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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 생활의 진솔함을 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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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이름이나 그 내용들이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10여년 전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서울에 살던 지인들이 주말을 이용해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로 계획을 세우고, 일정 가운데 잠시라도 얼굴을 만나기를 청했다. 기꺼이 하루를 할애해 약속을 하고 지인들이 미리 예약해 두었다는 숙소로 향했다. 저녁 무렵 그들의 숙소를 애써 찾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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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이름이나 그 내용들이 왠지 친숙하게 느껴졌다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10여년 전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서울에 살던 지인들이 주말을 이용해 지리산 둘레길을 걷기로 계획을 세우고, 일정 가운데 잠시라도 얼굴을 만나기를 청했다. 기꺼이 하루를 할애해 약속을 하고 지인들이 미리 예약해 두었다는 숙소로 향했다. 저녁 무렵 그들의 숙소를 애써 찾아가서 하루를 함께 묵었던 곳이 바로 저자의 민박이었다구례를 거쳐 남원의 실상사 계곡을 지나 백무동의 맞은편에 위치한 저자의 민박은 허름한 농가이지만주인장 내외의 넉넉한 마음씨와 음식솜씨가 인상적이었다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저자도 자리를 함께 하여 밤새 술자리를 가졌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 책에는 환경운동을 하다가 지리산 자락의 경남 함양에 정착하여농사를 짓고 민박을 운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진솔한 생활 이야기가 담겨있다농촌 생활을 애써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생활과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나이를 먹어가면서 힘들어지는 농사일로 인한 현실에 귀촌을 선택하면서 가졌던 생각들은 점점 희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래서 농사일의 고단함과 그것으로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조차 없는 농촌의 현실이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다농사를 짓는 이들을 만나면 즐겨 하는 말이농작물의 수확이 좋아도 걱정이고 나빠도 걱정이라고 한다풍년이 들면 가격이 하락하여 제값을 받지 못하고흉년에는 그 자체로 수확이 좋지 못하여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글 속에는 이런 농촌의 아픈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과거 사회정의라는 대의명분으로 환경운동에 뛰어들었던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기도 하고이제 며느리와 손주까지 함께 모여 살고 있는 현실의 상황들을 소개하고 있다민박의 손님으로 찾아왔다가 며느리가 된 것도 참 귀한 인연이라고 생각된다내가 저자의 집에 묵었을 무렵에는 며느리와 손주가 생기기 전이니만약 다시 민박을 찾는다면 새로운 가족들과도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리라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저자의 가족들은 길고양이들을 거두고닭들을 키우고 집에 찾아든 개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책에는 다양한 반려동물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저자 가족들의 일상이 잘 드러나고 있었다. 몸속에 종양을 잔뜩 지니고 저자를 찾아온 개에게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정성스럽게 돌보는 모습에서 이 가족의 품성이 충분히 느껴지고 있었다.

   

힘든 농사일에 대해 푸념을 하고늘 경제적으로 고단한 생활을 해야만 하는 저자의 일상은 고단하지만 그래서 더 정겹게 느껴진다먹이를 찾아 내려온 멧돼지에게 애써 가꾼 고구마밭이 황폐화되는 모습에 화를 내면서도저자는 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만큼은 지니고 있다. ‘환경운동가 김석봉의 지리산 산촌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진솔한 산촌생활의 면모를 보여주며 저자의 가족이 모여 일상을 엮어내는 모습은 도시생활에 찌든 독자들에게 한없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그저 묵묵히 저자의 옆을 지키며 일상을 살아내는 가족들의 삶은 분명 이 시대에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책을 덮으면서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기에조만간 시간을 내서 민박집을 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당시 저자의 민박에 도착하여 가장 인상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문 옆에 걸린 민박의 문패였다. 민박의 이름과 연락처가 기록된 문패에는 정현종 시인의 이런 시 구절이 적혀있었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 그의 과거와 / 현재와 / 그리고 / 그의 미래가 함께 오기 때문이다 /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의 시 '방문객' 중에서)

(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0.06.25. 신고 공감 9 댓글 4
리뷰 총점 종이책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내용보기
맛집이라고 유명한 곳의 음식은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다들 맛있다고 호들갑이라 먹어 보았는데 그런가보다 먹어도 그 강렬한 맛 때문에 오히려 쉬이 질려 버린다. 반면에 집에서 정성스레 만들어 먹는 음식은 아무리 평범한 것일지라도 오히려 질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도시에서의 삶도 재미와 모험(?)이 가득하지만 그 톡 쏘는 맛에 질리게 된다. 그러니 일과 사람에 치여 지쳐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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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라고 유명한 곳의 음식은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다들 맛있다고 호들갑이라 먹어 보았는데 그런가보다 먹어도 그 강렬한 맛 때문에 오히려 쉬이 질려 버린다. 반면에 집에서 정성스레 만들어 먹는 음식은 아무리 평범한 것일지라도 오히려 질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대도시에서의 삶도 재미와 모험(?)이 가득하지만 그 톡 쏘는 맛에 질리게 된다. 그러니 일과 사람에 치여 지쳐갈 때 쯤이면 "떠나요 제주도 푸른 밤"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일게다.



