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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발견될 뿐 귀신에 관심이 많다. 드라큘라, 강시, 처녀귀신이라 불리는 이런 초월적 존재는 보통 특정 사회의 역사, 문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드라큘라는 중세 유럽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정복전쟁으로부터 등장했고, 처녀귀신은 가부장제 아래 비체(크리스테바 용어를 빌리자면)로써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여성을 그린다. 강시는? 모르겠다. 어쩄거나. 초강대국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등에 업고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좀비도 마찬가지다. 좀비도 어느 순간 갑자기 천재적인 예술가에 불어닥친 영감 위에서 나타난 존재가 아니라, 계보가 있다. 『나는 좀비를 만났다』는 그 계보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추적한 책이다. 최근 개봉한 「월드워Z」를 거슬러 올라가면 「레지던트 이블」을 만난다. 주지하다시피 이 영화는 일본의 캡콤이 만든 「바이오 하자드」라는 게임이 원작이다. 예상외로 게임이 흥행하면서 외국으로 수출하기에 이르지만, 미국에는 동명 록밴드가 상표 등록을 한지라 '레지던트 이블'이리는 제목으로 출시된다. 이 게임은 좀비 영화의 시초로 일컬어지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년작)의 감성을 녹였다고 알려졌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엔하위키를 참고 바람. 엔하위키에서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당시의 냉전, 흑백 갈등 등을 은유적으로 담았다고 나오지만, 영화를 안 본 드미트리는 넘어가기로 하고. 좀비, 영화 속 가공물이 아닌 실재하는 존재 영화로 좀비가 대중화되기는 했지만, 좀비의 원형이라 할 만한 무언가가 존재하고, 그 존재를 추적하는 내용이 『나는 좀비를 만났다』이다. 책 제목처럼 저자인 웨이드 데이비스는 좀비를 실제로 만난다. 그와 이야기도 나눴다. 이쯤 되면, 이 책은 B급 논픽션인가, 하는 의심이 들 만하지만. 아니다. 책 표지 아래에 나온 'TED 과학자의 800일 추적기'라는 문구처럼, 저자는 한국에도 알려질 만큼 저명한 과학자이자 인류학자다. 한국에는 어떻게 알려졌느냐고?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가 다뤘단다. 물론 저자가 만난 좀비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좀비와는 다소 다르다. 「월드워Z」나, 「레지던트이블」에서 등장하는 좀비는 피에 굶주렸다는 점에서 다소 흡혈귀와 닮았다. 외모는 드라큘라보다 훨씬 끔찍하게 생겼다. 신체 일부가 없거나, 뭉개졌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이 남았는데, 이미 한 번 죽은 존재라는 사실이다. 이 책이 주목하는 좀비의 속성이 바로 '죽었으나 죽지 않은' 존재다. 원시 사회에 관심이 많던 저자는 아이티에서 사망 선고를 받은 뒤, 관에서 걸어나와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나르시스)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지도교수와 저자는 바로 흥미를 느꼈다. 지적 호기심도 생겼으나, 돈이 될 것이라는 직감이 우선했다. 이들이 세운 가설은 이랬다. 사람을 일시적으로 죽음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는 약(초)이 아이티에 존재할 것이라고. 그 약(초)을 얻을 수 있다면, 상품화로 막대한 돈을 얻으리라고. 용도는 주로 마취제. 그렇게 저자는 아이티로 건너간다. 인류학자답게 웨이드 데이비스는 시행착오는 다소 겪엇지만 성공적으로 아이티 사회에 접근한다. BBC에 좀비 독약을 공개한 부두교의 호웅간 마르셀 피에르, 부두교 권위자인 막스 보부아르의 딸인 레이첼 보부아르의 도움으로 한 걸음씩 좀비 독약의 실체에 다가간다. 좀비 독약 및 해독제도 얻고 성분도 알아낸다. 이 좀비 독약은 아이티의 비밀조직인 비장고와 밀접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비장고의 집회에 참석하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부두교 사제인 호응간은 좀비 독약은 아이티를 벗어난 곳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아리쏭한 말을 하는데... 아이티 역사의 비극이 좀비를 만들다 좀비 독약을 먹고 죽은 뒤 살아났다는 나르시스라는 인물에 저자가 처음에 느낀 감정은 연민이었고, 그를 좀비로 만들어버린 아이티라는 사회를 향한 불신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자의 태도는 바뀐다. 나르시스는 공동체로부터 배척받을 만한 죄를 저질렀고, 그 댓가로 좀비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아이티 역사를 되새겨 본다. 