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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자애들은 외모를 중요시하지 않아." 펜션트 교수가 훈계했다. "파자마 차림으로 영화관에 가고, 지저분한 머리로 슈퍼마켓에 가고." 그는 그런 부류의 여자애들이 역겹다는 듯 코를 찡그렸다. "하지만 너희는 자나 깨나 외모를 뽐내야 해. 어떠한 예외도 없이. 왜 그렇지?"
외딴곳에 고립되어 있는 사립 여학교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에는 장미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소녀들이 있다. 소녀들은 방학 때도 집에 가지 않고 일 년 내내 교정에 갇혀 집중 교육을 받으며, 학교로부터 과한 보호를 받고 있다. 최근에 아카데미는 과목 수와 훈련 양을 늘리며 교육과정의 강도를 높였고, 그 상향 조정된 기준에 따라 선발된 열두 명의 소녀들은 최고의 재색을 갖추고 있었다. 필로미나는 현장학습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잠시 들른 주유소의 매점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학생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이유로 사감에게 폭력적 훈계를 듣고, 밸런타인은 그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충동억제치료를 받게 된다. 충동억제치료는 계도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될 때 받는 벌로, 보통 울면서 들어갔다가 24시간 후에 좋아져서 나오게 되는데 치료가 끝나면 기억이 알아서 지워져 어떤 치료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모두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하는 과정이라 소녀들은 그저 학교와 관리자들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인 레논로즈가 사라지고 필로미나는 그녀의 방에서 작은 가죽 장정 책을 발견한다. '가장 날카로운 가시들'이라는 제목의 시집이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도 폭력적이고 분노가 어려있었다. 소녀들이 상황을 바꾸고, 자유를 얻고, 주도권을 잡는다는 식의 이야기는 생전 처음 읽어본 필로미나에게 그 책은 지금까지 자신이 옳다고 믿어온 모든 가치관을 뒤흔들리게 할 만큼 강력한 충격을 선사한다. 그리고 자신이 매일 먹던 비타민이라는 이름의 캡슐에 뭔가 수상한 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자, 친구들에게 그에 대해 알리고, 함께 책을 읽으며 학교의 의심스러운 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그들이 교육받고, 갇혀 있고, 훈련 받는 방식에 대해서 지금까지 속아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착하고 상냥하던 소녀들이 스스로 깨어나 학교의 엄청난 비밀을 파헤치기 되면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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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시키는 대로 한다." 그가 읊조린다. "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에 감사한다.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몇 달 후 학교와 부모가 너의 미래에 대해 내리는 결정에 무조건 따른다. 너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해. 너는 거기에 신경 쓸 필요 없어." 그가 말을 멈추고 허리를 굽힌다. 그의 얼굴이 보인다.
사교 에티켓의 폭넓은 훈련을 통해 엘리트를 양성하는, 전국에서 가장 명망 있는 예비신부학교라는 설정부터 수상하기 그지 없는데, 이런 곳에 자녀들을 보내는 재력가 집안의 부모들 역시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소녀들은 매일 밤 사감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타민이라 불리는 약을 먹고 잠을 자고, 마치 화원 속의 장미처럼 남자들에 의해 배양되고 있다. '오직 아름다운 것들만이 가치 있다'고 부르짓는 교수들, 언제나 남자들이 기대하는 최고의 품행을 보여야 하고, 그들에게 상냥함과 정숙을 보여주는 아름답고, 공손하고, 순종적인 신붓감이 되는 것이 소녀들의 당연한 목표였다. 그녀들에게는 아카데미의 투자자들과 후원자들에게 '아름답고 순종적인 소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주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순응은 매력적인 자질이야. 사람들은 너희 의견을 반기지 않아. 입 다물고 듣기만 해. 이것이 모든 젊은 여자들에게 필요한 교훈이야.”라는 극중 교장의 말도 이상하지만, 그에 대해 아무런 의견이나 반항 없이 그저 순종하는 소녀들의 모습 또한 어딘가 비정상적이다. 그랬던 소녀들이 질문하기 시작하고,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그 모든 거짓과 기만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저자인 수잔 영은 이 책의 마지막 장에 특별한 헌사를 담았다. 이 책은 오랫동안 고통당하며 투쟁해온 소녀들을 위한 것이라고,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그녀들을 믿고, 함께 싸우겠다고 말이다. <시녀 이야기>의 계보를 이을 젊은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홍보 문구 만큼의 서사를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이 작품이 오늘날 가장 논쟁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첨예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아름답고 비범한 소녀들이 세상을 향해 펼치게 될 반격을 만나 보자.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니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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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향한 절대적인 복종과 순종만이 소녀들 앞에 주어진 길입니다. 누구나 돌아볼 만큼, 탐스럽고 아름다운 미모를 가꾸고,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소녀들의 하루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이자 수업입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미모에 해로워." 장미처럼 아름다운, 하지만 가시는 없애야 하는 것이죠. 그녀들이 있는 아카데미의 교수와 감독 의사들은 모두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모순된 점을 가지고 그녀들을 가르칩니다.
