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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들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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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던 말이 하나 있다. 흔히 ‘딸은 엄마의 친구’라고 하는 말이다.아들과 엄마의 관계도 복잡하지만 딸과 엄마의 관계 역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책이 바로 이 <장녀들>이 아닐까 싶다.가부장 사회에서 아들들은 부모의 기대에 숨이 막힌다고 말하지만, 부모가 딸에게 기대하는 역할 역시 얼마나 숨 막히는 면모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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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생각났던 말이 하나 있다. 흔히 딸은 엄마의 친구라고 하는 말이다.

아들과 엄마의 관계도 복잡하지만 딸과 엄마의 관계 역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그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책이 바로 이 장녀들이 아닐까 싶다.

가부장 사회에서 아들들은 부모의 기대에 숨이 막힌다고 말하지만, 부모가 딸에게 기대하는 역할 역시 얼마나 숨 막히는 면모가 있는지 장녀들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장녀들은 총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깝고도 먼 옆 나라, 일본에서 나온 소설이기 때문에 읽다 보면 약간의 문화 장벽이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공감이 가는 내용은 매우 많다.

 

장성한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돌봐주길 기대하는 것은 인류 공통의 심리이겠지만, 자식의 나이가 몇이 되었든 간에 자식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라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늙은 부모의 모습은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서 성장한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더욱이 이 책은 엄마가 딸을 향해 기대하는 것과 아들을 향해 기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아들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기둥으로서 늙은 부모에게 경제적인 보탬이 되어주길 강요받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딸에게는 경제적인 부양 외에도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는 과업이 하나 더 추가된다.

 

딸은 엄마의 친구라는 말은 바로 이 지점에서 떠오른다. 그리고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딸은 왜 엄마의 친구가 되어야 하는가? 심지어 이것은 당장 노인 세대만의 문제도 아니다. 최근에는 남아선호사상이 예전만큼 강하지 않은 대신 자식을 하나만 낳을 거라면 차라리 친구같이 지낼 수 있는 딸을 낳는 게 좋다는 말을 흔하게 하지 않던가. 하지만 딸은 대체 왜 부모의 친구가 되어 부모의 이해자가 되어야 하는가 

 

세 개의 단편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여성들이다.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 기둥이라며 장남만 서울로 유학 보내 공부시키고, 딸과 그 밖의 아들을 취직시켜 장남의 학비를 보태게 하는 사회가 아니듯, <장녀들에 나오는 딸들은 하나같이 어린 시절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고등교육을 받았고, 심지어 경제적 어려움도 겪지 않은 중산층이다. 그녀들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에게 별다른 차별을 받지도 않았고, 조금씩 실패를 경험했을지는 몰라도 한 사람의 성인여성으로서 충실한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더이상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없게 될 정도로 늙고 병들은 부모를 간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이들의 인생은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늙고 병들면서 완고해진 엄마들은 딸에게 무조건적인 헌신과 이해를 요구한다.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으니, 너 역시 나를 그렇게 대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도 부모를 요양병원에 보내 부양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네가 날 병원에 보내버리고 외면하려고 하느냐는 질책은 자녀에게 죄책감을 갖게 하는 강력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결혼한 형제자매는 자신의 가정을 핑계로 이 지옥에서 빠져나갈 수 있지만, 비혼여성인 주인공들에게는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주인공인 딸들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사랑받았다는 기억 때문에 부채의식을 갖고 부모를 돌보는 일에 나선다.

 

물론 그 일이 쉬울 리가 없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고통스럽지만, 아이는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늙은 부모님을 돌보는 일에는 보람도 기쁨도 느낄 수가 없다. 조금씩 약해지고 상태가 나빠지기만 하는 부모님을 돌보는 일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끝나지 않는 고통이다. 오죽하면 긴 병에는 효자가 없다고 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돌봄을 받는 동안 부모는 자신의 권위를 조금도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완고하고 보수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뜻과 다른 의견을 모두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적대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도 많다. 딸을 한 사람의 온전한 성인으로 존중해주지도 않는다.

심지어 엄마들은 딸을 상대로 자신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말은 요즘 무척 흔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섣불리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지만 엄마들은 아들보다 딸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아 자신의 감정을 퍼붓는 일이 흔하다.

 

그런 부모를 돌봐야 하는 딸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뿐더러, 부모의 모습에 자신의 미래를 겹쳐보며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소설적인 과장이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옮긴이는 맨 뒤에 해제를 통해 이 책을 번역한 이유를 설명했다. 돌봄 노동은 보통 어머니에게 주어지는 일이며, 어머니의 뒤를 이어 전업주부인 며느리, 혹은 딸에게 이어져 왔다. 그런데 이제는 비혼 딸이라는 새로운 존재가 떠오르면서 이제는 이들이 돌봄 노동의 한 축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대학병원 입원실에만 가봐도 간병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어머니, 며느리, 아니면 딸이다. 드물게 아버지, 남편, 아들이 간병을 하긴 하지만 솔직히 정말로 드물다.


왜 남자가 아니라 여자가 돌봄 노동을 도맡느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전통적으로 돌봄 노동은 여성의 일로 간주되었고, 우리는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여전히 그런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점점 비혼 인구가 늘어나는 사회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계속해서 돌봄 노동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점에서 옮긴이의 문제의식에 동의한다.