상당히 많은 분량을 아이티의 역사를 서술하는 데 할애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호응간의 말처럼, 좀비 독약은 아이티를 벗어난 곳에서는 존재할 수 없었다. 비록 좀비 독약의 성분을 정확히 알더라도, 아이티를 벗어난 곳에서는 부두교, 호응간(부두교 사제), 비장고(부두교 비밀 조직)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좀비 독약을 미국의 총기 사용과도 비유할 수 있을 테다. 미국에서 총기사고가 빈번한 이유는, 총기 사용을 합법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좀비 독약을 아이티 외의 딴 사회에서도 똑같이 만들 수 있더라도 좀비 독약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치적, 종교적 제도가 없이는 쓸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쓴 리뷰 중 몇 편은 『나는 좀비를 만났다』가 좀비 독약의 존재가 아이티 사회의 후진성을 나타낸다고 지적하며, 하루 빨리 아이티의 주술이 모더니티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가리킨다. 잘못 읽었다. 어쩌면 안 읽고 쓴지도 모르겟다. 서평단으로 제공한 책은 보통 그러한 수준 이하 리뷰를 받는 경우가 많으니. 물론 저자의 서술 중 일부는 아이티 사회의 후진성을 부각하기도 하지만, 그럴 의도였다면 왜 그렇게 많은 분량을 아이티 역사를 서술하는 데 할애했겠나. 웨이드 데이비스는 아이티 역사를 서구 제국주의의 폭력에 맞서 아프리카 노예가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으로 그린다. 치열한 투쟁을 거쳐 아이티는 그 어떤 식민지보다 일찍 독립을 쟁취했다. 투쟁 과정에서 부두교는 지칠 대로 지친 흑인 노예에 정신적인 위안을 제공했다. 아울러 백인 제국에 맞서기 위해 흑인 노예는 비밀리에 더욱 똘똘 뭉쳐야 했다. 이렇게 형성된 촌락은 지금까지 이어져, 행정 조직과 일치하기도 하고 별개이기도 하다. 독립한 흑인 공화국의 미래는 고립이었다. 고립 상황에서 부두교는 나름의 사회 운용 방식으로 훌륭히 아이티를 일궈 나갔다. 좀비가 된(?) 나르시스는 사회 운용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좀비 독약을 처방받는다. 7가지 위반 항목은 다음과 같다. 1. 가족과 부양식솔의 생활비 이상으로 과도하게 돈을 벌려는 욕심 2. 동료에 대한 존경심 부족 3. 비장고 조직에 대한 중상모략 4. 다른 남자의 여인을 탐함 5. 타인의 행복을 비방하거나 침범하는 부정확한 소문 유포 6. 타인의 가족원에 대한 상해 7. 토지와 관련된 문제 - 부당하게 토지 경작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 (375쪽) 나르시스는 특히 7번을 위반했고, 공동체로부터 추방당한다. 위 7가지 항목이 어떻게 아이티의 후진성을 증명한다는 말인가. 오히려 개인 간 경쟁을 부추겨 수많은 부작용을 만들어내는 자본주의에 경종을 울릴 만한 원칙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남는 의문점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하필 왜 좀비 독약일까, 하는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공동체로부터 추방하면 끝날 일 아닌가, 굳이 죽일 필요가 있는가. 죽인 사람을 다시 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이에 답하지 않는다. 굳이 추측할 수 있다면, 지금 같이 파편화된 사회가 아니라 공동체 밖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에서 살아 있는 존재가 공동체로부터 유령 취급당하는 게 훨씬 더 큰 처벌일 수 있다는 점. 처음에는 좀비 독약만 있다, 이후에 어떠한 이유에서 해독제를 발견하여 좀비 노예를 부릴 수 있었다는 점. 이 정도로 유추할 수는 있겠다. 어쨌거나, 좀비의 실체에 다가가며 아이티의 역사와 문화, 부두교의 의식 등을 생생하게 담은 이 책은 논픽션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정도의 느낌을 준다.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으며,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니, 아무리 극찬해도 모자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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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민속식물학자 데이비스는 좀비를 만드는 독을 찾아달라는 어느 약리학자 그룹의 의뢰를 받고 아이티로 향한다. 그들은 좀비에 대해서 '일시적으로 가사 상태에 놓여있다가 다시 깨어난 사람'이라 판단하고, 그 과정에 사용되고 있을 약초의 성분을 조사하면 새로운 마취약을 만들어낼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데이비스는 부두교의 비밀 조직에 접근해서 목적대로 좀비를 만드는 독을 입수하고 그 성분을 알아내지만, 그의 개인적인 탐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우리와 동시대에 존재하는 한 국가의 사회 형태가 특정 인류학자가 잠입하기 전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원저가 출판된 해는 1985년) 더욱이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에 의해 태어난 일종의 토속신앙인 부두교가 불과 수백년 사이에 한 국가의 기반이 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된것도 또한 놀랍다. 좀비는 이 나라에서 부두교가 기능하고 있는 증거다.
