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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여행과 책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둘을 아우르는 책을 만나면 절로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광고 문안가 이희인의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은 이유입니다. 제목을 보니 익숙한 느낌이어서 찾아보니 그가 쓴 <여행자의 독서; http://blog.yes24.com/document/8019924>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독후감의 제목을 ‘정말 책을 읽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구요?’라고 적은 것을 보면 작가는 독특한 여행가라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자의 독서>를 읽고 쓴 독후감을 찾아보니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와는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저로서는,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배낭을 싸는 시간, 그중에서도 어떤 책을 넣어 갈까 고민하는 시간들입니다. 어떤 책이 가고자 하는 땅과 어울릴까 고민하는 일은 여행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5쪽)”라고 서문에 적었습니다. 저 역시 나름대로는 고민을 합니다만, 여행을 떠나면서 무슨 책을 가져갈까 하는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 싶습니다.
<여행자의 독서>의 구성은 1. 구원을 찾아 떠나다, 2. 사랑을 찾아 떠나다, 3. 이야기를 찾아 떠나다, 4. 나를 찾아 떠나다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의 구성은 1. 추억을 찾아 떠나지 마라, 2. 희망을 찾아 떠나지 마라, 3. 낙원을 찾아 떠나지 마라, 4. 낭만을 찾아 떠나지 마라 등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여행의 중요한 목적의 순서로 정했다면, 이번에는 여행의 목적으로 삼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적은 셈입니다. 물론 내용은 제목들과 크게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행자의 독서>에 나오는 22꼭지의 이야기에서 소개한 39권의 책들 가운데 읽어본 책은 6권밖에 되지 않아 멋쩍었습니다. 그 뒤로 6권을 더 찾아 읽었습니다. 아직도 읽어야 할 책이 더 남아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역시 22꼭지의 이야기에서는 무려 58권의 책을 다루었는데, 18권을 읽어보았으니, 첫 번째 책을 읽고 7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던 셈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행지에 관한 책들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행지와 무관한 책들이 더 많은 느낌입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모자를 벗을지언정 머리르 비우며 여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땅의 내력이 담긴 책들을 가져가야 마땅한 듯합니다.(7쪽)’라고 적은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책읽기를 위해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여전합니다.
곳곳에 여행과 책읽기에 관한 주옥같은 대목들을 만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여행과 책은 대개 세 지점에서 만난다. 여행 전과 여행중, 그리고 여행 후. 일상에서 만난 어떤 영감에 가득 찬 책은 독서가를 여행으로 내몬다. 길 위에서의 책은 여행자의 고달픈 길에 길동무가 되어준다. 여행 뒤 만나는 책은 다녀온 땅에 대한 지식과 감상을 완성시켜준다. 어느 지점에서도 책은 요긴하고 그만큼 여행은 풍부해진다.(22쪽)”
이 대목도 좋았습니다. “길 가기와 책 읽기에 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걸 당신에게만 말해주겠다. 부지런히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부지런히 읽는 책이 가장 빨리 읽는 독서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막막했던 길들이 내 등뒤에 납작 엎드려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뒤돌아보면 저걸 언제 읽지 했던 책들이 내 손때를 잔뜩 묻힌 채 서가에 꽂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한숨 쉬지 말고 가던 길을 갈 것. 읽던 책을 읽어 나갈 것.(329쪽)”
저자 역시 여행사의 상품을 통해서 여행을 하면서도 여행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고 한탄하는 듯합니다. “여행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는 긍정적인 현상의 이면에,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설렘과 두려움, 감동이 가장 희박한 ‘여행’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포스트모더니즘의 담론들이 흔히 예술에 대해 남발했듯이, 우리 시대에는 ‘여행’마저도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339쪽)”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기행 혹은 여행의 문학이란 본질적으로 허풍과 과장을 일삼는 문학일지도 모른다.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는 순간 이야기꾼으로 변모해버린 여행자에게 과장과 허풍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힘든 일이다.(416쪽)”
어떻든 저자가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한 책들도 골라서 읽어볼 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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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을 쌀때 어떤 책을 넣어가느냐는 그 여행의 즐거움을 하나 더 가져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여행기간에 맞쳐 가이드북과 함께 한두 권의 책을 가방에 넣게 된다. 너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술술 읽는 책도 좋고 스토리의 흐름이 끊기거나 자꾸만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을 가져가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 안에는 정말 많은 나라의 여행지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와 그와 함께 한 책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책들도 있지만 처음으로 알게 된 책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조만간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추억, 희망, 낙원, 낭만인 네개의 목차로 나누어진 이야기는 그 목차에 맞는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처음으로 나오는 추억을 찾아 떠나지 마라의 첫부분에 나오는 책은 여행을 부르고 여행은 다시 책을 부른다는 문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이 가진 의미를 담고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행을 통해 책을 만나고 책을 통해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문장이라 나도 모르게 자꾸만 이 문장을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었다.
