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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은, 어떤 나이를 말하는 것일까.... 사전상의 중년이란< 마흔살 안팎의 나이. 또는 그 나이의 사람. 청년과 노년의 중간을 이르며, 때로 50대까지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이라고 나와있다. 어릴적에는 중년의 남자,중년의 여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른들의 그것도 이제 나이가 훌쩍 먹은, 전혀 생각할 필요도 없던 나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중년,별 거 아닌 나이였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나이. 그 말의 의미를 언제부턴가 나 역시도 받아들이면서, 내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중이다. 나이를 말할 일도 없고, 알아야만 하는 이유도 없었으니, 일부러 생각을 안 하고 산 것도 사실 아닌데....그렇게 시간이라는 것이 나이의 숫자를 생각할 만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중년이기에 받아드려야 하는 상황, 같은 상황 다른 마음 가짐들이 필요로 해 보였다. 인터넷 쇼핑이 그렇게 즐겁던 젊은 시절, 나가지 않아도 버튼 하나 누르면 집 앞 까지 배송이 되고, 택배 아저씨의 방문이 세상 행복해 하며, 쌓여가는 종이 상자들을 뜯고, 신발장 앞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가기 위한 귀찮음까지도...세상 살기 좋다 생각했던 시절. 필요하던, 필요없던, 누가 샀으니까, 좋다하니까, 필요해 보여서, 새로 나와서, 가지고 싶어서, 예뻐서...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물건을 사서 저장하는 버릇도 생겼고, 쌓여가는 상자를 보며 나름 만족감을 가지던 어느날, 이 모든 것들이 걸리적 거리고, 불편해지고, 지저분해 지면서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가? 생각이 든 시점. 그 시점이 중년의 발돋음 하는 나이처럼 느껴지던 이야기였다. 소유욕이 강했다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자신감이 넘쳤던 그때였다면, 중년의 길을 가는 길에서는 조금 풀어줘도, 덜 가져도,자신감이 없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글에서 조금씩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빡빡하게 하지 않아도 세상은 돌아간다는 거... 괜히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내가 따라가려고 바둥바둥 거리다 상처 받지 말라고... 이제는 조금 숨 고르기 해도 된다는...그렇게 하고 연습중이라는 작가의 말들이 조금은 편안해보였다. 누굴 보여주기 위해 삶을 무조건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에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어느정도는 생각하고 살아가기에 더 힘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지 말자고 말해도 잘 안된다는 것도 안다. 그런 마음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낙오자가 되는 듯한 기분도 들기에 더더욱 이해한다. 꼭 중년이 아니여도, 가끔은 너무 숨차게 달려다는 나의 미래의 모습에 살짝이라도 힘이 든다면, 잠시 쉬면서 다시 출발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 같다. 찬찬히 나무 그늘 아래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면서 읽어본다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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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년 준비하기 두번째 책 #그렇게중년이된다 첫번째 책인 #명랑한중년웃긴데왜찡하지 보다는 좀 더 무거운 제목인 듯하다. 중년이라는 것이 어쩌면 나에게 무겁게 다가오니 가벼움보다는 무거움이 나에게 더 맞으려나? 표지도 마음에 든다.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이 쓴 첫번째 책보다는 공감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일본 저자라 그런가..... 누군가는 걷고 있고, 누군가는 걷게 될 중년이라니, 뭔가 의미있는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받아들이자,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지쳤을 때는 "지쳤어."라고 말하고, 오늘따라 코디가 별로라고 느끼고 있던 참에 다른 사람에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러게. 오늘 좀 마음에 안 들어." 라고 말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고 젊었을 때에는 완벽을 추구했다. 완벽을 추구해서 주변을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함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건 나의 자존심이었다. 그러다 아이가 한 달 반이나 일찍 나왔다. 이젠 나 그리고 가족을 생각하기로 했다. 모든 건 적당히 하지만 진심으로 중년이라고 하면 신체적인 고장이 당연히 따라온다. 