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 살 무렵 처음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었다. 영원히 늙지도 죽지도 않는 완벽한 신. 일할 필요도 없고, 학교도 안가고, 올림푸스 신전에서 여유롭게 넥타를 마시다가 무료해지면 인간 세상에 한 번씩 참견하는 그들. 부러웠다. 고등학생 때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었다. 삼중당 문고판으로 다시 만난 올림푸스의 신들은, 불로영생한다는 점을 빼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결함이 많았지만, 그렇게 살아도 되는 그들의 세상은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었다. 이후로도 여러 장르로 그리스로마신화를 접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로, 뮤지컬로. 워낙 에피소드가 많고 작품마다 해석이 다르니 느낌도 다르지만, 인간 세상의 원형을 담고 있는 고전인지라 어떻게 해석하든 공감할만한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독서모임을 계기로 다시 읽은, 매들린 밀러의 장편소설 《키르케》는 빼어난 아이디어와 고전에 대한 탄탄한 지식으로 신화를 재해석한, 돋보이는 작품이다. 키르케는 《오디세이아》에서 오디세우스의 부하를 돼지로 변신시킨 마녀로, 영웅신화의 배경처럼 지나가는 하급 여신이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님프 페르세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예쁘지도 않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아버지 신전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존재다. 남동생들이 왕국을 받고, 여동생이 시집가 왕비가 되고. 동생들에겐 역할이 생겼지만 청혼자 하나 없는 그녀는 그저 하릴없이 시간만 축내는 무력한 님프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좋아하는 인간 남자 글라우코스를 신으로 변신시키며 영원한 행복을 꿈꾸지만, 그는 키르케를 배신하고 스킬라에게 청혼한다. 키르케는 질투심으로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고 이 사건으로 마녀임이 밝혀져 아이아이에섬에 유배된다.
공포로 얼룩진 긴 밤을 보내고 났더니 모든 게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가장 못난 겁쟁이의 면모가 진땀과 함께 날아갔다. 아찔한 번뜩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새장에서 사육당하는 새는 되지 않을 거야, 흐리멍덩해서 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108)
무력한 님프일 때는 신전에서 살 수 있었지만 허락된 능력 이상의 재능이 있다는 게 밝혀지자 제우스와 헬리오스는 그녀를 용납하지 않는다. 안락한 아버지의 집에서 추방된 키르케. 처음엔 두려워 어쩔 줄 모르다가 차츰 마음을 다잡으며 새 삶을 시작한다.
거기 그렇게 돌처럼 가만히 서 있지 말고. 뭐라도 해봐. 끓여보자. 안 될 것 없잖아 (p.110) 그러다 활을 구부려 화살을 끼우듯 세상을 내 뜻대로 주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11)
신과 마녀와의 차이가 무엇일까? 소설은, 신은 무엇이든 저절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마녀는 재능만으로는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약간의 소질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끝없이 노력해야 마법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키르케는 그런 고역을 마다하지 않고 정진해서 능력 있는 마녀가 된다. 주변의 시선도 달라졌을까?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섬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조건 없는 친절을 베풀지만 그들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하고 존중하기는커녕 성폭행하고 재물을 탐낸다. 분노한 키르케가 무도한 여행객들을 돼지로 만들고, 그렇게 그녀는 무서운 마녀로 기억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디세우스가 찾아오고, 키르케는 영웅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함께 하고 싶어 하지만 그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후 키르케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고, 그가 자라 아버지를 찾는 등, 소설 속에는 《오디세이아》의 후속편 같은 이야기가 이어진다. 차이가 있다면 전편이 오디세우스의 길고 긴 여행 이야기라면, 《키르케》는 키르케가 있는 섬으로 낯선 이들이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버림받은 님프를 보호해주고, 이타케를 탈출한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도 받아주고, 지치고 굶주린 여행객들의 쉼터도 되고. 키르케가 만든 모든 이의 고향, 아이아이에 섬은 갈 곳 없는 이들을 보듬어준다.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p.500)
신의 권리를 거부한 키르케는 최선을 다하는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읽었을 땐 그리스로마신화판 알파 걸의 이야기인가 싶었지만, 다시 보니 키르케는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를 구현하는 존재다.
