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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챔피언>>, <<프라이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이다.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기업 경영이나 경영학 같은 소재/주제에 딱히 관심 없는 독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 다양한 주제, 소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내 어린 시절 풍경까지 떠올리게 만들었다.
내 고향 출신의 어느 교수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 시절은 오늘날 견지에서 보면 흡사 중세처럼 느껴지는 삶의 세계에 속했다. 기껏 50년 전만 해도 실제로 그랬다. 그러다가 하룻밤 사이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라고 썼다. (37쪽)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어떻게 경영학자가 되었는지 적고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도 그렇게 과거를 떠올리며 현재와 미래를 그리게 된다. 그러면서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엄청난 변화를 겪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흡사 ‘중세’에서 곧장 ‘현대’로 왔음을. 그건 독일 구석의 시골마을도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음을 헤르만 지몬은 회상하고 있다.
나는 본 대학 시절에 정치적으로 가장 적극적이었다. 내가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한 1969년 봄에 파리와 베를린에서 시작된 대학생의 정치적 가성은 점차 소도시와 대학들에게로 확산되었다. 왜 그해에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 문제를 다룬 책으로도 도서관을 가득 채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부모와 선생님들이 나치 시대에 대해 대체로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 분명히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행정, 경제, 정치를 책임진 우리를 교육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형태로 연루되어 침묵을 지키는 쪽을 택했다. 이 세대 사람들이 히틀러와 나치의 범죄를 옹호하거나 정당화했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그 시대를 단호히 단죄하는 것을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79쪽)
지몬의 이런 회상들로 인해 이 책은 한국의 독자에게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가끔 일본 국민들의 역사관이나 역사에 대한 태도에 대해 지적하는 한국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과연 떳떳한가 반문하곤 한다. 실은 우리도 냉정하게 말해, 과거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제대로 된 사후 처리와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 정부가 일본에 대해 굴욕외교를 하고 있다는데, 굴욕외교는 둘째 치고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채 2번 후보에게 투표를 했는지 도리어 묻고 싶다. 그만큼 사람들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 투표의 결과로 집이 불태워 없어질 것임을 알지 못한 채, 믿을 수 없는 언론들의 뉴스들을 신나게 보면서 불 탈 집 안 인테리어만 신경 쓴 셈이다. 한국도 아직 20세기 초중반 연거푸 일어났던 불행하고 비극적인 사건들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외부의 가해자만 온통 신경 팔린 채 내부의, 더 비정했던 가해자에게 대해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날조된 것이라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대놓고 설치는 판국에 외부의 가해자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심히 부끄럽다.
마을 공동체는 삶의 한 단면을 이루었는데 그 중요성은 내가 훗날에야 인정하게 되었다. 이것은 토대가 두 개였다. 하나는 공동체 구성원이 사회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이었다. 부유한 집도 없었고 복지 등급의 바닥에 있는 가난한 사람도 없었다. 축제와 공동체 행사 때는 온 마을이 참여했다. 농사는 연대감 형성에도 기여했다. 같은 밭에 같은 과실을 재배했다. (…) 다들 서로 아는 사람이었다. 그 반대의 측면은 공공연한 사회적 통제였다. 알려지지 않거나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지는 것은 없었다. 사회규범의 한계를 넘어선 사람은 따돌림 받을 각오를 해야 했다. 어렸을 때는 이러한 속박을 알아차리지 못했으나 청소년기에는 점점 더 갑갑하게 느껴졌다. (44쪽)
헤르만 지몬의 어린 시절 부문을 읽으면서 나 또한 떠올렸다. 초등학교를 들어가기 전 정월 대보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쥐불놀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는데, 그게 유일한 기억이기도 하다. 빈 캔에 나무 조각과 지푸라기를 넣어 불을 붙여 돌렸던 것도, … 빈 집에 혼자 있어도 겁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혼자 있을 일이 없다. 동네 친구들과 오전에 나가 오후 늦게 돌아왔으니. 마을이 아이들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을이 아이들을 키우지 않는다. 키울 수도 없다. 그러니 지역 공동체의 누군가에게 비극이 닥치더라도 알지 못한다. 알기도 어렵고 도와주기도 쉽지 않다. 공동체의 회복을 이야기하기도 우스운 도시 생활이다. 하지만 가끔 나는 우리들이 외로움 속에 잠겨 혼자 끙끙 앓다가 스스로를, 타인들을 파괴하면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곤 한다. 헤르만 지몬이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 대한 추억이나 가치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나이가 든 후 마을의 여러 일들을 지원하였음을 이야기한다.
1939년 9월 1일 단치히 근교 베스터플라테에서 독일 전함이 발포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었다. (24쪽)
학교에서는 유대인의 운명이 언급된 적이 없었고, 우리는 물어보지도 않았다. 아무도 이 주제가 금기시된 것이라고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이 주제는 전형적인 금기였다. 이 주제에 대해 말을 꺼내려고 하면 ‘입도 벙긋하지 못하게 했다.’ 1980년대에야 비로소 젊은이들이 먼저 나서서 예전의 유대인 동료 시민들을 초대했다. 이들과의 만남은 내게 ‘운명적 순간’이었다. (60쪽)
유대인 문제는 어쩌면 지금도 진행 중일 것이다, 독일에서는. 서구에 남은 유대인과 이스라엘로 모여든 유대인은 다르다. 이 책을 읽으며 세계 대전이 끝난 후 독일의 고향으로 돌아온 유대인 가족, 혹은 그 가족의 일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리고 그 가족을 바라보는 독일 사람들의 마음은 또 어땠을까 생각하니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아서 간첩이 아니었음에도 간첩으로, 간첩의 가족으로 낙인 찍힌 채 살아갔던 이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갑작스레 사라졌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비극들을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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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지몬은 세계적인 경영학자 답게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경영 컨설팅과 자문 활동을 수행했다. 일본에도 자주 갔으며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여 기업인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하였다. 아래는 그가 일본에 대한 인상을 적은 부분의 일부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그것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일본의 엄격한 규칙이 사회의 변화 능력 및 혁신 능력과 상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나는 일본에 처음 체류한 이후 무엇이 변했느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다. 나는 “변한 게 없습니다”라고 판에 박힌 대답을 한다. 물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내 대답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받은 전반적인 인상이 그렇다. 야마노테 라인은 35년 전과 똑 같은 것 같다. 수많은 건물, 식당, 가게, 파친코 가게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미타 지구의 좁은 골목을 지나갈 때 나는 1983년 겨울로 되돌아가 있는 느낌이 든다. 야마노테 라인의 승차권 가격마저 당시와 같다. 나는 지금도 도쿄에서는 세계가 멈춰 있다는 인상을 곧잘 받는다. (152쪽)
한국에 대해서는 별도의 챕터로 구성하였는데, 아마 한국어판에만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정부,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대해 적고 있다.
(한국정부) 문제는 다 알려지고 옳게 규명된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가치 체계가 해결을 방해한다. 직업 교육을 예로 들어보겠다. 지금 한국 젊은이의 약 80%가 전문 대학 또는 종합대학을 졸업한다. 나는 몇 퍼센트가 최적인지 모른다. 그러나 80%는 분명히 너무 높다. 육체 노동을 할 사람과 이를 위해 직업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 미래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가치 체계가 대학 교육만을 높이 평가하고 직업 교육을 과소 평가하면 정부는 거의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196쪽)
많은 한국인 대화 상대의 견해에 따르면 한국 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은 최고 인재를 오로지 ‘높은 IQ’, ‘최고 학교 교육’, 최고 대학 졸업’ 등등과 결부시키는 한국의 교육 제도에 뿌리를 둔 선입견이라고 본다. 실제로 독일 히든 챔피언의 다수는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아이디어와 기업가적 열정을 가진 기업가가 설립했다. (198쪽)
힘의 분권화, 회사 위험의 다각화, 소득 및 복지의 분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민주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개념이 지향하는 방향은 옳다. 집중화와 분권화 사이의 최적점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200쪽)
한국 사회의 가치 체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구라 기조의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에서도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실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인식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독특한 가치 체계에 대해, 그리고 최근에 읽은 조경달의 <<근대조선과 일본>>에서도 조선 후기 대부분의 민란의 귀결이 조선 임금에게 호소하는 식으로 끝났음을 알았을 때, 유교적 민본주의의 끔찍함을 알게 되었다. 오구라 기조는 그것이 아직까지 한국 사회를 만들고 있음을 지적하였는데, 아직까지도 현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가치체계로 인해 한국 사회는 힘들어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뻔한 해결책을 있음에도 그 해결책에 대해 사회 구성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광복 후 미 정보국에서 한국인들의 여론을 조사해보았더니 대부분이 사회주의를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랬다는 글을 읽은 바 있었다. 하긴 똑똑한 지식인들 대부분이 사회주의자들이었으니. 그러고 보면 남쪽도 외세의 힘을 얻은 이가 초대 대통령이 되었고 북쪽도 외세의 힘을 얻은 이가 권력을 장악했으니, … 이것도 어쩌면 조선의 유교적 사대주의가 남은 비극은 아닐까. 헤르만 지몬의 이 책을 읽으면서 우습게도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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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후반부에는 자신이 어떻게 경영학자로서 자리를 잡아가는가를 서술한다. 그러면서 교류했던 경영학자나 경영학에 대한 간단한 언급들이 이어진다.
장교학교에서는 세계 대전 참전 용사인 애꾸눈의 늙은 대령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전략 강의를 담당했다. 그가 내린 전략의 정의를 나는 잊은 적이 없다. 그는 전략을 “국가의 모든 역량을 계발하고 투입하여 적을 겁먹게 하고 분쟁이 일어날 경우 적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기술이자 과학이다”라고 정의했다. 나는 이 정의를 약간 수정한 형태로 기업에 적용했다. “전략은 기업의 모든 역량을 계발하고 투입하여 최대한 이익을 남기며 오래 살아남게 하는 기술이자 과학이다” 나는 이 간결하고 의미심장한 정의를 하버드 대학 앨프리드 챈들러 교수의 그 유명한 정의보다 선호한다. “전략은 기업의 기본적 장기 목표와 계획을 수립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지침을 정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다” (100쪽)
전략에 대한 정의를 읽으며 나는, 내가 속한 기업은 전략을 수립해서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가 생각했다. 실행하지 않지 못하고 있음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짧게 생각했다.
