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 읽어보면서 현재 우리나라 정치싸움이라던가 극우 지지자들이 왜 그렇게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지 이해가 갑니다. 트럼프 지지하는 사람들 심리도 설명이 나와있어서 이해하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왜 아시아계나 라틴계 유색인종들이 백인우월주의자를 따르는지, 왜 시장에서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노인들이 독재자의 재산을 그대로 물려받은 딸을 불쌍하다며 대통령 시키고 싶어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고요.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읽어보시면 참 재밌는 책입니다. 사람들의 정치적 심리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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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미래, 타이거 마더 등으로 유명한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신작. 정치적 부족주의가 국가를 갈라놓는 현대의 정치현상에 대해 분석하며, 정치적 부족주의로 인한 분열과 갈등은 결국 국가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제국의 미래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에이미 추아는 미국뿐 아니라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베네수엘라 등 세계 각국의 사례를 풍부하게 분석한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도 참고할 부분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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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족주의/.에이미추아/김승진/부키/2020 불타는 제국으로 이목을 모았던 교수이자 작가 에이미 추아의 최근 작입니다. 사실 이전부터 읽어 보려고 사두었다가 대강의 내용이 짐작되기도 해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서재 정리도 할 겸 하면서 읽게 되었네요. 아, 정리해서 버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책이 좀 있다보니 사 두고 어쩌다 안 읽은 책들이 있으면 한번씩 이런 식으로 챙겨서 쫙 읽고 다시 새 책을 구비하는 나름의 독서 패턴이 있는지라...^^;; 책의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 보자면 인간은 본래 본능적으로 부족주의이며(사실 인간이 부족 시대에 알고 지내면서 자신과 완전한 동질감을 느끼고 함께 살아간 집단은 고작 150명 내외였다고 하지요) 이러한 특성을 간과하다 못해 아예 무시한 미국이 세계 여러 각국의 분쟁에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민주주의 단 하나의 잣대를 들이대었다가 번번히 물먹고 나오게 되었으며 또한 자국 내의 갈등과 분열의 원인도 제대로된 파악을 하지 못하면서 오바마라는 예외와 트럼프라는 또 다른 예외의 양극단을 오가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거지요. 에이미 추아가 이 글을 썼을 때에는 아직 바이든 시대가 아니었으니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사실 바이든 시대도 그 상황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왜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같은 나라에서 실패했는지는 설명해 주면 아마 미국인들이 제일 잘 이해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가는. 차라리 강건너 불구경 하는 심정으로 이 사태를 바라볼 수도 있는(물론 베트남 전은 예외지만)우리 나라 국민들에게 설명해 주면 훨씬 잘 이해할 것입니다. 우리는 동양인이 다 똑같은 동양인이 아니라는 것도 그래서 베트남 경제의 대부분을 틀어쥐고 있는 화교를 베트남 인들이 몹시 증오했다는 것도 십분 이해할 수 있으며 남북 분단 당시 남베트남으로 수많은 화교들이 이주하여 미국의 원조를 받아 더욱 부를 축적한 것이 얼마나 남북 베트남 사람들 모두에게 얼마나 큰 분노를 일으킬 만한 일인지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베트남 전쟁 이후 생긴 베트남 보트 피플은 북베트남 정권 아래 가난해진 베트남인들이 아니고 숙청 당하게 된 화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하지요. 중앙아시아는 본래 여러 민족들이 사는 곳이고 단일 민족은 고사하고 수십 수백개의 민족이 혼재되어 사는 곳입니다. 미국은 태생 당시 백인의 나라였고 지금도 백인이 60%나 되는 나라지만 아프가니스탄은 다수를 차지하는 민족이라고 해도 50% 이상이 안되죠. 아프가니스탄도 그렇습니다. 파슈툰 족이 근대 시대에 지배 민족이었던 이 곳에 공산당 정권이 들어오면서 기득권 이었던 파슈툰 족은 약해지게 됩니다. 본래 기득권은 뺏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죠. 이들은 결국 쿠데타를 일으켰고 무늬만 똑같은 공산주의 정권이었지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공포정치를 폈습니다. 소련조차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사태가 험악해지자(물론 소련이 왜 관리를 해야 하나만은) 침공을 한 것인데 이것이 마치 엄청난 잘못인 것 처럼 미국이 파키스탄 안에 있는 반 소련 단체인 무자헤딘에게 지원을 하면서 상황이 더 꼬이게 됩니다. 결국 무자헤딘에 쫓겨 소련은 철수하게 되지만 결과는 탈레반의 부흥이었습니다. 탈레반 대부분이 파슈툰 족이었고 이들은 과거 200년간 이 땅을 통치했던 지배자 집단답게 최소한의 치안을 유지해 줍니다. 