신화 속에서 남성 영웅의 조력자나 방해꾼으로만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쉬웠기에, 그녀들을 조망하는 작품은 언제나 반갑다. 그 중에서도 《키르케》는 남성 중심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 대안까지 제시하는 작품이다. 게다가 프로메테우스, 다이달로스, 이카루스, 파시파에, 메데이아 등 신화 속 낯익은 인물들이 카메오처럼 등장해서 키르케와 개연성 있게 엮이는 장면도 흥미롭고, 고향으로 돌아간 전쟁 영웅 오디세우스의 뒷이야기도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500페이지의 장편소설이지만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는 이야기, 《키르케》. 신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
|
『오디세이아』에서 그녀는 남성들이 두려워하는 능력을 갖춘 여성의 상징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들을 돼지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자. 오늘날에도 ‘마녀’라는 단어는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정도의 능력을 손에 쥐고 있는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 - 주변에서 다들 재미있다고 말해서 큰 기대를 하고 읽었음에도 실망 없이 너무 재미있었던 책이다. 어릴 때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 읽는 것을 참 좋아했는데, 키르케라는 인물은 잠깐 나오는 비중이 매우 작았던 인물로 기억한다. 메데이아와 함께 마녀의 대명사 중 하나로 꼽히는 키르케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만나 도움을 준 마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제목 그대로 키르케의 일생을 다룬 소설책이 바로 이 책이다. 키르케라는 인물로 이렇게 두꺼운 책을 채웠다는 것에 반신반의하며 책을 펼쳤는데, 정말 말 그대로 500페이지가 넘는 이 두꺼운 책을 읽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키르케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의 딸로 태어나지만, 다른 형제들처럼 뛰어난 능력을 갖지 못해서 아버지인 헬리오스와 다른 형제들로부터 무시를 받으며 자라게 된다. 신의 목소리가 아닌 인간의 목소리를 가진 키르케가 어떤 계기로 자신만의 능력을 발견하면서 이 책의 본격적인 전개가 시작된다.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각색한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는 나에게 어떤 쾌감을 주어서 오랜만에 정말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문장과 묘사가 참 아름다워서 좋았던 책이다. 그리스로마신화를 너무 예전에 읽어서 생각보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책을 덮자마자 이런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를 장바구니에 넣었다. 책 소비는 또 책 소비를 부르고…. - - - 그것이 내가 맨 처음 터득한 교훈이었다. 매끄럽고 익숙한 표면을 헤치면, 세상을 두 동강 낼 다른 무언가가 그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 - 그 생각이란, 내 인생 자체가 뿌연 심연이었지만 내가 그 어두컴컴한 바다의 일부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안에 사는 생명체였다. - 새장에서 사육당하는 새는 되지 않을 거야, 흐리멍덩해서 문이 활짝 열렸는데도 날아가지 못하는 새처럼은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숲속으로 들어갔고, 이렇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 자, 이제 뭐라고 하실 참인가요? 저를 까마귀밥으로 던지셨죠. 알고 보니 그쪽보다 여기가 더 마음에 드네요. -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온 세상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예술가이자 창작가이자 발명가이지 않은가. 소심한 성격으로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한다. - 내게 그를 차지할 권한이 없다는 건 알았다. 하지만 고독한 삶을 살다보면 별들이 일 년에 하루 땅을 스치고 지나가듯 아주 간혹 누군가의 영혼이 내 옆으로 지는 때가 있다. 그가 내게 그런 별자리와 같은 존재였다. - 프로메테우스도 얘기했다시피 그것이 그들의 운명이었고 그들 모두가 공유하는 사연이었다. 살아 생전에는 아무리 활기 넘쳤어도, 아무리 눈이 부셨어도, 아무리 경이로운 업적을 남겼어도 결국은 먼지와 연기 신세였다. 반면에 아무리 하찮고 쓸모없더라도 신은 별빛이 꺼질 때까지 계속 환한 공기를 마실 것이다. - 그는 보기보다 편안하고 평온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지내는 것은 바다 옆에 서 있는 것과 비슷했다. 날마다 색이 달라지고 포말을 쓴 파도의 높이가 달라졌지만, 수평선을 향해 끊임없이 힘차게 움직이는 것은 변함없었다. - 흔히 여자는 연약한 존재라고, 한순간의 방심으로도 망가질 수 있는 꽃이나 달걀과도 같다고 한다. 예전에는 그 말을 믿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아니었다. - 그는 찌꺼기가 들러붙은 우리와 다르게 자기 자신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 일직선상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니 그의 아버지가 당혹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오디세우스는 항상 숨겨진 뜻과 어둠 속의 칼을 찾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텔레마코스는 칼을 내려놓고 다녔다. - 당신이 원한다면 내가 할게요.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진다면 내가 같이 갈게요. 심장에 금이 가는 순간이 세상에 있을까? 하지만 금이 간 심장으로는 부족했고 이제 나는 그걸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평생 전진한 끝에 지금 이 자리에 왔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으니 그 나머지까지 가져보자.
