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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구요? 유쾌하다, 유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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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의 소중했던 일상들이 허무하게 사라지고 벌써 연말의 끝에 와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렇게 무심히 시간은 흘러만 간다. 연말이지만 집콕을 하며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골라 읽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책들이 많은데 어떤 책
"소설이라구요? 유쾌하다, 유쾌해!!!!!" 내용보기

 

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20년의 소중했던 일상들이 허무하게 사라지고 벌써 연말의 끝에 와 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렇게 무심히 시간은 흘러만 간다. 연말이지만 집콕을 하며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골라 읽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책들이 많은데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조금은 우울했던 기분도 떨칠 겸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골랐다. 그 책이 바로 성석제 작가의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이라는 소설집이다. 아주 짧은 단편 소설들이 들어 있는 책이라 틈틈이 시간 내서 읽기에도 좋고 무엇보다 작가 특유의 필력과 유쾌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 너무 매력적인 책이다.  

 

<출처 - 예스24>

 


 

[오, 하필 그곳에]

 

여차하면 전화로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면서 C는 자리에 앉아 있었고 O가 안전벨트를 풀었다. 앞차의 문이 양쪽으로 열리고 머리가 짧고 체격이 건장한 두 사내가 내렸다. 운전대를 쥔 C의 손가락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 똘지 마, 똘지 말라고!" (p. 12)

 

"왜요, 아더씨들! 뭐 할 말 있드세요? 있냐고?"

O는 오함마를 머리 위로 빙글빙글 돌리다가 번쩍거리는 상대방의 승용차를 겨냥했다. 여차하면 때려 부술 수도 있다는 듯이. 그러자 두 남자 중 하나가 급히 "아녜요, 우리 그냥 지나가다가 하도 운전을 안전하게 잘하시는 것 같길래 좀 배우려고 그랬던 겁니다"하고는 동료를 향해 눈을 껌벅거렸다. 그의 동료는 그만한 말주변조차 없는지 그저 커다란 주먹을 서로 포갠 채 서 있을 뿐이었다. (p. 13)

 

시속 30km로 안전하게 운전을 하던 O와 C 앞에 나타난 난폭 운전 차량. 그 안에서 내리는 머리 짧고 건장한 사내 두 명. 이 암울한 상황을 그들은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오.함.마! 겁보임에도 불구하고 난폭 운전을 하던 건장한 체격의 두 사내를 단 한 번에 제압할 수 있었던 힘. 오함마가 주는 무언의 강력한 메시지. 그 강력한 힘이 오로지 오함마에게서만 나온 것일까.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때로는 그의 겉모습을 보고 쉽사리 판단하는 우를 범할 때가 있다. 그런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으로 인해 왜곡된 인식이 의도치 않은 상황을 만들어 내고 때로는 오함마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겁보가 승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너무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또 O가 잔뜩 겁에 질려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는 마치 옆에서 바로 재생되듯 생생하게 다가오며 웃음을 자아낸다. 겁보가 의도치 않게 위너가 되는 이 상황, 아, 너무 통쾌하고 재미있다.           

 


 

[펠레의 전설]

 

“넌, 넌, 넌, 아니잖아, 주번”이라고 말했다.

“주번이 아니라니? 그럼 넌 뭐야?”

펠레가 물었다. 맞을 뻔했던 아이는 울상을 하고 대답했다.

“저 구 번인데요. 구 번 나오라는 줄 알고.”

그러자 교실이 거대한 고물 우주선이 된 듯 사방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났다. 아이들이 웃음을 참느라 온몸을 비틀었던 까닭에 의자가 하중을 받아 내는 소리였다. (p. 19)

 

“니가 반장이야? 네가, 바로, 2학년 1반 반장이냐, 말이다! 네가, 이, 반의, 뭐야, 도대체? 넌, 이, 반, 에, 뭐, 야?”

이어서 주먹과 발, 몽둥이가 조합된 춤판이 벌어질 것임은 불문가지였다. 펠레가 소매를 다 걷고 나서 본격적으로 “니, 이, 반, 에, 뭐, 냐, 고, 오!”하고 방울뱀의 방울소리 같은 최후의 질문을 던졌을 때 반장은 잽싸게 대답했다.

“껌인데요.” (p. 20) 

 

학창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공부 때문에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때 정말 재밌는 일이 많았다. 그리고 혹독하리만큼 무서웠던 선생님들도 너무 많이 계셨다. 중학교 때 한문 선생님은 여자 분이셨는데 눈빛 하나, 말투 하나가 정말 무시무시한 선생님이셨다. 칠판 가득 그날 배울 단원의 한문을 모두 써 놓고 아이들이 단체로 독음과 해석을 하는데 선생님께서는 그 중에서 버벅거리는 아이들을 매의 눈으로 "너!", "너!" 하며 한 명 한 명 다 집어 내셨다. 그러면 그 아이는 혼자 칠판 가득 쓰인 한문을 읽고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버벅대거나 제대로 읽지 못하면 그 아이만 매를 맞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속한 분단의 모든 아이들이 책상 위로 올라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허벅지에 매를 맞아야 했다. 일종의 연좌제 같은 거였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한문 공부만큼은 정말 죽어라 열심히 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이 잘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쳐 주고 틈틈이 시간을 내어 입을 맞춰가며 모두 하나가 되어 그렇게 공부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 우리 학교 아이들의 한문 실력 하나만큼은 정말 최고 수준이었다. 그 또래 사람들보다 조금 나은 나의 한문 실력도 그때 그 선생님의 호된 매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는 의무적으로 모든 아이들이 남아 야자를 해야 했다. 잠에 겨운 아이들이 책상을 베게 삼아 하나둘씩 잠에 빠져들면 학생 주임 선생님은 발소리 하나 내지 않고 교실 뒷문을 슬그머니 열고 들어와서는 자고 있던 한 아이를 타겟으로 하여 그 아이의 등짝을 인정사정볼 것 없이 내리치셨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 아이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졸던 다른 아이들도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허리를 꼿꼿이 펴고는 미어캣들마냥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나중에는 우리도 한 단계 진화하여 '등칠리우스' 선생님의 등장을 감시하는 파수꾼을 세워 두었다. 매 수업 시간마다 영어 단어를 10개씩 시험 봐서 1개 틀린 아이들은 면제되고 2개 이상 틀리면 매를 맞아야 했던 '황히틀러' 선생님의 영어 수업 시간, 성적이 나오면 1등부터 꼴등까지의 성적을 인쇄하여 교실 뒤에 떡 하니 붙여 우리의 자존감을 바닥까지 깔아뭉갰던 기억들까지 매 시간 시간이 공포이자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때만큼 치열하게 공부하며 열심히 살았던 시간들이 삶에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때 그 또래만이 가지는 에너지와 분위기. 팔딱거리는 활어를 보는 듯한 그 생동감, 그 에너지가 좋다. 난 우등생은 아니었지만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거역하지 못하는 학생이어서 그 흔한 사건, 사고 하나 없이 졸업을 했는데 지금은 좀 후회가 된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역동적으로 살았더라면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선생님께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던 치기 가득한 아이들과 어디로 튈지 모를 녀석들을 잡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계시는 선생님들과의 한판 승부.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면서 우리 말이 가지고 있는 묘미를 잘 살린 에피소드이다. 아, 정말 명랑 만화가 따로 없다.   