G2란 이름을 갖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너무 큰 땅덩어리 만큼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천차만별이다. 실크로드의 진주라고 불리우는 카슈카르의 시장은 우리네 시골 장터를 떠올리게 하고 드넓게 펼쳐진 카라쿨 호수는 인도에 갔을때 보았던 판공초를 떠올리게 한다. 이곳에서 저자가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노우에 야스시의 책 '누란'이 도서관에서 폐기 처분 되었을때 느꼈을 황당함과 이 책을 인천의 헌책방에서 발견했을때 느꼈을 감정은 나역시도 동대문 헌책방을 학창시절에 한번씩 갔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둔황은 실크로드길을 떠나게 만들어 준 책이고 또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변화지 않게 해주는 드문 책이라는 글에 나도 언젠가는 둔황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하게 되어다. 오진이지만 폐암 판정을 받았을때 느꼈을 감정, 한번 더 삶을 선사 받았을때 떠난 긴 여행길에서 함께 한 중국 고전 '산해경' 중국이 아끼는 판다는 물론이고 황제를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에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 끌린다.
노란색 우산들이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는 발칸반도 국가들을 여행길에서 만나는 요네하라 마리의 '라하의 소녀시대' 동유럽을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책이라고하니 내년 봄에 동유럽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에 떠나기 전에 읽어 볼 생각이다. 이런 나와는 달리 저자는 동유럽 하면 문화적 예술성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유적이 많은 나라들이 아닌 전쟁의 슬픔이 묻어난 사라예보와 베오그라드였다고 한다.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거짓된 이미지와 만들어진 진실에 대한 신랄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외국인 친구와 함께 한 캐나다 로키 여행에서 함께 한 '나를 부르는 숲', 난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파이 이야기'나 '작은 것들의 신', 조금은 생소한 아프리카의 한 부족의 풍습이나 문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모든 것이 산산히 부서지다', 전쟁의 상처로 얼룩진 보스니아의 역사적 앙금을 풀어낸 '드리나 강의 다리, 트라브니크 연대기, 아가씨'로 이어진 3부작이 노벨문학상 작품이란걸 알게 되었다. 이외에도 너무나 다양한 작품들이 저자의 여행과 함께 했음을 알 수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를 다룬 책을 찾아보는 것을 보면서 역시 여행작가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많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내가 얼마나 편중된 독서를 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좋아하는 장르의 책에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읽어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여행을 통해 책이 주는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이야기... 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가 좋았기에 첫번째 이야기에 소개된 여행지와 책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올해는 유달리 장마가 오래되는거 같다. 이번 휴가를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지 생각해 보며 책에서 알게 된 책을 가져가 볼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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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독서; http://blog.yes24.com/document/8019924>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랬기에 두 번째 이야기를 써낼 힘을 얻었겠지요. 새로운 여행지에서 읽으면 좋을 책을 골라주실 모양이라는 생각으로 두 번째 이야기를 펼쳤습니다만, 목차에서 무언가 다름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구원을, 사랑을, 이야기를, 그리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두 번째 이야기는 추억을, 희망을, 낙원을, 그리고 낭만을 찾아 떠나지 말라고 넌지시 비틀고 있습니다. 반어법일까요? 그래서 더 꼼꼼하게 읽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서문에서 저자는 여행과 독서의 즐거움이 줄지 않는 한 이런 원고를 계속 써보겠다는 욕심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무런 욕심도, 의무도 없이 여행하고 책을 읽던 때가 행복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두 번째 이야기에 녹여진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을 읽고서는 첫 번째보다 더 참담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두 21꼭지나 되는 이야기 가운데 포함되어 있는 더 많은 여행지 가운데 가본 곳은 오직 한 곳 밖에 없더라는 것입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여행에 들고 갔다는 56권의 책들 가운데 제가 읽어본 책은 불과 10권밖에 되지 않는 것도 조금 그렇습니다. 그나마 년 전에 쿤데라 전집 읽기를 한 덕을 조금 보았습니다.