|
| 전작 <아킬레우스의 노래> 가 좋아 키르케도 구매했습니다. 더 세밀하고 섬세합니다. 신들은 세상을 만들었고 인간의 위에 절대적으로 군림하는 존재이지만, 그들의 권력인 영생은 오히려 신들을 희노애락이 결여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오직 쾌락과 탐욕만을 좇습니다. 권능은 있지만 인간만도 못한 이들입니다. 인간의 목소리를 가졌기에 인간에 가까울 수 있었던 변방의 유배당한 신은, 그 어떤 신들도 내리지 못한 가장 위대한 선택을 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으로 쓰인 신화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단편적인 정보를 이어 현대의 독자들이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엮어내는 능력이 정말 대단합니다. 키르케가 살아 있다고 느껴졌어요. |
|
매들린 밀러의 소설은 키르케로 처음 접했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잘 몰라 초반에는 글에 잘 집중을 못했지만 50페이지 정도 넘어간 후에는 이해가 잘 돼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핍박 받던 키르케가 무인도로 간 후 변화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왜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가 나오기 전부터 찬사를 받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합니다. |
|
인간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결국 인간이 되어버린 여신, 키르케 인간인 나의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모든것이 완벽하여 바뀔수도 없고 그래서 결국 손에 아무것도 쥘 수 없기에 신은 죽은 존재라던 키르케. 인간을 향한 추악한 탐욕과 앙심, 질투, 호기심 때문에 질병, 재앙, 전쟁 등 천가지의 다양한 고통으로 신들이 인간들을 괴롭히는 영겁의 시간동안 그녀는 신들은 절대 느낄 수 없는 오직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죄책감과 수치심, 회한 등 그런 양가감정들을 돌멩이 세듯 하나 하나 배워갔다. 그녀는 부동의, 변하지 않는 완벽한 신이 아니라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고 또는 기꺼이 감수하며 성장하고 변모하는 존재로 거듭났다. 발전없이 자리 보전하기에만 급급하고 인간들이나 괴롭히는 낙으로 불멸의 시간을 보내는 그저그런 한심한 신이 아닌 주어진 운명에 맞서 싸우고 개척하여 극복하는 그런 존재, 그녀는 결국 인간이 됨으로써 진짜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갖게 된것이다. 끝내 죽음으로 귀결될 삶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끝없이 욕망하고 좌절하고 맞서 싸운다. 그 댓가로 많은 시간을 불행하게 보내면서도 때로는 신들 보란듯이 그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웃고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 찰나의 순간이 마치 인생의 전부인것처럼 소중히 여긴다. 우리는 이 비극적인 운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무모한 존재로 태어난 것인가. 항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숱한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어 결국 참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인간의 삶이란 비극적이고 무모할수록 더 눈부시게 반짝이고 찬란한듯하다. 과히 신들도 탐내할만큼. 참된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 그 여정 자체가 과연 인간의 삶이라면 그것은 그냥 그것만으로 의미있고 가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것들은 항상 꽃잎처럼 지거나 향기처럼 금세 사라지며 금세 사라진만큼 더 긴 여운을 남긴다. 유한해진 키르케의 삶을 보면서 깊은 여운을 느끼게 되었다.