그렇지만, 세상 무슨 일이든 다 그렇듯, 귀농이란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지 않겠는가.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은 귀농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내게, 도시에서 시골로 옮겨 간다는 건 이런 어려움, 아픔을 다 보듬고 사는 것이라고 누누이 말한다.


'농촌에 살아도 둘 중 하나는 월급을 받아야 산다'고 했던 고참 귀농자의 말이 떠오른다. '연금을 받거나 부동산 임대수입 등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산다'는 귀농 조언자의 말도 떠오른다. ... (43쪽)


오전 5시부터 일어나 오후 8시에 끝나는, 일찍 시작해 일찍 끝나는 농촌의 생활은 대도시와는 많이 다르다.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텃세 때문에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평생 이방인으로 취급받는다는 씁쓸한 현실도 다시 일러준다. 또 자연을 벗삼아 폼 나게 사는 귀농 생활을 꿈꿨지만, 살아남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현실에 지쳐가는 모습도 꾸밈없이 드러낸다. 그렇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 듯한 귀농 생활이지만, 결국 세월이 지나며 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고단한 삶 속에서 가지게 되는 미안한 마음도 곳곳에 담겨 있다. 저자는 젊은 시절부터 환경운동을 하느라 가족보다는 사회, 대의를 우선시하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희생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바뀌지 않고, 가족만 고생시켰구나 하는 후회가 밀려오는 듯 하다.


가족이 뒷전인 시절이 있었다. 민주주의와 민족과 자주와 통일을 외치던 시절이었다. 먹고 사는 일이 뒷전인 시절이었다. 아내는 어렵게 어렵게 아들놈과 살았고, 나는 거리에서 광장에서 살던 시절이었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면 반동이라는 생각에 젖었던 시절이었다. 민족과 사회와 이웃이 먼저라는 생각을 가져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렀고, 나는 썰물의 해변에 흩어져 있는 한 조각 나무토막처럼 이 세상에 남아 있었다. 구호와 함성과 돌팔매는 결코 세상을 바꿔놓지 못했다. ... (191-192쪽)


그러다보니 결혼기념일에도 계획하던 여행 대신 날품을 팔러 나가게 되고 결국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한탄하게 된다. 사실 한국 사회에 사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지게 될 마음이 아닐까.


아, 나는 언제쯤 가족을 첫째로 여기며 살아갈까. (193쪽)

그렇지만 그런 한탄, 좌절, 후회만 담겨 있다면 이 책을 끝까지 읽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러한 좌절감 속에서도 가장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일상 속에서 참된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글쓴이가 나누고 싶었던 건, 바로 이처럼 뽐낼 것 없는 고단한 삶 속에도 행복이라는 진주가 숨어 있다는 발견일 것이다. 아픔까지도 부여잡고 일어서는 나의 작은 실천이 내 주변을 바꿀 것이고, 결국 그런 사람들이 모이면 세상이 더 나은 곳으로 바뀌지 않겠는가. 저자의 글은 모여서 이런 말을 내게 하는 것 같다.



환경 운동가 출신 귀농인 답게 책에서 가장 많이 찾을 수 있는 것은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이다. 모든 자연의 소리는 아름답다고 고백하고, 야생동물을 증오하고 가축은 돈으로만 하는 이웃들에게 느끼는 환멸도 털어놓는다. 새끼를 자기 목숨보다 더 아끼는 동물을 보며 동물보다는 사람이 나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분량은 많지 않지만 저자가 어머니에게 품은 애달픈 마음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픈 아들을 업고 날마다 보건소로, 진주의료원으로 다니며 광견병 주사약을 맞히고, 자는 아들의 다 젖은 옷을 갈아입혀 주시던 어머니. 잠결에 새 옷을 입었을 때의 그 뽀송뽀송한 느낌, 그 느낌이 아직 기억 속에 살아있는 건 촉감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 마음에 새겨진 때문일 것이다.


약하고 아픈 부분까지 드러내는 자기 성찰의 모습은, 그 모습을 마주 대하는 독자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것 같다.


화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성내고 미워하는 감정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거친 말과 윽박지르는 이 행동은 어디에서 잠들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일까. 이 고약한 성질과 버르장머리는 왜 걸핏하면 목구멍과 눈동자를 뚫고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그리고 마침내 찾아드는 이 괴로움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117쪽)

예수의 가르침처럼 남을 판단하는 그 판단으로 내가 판단받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동안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더러 만났었다. ... 목에 힘을 주고, 허리를 곧추세운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었다.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을 차지하고 영주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었다. 그런 이들을 만나고 돌아서면 언제나 혀를 끌끌 차댔었다. ... 그러면서도 마을 골목 평상으로 돌아오면 나 또한 그 꼴진 경험과 알량한 지식을 앞세워 이웃 노인네들을 가르치려 들었고, 어깨를 쫙 벌리며 폼 꽤나 잡았을 것이다. (132쪽)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이려니 하며 살았었다. 내가 사랑하고 미워한 만큰 사랑받고 미움받으며 사는 것이 인생이려니 하며 살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인생이 살아갈수록 미워하는 감정만 쌓이는 것 같고, 미워해야 할 사람만 늘어나는 것 같다. (143쪽)


