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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마리옹 파욜의 관계의 미학을 마주했다. 그때 그의 그림체와 색감에 빠져 그의 일러스트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의 책은 바쁜 나의 일상속에서 다시 잊혀졌었다. 그런데 또 다시 나의 눈길을 끄는 일러스트를 만났다. 돌의 부드러움이었다. 마리옹 파욜의 책이라니 일단 욕심부터 앞섰고 이렇게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 도서는 작가 마리옹 파욜의 아버지가 투병생활을 하고 고인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아내었다. 마치 '돌'같았던 그의 아버지는 긴 투병 생활을 겪으며 점점 더 변해갔다. 한때는 집안의 가장이였던 그는 어린아이가 되었고, 그를 돌보는 것은 온전히 가족들의 몫이었다. 그의 입이 되어주고, 수족이 되어주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평생을 자식들과 가족을 위해 바친 삶.. 그녀는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남편마저 품어주었다. 지금 아이들에게 맹목적인 삶을 살려고 발버둥치고 결국 집착하게 되어버린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겹쳐보였다. 자식들이 원하는 어머니의 상은 대체 뭘까? 내가 바래왔던 어머니는 뭘까 괜스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항상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두렵다. 그녀는 덤덤하게 이야기를 이어갔고,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했지만.. 언젠가 내가 겪게 될.. 혹은 나의 남편,자식,부모, 가족이 겪게 될 수 있는 이야기임에.. 책을 덮는 지금 이 마음이 사실 경쾌하지만은 않다. 처음엔 그녀의 일러스트혹은 이런 류의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으나.. 가족이 투병생활을 하고 있거나, 혹은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심심치 않은 위로가 될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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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처음 이 작가를 만났다. 호기심의 시작은 제목이었다. <돌의 부드러움>이라니.
어떻게 돌이 부드러울 수 있지? 어떤 책과 영화는 '트레일러'나 '예고편', '책소개' 조차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본체를 만나기 전, 애써 피하며 기다림을 즐기게 한다. 이 책 <돌의 부드러움>도 그런 책이었다. 제목과 섬세한 펜화에 끌려 책을 받아 들었을 때의 묵직함이 인상적이다. 두꺼운 하드커버에는 아주아주아주 가늘고 촘촘하게 표현된 돌덩어리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 것처럼 식탁에 꽂혀있었다. 가족들은 그 돌덩어리를 보고도 놀라워하지도, 그렇다고 심드렁하지도 않은 표정이다. 가족들이 계곡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바로 첫 장면에서만 해도 다음 페이지에 이런 글이 나올 줄은 꿈에도 짐작하지 못했다.
"아빠의 허파 한쪽을 묻었다" p.9
기묘했다. 뭐지? 책을 읽어가며 알게 되었다. 이 책은 SF나 동화같이 묘사되었지만, 지극히 현실적이며 철학적인 이야기였다. 아마도 아빠는 처음에는 폐가 아팠으리라. 폐가 아파 코를 떼어내 목에 붙이고, 허파를 여행가방처럼 들고 다니는 모습이 어떤 상황을 연상하게 하는지 아는 것이 조금 서글펐다.