|
|
매들린 밀러의 <키르케>는 서양 문학에서 최초로 등장한 '마녀'의 이야기이다. 키르케라고 하면 오딧세이아의 짧은 등장만을 생각했었기에 그 모습에 살을 붙여 출간한 책이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리스 로마신화의 창세부터 시작되는 대서사시이다. 여성 서사에 집중한 <키르케>는 제우스 이후 올림푸스 신들에게 밀려난 티탄 족의 이야기도 다수 담고 있어 읽으며 매우 흥미로웠다. 우리가 어렸을 적 읽은 그리스로마신화의 대부분의 신들이 태생부터 온전한 신이었기에 멸시당하던 키르케가 '어딜 항해하고 있는지' 알게 되는 것은 또 다른 재미였다. |
|
사실 지금도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완전 알못이라 제우스 개새끼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데, 대학생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해 비슷한 제목의 교양이 있길래 이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기초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수업이구만??? 하고 수강신청을 했던 적이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요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만화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가 엄청 히트 쳐서, 사람들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해 제우스 개새끼 이상의 지식을 쌓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같은 그리스 로마 신화 빡대가리가 난데없이 <일리아드>, <오딧세이> 붙잡고 완독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봐야하니 저런 입문서도 아주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사회적 체면과 와이프의 시선 등을 고려할 때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를 읽기에는 무리가 좀 있었는데, 이번에 이봄 출판사에서 5/28 출간 예정인 소설 <키르케> 가제본을 보내주셔서 읽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그리스 로마 신화랍시고 읽어보면 인지도 높은 특정 메이저 여신들이 나오는 부분을 제외하면 철저하게 남신 위주의 남성중심적인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그리스 로마 신화 안에서도 작은 섬에서 외롭게 살던 마녀 키르케를 신화의 전면부로 세워 이야기를 끌고 나간 이 소설은 참 새로워보인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물론 예술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서양 문화의 밑바탕도 되었고 그 당시 인간적인 서사로 인기 있었지만, 뭐 현대의 인간적인 서사와는 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키르케>의 주인공 하급 여신이 동료 여신들에게 따돌림 당하고, 혼자 사는 삶에 외로워하고, 독박육아에 고통받는 이런 삶이 인간적인 서사이지 제우스 바람피우러 다니는 이야기가 무슨 인간적인 서사이냐 이말이다. 사실 이번에 <키르케>를 읽고 이것저것 다 떠나서 솔직히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이 작가가 쓴 다른 이야기인 <아킬레우스의 노래>도 찾아보고 있는 중이다. (키르케는 HBO에서 드라마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함) 여러분도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 입문작으로 아주 적절한 <키르케>를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
|
바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이겠죠. 삶이 짧기때문에최선을 다해서 살 수 있다는 것. 그 최선의 모습 또한 인간마다 다르다는 점이 인간다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키르케는 마녀입니다. 아주 약한 마녀. 그런 그가 마법의 힘을 깨닫고 자신의 살 길을 개척하고 사랑하는 동반자를 찾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게 이 소설입니다. 영웅들이 나오지만 영웅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
평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비롯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인연으로 알게 된 키르케에 대한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자인 매들린 밀러에 대해 알아보니 고대 고전을 전공하고 첫 장편소설인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이 분야의 애정과 박식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키르케에 대한 작가의 새로운 해석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앞으로 출간될 작품도 기다려 집니다. |
|
고전은 어쩜 이렇게 매력적일까. 뭔가 나이를 먹으며 더 고전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내 나이 또래가 대부분 그렇듯, 어렸을 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매우 가깝게 접하며 자랐다. 그리고 지금도 그로신을 무척 좋아한다. 좀 뜬금없지만 'Achilles Come Down'이란 노래를 듣다가 아킬레우스의 노래라는 책을 알게 됐고, 국내 발간된 매들린 밀러의 모든 책을 구입했다. 책을 받고 두께에 꽤 놀랐지만, 신화를 재해석한 소설이라니. 무척 두근두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