 있고, 더 많은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본질을 형성하는데 테크놀로지가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지혜롭게, ‘인간답게’ 테크닉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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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보는 여러가지 물건들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다. 예전에 어디선가 봤는데, 가장 훌륭한 발명품 중의 하나로 칫솔이 있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칫솔 없이 사는 삶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인데 이 발명품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발명한걸까? 그리고 그 발명에 얽힌 뒷이야기와 발명된 상태에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편리함을 더해왔을까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젖병, 조리,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에 대한 발명과 이 발명품들이 사회를 변화시켜온 일련의 과정들을 설명해준다. 한 가지 물건이 생겨난 것 뿐이었지만, 이 발명품들로 인하여 사회적인 구조가 바뀌고 대중의 시각과 취향이 바뀌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저자는 우선 책을 시작하면서 테크닉과 테크놀로지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테크닉에 흔히 테크놀로지라고 부르는 하드웨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말하는 기술과 기어다니는 기술처럼 테크닉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의 삶 안에 존재한다. 심지어 어머니의 양수 속에서도 생존을 위한 테크닉이 태아들에겐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술적인 부분에서 테크놀로지가 발전하면서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일부러 기계나 물건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어서 일반인들이 전문적 지식을 가질 수 없도록 했는데, 현대에 들어서면서 점점 자동화된 기기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 저자는 테크닉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다소 전문적이고 익숙해야 잘 할 수 있는 것들이 결국 버려지게 되는 것인가? 라는 점을 설명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위험한 도구를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도 (예를 들면 9밀리 권총처럼) 위험이 따르는 일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물건들을 통해 수세기동안 사람들이 어떤 생활 양식으로 살아왔는지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보통 역사책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식들은 정치와 문화 경제 등 거시적인 흐름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이 즐겼던 삶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것이 많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각 시대별로 상류층과 중류층,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각 발명품이 현대에 이르러서는 중세와는 달리 어떤 취향으로 발전되어 왔는지, 그리고 각 발명품을 한 단계 발전시킨 사람들의 아이디어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최신의 트렌드와 기술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 단지 백화점 쇼윈도에 놓여진 사물만 보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지식들이었다. 생활속에서 쉽게 발견되는 사물들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것.. 어디에나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모든 것에는 역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꽤 의미있게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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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이라기보다 사물의 '역사' 아닐까 싶을만큼 몇몇 사물들의 역사를 성실하게 기록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치밀하고 꼼꼼하게 조사한, 너무나 당연히 우리 곁에 있는 물건들에 대한 새삼스러운 고찰이라고 해야할까? 사실 모두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있어왔던 물건들이다. 운동화, 안락의자, 안경, 타자기 등등 그런데 책을 읽어나가며 놀라웠던건 서로 상반되는 두가지 점이었다. 이러한 물건들의 역사가 의외로 거의 인류문명만큼이나 아주 오래된 것이라는 점이 첫번째 놀라움이었고 이러한 물건들이 지금의 내게 익숙한 형태를 갖춘 지는 의외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 두번째 놀라움이었다. 예를 들어 젖병같은 경우 산업화 이후의 산물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무려 6,000년전 유적지에서도 유아용 젖병이 발견되었으며, 로마인도 인공 젖꼭지를 사용했다고 한다. 모유수유 vs 인공수유의 문제 역시 사회적 논리에 따라 꽤 오래 계속되어 왔고 지금처럼 안전하고 위생적인 인공수유 도구가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희생이 있어왔다. 이렇듯 각 사물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흥미로웠음에도 가끔은 너무 학문적이거나, 지나치게 미시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조금 부담스럽고 지루하기도 했었다. 좀더 가벼운 스타일을 기대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확실히 그리 가볍거나 만만한 책은 아니다. 학술서보다는 당연히 교양서 쪽이지만 내용이 많고 빽빽한 느낌이다. 지적 호기심이 왕성한 독자라면 무릎을 쳐가며 시종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본문보다는 책머리부분이었다. 