단기간 동안 신비스런 세계관을 발전시키고, 그 세계관에 의해 사회가 지탱, 유지되고, 결국 육체마저도 여기에 따라가게 만드는 인간의 '정신의 힘'이 흥미롭다. 단순히 젊은 민속학자의 모험담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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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위협하는 좀비 바이러스로 시선을 끌고 있는 <월드워Z> 이전에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블 데드>를 비롯한 <28일 후>, <새벽의 저주> 등 수많은 좀비 영화가 흥행 했었다. 오늘날 좀비의 비주얼은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일관된 좀비의 모습이 그려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괴기스런 호러물을 위해 가상으로 존재하는 듯한 좀비는 사실 아이티의 부두교에서 행해지는 의식을 통해 실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증명한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웨이드 데이비스인데, 그의 추적으로 좀비의 실체가 밝혀지게 된다. 웨이드 데이비스의 추적 과정은 <나이트메어>, <스크림> 시리즈로 대표되는 호러영화의 거장 웨스 크레이븐에 의해 <악령의 관>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다. <악령의 관>이 당시 흥행했다면 인식이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덕에 여전히 좀비는 초현실적인 힘으로 탄생한 괴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악령의 관>에서도 조명되고 있듯 웨이드 데이비스가 밝혀낸 좀비는 보통의 영화에서 그려져온 것과는 달리, 무차별적 감염이 아닌 사회적 분위기에서 의도적으로 살해된 사람이다. 저자도 처음에는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좀비의 존재를 확인하고 좀비를 만들어내는 부두교 독약과 마법의 진실을 밝혀내려 했다. 그는 집요하게 이를 성공시켰지만, 그가 주목하게 된 것은 독약과 마법 너머의 아이티 역사와 사회였다. 저자가 과학자인 동시에 인류학자이기 때문에 더 분명하게 짚어가며 추적해나갈 수 있었을 텐데, 이 책에서 묘사하는 아이티인들의 부두교는 그들의 삶과 완전히 밀착되어 있어 그들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단초로 여겨진다. 민간신앙 특유의 신비로움을 어마어마하게 지니고 있는 부두교는 익히 알려져 있듯 어두운 주술과도 관련이 깊은데, 이점이 여기에 적지 않게 등장하는 부두교 의식과 좀비 사례를 더욱 공포스럽게 느끼게 했다. 아이티 사회문화에 대한 이국적인 풍취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잠깐.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 및 법규가 있을 테고, 내가 사는 이 사회도 결코 건강해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티 사회에 대한 연민 또한 버릴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달라진 것이 있다면 좀비에 대한 공포보다 좀비를 만드는 아이티 사회에 대한 공포가 더 커졌다는 것 정도일 것 같다. "문제는, 이 나르시스라는 사람이 현재 멀쩡하게 살아서 아이티 중앙의 라티보닛 계곡의 고향에 다시 정착했다는 사실이네. 나르시스와 그 가족은 그가 부두교 의식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지. 묘지에 매장되자마자 무덤에서 꺼재녀서 좀비가 되었다고 말일세." (32쪽) 부두교 사회에서는 우연이라는 것이 없다. 폐쇄된 믿음의 체계인 부두교 안에서 독자적인 생명을 갖지 않은 사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클레어비우스 나르시스와 티 팜이 좀비가 된 것도 바로 이러한 사회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102쪽) 분명히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부두교 죽음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점과 수많은 상호보완적인 요인이 그 과정에 연루되어 있다는 점이다. (201쪽) 아이티에 왜 마법이 존재하냐고 묻는 것은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냐고 묻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굳이 대답한다면, 모든 위대한 종교들이 내놓는 대답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악은 선의 거울이며, 창조를 완성하는 필수불가결한 하나의 축이라고. 