호즈를 제외한 5대주를 고루 포함하고 있습니다만, 아시아지역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잘 알려진 여행지보다는 처음 듣는 곳도 많은 것 같습니다. ‘추억을 찾아 떠나지 마라’는 이야기들 속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여행과 책은 대게 세 지점에서 만난다. 여행 전과 여행 중, 그리고 여행 후. 일상에서 만난 어떤 영감에 가득 찬 책은 독서가를 여행으로 내몬다. 길 위에서의 책은 여행자의 고달픈 길에 길동무가 되어준다. 여행 뒤에 만나는 책은 다녀온 땅에 대한 지식과 감상을 완성시켜준다.(22쪽)”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만 일상의 독서에서 여행을 결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책에서도 가끔은 토로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책을 꼼꼼히 읽는 편인가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읽기를 중단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일단 펼쳐든 책은 반드시 끝을 보는 저와는 다소 다른 책읽기 습관인 것 같습니다. 꾸준한 책읽기가 제일 어렵다고들 합니다만 길가기와 책읽기에 대한 저자의 이런 생각을 들으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길 가기와 책 읽기에 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 부지런히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부지런히 읽는 책이 가장 빨리 읽는 독서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막막했던 길들이 내 등 뒤에 납작 엎드려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뒤돌아보면 저걸 언제 읽지 했던 책들이 내 손때를 잔뜩 묻힌 채 서가에 꽂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한숨 쉬지 말고 가던 길을 갈 것. 읽던 책을 읽어나갈 것(329쪽)”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까지 읽고서도 여전히 책 읽는 시간을 만들기 위하여 여행을 한다는 저자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책을 읽고서 느낌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그저 책을 읽기 위한 여행은 여전히 호사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하여 우리에게 소개되어 있지 않으면 여행지 선정 목록에서 뒤로 밀리게 되나요? 사람들마다 여행의 목적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저자가 여행을 하는 목적도 분명 독특하면서도 의미가 있다는 점은 저도 인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와 같은 여행을 꼭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나름대로의 여행의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제 경우는 여행을 통하여 나의 앎의 지평을 넓히는데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와서도 책읽기를 통하여 부족했던 앎을 넓히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겨울 나그네>의 3번째 곡 ‘얼어버린 눈물’에서 인용한 대목은 리뷰에 남겨두어야 하겠습니다. “얼어버린 눈물이 떨어지네, 내 볼 위로 / 그럴 수 있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울고 있었다니? / 오 눈물, 내 눈물아, 넌 그렇게 미지근하구나 / 하지만 이제 얼어버렸네, 차가운 아침 이슬처럼.(19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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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국에 다시가면 이번에는 제대로 한번 구경하고 먹고오자라고 벼르고 있는 나에게 이희인작가는 어릴 적 추억을 일깨워준다. 초등학교 6학년 만화책과 추리소설에 파묻혀 있던 나는 펄벅의 "대지"를 읽게 되었다. 아, 이런 것이 책이구나를 느끼고 다시 고급(?)독서로 발전할 수 있었다.