이후 미국은 파슈툰 족과 대립적인 타지크족이나 우즈베크족을 지원해서 탈레반에게 공식적으로 승리했다고 선포했지만 이들 민족 역시 부족주의로 똘똘 뭉친 집단이었고 더욱 극심한 공포정치가 자행됩니다. 이 책이 나오고 얼마 되니 않아 미국은 아프가티스탄을 급히 빠져나왔고 아프가니스탄은 다시 탈레반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민주주의 같은 이상보다는 부족과 종교가 더 주요한 정체성이라는 걸 간과한 탓이지요. 이라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수의 시아파 하층 민중들을 소수 수니파 정치 조직인 바트 당이 지배하고 있었고 그 수장이 바로 후세인이었죠. 후세인을 몰아내고 나서 이라크에 온 것은 극도의 혼란 뿐이었습니다. 작가의 말대로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이 아니라 유고슬라비아를 반면교사로 삼았다면 그렇게 쉽게 생각하고 대량 살상 무기 어쩌고 하면서 후세인을 제거하진 않았겠지요.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고 차베스는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독재자가 아닙니다. 이 나라는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속으로 너무나 만연해 있었던 인종 특히 피부색을 비롯한 외모로 사실상 사회적 카스트 제도가 있는 곳이라죠. 기존 사회 상류층도 미인 대회에 뽑혀서 팔자를 고칠 수 아이들도 모두 백인들입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는 유색인종입니다. 우고 차베스는 절대 다수인 빈민들의 몰표를 받아서 당선된 민주주의의 산물이었죠. 그가 벌인 정책이 자원 국유화와 빈민에 대한 사회주의라고 해도 그게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는 정책이었으니까요. 미국의 보수와 진보 갈등은 이제 워낙 많이 나와서 저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이렇게 정리하고 바로 직전에 피터 자이한의 책을 읽었던 걸 떠올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터 자이한이 생각하는 미래가 온 다는 것은 미국이 세계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구나 하고 말이죠. 셰일 석유와 가스도 있으니 자원 분쟁국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다 중동이나 남미 같은 나라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실패를 거듭해 왔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더 이상 이들 국가에 대한 개입을 지지해 달라고 말하기에는 면이 서지 않는 것도 있을 겁니다. 내적 갈등 부분은 확실히 다른 차원이긴 합니다. 보수와 진보 모두 점점 부족주의에 몰입해 가고 있죠. 그나마도 더욱 소규모로 쪼개져서 말이지요. 미국의 가장 큰 내부 문제라면 마약이 빠지지 않는데 저자도 마약 카르텔 만큼 부족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없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이 마약 카르텔에 들어가는 것은 어쩌면 이슬람인이 ISIS의 조직원이 되는 것과 비슷한 동기인 것도 같더라는. 피터 자이한 역시 완전히 다른 기전으로 멕시코와 남미의 마약 조직망이 미국으로 더욱 확대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에이미 추아가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타이거 맘에 의해 양육되었고 본인도 타이거 맘인 성공한 이민 2세대인 에이미 추아는 백인 미국인과 결혼했고 미국 상류층에 자리를 잡았으며 또한 자식들도 엘리트 교육을 시켜서 자리 잡게 하려고 고군분투했던 사람입니다. 본인의 전공이 법과 민족 분쟁, 국제화라는 면도 작용했겠지만 미국내에서도 소수인 아시아계로서 이런 저런 좌우의 대립으로 미국이 과거처럼 보다 관용적이로 포용적인 분위기여야 자신이 살기 편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이걸 나쁘게 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사람 팔은 다 안으로 굽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읽는 제가 굳이 작가 편을 들 필요는 없으니까요^^;;). 본인은 낙관주의자라고 하면서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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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본능적인 집단 소속 욕구가 현대 정치에서 양극화와 편 가르기를 심화시킨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정치적 부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합리적 토론보다 감정적 충돌을 부추긴다고 경고한다. 정치적 갈등의 뿌리가 인간의 본능적 소속감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오늘날 정치 양극화가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닌 깊은 심리적 원인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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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하여 깊게 생각하게 만든 책.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됐을 때 미국인들이 충격을 많이 받았는지 거듭하여 예시가 나오는데, 나에게는 박근혜가 당선되던때도 떠오르고.. 지금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뉴스를, 정치를, 사회를 보는데 길을 터준 책이다. 