각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인간과 사물의 관계에 대한 재미난 시각과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테크닉과 테크놀로지의 보완, 발전에 초점을 맞춰 친숙한 사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 오직 기술력만이 한 사물의 탄생과 쓰임을 일관되게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서와 테크닉이 더해져 다양한 방향으로 변용되어 가며, 인간도 테크놀로지의 영향으로 조금씩 진화의 방향을 바꿔간다는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여기 소개된 각각의 사물들이 지금은 충분히 완전하게 느껴지지만 앞으로 또 어떻게 인간의 테크닉, 욕구 등과 보완되어 발전하고 변화해 나갈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전에 읽었던 '사물의 민낯'이라는 책과 다루고 있는 사물은 다르지만 구성이 비슷한 책으로, '심화편' 같은 느낌도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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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테너의 『사물의 역습』은 김지룡 등의 『사물의 민낯』나 데얀 수직의 『사물의 언어』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적고 보니 제목도 ‘사물의 ~’로 닮아 있지만, 내용도 특정 사물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는 것으로 무척 닮아 있다. 그러나, 조금씩, 아니 어쩌면 세 권의 책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데, 『사물의 민낯』은 좀 대중적이랄 수 있고(그래서 어디 가서 아는 척하기 참 좋은 책이다), 『사물의 언어』는 주로 사물의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사물의 역습』은 한 사물이 형성되고, 변화되어온 과정을 역사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물의 역습』는 사물, 혹은 도구를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두 가지 관점을 가지고, 이 둘이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변화하고, 또는 보존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테크놀로지라고 하는 것은 도구 자체를 가리킨다면, 테크닉은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피아노’를 예로 든다면, 피아노라는 음악을 연주하는 도구는 테크놀로지이고, 그것을 연주하는 기법은 테크닉인 셈이다. 에드워드 테너가 아홉 개의 사물을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라는 관점을 통해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 간단하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상호작용을 통해서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것 가운데 ‘안경’을 예로 들자면, 안경, 혹은 렌즈라는 테크놀로지가 독서라고 하는 일종의 테크닉의 변화를 가져왔고, 다시 독서 열풍이 안경의 발달(물론 어느 시점 이후로는 그 발달이 정체되었다고는 하지만)이라는 테크놀로지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은 책 내용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알았을까, 혹은 조사했을까 싶을 정도로 한 사물의 역사를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는데, 그게 모두 그 사물의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의 역사이다. 에드워드 테너가 언급하고 있는 사물은 모두 9개인데, 이 9개의 사물은 또 몇 개의 범주로 묶을 수가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테크놀로지이면서 가장 중요하게 익혀야 하는 테크닉이라는 면에서 ‘젖병’이 있고, 인간의 발과 관련이 있는 ‘조리’와 ‘운동화’를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며, ‘업무용 의자’와 ‘안락의자’도 하나로 묶을 수 있다. 그리고 ‘음악 건반’과 ‘텍스트 자판’ 역시 본질적으로 동일한 원리를 가진 것이며, ‘안경’가 ‘헬멧’도 인간의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면에서 거의 동일한 원리를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모든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을 관통하는 원리가 있으니, 그것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이다. 즉, 우리 몸은 새로운 테크닉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테크닉은 잊혀진다는 것이다. 언급한 모든 것들이 원래 사람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인간의 모자란 것을 보충하거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개발된 것들이 정작은 다른 측면에서는 무언가를 결실시킨다는 것이다. ‘젖병’, 또는 유아용 인공 젖꼭지가 모유 수유라고 하는 원래의 것이 가지는 감성적이면서 물리적인 감각을 결여하거나, 영양분, 혹은 면역력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결핍된 것이 대표적인 것이다. 또한 의자 역시 인간이 그동안 취해왔던 수많은 휴식의 자세들 중 단 한 가지만을 가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타자기와 컴퓨터의 자판은 어떤가? 나도 지금 이 글을 컴퓨터 자판으로 치면서 더 빨리 내 생각을 옮기고, 손 글씨를 쓰는 귀찮음을 없애주고 있지만, 내 서체는 잊혀지고(아는 사람은 알지만 내 글씨가 꽤 괜찮았다!...), 또한 글의 감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글이 좀 늘어지고 있다.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만든 헬멧이 오히려 위험을 감수하게 만드는 것은 또 어떤가? 이렇게 보면 인간의 도구라고 하는 것이 가지는 이중성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드러나는데, 그저 흥미로운 사물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그래서 어디 가서 아는 체 하기 좋은), 명확한 주제 의식 속에서 사물들을 선태하고 배치해서 그 오랜 역사를 탐구한 것이다. 사실 낯선 이름들과 낯선 상표들 사이를 헤매면서 다소 힘겨운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이 정작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한다면 그런 것쯤은 어느 정도는 곁가지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것들 하나하나 기억하는 것도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애시당초 모두 기억하기 힘들다면 전체적인 구도만이라도 잘 잡아왔다면 의미 있는 독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인상 깊은 것은 후기에서 내놓고 있는 그의 견해다. 