저자는 신체적인 고장 뿐 만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멘탈이 무너지면 신체도 같이 무너진다. 신경성 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는 진단이 얼마나 많은가..... 검사해도 아무런 원인을 찾을 수 없지만 나는 아픈 그런 것 살아갈수록 인간관계가 더 어렵다. 내가 더 완성되면서 단단해지지만 그만큼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힘들어진다. 젊었을 때에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욕하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힘들어진다.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저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옆에서 말하기는 간단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수 없다고. 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남의 일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인간관계도 좁아지는 중년에는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잘하고 살아야겠다. 참견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서 여성의 갱년기와 남성의 갱년기..... 중년은 여자만 있는 게 아니었는데, 남편의 중년이 나보다 더 빨리 찾아올텐데 우리는 중년에 어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갈까? 더 단단해지고 돈독해지는 그런 시간이 오길 바라며 이 책은 중년을 앞둔 사람이 읽으면 좋다. 중년을 준비하는데 생각해야하는 것들이 잘 들어가져 있다. 책을 읽으며 삶을 다시 점검할 수도 있다. 느긋하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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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지만 뒷정리는 결코 가볍지 못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히려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주문한 탓에 원하던 물건이 아닐때 는 잘못 주문했다는 생각에 퍽 난감해 하기도 하다. 그로 인해 쉽고 편하지만 뒷 맛이 씁쓸한 인터넷 쇼핑이라는 생각을 나 또한 했었는데, 역시 작가는 이런 사소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글의 소재로 활용하여 글을 쓸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중년이 되는 것은 책을 읽기 전에는 참 씁쓸한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그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던 일들이 어느새 터무니 없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고, 중년의 여성이 되면 힘든 갱년기 증상도 찾아 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날씨에 영향을 받아 몸에서도 관절이니 신경통이니 하는 틍증이 종종 찾아오기 마련이다. 이처럼 안좋은 일들만 일어 날 것 같기 때문이다.
중년 여인의 이야기이다 보니 주로 노화와 갱년기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독식 미혼으로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서로를 갱년기 동료로 여기며, 챙겨주면서 말이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면 그녀 처럼 중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외모와 체형이 변한다 해도 그녀처럼 내 몸을 어여삐 여기며 돌봐줄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을 배우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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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레 요코의 글이 참 맘에 와닿는다. 몇 권의 저서를 읽었는데 그때마다 무레 요코가 늙으면 '미스 마플' 같은 사람이 되겠구나,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곤 했다. 영국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탐정 미스 마플 말이다. 묵직한 중년의 삶과 참을 수 없는 갱년기 장애의 각종 난해한 증상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는 이 수필집도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갱년기 장애에 시달리는 중년 여성과 동병상련의 지인들에 대한 관찰력이 미스 마플처럼 예리하고, 자기폭로에 관한 묘사는 허풍선이남작의 엉뚱한 모험처럼 포복절도하게 한다. 저자가 코미디언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건강한 유머와 자존감이 돋보인다. 몸과 마음이야 갱년기 장애의 온갖 불편한 증상으로 힘겹겠지만, 갱년기 증상을 솔직하게 고해하고 있는 저자를 바라보는 나는 오히려 유쾌한 기분이 든다.