하버드는 사례 연구 방법을 개발하고 꾸준히 보완하여 세계의 경영대학원에서 독보적 지위를 획득했다. 사례 연구 방법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정수이다. 더프 맥도날드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례 연구 방법은 교수법의 기초이다. 그것은 재정 지원의 목표이다. 연구비도 다른 부문보다 더 우선적으로 이에 투입된다. 사례를 가르치고 이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교수 업정 평가의 첫째 기준이다. 그것은 비즈니스에 대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신조를 전파하는 첫 번째 수단이다. 하버드는 사례 연구 방법의 우수성을 확신하고 있다.” (169쪽)
기업에서는 그냥 ‘케이스 스터디’라고 하는 사례 연구 방법은 상당히 유명해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사례 연구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는 것도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마케팅 세일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이다.
내 견해로는 코닥의 최종 도산은 통찰 부족 때문이 아니었다. 감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 전에 나는 코닥을 위해 경영 세미나를 여러 번 개최했다. 디지털화가 위협이라는 통찰은 일찍부터 있었다. 이미 1983년에 코닥은 기술이 사진을 어떤 식으로 바꾸어 놓든지 간에 회사는 ‘영상 사업’에 매진한다는 사업의 정의를 다시 내렸다. 이것은 분명히 올바른 통찰이었다. 그러나 아는 것이 행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만명이 넘는 코닥 직원이 고전적 카메라 기술과 화학 필름에 종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코닥은 수십 년간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에 현저히 교만해져 변화를 꺼리게 되었다. 이런 인력과 문화로는 종래의 시장을 파괴하는 새 시장을 개척하기 어렵다. 다각화 시도도 한몫을 했다. 그래서 코닥은 제약산업에 뛰어들려고 했고, 그 일환으로 스털링 드럭(바이엘 아스피린의 미국 제조사)를 인수했다. (246쪽)
코닥은 몰라서 무너진 것이 아니라 알아도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의 고통이 따라야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돈을 잘 벌고 있는 기업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부서를 통폐합하거나 공장을 없애거나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거나 재배치를 한다면 반발이 매우 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반발로 인해 종종 이미 지쳐버린 경영자들은 기업이 무너지는 모습을 눈 뜨고 보기도 한다. 결국 전략 문제 이전에 사람의 문제이고 실행의 문제인 셈이다.
헤르만 지몬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분야는 가격(pricing)이다. 지몬이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전까지 가격에 대한 제대로 된 이론이나 관리 방안 등이 없었다.
가격은 경제학의 중심 돌쩌귀이다. 모든 것이 가격 주위를 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조정한다. 판매를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조종하는 마케팅 수단으로는 가격이 단연 으뜸이다. 전형적인 산업 비용 구성에 있어서 가격은 가장 강력한 이윤 동인이다. 경쟁에서 가격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효율적 공격 무기이다. (253쪽)
고대 로마인은 이 기본적인 연관성을 이해하고 있었다. 라틴어에는 ‘가치’와 ‘가격’이라는 뜻을 동시에 가진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프레티움pretium’이다. 이 단어의 뜻에 따르면 가치와 가격은 같은 것이다. (…)
“가격의 목적은 비용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 속에 있는 제품의 가치를 포착하는 것이다.”(257쪽)
이 책에서도 간단하게 언급되긴 하나, 가격에 대한 주저를 읽는 것이 좋다. 나도 아직 읽지 못했으니, 조만간 읽고 리뷰를 올릴까 한다.
리더십이나 조직론에 대해서도 언급되기도 한다. 독일군과 미군의 전투력 차이에 대한 인용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미국 기업의 체계를 그대로 따라가는 한국 기업도 미션 지향적이기 보다는 프로세스 지향적이다. 아니면 둘 다 못하고 있는지도...
크레벨드는 <<전투력>>이라는 책에서 2차 세계 대전 때의 독일군과 미군의 전투력을 비교했다. 나치의 강제 수용소에서 가족을 잃은 유대인인 크레벨드가 나치 정부의 범죄를 곱게 볼 리 없었다. 크레벨드는 독일군의 전투력이 미군의 전투력보다 52% 높다고 결론을 내린다. 크레벨드는 이런 엄청난 차이의 본질적 요소가 지휘 체계의 차이에 있다고 본다. 헬무트 폰 몰트케의 프로이센군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독일군의 지휘 체계는 ‘미션 지향적 체계’(임무를 통한 지휘)이지만 미군의 지휘 체계는 이른바 ‘프로세스 지향적 체계;’이다. 임무를 통한 지휘의 경우 지휘관은 실행자에게 ‘미션’만 제시하고 실행에 대해서는 광범한 재량을 허용한다. 이와 달리 미군은 상황을 철저히 분석한 다음에 구체적인 실행 프로세스를 정한다. (401쪽)
조지 워싱턴 전기를 쓴 론 처노는 “리더는 너무 떨어져 있어도 안 되고 너무 가까이 있어도 안 된다. 사람들이 리더를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해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리더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효율적 리더십은 바로 이 두가지 요소를 통합하는 데 있다. 이것이 훌륭한 리더에게서 볼 수 있는 이중성이다. (403쪽)
책을 다 읽은 지금, 성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헤르만 지몬의 이 책을 읽으면서 지몬의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영미쪽 경영학자의 서적만 소개되는 한국 출판 시장에 헤르만 지몬의 번역서가 주는 위치는 상당히 흥미롭다. 올해 몇 권을 읽어봐야겠다.
시간 관리는 끊임없는 투쟁이다. (4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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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으로 ‘위대한 경영 사상가들의 통찰과 함께 걸어온 70년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헤르만 지몬 박사는 독일의 ‘초일류 경영학자’이자 ‘경영 사상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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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책은 헤르만 지몬 박사의 성장 과정과 박사의 걸어온 길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맺은 다양한 인연과 경험이.... 이 책에 포함되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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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경영학자인 헤르만 지몬의.... 생각과 경영 마인드를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쌤앤파커스에서 발간된 ‘헤르만 지몬’입니다.
이 책의 저자 ‘헤르만 지몬’은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여러 종류의 경험들과 여러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헤르만 지몬’이 미국에서의 경험들이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독일에 퍼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미국의 영향력은 더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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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의 경험들을 ‘헤르만 지몬’은 하게 됩니다.
이처럼 여러 경험들이 ‘헤르만 지몬’을 최고의 경영자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책의 저자인 ‘헤르만 지몬’처럼 자신의 하는 일에 최고가 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영분야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분야의 최고가 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독자들이 이 책을 정독함으로 많은 삶의 지식을 얻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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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0개국에서 번역 출간 된 <히든 챔피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헤르만 지몬, 그의 인생 자서전이 나왔다. 언제나 이론과 실무를 따로보지 않고 그 실무 세계를 들여다 본 헤르만 지몬은 히든 챔피언이라는 키워드로 세계 경영 마인드를 새롭게 정의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다. 가격은 그의 길동무다. 파트너 구축에 대한 생각도 인상적이다. 히든 챔피언 발굴은 내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었나? 내가 이 주제에 달려들어 점점 깊이 파고든 것은 계획적인 것이었다기보다는 우연이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더 매혹되었다. 이전부터, 특히 슬로스 그라호트 시절부터 나는 대기업 세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히든 챔피언을 만남으로써 나는 전략과 기업 경영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눈뜨게 되었다.-278쪽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첫 출간된 <히든 챔피언>은 대기업 위주의 경영구조가 아니라 강소기업들로 이루어진 경제구조가 성장을 이루는 든든한 버팀목임을 깨닫게 한 책이다. 인생 70년을 돌아본 그의 책, <헤르만 지몬>. 다른 제목을 달 이유가 없다. 그의 이름이 곧 책 제목이 되고 경영 키워드다. 모두 14장으로 구성 된 이 책은 전반부가 고향에서 출발하여 학문의 세계로 진입하는 과정을 담았다.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박사학위를 밟는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연도 실려있다. 후반부는 그가 쌓아온 이론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과 가격정하기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대목은 한국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다. 중국이 어느나라보다 히든 챔피언에 대한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어 독일의 경쟁자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담았다. 우리나라에 대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경제구조의 문제가 재벌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재계 인사를 만나고 강연을 한 바 있다. 나는 한국의 중소기업이 적절한 사람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사회적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모의 입김을 포함한 이런 가치 체계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듸 설립자 또는 젊은 나이에 이미 갑부가 된 사람 같은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성공한 기업가는 고용된 관리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할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도 이런 역할 모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들의 성공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 사례 몇 개가 널려 알려지면 기적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정부와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수시로 젊은 기업가들을 만나 이들의 진취적 기상이 자신한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 이런 강력한 신호를 보내주는 진취적인 사람이 있는가?-199쪽 <헤르만 지몬>은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다. 그가 지금까지 해 온 일과 업적이 간결하면서도 집중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책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그가 말하고자 한 이야기가 무엇이며 해 온 일들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격결정력이라는 주제를 더 다루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결정력을 그다지 행사하지 못한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는 ‘글로벌 가격결정 연구’의 일환으로 50개국의 경영자 2,713명에게 질문을 했다. 이 중 33%만이 자기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다고 했다. 반대로 67%는 자기 기업이 적절한 연수익 달성에 필요한 가격을 시장에서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이 하위 경영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보다 가격경쟁력이 35%더 높다. 특별한 가격결정 요인이 있는 경우는 가격결정력이 24% 높다. 경영 능력이 가격 책정에 반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뛰어난 경영 능력은 가격 결정력을 낳는다. 가격결정력이 더 큰 회사는 그만큼 더 가격 인상 실현에 성공한다. 또한 더 높은 가격을 잘 고수하여 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이익을 달성한다.-266쪽 기업경영 환경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기업의 요인을 통해 우리 삶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리더의 경영 능력이다. 우리 삶의 경영자는 결국 우리 자신이다. 바른 평가기준이 삶의 변화를 이루게 한다. 다른 하나는 능력에 관한 헤르만 지몬의 생각이다.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능력이 있다. 기업 리더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은 무엇인가. 우리에게는 어떤 능력이 있는가. "모든 것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듣는다. 이 말은 엄격한 위계 구조를 가진 기업에 실제로 적용될 것이다. 그러나 지적 자본 기업에는 그다지 적용되지 않는다. 지적 자본 기업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성공은 보스에게 달려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파트너에게 달려 있다. 파트너가 작은 기업처럼 행동하는 그룹을 이끈다. 그러므로 파트너가 진짜 기업가라고 해야 한다."-316쪽. 성공하고 싶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게 우선이다. 책 속에서 건질 수 있는 인생 경영 문장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연결 능력이다. 관련이 없는 것들을 연결지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 더 없이 필요한 때다.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 연결시키지 못할 뿐이다. 내가 이런 강렬한 인상을 받으면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서만 볼 수 있었던 능력이 하나 더 있다. 다름 아닌 연관시키는 능력이다. 보르헤스는 모든 것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연관시키고 결합시킬 줄 알았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다리를 놓고, 보통 사람이 파악하지 못하는 관계와 유사성을 꿰뚫어본다. 이것은 피터 드러커에게도 적용된다. 드러커는 사상의 과거, 현재, 미래 사이의 유사성과 공통성을 보고 정신의 활을 팽팽히 한다. 드러커와 보르헤스 같은 사람은 분명히 백과사전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능력은 연관 짓는 능력이다. 아서 쾨슬러는 이 능력을 창의성의 원칙으로 간주한다.-341쪽 <헤르만 지몬>은 자신의 삶과 자기 인생의 파트너들이 이룩한 이야기들을 잘 엮어서 만든 책이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읽기 좋다. <헤르만 지몬>인생 경영을 어떻게 할 지 염려되는 분들에게도 권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힘이 부족할 때 갖춰야 할 능력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고 혼자서 하려고 애를 쓸 때,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게 더 우선임을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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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지몬(Hermann Simon)이란 이름은 생소할지 몰라도, '히든 챔피언'(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이란 용어는 익숙하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바로 히든 챔피언의 창조주로, 2019년 세계의 변화를 이끄는 경영 구루들의 글로벌 랭킹을 보여주는 '씽커스 50(thinkers50.com)'에서 첫 번째 독일인이자 유일한 독일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피터 드러커 사후 미국의 교수, 경영학자들이 학계의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유럽의 자존심을 지키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우리는 잘 모르지만, 그의 영향력은 실로 광범위한데 가까운 아시아만 해도 중국 칭다오 대학에는 그의 이름을 붙인 '헤르만 지몬 비즈니스 스쿨'이 운영 중이고, 한국에도 그와 친분이 있는 조윤성 대표에 의해 2018년 '히든 챔피언 경영원'이 설립되었다.
