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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알지 못하는 기원에 대한 질문들..
"아직도 알지 못하는 기원에 대한 질문들.." 내용보기
카오스재단에서는 대중으로 하여금 과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게끔 하기 위해 6개월 단위로 선정된 과학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한다. 강연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강연집이 출간되면 꼬박꼬박 찾아 읽는다. 이 책 [기원, 궁극의 질문들]은 아홉 번째 강연집으로, 2019년 팬데믹으로 인한 뉴노멀이 오기 전에 했던 강연이라고
"아직도 알지 못하는 기원에 대한 질문들.." 내용보기

카오스재단에서는 대중으로 하여금 과학을 좀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게끔 하기 위해 6개월 단위로 선정된 과학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한다. 강연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는 대신 강연집이 출간되면 꼬박꼬박 찾아 읽는다. 이 책 [기원, 궁극의 질문들]은 아홉 번째 강연집으로, 2019년 팬데믹으로 인한 뉴노멀이 오기 전에 했던 강연이라고 한다. 내가 학교 다니면서 배웠던 과학을 지금에 와서 다시금 생각해본다는 것은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 그 때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공부인지라 즐거움보다는 부담이 앞섰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외우기에 급급했지만 지금은 그런 부담 없이 마음 편히 읽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홉 번째 강연집을 들고서 조금은 의아했다. 2015년 했던 첫 번째 강연의 주제가 [기원(the Origin)]이었기 때문이다. 우주의 기원, 물질의 기원, 생명의 기원 등 이번 강연과 겹치는 제목도 많다. 각각의 강연을 읽기에 앞서 왜 동일한 과학주제가 정해졌는지 찾아보았지만 별다른 설명이 없다. 아마 2015년 첫 번째 강연에서는 지구라는 행성을 중심에 놓고 얘기 했다면, 이번의 강연은 우주에 대한 얘기가 좀 더 많은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강연집을 내면서 그에 대한 별도의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무성의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총 10회의 강연을 모은 이 책에서 강연자들은 우주에 대해, 생명에 대해, 물질에 대해 그 기원을 다루고 있다.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연의 신비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기원에 대해 우리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없다. 기원의 문제는 과거에 일어난 일회성 이벤트이자 시간은 현재를 지나 미래라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과학적 실험이나 방법으로 검증할 수가 없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증명하는 최대한의 증거를 찾음으로써 모든 것의 기원에 한발자국, 한발자국 다가갈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번 강연에서 다루는 기원은 우주론, 우주, 물질, 별과 은하, 블랙홀, 생명, 다양성, 인류, 호모사피엔스, 창의성 등 10가지이다. 그중에는 이미 다른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도 있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이해하기 벅차기도 했다.

 

강연집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박창범 교수의 <우주론의 기원>에 관한 강연이었다. 우주는 시공간과 여러 가지 형태의 에너지, 그리고 그것들이 보여주는 현상으로 이루어졌다. 우주론은 그런 우주가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모습이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설명하는 시나리오라고 한다. 무한한 우주공간은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같은 비율로 팽창하고 있으며, 과거에는 감속팽창을 하다가 얼마 전부터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강연자는 우주가 지금까지 감속팽창을 해왔다면 과거의 유한한 시간에 우주에 있는 모든 점의 거리가 동시에 ‘0’이 되는 시점이 존재했을 것이고, 그래서 우주의 나이는 유한하고 138억년이라는 수치가 나왔다고 말한다. 모든 점의 거리가 ‘0’이 되는 시점이 바로 빅뱅시의 우주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필진 교수는 <블랙홀 전쟁에서 우주의 시작까지>란 강연에서 일반적으로 빅뱅이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우주의 시작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빅뱅이전에 급팽창이 있었고 급팽창 이후에 재가열을 통해 우주가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가장 인정받고 있는 동시에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우주론인 ‘표준우주모형’에서 우주공간은 태초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무한대라고 한다. 이처럼 우주 전체의 크기는 무한대이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우주의 나이 동안 빛이 전파된 거리까지로 유한하다고 박창범 교수는 설명한다. 빛이 우주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달려온 거리는 138억 광년이지만 빛이 오는 동안 우주공간이 팽창하여 출발점까지의 거리는 더 멀어졌다. 즉, 우주가 기원하고 시간이 흐른 직후부터 빛이 우주의 나이만큼 달려간 거리는 약 420억 광년 정도 되고, 그곳까지를 우리가 볼 수 있기에 우주지평선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강연자는 이런 지금의 우주를 저절로 태어나서 많은 천체를 만들며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한 진화를 겪고 있는 무한한 우주라고 말한다. 이밖에도 김형도 교수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 빅뱅> 강연에서 빅뱅이전에 또 다른 우주가 있었을 거라는 추측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를 지닌 다양한 우주가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한다. 평상시 천문학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우주에 관한 책은 여러 권 읽었다. 헌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기에 더 호기심이 생긴다. 아마 과학의 발전과 함께 더 밝혀진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른 강연들을 읽으면서는 양자역학과 관련되는 부분이나 우주상수와 같이 수식으로 설명되는 부분은 정확이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전 강연집과는 달리 흥미로운 부분, 대표적으로 블랙홀과 블랙에너지에 관한 것은 보다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을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호기심을 자극하는 강연이 많았다. 책을 읽으면서 과학이 우리 생활과 뚝 떨어져서 과학자들에게 학문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라는 걸 알려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강연의 주제는 무엇이 될지 궁금해진다.

k*****1 2020.07.29. 신고 공감 20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