에드워드 테너는 ‘엄지의 반란’이라는 짧은 후기에서 검지에서 엄지로 옮아가는 것에 거창한 의미가 부여하고 있다(여기서 ‘엄지’란 당연히 휴대폰, 혹은 스마트폰을 다루는 기술을 말한다). “사람 손의 힘의 균형이 검지에서 엄지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는 이미 카를 바흐가 250년 전 음악 건반에서 엄지의 역할을 끌어올린 것을 살펴보았고, 터치 타이핑 기법을 개척했던 이들이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손가락을 재발견했지만 엄지의 역할은 스페이스 바를 치는 정도로 격하시켜 버린 것도 살펴본 바 있다. 이제 엄지는 두 번째 르네상스를 누리게 되었다.” (397쪽) “염지손가락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기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다시 돌아오고 있음을 상징한다. 검지는 권위를 상징하며, 문서상의 규정과 경고를 가리키고, 다른 이를 손가락질하거나 훈계할 때 쓰인다. 바로 규칙을 상징하는 것이다. 반면 엄지손가락은 사람들이 스스로 알아낸 실용적인 지식을 상징한다. ... 엄지손가락은 우리가 언제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교, 암묵적 지식을 상징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이제는 잊혀버린 기술인 히치하이킹에서 쭉 뻗은 엄지손가락은 미래에 대한 긍정적 태도, 즉 협력에 열려 있지만 방향성은 명확한 미래를 향한 전향적인 자세를 상징한다.” (401쪽) 너무 거창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맨날 쓰고 있는 ‘엄지’가 이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렴 어떤가? 비록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 (2013.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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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역습』을 읽고 내 자신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사물에 대해서 자세하게 언급한다든지, 특별한 관심을 갖고 그 사물에 대해 연구하지는 않는다. 그냥 주어지고 획득한 사물을 가지고 요긴하게 활용만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그 사물에 대한 막역한 애정과 함께 자식 같은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발명이나 창조 등 획기적인 변화의 발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있는 사물들에 대해서 지극한 사랑과 함께 주의 깊게 바라보면 그 이상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젖병, 조리,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 등의 사물에 대한 발명과 이 발명품들에 의해서 변화된 사회의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설명하고 있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울러 우리 인간들의 비상한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정말 시간이 갈수록 지금까지 상상해볼 수 없었던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모습을 보면 확인할 수가 있다. 물론 기존의 내용에다가 첨삭 등의 각종 아이디어를 가미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 인간의 지혜에 대해서 감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살면서 얼마만큼의 신기한 물품을 대하게 될지를 추측해보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도 이런 좋은 책들이 큰 역할을 해내리라는 확신이다. 참으로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전혀 모를 수밖에 없는 정보와 지식들을 그 언제까지 가까이에 두고 활용할 수 있다면 이 책을 낸 저자의 큰 공적이라 할 수 있다. <네이처>가 극찬한 저자의 신작이기도 하지만 그냥 대하거나 관심 없어 하는 우리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밀한 이야기를 통해서 훨씬 더 나은 사물이 탄생하리라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관찰력이고, 이를 통해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결합이 되어 이 사회를 변화시켜갈 수 있다면 아마도 최고의 은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그냥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는 사물에 그 깊은 역사와 관련 이야기들을 어떻게 꺼내 와서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만들었는지 정말 궁금하기만 하다. 역시 우리와는 다른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을 저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와 함께 내 자신도 앞으로 어떤 사물을 대하면 저자가 표현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을 생각해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사물에 대한 이런 특별한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면 그 어떤 자리에서도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고 인기도 얻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아울러 지금보다 더 나은 훌륭한 작품이 반드시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를 가져본다. 갑자기 박사가 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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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말한 이야기.. 책은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의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런 전문적인 용어에 약한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었는데 책을통해 그 둘의 차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은 서로 상화보완적이며 새로운 사물이 탄생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 행동들이 변화하게 되는데 그 변화는 발명가나 생산자가 의도하는대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운다. 그렇게 다시 진화하게되어 더 새로운 것으로 재창조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거나 재가공해 만든것을 테크놀로지라 한다면 그것을 사용하는 기술을 테크닉이라 보면 되겠다.