서글퍼하기에는 너무 일렀다는 것을, 역시 책을 읽어가며 알게 되었다. 아빠의 병이 진행될수록, 아빠가 변화했고 가족도 그에 맞추어 변해갔다. 가족보다 자기 고객, 자기 사업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돌' 같던 아빠가 집안의 '막둥이'가 되고, 집안 식구들은 막둥이의 손과 발, 입이 되었다. 아빠는 '막둥이'에서 '왕'이 되고 때때로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마치 군대처럼 집안을 휘젓고 가기도 하고 그때마다 가족들은 '완벽한' 가족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생명체가 성장하고 활발히 에너지를 뿜어내다 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그로부터 회복해 다시 살아가거나 혹은 결국에는 '죽음'으로 세상과 이별하는 것은 생로병사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자 -슬프게도- 정해진 수순이지만, 인간의 경우, 특히 가족의 경우, 그 과정을 모두 함께 그리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겪어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경험을 해 본 사람도 있겠지만 이렇게 철학적으로, 담담하게 읽자니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과 생각이 들었다. 저자 마리옹 파욜이 암에 걸린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의 과정, 그 길을 함께 걸었지만 아직 길 위에 남아있는 가족의 마음으로 자신이 알고 있었던 아버지와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발견하고 알아가며 그것이 또 자신의 삶에 흔적과 영향을 남긴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그림이 주는 느낌과 기분, 글이 주는 생각과 감정이 시너지를 이뤄내는 기분이었다. 미술적인 감흥과, 철학적인 사유를 동시에 하게 만드는 책을 어찌 분류해야할까? 미술일반/교양으로 분류된 <돌의 부드러움>은 단어로 한정짓기에는 너무 아쉬울 정도로 장르를 넘나들며 만족감과 묵직한 감동을 준다. 서로에게 조금씩 있던 조각들을, 훨씬- 나중이지만 날려보내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이 책은 아픈 가족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꾹꾹 눌러담은 모두에게 조용히 강한 공감과 위로를 보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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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게 우스꽝스러운 연출이었다고, 또 한 번 튀어 보이려는 아빠의 작전이었다고 믿으려 애쎴다. 그러나 고백은 없었다. 아빠는 어떻게 자기 죽음의 서막을 웃으면서 지켜볼 수 있었을까? 우리 아빠는 정말 웃기는 사람이라니까.
엄마는 아빠의 엄마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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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를 읽었을때부터 마음이 이미 책에게 가 있었던 책이다.
프랑스 작가 마리옹파욜이 자신의 아버지가 암에걸려 죽어가는 모습을 그림으로 담담하게 기록해 놓은 책이다.
그림이 아닌 글로 표현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조금씩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죽음으로 다가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림으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 변하는 모습, 죽음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급작스러운게 아닌 준비된 모습처럼 보였으며,
담담하게 그려내었기에, 독자도 암으로의 투병을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게 해준다.
그림은 140페이지에 달해서 그려져있다.
간간히 작가의 마음이 글로 표현되어 있으며 암의 진행상황이 표현되어 있다.
책표지 그림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엄마, 아들, 딸이 있는 식탁위지만 아버지는 없다. 하지만 식탁의 정 중앙에는 큰돌,,, 큰 바윗돌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아버지이다.
크고 날카로워서 작가에게 상처주었던 돌은 바로 아버지.
그 단단하고 날카로워 보였던 돌속에 숨어 있던 부드러움은 바로 아버지.
어쩌면 우리의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아래의 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책의 처음은 아버지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를 땅에 묻는것이 아닌, 크고 날카로운 돌을 땅에 묻는다.
이 큰돌은 아버지의 허파 한쪽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아버지의 일부이다.
그림과 함께 책을 보다보면 이책은 단순히 아버지의 죽어가는 과정만 덤덤하게 그려낸것은 아니었다.
아버지의 병투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가족이 어떻게 지내는지, 엄마의 마음, 딸의 마음, 아들의 마음들이 조금씩 표현되어 있다.
적나라한 표현은 아니어서 알아채기 어려울수 있지만, 적어도 남편을 위한 아내의 마음만은 이상하게 너무 잘 느껴졌다.
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로 인해 가족 구성원들의 심리상태가 그려져 있다고나 할까?
작가는 마치 날카로운 돌 같았던 아버지가 병으로 인해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이 되고, 급기야는 말조차 할수 없을정도의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아버지의 변화를 보면서 강한 돌이 부드럽게 변해가는 모습들을 덤덤히 표현해 놓았다.
아버지의 변하는 모습이 병에 의한것인지, 아니면 아버지의 평소 표현못하는 본질에 의한것인지는 전혀 표현이 되어 있지 않았다.
책의 거의 마지막 장면
아빠가 곧 죽는다는것을 알게 된 가족
이미 알았기에 가족들은 슬픔에 찬모습을 하면서도 서서히 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들 아무렇지도 않게 보내주는것은 많이 힘들었을것이다.
문득 나의 아버지가 생각났다.
건강하시던 나의 아버지도 어느날 병원에 입원하셨다.
갑자기 찾아온 병으로 인해 아버지의 생각도 행동도 변해버렸다.
이책처럼 그순간순간들을 그대로 덤덤히 받아들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의 준비모습이 슬프고 또 슬프지만,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가족들도 힘들겠지만,
그저 평상시처럼 덤덤하게 생활하고 편안하게 지내는것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돌덩이에 눌러지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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