세상 어느 누구와 마찬가지로 아이티인들도 이 성스러운 균형을 인식하고 있다. (277쪽) "비장고는 이미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고. 알다시피 우리는 별이오. 우리는 밤에 일하지만 세상만사를 다 살핀다오. 누군가 궁핍하면 집회를 소집해서 그의 필요를 채워주지요. 배고픈 이에게는 음식을 주고. 일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장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소. 그것이 비장고라오. 협력이지요." (377~37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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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이 감독한 영화 《악령의 관(The Serpent And The Rainbow, 1988)》은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좀비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나 소설이 만들어낸 전형적인 좀비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좀비의 진짜 조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영화에 의하면 좀비는 부두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가사상태를 유발하는 독약과 부두교 주술의 힘으로 노예 상태가 된 사람이 좀비의 실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좀비의 실체를 추적하는 데니스 알란의 실존 인물 웨이드 데이비스Wade Davis는 지금 소개하는 책의 저자입니다. 네, 이 책은 《악령의 관》의 원작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흔히 영화에서 묘사되는 인육을 탐하는 부패한 고깃덩이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죽었다 살아난 이들은 어눌하지만 말도 하고 기억도 남아 있는데요. 그들의 일관된 주장은 자신들이 부두교 의식의 희생자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좀비 독약에 중독돼 가사상태에 빠져 있다 주술의 힘으로 깨어났다는 것인데요. 이들의 주장에 근거해 데이비스는 좀비의 독약을 찾아 아이티로 갑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좀비 독약과 그 해독제는 마취의학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지요. 데이비스가 좀비 독약 연구를 시작할 당시인 1970년대만 해도 마취는 일종의 '실험'이고 '모험'이었으니까요. 좀비 독약으로 알려진 흰독말풀(다투라 스트라모니움Datura stamonium), 일명 '좀비의 오이'를 찾아 나선 아이티에서 데이비스는 독약보다 더 지독한 아이티의 참혹한 상처와 마주하게 됩니다.
식민 농장 소유주들은 잔인한 제도를 만들었다. (...) 노예 학대가 얼마나 체계적이었는지, '집행자'라는 직업도 생겼고 법으로도 이들의 급료를 정해줄 정도였다. 이를 테면, 산 채로 화형시키는 대가로 이들이 챙긴 수수료는 프랑스 돈으로 60파운드였다. 목을 매달면 30파운드, 인두로 낙인을 찍거나 귀를 베어버리면 5파운드에 불과했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마르셀은? 보코르이자 사악한 마법사인가. 아니면 자비로운 사제이자 치유자인 호웅간인가. 마르셀은 물론 두 다였지만, 사람 자체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았다. 보코르로서의 마르셀은 어둠을 섬기지만, 호웅간으로서의 마르셀은 빛의 편에 서 있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마르셀 역시 어둠과 빛 모두를 섬길 수 있는 사람이다. 부두교에서는 이러한 양면성을 명백히 인정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를 제도화했다. (본문 중에서)
나르시스와 티 팜 같은 아이티 좀비들의 사례를 볼 때, 그들을 좀비로 만든 '사악한 기운'은 주술의 힘이 아니라 본디부터 그들 안에 있던 것이고, 좀비의 주요한 특성이 된 무감각 상태 역시 좀비 이전 그들 삶의 방식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궁핍과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탐욕의 노예로 살아온 그들의 무감각한 정신이야말로 좀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좀비는 어둠을 섬기는 자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는.