어떤 것은 사연이 있어서 살아남았고, 또 어떤 것들은 모양이 좋아서 살아남았다. 무엇이든 버릴 것은 버리려고 시작한 집 안 정리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버리지 못하기 일쑤였다. ... 쉬 버리지 못하는 것이 어디 그것뿐이겠는가. 열심히 살아보자고, 잘 살아보자고,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맹세한 첫날밤의 속삭임을 어찌 잊어버리겠는가. 부정을 거부하고 돌아서면서 맨주먹 불끈 쥐던 그 열정의 날들이 어찌 잊히겠는가. (164쪽)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어쩌면 저자의 귀농 생활은 책에 적힌 것보다 더 고달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버무려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담백하다. 강렬하게 톡 쏘는 마라탕 같은 재미는 없다. 심심한 시골에서의 생활을 짜지 않은 백반 같은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오히려 그래서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독자들은 이 책을 읽은 후 제주도가 아니라 지리산 자락으로 떠나고 싶어질 것이다. 꽃별길새 민박집에서 묵으며 안녕 카페에서 맛난 디저트를 먹고, 책에 나오던 개, 고양이, 닭, 오리들과 놀고 싶어질 것이다.


심심할 것 같은 시골 생활을 정감 어린 필치로 그려낸 이야기는 은근한 매력이 있다. 물론 '팥죽같은 땀'처럼 와닿지 않는 표현, 부분들이 있다. 아마 뙤약볕에서 허리가 굽도록 일한다면 나도 팥죽같은 땀을 흘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생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자연과 어울려 가족과 함께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자족하며 사는 삶, 그게 진짜 소확행이 아닐까. 귀농에 대해 외치는 투쟁의 목소리가 아니라, 나긋한 목소리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는 자연과 어울려 사는 삶을 담은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j****d 2020.07.0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자유롭게 살다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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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살다 가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개인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개인적인 삶의 모티브를 찾고자 한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괭이를 장만하다. 그때의 그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이다. 1960년대식 농법을 고수하려고 한다. 기계는 아예 사용되지 않는 농업을 하려고 한다. 민박은 숙박업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한다. 삶의 본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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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살다 가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개인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개인적인 삶의 모티브를 찾고자 한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괭이를 장만하다. 그때의 그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이다. 1960년대식 농법을 고수하려고 한다. 기계는 아예 사용되지 않는 농업을 하려고 한다. 민박은 숙박업으로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한다. 삶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경제적인 것에 있지 않는 것은 확실한 사실인데, 돈벌이에 집착하려는 행동은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하는가 싶다.

농촌에 살아도 둘 중 하나는 월급을 받아야 한다. 아니면 연금을 받거나, 부동산 임대 수입 등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 마을 공동체에 흡수되어 사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삼십 년이 지나도 그저 강원도에서 귀농한 이방인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많은 것을 가지려 쫓아가다 삶의 굽이굽이가 통증을 지니고 여기까지 와 있다. 헛물만 들이킨 듯한 인생이다. 지금부터라도 정신 딱! 차리고 살아가면 된다.

나는 소농이요, 자작농이요, 자립농이다. 그저 내가 해낼 수 있는 만큼의 땅을 일구며 살아갈 뿐이다. 적게 벌면 적게 쓰면 그만이다. 벌지 못하면 안 쓰면 그만이다. 그러다가 굶어죽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그것이 팔자라면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조용히 그 길을 따라가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봄철 숲에서 채취하는 나물 중 최고로 치는 것이 다래 순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래 순을 채취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지나온 세월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잘 살아온 것인가, 잘 살아갈 것인가. 시간은 그렇게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나브로 지나가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모든 노동이 그렇듯 결론은 단순하다. 살아가기 위해서이다. 지금 양파를 심어 내년 춘궁기에 수확해서 팔아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해를 넘기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지난 23년 동안은 그렇게 살아왔다. 오직 살아가기 위해서였다. 이제부터 23년 동안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인간답게 살다가는 것이다. 무엇인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은 내려놓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수행의 시간은 참되다. 후회스럽지 않으면서 맑고 고요한 상태의 정신을 유지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어디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에 대한 삼라만상 우주의 본질을 깨치고자 수련하게 된다.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다. 삶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도 괜찮은 오늘이다.

 

 

창고에 쌓여 있는 것이 내 삶의 군더더기들이다. 일 년 지나도록 한 번도 꺼내 쓰지 않는 물건도 있고, 심지어는 무엇에 쓰이는 물건인지 알 수 없는 것도 있다. 다 내다 버려도 우리 나머지 생애에 더 이상 그 물건을 찾지 않을 것이련만 무슨 미련에서인지 버리지 못하고 있다. 버리지 못하는 이유가 내려놓기에 실패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무소유의 삶을 지향한다면 소유욕을 떨쳐 버려야 한다. 소유로부터 멀어지려는 훈련을 하고 또 하여야 한다.