이 책은 47년생으로 70대에 접어든 헤르만이 본인의 인생을 반추하는 자서전이다. 외동아들이었던 그는 독일 북부의 산골 마을 아이펠(Eifel) 출신으로 독일 표준어인 고지(高地) 독일어가 아닌 사투리 격인 '저지 작센어'를 쓰며, 그 시절에는 아직도 병든 가축을 치료하기 위해 부르는 '마법사'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7살 때 8주 동안이나 드러누워 지냈을 정도로 그는 건강 체질은 아니었다. 작은 마을에서 농장을 경영했던 부모님의 대를 이어 농장 상속인이 될지 대학에 진학할지를 고민하던 헤르만은 보다 큰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김나지움(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이후 이태리,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우물 안 개구리' 시야를 벗어나게 되고, 공군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에서 의외로 학문에 소질을 발견하게 되어 졸업을 앞두고 그를 지도했던 지도 교수들로부터 조교 자리를 제안받는다. 대학에서 학자의 삶을 살기로 한 그는 이후 미국 유학의 기회를 얻고 당대의 석학들과 교류하며 놀라운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게 되며, 그를 규정짓게 되는 '가격결정' 이론을 내놓아 세계적인 지명도를 얻으며 대가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이 이론은 그의 대표작 <프라이싱 : 가격이 모든 것이다>에서 확인 가능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던 헤르만은 기업 자문도 상당수 진행하게 되었고,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격 결정'에 관한 자문을 무수히 요청받게 되고, 과감하게 대학교수 직을 그만두고 '85년 국제적인 마케팅 전문 컨설팅 회사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 Simon-Kucher & Partners"를 설립한다. 그가 특이한 점은 대학에서 아카데믹한 영역에만 머무른 게 아니라, 실제로 마케팅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행로를 걸었단 것이다. 이 회사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서 현재는 전 세계 25개국 39개 지사 1,2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규모가 되었고, 가격 컨설팅 부문에서는 세계 시장 선도 업체가 되었다.
'가격 결정'이 첫 화두였다면, 이후 독일 경제의 성공을 분석하던 중 발견한 '히든 챔피언'이란 두 번째 주제는 그에게 이전보다 훨씬 거대한 명성을 가져다주었고, CEO 자리를 민주적으로 양도한 그는 현재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 명예 회장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가업인 농장을 이을까 말까 고민하던 독일의 시골마을 소년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어 성취한 인생은 실로 찬란하다. 이런 인생을 산다면 그야말로 여한이 없을만한, 한 사람의 인생이라기에는 파노라마 급인데 더할 나위 없는 많은 이정표를 세웠다. 효율을 가장 중시하는 경영학자답게 자서전도 군더더기 하나 없고, 이런 유의 책에서 발견되는 별다른 미화나 각색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바로 실용적인 독일 스타일일까. 평소 경제 경영학 관련 저서를 멀리해서 부담이 있는 독자라도 큰 어려움 없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그를 대표하는 두 개념 '가격 결정'과 '히든 챔피언'에 대해서는 별도로 9장과 10장을 통해 간략히 정리해 놓았는데 이 부분도 매우 유용하다. 저자가 살아오면서 배운 간단한 교훈 몇 개를 소개하는 14장 '인생이라는 학교'만 읽어도 본전은 한다. 세계 초일류 학자의 인생 팁이 궁금하지 않나? '제품마다 포함된 성분이 다르니 치약은 교체함으로써 이런저런 치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생물 교사의 작은 지혜도 지금까지 실행하고 있단다. 헤르만 지몬은 평생 같은 치약을 사지 않고 다음번에는 반드시 다른 제품을 사는 습관을 유지한다고.
헤르만은 친한파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만나 이 책의 서문을 쓴 유필화 성균관대 명예교수와의 인연을 필두로 헤르만은 한국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그 결과 한국어판에만 7장 '한국, 나의 한국'이 추가되었다. 독일 통일이 되고 난 이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서인가 헤르만은 독일과 거의 공동 운명체로 한국에 관심과 애정이 많고, 수차례 방한하여 다양한 활동을 보여준 바 있으며, KT 황창규 CEO를 비롯한 재계 네트워크도 상당하다고 한다. 그가 전 세계적으로 만난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도 피터 드러커, 필립 코틀러 등 각별한 인물들만을 추린 소(小) 인물론 12장 '만남'에 등장한 한국인은 다소 놀랍게도 CJ E&M을 설립해서 한국 영화계의 세계화를 주도했던 이미경 부회장이다.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깊은 인상을 준 사람은 누구일까라고 나는 종종 자문한다. 1위 후보자는 두 사람밖에 없다. 이미경은 그중의 한 사람이다."(P 357)
"하나는 대단히 중앙집권적인 국가에는 중소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엘리트 교육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국가에서는 바로 이것이 중소기업 설립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이 두 명제는 프랑스에 들어맞는다.(중략) 엄청난 노력과 다양한 조처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이런 것은 어렵다." - 10장 '히든 챔피언' 중에서 P 287 7장에선 한국에 애정이 많은 만큼 쓴소리도 돌직구를 날린다. 한국경제에 대해서 정부 / 대기업 / 중소기업으로 나누어 그가 보는 문제를 약술해 놓았다. 독일은 중소기업의 나라이고 독일 경제의 최대 강점은 중소기업에 있다는 걸 강조하는 헤르만이 봤을 때 한국 중소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이의 약 80% 이상이 전문대 또는 대학교를 졸업하는데 이 비율은 지나치게 높은 고학력 사회를 만들어내서 산업 불균형을 초래하는 문제의 주범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삼성으로 대표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는 핀란드 노키아의 몰락에서 보듯 '한방에 훅' 갈 수 있어 위험천만이라고.
한국에 수차례 방한하여 '히든 챔피언' 주제 토론도 많이 하고 나름 대안도 제시했을 테고, 똑똑한 한국의 정부 관료들도 이 문제를 모르진 않을 텐데...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는 기회는 언제나 배울 게 많다.
대가지만 겸손함을 잃지 않고, 허영심에 면역이 되어 있고 한국에 애정이 많은 헤르만 지몬의 인생을 추체험하는 <헤르만 지몬>을 읽는 독서는 그 어떤 시간보다 생산적인 시간을 약속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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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저자 : 헤르만 지몬 역자 : 김하락 출판사 : 쌤앤파커스(2019) 페이지 : 436
#헤르만지몬 #히든챔피언 #헤르만지몬자서전 #샘앤파커스 #CEO추천도서
* 이 글은 출판사가 주관하는 도서 공감단에 선정되어 무상으로 지원받은 책을 읽고 쓴 것이긴 하나, 오로지 본인의 주관적 독서 감상과 책의 내용을 요약한 개인적 기록임을 밝힙니다.
** 오타 수정할 부분 1) 123쪽 밑에서 3번째 줄 : 컨설팅 회사 출범에도 2) 269쪽 표에서 중간부분 1988-1989 영향을 준 사람 : 3) 299쪽 첫 번째 줄 : 텔저가 말한 4) 315쪽 밑에서 7번째 줄 : 직원의 5) 324쪽 밑에서 7번째 줄 : 이 회사는
2005년에 내가 존경하는 <피터 드러커 자서전(Adventures of a Bystander)>과 2009년에 2권짜리 벽돌책 워런 버핏의 자서전 <스노볼(The Snowball: Warren Buffett and the Business Life)>을 읽은 이후 정말 오랜만에 기억에 남는 자서전을 읽었다. (사실 버핏 자서전은 전기 작가인 엘리스 슈뢰더가 썼기 때문에 자서전이 아닌 공식 전기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사람은 나이 70세가 되면 회고록(자서전)을 써야 한다고 들었다. 이는 아마도 한 사람이 겪은 인생의 4계절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내는 책이다 보니 너무 이른 어느 한두 계절에 대해서만 쓴다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하거니와 너무 늦은 시기에 시작했다가는 글쓰기에 필요한 체력, 기억력 등 여러 가지 건강상의 제약 때문에 스스로 마무리가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축적한 방대한 지식과 생생한 체험을 통해 체득한 삶의 값진 지혜를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하는 중요한 인물의 회고록이나 자서전의 장점은 무엇보다 저자의 인생 전체를 한 권으로 압축된 책을 통해 직접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사적인 영역은 물론 공개된 영역의 일이라 하더라도 그 내면에 감춰진 깊은 생각을 인생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고백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전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물론 그와는 반대로 저자가 자신과 관련된 특정 사건을 의도적으로 미화하거나 왜곡하거나 감출 수도 있다는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언젠가부터 내가 따르며 좋아하는 유명인사가 자서전을 펴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아, 저 분도 이제 머지않아 이 세상의 삶을 마무리하시겠구나’라는 안타까운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피터 드러커 박사는 물론 96세까지 장수를 누리긴 했지만 2005년 9월말에 자서전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되고 나서 그해 11월 사망하여 나한테는 정말 큰 충격을 주었다. 법정 스님도 2009년 5월에 사실상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이자 마지막 법문집 <일기일회>를 낸 지 채 1년이 안 되어 그 다음해 3월에 입적하였다. (그래서인지 버핏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 <헤르만 지몬>은 제목 그대로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이다. 원제는 <ZWEI WELTEN, EIN LEBEN: Vom Eifelkind zum Global Player>다. 역자 김하락은 “두 개의 세계, 하나의 인생: 시골소년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라고 번역하였음을 일러두기에서 밝히고 있다. 이토록 멋진 원래의 제목을 놔두고 덩그러니 한국어판 번역본 제목을 <헤르만 지몬>이라고 바꾼 건 무척 아쉽다. 저자 이름만 붙어 있으니 인물 평전인지 자서전인지 잘 모르는 독자가 얼핏 보면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헤르만 지몬은 워낙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대표적인 경영학자이다. 이미 2008년에 우리나라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목으로 삼은 책은 한 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였다. 물론 요즘은 유니콘이라는 용어도 많이 사용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정부나 중소기업 유관기관에서는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도 많이 쓰고 있다.