인간의 영혼이 혼란스러운 이상, 아이티는 언제나 아이티로 남을 것이오. (본문 중에서)
삼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웨이드 데이비스는 좀비 독약과 좀비 상태에 관한 과학적인 증거들을 제시하는 한편, 아이티 부두교의 실체와 그 뿌리가 된 식민지 역사를 매우 심도있게 탐사하는데요. 과학자가 쓴 탐사 다큐멘터리라는 사실을 잊을 만큼 매혹적인 문장과 생생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좀비들이 참으로 우스꽝스럽고 공허하게 여겨집니다. 부패한 고깃덩이 같은 몸뚱이를 질질 끌고 다니며 인육을 탐하는 기괴한 육신들은 실제 좀비와는 거리가 있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 책은 증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긴긴 노예의 역사와, 자기 안의 어둠에 굴복한 진짜 좀비를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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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후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좀비의 몇가지 규칙이 생겼다. 첫째, 좀비는 산 자를 잡아먹고 둘째, 좀비들끼리는 살상하지 않으며 셋째, 좀비를 죽이려면 머리를 공격해야 하고 넷째, 좀비는 전염된다, 등등이다. 본래 최초의 좀비는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공포의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노예였다. 잔혹하게 사람들을 착취하고, 죽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불상한 자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좀비는 공포의 대상으로 탈바꿈했다. 좀비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월드 워 Z>는 전세계적인 좀비 현상을 다룬다. 이 영화에서 북한은 좀비화를 막기위해 전체국민의 이빨을 다 뽑아 버리는 무시무시한 일을 벌인다. 사회과학 도서 <국제정치 이론과 좀비>는 전 세계적으로 좀비가 창궐 했을때, 국제정치이론에 근거에서 대응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곧 시즌 4가 시작된다. 좀비 영화 <28시간>후는 올해 마지막 편 <28주>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공포의 대상을 넘어서, 좀비를 애증의 대상으로 다룬 <웜 바디스> 같은 영화도 나왔다. 바야흐로 좀비의 시대다. 캐나다 출신 민속식물학자인 저자는 하버드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1982년, 죽은 사람이 좀비로 되살아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좀비의 고향 아이티로 간다. 저자는 좀비 독약에 주목하고 위험천만한 과정을 겪으며 독약 제조법을 입수하지만 좀비와 관련된 진실 추적은 간단치 않았다. <나는 좀비를 만났다>는 최근 영화, 만화 등의 소재로 각황 받고 있는 좀비의 실체를 추적한다. 저자는 아이티에서 좀비를 만드는 비밀을 캐기 위해 비밀조직 의식에도 참여했다. 저자는 탐사를 통해서 독약을 사용해 좀비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티 비밀조직에서는 다른 사람의 가족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다른 남자의 여자를 탐하는 행위 등에 한해 '좀비 처벌'을 가한다. 좀비 처벌은 매우 잔혹해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서구중심주의라고 단호히 비판한다. 공동체 내의 합의된 제제라는 것이다. 그들이 보기엔 사형이 더 잔혹하고,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좀비를 만났다>는 좀비의 기원을 설명하고, 교양적 시사점까지 던져준다. 이런 매력적인 도서를 만나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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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누르고 ‘좀비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좀비가 대세다.
지금의 10대와 20대에게는 강시의 고공 점프보다 외려 좀비의 질질 끄는 걸음걸이가 익숙하다. 자꾸 보면, 내 얼굴도 꽤 괜찮아 보이는 것처럼(여기서 ‘나’는 내가 아니라 가상의 누구 -_-;) 좀비도 자꾸 보니 진짜 출몰할 것 같다.