 

똑같이 딸이라고 해도 결혼한 딸은 부모의 사후,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들의 노후는 절대로 부모 세대와 같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돌아갈 가정이 있다. 그러나 비혼의 딸은 부모의 사후 어디로 가야 할까? 병들고 노쇠한 부모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매달린 이들은 어떤 노년을 맞이해야 할까? 비단 비혼 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돌봄 노동을 도맡아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게 되는 비혼의 아들에게도 마찬가지인 이야기이다.

 

기존의 가족개념이 완전히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병들고 늙어가는 부모를 개인은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책 속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 딸의 입장에서 매우 많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a***i 2020.07.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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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지 2,3일 후에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고 "집지키는 딸"을 단숨에 읽었내려갔다. 중간 중간에 나오미가 되어 화가 나기도 하고 상실감에 싸이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나이들고 아픈 엄마와 그런 엄마를 보며, 지키며, 수발들며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가 가감없이 활자화되어 있다. 위로를 받고자 구매한 책이 아닌데 책을 읽으며 나오미가 되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다. 이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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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지 2,3일 후에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고 "집지키는 딸"을 단숨에 읽었내려갔다. 중간 중간에 나오미가 되어 화가 나기도 하고 상실감에 싸이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나이들고 아픈 엄마와 그런 엄마를 보며, 지키며, 수발들며 살아가야 하는 이야기가 가감없이 활자화되어 있다. 위로를 받고자 구매한 책이 아닌데 책을 읽으며 나오미가 되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받는다. 이상하게 슬픈데 웃음이난다. 웃음이 아닌 슬픈 동감인가? 영원이 풀릴것 같지 않은 나이든 엄마와 딸 이야기... 아마도 풀려고 하는것이 의미 없을지도 모르겠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래서 위로가 되나보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좋은 만남이고 좋은 이별이었다.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74page

t**********8 2020.06.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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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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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으로 늙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혼자 쓸쓸히 늙어가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 비혼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당연히 병든 부모를 모시고 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떠안게 된다.  너는 결혼하지 않아 가족이 없으니 당연한 의무라는 사회의 인식을 어꺠에 짊어진 채...   고령화 사회가 시작된 일본은 돌봄 문학이 문학의 한 장르가 되었다고 한다.  돌봄..  유아기와 노년기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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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으로

늙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혼자 쓸쓸히 늙어가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 비혼이라는 이유로 너무나 당연히 병든 부모를 모시고 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떠안게 된다. 

너는 결혼하지 않아 가족이 없으니 당연한 의무라는 사회의 인식을 어꺠에 짊어진 채...

 

고령화 사회가 시작된 일본은 돌봄 문학이 문학의 한 장르가 되었다고 한다. 

돌봄.. 

유아기와 노년기 우리는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로 하는 나약한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사회적인 보장제도가 부족한 현실에서 과연 비혼의 장녀들 (장남은 논외??) 은 부모를 부양하는 책임을 떠 안아야 한다는 사실

책을 읽는 내내 씁쓸하긴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앞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고, 그들의 이야기에 투영되어 있는 나의 모습에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책속의 주인공들처럼 이미 병든 부모를 수발하는 비혼의 중년으로서 보다 현명하고 보다 건강하게 해결책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소중한 나의 삶, 나의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누가 뭐래도 내가 행복해야  모든 것을 다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 

부양받을수 없는 나의 노후에 대한 두려움도 서러움도 갖지 말자. 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나의 몫이다.

 

누구에게도 기대거나 기대하지 말자. 그녀들의 이야기에 그래 나만 그런게 아니야 라고 위로 받으며...

 

 

○ 책속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립한다는 게 아니라 자기를 버리고 자기가 속한 가족이나 지경사회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인정받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노인을 받아들여 사랑하고 존중하고 모친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머니 본인에게는 거짓말이라는 의식이 아마 없을 것이다. 불안감과 불안이 만들어 낸 가공의 기억이다.

 

[]여자의 인생에 남자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밥벌이 수단은 필요하다. 한 인간으로서의 긍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어머니가 사로잡힌 것은 이 행복의 맛이구나, 하고 실감했다. 단맛이나 음식의 맛 자체가 아니다. 그것이 선사하는 찰나의 행복의 맛이다.

 

[]죽고 싶지 않다. 그 삶을 향한 집착을 아버지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너무나 충실한 인생을 살아온 아버지에게는 지푸라기에 매달려서라도 살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아버지, 어머니, 장로, 각 역할의 여러가지 사명이 있고 그것을 끝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거죠. 이제 누군가의 아이도, 남편도, 아내도, 부모도 아니게 되는 거예요. 역할이나 지위, 짊어졌던 세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도 되는 겁니다. 그때 처음올 순례를 떠나느게 허용되죠. 자질구레한 일상품과 아주 약간의 보릿가루만 가지고 마을을 떠나요. 남편도 아내도 마을 사람도 아닙니다. 이제 그런 역할을 안 해도 되는 거죠. 그렇게 본래의 삶을 살기 시작하는 것이 허락됩니다.

 

[]가장 개인 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 이모, 고모가 묵묵히 수행했던 돌봄 노동의 짐을 자연들이 애정과 책임감 때문에 이어받는 것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사람은 늙는다. 우리 모두 언젠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독립적인 삶을 살지 못해 반드시 타인의 손을 빌려야만 살 수 있는 오로지 의료와 복지비용만 증가시키기 때문에 한국사회가 혐오하는 바로 그 노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 장녀들의 문제가 사회의 문제가 아니란 말인가?

YES마니아 : 골드 c******k 2021.06.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