이 책은 여느 자서전과 마찬가지로 저자의 출생에서부터 성장기 등 대체로 연대기적 순서에 따라 크게 14개 장으로 구성되었다. 다만 다른 대부분의 자서전과 비교해 볼 때 특이한 점은 저자에 대한 거창한(?) 연보가 따로 실리는데 이 책에서는 책날개와 맨 마지막 주석 다음에 실린 일반적인 저자 소개 글이 전부이다. 특히 이 책은 한국어판 서문은 성균관대 유필화 교수가 직접 썼으며, 저자는 이번 한국어판을 위해 기존의 서문을 일부 수정하였고, 7장 <한국, 나의 한국>을 새로 집필하여 추가했다는 것이다.
1947년 독일 북부의 산골 마을 아이펠(eifel)에서 태어난 시골 소년이 경영학의 본고장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과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등을 아우르는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 ‘현대 유럽 경영학의 자존심’, ‘유럽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며 오늘날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로서 거장의 반열에 오르는 동안 만났던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과의 교류와 통찰의 순간들을 솔직담백하면서도 간결하게 회고한다.
전반부라 볼 수 있는 1장에서 4장까지는 헤르만 지몬의 탄생과 고향 농촌 마을에 대한 각별한 추억과 애정, 가족의 뿌리에 대한 이야기, 고등학교와 군대 생활 등에 얽힌 이야기를 펼치는데, 짤막한 각 장들이 마치 헤르만 지몬이라는 한 인물의 전기 다큐멘터리 도입부를 보는 것처럼 간결하게 묘사되었다. “과거를 돌아보건대 그 이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시간으로부터 유래하지 않은 자는 없다. 태초부터 우리 시대까지 조상의 계보는 면면히 이어져 있다.”(세네카)
1947년생인 저자의 유소년 시절 회고에 비추어 볼 때 거의 20년 후에 한국의 농촌 마을에서 태어난 나의 기억과 비교해보면 큰 틀에서는 거의 자급자족하는 생활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그 당시 이미 그 이 전에 콤바인 같은 농기계, 전기, 수도 등이 도입된 것으로 보아 비록 전후 독일의 경제가 어려웠다고 해도 내가 태어난 시골보다는 족히 60~70여년 이상의 격차가 있었음을 추측해볼 수 있었다.
5장 <본격적인 삶의 시작>은 수도 본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관리 습관을 들이고, 아내인 세실리아 조쏭을 만나게 되고, 지도교수인 호르스트 알바흐 교수를 사사하여 조교로 생활하면서 박사학위 논문을 출간하고 교수 자격을 취득함으로써 본격적인 삶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근주자적 근묵자흑(近朱者赤 近墨者黑)’이란 말도 있듯이 결국 어떤 사람을 가까이 하고 함께 일하는지가 매우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6장 <세계로>는 드디어 두 개의 세계 중 고향이자 조국인 독일을 떠나 본격적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경영학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건너가 MIT, 스탠퍼드, 하버드에서 2년 반 동안 연구생활을 했던 어쩌면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의 기억들을 소환한다. 내가 보기엔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한 만큼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MIT의 앨빈 실크 교수로부터 마케팅 분야의 최신 방법법인 컨조인트 분석을 집중적으로 배운 결과 후에 지몬-쿠허에서도 적용하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특히 1978년에 <경영과학>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으로 당시 이미 유명해진 마케팅 권위자 필립 코틀러를 논박하여 한 순간에 유명해졌다는 일화도 재미있다. 이를 계기로 저자는 필립 코틀러와도 친분을 나누게 되었고, 이후 개인적으로 미국의 유명한 주요 대학들을 방문하면서 마케팅 분야의 거물급 학자들과 개인적으로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이 마케팅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고자 정진했던 저자의 학문적 열정과 네트워크 확장에 대한 적극성이 돋보인다.
또한 저자는 1985년 4월 고국의 슐로스 그라흐트에 설립된 독일경영연구원(USW) 원장으로 초빙되기 전까지 프랑스 퐁텐블로의 인시아드(INSEAD)를 통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확보하게 되었다고 술회한다. 저자의 퐁텐블로 숲 이야기를 읽고 나니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1983년에 일본 게이오대학에 연구학기로 체류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지진이라는 걸 경험해보고 비서구적인 새로운 주거경험을 하고, 연구학기 동안 독일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 문제를 연구하면서 사업가의 자택에 초대받기도 하였다. 저자의 회고에 따르면 “나는 일본에서 지내는 동안 강연 준비를 위해 일본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현실은 책을 통해 안 것과 너무 달랐다. 책을 통해서는 어떤 나라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파악할 수도 없다. 일본에 체류하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사회가 우리가 잘 아는 원칙과는 완전히 다른 원칙에 따라 조직될 수도 있고 꽤나 순조롭게 돌아가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교훈은 미국이나 서방국가에서는 얻을 수 없다. 미국이나 서방국가를 지배하는 시스템과 원칙은 독일의 그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P.151) 이는 기본적으로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국제화 시대에는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가족들과 파푸아뉴기니 선교기지에 가 있는 숙부 요한네스 닐레스를 만나기 위해 방문 여행했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내가 아는 직장 선배 중 한 사람도 내년쯤에 온 가족이 우리나라와는 대척점에 있는 남미 파라과이로 선교이민을 갈 계획라고 들었는데 종교적 신념이라는 것이 참으로 숭고하지만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HAS)에 대해 수업방식, 학생들의 학습태도, 교수사회의 문화 등 독특한 하버드의 문화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는데, “HAS는 미국의 경영대학원 교육을 항상 주도해왔다. HAS는 세계의 경영대학원 교육도 지배했다.”는 맥도날드의 말은 적절하다며 어쩔 수 없이 인정할 건 굴하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자고 말한다.
경쟁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와의 만남을 통해 한 나라의 산업은 다음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에만 강해진다. 1) 국내 시장의 수요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높아야 한다. 2) 튼튼한 산업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3) 국내 경쟁이 치열해야 한다는 메모를 남겼다고 회고한다. 포터 교수의 동료인 히로타케 타케우치 또한 이런 사상을 일본에 이식하는 걸 보면서 애국심이 남다른 저자는 국제경쟁에서 취약한 독일 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로버트 J. 돌란 교수와는 가장 가까운 협력 파트너였고, 결국 공동 작업을 통해 1996년에 <Power Pricing(파워 프라이싱)>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는데, 20년이 지난 후인 2016년에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저자는 너무 바쁜 돌란 교수의 일정 때문에 이 책의 2판을 내지 못하고, 결국 단독으로 독일어로 된 <프라이스하이텐(Preisheiten, 가격결정)>을 냈고, 이를 미국에서는 <가격결정자의 고백(Confessions of the Pricing Man)>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하였다.(우리나라에서는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가격이 모든 것이다>로 번역 출간되었다.)
저자는 여러 해 동안 세계 각국의 수많은 교수들과 사귀었다. 이때 유럽선진경영연구소를 통해 유럽선진마케팅연구소(EAARM)를 거쳐 현재의 유럽마케팅학회(EMAC)가 탄생했는데, 방대하고 탄탄한 비즈니스 스쿨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 학술회의와 비즈니스 회의에서 강연할 기회를 많이 얻게 되었고, 이런 기회를 통해 유명한 강연자를 많이 알게 되고 이들의 강연 스타일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톰 피터스, 로버트 워터맨, 마이클 포터, 오마에 겐이치, C. K. 프라할라드, 게리 해멀, 마이클 해머, 클레이튼 M. 크리스텐스 등 정말이지 이름만 들어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쟁쟁한 사람들이 저자의 네트워크 안에 다 들어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도 이 책에서 가장 독특하면서도 인상 깊은 부분이 바로 7장 <한국, 나의 한국>이 아닐까 싶다. 사실 개인의 자서전에 자국이 아닌 특정 국가를 위해 별도의 장을 쓴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어판 서문을 쓴 유필화 교수를 비롯한 우리나라와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따로 한 장을 할애한 것 같아 한국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유필화 교수와 황창규 박사 부부,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 국내 인사 및 한국의 여러 기업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스토리를 시작으로 분단이라는 운명을 체험한 독일과 한국은 운명 공동체라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값진 고언과 더불어 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현실적인 충고를 통해 아낌없이 지지한다. 특히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과 교육제도, 청년, 여성들에 대한 세계적인 대가의 예리한 비판과 애정어린 충고는 따끔하지만 우리 국민들 특히 정부 담당부처는 물론 기업가와 교육 관계자 등이 깊이 새겨서 통합된 정책수립에 적극 반영하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한국의 통일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독일의 경우처럼 갑작스럽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 최근의 접촉, 즉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북한 권력자 김정은의 만남 및 이에 상응하는 남북한 정치 지도자의 만남이 마침내 통일된 한국으로 이끌어줄 프로세스의 단초가 되기를 누구나 바라지만 이에 대한 확신은 없다. 독일의 경우처럼 통일 프로세스가 평화적으로 진척되기를 바랄 뿐이다. 냉전 시기의 적이 핵으로 무장한 채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평화가 유지된 것은 내게는 기적처럼 여겨진다.