아.... 펄벅의 대지의 배경이 중국이었지.... * 이 책은 YES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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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든다. 여행과 독서, 거리가 있을 듯하면서도 가까운 묘한 관계에 있는 단어들의 조합이다. 여행이란 것은 움직임을 동반하기에 동적인 행위고 독서는 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서로 상극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요소다. 그런데 교통이 발달하고, 놀이 문화가 어떤 지역에 찾아가 휴식을 취하는 형태가 되니까 책이 그 놀이에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되었다. 함께 가는 분들에게 조금은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그 자체가 무엇보다 즐거운 독서 마니아들은 그 시간들을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한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함께 여행을 떠날 때 내 배낭에는 책이 두 권 정도씩 항상 들어 있다. 여행 중 혼자만의 시간이 날 것 같아 준비하는 책이지만 더러는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 늘 움직이는 여행이 되다보면,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면 그러하다. 하지만 책이 있으면 그것이 어떻게 되든 든든하다. 아주 맛있는 친구가 옆에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나의 여행엔 늘 책이 함께한다. 이 책 속에서도 숙명처럼 여행자가 되고 있는 저자의 옆을 지켜주는 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이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들이다. 저자는 책들을 이야기하면서 독자와 소통을 이루는 대화를 하고 있다. 책들을 읽은 독자들의 책에 관한 문의가 많이 온다고 한다. 그리고 책을 더불어 나누는 기회도 많이 제공된다고 한다. 이 책은 그처럼 책 소개의 기능도 충실히 해내고 있는, 서평의 성격도 지니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러한 공간- 서평이 많이 이루어지는-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책이 된 것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책은 4 부분으로 나눠 전개해 나가고 있다. 소제목도 붙이고 있다. 제목의 내용보다는 여행 지역을 나눈 성격이 짙지만 나름의 상큼한 제목으로 인식되어 진다. <추억을 찾아 떠나지 마라. 희망을 찾아 떠나지 마라. 낙원을 찾아 떠나지 마라. 낭만을 찾아 떠나지 마라.>가 그들이다. 부정 명령의 성격을 지닌 소제목들을 통해서 의지적인 찾음의 생각을 가지고 여행을 하라는 뜻으로 수용이 된다.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감상주의에 흐르지 말고, 실질과 현실을 보면서 의미를 스스로 일깨우란 뜻일 게다. 1편 추억에서는 중국의 여러 지역을 여행한 기억을 적고 있다. 책이 여행을 부르고 여행이 다시 책을 찾게 만드는 일정이 소개되고 있다. 둔황, 누란에서, 강남에서, 쓰촨, 칭하이에서 책을 찾고 있다. <루쉰 전집>과 <허삼관 매혈기> <영혼의 산> 등은 작가가 찾은 책들이다. 북경과 장지지에서 <열하일기>와 <대지>를 소개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큐슈, <설국>의 무대가 되는 혹카이도도 소개하고 있다. 책들과 여행지가 잘 조화되면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여행지에서 답사 비슷하게 하면서 그려진 언어를 만난다는 것은 이해도가 배가 되리라. 우리가 글을 쓸 때도 답사를 해야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과 같이 역으로 현장을 만나며 언어를 만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2부 희망에서는 동구를 돌아다니면서 만난 책들을 기록하고 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등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에서 만나고 보스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오스트리아도 찾고 있다.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는 <생의 한가운데> <양철북> <책 읽어주는 남자> 등을 표현하고 있고, 체코에서는 카프카의 소설들을 찾아보고 있다. <아마데우스> <카산드라> 등의 만남도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동구를 통해 전쟁과 혁명 등의 아픔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질곡의 세월을 읽어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작가와 함께하는 동유럽 역사 기행이 된다. 3부 낙원에서는 화자가 가장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소개되고 있는 곳이 많이 등장한다. 동남아 여러 곳의 기록을 통해 우리가 여행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부추긴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발리, 태국, 인도, 스리랑카 등에서 작가의 행복한 눈이 만나 진다. 그것은 <작은 것들의 신> <80일간의 세계 일주> <태평양의 끝>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작가의 간절함이 가득히 묻어나는 <섬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만나고, 책들을 만나는> 여행의 장이 펼쳐지는 것을 동참하는 것은 진한 즐거움이다. 정말 사진으로 동참하면서 작가의 의식을 쫓아가는 일이 온통 기쁨이 된다. 작가의 마음이 위험한 땅을 위험하지 않다고 여기며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기대와는 달리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을 언급한다. 방대한 분량의 철학 서적인 이것을 작가는 시간과 관념이라는 두 마리 토끼 위에 가지고 다닌 듯하다. 이 책은 지역성과 관련이 적은, 작가의 의도에 의해 소개되는 책으로 보인다. 정말 방대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의 독서 아우라를 살펴볼 수 있는 분량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어가면서 나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에 비하면 조족지혈에 불과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독서의 양을 더 늘려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이 책을 불러주는 그러한 역할을 나에게 해주고 있다. 감사한 읽기가 되고 있다.