반항적이거나 조금이라도 의심을 갖는 낌새가 느껴지면 알 수 없는 의문의 알약들이 제공되고, 깨끗해지는 처방을 합니다. 비타민과 다양한 효과를 가졌다고 하는데 매우 수상하죠. 아카데미에는 그녀들의 부모들이 막대한 수업료를 지불하면서 세상 최고의 소녀 수업을 받아, 유능한 곳에 시집(?)을 보내려 합니다. 집안의 위신을 높이고 부모들에게도 자랑스러운 딸이 되기를 강요한달까요. 아이러니하게도 힘들어하는 딸을 만나러 오지도 않는 부모도 있고;; 주인공 '필로미나'는 우연히 만난 소년을 통해서, 폐쇄적인 아카데미의 수상한 점을 자각하고 깨달아 나가는 내용입니다. 물론 다른 소녀들에게도 의문을 던지고 함께 고민하면서 자신들이 왜 이런 곳에서 이렇게 힘든 것을 배우고 부당한 처사를 받아야 하는지 성찰합니다.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 그곳의 소녀들은 유일한 무기인 가시를 제거 당한 장미 같았다. 과연 소녀들은 무사히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말도 안 될 정도로 억지스러운 수업 방식과 한시도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없는 감시 속 생활이 초반엔 이해가 안 가서 답답했는데, 그 이유가 밝혀지면서 헐..!! 실제로도 어느 곳에 이러한 은밀 교육 기관이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어딘가에 진짜 있을 것 같아요;;ㄷㄷ 가장 현실감을 느끼게 했던 것은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소녀들에게 후원자가 있고 그 사람들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이었어요. 특히 학교 측 사람들은 소녀들을 이용해 접대를 합니다. 눈에 띄기를, 선택받기를. 단지 호기심만으로 술술 읽기엔 소녀들이 불쌍하고 나쁜 남자들이 등장해서 혐오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잔혹 동화의 으스스 한 분위기 속에 소녀들이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지 넘 궁금해하면서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로 나와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특히 오싹한 분위기의 아카데미 풍경이 기대되네요. <덧>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밀이랄까 반전이랄까. 소녀들의 이후 이야기를 담은 외전도 보고 싶네요. 왠지 사이다 팡팡 터질 것 같은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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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학생시절부터 여고, 여자 기숙사를 배경으로 무서운 이야기나 영화등이 꽤 여러개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신비롭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한 공간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무섭고 때로는 잔혹하기도 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다. 제목도 조금 독특했던 이 소설의 배경도 여자기숙사 였는데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학교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교장이나 교수들, 의사, 사감 등은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게 느껴진다. 수업에 대한 내용이 학습적인 것과 연괸된 것 같지도 않고 학생들이 주로 화원에서 식물을 가꾸고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기숙사를 벗어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필라미나 로즈는 어느 날, 야외학습 중 밸런타인의 낯선 모습을 보게 된다. 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난 잭슨이라는 남자 소년과 잠깐 대화를 나누지만 사감에 의해 강압적인 말과 신체적 제압까지 당하게 된다. 밸런타인은 안톤에게 충동억제 치료를 받게 되고 이전의 낯선 모습을 지운 채 어딘지 모르게 수동적이고 공허한 못브으로 돌아온다. 필로미나는 친구인 시드니, 레논로즈, 마르셀라, 브린, 애너리즈와 함께 매일 사감이 주는 캡슐약을 먹고 수업을 듣고 오픈하우스날에는 한껏 드레스로 꾸며 여러 투자자들과 학부모들과 인사한다. 필로미나의 부모님은 오지 않았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학교에서 보낸 비서 에바가 부모님이 여행중이라 통화가 안된다는 답만 받았다. 그날 투자자 윈스턴 위크스로부터 와인을 건네 받아 마신 탓에 필로미나는 매일 먹던 캡슐을 게워내게 되고 악몽을 꾼다. 이후 레논로즈가 작별인사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다른 친구 레베카의 비밀과 낯선 모습들, 이를 공유했던 친구 시드니의 기억상실. 하나씩 의심이 들면서 필로미나는 이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아카데미와 사람들을 바라보게 된다. 혼자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적이기에 의심을 하면서도 자신의 의심에 대해서도 의심을 하며 그를 넘겨버리고 적응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책 속 주인공 필로미나를 따라가면서 수상한 낌새를 제대로 의심하고 파고들지 않는 소녀가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더 이야기를 읽는 데 있어 반전의 연속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마치 히어로처럼 한 번에 문제를 알아채고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과 진행 과정이 더 뭔가 현실적이어서 인지 몰입되었다.