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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의 능력(?)중 가장 매력적인 능력은 간접체험의 능력이다. 해보지 않은 것을 해본 것처럼, 가보지 않은 곳을 가본 것처럼, 책장을 덮을때면 난 새로운 경험치를 쌓는다. 특이 여행 에세이는 더더욱 그렇다. 2. 대학교때부터 직장까지 연(連)을 이어온 후배, 그 후배가 책을 냈다고 했다. 사회부 기자로 전국 곳곳을 다니며 양질의 기사들을 쏟아냈던 터라 어떤 책일까 궁금했는데......여행 에세이란다. 그리고 낯설기도 매우 낯선 나라 ‘쿠바 여행기’란다. 14박 15일, 300여만원을 들여 겪었던 50여가지의 에피소드를 묶어냈다. 아내가 잡아끌지 않으면 여행의 걸음을 내딛기 힘든 나로써는 이참에 쿠바여행이나 해보자 싶은 마음으로, 후배의 출판 부수에도 힘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3. 책 이야기 1 - 포장되지 않은 리얼한 이야기 저자가 치열한 일상을 떠나 조금 고되더라도 해방감을 찾기 위해 떠난 곳은 쿠바였다. 아바나-히론-트리니다드-산타클라라-바라데로를 거쳐 다시 아바나까지... 여행의 달콤함과 아기자기함, 설렘보다는 처절함과 치열함 그리고 사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변기 커버가 없는 화장실부터 와이파이 카드를 사기까지 겪는 숱한 흥정의 과정, 그리고 카사, 호텔, 리조트에 이르는 숙소의 변천(?)과정 속 동정심 유발 가득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한 지역의 일정을 마치며 남긴 글귀에서 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불편하고 불쾌하고 불안한 것을 ’그게 바로 여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135P 4. 책 이야기 2 - 피하고 싶어서 간 여행이지만 결국 찾게 되는 존재 ‘사람’ 저자는 ‘기자’다. 무수한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겪는 피로도는 상상 이상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그 피로도를 최대한 없애는 것이었다. 하지만 완전 타지, 그것도 인터넷이며 교통이며 언어며 제대로 통하지 않는 머나먼 나라 쿠바에서 견디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나라면 애초부터 시도하지 않았을 여행이었겠지만...... ‘문득 혼자인 게 싫어졌다. 여기서 나 혼자만 동양인 것 같고 외로웠다’ 44P 2주간의 여행기간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성별은 물론이거니와 연령대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오래두고 만난 사람들보다 더 끈끈함을 느끼는 때도 있다. 물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이점도 있었겠지만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면서 이들은 여행자 이상의 유대감을 가질 수 있어 보였다. 그래서 다음, 내일의 여행지를 궁금해하기보다 옆에 있던 여행자들, 아니 그 사람에 대해 더 궁금해 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 헐. 어떤 여행을 해 왔을까, 또 이 친구에겐 어떤 사연이 있을까.’ 130P 저자의 쿠바여행 중 빼놓을 수 없는 만남은 ‘체 게바라’와의 만남이다. 사실 나도 이름만, 사진으로만 보았지 자세하게 모르고 있던 인물 ‘체 게바라’. 저자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동경(?)해 왔던 체 게바라의 흔적을 기념관 곳곳을 다니며 담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또 한번의 ‘사람과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체 게바라와 함께 참전군으로 싸웠던 사람을 만난 것이다. 언어가 달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만 그 만남에서 저자의 찐한 감동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5. 책 이야기 3 -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여행기 이 책은 참 친절한 책이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해 놓았다. 내가 책을 잘 읽지 않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눈으로 읽어내려간 여행지의 모습을 사진은 물론이고 영상으로도 보고 들을 수 있다. 각 챕터 마지막에 찍혀있는 ‘QR코드’가 바로 그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책도 변하는구나 싶다. 6. 책장을 덮고 나니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물론 쿠바는 아니다. 내 성향상 너무 힘들 것 같았다. 다만 여행 첫날의 ‘막막함’과 ‘두려움’, ‘담답함’보다는 마지막 날 느끼는 ‘아쉬움’과 ‘그리움’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후배가 부러워졌다. 많은 이들이 선택하지 않은 나라로의 여행을 결정하고 그곳에서 담아온 무수한 기억들과 경험들이 부러워졌다. 여행을 혹은 다음 단계를 주저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 괜찮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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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에세이 읽는 걸 좋아해서 내가 본 에세이 중에 제일 허접했지만 뒤로 갈수록 이 미쳐버린 여행기에 빠져들었다. 혼자 놀고 싶다고 조용한 쿠바로 떠났지만 피리부는 사나이처럼 한국인을 몰고 다닌 관종(반전 없음), 별로 가르치고 싶지 않은데 꾸역꾸역 나한테 욕먹어가면서 길고 긴 팔다리를 흔들더니 결국 삼바를 배우고 말아버린 관종(역시나 반전 없음) 덕에 쿠바 길거리의 악취와 지독한 술냄새, 그 곳만의 공기와 애틋함이 느껴졌다. 덧붙여 모험기같은 아찔함까지. 그리고 평소에 글 좀 써본 사람은 안다. 글 하나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관찰이 필요한지, 현지에서 느낀 것을 육즙처럼 머금고 일상으로 돌아오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