 


 

[시인은 말했다]

 

"걸려들었네. 소설가들은 경제를 안다느니 하면서 세상 물정 다 아는 것처럼 큰소리를 치더니만."

"뭐에 걸렸다는 거예요?"

"그거 중국산이라고. 중국산 참기름에 중국산 들기름이나 중국산 식용유 같은 게 적당히 섞인. 진짜보다는 좀 싸고 가짜보다는 많이 비싸지. 이익이 그만큼 크고 그런 걸 '할매 장사'라고 하지. 영악한 장사치들이 아침마다 승합차를 가지고 시골 마을마다 가서 할머니들을 모셔다 주요 거점에 떨어뜨려 놓고 어리숙한 뜨내기손님 걸리면 바가지를 씌우는 거야. 그게 요새 장사가 되는 유일한 아이템이래. 저 할머니가 다 이야기해 줬어." (p. 43)

 

이 추운 겨울날 길바닥에 변변한 것 하나 제대로 깔지 않고 하루종일 앉아서 물건이나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전통 시장에 가면 엄마는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후미진 골목으로 나를 데리고 가셨다. 그곳에도 좌판을 벌여 놓고 물건을 파시는 할머니들이 계셨다. 그러면 엄마는 일부러 그곳에서 까지 않는 피도라지며 둥굴레며 열무며 쪽파 등을 사셨다. 엄마가 왜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까지 찾아다니며 그분들의 물건을 사셨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몇 년 동안 부모님께서는 주말이면 시골에 내려가서 복숭아나무, 매실나무, 감나무를 심으시고 들깨며, 참깨며, 콩이며 옥수수 등을 심으며 생활하셨다. 그렇지 않던 아버지께서 도시 생활에 싫증이 나셨는지 시골에 너무 가고 싶어하셔서 엄마도 그러자고 하신 거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몇 년 생활하시면서 부모님은 모든 것들을 돈으로 환산하는 몇몇 사람들의 시골 인심에 완전 질리신 것 같다. 일 년 내내 땀 흘려 가며 고생해서 농사를 지은 분들에게 그 대가가 주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렇게 고생해서 지은 농산물 중 우리나라의 것들은 비싼 값으로 어딘가로 다 팔려 나가고 농촌에서도 중국산 농산물들이 너무 많이 유통된다는 것이다. 많은 수확을 내기 위해 뿌려지는 농약과 온갖 화학 비료들도 그렇고. 부모님은 시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시고 결국 다시 도시로 돌아오셨다. 비싸고 좋은 우리 농산물은 도대체 다 어디로 가는 걸까. 그리고 저가의 중국 농산물은 언제부터 우리 식탁을 온통 점령하게 되었을까.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가치 척도가 돈이 되어 버린 세상. 찬 맨 땅바닥에 하루 종일 앉아 푸성귀를 팔고 계신 할머니의 물건을 보며 알량한 천 원 짜리 지폐 몇 장 꺼내는 것도 주저하는 나를 보게 된다. 찬 바닥에서 푸성귀를 팔고 집으로 돌아갈 할머니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먹게 될 것이 중국산은 아닌지 의심부터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비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 난 몰랐었네]

 

산소와 나의 결정적인 공통점은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게 불편하지는 않다. 오히려 그게 서로를 좋아하고 존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p. 79)

 

같이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를 닮아간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고 무언의 대화 상대가 되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깨달음을 준다. 삶에서 얼마 되지 않을 '개좋은' 만남을 놓치지 말고 누리라는 것을, 길드는 게 길들이는 것임을. 산소를 만나기 전까지, 진정 난 그걸 몰랐었다. (p. 80)

 

어렸을 때 키웠던 하얀 새끼 고양이가 죽어 묻어준 적이 있다. 집 뒤 나지막한 산에 가서 고양이를 묻어주고 나뭇가지로 십자가를 만들었다. 그리고 성당에 가서 그 고양이를 위해 기도하곤 했다.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또렷이 남아 있다. 그 뒤, 동생 친구의 개가 강아지를 낳았는데 내가 마침 그때 집에 있어 그 새끼 강아지들을 받았다. 그래서 동생 친구가 고맙다며 새끼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해 주었다. 그 강아지(코코)는 15년 정도를 우리와 함께 살았다. 코코는 학교 갈 때면 하루도 빼지 않고 그 높은 고개를 함께 달려 버스 정류장까지 나를 배웅해 주고 홀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어느 해 추운 겨울날 코코는 집을 나가 일주일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온몸에 도깨비풀을 잔뜩 붙이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꼬리가 떨어져라 나를 보며 연신 그 꼬리를 흔들어댔다. 하지만 몇 해 지나 코코는 하늘나라로 갔다. 그 뒤로 나는 반려 동물을 키우지 않는다. 비염도 있고 면역이 약하기도 하지만 나는 정을 떼는 일이 너무 어렵다. 무뚝뚝한 편이라 애정 표현을 거의 안 하지만 내심 정에 약하다. 그래서 때로는 강아지를 너무 키우고 싶지만 앞으로 절대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상이 누가 됐든지 무엇이든지 애착이 가고 유독 마음이 쓰이는 대상이 있는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살면서 그런 대상을 만난다면 아낌없이 마음을 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감정과 마음은 오로지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며 어느새 휘발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그때의 감정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내 곁에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낌없이 주지 못한 마음에 대한 후회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나를 옭아매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것도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나 보다. 나는 엄마가 보내온 '사랑해!'라는 돌발 문자 메시지에 '아핰핰핰학하하!!!!!!'라는 웃음 소리만 문자 메시지로 덜렁 보내고 말았다.