나는 한국에서 어떻게 통일을 준비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나는 그런 준비가 가능한지 알지 못한다. 물론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대로 실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통일은 서독에 엄청난 부담을 지웠다. 1990년 이후 무려 25억 유로가 동독의 연방주 이른바 구동독에 투입되었다. 이런 엄청난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당시 연방총리 헬무트 콜이 약속한 번영은 실현되지 않았다. 구동독 연방주는 소득, 국내총생산, 생산성에서 여전히 구서독 연방주에 뒤처진다.
두 가지 이유에서 통일 부담은 한국이 훨씬 클 것이다. 하나는 서독과 동독의 인구 비율이 약 4 대 1이었던 반면에 남한과 북한의 인구 비율은 약 2 대 1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서독과 동독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어쨌든 동독은 소련 블록 내에서 ‘낙원’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여건 때문에 국경이 완전히 철폐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던 독일의 통일이 한국 통일의 청사진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산업은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동독의 산업처럼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독의 기업들은 사실상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어쨌든 한국의 평화적 통일을 볼 수 있다면 나는 무척 기쁠 것이다.”( pp. 193~194)
“한국의 도전은 충분히 지적이면서 중소기업을 설립하여 세계 정상에 올려놓겠다는 기업가적 용기를 가진 젊은이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 있다. 나는 이런 젊은이가 지적으로 매우 뛰어나고 최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 재벌 기업에서 최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의심한다.”
“성공한 기업가는 고용된 관리자보다 돈을 더 많이 번다.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할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에도 이런 역할 모델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은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들의 성공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성공 사례 몇 개가 널리 알려지면 기적 같은 작용을 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정부와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은 수시로 젊은 기업가들을 만나 이들의 진취적 기상이 자신한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 이런 강력한 신호를 보내주는 진취적인 사람이 있는가?”
“여성은 남성이 지배하는 대기업에서 동등한 기회를 가지는가? 나는 의심스럽다. 여성에게 중소기업에 종사하거나 자기 회사를 설립할 용기를 불어넣을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때도 여성 역할 모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여성 회사 설립자가 적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8장 <대학과 슐로스 그라흐트>는 저자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빌레펠트 대학 설립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다. “인생이라는 강은 굽이굽이 흐른다. 경험이 깊이 각인되어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 시기가 있는가 하면 특별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기억에 각인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기가 있다. 미국 체류 시절과 달리 빌레펠트 체류 시절은 두 번째 범주에 속한다.”(P.231)
저자는 대학 설립 및 운영관리 프로젝트 경험과 미국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경영연구원장을 맡게 되었는데 쾰른에 있던 본부를 슐로스 그라흐트로 옮기게 되어 결과적으로 실제 중세시대 성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한 사무실에서 진짜 성주(城主)가 되는 경험을 했다.
저자의 지속적인 관심은 독일 경영학의 국제화였는데, 단기간 내에 독일 민족의 요구를 지향하는 인원과 구조 같은 내부적 한계 때문에 결국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접 분야에서 중국과 인연을 맺고 베이징에서 MBA프로그램을 시작하였고, 이를 계기로 상하이에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을 설립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나는 처음부터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내 안의 성장 본능을 일깨웠다.”(P. 222)는 저자의 말마따나 네트워크 확장과 이를 통한 독일 경영학의 국제화를 위한 노력은 여러 가지 어려움과 반발 속에서도 계속 되었다. 기업과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컨설턴트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하고, 독일 마케팅학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계적 잡지에 더 많이 기고하고 활동무대를 세계로 넓힐 것을 전공분야의 학자들에게 촉구하는 논문을 교수 자격 취득 전부터 과감하게 주장한 일, 다수의 저서를 꾸준히 출간하는 일 등이 그렇다.
“나는 머릿속에 품은 계획은 실제로는 나중에 실현된다는 것을 종종 깨달았다. 그래서 조교 시절에 학술 논문을 위한 아이디어와 주제를 메모장에 적어두었다. 지금 이 메모장을 보면 10년 걸린 것도 있기는 하지만 거의 모든 주제가 실현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메모는 중요한 것 같다. 아이디어가 사라져 일과성(一過性)에 그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p. 243)
9장 <가격 게임>은 저자가 어릴 때 돼지와 우유 가격을 피부로 느낀 이후 평생 길동무가 된 가격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의 책 제목 중 <프라이스하이텐(Preisheiten)>은 가격(Preis)과 지혜(Weisheiten)의 합성어라고 하며, 다음의 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가격에 대한 깊은 지혜를 나는 씩 웃으며 ‘프라이스하이텐’이라고 한다네 가격은 ‘핫하다’고들 곧잘 말한다네 현실은 훨씬 더 심각하다네 가격 게임을 꿰뚫어보아야 한다네 그렇지 않으면 속아넘어 간다네“
가격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치’ 또는 ‘고객의 유용성’이라고 한다. 라틴어의 ‘프레티움(Pretium)’은 가치와 가격이라는 뜻을 동시에 가진 단어이다. 가격이 고객의 눈에 비친 가치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부터 3가지 중요한 과제가 나온다. 1) 가치 창조 : 혁신을 위한 도전, 재료의 특성, 제품의 질, 디자인 등등 2) 가치 선전 : 제품 소개(특히 브랜드)와 전시, 포장, 상점에서의 진열, 배치 등 3) 가치 보존 : 다음 구매 단계를 위해 중요한데, 사치품 또는 자동차 같은 내구적 소지재의 경우 가치 보존을 최초 구매 시의 가격 지불 의사에 결정적으로 기여“ (pp. 260~261)
”물건에 속는 것보다는 가격에 속는 것이 낫다.“(스페인의 발타자르 그라시안) ”가격은 잊히지만 품질은 남는다.“(프랑스 금언) ”너무 많이 지불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지만 너무 적게 지불하는 것은 훨씬 더 나쁘다. 너무 많이 지불하면 조금 손해본다. 그것이 전부다. 이와 달리 너무 적게 지불하면 구매한 물건이 기대에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 경제 법칙은 적은 돈으로 많은 가치를 획득하는 것을 금한다. 너무 낮은 가격 제안을 받아들이면 감수해야 할 위험까지 계산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더 좋은 것을 위해 지불할 돈이 충분해진다.“ (영국의 사회개혁가 존 러스킨)
”가격결정력(Pricing Power)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은 공급자가 고객과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가격을 기대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가격결정력은 반대 방향에서도 예측될 수 있다. 수요자는 공급자에게서 기대 가격을 실현할 수 있는가
워런 버핏은 가격결정력을 기업 가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간주한다. 버핏은 “비즈니스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유일한 결정자는 가격결정력이다. 가격 인상 전에 기도 시간을 가져야 한다면 끔찍한 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브랜드 가치도 궁극적으로는 프리미엄 가격 달성 여부에 달려 있다.
힘 측면을 중시하는 가격에 대한 이례적인 해석은 프랑스의 사회학자 가브리엘 타르드에게서 유래한다. 타르드는 가격, 임금, 이자를 일시적으로 잠잠한 분쟁으로 본다. 임금 협상은 이를 잘 보여준다. 평화는 다음번 협상 때까지만 유지된다. 그러면 다음번 합의 때까지 다시 분쟁이 일어난다. 가격결정은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힘 싸움이다. 그것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그럼에도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과자 분배는 본질적으로 가격이 결정한다.
우리는 가격결정력이라는 주제를 더 다루어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가격결정력을 그다지 행사하지 못한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는 ‘글로벌 가격결정 연구’의 일환으로 50개국의 경영자 2,713명에게 질문을 했다. 이 중 33%만이 자기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높다고 했다. 반대로 67%는 자기 기업이 적절한 연수익율 달성에 필요한 가격을 시장에서 실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최고경영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이 하위 경영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기업보다 가격결정력이 35% 더 높다. 특별한 가격결정 요인이 있는 경우는 가격결정력이 24% 높다. 경영 능력이 가격 책정에 반영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뛰어난 경영 능력은 가격결정력을 낳는다. 가격결정력이 더 큰 회사는 그만큼 더 가격 인상 실현에 성공한다. 또한 더 높은 가격을 잘 고수하여 궁극적으로 상당히 높은 이익을 달성한다.“(pp. 264~266)
시장 메커니즘과 가격 메커니즘은 우리 삶에 점점 더 깊이 침투하고 있다. 가격표가 붙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 밖에서 규범의 지배를 받은 영역에서 가격이 개입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변화의 하나다. 철학자 샌델은 이런 추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어떤 재화를 매매할 수 있다고 결정할 때는 (적어도 은연중에) 재화를 상품으로 간주하고 이윤과 이용을 위한 도구로 간주하는 것이 좋다고 결정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재화를 상품으로 간주하면 모든 재화가 다 적절하게 평가되지는 않는다. 사람이 그 예다.“(p. 267)
지금은 가격이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 돈과 가격이 어디까지 진군해 나아가느냐는 문제를 유리는 앞으로 집중적으로 연구할 것이다. 가격과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가격 게임을 꿰뚫어보아야 한다네, 그렇지 않으면 바가지를 쓴다네“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10장 <히든 챔피언>은 ‘세계화’라는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인 하버드의 테오도르 레빗 교수가 1987년 독일을 방문했을 때 저자에게 ”독일이 수출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 질문한 것이 저자의 연구욕을 크게 자극하였고 그 대답을 찾는 과정에서 대중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글로벌 우량 강소기업을 의미하는 ‘히든 챔피언’이라는 용어를 생각해내고 이러한 기업을 발굴해 낸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히든 챔피언을 만남으로써 전략과 기업 경영의 완전히 다른 모습에 눈뜨게 되었다고 회고한다.
대기업 리더의 재직 기간이 평균 6년인 반면 히든 챔피언 리더는 평균 20년이다. 이 차이는 일관성과 장기적 방향 설정 이상으로 많은 것을 시사한다. 리들은 하나의 패턴에 구속되지 않으며 좀 별나고 개성이 뚜렷한 사람들이다. 히든 챔피언 리더들의 특히 두드러지는 개성 특징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자신과 과제를 동일시하기 : ”많은 창조적 사람에게 일은 곧 생활이다. 예술가는 사생활과 일을 거의 완벽하리만치 통합하고 삶이 두 영역을 분리시키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마치 예술가와 일의 관계를 연상시키듯 이들도 자신을 기업과 완전히 동일시함으로써 강한 확신을 가진다. 사명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주된 동기가 지산과 기업을 동일시하고 일에서 만족을 얻는 데서 나온다.