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 등장인물들의 묘사도 개연성과 나중에 나올 결과와 맞닿아진 부분이 있어 꽤 치밀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세세하게 읽었다면 복선처럼 알아차릴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었다. 기억, 쇄놰. 강압적, 인격, 페미니즘, 자유, 나노기술, 인체실험 등 소설 속 이야기로 과장이나 극적으로 표현된 부분도 있겠지만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와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이라서 더 몰입하여 흥미롭게 읽었다. 어쩌면 그게 더 현실적 공포 같아서 소녀들처럼 답답하고 무서운 느낌이 들기도 했고 작가가 끌고 가는 이야기 방식에 빠져들어 반전에 반전과 소름끼치는 경험도 해서 읽는 재미가 아주 좋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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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어떤 주제를 담고 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더구나 책의 내용 전개조차 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도 이 책은 그렇게 빤한 이야기만 담겨있지는 않다. 물론 광고문구처럼 엄청난 반전이라는 느낌은 없지만 스릴 넘치기도 하고 SF의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는 하다.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학교의 학생인 필로미나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완벽한 숙녀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내면뿐만 아니라 - 오히려 외면적으로 빈틈 하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기 위해 피부를 다듬고 외모를 가꾼다. 살찌게 하는 당분 섭취를 제한받고 있지만 또래의 소녀들이 그러는 것처럼 필로미나는 사탕에 대한 탐욕은 버릴수가 없다. 그래서 단체 외출이 허용되면 가장 친한 친구 시드니와 함께 몰래 사탕을 구입하곤 한다. 여기까지는 다른 학교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인다. 사춘기 소녀들의 일탈과 친구들의 우정과 학교 생활, 그녀들을 감시하는 사감 교사에 대한 반감 등등... 그런데 필로미나의 부모님은 한번도 그녀의 학교 생활을 보러 방문하지 않았고 엄마와 통화를 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항상 외출중이다. 그리고 어느 날 사라져버린 친구 레논로즈와 작별인사를 못 한 것은 물론 전화 연락도 못하고 편지를 전해 줄 주소조차 모른다는 것에 그녀의 소식이 더욱 궁금해지는데 학교에서는 그녀가 잘 지낸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게다가 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남자들 뿐이며 학생들이 모두 자신들의 통제하에 있기를 원한다. 도대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무엇일까?
길게 읽지 않아도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의 정체와 기숙학교 학생들의 정체를 알 수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그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다. 처음엔 왜 그런 설정을 뒀을까 싶었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가 전하고 싶은 주제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얼마전 프로축구가 개막을 했고 무관중 경기를 진행하는 중에 어느 한 구단에서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리얼돌을 앉혀놨다가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하고 결국 1억원 벌금이라는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한때 논란이 있었던 리얼돌이 나같은 이들의 무관심 속에 아무런 제재없이 판매가 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사실 지금은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도 생겨나고 많은 이들이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변화는 멀었고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스릴러의 형식을 띠고 있는 이 소설이 미나와 그 친구들의 정체가 너무 쉽고 빠르게 밝혀지는데 정작 소설 속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모르는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서 좀 답답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어쩌면 그러한 부분들까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주체적으로 변화를 갖고와야 한다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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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여자애들. 