젖병, 조리,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 우리가 살아가면서 접하게되는 또는 사용하게되는 물건들이다. 꼭 필요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물건 들이다. 그런데 처음 만들어졌을때와는 달리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비밀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먼저 만나게 되는 테크놀로지는 젖병이고 우리몸의 가장 아래에 있는 발을 통해 조리와 운동화를 들여다보고 업무용 의자와 안락의자를 통해 우리몸의 등을 들여다보고 손을 통해 음악 건반과 텍스트 건반을 소개한다. 읽기 능력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안경을 발달시켰으며 군사용 도구였던 헬멧은 이제 운동선수들은 물론 유아용 교정 도구로까지 쓰이고 있다.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특히 안경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해서 읽었는데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반면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단다. 그렇다고보면 안경은 우월과 열등을 모두 상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어찌되었던 나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있는 것이라 애착을 가지고 읽었던 부분이다.
안락의자는 짧은 휴식을 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이나 지금은 그 위도와는 다른 쓰임으로 사용되고 있다거나 피아노 학습과정이 어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 전문 연주가들 때문에 피아노를 쉽게 배울 수 있게 발명된 건반이 실패했다는 것은 이기주의의 결과물이 아닌가 생각된다. 점점 진화하는 테크놀로지가 있다면 그것을 따라가는 테크닉또한 날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읽고나면 뿌듯함이 전해지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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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로지는 인간에 의해 변형된 자연세계라고 한다. 기술문명이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런 변화에 우리 몸을 사용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테크놀로지, 젖병, 조리(신발의 한 종류),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에 대해 말하고 있다.
테크놀로지는 테크닉 산업혁명시대 한참 전, 그러니까 고대시대부터 테크닉은 이미 힘을 가지고 있었다. 엘륄은 고대 그리스인을 테크닉을 경멸하고 순수 이론을 찬양했던 사람으로 묘사했다. 그는 아르키메데스가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델을 기하하적 검증을 마치자마자 파괴해버린 일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그는 조화와 중용을 추구한 고대 그리스인 때문에 테크닉이 더디게 발전했다고 주장했다. 엘륄은 또한 18세기 이전의 군사적 테크놀로지의 능력을 특히 과소평가 했다. 검술을 포함한 여러 무예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장인들을 통해 여러 세대에 걸쳐 교육되고 전승되었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와 테크닉의 구분은 유럽이 현대에 갓 접어들 무렵에야 명확해진다. 네델란드 독립군을 이끈 오랑예공 마우리츠의 그 구분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이다. 당시 화승식 소총은 무겁고 위험한 무기였다. 병사들은 한 손으로 무기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도화선의 불을 붙여야 했기 때문이다. 이 총은 다루기 어렵고 정확성도 떨어졌다. 하지만 마우리츠는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통해 조약한 소총도 효율적인 무기로 바꾸었다. 즉, 여려 사람이 동시에 소총을 쏘게 했다. 준비, 장전, 조준, 발사 과정을 동시에 하도록 하여 동시발사로 집중 사격으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다. 이후 이러한 테크닉은 헨리포드의 자동차 생산으로 이어졌다. 젖병!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부유층은 미용목적으로 유모를 고용했다. 이러한 유모 중에는 노예도 있었고 자유인도 있었다. 중세시대에도 유모는 번창하는 직업이었다. 이탈리아의 카센티노와 발다르노 계곡은 지역 전체가 이 직업에 특화되어 있었다. 과거 18세기 유럽에서는 금전적인 여유가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이 유모를 두었다. 그러나 카돌릭 교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모유수유를 권장했다. 