집단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태어남과 동시에 국가와 인종, 성별, 민족에 속하며 바꿀 수 있는 부분을 바꾸더라도 커오면서 자연스레 체득한 것들은 곧 그 사람의 정신과 행동을 구성한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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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체제는 없다. 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 체제가 지닌 특성 때문에 가진 한계는 좀처럼 극복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국민이 ‘표’로서 미래를 결정한다. 문제는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일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자체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압도적인 국민이 선택한 미래가 전체주의, 독재, 공산주의 등 전혀 다른 결말을 선택하기도 한다. 너무도 잘 알려진 예가 바로 독일의 나치와 히틀러다. 이렇듯 민주주의는 늘 위험을 안고 있는 체제다. 방심하는 순간 위기는 독버섯처럼 퍼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시끄럽다. 이는 당연하다. 서로 늘 경계하고 견제해야 하는 이유다. <정치적 부족주의>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에 의한 분열과 미국의 분열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미국인은 민주주의를 ‘통합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보는 경향(p.20)”이 있는데, “분파 간 분열을 따라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집단 간 분쟁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p.20)”는 사실은 스스로 행한 일들로 증명된다. 베트남, 중동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이식하려 했지만, 그 결과는 오랜 전쟁과 새로운 전쟁(테러와의 전쟁)을 낳았을 뿐이다. 저자는 미국이 좀 더 정치적 부족주의를 이해했다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민족성은 인간으로서 벗어날 수 없는 혈연, 즉 최소한의 단위인 가족과 연결된 감정이다. 인종도 유사하다. 결국 이런 감정들은 인간의 본성과 연결되어 있다. 아무리 계몽주의 시대의 위대한 이성으로 깨어날 수 있더라도, 본능을 넘어서기는 어렵다. 미국 내 인종 간 갈등, 민족 간 갈등은 그렇기 때문에 벗어나기 힘들다. 미국은 ‘슈퍼 집단’으로서 이들을 뛰어넘는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인 보다, 피부색, 경제, 사회적 지위에 따른 구분이 더 강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미국(백인)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말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문제는 불평등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실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오늘날 미국의 모든 집단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p.64)”다는 점이다. 실재가 어떻든 백인은 자신들의 기득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고, 비백인들은 실존적인 위협을 겪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느 집단도 지배력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모든 집단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다른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느낀다. ...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집단 간의 제로섬 경쟁으로, 순수한 정치적 부족주의로 퇴락한다.(p.321)” 그리고 나면 “정체성 정치는 불가피하게 더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된다.(p.331)” 세분화된 집단은 인정을 필요로 하게 되며, 결국은 서로 간의 긴 전투에 돌입한다. 집단은 분열되고, 안정성은 더욱 위협받고, 사회는 혼란스러워 진다. 우리나라에 대입해 본다면 지역주의를 유사하게 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겠다. 경상도와 전라도의 분열은 정치적 부족주의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앞선 베트남이나 중동의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 역시 그들과 비슷한 전철을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 미군정이 남한을 지배했었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한국에 민주주의를 이식했다. 당시 불평등은 심각했고, 반민족 인사들은 처벌받지 않고 고위직을 승계했다. 불평등 역시 심했다. 저자들이 제시했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았던 이유라면 단일 민족(의 신화)을 이루고 있었고, 북한이라는 외부의 위협이 있었으며, 민주주의를 가장한 독재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차이점이 중요하지 않았을까. 한국 역시 중동과 같이 아직도 지역별로 나눠져 내전 상태에 있었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해본다. 미국은 수많은 이민자들의 나라다. 우리와 다르게 인종이나 민족이 아닌 ‘미국인’이라는 개념을 우선시 한다. 