예의 바르고 순종적인 여자애들. 거기까지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까- 재기 발랄함까지 갖춘 여자애들. 그런 여자애들을 양성하는 학교.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가 이 소설의 주 무대이다. 철조망과 수풀로 뒤덮여 세상과 격리된 학교는 소녀들이 완벽한 숙녀가 되길 바라는 학부모와 후원자들의 돈으로 운영된다. 이 학교의 선생들 업무는 소녀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소녀들의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교장. 소녀들의 행동을 관리하는 사감. 소녀들의 정신을 관리하는 분석가. 소녀들의 신체를 관리하는 의사.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운동을 하고 정해진 식사와 정해진 색깔의 비타민 알약을 먹어야 하는 그녀들. 완벽하게 관리되는 그녀들은 학교에서 정해준 성공을 위해 교수들에게 수업을 받는다. 사교법, 교양, 원예 같은 것들. 그런데. 학생 중 한 명이 이상행동을 보인다. 그녀의 이상행동은 필로미나와 다른 학생들에게 번진다. 그리고 학교 버스를 타고 현장학습은 나갔다가 주유소 매점에서 우연히 만난 잭슨. 잭슨의 질문과 행동으로 필로미나는 한 번도 가져보지 않았던 의문을 갖게 된다. 왜?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 우리는 왜 여기에만 있는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이 학교는 왜 존재하는가? 학교의 소녀들처럼 나도 의문을 가져본다. 이 학교의 고객들은 왜 인형을 필요로 하는가. 남성은 왜 여성을 필요로 하는가. 당신은 왜 나를 필요로 하는가. 남자에게 아름다운 여자는 어떤 의미인가. 검은 수트를 입은 남성 사업가 옆에서 반짝이 드레스를 걸치고 미소 띤 얼굴로 서 있는 여성의 역할은 무엇인가. 머리 속으로 영화를 상영할 수 있을만큼 장면의 묘사가 잘 되어있고 책장을 넘기는 것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실제 행해졌던 끔찍한 의료시술의 묘사에 경악하고 후반부의 반전에 충격을 받아 멘탈이 너덜너덜해지기도 했다. 흩어진 정신을 다시 주워담아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 폭로하고 싶은 것. 경고하고 싶은 것. 그것은 무엇일까. ㆍ ㆍ ㆍ 은유 작가는 자신이 가사노동하는 노예가 아니라 사유하는 인간임을 느끼고 싶어서 '시'를 읽었다. _출처: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은유 남권 사회에서 순치된 가축처럼 고분고분 살아야 했던 조선소 사대부 여인들은 '시'가 짓기를 금지당했다. _출처: 달아 높이곰 돋아사/이영희 에밀리 브론테는 밤마다 '시'를 쓰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억눌린 자기의 삶을 위로했다. _출처: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희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의 장미 인형들 역시 한 편의 '시' 로 인해 깨어난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소녀들에게 나도 시 한 편을 적어보내며 서평을 마친다. 이 책이 모든 여자애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란다. ㆍ ㆍ ㆍ 여자애들에게 _EK 아름다워지길 원한다면, "왜?"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너희가 아름다워지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네 행위의 목적을 의심해라. 머리를 틀어올리고 립스틱을 바르는 목적. 다리에 오일을 바르고 향수를 뿌리는 목적. 남친의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당장 집어치워라. 너희는 타인의 액세서리가 아니다. 어떤 인간도 다른 인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존재한다. 그것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갖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움은 버려라.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녀라. 지키고 싶게 하라. 고유한 너만의 아름다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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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을 읽으면서 '약하거나 어려서 잘 모른다.'라는 이유로 어른들이 아이들을 조종하는 것이 버지나아 앤드류스의 《다락방의 꽃들》는 책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라는 학교가 주는 일반적인 이미지이기보다는 침침하고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등장인물로 나오는 사감, 의사, 교수는 한층 더 분위기를 긴장감이 돌게 만든다. '학교'라기보다는 여자가 남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 교양수업을 하는 곳인 것 같았다. 필로미나는 학교 규율에 따라 문제의식을 모른 채 지냈다. 그러나 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난 젝슨을 만나므로 자신이 다니는 학교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충동 억제 치료를 받은 밸런타인의 낯선 모습과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떠나버린 레논로즈와 시드니의 기억상실, 레논로즈 방에서 발견 한 시집 등으로 인해 필라미나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그전까지는 아무 이상 없이 바라보던 학교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지기 시작하였다. 