          


 

[전문가의 충고]

 

"사진의 기본은 초점이에요. 이 사진들 중에 초점이 제대로 맞은 게 하나도 없어요. 카메라가 스마트폰이든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뭐든 간에, 사진을 찍을 때는 발을 단단히 땅에 딛고 손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자신부터 먼저 흔들리고 있어요. 기본이 전혀 안 돼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도 좋은 작품이라고, 아니 사진이라고 할 수가 없는 거예요." (p. 221)

 

나는 사진을 찍으면 초점이 맞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러면 손가락이 가늘어서 그런다는 둥 수전증 때문이라는 둥 핑계를 대곤 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쩌면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혹은 그것을 애써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그 내용이 아무리 훌륭해도 초점이 맞지 않으면 좋은 사진이 될 수 없다는 말처럼 뿌리째 흔들리는 나무 역시 좋은 수목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때로는 내 삶이 내 뿌리를 감당하지 못할 만큼 혹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때로는 잠시 멈춰 서서 내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병 따기'의 예술]

 

막걸리병을 내용물이 완전히 섞이도록 흔든다. → 병을 가로로 완전히 눕혀서 잔에 병 입구를 가져다 댄다. → 병을 수평으로 유지한 채 천천히 병뚜껑을 돌려서 딴다. 

이 방식에 숙달되면 막걸리를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잔에 따를 수 있게 된다. 내게 이 예술적인 병 따기 기법을 전수한 '마이스터'는 나이가 내 주력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젊은이였다. 그는 지금은 사라진 어느 막걸리 전문점에서 '알바'를 하면서 그 방법을 익혔다고 했다. 어떤 분야든 절대고수들이 다 그렇듯이, 그는 이름도 성도 알려주지 않고 구름처럼 표표히 사라져 갔다. (p. 230) 

 

하하하, 아니 이건 뭐 영화 <일대종사>의 엽문도 아니고. 막걸리병과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라니! 소설에서 막걸리병 따는 방법을 이렇게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다니, 역시 성석제 작가답다. 이 방법을 내가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도 친구들 사이에서 주력(酒歷)으로 보나 흑기사가 필요 없을 만큼 흐트러짐 없는 센 주량으로 보나 절대고수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아쉬워. 그나저나 술잔을 기울이며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마냥 좋았던 그 시절 그 친구들은 지금 다들 어디에 있을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해도 다 받아줄 것 같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 곁을 떠났다고 생각하니 문득 서글퍼진다. 

  


 

[수꾸떡의 비밀]

 

"야, 내려, 빨리! 너 같은 인간은 운전할 자격이 없어. 알아? 이 천하에 개ㅎㄹㅁㅋ말ㅁㅈ오ㄹㅇ탕 같은 인간아! 당장 내리라고, 내리라니까!" (p. 265)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최소한 경우가 있는 거야. 내 살다 살다 이런 ㄱㅆㅇㅂㄹㅇㄲㄱ 같은 경우는 처음이네. 앞으로 조심하쇼! 내 말 알아들었어?" (p. 265)

 

"동아, 니가 시방 그 따우 행실할라꼬 열닷 살부터 서울 와가 공부한다미 그래 여리(여럿, 여러 사람)를 고생시킷나! 내가 인제와 마흔도 훌쩍 넘은 니 입에서 그런 무지하고 험한 소리 들을라고 수꾸떡 해믹이고 오뉴월 논에 짐(김) 매고 팥죽 겉은 땀 흘리가미 고치(고추) 따가 공부시킨 줄 아나!" (p. 265 - 266)

"어무이, 정말 죄송합니데이.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이 정신이 하나도 없어가꼬요…. 그런데 도대체 수꾸떡이 뭡니까?"

"이 봐라, 봐. 돼지 팔고 염소 판 돈으로 대학까지 나왔다는기 무식해도 이런 무식이 없다. 수꾸떡이 수꾸떡이지 뭐꼬!"

"수꾸가, 수꾸가 뭐냐고요?" (p. 267)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나는 이렇게 쿨하고 객관화 잘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 자식이라고 해서 무작정 두둔하고 감싸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따끔하게 지적해 주시면 왠지 정말 어른같다는 느낌이 든다. 거기에 범접할 수 없는 개그 본능과 우격다짐까지 장착하신 어르신이라니. 그 우격다짐이 억지로 우겨서 상대방을 굴복시키려는 힘의 논리가 아니라 그저 달리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한 표현력의 부재로 인한 논리적 혼돈이라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꾸떡은 그냥 수꾸떡인 것이다. 어쨌든 생일 때마다 어머니께서 빠짐없이 만들어주셨던 그 수꾸떡이야말로 아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우리 마음 속에는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조연의 역할을 하며 삶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조연에게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그가 열정을 가지고 자신이 맡은 연기에 최선을 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눈부시게 빛나는 삶을 살아가진 않지만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 책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속에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가 더 친근하게 다가오고 누구나 쉽게 공감하게 된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열정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너무 유쾌한 에피소드로 풀어내는 작가의 매력적인 필력에도 감탄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했던 2020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모든 것을 잠시 잊고 책에 몰입해 혼자 키득거리며 모처럼 맘껏 웃을 수 있었다. 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유쾌하다. 정말 소설이 이렇게 유쾌해도 되는 건가!!!!!   

 

- 아, 그런데 책을 덮고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다. 저 자음으로 쓰여진 것은 대체 어떤 내용일까. 욕설인 거 같긴 한데 어휘력이 부족한 것인지 나는 도통 답을 모르겠다. 끝까지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드는 작가의 마력(魔力)이라니!