자정 무렵, 늦은 귀가 시간. 저쪽에서 누가 다리를 질질 끌고 천천히 걸어온다. 도망가야 한다. 저 좀비가 나를 물면, 나도 좀비가 된다.
‘아... 스마트폰 보면서 느리적 느리적 걸어오는 동생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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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좀비 게임, 좀비 영화도 좋지만, 진짜 오리지널 좀비를 만나려면 이 책을 읽어야하기 때문이다.
난 책에 ‘필독’을 다는 걸 싫어하지만, 좀비 마니아라면 이 정도는 읽어줘야 센스. 삼국지 게임을 하다 보면 삼국지 인물과 지명, 전투를 죽 꿰면서 <삼국지> 책에 슬쩍 빠져보는 맛이 괜찮은 것처럼.
좀비도 이제 그리로 가 보자. 좀비의 원전으로. 지금은 과학자이지만, 당시에 하버드대 대학원생이던 웨이드 데이비스는 교수의 명을 받아서 아이티로 좀비를 찾아 떠났다. 거기서 좀비를 만드는 독약이랑 마법을 찾겠다고 아이티 구석구석을 수소문하고 다닌다.
마법사도 기술자다. 마법사가 돈만 받고 기술은 안 가르쳐주자, 웨이드는 마법사한테 엄포를 놓다가 하마터면 좀비 독약을 마시고 좀비가 될 뻔하기도 했다. ;;;;;; 작은 섬나라 아이티에는 진짜 좀비가 있다. 무덤에서 되살아난 이 좀비들의 얼굴에는 관의 못 자국이 선명하다. ‘좀비의 오이’라는 괴상한 풀을 먹으면 뇌 기능이 마비돼서 주인이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근데 이 책의 저자는 <다빈치 코드>의 로버트 랭던을 닮았다. 오리엔탈리즘의 시선에서 좀비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뭔가 문화라는 논리와 감정의 집을 받히는 기둥일 것이라 추측한다.
사실 그랬다. 좀비는 법에는 저촉되지 않지만, 가족과 사회의 신망을 저버린 인물을 처단하는 수단이었다.
왜 이 참에 부르르 떨릴까? 최근의 Y씨, R상무가 떠오르는 건 나뿐이냐고?
(참고로 이 책은 메디치미디어 출판사 ‘지식여행자 시리즈’의 2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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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이야기? 요즘 영화속에 좀비들이 엄청나게 등장하던데 그 좀비들을 이야기하는 그 좀비들? 인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너무나 안타깝고 끔찍한 이야기였다. 어쩌면 우리들도 이렇게 좀비의 삶을 살아가는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나의 의지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리고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수많은 조종들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이 책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남들처럼 다 학원을 다녀야 하는거 아닐까? 라는 두려움이 잠잠해질만하면 한번씩 툭 튀어나온다. 얼마전에도 그 문제로 딸아이와 한바탕했다. 학교 선생님이 상담중 학원을 다니지 않느냐고 물었고 다니지 않는다고 했더니 맞을지도 모르니 한번쯤 다녀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 뿐이 아니다. 중학교때도 선생님들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듯이 학원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는 학원을 다니면 성적이 향상되지 않을까하는 부푼기대를 가지고 말을 꺼낸다. 그럼 난 여지없이 묵살하지만 마음 한켠은 그래~정말 학원이나 과외를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는 모두 학원이라는 학벌등 그 무엇인가에 홀린 좀비들같다. 난 아니야!!라고 외치다가도 어느순간 이미 그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속의 좀비들은 우리가 알고있는 영화속에 나오는 좀비들처럼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한다. 어느순간 깨어나기도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의 삶은 모두 망가진채로이다. 물론 우리가 보는 곳곳에 좀비들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아이티라는 곳에서 좀비가 출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들이 좀비가 된 약을 구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좀비에 이르는 약과 해독제등에 대한 정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리고 좀비들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왜 그들은 부두교라는 것을 만들었고 그 진행과정 그리고 그 내막을 찾아가는 아슬아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처음 책을 잡았을때는 머리속에 이야기가 다가오지 않았다. 너무 황당한 이야기들인듯 하고 접해보지 않았던 분야인지라 한동안 읽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며 힘겹게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너무나 안타까운 역사가 숨어있었다.