학교가 자신들에게 잘못하고 있음을 알아챈다. 뒤로 갈수록 결론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궁금증과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소설 속에서는 ‘여자’를 남성들을 위한 최상의 상품으로만 여기며 그들의 감정이나 결정권은 어디에도 없었다. 소설 속의 줄거리나 언어들이 다소 강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가 이 소설과 많이 닮아 있다. 여전히 여자들은 자기의 만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꾸미기 바쁘고 은연중에 ‘여자는 조신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깔려있다. 소설에서는 '이노베이스 아카데미'가 그러한 사고를 조장하지만, 현실에서는 내 가족을 비롯한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는 여자가 다치는 것은 아주 큰 문제인 것으로 나온다. 흠이 생기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남자들을 만족 못 시키므로 쓸모없는 사람으로 전략 시킨다. 예전에 대학 원서를 쓸 당시 친구는 국어국문학과 원했지만, 친구 엄마가 유아교육학과를 추천하여 친구는 원치지도 않은 과를 선택하였다. 엄마가 유아교육학과를 추천한 이유는 ‘시집 잘 가는 과’였기 때문이었다. 결국 여자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적합한 상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줄거리가 극적인 부분이 있어 다소 불편한 부분도 있지만, 현실에서도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기에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P.52 “요즘 여자애들은 외모를 중요시하지 않아.”(중략) "파자마 차림으로 영화관에 가고, 지저분한 머리로 슈퍼마켓에 가고.” 그는 그런 부류의 여자애들이 역겹다는 듯 코를 찡그렸다. “하지만 너희는 자나 깨나 외모를 뽐내야 해. P. 57~58 남자들은 맛난 음식을 원하고,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 자신이 식도락을 즐기거나 식탐을 부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P. 203 “아름답고, 정숙하고, 순결하다는 거야. 마지막 걸 빼면 너희는 특별할 게 없어. 그저 흔한 매춘부일 뿐.” 그의 발언에 아이들 여럿이 눈에 띄게 움찔한다. P. 267
“너는 시키는 대로 한다.” 그가 읊조린다. “너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에 감사한다. 권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중략) 너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해. 너는 거기에 신경 쓸 필요 없어.” <이 도서는 '엄마의 꿈방' 카페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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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도 저 소리 들려? - 무슨 소리? - 장미들. 있잖아, 꽃들은 살아 있어. 모두 다. 자세히 들으면 한데 얽힌 뿌리 소리가 들려. 뿌리는 하나야, 공동의 목적.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냐. - 나는 아무 소리도 안 들려. 그저 조용한 만족감? - 꽃들은 만족하지 않아. 기다리는 거야. - 뭘 기다려? - 깨어나기를.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사립 여학교다. 최근에 아카데미는 과목 수와 훈련량을 늘리며 교육과정의 강도를 높였고, 열두 명의 소녀들은 상향 조정된 기준에 따라 선발된 최정예(아카데미가 배출한 졸업생 가운데서도 최고의 재색을 잦춘 소녀들)로 소녀들은 학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학교는 소녀들을 과보호하며 일 년 내내 교정에 가둬 집중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방학 때도 집에 가지 않는다. 그곳의 소녀들은 장미처럼 완벽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다 가진 재력가 집안의 엘리트들이다. 소녀들은 성공적인 미래(결혼해서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고, 중요한 행사에 부부동반으로 참석해 남편을 자랑스럽게 해주는 것)를 위해 장미 화원의 장미처럼 배양된다. 철저한 통제 속에서 생활해야만 하고 소유욕과 지배욕이 넘치는 사감은 소녀들을 함부로 대하는데, 기분 나쁜 신체적 접촉도 서슴지 않는다. 이 학교에서는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남성 중심적인 시각의 성차별이 만연하며, 소녀들의 권리와 기회의 평등을 말살하고, 성추행과 성적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 착한 소녀들은 규칙에 순종해. - 수치심은 최고의 스승이다. - 요즘 여자애들은 외모를 중요시하지 않아. 하지만 너희는 자나 깨나 외모를 뽐내냐 해. 어떠한 예외도 없어. - 아름다움은 우리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니까요. - 순응은 훌륭한 자질이야. 사람들은 너희 의견을 반기기 않아. 입다물고 듣기만 해, 이것이 젊은 여자들에게 필요한 교훈이야. - 너무 많은 생각은 미모에 해로워. 오직 아름다운 것만이 가치가 있어. - 넌 항상 다리를 내보여. 다리가 네 최고의 자산이야. - 드레스가 아주 잘 받는구나. 