산골에서 직업이 없이 산다는 것은 빈한하게 지내는 것이다. 떨쳐 버리지 않고서는 쉬운 삶이 아니다. 삶은 어디까지 왔다가 어디까지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산골에 산다는 것은 많은 새로운 생명을 만나 함께 산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명을 거부하며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선생을 하다가 경북 영양군에서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최진 시인이다. 대구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문경 호서남초등학교와 용흥초등학교에서 근무했다. 이후 교직을 떠나 영양군 ()우리손배움터와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다. 선생을 살아가는 것이 택배기사로 살아가는 것보다 생활이 안정적이었을 텐데 최진 시인은 어떠한 연유로 지금의 인생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세속적인 잣대로 삶의 기준을 정하고 선을 그을 필요는 없는 듯하다.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김석봉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2.01.2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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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내용보기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공동체 살리는 시리즈 7) /저자 김석봉/출판 씽크스마트/발매 2020.06.30.     P13 13년 전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만났고, 낯설고 물 설은 곳으로 무작정 이사를 와 버렸다. 앞으로의 삶이 불안하련만, 집을 고치고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깔고 이삿짐을 정리할 때까지 먹고 살 걱정은 들지 않았다.   음식 공부한답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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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공동체 살리는 시리즈 7)

/저자 김석봉/출판 씽크스마트/발매 2020.06.30.

 

 

P13

13년 전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만났고, 낯설고 물 설은 곳으로 무작정 이사를 와 버렸다. 앞으로의 삶이 불안하련만, 집을 고치고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깔고 이삿짐을 정리할 때까지 먹고 살 걱정은 들지 않았다.

 

음식 공부한답시고 도시에 나가 살던 아내가 돌아오고, 서울에서 회사 다니던 아들이 못 견디고 돌아왔다. 흩어져 살던 우리 세 식구는 그렇게 다시 한 밥상머리에 앉았다. 우리 집에 민박을 왔던 보름이가 며느리가 되었고, 손녀 서하가 어느새 다섯 살이 되었다. 이 산골에 들어온 지 13년 만이다.

 

 

몇 년 전 고구마밭을 산돼지에게 다 빼앗겼을 때 고구마를 심지 않으리라 다짐하지 않았던가. 산돼지가 안 건드리는 작물을 심었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련만, 돈이 된다는 고구마 앞에서 나는 무너졌다. 한 상자 사만 원 넘게 받을 거라는 그 기대와 욕망에 나는 무너졌다. 농촌에 살아도 둘 중 하나는 월급을 받아야 한다. 연금을 받거나 부동산 임대수입 등 일정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 농촌의 생활은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텃새 때문에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평생 이방인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자연을 벗 삼아 폼 나게 사는 귀농 생활을 꿈꿨지만, 살아남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현실에 지쳐 간다. 하지만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는 듯한 귀농 생활이지만, 결국 세월이 지나며 그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P120

그러나 술을 마셔야 할 일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생겼다. 마을 안에 살면서 술을 마시지 않으며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웃과 만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런저런 일로 이웃을 찾아가면 술병을 내놓는 것이 버릇이요 관례였다.

 

"안 돼, 안 돼, 나 오늘 술 못 마셔."

 

손목을 뿌리치지만 무엇에 홀린 것처럼 손목에 힘이 전해지지가 않았다

 

"안 되긴 뭐가 안 돼. 내가 속이 상해 죽겠는데."

 

"앗따, 속상한 거는 그쪽 사정이고."

 

시끄러미아지매는 속사포 같은 말투로 농협 퇴비 내리다 이웃 노샌댁과 다투었다는 이야기를 내질렀고, 나는 슬그머니 그 이야기를 들으며 시그러비아지매를 편들어야 했고, 언제 채웠는지 내 술잔엔 술이 넘치도록 찰랑거렸고, 부딪치는 술잔을 피할 도리가 없었고, 그렇게 메마른 김부각을 씹으며 두어 병의 술을 비웠다.

 

 

P313

나는 안다.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내 삶에 찾아온 아름다운 사람들과 모여 앉아 수박을 쪼개고, 수박의 벌건 속살을 마주했을 때가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수박의 맛과 향에 감격하는 동안 내 삶의 꼬투리에도 새로운 꽃송이가 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안다. 모든 것을 남겨 두고 문득 이 산골로 스며들려 했을 때의 헐벗은 듯한 더 이상 낯선 미로를 좇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왔던 곳으로 천천히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P30

"민박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세요?"

 

"우리는 민박을 숙박업으로 생각 안 해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하는 거지. 사람과 관계를 가지고, 세상과 소통을 하기 위해 하는 거지. 아마 우리가 민박을 하지 않았다면 외롭고 답답하고 헛헛해서 여길 떠나버렸을지도 몰라요."