 

 

 

 

b******6 2020.12.21. 신고 공감 16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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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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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고 계시나요? 버스를 기다릴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부모 손을 잡고 유치원 버스를 타러 가는 아이를 만날 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이에게 무작정 다가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걱정은 없으신가요? 오지랖을 부리고 싶은 요즘입니다. 예전에는 그저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서로를 보는 둥 마는 둥 했어요. 왜 이럴까요? 마스크에 가려 서로의 표정을 알 수 없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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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고 계시나요? 버스를 기다릴 때. 엘리베이터 안에서. 부모 손을 잡고 유치원 버스를 타러 가는 아이를 만날 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낯선 이에게 무작정 다가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걱정은 없으신가요? 오지랖을 부리고 싶은 요즘입니다. 예전에는 그저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서로를 보는 둥 마는 둥 했어요. 왜 이럴까요? 마스크에 가려 서로의 표정을 알 수 없게 된 지 일 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래서 그런 걸까요?


웃어도 웃어 보이는 것 같지 않고. 당황하거나 화를 내는 것 같은데도 어쩐지 속내를 알 수 없어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노래도 있지만 전 누군가의 마음속을 그렇게 확실히 알아챌 수 없는 눈치 없는 1인이거든요. 운전면허 있으신지요. 남들 부지런을 떨며 살아갈 때 전 뭘 했는지 몰라요. 면허가 없으니 차는 당연히 없지요. 버스를 타고 컴퓨터 학원을 다니는 2020년 12월의 근황 보고드립니다. 옆자리에 누가 앉으면 좀 멈칫하게 되네요. 지금은요.


거리 두기라는 말이 내년에는 사라지면 좋겠어요. 흔들리는 버스에 앉아 오늘도 무사히, 아픈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마음껏 카페에 가고 수다를 떨고 대형 서점 문구 코너에 가서 이것저것 만져 보고 들었다 놨다 하면서 결국 결제를 하는. 평범한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깜짝 선물처럼 주어지기를요. 그때까지 힘을 내시기를요. 여행을 가지 못해 답답하신가요.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서운하신가요. 여기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짧은 소설의 대가 성석제가 쓴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이라는 책을 소개해 올립니다.


답답하고 알 수 없는 미움의 감정이 들 때 읽으면 딱인 책입니다. 총 40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오늘부터 한 편씩 읽어가다 보면 2021년을 맞이하실 거고 그러다 어느새 이야기에 취해 저 무서운 코로나19가 물러가 있을지 누가 알겠어요. 이야기는 힘이 세다. 이야기는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초강력 마법이 있습니다. 한 편당 페이지 두세 장 정도입니다. 차 한 잔을 끓여 놓고 읽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먹기 좋은 온도로 식은 차를 마시며 방금 읽어낸 이야기를 음미하는 것이지요.


인생, 별거 있나요. 인생사 새옹지마. 전화위복.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고. 비유야 어찌 됐든 큰 걱정 하지 말라는 위로를 건네는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입니다. 즐거운 이야기가 한가득입니다. 명절 때 되면 슈퍼에서 파는 과자 종합 선물 세트 구성 같은 책입니다. 취향 따라 입맛 따라 마구 고르면 좋겠지만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사달라고 조르던 과자 종합 선물 세트. 리본을 풀어서 포장지를 벗겨 그 안에 든 과자를 구경하는 즐거움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 느꼈던 들뜬 행복감을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이야기 한 편마다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이 들어 있습니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에서는 이제는 느낄 수 없는 아련함이. 자유롭게 여행을 떠났던(아, 옛날이여 ) 시간에 쓴 여행기에서는 재미와 감동과 모험이. 나이가 들면 입맛이 변한다고는 하지만 힘들었을 때 먹었던 영혼의 음식 이야기에서는 그리움이. 서로 다른 얼굴만큼이나 개성이 특별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맛보는 황당함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어느 이야기를 읽어도 마음이 뭉클해지고 뭉클해지다 못해 노긋노긋해집니다. 이렇듯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성석제라는 네임드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읽은 성석제 소설은 우울과 번민, 분노, 짜증, 불안을 날려주었더랬습니다.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이 사람은 어딘가에 이야깃주머니를 달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재담의 황제였습니다. 결코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해 번쩍이다 못해 황홀해지는 순간을 맞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읽어도 여전히 성석제 소설은 즐겁고 신납니다. 그러다 한 가지 더 올라오는 감정이 있었습니다. 울컥함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온기가. 인간을 그리는 마음에서는 연민이. 저처럼 부정적이고 마음에 미움이 가득한 사람은 절대로 파악해낼 수 없는 삶에 대한 긍정이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에 있습니다. 짧은 소설이니 부담이 없습니다. 뉴스도 봐야 하고 구직 사이트도 둘러보고 자격증 시험공부도 해야 하는 지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건 맞지만 몸이 열 개라도 여전히 게으름을 부리고 있을 것 같긴 하네요) 데도 불한당의 자세로 소설을 읽으니 더 즐겁습니다.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안에 실린 「다음에, 나머지 반도」의 풍경처럼 전국의 장터를 돌아다니며 좌판을 펼쳐 놓고 사람 구경, 경치 구경을 하고 싶어질지 모릅니다. 좌판에는 생활 필수품인 책,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늘어놓고요. 이 책 한 번 읽어봐. 우울, 답답함, 불안, 슬픔이 사라집니다. 골라. 골라. 일단 한 편만 읽어봐. 옆에는 빵과 막걸리, 수구떡이 있으면 더 좋겠지요. 도서정가제 법에 맞추어 10% 이상 할인은 안 되지만 책을 사는 사람에게는 보름달 빵 하나씩을 줘도 되고요.