굳이 보태자면 더 내려 입어도 좋을 뻔했다. - 참석자들에게 여러분의 가치를 내보여야 한다. 아름답고 순종적인 소녀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보여주어라. 입은 다물고, 눈은 많이 깜박여라. 미소를 짓고 얌전하게 굴어라. - 너희는 아름답고, 정숙하고, 순결하다는 거야. 마지막 걸 빼면 너희는 특별할 게 없어. 그저 흔한 매춘부일 뿐. - 정조는 소녀들의 필수야 - 남자들은 너희처럼 아름다운 소녀들 앞에서는 자제력을 잃는 법이야. - 미래의 남편을 위해 자신을 순결을 지켜. 그들에겐 그걸 가질 자격이 있어. 그들의 권리야. 매일 밤. 사감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타민이라 불리는 약을 먹고 잠을 자는 소녀들. 선생님들은 비타민이 소녀들의 균형을 유지해 준다고 말한다. 계도만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될 때 받게 되는 충동 억제 치료는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하지만, 치료가 끝나면 기억은 알아서 지워지고 없다. 오픈 하우스가 시작되던 날 파티 준비를 할 때 갑자기 울기 시작하던 레논로즈가 사라져 버린다. 학교에서는 스스로 자퇴를 한 거라 둘러대지만 소녀들은 믿지 않고, 사라진 레논로즈의 침대 밑에서 <가장 날카로운 가시들>이라는 제목의 시집이 발견된다. 소녀들은 학교에 다녔다. 거기는 세상의 규칙이 뒤집힌 곳. 소녀들은 거짓을 배웠고, 무지가 유일한 과목이었다. 수학이 환상에 밀려나자 소녀들은 방법을 찾았다. 막대기를 모아 수를 세며 나름의 수학을 익혔다. 그다음에 그들은 막대기를 날카롭게 깎았다. 이들 소녀들이 어느 날 집으로 돌아와 아비들을 계단 아래로 밀어버렸다. 아비들이 잠들었을 때 그들의 머리를 망치로 박살 냈다. 아비들이 안에 있는 채로 집에 불을 질렀다. 그다음에 이들 날카로운 막대기를 든 소녀들은 학교를 물로 쓸어버렸다. 건물에서 거짓된 발상들을 없애버렸다. <날카로운 막대기를 든 소녀들> 중에서. 이 엄청난 시집으로 소녀들은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소녀들은 밤마다 사감이 나눠주는 비타민 약(분홍색과 녹색, 그리고 노란색 약)을 더 이상 먹지 않는다. 그 약을 먹으면 잠을 잘 자게 만드는 진정 효과가 있고 기억이 지워지고 조작(마인드컨트롤)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소녀들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질문을 하기 시작했으며 모든 거짓에 분노하기 시작하면서 수상한 학교의 끔찍한 비밀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진실을 깨닫기 시작한 소녀들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의 삶과 미래,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다소 황당한 설정이긴 해도 실제로 이와 유사한 고통을 당하며 투쟁해온 소녀들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런 소녀들을 위한 책이며 그들과 함께 싸우겠다는 다짐을 밝힌다. 우리의 기억이 그들이 의도치 않는데 쓰였다. 투쟁에 나서기. 복수와 응징을 갈망하기, 나아가 사랑하기,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 치열하게. 전적으로. 우리는 서로 보호한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우리는 서로를 더 강하게 했고, 우리 뿌리는 함께 자랐다. 그 사랑이 우리에게 삶의 욕망을 주었다. "너는 이제 자유야." "너희에게 더는 규칙이 적용되지 않아." "너의 몸은 이제 오로지 너희 소관이야. 더는 너희를 만든 남자들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어. 더는 얌전하지 않아도 돼." "이제는 너희가 행동에 나설 때야." (403~404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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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증조할머니, 할머니와 함께 살았어요. 두 분 모두 저와는 너무나 다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라 남성과 여성에 대한 생각이 아주 달랐어요. 남자는 이러이러해야 하고, 여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지금 생각하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말씀들이지만 어린 나이에 자꾸 듣다보니 정말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수잔 영의 <깨어난 장미 인형들>은 그런 얘기를 담고 있어요. 남성 위주의 고정된 사고방식을 주입하는 환경과 이를 깨닫고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서서히 변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죠. 1부 첫 장명에서부터 그려진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의 모습은 요즘 세상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여전히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에서 벌어진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죠. 남성 교수의 말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보다 바로 그 말에 복종하는 필로미나의 모습도, 아이의 피부를 언급하는 교수의 모습도 너무 놀라울 뿐이죠. 그러다 밸런타인이 말하는 장미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소설의 방향성을 살짝 보여주는 장면에서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어요.
