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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을 들어주던 이의 고백, 아니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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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볼 때마다 괜찮다 싶은 영화다.나는 이 영화를 초등학생 시절에 보았고,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한 건 그보다 조금 전인 시점에서였다. 책에서 읽기로는, 그 사실이 설사 어떤 범죄에 관련한 것이라도, 특별한 직위에 있는 사람은 함부로 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고, 이런 행위가 용납되는 직책이 몇 있으며 이는 현행법이 허용하는 바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당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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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볼 때마다 괜찮다 싶은 영화다.

나는 이 영화를 초등학생 시절에 보았고,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처음 접한 건 그보다 조금 전인 시점에서였다. 책에서 읽기로는, 그 사실이 설사 어떤 범죄에 관련한 것이라도, 특별한 직위에 있는 사람은 함부로 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거였고, 이런 행위가 용납되는 직책이 몇 있으며 이는 현행법이 허용하는 바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당시의 나는, 뤼팽물을 읽을 때 종종 등장하는, 예컨대 '에코 드 파리' 같은 신문에 버젓이 범죄 관련 내용, 혹은 게재자가 범죄자 뤼팽임이 뻔히 드러나는 데도 그 의뢰행위를 허용하는, 청약에 대한 승낙을 하는 장면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뤼팽이건 그 하수인이건 쪽지나 돈을 들고 신문사에 찾아오는 바로 그 즉시 공권력이 출동하여 체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선진국, 혹은 자유민주주의와 공정한 룰이 통용되는 사회는 저 수준의 관용이 얼마든지 허여된다는 사실에 적잖은 놀라움을 받던, 돌이켜보건대 유익하기 짝이 없던 유년 시절의 한 추억이었다.

이제 제법 성숙한 눈으로 이 디스크를 다시 돌려 보니, 그 안에는 히치콕의 천재적인 이야기솜씨와 테크닉이 펼쳐지고, 역시 비슷한 시점에 구경했으나 당시엔 여러 이미지가 잘 통합되지 않았던 '젊은이의 양지(KBS 드라마 아님)'에 나와 열연을 펼쳤던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종래 출연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로 출현, 고뇌하는 성직자로서의 극적인 이미지를 잘 드러내 준다.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우리는, 형법상 정당행위 사유로 위법성이 조각되기도 하는, 진술 거부의 특권을 부여받은 몇몇 직종에 대해, 일상에서 얼마나 신뢰를 보내고 있는가? 성직자에 대한 고해의 시간에, 과연 치명적인 비밀이 있다면 그에게 털어놓고 죄사함을 청할 생각이 날까? 유명한 예로, '대부3'에서 코니 코를레오네(탈리아 샤이어 분)는 그 오빠 마이클(알 파치노)에게,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집안 일을 뭐하러 얘기하냐며 가벼운 책망을 하기까지 한다(물론 고해를 받아준 상대는 인품과 덕망이 빼어난 대성직자로서, 이후 교황직에 오르기까지 한다. 명우 래프 밸로니가 이 역으로 나왔으며, 의문의 죽음을 한 요한 바오로 1세를 강하게 암시한다는 평이 많았다). 치료를 담당한 의사가, 최소한의 수비의무에 대한 존중 없이 환자의 지극히 은밀한 사적 사항을 아무 거리낌도 없이 외부에 흘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직업 정신이 투철하지 못한, 기술도 서투른 일부 분자가 전체를 욕먹이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이며, 돈 때문에 그 일을 마지못해 맡고 있기는 하나 제 적성에 맞지 않은 탓에 본업은 뒷전이고 언제나 허영에 들떠 요란한 미사여구만을 입에 올리며 정작 일에는 딴청이다. 이런 사람이 주변으로부터 평판이 좋을 리가 없다. 의뢰인에 대한 신뢰를 지키지 않으니, 자신도 의뢰인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히치콕 자신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소명에 부응하는 일로 일생을 보내는 특권을 얻었지만, 직업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작품에는 겉으로 드러난 직분과 양심 사이의 갈등이라는 테마 말고도, 인간과 그 행하는 일 사이의 긴장과 갈등에 대한 현대적 성찰이 그 특유의 개성을 깔고 묘한 컬러로 암시되고 있어 특히 흥미롭다.

s****o 2016.07.31. 신고 공감 3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