유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일 수도 있지만 문화와 정치에 여성이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였다고 한다. 6,000년 전 유적지에서도 유아용 젖병이 발견되었다. 로마인들도 인공 젖꼭지를 사용했다. 또한 중세 후기와 근대초기에 걸쳐 유럽전역에서는 젖병을 이용해 수유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19세기 이후 산업혁명을 계기로 젖병들이 발명되고 개량되어 지금의 형태로 사용되고 있다. 인간은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고 사용해오고 있는 것이다. 안경은 정말 인간에게 큰 선물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유리로 만들어 쓰던 안경도 이제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단순히 시력이 안 좋아 쓰는 것이 아니라 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헬멧은 신발이나 의자처럼 편리함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이한 도구이다. 음악 건반이나 문자 자판처럼 학습과정이나 의사소통을 단순화하지도 않고 안경처럼 감각을 강화하거나 확장하지도 있는다. 헬멋은 보호를 목적으로 편안함과 효율울 희생시킨다. 헬멧은 부상을 막는 군사도구였지만 지금은 모든 영역에서 생명을 지켜주는 물건이 되었다. 우리 인간이 필요해서 만든 것들인 젖병, 조리(신발의 한 종류),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들은 인간에게 그 만큼 편리하고 생산성을 증대하는데 기여했다. 그리고 더 편리하고, 위생적이고, 과학적이고, 안전하게 만들어졌다. 바로 기술문명을 인간이 만들어가고 이를 후세에 전승해준다. 후세에는 더 좋은 물건들이 나올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것들은 바로 수많은 시행착오의 결과물들이다. 날로 개량되고 인간의 마음에 쏙 드는 물건들로 바뀌어 갈 것이다. 사물은 그대로 있는 물건이다. 그 물건을 인간이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가공하고 개량해서 만든다. 바로 그러한 것들을 테크놀로지라하고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기술이 바로 테크닉인 것이다. 각자에 맞는 테크닉을 찾을 필요가 있다. 기술 문명이 준 혜택을 나에게 맞는 테크닉으로 바꾸어 갈 필요가 있다. 직업에 따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주식거래를 할 수 있고, 은행업무 계좌이체 등 업무도 가능해졌고, 실시간 인터넷 방송도 할 수 있다. 심지어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각자의 가진 재능을 스마트폰이라는 기술문명도구를 통해 발휘할 수 있다. 그럼 나만의 테크닉은 어떤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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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원래의 의도대로 사용되기도 하고, 그 생성목적과 다르게 사용되기도 한다. 흔히 우리가 자주먹는 콜라도 원래는 음료수보다는 복통약으로서 개발되었지만 지금은 전세계인이 좋아하는 음료수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에서 나온 물건들도 사용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사용될수도 있다. 원자력 에너지의 다른 모습은 강력한 폭탄으로서도 사용된다.
물건의 생성에 따라서 테크닉이 개발되기도 하고 그 물리적 구현을 위해서는 테크놀로지의 개발이 필요하기도하다. 여기서 나오는 제품 9가지를 그 대상으로 저자는 설명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많은 제품들이 있을것 같다. 젖병, 운동화, 조리, 업무용의자,안락의자, 음악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 등이다. 물건의 탄생과 변화는 그 사용자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서 구현되어 왔다. 혹은 전혀 새로운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즉, 세상에 없던 물건이 만들어진다.
한물건의 탄생과 변천과정을 세세하게 서술하는 저자를 보면 호기심과 과학적 탐구력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저자의 대해서는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이번에 읽으면서 저자의 이력에 대해서 잠시 읽어 보았을 뿐이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저자의 셩격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난 뒷심이 부족해서 그런지 시작은 잘하나 마무리가 약한 편이다. 그래서 이렇게 하나의 온전한 서술이나 책을 보게되면 많이 부럽게 된다. 책은 우리가 몰랐던 지식들을 던져준다. 이 지식이 우리에게 그렇게 필요한 내용들은 아닐수도 있다. 이것을 읽으면서 아하...그렇게 되었구나 정도의 생각만 안겨준다.