책을 읽고 나니 더욱더 모르는 사람들의 안부가 묻고 싶습니다. 아는 사람들 안부는 안 물어보냐고요? 그이들은 굳이 내가 걱정하지 않아도 잘 지내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패스합니다. 부모 품에 안긴 어린아이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요. 부스스한 머리로 눈도 덜 뜬 아이가 유치원 버스를 타러 달리고 있었어요. 일상은 그리 쉽게 파괴되지 않습니다. 컴알못인데 엑셀을 배우러 다니기도 한답니다. 수식 암기를 못해 쩔쩔 매기도 하지만 일취월장할 거라는 옛 성현의 말씀을 응원 삼아 씩씩해지기로 했습니다.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오늘 자빠지면 내일은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성석제표 희망가입니다.


s*****m 2020.12.22.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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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프면서 뼈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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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 100%라면 오버일까?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픽션, 더할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리얼 서사 그 자체였다. 그러니 바짝 다가앉아 함께 웃고 더불어 눈물을 쏟을 수밖에. 자신의 쪼잔함마저 고스란히 드러내며 살갑게 다가오는데 맞장구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싱크로율 100%임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짚어본다. 우선 배꼽 실종, 단체 공중부양 사건부터 보자. 해프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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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로율 100%라면 오버일까?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픽션, 더할 것도 덜어낼 것도 없는 리얼 서사 그 자체였다. 그러니 바짝 다가앉아 함께 웃고 더불어 눈물을 쏟을 수밖에. 자신의 쪼잔함마저 고스란히 드러내며 살갑게 다가오는데 맞장구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싱크로율 100%임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짚어본다. 우선 배꼽 실종, 단체 공중부양 사건부터 보자. 해프닝을 담고 있는 펠레의 전설을 읽는다면 누구든 이 책을 완독하게 될 것이라 단언한다. 교사의 체벌이 당연시되던 시절, 시골 학교 교실에서 벌어진 일인데 같은 시대를 살았건, 그렇지 않건 다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정말 1미터쯤 뛰어오르게 된다. 이건 웃픈 얘기라기보다 겁픈(겁나면서 웃기고, 또 슬픈) 얘기라는 게 맞겠다. 그 엄혹한 상황에서도 유머는 샘솟고 아이들은 반응한다. 어떻게 단체 공중부양이 가능했는지는 읽어보면 안다. 웃픈 얘기 중에는 철학적 담론을 비튼 것도 있어서 지적 만족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다.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을 보자.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 당신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중략) “오늘 여기에 있는 나는 어제와 똑 같다. 오늘의 나에 관해서는 내일의 나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86~87)

 

독일 아파트 관리인과 작가가 나눈 품격 있는 철학 담론이...아니라 영어 실력 바닥인 자들 간에 벌어진 본의 아닌 말싸움 장면이다. 읽다가 몇 번이나 빵 터졌는지 모른다.

 

자전거의 값은 조금 쓰달픈 얘기다. 자전거 마니아인 작가는 큰 맘 먹고 과용이다 싶을 정도로 고가인 자전거를 구입한다. 그런데 가격이 무려 여섯 배나 비싼 자전거를 타보고는 경탄한다. 마치 구름을 밟는 것 같은 자전거, 몸에 딱 달라붙는 느낌의 자전거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쪼잔하게 이리저리 셈하느라 허접한 자전거를 구매한 처지를 자책하고 있던 차에 그 자전거 주인이 작가의 자전거와 맞바꾸자고 제안을 해 오는 게 아닌가. 작가는 어떻게 했을까? 일순 심경이 흔들리는 장면에선 누구든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의 제안에 응하기만 하면 되는데. 그 좋은 자전거를 자신의 것으로 영원히 소유할 수 있게 되는데... 안타까운 시간만 흘러갔다. 작가가 결국 그 욕구에 농락당했는지는 작품에서 확인하시라.

 

작가의 진솔한 고백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운 좋은 사람에선 자신이 그 동안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실은 운 때문이었다고 밝힌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정하게 건네는 축복의 전언이 따사롭다. 내게도 그 은사가 와 닿기를 갈망하며.

 

그저 운 좋은 사람이었다는 비밀을 발설해버린 지금, 무척 홀가분하다. 지금 이 글을 읽은 당신도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당신을 뒤따르는 운을 가지게 되기를. 가능하다면 오래 오래. (69)

 

진정 난 몰랐었네에선 우리를 위로한다. 아니 자신이 위로받고 있다고 전한다. 위로받는 모습에서 대리 만족을 느꼈다고 할까.

 

자기 전에 앞발을 내밀어 내 팔을 긁으며 집요하게 손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그 손으로 마지못해 산소를 쓰다듬다 보면 어느새 산소가 내 손을 핥아주고 있는 게 느껴진다.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성의 있고 애정 어린 그 동작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져 온다. (80)

 

이제 싱크로율 100% 리얼 서사라는 게 빈 말이 아님을 다들 인정할 것이다. 그의 얘기는 일견 웃픈게 보인다. 그러나 실은 뼈때리는 자각과 반성을 담고 있다. 소소한 이야기에 깃들어있는 생의 쓰달픈 진실에 직면하게 한다. 그래서 더욱 공감의 밀도가 높아졌지 싶다.

 

이제 책의 제목인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러 장면이 겹쳐진다. 그런데 가만히 짚어보니 이 책을 읽은 것도 그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장 큰 축복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축복 리스트에 당당히 올릴 자격은 충분히 있다 하겠다. 웃프면서 뼈때리는 이야기를 통해 여러 모로 생각하고 배우며 충만해졌으니 말이다.

a*****7 2020.12.03.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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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힘들게 드디어 읽은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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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대한 설명                                                                    -------------------------------------------------------------

이책은 총4부로 나누어 져있다.

먼저 서평의 형식을 설명 하자면

1부에 재목쓰기-내용 간략하게 소개,나의 생각과 느낀점-마지막 느낀점을 쓰는 형식이다.

이책의 40편을 읽의며 느낀것은 이 작가는 재목과 내용을 상관하지 않고 쓰는 것 을 알았다.

이책은 시간을 쪼개어 읽을 수 있다. 왜냐하면,이책은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1부에는 10편,2부에는 11편,3부에는 9편,4부에는 10편으로 총 40편이다.

