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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막장 드라마로 알려지기도 했던 <닥터 포스터>는 우리나라에서 <부부의 세계>로 재탄생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막장 드라마가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개연성도 없고 그저 자극적이기만 한 드라마를 가리키는 거라면 이 드라마를 막장 드라마로 부르는 것은 무척 부당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그리스 신화 속 메데이아라는 마녀를 모티브로 쓰인 이 드라마는 자극적일지언정 개연성이 없고 납득할 수 없는 행위들로 가득 찬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극성으로만 어떤 드라마를 평한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의 거의 대부분은 문화 유산이 아니라 다 막장으로 치부해도 좋을지 모른다. <닥터 포스터>는 사랑과 배신,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인쇄된 문자로 읽으면 그 즐거움은 한층 배가되는 것 같다. 대본집을 읽으면 내가 감독도 될 수 있도 연기자도 될 수 있다. 이 장면은 나라면 이렇게 연출했을 텐데, 이 대사는 나라면 이렇게 연기했을 텐데...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많은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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