우리는 저자같은 호기심과 관심이 없을수도 있다. 인류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허락된다면 시간의 역사만큼 많은 물건들이 나오고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테크닉이냐 테크놀로지냐의 구분의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닐수도 있다. 저자는 아주 힘들게 구분하고 설명하려한다. 읽으면서 어느정도 이해만 했다. 명확한 구분의 중요성이 도무지 필요함을 느낄수 없었기에 그저 쭉 읽어 나갔다. 책에 나온 물건들의 자세한 설명은 책을 읽을수 밖에 없다. 속독을 했으나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우리가 만들고 생각한 물건은 처음 의도대로 사용되지 않을수도 있고, 만들어진 물건들이 원래의 기능만 수행하지만은 않다. 이 물건의 역기능도 공존한다는 것이다. 책의 제목되로 사물의 역습이라고 까지는 하기 힘들것 같다. 그만큼의 부작용은 있을것라고 예상된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우리가 평소에 쓰는 물건의 탄생배경과 용도와 모양의 변천사등에서 작용된 힘을 알려준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이 이런 배경에서 탄생하고 지금의 모양과 용도로 사용되고 있음을 다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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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9가지 물건의 은밀한 이야기'라는 부제가 눈에 띄는 이 책 <사물의 역습> (2013, 에드워드 테너 지음, 오늘의책 펴냄)은 독특한 경력의 저자가 쓴 글이다. 국립미국사박물관의 레멜슨 발명 혁신 연구 센터에서 수석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지구과학과와 영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고 한다. 지구과학과와 영문학과라니,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 때 이미 갈려서 철저하게 분리되는 이과와 문과의 지성을 동시에 겸비했다는 이야기 아닌가. 그야말로 요즘 강조되는 통섭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서문을 보면 <사물의 역습>은 저자의 전작인 <왜 일들이 제대로 안 되는가: 과학 기술과 뜻하지 않은 결과>의 후속작처럼 보인다. 전작에서 저자는 테크놀로지를 '인간에 의해 변형된 자연 세계'로 정의했다고 한다.(8쪽) 이와 관련해서 '테크닉'이라는 말도 등장하는데, '테크놀로지는 구조물, 도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크닉은 우리가 이를 사용하는 방법이다'(11쪽)라고 설명하면서, 우리 문명에 도입된 테크놀로지들이 어떤 테크닉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쳤고, 또 그것이 어떤 테크놀로지를 낳았는지를 설명한다. 테크놀로지는 발명가 또는 제조사의 의도대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전혀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채택되어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또 소멸된다. 저자는 1장 '테크놀로지, 테크닉 그리고 우리의 몸'에서 테크닉과 테크놀로지를 다룬 많은 학자들(문화비평가 자크 엘륄, 인류학자 마르셀 모스, 인지심리학자 도널드 노먼, 사회학자 위비 바이커 등)의 이론을 통해 그 역동적인 개념을 설명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화들을 풍성하게 사용함으로써 학문적인 딱딱함을 줄였다. 이어서 설명하는 테크놀로지는 젖병, 조리, 운동화, 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안경, 헬멧의 아홉 가지이다.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테크놀로지인 젖병은 6,000년 전 유적지에서도 발견되었을 정도로 역사가 길다. 1845년에 최초의 고무젖꼭지가 발명되면서 발전을 거듭해서 1920년대에는 현재와 유사한 젖병 형태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런 젖병의 역사에 이어 모유를 대체하는 유아용 식품들의 역사, 모유 수유 캠페인 등으로 확대되면서 여성 해방 및 파시즘에까지 이야기가 발전된다. 또한 업무용 의자는 높은 신분의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귀중품이었다가, 추후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팔걸이와 등받이가 도입되고 재질이 다양화되었으며, 인체공학이 발달함에 따라 더 건강하고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변형되었다.
발을 변화시킨 신발(조리, 운동화), 등과 허리를 변화시킨 의자(업무용 의자, 안락의자), 손가락을 변형시킨 키보드(음악 건반, 텍스트 자판), 눈을 변화시킨 안경, 젖병과 헬멧까지 이 다양한 테크놀로지들은 인간의 삶을 더 편하고 안전하게 만든 동시에 자연으로부터의 괴리, 새로운 질병, 어떤 면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을 가져왔다고도 할 수 있겠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겼던 물건들의 역사와 의미를 배움으로써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하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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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물의 역습`을 접했을 때, 정말 가볍고 호기심어린 마음으로 엄청난 기대를 했다. 왠지 사물의 `역습`이라는 제목에서 역발상이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뭔지 모르게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팡팡 터져나올 것 같았다는 뜻이다. 아, 그런데 이건 내 예상과는 달리 깊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에세이로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라 인문학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책 자체의 무게만큼이나 담고 있는 이야기도 조금은 무겁게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