 

우리가 하는 민박을 숙박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입금하고, 열쇠 꽂힌 방에 들어가 하룻밤 자고 돌아가는 여느 숙박업소와는 달리 우리 민박은 사람들이 만나는 공간이었다. 밥상머리에서, 대밭머리 평상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정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김석봉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1.06.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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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 얘기인줄 알았는데, 사람 얘기였고 인생에 관한 글이었다
"산골 얘기인줄 알았는데, 사람 얘기였고 인생에 관한 글이었다" 내용보기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걷다가 음료 한잔 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 발견한 책.지리산 둘레길 여행의 여운을 간직하고자 산 책이었는데,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간결한 문체로 담담히 전하는 산골생활 얘기구나 하며 읽어가는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교적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시골 생활에 대한 대단한 환상과 낭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데, 저자가 귀촌 후에 겪었던 사람들
"산골 얘기인줄 알았는데, 사람 얘기였고 인생에 관한 글이었다" 내용보기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걷다가 음료 한잔 마시러 들어간 카페에서 발견한 책.
지리산 둘레길 여행의 여운을 간직하고자 산 책이었는데,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간결한 문체로 담담히 전하는 산골생활 얘기구나 하며 읽어가는데,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비교적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나는 시골 생활에 대한 대단한 환상과 낭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데, 저자가 귀촌 후에 겪었던 사람들과의 갈등과 상처, 스트레스-고사리 대신 팔다가 저자가 쌩돈을 물어냈다던 얘기는 발암 유발의 수준의 짜증이 났다-는 내가 책을 집었을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와 이런 얘기를 책에 적어도 되나" 싶을만큼 특정인에 대한 원색적인(?) 얘기도 있어서 재밌기도 했다.
살아가면서 이루어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내 주변인들에게 중요한 것이겠지...
다시 한번 내 마음의 옷깃을 여미는 시간이었다.
산골생활에 대한 예찬일색이 아니어서 좋았고, 자신의 인생을 있는 그대로 오롯이 껴안고 살아가시는 모습도 좋았다.
특히, "날이 밝으면 다시 집앞에 서야지. 묵직한 망치를 들고 너덜너덜해진 저 낡은 집 앞에 서야지"라는 구절에서 글쓴이가 자기앞의 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습니다'라는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없는 요즘. 이 책을 통해 "계속되는 이 삶"에 대한 어른의 가르침을 받은 것 같아 등이 뜨듯하고 마음이 든든해졌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q******s 2021.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산골에 계신 그 분이 사시는 이야기. 참 좋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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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0년 뒤 귀농을 생각 하고 있어요. 도시에서는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더라구요. 심지어 제 발걸음도 빨라지고요. 귀농을 생각하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가족들과 좋은 공기 마시며 느린 삶을 살고 싶어서예요. 어릴적 기억에 남는 게 시골 이모댁에 가서 미꾸라지 잡고 농사일 돕던 거거든요. 미래의 아이들도 그런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조용한 곳에서
"산골에 계신 그 분이 사시는 이야기. 참 좋은 이야기." 내용보기

대략 30년 뒤 귀농을 생각 하고 있어요. 도시에서는 삶의 속도가 너무 빠르더라구요. 심지어 제 발걸음도 빨라지고요. 귀농을 생각하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가족들과 좋은 공기 마시며 느린 삶을 살고 싶어서예요. 어릴적 기억에 남는 게 시골 이모댁에 가서 미꾸라지 잡고 농사일 돕던 거거든요. 미래의 아이들도 그런 추억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조용한 곳에서 자급자족하며 소소하게 텃밭 꾸미며 살면 재밌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어요. 이 책을 통해서 실제로 귀농하신 분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떤 태도가 필요한 지 알아가고 싶었어요.

 

 

글이 일기 같이 쓰여 있어서 읽기 더 좋았어요. 한 개의 큰 주제에 짤막한 내용들이 여러가지 엮어 있는 형식이에요. 읽고는 많은 것을 깨달았답니다. 먼저 상상 속에서 살기 편하고 공기 좋고 아름다운 장면만 그렸던 것은 그저 생각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에요... 막연히 동경하는 것들은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잖아요. 그런데 실제 귀농으로 10년이 넘게 생활하신 분의 이야기에는 현실이 담겨 있었어요.

 

귀농 마을에도 공동체 생활이 있을 테고, 마을 주민들과 같이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귀농 초보자는 본래 주민들에게서 낯선 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 수 있더라고요. 관계를 다시 만들어 가야 하고, 노력해야 하고, 먼저 다가가야하고. 이야기 주제는 농사와 날씨와 더 넓은 분야로 나아가기 어렵다는 부분들. 집 앞에 나가면 카페에서 언제든지 커피 한 잔에 힐링 타임을 갖곤 하는데, 책 속의 실제 삶에는 그런 부분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을 지으신 김석봉 선생님은 포장마차가 그립다고 하셨어요. 따뜻한 우동과 소주. 가장 소중했던 나의 그 시간들을 더이상 만날 수 없기에 그리움으로 마음에 담고 계셨어요.