이책은 읽을 때 웅장함과 기대감을 느낄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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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제목은 '되면한다'.그런데 이 1부 중에서 진정 난 몰랐네이다. 왜냐하면 나는 예전부터 개를 키우고 싶었다.그러나,엄마는 알레르기가있어 못키웠다.그런데, 이 진정난 몰랐네의 재목과 이 내용은  다르다. 먼저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처음 1/3은 개에 대에서 쓴 내용이다.  '개'의 뜻은 '몹시,매우'라는뜻이다.개라는 설명을 하다 2/3은 개에 대에서 말했다.왈왈짖는 개 말이다.나는 왜 재목이 '진정난 몰랐내'인지 몰랐다.아무튼 나는 2/3을 읽는동안 웅장함과 기대감을 더욱더 느낄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읽는 동안 커서 개를 키우는 상상을 하며 읽었기 때문이다.1/3은 나와 친구들끼리 잘 사용하는 언어가

나와서 살짝 기대가 있었지만 하지만 별로 기대와 다르게 별로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 않았다.그래서 

느낌은 반은 그냥 읽고 반은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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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 제목은 '생각의 주산지이다'.  2부에서는 '마그마가 끓인 라면'이다. 나는 평소에 라면을 게좋아했다. 그레서,나는 이편에 더궁금에 하며 읽었다. 처음에 2/3정도는 지루했다. 왜냐하면 마그마에 데헤 내용이 나오지 않았기때문이다.뭐,대충 파스타를 먹어 돈이 없어 돈을 아껴서 써야한다고 그리고 산을 타서 온천에 갔다가 식당에 갔다는 내용이다 이제부터 1/3은 마그마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따뜻한 물을 가지고왔는데 자기들만 보온병이 없었다.컵라면에 물을 받으로 가서 물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데 김이 펄펄나고 먹을 때 유황맛이 나기도 했다고 했다. 이 식당에 물이 지구안에 있는 마그마에서 나온 열수여서 유황맛도나고 김이 펄펄 난 것이였다.뭐 물론 김이 나긴하지만은 이책에서 그렇다니까 뭐 김이 평상시보다 더많이 났나봐요. 재가 뭐 직접 본 것 도 아니여서.....그래서

느낌은 기대와 웅장감과 직접 내가 그런일을 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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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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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에 재목은 '물 맑고 경치 좋은 곳'이다.

3부에서는 '닭이나 기러기나'이다.

주인공이 해외를 가서 항공에서 여권을 뺑손이를 당해서 여권을 만들려고 시청에 갔는데 영어를 잘 

못해서 힘들게 여권을 다시만들고 나왔다. 그런데, 예전에 영어를 잘 하는 선배를 보게되고 기차를 

같이 타면서 주인공이 선배에게 '촌놈 서울 왔다가 눈 멀뚱멀뚱 뜨고도 코 배인 줄 모른다'를 속담을 

물어 도 보고.그런데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나이 스무 살이 넘어서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기를

마라는 것은 닭이 기러기처럼 날기를 바라는 것과 같더라'라고 말했다.그래서 재목이 '닭이나 기러기나'인것같다.나의 생각은 지금은 이미 늦었으니 외국어를 외국인처럼 잘 않헤도 된다는 뜻인것같다.그래서 느낌은 스무살되기 전 영어를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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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의 재목은 '수꾸떡의 비밀'이다.이건 나도 재목처럼 '수꾸떡의 비밀'을 가장 재미있게 보았다.

이유는 욕이 초성으로 나왔다. 그걸 맞추어 보기도 했다.내용을 간략하게 설명을 하자면

뭐 대충 내용은 주유소에서 초보 트럭 운전사가 뒤에 차가 없는 줄알고 차를 뒤로 밀어대서 차에 본닛을 싹 끌고 가버려서 위에있는 욕들을 퍼부었다. 그리고 뒷자석에 타있는 할머니가 수수떡을 수꾸떡이라고 말을 했서 재목이 수꾸떡이다. 수수떡의 의미는'귀신이며 도깨비 같은 것들에 헤코지당하지 말고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이다. 

-------------------------------------------------------------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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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부에는 '빵과 나2

나는 예전에 군대를 신청하는 사람만 가는 것 인줄알았다. 그런데 군대를 

가지 않의면 교도소 간다고 해서 1년 1년 지나가는 것이 빨라 졌다. 뭐 물론 생일을 1달 앞두고는 

시간이 정말 않갔다. 일단 간단하게 '빵과 나2'를 말하자면 이 주인공의 엄마가

군데를 간다고 빤스에 1만원을 꼬메서 붙였다는 개 정정말 웃긱다

군대가 처음인 주인공은 화장실 청소를 맡는다. 주인공은 급식을 먹어도 베가 차지 않아서 매일 배가

고팠는 데 어느날 변기통 청소를 하다. 변기 통에 받아지는 물이 평소보다 적어서 물이 자주 막힌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변기의 뒤쪽 뚜껑을 열어보니 보름달 빵이 총 7개가 있었다.그래서 그걸 가지고 매 급식을 먹고 보름달빵을 먹었다. 다음 날에도 화장실 변기통 뚜껑을 열어보니 또 보름달이 들어가 있었다.

그레서 계속 급식을 먹고 보름달을 먹었다. 나도 군대 갔을 때 나도 저런 상황이 있었음 좋겠다....

h*******9 2020.12.21.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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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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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성석제 작가의 책,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읽어보았다. 소개에서 정말 짧은 소설이라는 것을 보긴 했지만, 정말 그렇게 짧을 줄은 몰라서 살짝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굉장히 짧다보니 그 이야기가 주는 의미나 유머는 바로 캐치가 되지만, 몰입이 점점 되어가고 있는데 다음 이야기로 불숙 넘어가 버리니 그런 아쉬움이 있긴 했다. 하지만 구구절절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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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으로 성석제 작가의 책,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읽어보았다. 소개에서 정말 짧은 소설이라는 것을 보긴 했지만, 정말 그렇게 짧을 줄은 몰라서 살짝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아무래도 굉장히 짧다보니 그 이야기가 주는 의미나 유머는 바로 캐치가 되지만, 몰입이 점점 되어가고 있는데 다음 이야기로 불숙 넘어가 버리니 그런 아쉬움이 있긴 했다. 하지만 구구절절 이야기가 물고늘어지는 것 보다는 긴 소설의 핵심만 집어낸 것 처럼 깔끔하게 진행되고 순간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읽고 후회되지는 않는 책이었다. 


소설은 총 4부, 40개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인상깊거나,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들은:

진정 난 몰랐었네,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 냅킨에 쓴 편지 정도였다. 


'진정 난 몰랐었네'는 반려견을 키우는 내용이다. 앞부분이 '개춥다' '개맛있다' 등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유행어에 대하여 시작하기 때문에 웃으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 책 속에서 키우는 강아지 산소는 포메라니안 종으로 우리 이모네서 키우는 강아지와 같은 종이고 또 내가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산소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얼굴을 머리속에서 그려볼 수 있었다. 