2) 목표달성을 위한 집중적 노력 : 피터 드러커는 ”그들은 목표에 매진하는 중요성을 내게 잘 보여준다. 진정한 성취자는 한 가지 일에 매진하는 외골수뿐이다. 물리학자 버크민스터 풀러 같은 사람과 미디어 이론가 마셜 맥루언 같은 사람이 ‘사명’을 이행한다. 달성된 것은 무엇이든 사명감을 가진 외골수가 이루어낸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사명감에 불타는 외골수이다.
3) 대담함 : 라이빙거는 ‘위험에 대한 용기’를 기업가의 가장 중요한 속성으로 본다. 그러나 히든 챔피언 기업가에게는 용기라는 말보다 대담함이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그들은 ”당신의 자유에 대한 무지는 당신을 감금한다.“는 중국 속담을 이해하고 명심하고 있는 것 같다.
4) 열정과 끈기 : 히든 챔피언 관리자들은 무진장한에너지, 열정, 끈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명확한 목표와 웅대한 목적보다 개인 또는 회사에 활력(열정)을 더 불어넣는 것은 없다.
5) 다른 사람을 고취하기 : 리더십 연구가 워렌 베니스는 사람들이 특정 리더를 따르고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는 이유를 우리는 지금까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곧잘 지적한다. 히든 챔피언 리더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고취하여 최고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회사가 크게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히든 챔피언 리더에 달려 있다.
히든 챔피언의 거의 대부분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가족기업이다. 그들은 분기보다는 세대를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같은 문제, 즉 후계자 결정 문제를 안고 있다. 세계화는 이들 후계자에게 까다로운 주문을 한다. 이런 까다로운 주문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가족 내에 항상 있지는 않다. 그래서 가족이 아닌 경영자 비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히든 챔피언이 뿌리내린 정체성을 잃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p. 284)
11장 <독수리 날개 위에>는 저자가 히든 챔피언 전략을 따라 개인적으로 학문 연구와 실무 세계를 접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라는 가격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현재 컨설팅 회사를 운영 중이거나 현직 컨설턴트는 물론 컨설팅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라면 11장을 통해 컨설팅 비즈니스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통찰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계량경제학 대신 신식 방법인 컨조인트 분석을 많은 프로젝트에 이용했다. 이 방법은 내가 MIT 연구 체류 중에 처음 접한 것으로 초기에는 트레이드 오프 분석이라고 불렀다. 이익과 가격을 함께 측정하기 때문에 트레이드 오프 또는 컨조인트 분석이라고 한다. 컨조인트 분석의 진보된 변량은 지금도 우리 작업의 중요한 도구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전부터 설문조사 수행을 시장 연구 기관에 위탁했다. 반면에 분석은 우리의 핵심 역량이므로 직접 수행한다. 1988년에 우리 팀은 결정적으로 보강되었다. 게오르크 타케 박사와 클라우스 힐레케 박사가 박사학위 논문을 끝내고 합류했다. (pp. 299~300)
1995년 초에 CEO에 취임함으로써 저자는 삶의 새 단계, 즉 학계에 몸담은 시기 이후의 두 번째 경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실은 독일의 작은 컨설팅 중소기업이었지만, 야망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이 되고자 했다. ”우리는 전략 및 마케팅 부문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이다. 우리는 세계 최정상을 지향한다.“라는 비전과 함께 정직, 품질, 창의, 신뢰라는 4가지 원칙에서 가치 성명서를 작성하였다.
1) 정직 : 신뢰는 정직으로만 구축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거짓말하면 쫓겨난다’는 원칙을 실행에 옮겼다. 2) 품질 : 최신 계량 방식을 사용하여 가장 타당하고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어내는 것으로, 그 토대는 직원 높은 자질과 평생 학습이다. 높은 품질은 직원의 엄선, 평가, 지속적 자질 교육을 통해 보장될 수 있다. 품질은 결함을 방지하는 것 이상이다. 결국 컨설팅 비즈니스의 품질은 우리 팀의 능력과 책임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 노동자와 달리 서비스 창출 과정을 통제할 수 없는 ‘지식 노동자’에게는 예외 없이 이것이 요구된다. 컨설팅에서는 결과도 통제하기 어렵다. 감독자는 결과 도출 과정을 파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경영진 또는 고객과의 대화도 살펴보아야 한다. 요컨대 높은 품질은 직원의 엄선, 평가, 지속적 자질 교육을 통해 보장될 수 있다.
3) 창의 : 문제를 고객과 개별 상황에 따라 특화되게 해결할 것을 요구받는 일로, 내적 관계에 있어서 창의는 모든 동료에게 ‘함께 생각할 것’을 요구하며 특히 각 동료의 행동 결과와 관련하여 적용된다.
4) 신속 : 저자의 경험상 실무에서 가장 자주 위반하는 원칙은 ‘신속’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로 미루고 꾸물대는 사람이 많다.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거나 약속된 기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시간 엄수라는 주제는 은연중에 신속 원칙에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정시에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정시에 출발하는 것이다.“(볼테르)
2018년에 지몬-쿠허의 가치 체계는 여섯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직, 존경, 기업가 정신, 능력주의 ,영향, 팀이 바로 그것이다. 가치 또는 그것의 성문화(成文化)는 살아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결정적인 것은 그 가치대로 살아가느냐 그리고 그 가치가 어떻게 구현되느냐 하는 것이다.
나는 ”페르 아스페라 아드 아스트라(per aspera ad astra)“, 즉 ”역경을 넘어 별까지“라는 세네카의 좌우명을 인용하면서 말과 글을 종종 끝맺었다. 이로서 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지라도 목표를 높이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전하고자 했다.
난제는 언제나 있었고 지금도 있다. 사무실 책임자 임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유능한 컨설턴트나 파트너가 있으면 일은 순조롭게 진행된다. 적임자가 없으면 사무실은 몇 년 넘게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현지어에 능통한 각국의 컨설턴트를 확보하여 교육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세계화 시작과 더불어 우리는 영어를 회사 언어로 선언했다. 나는 세계화 의지가 있는 기업에게만 꿋꿋이 이 길을 가라고 충고할 수 있다. 영어를 회사 언어로 사용하자 소통이 쉬워지고, 번역 같은 이중 작업이 없어졌으며, 비독어권 지원자를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게 되었다. 글로벌 기업에는 단일 언어가 필요하다.
지적 자본 기업의 난제는 세계 각국 출신의 직원에게 국경과 문화 경제를 초월한 단일 가치와 기업 문화를 전달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에 성공할 때에만 고객은 우리 회사 컨설턴트에게서 일관된 태도와 품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런 시스템은 토착 문화의 특수성을 통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해야 하고, 세계를 향해 성장하는 컨설팅 기업에 지속적으로 필요한 변화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 세계화는 우리 회사 정체성의 핵심 요소이다. 세계화한다는 것은 모든 중요한 시장에서 고객, 직원, 사무실을 확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직원을 확보하기 위한 매력적인 요소로 간주한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는 헤르만 지몬과 그의 첫 조교인 에크하르트 쿠허와 카를 하인츠 세바스티안이 1985년에 함께 설립하여 현재 전 세계 25개국 37개 지사를 둔 경영 전략 및 마케팅 전문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이다. 312쪽의 표 <지몬-쿠허, 세계로의 확장, 1985~2018>를 보면 이 회사가 세계 시장으로 확장한 역사를 보여준다. 도쿄(2001), 베이징(2010), 싱가포르(2011), 홍콩(2071), 상하이(2018) 등 아시아 지역에까지 지사를 다수 개설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지사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컨설팅 수요가 그만큼 적어서, 다시 말해 컨설팅 시장으로서의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니 무척 안타깝다.
1968년에 피터 드러커는 ‘지식 노동자(Knowledge Worker)’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주로 지식 노동자를 고용한 회사를 지적 자본 기업이라 한다. 지적 자본 기업은 현대의 경제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식 노동자의 경우 가치 창조 과정을 통제할 수 없다. 지적 자본 기업의 또 다른 특징은 가장 중요한자원 매일 저녁 사무실을 떠난다는 것이다. 이 자원이 내일 아침에 다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중요한 자원은 직원의 머릿속에 있다. 이것은 특별한 자격을 갖춘 컨설턴트와 파트너에게 가장 많이 적용된다. 이들을 고무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이리면서도 엄청난 난제이기도 하다. 지적 자본 기업은 금융자본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음에도 자금 문제 때문에 정체성을 잃는 신설 지적 자본 기업이 많다.
12장 <만남>은 헤르만 지몬의 삶의 여정에서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학문적인 이유로든 업무적인 때문이든 피터 드러커, 독일인 헤르만으로 더 잘 알려진 게르하르트 노이만, 테오도르 레빗(테드 레빗), 요제프 회프너 추기경, 필립 코틀러, 마빈 바우어, 한스 리겔, 이미경(미키 리), 양슈런, 토모히로 나카다 등과 교류했던 저자가 이들 인물에 대해 별도의 장을 마련하여 언급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고 이런 사람들과의 교유가 각별히 두터웠고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었거나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3장 <운명의 순간>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광기와 우연의 역사>에서 제목을 따왔지만, 저자의 기억 깊숙한 곳에 달라붙어 있는 개인적 경험 몇 가지를 다루고 있다. 베를린 장벽 붕괴와 통일 독일 같은 예측 불가능성의 사건, 고향도시 비틀리히로 귀환했던 유대인들에 대한 기억과 단상, 꿈에 나타난 조상들의 삶, 청소년 시절 경험했던 아프리카 여행, 9.11 테러사건, 청년시절 모스크바에서의 객기어린 밤, 어릴 적 영양실조와 고관절 염으로 8주 동안 입원했던 경험, 일본과 멕시코에서 겪었던 지진, 베텔스만의 라인하르트 몬에 대한 바이에른 상 시상식에서 꾸었던 고향마을 아이펠에 대한 자각몽(自覺夢)과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대한 기억을 다루고 있다.
내 영혼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조용한 들녘으로 날아갔다 마치 집으로 가듯이 (p. 383)
마지막 14장 <인생이라는 학교>에서는 저자가 영원한 학교라고 말하는 인생에서 배운 간단한 교훈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척 가정적이고 실용적이라는 한 독일인 가장이자 시간이 곧 돈인 합리적인 컨설턴트다운 저자의 면모를 볼 수 있다.
1) 든든한 가족 :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화목한 가정, 특히 배우자의 내조를 포함한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가 있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헤쳐 나갈 수 있다.