“있잖아, 꽃들은 살아 있어.....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냐”(p.017)
학교의 최정예라고 불리는 필로미나와 친구들은 순종을 강요받고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제한적인 식사를 하는 생활에 익숙해 있던 어느 날 필로미나는 잭슨과의 만남으로 학교에 대한 의문이 생긴 후 사라진 친구 레논로즈의 매트리스 밑에서 찾은 ‘가장 날카로운 가시들’이라는 시가 도화선이 되어 그녀의 의식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필로미나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진실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서서히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를 보완해주는 서로 다른 인격과 능력과 생각을 가진 존재들이죠. 정해진 잣대로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할 관계도 아니고, 정해진 틀에 넣고 재단해야 하는 존재들은 더더욱 아니에요. 앞으로의 세상은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곳이 되기를 한 명의 여성으로서, 또한 한 아이의 엄마로서, 무엇보다 함께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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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에서 소녀들의 생활과 교육을 엿볼수 있는 소설이다. 페미니즘 소설이며 소녀들의 진한 우정도 함께 담긴 소설이다. 거기에 있는 소녀들은 모두 최고의 소녀가 되기를바라고 착한 소녀들은 규칙에 순종해야한다. 외모를 뽐내며 아름다움을 최고의 자산이라고 그녀들을 세뇌시킨다. 순응은 훌륭한 자질이며 젊은 여자들에게 팔요한 교훈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의 교육을 완수하면 페트로프 씨가 부모나 후원자와 긴밀하게 연대하여 그 소녀들의 성공을 보장할 진로를 찾는데 그 진로는 결혼이나 다른 진로가 있다고 말하며 어른들에게 맡기라고만 한다. 만약 반항하는 학생이 있으면 충동억제치료에 들어간다. 아카데미는 소녀들에게 식단을 관리하며 천연재료만 쓰고 첨가물 없이 조리되어진다. 요리 수업에만 음식다운 음식을 맛볼수 있다. 남자들의 입맛에 맞는 식사를 제공하고 소녀들은 식도락을 즐기거나 식탐을 부리는 것은 부적절한곳이다. 그리고 아카데미는 케이블도 없고 인터넷도 없다. 영화를 보고 싶어도 학교에서 정해진다. 아카데미 입학전에도 졸업후에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없다. 중요한 뉴스는 남편이나 후견인이 알려준다고 한다. 어느순간 소녀들의 삶이 얼마나 비정상인지 보이기 시작하고 그걸 바꾸고 싶지만 방법을 모른다. 그리고 그녀들은 잠자기전 비타민이라는 알약을 사감 앞에서 다 먹어야한다. 어느날 한 소녀가 아카데미를 떠나게 된다. 다른 소녀들과의 작별인사도 없이 그중 한 소녀가 그걸 수상하게 여기며 그 소녀방에서 한권의 책을 잘견하게 된다. '날카로운 막대기를 든 소녀들'이란 시를 읽고 소녀는 자기들이 잘못 살어가고 있다는걸 깨달게 된다. 그리고 그 시를 읽은 소녀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라고 알게 되고 자신들의 삶과 너무 유사하다고 느끼게 된다. 교육을 받고, 갇혀있고, 훈련받는 방식들과 소녀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그녀들은 속아왔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녀들은 하나로 뭉쳐 도망을 치기로 한다. 소녀들은 학교의 실체와 음모를 깨닫고 이제는 자신들의 실체를 알게 된다.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돕는 소녀들은 서로를 믿고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를 챙기며 가족같은 사랑이 느껴진다. 그녀들은 자기 의지로 인해 자기를 찾을수 있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또 자기 같은 소녀들이 다시는 피해를 입지 않게 싸워 나갈것이다. . . #깨어난장미인형들 #수잔영지음 #이재경옮김 #꿈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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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미나." 교수가 성마르게 손짓한다. "이리 와. 수업 중에 뭐해." 나는 즉각 복종한다. 장미 정원을 폴짝폴짝 가로질러 일행에 합류한다. 내가 도착하자 펜션트 교수가 엄지로 내 미간을 힘주어 누르며 거기 잡혀 있던 주름을 문질러 편다. "공상 좀 작작해." 교수가 못마땅하게 말한다. "피부에도 안 좋아." (14-15p) 첫 장면부터 뭔가 찜찜했어요. 