작년인가 봤던 돈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움직인다고 했던 그 다큐? 가 생각났다. 돈을 위해 전쟁을 하고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나라도 개인도 모두가 그 돈에 휘둘린다. 그 돈에 한번 길들여지면 오직 나만 존재하게 된다. 나 이외의 모든 존재들은 내가 돈을 갖기 위한 도구들로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틈바구니속에 살고있다. 그리고 내가 그 돈에 의해 휘둘려지는 존재이기도 하고 말이다. 나역시 돈이 좋다. 그래서 항상 위험하다. 나도 모든 존재들도.. 그러나 가끔은 그런 돈을 뛰어넘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아주 강하기도 하고 연약하기도 하다. 그로 인해 세상은 호흡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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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한 것 중 하나는 좀비다. 미드에서도 그렇고 영하에서도 그렇고.. 출판물에서도 역시나 좀비다. 이젠 빛나도록 창백하고 나이먹지 않는 매력적인 뱀파이어나 늑대인간은 한물 갔다. 잿빛 피부에 지저분하고 느리고 괴상한 소리를 내는 좀비가 대세다. 그런 좀비를 꽃좀비로 만드는 "웜바디스"까지 나온걸 보면 분명 전 세계적으로 대세다.
좀비가 실존한다 안한다로 서프라이즈는 한창 시끄러웠고. 좀비에 관한 보고서 형식의 책 부터 좀비의 사랑을 다룬 소설까지.. 무궁무진한 책들이 있다. 그 중 왠만한건 다 읽은것 같아서.. 이젠 꽤 중복된 내용들이 많다.
좀비하면 아이티가 꼭 나온다. 부두족도 나온다. 처음 발견 된건 아이티의 부두족에 의해 좀비가 된 노예들에 관한 내용이다. 그들은 의식을 찾게 되고. 결국 집도 찾아간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사람을 먹이로 삼던 섬뜩한 좀비가 아닌.. 그저 노예의 일부일 뿐이다. 위의 내용과 같이 좀비물에는 두가지의 좀비가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좀비는 노예 좀비에 관한 내용이다.
책의 추천사에 보면 1968년 로메로식 좀비는 좀비는 산업화의 부산물로 메마르고 아둔한 인간성을 표현했고, 90년대에는 신자유주의 부산물인 의욕과 성취욕이 주입되면서 과민하고 강해졌고, 2000년대 좀비는 "사스"같은 유행성 전염병에 대한 공포와 밀레니엄 대재앙이 결부되어 좀비대재앙으로 성장한다. 월드워Z에서는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염원과는 상관없이 국경을 넘어 밀려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의 물결을 반영한다. 라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좀비에 반영되는 것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도 좀비와 다르지 않다고 한다. 휴대폰을 쥐고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뭐가 다르다는 거냐고.. 묻는다.
책 내용을 접하기 전에 추천사가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 이 책은 좀비독약을 얻기 위해 아이티로 간 학자 이야기다. 좀비독약을 구해오라고 그를 보낸 스폰서들은 그 독약을 통해 마취제를 개발하려고 한다. 현대 이학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자 의사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것이 마취학이다. 두 박사는 아무런 손상없이 온전한 의식으로 돌려줄 신약을 발견하기 위해. 그를 아이티에 보낸다. (40)
그는 총 세번 아이티에 방문한다. 첫번째 방문에서 마르셀에게 좀비독약과 해독제를 구해온다. 그리고 두번째 방문. 좀 더 많은 양의 좀비독약을 구하기 위해 아이티에 방문해서 헤라르드를 통해 세가지 중요한 정보를 얻게된다. 일년이 지나 세번째 방문에서 비밀조직에 대해 알게 된다.