2) 미래의 일을 오늘 걱정하지 마라 : ”내일 일어나니 않을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 오늘 걱정하지 마라.“ (저자의 모친의 좌우명) ”오늘을 걱정하지 마라.“(라이키 명상 기법의 창시자 미카오 우스이 박사)
3) 건강 : 비교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병은 대개 젊은 시절의 무분별함, 흡연, 과체중, 알코올,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오랫동안 몸에 밴 태도 때문에 자초한 것이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 따르면 전문가의 모순된 권고보다 특정한 식이요법이 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4) 경영자의 허영심 : “템포라 무탄투르 엣 노스 무타무르 인 일리스(tempora mutantur et nos mutamur in illis; 시간은 변하고 우리는 시간과 함께 변한다)”라는 라틴어 속담은 적어도 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 딱 들어맞았다. 나는 어디 출신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는가?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땅에 발붙이고 살고 있는가? 성공은 곧잘 사람을 유혹한다. 허영심은 인간의 약점이다. 허영심에 면역이 되어 있는 사람은 없다. 또한 허영심은 오만으로 바뀌기 쉽다.
나는 크게 성공한 유명 인사를 많이 만났다. “성격은 재능에서 허영심을 뺀 것이다”라는 금언은 비스마르크에게서 유래한다. 주지하다시피 겸손은 허영심과 상극을 이룬다. 피터 드러커, 마빈 바우어, 요제프 회프너 추기경, 그 밖에 내가 만나본 많은 위대한 인물들도 그처럼 겸손했다.
허영심에 빠진 관리자는 자기 과시와 외형적인 것에 지력, 시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지력, 시간, 에너지를 전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허영심이 적은 사람이 더 효율적인 관리자임에 틀림없다. 허영심과 장기적 성공은 부정적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경영학은 실생활에서 문제 해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버드 대학 교수 테드 레빗은 실생활에서 특정 현상이 중요할수록 과학은 그런 현실에 관심을 덜 기울인다고 말했다. 허영심은 ‘현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카테고리에 속할지 모르지만 ‘학문적으로 잘 다루어지지 않는다.’
미국의 경영 사상가 짐 콜린스는 관리자가 사람들 앞에 덜 나타나고 덜 알려질수록 기업은 그만큼 장기적으로 더 성공한다는 것을 경험에 근거하여 밝혀냈다. 비스마르크의 공식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공식으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성공=a+b+c. 여기서 a는 ‘지능’, b는 ‘근면’, c는 ‘입 다물기’이다.(pp. 394~396)
4) 단순한 것이 좋다 : 단순화하면 시간, 에너지, 쓸데없는 토론을 절약할 수 있다. 단순하면 비용이 절감된다. 단순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직원이다. 항상 직원들에게 가능한 한 스스로 결정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직원이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저자 자신도 활동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하기 위해 사무실 세 곳(회사, 본의 자택, 아이펠의 농가)의 구를 통일하고, 40년 동안 동일한 사무실 비품을 주문하며, 구두나 셔츠처럼 최신 유행 제품을 포기할 때에만 가능한 방법이긴 하지만 같은 가게에서 쇼핑하고 호텔과 항공사도 늘 같은 곳을 이용한다. KISS 원칙(Keep It Small and Simple 또는 Keep It Short and Simple의 약자로 단순하고 간단한 것이 좋다)을 적극 권한다.
5) 이중적 리더십 : 리더십은 리더의 권위와 부하의 자기 책임이라는 두 개의 극 사이를 움직인다. 이스라엘의 군사학자 마틴 반크레벨드가 <전투력>이라는 책에서 이중적 리더십의 효과를 입증하였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의 미션 지향적 지휘 체계(임무를 통한 지휘: 지휘관은 실행자에 미션만 제시하고 실행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재량을 허용)와 미국군의 프로세스 지향적 체계(상황을 철저히 분석한 다음에 구체적인 실행 프로세스를 정하고 그에 따라 움직임)의 차이에서 독일군의 전투력이 미군의 전투력보다 52% 높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조지 워싱턴의 전기를 쓴 론 처노는 “리더는 너무 떨어져 있어도 안 되고 너무 가까이 있어도 안 된다. 사람들이 리더를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해야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리더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효율적 리더십은 바로 이 두 가지 요소를 통합하는 데 있다.
6) 시간 배분 : 우리가 늘릴 수 없는 딱 한 가지 자원은 시간이다. 세네카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이 주제에 대하여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게 설파했다. “우리가 부여받은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삶을 짧게 만든다. 문제는 삶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허비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인생은 길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시간 좀 내어달라고 하는 것과 부탁을 받은 사람이 흔쾌히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의아하게 생각할 때가 있다. 이 두 가지는 시간 내달라는 부탁을 야기한 상황을 고려함으로써 결정될 수는 있지만 시간 자체를 고려함으로써 결정될 수는 없다. 사람들은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시간을 내달라고 한다. 사람들은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시간을 내준다.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을 장난감처럼 다룬다. 시간이 형체가 없어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착각한다. 그래서 현재 주어진 시간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심지어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 누구도 시간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허비한다.” (pp. 405~406)
7) 법률가를 멀리하라 :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하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나 법적인 술수를 부리는 사람과는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예방법이다. 다투기 좋아하는 사람, 소송을 좋아하는 사람, 법률을 이용하는 사람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8) 작은 지혜 : 평소에 돈을 좀 가지로 다녀라, 치약을 번갈아가며 쓰라, 누가 나를 화나게 하거나 모욕하는지는 내가 스스로 결정한다, 남에 의해 좌우되는 일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효율이 높은 구술 녹음기를 중요한 작업 도구로 사용한다 등의 깨알 같은 지혜도 알려준다.
저자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속담과 격언에는 소중한 지혜가 많이 담겨 있음을 알고 경영과 리더십에 대한 격언을 수집하여 <경영에 관한 재치 있는 말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지혜를 이론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적용하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철학자 조지 산타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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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 <헤르만 지몬(헤르만 지몬 지음/쌤앤파커스)> 2020년의 첫 번째 책입니다. 《헤르만 지몬》 우리가 열광하는 CEO들이 있다. 제프 베이조스나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나 은퇴를 선언한 알리바바의 마윈 등. 세계 최고의 기업가들에게 경영에 관한 영감을 주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경영 사상가를 꼽으라면 몇 명 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 필립 코틀러 그리고 헤르만 지몬.
이 책은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과 같은 책이다.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그리고 겸손히 이야기하고 있다. 유럽의 피터 드러커, 독일이 낳은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우리 시대의 위대한 경영 사상가 50인에 단골로 꼽히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 독일에서도 시골 촌구석에 해당하는 곳에서 태어나 가난한 부모의 농사일을 거들던 독일의 소년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학교에서 전교 1, 2등 하는 친구들의 진로는 대개 정해져 있다. 이과는 의대, 문과는 경영학과. 우리에게 경영학과는 낯선 학문이 아니다. 그러나 1960~70년대 독일에서는 오직 경제학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경영이라는 학문이 보편화 되기 이전의 독일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과정도 소개된다.
인생에는 몇 번의 기회가 존재한다고 한다. 헤르몬 지몬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는 군 소재지에 자리한 김나지움에 진학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김나지움에서의 교육은 단순히 공부 몇 자를 더 하는 수준이 아니라 시골 소년에게 꿈을 갖게 해주는 인생의 항로 변경이었다. 특히 종교 과목 교사였던 하인리히 데보레가 초대한 24일 동안의 이탈리아 여행과 2년 후 35일간의 스페인, 모로코, 포르투갈 여행은 헤르만 지몬의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이 되었다.
본 대학을 다니던 헤르만 지몬은 매우 정치적인 학생이었다. 68혁명 이듬해에 대학에 진학한 시대적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 영역에 대한 관심과 활발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핵심으로 진입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정치적 방관자라 부른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대한 저자는 사관후보생 과정과 장교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본인의 희망대로 공군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한다. 그의 대학 생활은 시골에서의 초등학교와 김나지움 시절 공부를 게을리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학업에 집중했으며 연방 방위군에 복무하며 저축한 돈과 방학 때의 아르바이트 그리고 학기 중의 강사 활동과 잡다한 수입원들이 있어서 재정적 곤란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본에서의 대학 공부에서 헤르만 지몬은 수학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고 이것이 경영학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그의 경영 사상은 수리적, 통계적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량 분석의 경향이 강하다. 여러 교수로부터 조교로 제안을 받고 고민 끝에 선택한 호르스트 알바흐 교수의 조교 시절. 헤르만 지몬은 계량 경제적 방법과 실증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경험을 하게 된다. 풋내기 조교임에도 경영 세미나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교수 자격 취득 후 헤르만 지몬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 하버드에서 2년 반 동안 연구 생활을 한다. 이 기간이 헤르만 지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세계 경영학의 최고 기관들에서 최고의 학자들과 연결되고 그들의 사상을 흡수하고 동시에 자신의 사상을 수립해나가던 시간들이었다. 특히 필립 코틀러의 마케팅 전략을 논박한 논문이 알려지면서 유명해지기도 했다. 사례 연구 중심의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의 연구는 이후의 헤르만 지몬의 연구 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헤르만 지몬은 우리나라에 대한 돈독한 애정을 표시하며 <한국, 나의 한국>이란 챕터를 저술하였다. 한국전쟁과 독일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상이 강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독일 경영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독일과 유럽에 경영 연구의 씨앗을 뿌리고 그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갔다.
헤르만 지몬을 알게 된 계기는 바로 《히든 챔피언》이다. 1996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판사에서 출간된 후 2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을 가리키는 히든 챔피언
히든 챔피언 리더의 특징 1 지신과 과제를 동일시하기 2 목표 달성을 위한 집중적 노력 3 대담함 4 열정과 끈기 5 다른 사람을 고취하기
1985년 본인의 마케팅 전문 컨설팅 회사인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를 설립한다. 1995년 교수직에서 물러나 CEO에 취임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정체성: 우리는 전략 및 마케팅 부문의 글로벌 컨설팅 회사이다. 가치 규범의 원칙: 정직 / 품질 / 창의 / 신속 2009년 4월 30일 CEO 사임 이후 명예회장으로 있다.
12장 <만남>은 헤르만 지몬이 자신의 인생에 깊은 영향력을 미친 사람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인물은 단연 피터 드러커. 그리고 모험가 헤르만, 히든 챔피언의 아이디어의 기원이었던 테드 레빗, 요제프 회프너 추기경,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 맥킨지 앤드 컴퍼니의 공동 설립자인 마빈 바우어, ‘한스 리겔 본’에서 사명을 따온 하리보 젤리의 기업가 한스 리겔, ‘미키 리’로 소개되는 CJ E&M의 이미경, 중국 기업가 양슈런.