 

자급자족하며 생활할지라도 한 사람이 살아가는데 고정비가 있잖아요. 보험료, 통신료 등등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먹을 것 외에, 무엇인가를 팔아야 하고, 계속 일자리를 알아보며 답답한 마음을 해소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와 닿았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르지 않구나. 어쩌면 귀농이 더 힘들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농사 이외에는 취업을 한다는 게 매우 어렵고 귀한 일이니까요. 그런 현실적인 부분들을 이 책에서 많이 보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공기가 좋아서, 생활이 편할 것 같아서는 귀농의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어디에 가서 어떻게 생활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모아 놓고 실현 가능여부를 체크한 다음, 정말 이 길이 맞는 것이라 느끼면 귀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귀농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도, 팍팍한 요즘 생활 속에서 이야기를 통해 힐링하고픈 분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사는 곳, 그곳이 도시거나 시골이거나 어려운 점은 반드시 있고 그걸 버티며 살아내는 것도 우리 모두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마치 자연 속으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m******1 2020.07.0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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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들 때 희망을 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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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책의 제목만 봐도 한참을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채 머뭇거리게 될 때가 있다. 김석봉 환경운동가의 지리산 산촌일기를 담은 이 책이 그러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운동부터 자연친화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란 저자의 말 때문일 것이다. 근래 이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산다는
"사는 게 힘들 때 희망을 주는 책" 내용보기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책의 제목만 봐도 한참을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채 머뭇거리게 될 때가 있다. 김석봉 환경운동가의 지리산 산촌일기를 담은 이 책이 그러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운동부터 자연친화적인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서 그럴수도 있겠지만’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란 저자의 말 때문일 것이다. 근래 이 말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잦게 들리는 요즘 저자 역시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쓰기 시작한 이 책은 희망을 찾기 위해라는 목표를 가지고 쓰여졌다. 그덕에 나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자주 떠올렸다. 아주 오래전 일이 되었긴 하지만 내손으로 밭이랑을 내고 깨를 털었던 적이 있다. 저자처럼 내손으로 키운 작물이라 더없이 기분이 좋기는 커녕 너무 힘들어 무조건 사먹자고 불평만 가득했었다. 지금은 만약 내 손으로 키울 여력과 여건만 된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키울 것 같다. 그때도 들지 않던 농민의 땀과 정성에 감사한 마음도 함께 든다

몸도 변변치 않은 아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담가둔 찹쌀 녹말빠지는 것을 확인하러 창고방을 들락거린다. 다음 장날 읍내 병원 앞 의료기기 상점에서 새 부항기를 하나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저녁부터는 쑥뜸 연기가 매캐하게 방을 가득 채워도 결코 창을 열지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한다. 173쪽


저자가 아내의 고생을 덜어준다고 홀로 양파를 심으며 뿌듯해하는 것보다 ‘아내가~’로 시작되는 글 하나하나에 사랑이 느껴지는 것이 읽는 내내 부러웠다. 물론 드라마 속 얽힌 사연을 다 아는 시청자입장이기에 부러움이 드는거지 막상 이야기를 읽다보면 아내는 이따금 남편이 밉기도 하다. 도심에서 사는 것과 촌에서 사는 것은 마냥 좋을 수 만은 없기에 그런 소소한 감정과 고단한 삶이 마냥 좋을 순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와 함께 맛난 음식을 나눠먹으며 ‘이것이 행복이구나’를 느낄 줄 저자내외이 삶이야 말로 책 제목처럼 뽐 낼 것 없을지 몰라도 숨길 것이 없어 평온한 삶이 아닐까 싶다.
YES마니아 : 로얄 i********g 2020.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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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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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였던 김석봉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라고 마음을 품은 것은 도시에 살면서 갖고 있던 꿈이었다. 언젠가 가리라 마음 먹었던 고향으로 가는 꿈이 어느날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보면서 실현되었다고 한다. 석봉님이 그 빈집으로 가고, 그 이후에 아내분이 들어오고, 그 이후에 아들도 지리산으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민박집을 하면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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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였던 김석봉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라고 마음을 품은 것은 도시에 살면서 갖고 있던 꿈이었다. 언젠가 가리라 마음 먹었던 고향으로 가는 꿈이 어느날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보면서 실현되었다고 한다. 석봉님이 그 빈집으로 가고, 그 이후에 아내분이 들어오고, 그 이후에 아들도 지리산으로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민박집을 하면서 만나게 된 여인과 결혼하게 되고, 현재는 삼대가 지리산 산자락 아래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단순히 귀촌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그 곳에 살고 있던 토박이 마을 주민들에게 텃새를 당하게 된 이야기, 농사를 지으면서 어려움도 이야기하고 있다. 무작정 귀촌이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그곳에서의 행복감은 이 책에서 충분히 느껴진다. 특히나 무농약 친환경 농사에 관한이야기는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농약이나 제초제를 사용하면 쉽게 지을 수 있는 것을 퇴비와 친환경 비료를 사용하다보니 그 어려움이 더 컸다. 풀을 계속 뽑아줘야 하고, 소량의 농약으면 가능할 것을 수많은 퇴비 포대를 옮겨야 하는 그의 수고가 정말 대단해 보였다.