갱년기는 아직 청춘의 마음을 지닌 철부지 중년들에게 냉정한 현실을 강제로 받아들이게 하는 일종의 정체성 압력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묵묵히 수긍하게 만드는 몸과 마음의 증후가 갱년기 장애인 셈이다. "갱년기라는 연령대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아니면 간호를 해야 하기도 하고, 아이는 진학이나 취업을 하는 등 생활에 있어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이일 저일 신경 써야 할 일은 많고 거기에 더해 무엇보다 자신의 몸 상태가 마음 같지 않으니 머리가 폭발할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111쪽) 무레 요코와 친구들은 갱년기 장애의 잡화점 같은 증상들을 선보인다. 가령 노안, 안구건조증, 피부 알레르기, 구순염, 현기증, 냉증, 신경통, 변비, 공황장애 등, 정말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다. 이런 다양한 병증에 걸맞게, 갱년기 장애를 치료하는 다종다양한 치료법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령 한약, 레스큐 레미디, 호메오파시, 석류주스, 클로렐라, 순무절임, 녹즙, 키토산 등이 그러하다. 흥미롭게도 정통 치료법보다 비정통 치료법의 비중이 높다. 갱년기 장애를 관찰하고 해석하는 '미스 마플'의 예리한 안목에 그저 탄복할 뿐이다. 이런 관찰은 어떠한가. "확실히 갱년기를 한창 겪고 있는 여성보다도 갱년기를 넘어선 연령대의 여성이 더 건강해보인다."(127쪽) 중년이나 갱년기 장애의 문턱을 내디딘 이들에게,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빌어 이렇게 충고한다. "귀찮아진 일은 하지 않는다. 무의미하게 참지 않는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처음 터득한 것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그리고 아껴주는 일이었다."(17쪽) 내 주변 지인들이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고, 중년 여성이 겪는 '제1의 갱년기'와 노년 여성이 겪는 '제2의 갱년기' 장애 신호를 고루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의 조언대로,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아껴주는 일을 소확행의 순간으로 삼아야겠다. 사실 갱년기 증상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이 훨씬 불편하고 목숨을 잃을 정도로 심각해질 수 있지만,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쉽게 눈물을 글썽거리는 일종의 멜랑꼴리해지는 연약한 감성이 특징이다. 주말 드라마의 뻔한 전개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내가 그렇다. 뭐, 쉽게 감동받는 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 그런 위로를 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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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남자는 8년, 여자는 7년마다 몸이 크게 바뀐다고 본다고 한다. 여자의 몸은 28세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다가 35세를 고비로 쇠락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만으로는 서른셋이지만) 서른다섯 살을 맞은 올해 들어 체력이 많이 떨어지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낀다. 흰머리가 나고 눈이 침침하고 목과 어깨가 유난히 결린다. 나보다 먼저 노화를 겪고 있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읽은 책이 무레 요코의 <그렇게 중년이 된다>이다. 무레 요코는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가 있는 날> 등을 쓴 일본의 작가다. 출퇴근을 하지 않는 프리랜서인 데다가 남편도 아이도 없는 비혼 여성인 까닭에 저자는 자신의 나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 그랬던 저자가 새삼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게 된 건 달라진 몸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하루가 다르게 안구건조증이 악화되고 피부 트러블이 심해졌다. 에어컨 바람을 조금만 맞아도 온몸에 한기가 들고 신경통이 도진다. 약간이라도 과식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쉽게 찐 살이 잘 빠지지도 않는다. 몸에 병이 있나 싶어서 병원에 가보니 갱년기라고 한다. '나만 벌써?'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갱년기를 겪고 있거나 진작에 갱년기를 보낸 사람이 수두룩했다. 책에는 저자와 저자의 지인들이 갱년기를 보내며 겪은 증상들과, 그러한 증상들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이 차례로 나온다. 운동을 하거나 식단 조절을 하는 건 예사이고, 정체가 수상한 약(?)을 먹거나 무당을 찾아갔더니 몸에 잡귀가 붙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일화까지 있다. 몇 년 전에 읽었다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지금은 '여차하면 나도 이렇게 할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책에서 몸의 건강만큼 마음의 건강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해지면 그것이 몸의 병증이나 질환으로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자의 주변인 중에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벌써 몇 명이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 또한 홍콩에서 만난 한의사에게서 피부 트러블과 위장 질환의 원인이 체내에 남아 있는 스트레스 덩어리라는 말을 듣고 과거에 겪은 트라우마를 되짚어 본다. 