그렇기에 흑인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 아무리 다문화 정책을 한다 해도, 미국과 같은 정체성을 만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한민족이라는 개념을 가지고서도 북쪽의 민족도 포용하기 힘든 사회에서는 영원히 가능하지 않을 테다. 결국 만나야 한다. 만나고 서로를 ‘인간’임을 이해해야 한다.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p.364)”되고 미국만의 정체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듯,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새로운 세계, 분열의 시대에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작은 질문을 던져 본다. --------------------------------------------------- 어느 면에서 미국의 엘리트 계층은 대다수의 미국인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고 심지어는 그것을 멸시했기 때문에 2016년 대선에서 판도를 완전히 잘못 파악했다. p.20 미국인은 민주주의를 ‘통합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가령 인종, 민(p.20)족, 분파 간 분열을 따라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민주주의가 집단 간 분쟁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 ‘자유’가 사람들의 가장 깊은 열망에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는 근본적인 희망을 드러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이 가진 열망은 그것 말고도 많다. p.21 계몽주의적 원칙들은 개인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를 강화했고, 전례 없는 기회와 번영을 창출했으며, 인간의 의식과 인식을 크게 변화시켰지만, 이 원칙들은 개인이자 보편 인류의 일원인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것인 반면 부족 본능은 개인과 보편 인류 사이의 중간 영역을 차지한다.(할리우드 영화에서 지구가 하나로 통합되는 유일한 경우는 외계 행성의 공격을 받을 때뿐이다.) 특히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 그저 생존만을 위해서도 고투해야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이상주의적인 원칙들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기 일쑤다. 그리고 어느 경우든 그런 원칙들은 더 원초적인 집단적 열정과 경쟁하기에는 호소력이 크게 떨어진다. 막대한 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은 보편적 형제애라는 개념과 부합하기 어렵다. p.22 미국의 외교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즉 미국(p.33)이 영속적으로 속수무책이 되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계속하면서 최선이나 차선이 아니라 차악과 차차악 정도의 선택지만 갖게 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해외의 정치적 부족주의를 더 잘 파악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스스로를 구하고자 한다면 현재 미국에서 세를 높여 가고 있는 부족주의의 위력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p.33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슈퍼 집단’이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어느 배경을 가진 사람에게도 구성원이 될 자격을 허용하지만 그와 동시에 하위 집단들을 초월하는 더 강하고 포괄적인 집단 정체성으로 그들 모두를 한데 묶는 집단이다. 역사를 보면 슈퍼 집단이었던 몇몇 제국의 사례가 존재한다. p.47 이 현상은 현대 부족 정치의 핵심으로 다시 연결된다. 실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오늘날 미국의 모든 집단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점 말이다. 미국에서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는 인종주의를 생각하면, 또 많은 분야에서 위로 갈수록 비백인 비중이 인구 비례 대비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의없게 들리지만, 많은 백인 미국인이 현재 미국을 문화적, 사회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것은 흑인 및 기타 소수자들이라고 느낀다. p.64 미국의 국가 정체성은 더 이상 ‘와스프(WASP, 백인 엥글로색슨 개신교도)’, 더 일반적으로 말하면 백인 정체성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많은 하위 집단 중 어느(p.64)것의 정체성으로도 규정되지 않는다. ... ‘미국인이라는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모두를 포괄한다. p.65 미국 사회는 여전히 인종주의가 곳곳에 침투해 있고 상황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슈퍼 집단은 완벽한 집단이 아니고 ‘탈인종적’ 집단도 아니다. 