지출은 많은데, 수입은 없다보니, 특히 민박이 비수기인 시기에 지출이 생기면 금전적인 어려움이 생겨서, 완도에 일을 하러 가야하나 고민하는 모습에서 현실적으로 와 닿았다. 민박이 단순히 숙박업이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곳에 묵으러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연듯 들었다. 이방인의 삶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가족들이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하는 그 터전에서 더 행복한 일들만 가득할 거라 생각된다.

b****7 2020.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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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꽃별길새의 책이 나오다
"지리산 꽃별길새의 책이 나오다" 내용보기
반가운 책이 나왔다. 저자 김석봉 님의 글을 처음 접한 건 인터넷, 네이버 블로그에서다. ‘산촌민박 꽃.별.길.새’ 라는 공간에 ‘산촌일기’를 꾸준히 올리셨다.   글솜씨가 상당했다. 검색하다가 방문하게 됐고 슬슬 살펴보는데,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재미도 있어서 하나둘 더 보게 됐다. 길이도 상당했다. 글의 짜임새가 있으면서 길이도 길다는 건 보통 실력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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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책이 나왔다.

저자 김석봉 님의 글을 처음 접한 건 인터넷, 네이버 블로그에서다.

‘산촌민박 꽃.별.길.새’ 라는 공간에 ‘산촌일기’를 꾸준히 올리셨다.

 

글솜씨가 상당했다. 검색하다가 방문하게 됐고 슬슬 살펴보는데,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공감도 되고, 재미도 있어서 하나둘 더 보게 됐다.

길이도 상당했다. 글의 짜임새가 있으면서 길이도 길다는 건 보통 실력이 아니다.

(나중에 알았다. 그가 오래 전부터 문인협회에서 시인으로 활동했다는 것을)

 

처음 봤을 때부터 책으로 출간될 것 같았고, 더 많은 이들이 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드디어 책으로 묶여 나왔다.

 

그렇게 글을 좀 보고, 직접 지리산 산촌민박에 2박 3일 다녀왔다.

사실 지리산 자락에 가면서, 머물만한 적당한 곳을 찾았고, 그러다보면서 알게 된 곳이었다.

 

글에 자주 나오는 손녀, 서하도 직접 보고, 며느리와 아들이 운영하는 찻집에도 가봤다.

5월이었지만, 구들을 피울 정도로 일교차가 컸고, 고양이+강아지+닭+거위 등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왔다.

 

자기 생활 공간을 내어주고 민박을 하고 계셨다.

민박은 돈벌이라기보다, 사람 만나고 서로 어울리는 그런 자리였다.

 

아, 그리고 여기 밥은 정말 맛있다.

요리연구자이신 정노숙 님의 손맛은 잊을 수 없다.

(경복궁 근처에 있는 ‘에코 밥상’를 이끄신 분이다)

 

김석봉 님과 밭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점이 참 중요하다.

글에서 주 무대는 ‘밭’이다. 그 밭을 직접 봤기에 글이 더 새록새록 들어온다.

 

실제 만나면 대화를 충분히 나눌 수 있고, 많은 말씀을 해주시지만,

그래도 책을 통해서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것과는 느낌이 퍽 다르다.

아무래도 만남에서는 약간 무뚝뚝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리라.

가장 기억에 남은 이야기는 문익환 목사님과 만남, 교도관 시절 이야기였다.

이 책의 기획자처럼 처음에는 진부하고도 뻔한 ‘어떻게 환경 운동하시게 됐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진주 교도소로 옮겨오신 문익환 목사님을 만나게 되고, 그 분께 몰래 신문을 넣어주셨다.

마치 영화 ‘1987’의 유해진이 떠올랐다. 실제 그 역할을 하신 분이다.

그런데 그런 일들은 갑자기 되는 게 아니다.

생명감수성, 정의와 평등에 대한 감각, 위협에 굴하지 않는 담대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평범하면서도 남다른, 우직하고 뚝심 있게 지내신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만나고 오면서 보통 분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 (아내 정노숙 님도 마찬가지!)

 

이 책에 혹시 이런 이야기가 나오나 싶었는데, 그렇진 않다.

그저 소개로만 잠시 언급되고, 주로는 산촌일기다.

그렇지만 그런 삶을 살아온 인물의 이야기가 오롯이 실려 있다.

마을 분들과 어우러지며 사업도 해보고, 그러면서 어려움도 겪은 이야기도 담겨 있고,

농사 지으며 느끼는 일들 - 농산물을 많이 거두어도, 쉽게 나눌 수 없는 점, 나누면서 얻은 양말+치약+화장품 등의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주신다.

 

산촌일기는 수없이 많을 수 있지만, 이 글들은 깊은 맛이 있다. 진국이다.

 

조금 아쉬운 건, 사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동물들 사진도 좀 더 넣어주고, 밭에서 활동하는 사진도,

마을 어귀 사진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한 번 읽어보시라. 또 한 번 가보시라.