산소라는 이름은 얼굴이 탄소 처럼 까맣다고 해서 탄소라고 될 뻔했다가 산소같은 존재가 되라는 의미로 붙여진 것인데, 무심한 사람들이 산에 있는 무덤을 왜 개 이름으로 지었는지 물을 때마다 "우리가 마시는 공기속에 21퍼센트쯤 들어있는 바로 그 산소, 화학식으로는 오투를 지칭하는 이름입니다"라고 해명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구절에서는 깔깔 웃었다. ㅋㅋ 개를 사랑하는 나로써는 가장 인상깊은 이야기였다.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에서 주인공 작가는 독일에 운이 좋게 3개월 동안 가있게 된다. <작가 해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당첨' 되어 가게된 것. 귀국 항공편의 일정 때문에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와 계약을 연장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독일 여자 아파트 관리인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그녀와 치열한 철학적인 대화를 둘다 서툰 영어로 나누게 된다. 관리인은 작가를 불러서,




라고 떠듬거리며 간신히 말하지만 작가는,


"아니다, 나는 아직 여기에 있다 (노, 아임 스틸 히어.)"


라고 반박한다. 그리고 다시 관리인이 칸트와 헤겔의 조국 독일 출신 답게,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이다.지금 당신은 여기 존재해서는 안 된다."





하며 던지며 20분간 철학적인 대화가 이어진다. 끝에 포기한 독일인 관리인은 자신의 아들에게 전화하고 결국 오해를 풀게 된다. 

한국으로 떠나는 날 관리인에게 작가는, "안녕히, 당신은 언제나 지금처럼 있어 주시기를" 이라고 말하고 떠난다. 서로 잘 통하지 않는 말로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도 수준 높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이 뭔지 모르게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냅킨에 쓴 편지'가 있다. 홍콩국제공항 출국장 푸드 코트에서 식사를 하게 된 세이, 이지, 그리고 서술자는 어떤 일본인과 한 테이블에 앉게 되는데, 식사 후 일본인이 푸드 코트의 요리사에게 남긴 메모를 발견하게 된다. 




잘 먹었다.

하지만 이 음식의 맛은 정말 내가 태어난 이후 맛본 것 가운데 최악이다.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어 대단히 유감스럽다.

배가 고파서 다 먹은 것뿐이니 절대 본인의 실력을 오해하지 말라.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나는 그 냅킨에 있는 편지에 뭐라고 할말을 없지만, 진짜로 화가 나는 행동은 죽치고 번잡한 푸드코트에 앉아있는 것이다. 

나도 홍콩에 갔을때 공항에서 새우 완탕을 먹었던 것이 생각나는데, 항상 그렇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정말 짜증났다. 깊은 의미를 담고 읽기보다는 공감하고 웃으며 읽을 수 있어 좋았다. 

 

결론적으로, 처음으로 성석제 작가의 소설을 읽은 것이기 때문에 판단을 할 수는 없지만, 만약 신간이 나온다면 읽어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불만족스러웠다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 웃음과 생기가 필요할때는 딱 적합한 책으로  추천한다.

h*************5 2020.12.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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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큰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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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평범한 우리네 일상을 잔잔히 풀어 놓은듯한 그런 내용들이 녹아 있습니다.어릴적 추억 같은 그런 느낌...고향을 그리는 아련함...돌아 보면 모든게 추억인 그런 얘기들을 수채화처럼 , 영화속 간간히 깔리는 OST처럼 그런 느낌이 너무 좋은 책입니다.요즘 읽었던 책들중 가장 기억에 남을거라 확신이 들만큼 편안해지는 내용들이 너무 좋아서 단숨에 완독하는 기염마저 만들어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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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평범한 우리네 일상을 잔잔히 풀어 놓은듯한 그런 내용들이 녹아 있습니다.

어릴적 추억 같은 그런 느낌...고향을 그리는 아련함...돌아 보면 모든게 추억인 그런 얘기들을 수채화처럼 , 영화속 간간히 깔리는 OST처럼 그런 느낌이 너무 좋은 책입니다.

요즘 읽었던 책들중 가장 기억에 남을거라 확신이 들만큼 편안해지는 내용들이 너무 좋아서 단숨에 완독하는 기염마저 만들어냈습니다.

책 제목처럼 내 생애 가장 큰 축복 같은 선물입니다.

s**********2 2020.1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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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호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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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이 가쁜 시대다. 다들 무엇이 그리도 바쁘길래 진득하게 집중력을 발휘하는 걸 어려워한다. 효율성이 중시되는 시대답게 모든 말은 줄여 사용하고, 책 또한 실용서 위주로, 그것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발췌해 읽는다. 짧음의 미학이 여느 때보다 칭송되기 딱인 시절, 짧은 소설 읽기에 제격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단편 소설을 엮어 만든 책을 읽으며 만났던 작품들보다
"짧은 호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축복" 내용보기

호흡이 가쁜 시대다. 다들 무엇이 그리도 바쁘길래 진득하게 집중력을 발휘하는 걸 어려워한다. 효율성이 중시되는 시대답게 모든 말은 줄여 사용하고, 책 또한 실용서 위주로, 그것도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 발췌해 읽는다. 짧음의 미학이 여느 때보다 칭송되기 딱인 시절, 짧은 소설 읽기에 제격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단편 소설을 엮어 만든 책을 읽으며 만났던 작품들보다도 짧은 글의 연속이었다. 마치 내 자신이 매일 쓰는 읽기와 흡사하다는 착각에 빠져들기도 했다. 길이도 길이였지만 술술 잘 읽히는 건 작가만의 트레이드 마크가 아닐지 싶었다. 예전에도 몇 차례 성석제 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한 바탕 웃다 보면 끝에 도달한 적도 있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장까지 내리 읽은 적도 있었다. 길이는 다른 차원의 문제요, 이토록 많은 이야기들이 대체 어디서부터 쏟아지는 건지 연원이 궁금할 따름이다. 경험의 차이일까. 아니면 상상력? 부지런히 매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패턴의 삶을 살더라도 많은 메모들이 한 편의 글로 완성되기까지의 수고는 아마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일 것이다. 나로서는 범접하기 힘든 영역에 속한 작가라는 직업군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이로움을 느껴본다.