슈퍼 집단에서도 폭력과 불평등이 난무할 수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데릭 지터가 미국인이 아니라고는 누구도 말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모두 미국의 상징이고 미국의 얼굴이다. ‘미국인이라는 것’은 특정한 인종, 민족, 종교적 하위 집단의 특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p.65 슈퍼 집단이라는 지위가 너무나 특이한 것이어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부족 정치적 속성을 평가할 때 헛다리를 짚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극히 다양하고 다민족적인 인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포괄적인 국가 정체성으로 그들을 강하게 묶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특이한 일인지를 종종 잊는다. ... ‘미국 예외주의’는 가장 추악한 측면에서도 또 가장 고귀한 측면에서도 미국이 해외의 많은 사람들에게 몹시도(p.67) 중요한 부족적 정체성을 간과하게 만드는 근원이다. 때로는 인종주의가 미국의 눈을 가린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미국은 다른 나라들도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다양성을 잘 다룰 수 있고, 집단 간의 원초적인 분열을 강력한 국가 정체성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p.78 극심하게 분열된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도입되면 정치 조직과 정당들이 더 원초적인 정체성들 주변으로 응결되어서 오히려 집단 간 갈등과 분쟁이 격화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이런 실수를 되풀이 했다. p.67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충동과 내집단 구성원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충동은 어느 정도 신경 구조상의 생물학적 문제다. p.75 인간은 그저 조금 부족적인 게 아니라 아주 많이 부족적이며, 부족 본능은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을 왜곡한다. ...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형태의 집단 정체성,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의 정치적 부족주의와 폭력의 핵심인 집단 정체성은 민족성이다. p.79 민족 정체성의 핵심은 혈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믿음에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족은 가장 원초적인 집단(원형 집단)이다. 그런데 민족은 바로 그 원초적인 감정을 건드린다. “민족적 유대는 가족적 의무 (p.79)를 연상시키며 깊이 가족적인 감정들로 채워진다.” ... 민족 정체성의 경험은 인간이 존재하는 곳이면 반드시(p.80) 존재한다. 이것은 가장 불붙이기 쉬운 정치적 동원의 원천이며 어느 집단이 다른 집단에 의해 소멸될 위험에 처했다고 느낄 때 가장 강력해진다. p.81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은 정치적 부족주의를 촉발하는(p.90) 가장 강력한 촉매 중 하나다. 빈곤한 다수 대중이 있는 개발도상국에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조이 존재할 경우, 예츠 가능한 결과가 뒤따른다. 거의 불가피하게 강렬한 민족적 증오가 발생하고, 이는 소수 집단의 자산을 징발, 약탈하는 폭동과 폭력으로 번지며, 인종 청소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 ‘제약 없는 자유 시장’ 정책을 추구하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소수 집단의 부를 더 증가시켜서 다수 대중의 분노를 한층 더 키우고 더 많은 폭력을 불러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정책을 취하는 정권에 대한 분노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베트남에서 벌어졌다. p.91 베트남의 공산 혁명은 (서구에 대항하는) ‘국가주의적’이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매우 강렬하게 ‘민족적’인 것이기도 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정치적 부족주의를 완전히 놓쳤다. 베트남은 미국이 생각한 것과 달리 공산주의 중국의 졸개이기는커녕, 1979년이 되자 중국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제 발등을 찍고 자신의 대의를 훼손하고 자신에 대한 대중의 저항을 불러일으키기만 했다면, 이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은 없었을 것이다. p.107 베트남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핵심 원인은 그ㅤㅗㅅ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집단 정체성을 간과했다는 데 있다. 아프간에서 집단 정체성이 국가 대 국가로서가 아니라 민족, 부족, 종족을 기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아프간 국가의 가사에 언급된 부족만 14개다. (p.111) ... 아프가니스탄의 문제는 단지 급진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민족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집단이건 일단 권력을 잡으면 자신의 지배를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는 법이라는 부족 정치의 근본 원치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p.113 냉전 때도 그랬듯이 승리주의에 취해 있던 10년 동안 미국은 부족 정치의 강력한 힘을 고려하지 못했다. 더 중요하게, 미국은 민주주의가 인종 간, 분파 간, 그 밖의 집단 간 동학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민주주의는 부족적인 증오에 대해 중화 작용이 아니라 촉매 작용을 했다. ... 오랜 기간 인종적, 종교적 분열이 있었던 나라들에서는 급격한 민주주의가 집단 간 증오를 격화시킨다. 