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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영화를 너무나 재밌게 관람했다. 색감이 무척이나 예쁜 영화다. 분홍빛 색감이 가득한 배경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이야기는 이상하면서도 독특하고 또 엄청나게 몽환적이었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은 부드럽게 이어지지는 않았고, 필름의 편집점을 끊어서 잘라 붙인 것 같은 느낌. 그렇지만 비극적인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 이 영화를 볼 때 나의 관심은 예쁜 색감, 음악, 편집법이었다. 평소 영화 소품에 관심이 많아서 영화를 보면서도 소품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면서 보았다. <애니 앳킨스 컬렉션> 책을 볼 때 내가 재밌게 봤었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엘 영화의 소품 이야기를 더 집중적으로 보게 되었다. 다른 영화의 소품 이야기도 꽤 있었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야기가 담겨 있는 CHAPTER 3 주브로브카 공화국 파트가 꽤 오랜 시간 기억에 남았다.
소품은 항상 그 속에 존재하고 그것이 포커스가 되든 안 되든 영화를 한층 더 자연스럽게, 그리고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중요한 역할이다.
01. 가상과 실제가 혼합된 세계 "괴틀리츠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폭격 피해를 겪지 않아서 아름다운 아르데코 건축물이 건재한 도시였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애덤 스톡 하우젠은 규모는 크지만 노후화된 한 백화점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내부로 바꿀 계획을 세웠다. 우리 팀도 그 건물 안에 자리 잡을 참이었다. 미술부는 위층에 자리 잡았고, 영화 촬영은 저층에서 진행되었다. 아래에서 경찰 추격 신을 촬영할 때 나는 총소리를 들으면서 위에서 가짜 지문 표본을 만들고 있자면 야릇한 생동감과 더불어 완벽한 비현실감이 느껴졌다.
얼마가 지나자 이 외딴 도시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이 예술을 모방한 생활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가상과 실제가 혼합된 세계에서 방랑하는 앤더슨 대가족의 일원이었다. 우리가 만드는 소품이 많아질수록 미술부가 변모시키는 건물이 더 많아지고, 그만큼 사실과 허구의 경계는 점점 흐릿해졌다." (p 74-77)
웨스 앤더슨이 만든 주브로브카 공화국. 실존하는 공간이 아닌 완전한 가상의 공간. 그렇기에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각본을 토대로 상상하고 디자인해야 하는 일. 정말 어려운 일이다. 머리를 짜내도 도통 안 되는게 어려운 게 디자인인데 아예 없는걸 만들어내야 한다니 . .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아찔하다.
그런데 어쩌면 주브로브카 공화국을 창조해내야 하는 임무가 애니 앳킨스의 색깔이 듬뿍 담긴 예쁘고 느낌 있는 소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더욱 신비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 수 있었던 건 완전한 가상의 공간이기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영화 찰영 현장 속에서 함께 일한다는 건 가상의 세계에 듬뿍 빠져 일할 수 있는 건 꿈만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02.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레터링 현재 디자이너가 필히 지켜야 하는 사항이 있다. 브랜드의 CI, BI 로고를 내 마음대로 변형하지 말아야 하는 것. 매장 웹사이트 패키지 쇼핑백 등 어느 곳에 위치하든 정해져있는 규격, 컬러, 폰트 시스템에 따라야 한다. 지금이야 뭐 일러스트 파일을 어디든 갖다 붙이면 되지만 . . 어도비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없었던 시절은 어땠을까. 이번 책으로 궁금증이 해결이 되었다.
1900년대 초반에 시설물 레터링의 서체는 재료에 따라 달라졌다. 철문 위의 이름은 대장장이가 디자인하는 반면 문구류의 글자체는 인쇄업자가 선택했다. 서체 정보 교환은 커녕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두 장인이 만날 일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시대극 영화 제작에 사용할 로고를 그리는 경우, 한 디지털 드로잉에서 다음 드로잉으로 레터링을 복사해 붙여서는 그것이 진짜처럼 느껴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웨스 엔더슨은 우리에게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따라 다른, 다양한 버전의 호텔 로고를 그려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서체가 다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 " 'GRAND BUDAPEST'의 레터링 가운데 가장 친숙한 것은 독창적인 1930년대 지붕 위에 있는 호텔 이름이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 둥근 톱을 작동시키면서 즉흥적으로 디자인한 것처럼 보이는 톱니 같은 산세리프체를 써서 글자들은 모가 나 있다. "GRAND"의 'A'와 'N' 사이의 공간이 약간 넓은 편이지만 이 불규칙한 간격은 의도되었다. 마치 건물이 생기고 나서 언젠가 글자 하나가 지붕에서 떨어져 호텔 관리인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다시 붙인 것처럼 보인다." (p78)
레터링이 너무나 예뻤다. 일러스트로 그런 딱 떨어지는 디지털 느낌이 나지 않아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직접 손으로 만들었을 것 같은 1900년대의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서체. 울퉁불퉁하고 모가 나있는 불규칙한 느낌이 나는 낯설지만 꽤 신선했다.
이 책을 통해 소품에 대해 더 면밀히 알 수가 있었고, 꽤 기억에 남는 책이다. 소장가치도 물론 충분하고. 리뷰를 작성하면서 다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들었다. 정말 잘 구매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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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사용하는 그래픽 디자인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책인데, 다양한 레퍼런스 중에서 왜 이것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얼마만큼 집착해야하는지 느끼게 해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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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디자인전공한 사람이나 시각디자인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조금쯤 유용할것같은 책입니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얻은 자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실례를 통해서 약간이나마 설명되어있으니까요. (많이, 구체적으로는 절대 아님)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좋아하시는분도 그냥 쳐다만봐도 뿌듯할것같은 책입니다. 다만,,웨스앤더슨으로 광고하는것치고 부다페스트호텔말고는 죄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니 그점은 좀 생각하고 구매하셔야 할것같아요. 웨스앤더슨책 아니고 애니앳킨스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