마지막 챕터인 <인생이라는 학교>에서는 자신이 인생에서 배운 교훈들을 소개하면서 책을 마친다. 미래의 일을 오늘 걱정하지 마라. 단순한 것이 좋다. Keep It Small and Simple. “우리가 부여받은 삶은 짧지 않다. 우리가 삶을 짧게 만든다. 문제는 삶이 짧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허비한다는 것이다. 제대로 사용할 줄 알면 인생은 길다.” -세네카
작은 독일 마을 아이펠의 키 크고 마른 꼬마에서 가장 글로벌한 경영 사상가까지. 《히든 챔피언》의 인생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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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헤르만 지몬은 기억 못했지만 <히든 챔피언>과 <프라이싱>은 알고 있었다. 피터 드러커는 알았지만 유럽의 피터 드러커라는 헤르만 지몬 개인에 대해서는 몰랐다.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었다. 위대한 경영사상가인 그의 70년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이다. 헤르만 지몬은 이미 1985년 설립되어 전 세계 25개국 39개 지사를 둔 경영 전략 및 마케팅 컨설팅 회사 지몬-쿠허 앤드 파트너스의 공동 창립자이자 명예 회장이며 이번 한국어판 출간을 위해 특별히 <한국, 나의 한국> 이라는 보너스 챕터도 준비했다.
이 책의 더한 매력은 헤르만 지몬이라는 한 개인의 회고록이면서도 여러 경영학계 인사들과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있다는 점이다.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맨, 테오도르 레빗 등 경영 전략과 마케팅 분야 구루들과 얘기들과 그의 스승이자 영혼의 동반자와 같았던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커 드러커, 마케팅의 거인 필립 코틀러 등과의 에피소드도 읽을 수 있다. 난 일단 이 책을 집어들고는 제일 먼저 한국에 대해 언급한 대목을 펼쳤다. 그는 한반도의 통일에 대해 “냉전 시기의 적이 핵으로 무장한 채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평화가 유지된 것은 내게는 기적처럼 여겨진다.”라면서 “통일은 이루어질 것”이라고 확언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치 지도자들 간의 프로세스보다는 남북 간의 인구 및 경제력 차이를 극복하는 문제, 즉 평화적 통일 이후의 경제와 산업 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한때 국내에는 히든 챔피온이라는 알짜 기술 중소기업들을 소개하던 TV프로그램도 있었는데 헤르만 지몬이 가장 강조하고 눈여겨보는 것이 바로 그 중소기업이다. 그가 창안한 ‘히든 챔피언’이란 개념은 ‘전문 분야에서 특화된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을 뜻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 통일 부담은 한국이 훨씬 클 것이다. 하나는 서독과 동독의 인구 비율이 약 4 대 1이었던 반면에 남한과 북한의 인구 비율은 약 2 대 1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서독과 동독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어쨌든 동독은 소련 블록 내에서 ‘낙원’으로 간주되었다. 이런 여건 때문에 국경이 완전히 철폐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던 독일의 통일이 한국 통일의 청사진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산업은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동독의 산업처럼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동독의 기업들은 사실상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어쨌든 한국의 평화적 통일을 볼 수 있다면 나는 무척 기쁠 것이다.
나는 유명한 경영 사상가 피터 드러커와도 가격결정에 관한 흥미로운 토론을 많이 했다. 다음과 같은 말로 그는 내게 계속 정진하라고 격려했다. “자네가 가격결정을 중시하는 데 감명을 받았네. 그건 가장 소홀히 취급되는 분야야. 현재의 가격결정 정책은 어림짐작에 입각한 거야. 자네는 선구적인 일을 하고 있어. 머지않아 어떤 경쟁자가 따라붙을 걸세.” 박사학위 논문 통과 후 나는 이 주제에만 매달렸고 가격결정 연구에 매진했다. 1982년 가블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나의 첫 교재 제목으로 ‘가격 관리’라는 새 용어를 생각해냈다. 나는 책 제목을 두고 오랫동안 숙고했다. 그전에는 이 용어를 사용한 사람이 없어 당시만 해도 이 용어는 생소한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가격론’과 ‘가격 정책’이라는 용어만 통용되었다. 가격론은 이론과 계량을 중시하는 본 대학에서 알게 된 분야였다. 가격 정책은 실제와 관련된 내용으로 대부분 말로 개진되었다. 이런 의견 개진만 믿고 무언가를 시작할 수는 없었다. 요컨대 가격은 언제나 계량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숫자로 표현되어야 한다.
‘창의’ 원칙은 내외적 관계에 있어서 여러 측면을 가지고 있다. 창의는 문제를 고객과 개별 상황에 따라 특화되게 해결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우리는 방법의 도구 상자를 가지고 있지만 전략 및 마케팅 요리법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이 점에서 우리는 표준화된 방법에 따라 곧잘 일하는 시장 연구 업체와 확연히 구별된다. 내적 관계에 있어서 창의는 모든 동료에게 ‘함께 생각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특히 각 동료의 행동 결과와 관련하여 적용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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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앤파커스에서 헤르만 지몬 자서전이 나왔다. 현대 유럽 경영학의 자존심, 유럽의 피터 드러커, 독일이 낳은 세계 최고의 경영 사상가, 우리 시대의 위대한 경영사상가 50인. 모두 헤르만 지몬을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피터 드러커의 책이야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테지만, 헤르만 지몬은 나에겐 낯선 인물인데다, 그의 자서전을 통해 그의 성장과정과 인생 전반을 통틀어 볼 수 있다는 데에 깊은 흥미가 생겼다.
책은 우려와는 달리, 곧잘 읽어졌다. 경영가의 서적이라 엄청 어려울 것만 같다거나, 고리타분할 것 같다는 인상이 있을 수 있지만,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았다. 삶에 대한 인식을 결정짓는 태어나서 첫 18년. 이걸 알았다면 나는 더 열심히 학생 생활을 즐겼을 테지...... TV 다큐멘터리에서 본 적이 있다. 어느 인간 집단을 정해, 한 사람사람의 인생을 태어나서 60년정도를 추적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놀랍게도 10대, 20대, 30대, 40대.. 그 사람이 생각하는 바나 미래에 대해 꿈꾸는 것들이나 인생에 대한 자기생각이 그다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의 첫 줄을 읽으니 그때 본 다큐가 문득 생각난다.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소년이 다양한 시공간을 오가며 전 세계를 휩쓰는 거대한 인물이 된 과정이 요 목차에 담겨 있다. 1장 뿌리.
1955년부터 1975년까지의 혁신 제품이 그 이전 200년보다 더 많다. 1947년 독일 북부의 산골 마을 아이펠에서 태어난 헤르만 지몬에게 1955년에서 1975년은 본 적 없는 인생의 격변기였을 것만 같다. 이미 위의 발명품들이 존재하는 세계에 태어난 나는 마치 세상이 원래 이러했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게 잘 살고 있지만, 나는 지난 200년 전보다 정말이지 희한한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지몬이 흙장난하며 어린시절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낸 것과 내가 놀이터와 실내에서 적절히 보낸 것과 내 딸이 아마도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낼 나날들은 개개인의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까? 1969년 봄에 파리와 베를린에서 대학생의 정치적 각성이 시작되었을 때 지몬은 대학에 재학중이었다. 지몬은 대학에서의 공부가 본격적인 삶의 시작이라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조교생활, 연구를 통한 생계 유지, 박사과정 입문 및 교수 자격 취득.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 하버드에서의 2년 반 동안의 연구 생활. 특히 각 대학에서 지몬이 어떤 교수와 어떤 연구를 하였는지가 자세하게 나온다.
외국인인 지몬이 바라본 한국의 경제, 분단상황에 대한 해법 등이 흥미롭다. 한국과 독일이 분단 국가로서의 공동 운명체임을 설명한다. 또한, 히든 챔피언, 즉 강소 중소기업이 부흥해야 한국의 경제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한다. 헤르만 지몬의 스승인 피터 드러커와의 가격 결정에 관한 일화가 나온다. 지몬이 가격 관리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생각해 낸 배경이다. 그는 '가격 관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가격론과 가격 정책이라는 두 분야를 통합했다. 나는 계량적, 이론적 개념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하여 실무에서 가격결정이 더 잘 이루어지게 하려고 했다. 9장 가격 게임에서는 가격결정력(Pricing Power) 등 주요 경제 용어가 등장한다. 그것은 공급자가 고객과 시장에게서 얼마만큼의 가격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현직에서 그렇게 치열하게 연구하고 공부하던 헤르만 지몬이 60대가 되어 일선에서 물러난 후 본연의 분야인 글쓰기와 강연으로 되돌아가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삶에서 제 3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피터 드러커, 필립 코틀러, 한스 리겔, 이미경 등 지몬 자신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을 기술하고 있다. 대단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킹과 그 속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얻는 헤르만 지몬이다. 그의 학문적 성과나 경제이론은 너무나 거대한 산과 같다면, 마지막 장인 '인생이라는 학교'에서는 오히려 같은 한 인간으로서 헤르만 지몬이 후세에 남기는 진솔한 대화가 담겨있었다. 그 중
라는 지몬의 이야기가 크게 다가왔다.
조그마한 독일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헤르만 지몬이 전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과 경제학을 나누고 인생을 나누고 기꺼이 자기 삶의 성공과 뒤안길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음은, 결국 그가 마지막 장에서 말하는 단순한 원칙들에 근거한 것이리라. 헤르만 지몬의 자서전을 읽으니, 이 수많은 페이지에 기록할 만큼 일대 사건들과 기억들이 많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지구상에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확실하게 남기고 가는 그의 생을 보니, 너무 대단해서 마지막 페이지를 고요히 닫게 된다. <<헤르만 지몬>>은 경영학, 경영이론, 경영가에 관심있는 독자들은 물론, 한 사람이 어떻게 여러 학문 분야를 개척해나가는지 롤모델 탐구를 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기회로 경영 경제에 관한 나의 오랜 관심을 다시금 불러올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 우리는 시간의 심연으로부터 유래한다. 교육과 환경은 평생 따라 다니는 각인을 이 토대 위에 남긴다. 16 . 지난 수 세기동안 사람들은 평생 1만 킬로미터밖에 못 다녔을 것이다. 20 . 교통수단이 발달한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조상들보다 30~150배 빨리 여행한다. 21 . 우리는 어렸을 때 하루 종일 밖에서 보냈으나 요즘 아이들은 바깥 세계의 아주 적은 부분만 경험한다. 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