득표를 하려는 선동가들은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에 호소하는 것이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과 불만을 건드려서 집단의 공포와 분노를 활용하는 것이다. p.178 너무나 자주, 가난한 다수가 새로이 얻게 된 정치권력을 사용해서 그들이 증오해 마지않는 소수에게 보복을 하고, 소수는 또 소수대로 새로이 권력을 갖게 된 다수의 공격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해서 폭력에 의존한다. 이것은 로켓 과학이 아니다. 이것은 기본적인 부족 정치의 원칙일 뿐이다. p.179 ISIS의 부상에 대해 민주주의를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 그렇더라도 식민지 시기 ‘분열시켜 정복하라’ 정(p.179)책의 흔적과 부정부패, 그리고 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탈식민지 국가들에서 급격한 민주화는 재앙적인 결과를 낳곤 했다. 미국이 부족 정치에 눈감은 것은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듯이 이라크에서 ISIS를 일으키는 데 일조했다. p.180 개인이 제정신이 아닌 것은 드문 일이지만 집단은 제정신이 아닌 게 정상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p.182 테러리즘은 무엇보다 집단 현상이며 부족 정치의 살인적인 표출이다. p.185 정보를 더 많이 가지고 있고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그러나 명백히 사실관계와 관련된 사안에서 더 양극화되는 경향을 보였고 추가적인 사실 정보를 더 고집스럽게 자기 부족의 세계관에 맞춰 조정했다. p.188 야만의 역량은 개인보다 집단이 훨씬 더 크(p.193)다. -이언 로버트슨 부족 본능은 이런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가장 어둡게 표출될 경우, 부족주의는 탈인간화를 통해 공감과 감수성을 마비시킨다. 부족주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집단이 헌신하는 목표에 유리한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만들어서 현실을 대대적으로 왜곡할 수 있(p.205)다. 또 집단 정체성은 순응의 압력을 일으켜 사람들이 혼자서는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들을 하게 만든다. 개인의 책임은 집단 정체성으로 녹아들고 집단 정체성에 의해 부패한다. 그렇게 해서 잔혹하고 끔찍한 행동을 찬양하고 그런 행동에 가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p.206 빈곤 가설을 세운 연구자들이 간과한 것은 부족 정치와 집단 정체성이 갖는 결정적인 중요성이다. 빈곤이 늘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극다준의를 파악하는 데서 핵심은 빈곤 자체가 아니라 집단 간 불평등이다. ... 빈곤 자체만으로는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막대한 불평등이 기존의 인종, 민족, 종교, 분파적인 깊은 분열과 연결될 경우 강렬한 불의, 분노, 좌절의 감정이 널리 퍼지게 되고 앞에서 살펴본 집단 심리학적 현상들 전부가 자극을 받아 활성화된다. (p.206) ... 집단 정체성과 부족 정치를 고려하면, 테러 지도자 중에 부유한 집안 출신에 교육 수준도 높은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좌절하고 모욕당하고 경제적, 정치적으로 주변화된 집단 안에서’ 부유하고 교육받은 사람들이었다. 다른 모든 조직과 마찬가지로, 극단주의 조직도 남들보다 여건이 더 낫고 더 야망이 크고 더 카리스마 있고 더 유능한 사람이 지도한다. p.207 차베스는 민주주의가 낳은 산물이다. 불평등, 깊은 인종적 갈등, 시장 지배적 소수 민족의 존재라는 조건하에서 민주주의가 산출한 결과인 것이다. 이데올로기적 안경을 써서였든지 자기기만이었든지 간에, 미국은 (p.221) 고집스럽게 차베스의 대중적 지지를 과소평가했고 차베스가 상징하는 베네수엘라 부족 정치의 대격변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미국의 눈에 차베스는 그저 독재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들에게는 드디어 자신과 같은 외모에 자신을 위해 말해 주는 대통령을 갖게 된 것이었다. / 부족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 차베스의 부상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지배적인 ‘백인’ 소수 집단과 오래 폄하되어 온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고 피부색이 짙은 토착민 및 아프리카 혈통의 대중 사이에서 벌어진 전투의 산물이다. p.222 베네수엘라뿐 아니라 남미 전역에 널리 퍼져 있는 ‘피부색 불문’의 신화, 모두가 메스티소라는 신화는 부가(p.228) 백인의 손에 막대하게 집중되어 잇고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가난한 최하층민은 대개 피부색이 짙은 토착민이나 아프리카계라는 사실을 편리하게도 가려 줬다. 그와 동시에 이 신화는 가난한 사람들이 인종이나 민족을 기치로 결집하는 것을 억압했다. / 그래서 1998년 대선 직전에 베네수엘라 지배층은 자기 나라에 인종주의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었지만 사실 극소수의 코즈모폴리턴적 ‘백인’(스페인 식민주의자의 후손인 옛 백인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들어 온 이민자)이 베네수엘라의 경제, 정치, 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다. p.229 일반적으로 극단적인 불평등하에서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자유 시장에 반대하는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p.238 미국에서는 부족 정체성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 나타난다. 