아마도 본가의 부채 상환이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유발 원인일 거라고... ㅠㅠ 여자도 남자도 몸의 컨디션에 따라 심리 상태가 달라지는 건 똑같은데, 여자는 어릴 때부터 기분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가 "너 생리하냐?", "히스테리 부리지 마라" 같은 말을 듣는 게 싫어서 참는 훈련이 되어 있는 반면, 남자들은 그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갱년기가 되었을 때 남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히스테리를 부리거나 몸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여자는 기분에 쉽게 좌우되고 남자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편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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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카모메 식당》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이다. 전에 읽은 <이웃사람들>에서도 느꼈지만 차분한 글 속에 스며든 담담한 유머가 일품이다. 그녀의 글을 보고 있으면, 마치 친한 선배랑 맞아맞아!! 하며 공감하고 손뼉 치고 웃게 되는 편한 사람과 수다 떠는 기분이 든다. 이것이 무레 요코 문체만의 매력이랄까.. 자꾸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도 그러하다. 50대에 접어든 무레 요코가 자신 혹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중년의 일상을 무심한 듯 재치 있게 그려냈다. 그리고 아무리 에세이라 할지라도 민감한 개인사를 털어놓는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그녀의 이런 꾸밈없고 소탈한 매력이 글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녀 역시 중년이 되면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변화를 감지하게 되고 당황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쇼핑한 것들을 모아놓고 보니 돋보기, 효자손 등 온통 중년 품목이거나 정신 차리고 보니 목욕탕에서 본 아줌마 또는 할머니 몸매가 되어있다. 게다가 어떤 날은 아줌마도 아닌 웬 영감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쇼트커트에 어두운 파자마를 입고 민낯 상태임) 아.. 정말인지 '통통한 영감'편은 진짜 박장대소하며 읽은 것 같다. 문제는 '누구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서늘해졌다는 사실이다. (머리 긴 영감도 있을 수 있으니...ㅋㅋ)
흐름에 몸을 맡기는 주의로 시술은 하지 않되, 식사와 운동에 신경 쓰기로 하는 그녀.. 개인적으로도 무리하게 젊어 보이려는 사람보다는 나이에 맞게 기품 있어 보이는 사람이 더 멋지다는 생각을 해왔고 나 또한 그렇게 늙고 싶다. 중년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갱년기를 아직 공감하기에는 다소 이른 나이 이기는 하지만, 노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운동과 식습관 등 나름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가 1954년생이니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50대 초반에 이 글을 쓴 것 같은데, 올해 만 66세인 그녀의 근황이 또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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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의 팬이 된 것은 두 권의 소설 덕분이다. 한 권은 그 유명한 <카모메 식당>이고, 다른 한 권은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였다. 이후 소설과 에세이들을 읽었는데 처음과 같은 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을 솔직히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강한 인상은 그녀의 책이 나오면 늘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사실 이런 작가들이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모두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 놓고 묵혀두고 있는 책들이 너무 많다. 무레 요코의 글 속에서도 나오듯이 책 쌓이는 속도가 읽는 속도를 넘어간다. 그래도 손길이 닿아 읽게 되는 책들이 생긴다. 이 책이 그렇다.
2017년에 나온 책을 리커버해서 다시 내었다. 솔직히 이전 판본은 잘 몰랐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데는 두 가지가 겹친 탓이다. 작가 이름과 중년이란 제목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의 한 과정을 유명한 작가가 진솔하게 표현했다니 어찌 그냥 넘어가겠는가. 나도 이미 중년 남성이니 어떤 공통점이 있지 않을까? 여성처럼 폐경이 있지는 않지만 예전보다 영화나 책을 읽으면서 울컥하거나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훨씬 늘어났다. 뭐 책 속에 나오는 상사의 질타에 눈물을 흘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래서 남자는 어쩔 수 없어.”란 문장은 지금까지 남자들이 내뱉은 여성 비하에 대한 조용한 반격이다.