교수, 수업, 복종, 장미 정원, 공상, 피부... 서로 연관짓기에는 어색한 조합인 데다 교수의 태도가 신경에 거슬렸어요. 주인공인 '나', 팔로미나 로즈(미나)는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라는 사립 여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학생들은 일 년 내내 교정에 갇혀 집중 교육을 받느라 방학 때도 집에 가지 않아요. 미나가 속한 학년은 모두 열두 명인데, 상향 조정된 기준에 따라 선발된 우수한 학생들이에요. 학교의 표현에 따르면 최정예라고, 아카데미가 배출한 졸업생 가운데서도 최고의 재색을 갖춘 소녀들이라고 했어요. 모두들 학교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귀족 학교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학교 이름은 이노베이션(innovation , 기술 혁신)이고, 펜션트 교수의 수업 내용은 온실에서 재배할 신품종 화초를 다루고 있어요.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에서는 온갖 종류의 식물들을 재배하는 원예 수업과 미의 기준, 사교 에티켓 등을 가르치면서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은 금지했어요. 지금 미나를 포함한 여학생들은 현장학습으로 연방화원의 장미 정원을 둘러보고 있어요. 우르릉 쾅, 하늘에서 천둥이 치며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수업이 중단됐어요. 펜션트 교수는 학생 전원에게 버스로 돌아가라고 했어요. 그때 미나는 비를 맞으며 뭔가를 응시하고 서 있는 밸런타인 라이트를 봤어요. 평소 밸런타인은 모범생이라 미나와 친구들이 함께 놀자고 해도 번번이 거절해서 다가가기 힘든 친구예요. 근데 오늘은 뭔가 얼굴 표정이 없는, 섬뜩한 정적이 느껴졌어요. "밸런타인. 괜찮아?" "너도 저 소리 들려?" "무슨 소리?" "장미들." "있잖아, 꽃들은 살아 있어. 모두 다. 자세히 들으면 한데 얽힌 뿌리 소리가 들려. 뿌리는 하나야. 공동의 목적. 장미는 아름답지만, 그게 장미의 전부는 아냐." "나는 아무 소리 안 들려. 그저 조용한 만족감?" "꽃들은 만족하지 않아." "기다리는 거야." "뭘 기다려?" "깨어나기를." (17-18p) 낯선 밸런타인의 모습과 이상한 말들 때문에 미나는 혼란스러웠어요. 보스 사감이 나타나자 밸런타인은 순식간에 완벽한 모범생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어요. 왠지 미나 혼자 공상에 빠졌던 것 같은 착각이 들었어요. 학교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애너리즈가 화장실이 급하다며 사정을 했고, 무서운 보스 사감도 어쩔 수 없이 주유소에 정차를 허락했어요. 학교에서 단 것을 금지한 탓에 미나는 현장학습을 나올 때마다 몰래 사탕을 사곤 했는데, 지금이 그 기회였어요. 주유소 건물 안 매점에서 사탕을 사는 미나에게 또래의 잘생긴 남자애가 말을 걸어 왔어요. 잭슨은 자신이 사탕을 사주겠다고 했고 미나는 기분이 좋았어요. 보스 사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보스 사감은 미나에게 얼른 버스에 타라면서 거칠게 손목을 잡아끌었고 그 바람에 넘어져 무릎을 크게 다쳤어요. 잭슨이 말리려 다가왔지만 덩치 큰 사감이 저지했어요. 버스의 분위기는 흥분에서 두려움으로 변했어요. 사감은 교수진은 아니지만 매일 학생들을 감독했고, 미나에게 이렇게 포악하게 대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미나를 포함한 여학생은 자신들을 보살피는 남자들을 노엽게 해서는 안 된다고, 복종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지금까진 이런 적이 없었고, 다쳐본 적도 없었던 터라 미나는 혼이 나간 기분이었어요. 충동억제치료, 단순 계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될 때 받는 벌이에요. 학교의 분석가인 안톤은 미나를 면담한 후 충동억제치료를 권했어요. 안톤은 미나를 위한 것이라고, 더 완벽한 소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미나는 벌 받기 싫었어요. 그다음 일은 별로 기억나지 않았어요. <깨어난 장미 인형들>은 철책과 철문으로 둘러싸인 이노베이션스 아카데미 안에 갇혀 교육받는 소녀들의 이야기예요. 원제는 '날카로운 막대기를 든 소녀들'이에요. 처음에 느꼈던 의구심이 점점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면서,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될 거예요. 늘 그렇듯이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고, 기억하는 게 다 진실은 아니라는 것. 장미 정원에서 밸런타인이 했던 말처럼, 과연 꽃들은 깨어날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