이 두 부족 사이의 간극도 많은 개도국과 비서구 국가에서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족적 간극과 동일한 종류다. p.250 미국이 현재 겪고 있는 정치적 요동을 이해하려면, 미국의 부유한 사람과 가난한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막대한 집단 정체성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p.253 미국의 최하층 계급은 강렬하게 부족적이다. 우선 이들은 굉장히 애국적이다. 내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먼 곳의 지배층에 내 나라를 빼앗기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말이다. 집단 충성심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 집단, 경찰과 군대에서 하위 직급은 거의 압도적으로 상류층이 아닌 사람이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도 (지배 엘리트들은 잘 모르는) 집단 정체성들의 커다란 세계가 존재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체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지 엘리트 계층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p.261)속감을 느끼게 하는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안다고 해도 그런 집단을 반사회적이고 불합리하고 경멸스럽다고 여기고 있어서일 뿐이다. p.262 지배 엘리트 계층은 마야 수호성인을 믿는 민속신앙을 보고 그 불합리함에 경악하거나 조롱을 보낼지 몰지만, 이런 신앙은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주변으로 내몰린 그들의 사회적 지위에 조응했다. 또 그들이 느끼는 사회적 소외감에 호소력이 있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바에 정확히 공명하는 집단 소속감을 제공했다. (p.275) ... 마약 수호자 컬트는 미국의 사회제도나 시민적 삶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채로 자기 인종이나 민족의 공동체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소외되고 가난한 미국인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p.276 오늘날 미국 사회가 보이는 분열과 트럼프의 당선을 가져온 요인을 인종주의만으로 설명하고 불평등의 여할을 무시한다면, 전체 그림에서 너무 많은 것을 간과하게 된다. 경제적 요인은 차치하더라도 ‘백인 대 백인’의 적대와 분노가 미친 영향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p.293) ... 명백한 진실은 백인 미국인들은 문화적 분열의 구도에서 자신과 반대편에 있는 또 다른 백인 미국인들을 가장 심하게 경멸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p.294 많은 개도국에서 보았듯이 시장 지배적 소수 집단은 반드시 민주주의에 의한 반발을 불러온다. p.297 내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이 두 개의 커다란 정당으로 분열되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의 지도자 아래 뭉쳐서 서로에게 반대하기 위한 정책들만 만들어 내는 상황 말입니다. 나의 미천한 견해로는 이것이 우리 헌법 하에서 가장 큰 정치적 악이며, 나는 이것이 매우 두렵습니다. -존 애덤스, 조너선 잭슨에게 보낸 편지, 1780 p.299 그렇지만 미국의 정치적 부족주의의 핵심에는 인종이 있다. 전에도 늘 그랬지만, 오늘날에는 특히 더 그렇다. 미국은 인구 구성상으로 전례 없는 전환에 직면해 있고, 그 전환은 사회의 직조에 강한 긴장과 압력을 일으킬 것이다. ... 미국은 주요 강대국 중 유일하게 ‘슈퍼 집단’이다. 미국은 부족 정치를 초월하는 국가 정체성을 만들어 냈다. ... 미국인 모두를 ‘미국인’이 되게 만드는 정체성이다. (p.300) ... 무언가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바로 미국의 정체성이다. p.301 정치적 부족주의에 법칙이 하나 있다면, 지배 집단은 자신의 권력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고,(p.304) 미국이라고 예외일 리 없다. p.305 분명히 말하자면, 미국에서 오늘날 위협을 느끼는 집단(p.314)은 백인만이 아니다. 사실 많은 소수 집단이 보기에 백인이 위협을 느낀다는 개념 자체가 솔직하지 못하거나 분노를 자아내는 개념이다. p.315 오늘날 미국에서는 어느 집단도 지배력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모든 집단이 공격받는다고 느끼고 다른 집단의 공격 대상이 됐다고 느낀다. 일자리나 기타 경제적 이득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자격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집단 간의 제로섬 경쟁으로, 순수한 정치적 부족주의로 퇴락한다. p.321 일단 추동력을 얻고 나면 정체성 정치는 불가피하게 더 작은 부분으로 세분화된다. 그래서 저마다 인정을 요구하는 집단 정체성이 더욱더 많아진다. 오늘날 좌파 학자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개념 중에 ‘교차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억압에 다양한 축이 동시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뜻한다. 25년도 더 전에 이말을 처음 만든 칼럼비아대학교 법학 교수 킴벌리 크렌쇼는 ‘흑인 여성’의 경험이 전형적인 ‘여성의 경험’에도, 전형적인 ‘흑인의 경험’에도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흑인 여성의 주장이 종종 페미니스트 운동과 반인종주의 운동 모두에서 배제된다는 점을(p.331) 지적했다. p.332 좌파는 늘 이전의 좌파보다 더 좌파적이고자 하므로, 이런 움직임의 결과는 누가 특권을 가장 덜 가지고 있는지 겨루는 제로섬 경쟁이 될 수 있다. ‘억압당하기 선수 올림픽’이라도 하는 듯 말이다. 