내가 짐작했던 이야기는 학자가 아이테에서 좀비를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아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내 짐작을 완전히 벗어났다. 역사적인 측면에서의 좀비. 노예, 프랑스의 식민지로써의 아이티. 비밀조직과 부두교... 많은 역사들이 보여진다. 노예로써 살아갈수 밖에 없던 사람들.. 노예제도에서 이어지는 인종 차별. 노예들의 반란과 그 반란을 막기 위해 더 핍박하는 사람들. 원망과 저주. 좀비 이야기만 뚝 떨어져 나오는게 아니다. 왜 그렇게 되어야 했는지. 누가 좀비가 될 사람으로 지목되어 지는지.. 조금은 쓰라린 이야기랄까.
감당할 수만 있다면 당신은 또 다른 아이틸ㄹ 보게 될 것이오. 이 나라에는 세 부류가 있소. 부자, 빈자, 자기자신. 우리는 눈물을 흘리는 방법을 까맣게 잊었소. 우리의 비참한 과거는 기분 나쁜 꿈처럼 연극의 거추장스러운 막가너럼 철저히 잊혀졌다오. -70
자네는 좀비를 만나게 될 걸세. 땅속에서 살아나오는 좀비를 보게 되겠지. 어쩌면 좀비를 이해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지만 자넨 결코 좀비를 만들 수는 없어. 또한 , 이 땅에서 마법을 가지고 떠날 수도 없어. 249
일면은 쓰고, 또 일면은 달지요. 쓴 쪽에 있다면, 당신은 당신의 어머니를 알 길이 없습니다.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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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붐을 이룬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최근 영화며 소설 등에서 붐처럼 나오고 있는 것은 좀비가 아닐까 싶다. 이전부터 좀비로 변한 인간이 사람들을 습격하는 영화는 여름이면 가끔씩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잘생긴 좀비남과 인간여자의 사랑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좀비 이야기의 진화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좀비라는 존재가 벌써 인간이 아닌 것인데 사랑을 한다는 것이 맞는가 싶기도 한데, 그러고 보면 뱀파이어도 인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존재이니 그런 뱀파이어와의 사랑도 낭만적으로 봐준 대중들이 좀비도 인정하겠다 싶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 나타난 이 책 <나는 좀비를 만났다>는 그런 소설들과는 완전 다른 좀비라는 존재에 관한 인문학 탐사 다큐멘터리이다. 문학속에 나타난 기이한 존재 좀비가 아니라 인류의 사회속에서 등장하는 본격적인 좀비 이야기인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이전에 알고 있던 좀비는 그저 아이티의 부두교를 믿는 사람들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존재이고, 약물과 저주를 이용하여 사람을 죽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가 다시 되살려 노예로 부렸다는 것 뿐이었다. 자유의지를 갖고 있는 존재가 아니라 조종하는 사람의 뜻에 따라 정신은 죽은 채로 몸만 살아 노동을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는 참을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하다 보니 그러한 저주의 방법을 알고 있는 부두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좀비와 좀비를 만들어낸 아이티의 과거와 상황적인 모습을 읽고 보니 두려움 그 자체가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말처럼 이전보다는 좀비를 만들어낸 그 사회와 문화에 대해 이해가 가능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 인디아나 존스의 영화를 통해 모험을 함께 했던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평소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탐험을 떠날 때면 능숙하게 여러 도구와 지식을 이용하여 원하는 것을 찾아내는 인디아나 존스의 모습을 장래 희망으로 생각해 본 적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의 저자인 웨이드 데이비스는 바로 그런 인디아나 존스같은 사람이다. 하버드대 대학원생이었던 1982년에 좀비의 진상을 파악해오라는 교수의 명을 받고 좀비를 찾아 떠나 오랜 시간에 거쳐 좀비가 정말 존재하느냐에서 부터 좀비를 만들어내는 방법과 좀비가 사회속에서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까지 찾아내는 모습은 바로 인디아나 존스가 아니겠는가. 또한, 그저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좀비를 학문적으로 왜 연구하느냐에 관한 것도 알게 되어서 생각보다 흥미로운 책읽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