갱년기 여성의 문제를 단순히 혼자만의 경험으로 풀어내지 않는다. 뭐 그렇다고 다양한 사례를 찾아서 기록하지도 않는다. 단지 주변에 있는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의 경험을 소소하게 풀어놓는다. 중년에 겪게 되는 일상을 묵묵히 적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상당히 묵직하게 다가온다. 이 묵직함은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기에 그렇다. 노안은 이미 왔고, 체중은 어느 순간 증가하여 더 적게 먹어도 요지부동이다. 운동 부족은 근력을 떨어트리고, 체력 저하는 독서의 집중력을 많이 깨트린다. 이 책의 색깔이 다른 주석을 늦은 밤 반사되는 불빛 아래에서 읽을 때 얼마나 고역이었던가. 작은 부분들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진다.
반면에 전혀 다른 문화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 건강검진을 중년이 되도록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친구들이 대체요법으로 갱년기를 넘어가는 장면 등이다. 모공 문제는 남자라서 그런지 아니면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이야기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용어도 마찬가지다. <통통한 영감> 편을 읽으면서 과연 어떤 모습일까 계속 생각했지만 역시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뒷모습을 보고 여성으로 착각하는 경우는 가끔 여기저기서 보지만 반대의 경우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이 책 속처럼 남자로 생각했을지 모르지 않는가. 이런 저런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전에는 깨닫지 못한 사실들을 발견한다. 어리고, 남자고, 자기중심적이라서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사실들 말이다.
누군가는 걷고 있고, 누구나 걷게 될 중년을 담아내었다는 광고 문구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어릴 때 절대 이해하지 못한 노화를 지금 절실하게 경험하고 있고, 그때 왜 그것도 제대로 하지 못할까 생각했던 것을 내가 그대로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안으로 안경을 맞춘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나도 빨리 맞춰야 하는데 생각을 하지만 한 번 그런 안경에 적응하면 그냥 눈으로 잘 보지 못할 것이란 두려움이 머릿속에 맴돈다. 어쩌면 쓸데없는 걱정일지 모르지만. 좀더 가벼운 이야기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란 예상과 조금 달랐지만 겪고 있고 겪게 될 이야기란 점에서, 또 아내가 경험할 일이란 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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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도 않고, 참지도 않는다. 내가 이 나이가 되어 처음 터득한 것은 스스로를 조금 풀어주고, 그리고 아껴주는 일이었다. 49세 독신인 저자가 갱년기와 마주하게 되면서 느낀 감정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담아내 중년들에게는 공감대를 자극하고, 아직 그 시기가 오지 않은 이들에게는 서서히 마음 준비를 하게 해준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저자가 써내려간 증상들은 경중에 차이는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남의 얘기가 아닌 다 내게도 해당되는 얘기들이다. 이제 나이를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하나둘씩 나타나는 중년의 징후들은 '나도 이제 늙었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 저자는 어쩔 수 없는 이 과정에서 가장 좋은 대처법은 무엇이든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이 가는 것을 인지하고 좋은 방향으로 돌리는 것이라 말한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이해해주며 긍정적으로 헤쳐나가자고 말이다. 한번 켜진 몸의 스위치는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느긋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한번 정상범주에서 이탈하면 다시 그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렵다. 작은 일에도 쉽게 우울하고 불안하고, 이것이 호르몬탓인지 성격탓인지 자책하게되고, 일상이 쉽게 감정에 휘둘려 무더지게 된다. 이럴 때 해답은 무엇일까? 사실 뾰족한 방법은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받아들이고 느긋해지는 수 밖에. 저자도 같은 말로 조언한다. 조금 느슨해지라고. 마음이 스스로 이겨낼 때까지 시간을 주라고. 그렇다. 피한다고 피해지지 않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었고, 나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애쓰지 말고, 저항하지 말고, 나와 친해지면서 더욱 나를 사랑해주면서.
누구도 늙음을 피할 수 없다. 어차피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면 지혜롭게 보내고 싶다. 어떤 상황이든 의연하게 받아들이고 싶다. 저자의 결심을 다시한번 되뇌여본다. 무리하지도, 참지도 않는다. 스스로를 풀어주고, 아껴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