대개 이런 과정은 진보를 분열시키고 서로 적대하게 만든다. p.333 ‘문화적 도용’을 둘러싼 전쟁은 어느 집단의 역사, 상징, 전통에 대해서는 그 집단만이 배타적인 권리를 갖고 있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p.337 “진보 진영은 ‘늑대다!’를 너무 많이 외쳤다. 모든 것이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면 아무것도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진짜 늑대인 트럼프가 나타났을 때 아무도 그들의 외침을 듣지 않았다.” p.339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근본적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흑인, 아시아계, 히스패닉, 유대인 등이 미국에서 자신의 인종적, 민족적 정체성에 기반해 자부심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게 허용된, 아니 독려된 반면, 백인 미국인은 절대로 그러면 안 된다는 경고를 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부족이 고유하고 자랑스러워할 만한 무언가를 가졌다고 믿고 싶어 한다. 이것이 부족적 본능의 모(p.346)든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비백인 인구는 이런 식으로 부족 본능에 빠져들도록 독려 받았다. 하지만 백인 미국인은, 적어도 공개적으로, 그렇지 못했다. ...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구의 대전환과 결합해, 백인 미국인의 억압된 충동(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집단 정체성에 연대와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오늘날 특히나 우려스러운 부족저인 동학을 만들어 냈다. p.347 소수 집단에게 고마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복종을 요구하는 것이다. 시혜자가 준 것에 감사하라는 의미고 당신이 빚을 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역사에 대한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기회의 땅을 세웠고 너희를 초대했다. 글너데 우(p.353)리가 그것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고 해서 이제 너희가 우리를 악마라고 비난하는 것이냐? / 많은 미국인이 인종주의적이던 과거를 매번 꺼내지는 않는 채로 미국의 역사와 위대함을 찬양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노예제에 대해, ‘눈물의 길’(인디언 강제 이주)에 대해, 인종 분리 정책에 대해 매번 사과하지 않는 채로 건국의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하고 싶어 한다. p.354 상이한 집단에 속한 개개인이 서로를 인간으로서 이해하고자 할 때 실제로 막대한 진보가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증거는 아주 많다. p.359 상이한 집단 사람들을 그저 한곳에 모이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이것이 정치적 부족주의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 중요한 것은 개인과 개인이 대면해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오늘날 분열이 심각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치 있는 일 중에 어렵지 않은 일은 없다. 상이한 부족의 사람들이 서로를 같은 인간으로, 결국에는 바라는 바가(친절, 존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 등)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으로 보게 되면,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p.364 “겸손은 중재자다. 언제나 그것이 당신과 타인 사이의 가장 빠른 거리다.” p.365 미국이 계속 슈퍼 집단일 수 있으려면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서로를 동료 인간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를 동료 미국인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합적인 국가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노인과 젊은이, 이민자와 비이민자, 도시와 농촌, 노예의 후손과 노예 소유주의 후손 등 모든 미국인이 하나로 모두 묶일 수 있고 이들 모두에게 울림을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넉넉한 국가 정체성이어(p.366)야 한다. p.337 오늘날 미국이 국가로서 직면한 문제는 그 자신이 세운 약속에 부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뿐 아니라, 미국이 그 약속을 믿지 않게 되거나 그 약속을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좌파 진영에서 ‘그 약속은 늘 거짓이었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과 우파 진영에서 ‘그 약속은 늘 사실이었으며 이(p.369)미 달성됐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동일한 동전의 양면이다. p.370 “자신이 도덕적으로 비난(p.373)받을 만하지 않다는 확신이 진보주의자의 분노와 충돌하면, 엘리트 진보주의자와 그들이 도우려 하는 대상인 노동자 계급 사이에 분열이 생긴다.” p.3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