농부+환경운동가+문인의 마음이 담긴 글과 삶을 만날 수 있다.

f*****s 2020.06.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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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입니다.제목부터가.. 특히 요즘 코로나 시대에 더 와닿네요. 뭔가 급하게 돌아가던 세상이 잠시 멈춰진 것 같은 지금..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읽게 되었습니다.저자인 김석봉 님은 환경운동가 입니다.2007년 경남 함양군 지리산 기슭으로 귀농하여 천평??!! 적지않은 밭에 감자, 고구마 ,양파 등 여러 농사를 일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내용보기

오늘 읽은 책의 제목은 <뽐낼 것 없는 삶 숨길 것 없는 삶> 입니다.



제목부터가.. 특히 요즘 코로나 시대에 더 와닿네요.

뭔가 급하게 돌아가던 세상이 잠시 멈춰진 것 같은 지금..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자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인 김석봉 님은 환경운동가 입니다.

2007년 경남 함양군 지리산 기슭으로 귀농하여 천평??!! 적지않은 밭에 감자, 고구마 ,양파 등 여러 농사를 일구고 있으시대요.

이 책은 김석봉님의 지리산 산촌일기 입니다.

누구나 가슴 한켠에 지리산 한 자락 품고 살지 않나요?^^;;

그저 꿈이 아닌 정말 현실 귀농일기입니다.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도시에 살면서 꾸던 꿈이었다.

언제고 형편이 되면 돌아갈 살 집을 지으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세월이 흘렀다. 일에 파묻혀 바쁘게 살았다.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꿈을 꾸는 것마저 사치스러운 도시 생활이었다.

13년전 우연히 지리산을 마주 보는 산골마을 빈집을 만았고,

낯설고 물 설은 곳으로 무작정 이사를 와버렸다.

앞으로의 삶이 불안하련만, 집을 고치고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깔고 이삿짐을 정리할 때까지 먹고살 걱정은 들지 않았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괭이를 장만할 때의 그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 같았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괭이를 장만할 때의 그 두근거림으로..

이렇게 먼저 김석봉님이 자리를 잡으시고(?), 도시에 나가 살던 아내분도 돌아오고

서울에서 회사다니던 아드님도 못 견디고 돌아오고..

민박 손님으로 왔던 분이 며느님이 되고.. 예뿐 손주들도 생기고..

그렇게 가족 모두가 지리산 자락에서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그저 귀농의 달콤한 점만을 보여주지 않아요.

이루말할 수 없는 농사의 고단함과

역시..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먹고 산다는 치열한 고민(= 돈),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원주민 마을 사람들에게 오롯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서운함과 실망, 복잡한 감정들을..

그저 담담히 풀어내고 있습니다.

첫 괭이를 장만할 때 느꼈던 두근거림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고

함께 잘 살기위해 시작했던 마을공동사업은 성공하게되자 오히려 이방인의 순수한 열정은 토박이들의 폐쇄성에 완벽히 패배하여 내쫓기게 되었습니다.

온통 괭이질로 밭이랑을 만들며 손가락들은 찌릿찌릿 아린 퇴행성 관절염에 시달리고

기차타고 동해바다보려던 아내의 소원도 민박과 농사일에 뒷전으로 계속 밀리고..

그저 곤궁한 농촌 농부의 모습으로 하루 하루 지나 한해 한해 나이를 더해 갈 뿐이죠.

그러나 이곳은 우리 집이니까, 우리 마을 이니까

정신이 무뎌지고 몸이 쳐지고 마음이 야속하고, 이웃들이 핍박을 주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여전히 모여 일을 도와주고, 함께 고기를 구워먹고 농사걱정을 하고..

그렇게 제목처럼 뽐낼것도 없고 숨길 것도 없는 삶을 그저 살아내는 것이라고..소박하고 정겹게 담아내셨네요.

나는 안다. 이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내 삶에 찾아온 아름다운 사람들과 모여 앉아 수박을 쪼개고, 수박의 벌건 속살을 마주했을 때가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수박의 맛과 향에 감격하는 동안 내 삶의 꼬투리에도 새로운 꽃송이가 피어난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안다. 모든 것을 남겨두고 문득 이 산골로 스며들려 했을 때의 헐벗은 듯한 느낌이 이제부터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는 것을.

지금부터 걸어가는 내 삶의 발걸음이 더 이상 낯선 미로를 좇지 않는다는 것을.

처음으로, 왔던 곳으로 천천히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지리산..

어렸을 때 가족들과 여름휴가때마다 찾아가던 곳이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둘레길만 한번 가봤을 뿐 통 가보지 못했네요. 코로나가 조금이라도 잠잠해지면 한번 다녀와보고 싶은 마음이 뿜뿜 들게 했습니다.

내가 해닐 수 있는 만큼의 땅을 일구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

이 꿈을 꾸고있는 수많은 분들게 강력추천하고 싶습니다.


b*******6 2020.06.2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