평이함만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는 밋밋하다. 그 또한 하나의 이야기일순 있겠으나 다른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내 생에 가장 큰 축복>에 수록된 이야기들이 그렇다 하여 어마어마한 굴곡을 지닌 건 아니었다. 기나긴 글에 비한다면 찰나에 불과한 분량에 거대한 파도를 담으려 들었다간 탈이 난다는 걸 저자는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의외의 즐거움이 글에 등장했다. 이를 테면 책의 첫머리에 수록된 ‘오, 하필 그곳에’의 경우, 머리가 짧고 체격이 건장한 사내 둘의 등장과 함께 상황은 정리될 모양새다. 딱 여기까지였으면 우리가 예측한 바로 그대로였을 텐데,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일종의 비틀기를 시도한다. 그가 택한 내용은 등장인물들에게도 의외에 가깝다. 그럼으로써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될 성질의 것으로 돌변한다. 상식이라 불리는 것에 반하는 무언가 역시도 유사한 즐거움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자전거의 값’이 그러했다.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살 법한 몸값을 지닌 자전거를 놔두고 엉뚱한 쪽으로 관심을 표출하는 인물 덕에 짧고도 평이한 이야기는 아슬아슬함을 지닌 무언가로 변신한다. 세상의 잣대가 돈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 일리가 있다며 수긍하다가도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며 고개를 젓게 만드는 힘은 전적으로 저자의 서술에 따른 것이다.

조금은 긴 이야기도 있었으니 ‘원한다면 달려주마’라는 아주 도발적인 제목을 지닌 글이 그러했다. 등장인물들과 같은 경험을 한다면 과연 난 어찌 대응할까. ‘쌌으니까’라는 말로 정당화하기엔 벌어진 일들이 결코 소소하지가 않았다. 다큐멘터리 촬영이라 하는 건 정해진 일정이 있을 것이요, 대개가 급박하게 돌아가기 마련인데, 나름 신경 써 계획하고 준비했을 일들이 끊임없이 꼬이고야 만다. 재수 옴 붙은 날이라며 마냥 욕을 하자니 어찌저찌하여 일정을 소화하기는 한다. 직진하면 바로 닿을 수 있는 장소를 골목골목을 헤매다가 겨우 도달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떨떠름한 게 문제다.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니, 같은 경험을 공유한 이들 간 형성된 유대의식이 지난날의 증거로 한동안 존재할 것이다.

글 솜씨는 축복일까. 현대인은 글보다 말에 강세를 보이는 듯하다. 소위 말 잘하는 이들을 부러워하는 일에 적잖은 에너지를 쏟아 왔는데, 오늘만은 달리 생각하기로 했다.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필력이야말로 축복이다. 읽는 입장에서도 즐거웠지만, 아마 쓰는 이는 더욱 즐거웠을 것 같다.

이달의 사락 q*****2 2021.07.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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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작가님의 매력이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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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 때 저는 '아, 이제 성석제 작가님 그만 좋아해야 할까 봐. 책이 너무 많이 나와..ㅠㅜ'라고 투정을 부렸어요.ㅋ성석제 작가님 소설을 좋아하는데, 하루종일 글을 뽑아내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다작을 하시잖아요.게다가 책이 자꾸 재출판되어 나오면서 제목도 바뀌고 표지도 바뀌고 이 책과 저 책이 섞여서 나오기도 하고 그래서제가 안 읽은 책으로 사모으기도 버거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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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 때 저는 '아, 이제 성석제 작가님 그만 좋아해야 할까 봐. 책이 너무 많이 나와..ㅠㅜ'라고 투정을 부렸어요.ㅋ



성석제 작가님 소설을 좋아하는데, 하루종일 글을 뽑아내시는 건가 싶을 정도로 다작을 하시잖아요.

게다가 책이 자꾸 재출판되어 나오면서 제목도 바뀌고 표지도 바뀌고 이 책과 저 책이 섞여서 나오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안 읽은 책으로 사모으기도 버거운데.. 

'짧은 소설'은 제게 성석제 작가님의 특기이자 장기처럼 느껴지고 거기에 신작이라니 안 살 수가 없잖아요? 

사면서 투덜투덜 ㅋㅋ


이번 책도 열 페이지 내외의 짧은 소설들이 모여 있는 책인데요.


역시나 웃기고 재미있고...


저는 성석제 작가님 특유의 그 문체가 너무 좋아요.

일반적인 사실을 굉장히 길게 과학적 객관적 단어로 풀어 쓰신다거나 허풍을 섞어서 장황하게 쓰시는 거요.


"시인들의 복수는 대단히 시적으로, 함축적이고 돌발적이고 전에 없는 특별한 방식으로 구현되는 바 내가 혼자 몸으로 감당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42쪽)


"과연 오늘의 나는 어제까지의 내가 없었으면 존재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멀쩡하게 있는 내가 오늘 존재하면 안 된다니 그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중략... 나의 현존을 부인하는 아파트 관리인의 말을 나 또한 인정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20여 분간 마주 서서 수준 높은 철학적 대화를 주고 받았다." (87쪽)



아.. 정말 이런 문장들 너무 빵터져요. 


성석제 작가님의 이런 매력적인 문장은 장편소설에서도 볼 수 있지만,

짧은 소설은 짧은 호흡으로 더 자주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더 특별한 사건이 일어날 리는 없고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들과 별다를 거 없는 생활을 하실 텐데

생활 속에서 이리 재미난 이야기가 터져나오는 걸 보면


역시나 '작가'는 생활이 아니라 생각이 다른 사람 같아요.



제게는 너무 대단하신 분들이고 똑똑하신 분들이라 못하는 게 없고 모르는 게 없으실 거 같은데

대체로 외국어를 잘 못하신다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사람들은 흔히 작가들이 언어로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니 외국어도 쉽게 익히는 줄 안다. 하지만 내가 만나본 시인, 소설가 등의 문인들 대부분은 일반인에 비해서도 외국어가 서툴렀다. 대학에서 영문학 등의 외국문학을 전공하고 가르치는 일을 하거나 번역을 겸하는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문학은 모국어를 근간으로 한다. 그만큼 문인은 모국어에 시간과 관심, 노력을 기울이고 감각을 예민하게 단련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익히며 쓰는 데 투입할 자원이 부족하다. 외국문학 작품을 비롯해 외국의 저작 쓴 책을 일반인보다 많이 읽긴 한다. 단 그것이 모국어로 번역된 경우에." (85쪽)





YES마니아 : 로얄 w*****2 2020.11.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