4부 낭만에서는 나머지 대륙을 넘나들며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캐나다가 있고 브라질이 있으며 캐냐가 그곳에 있다. 그들에게서 만나는 <민중의 지도자> <킬리만자로의 눈> <지상의 양식> 등은 작가의 큰 양식이 되고 있다. <민중의 지도자>는 1960년대 중반의 나이지리아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부패한 정치 지도자와 지식인들 사이의 첨예한 갈등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다. 구체적인 줄거리까지 소개되는 책은 이 여행서가 갖는 매력 중의 매력이다. 여행지의 사진을 소개하고 여행의 경험과 감상을 적는 것은 다른 여행서들과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이 책의 장점이 바로 그들과 더불어 많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에는 수많은 책들이 등장하고 그것은 작가의 지식과 안목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면서 우리에게 여행의 깊이를 만들어 준다. 책이 가진 효능을 마음껏 전해 주는 책,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음을 스스로 느낀다. 잘 만난 책이다. 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만들어준 리뷰어 클럽에 감사하는 마음이 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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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시장이 기형적으로 커지고 동네 뒷산에만 올라도 마치 히말라야 7좌를 등정하는 데 필요할 것만 같은 장비와 도구, 옷을 구비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 몇 년간 아웃도어 캠핑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산이나 바다 어디를 가도 이제는 캠핑장이 구비되어 있고 그들이 선보이는 캠핑 장비들은 어마어마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귀찮고 성가시다. 아무래도 캠핑은 여름에 많이 하게 되는데 나는 일단 여름에 밖에 나가는 것이 너무 싫다. 그렇지 않아도 더위에는 쥐약이고 선풍기를 틀어 놓아도 땀이 나는 내 눈에는, 집 살림 정도의 물건들을 굳이 밖으로 가져 나가서 사서 고생하는 것 같은 캠핑이 이해되지 않는다. 캠핑을 하면서 맛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이 많겠지만 나는 캠핑! 하면 ‘출발 전부터 장비 챙기느라 땀으로 흠뻑, 출발해서 도착할 때까지 차 밀리며 땀 흠뻑, 도착해서 준비하면서 땀 흠뻑, 텐트에서 땀 흠뻑, 돌아오기 위해 장비 철수하면서 땀 흠뻑, 집에 와서 정리하고 장비 씻느라 땀 흠뻑’ 여행도 처음에는 그랬다. 여행의 무용성을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여행갈 돈으로 책을 사 보면 그 여행에서 맛볼 수 없는 신세계를 경험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내 생각과 확신은 몽골여행 한 번으로 완전히 산산조각 났다. ‘나’라는 존재를 압도하며 펼쳐진 사막의 일출 장면에 눈물을 쏟았다. 참회와 부끄러움, 찬양과 경외의 눈물 이었다. 수백 권의 책에서도 차마 맛볼 수 없는 경험이었다. 여행에 대한 생각과 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후로는 나보다 조금이라도 어린 친구들에게 “땡빚을 내서라도 배낭짐을 싸라. 최소한 2주는 여행해라. 남들이 가지 않은 곳으로 여행해라.” 전향했다. 아웃도어 장비와 옷, 캠핑 장비들의 참맛을 경험하면 쉽게 사상전향하지 않을 까 싶기도 하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톈진에서의 마지막 밤. 여행이 아쉽고 젊음이 슬프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어야 했다. 어떤 경험은 너무 아름다워 상흔이 되기도 한다.” (p.37)
이 책 「여행자의 독서 - 두 번째 이야기」의 저자는 최소한 나보다는 훨씬 많이 여행을 다닌 여행객이다. 이미 고등학교 때 자신의 힘으로 번 돈으로 여행경비를 마련 해 여행을 다녔다. 뒤늦게 사상전향한 나와는 다르다. 그런데 ‘어떤 경험은 너무 아름다워 상흔이 되기도…….’라는 말에 왜 이렇게 공감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몽골 엘승타슬라헤 사막에서 마주한 사막의 일출 앞에서 쏟아낸 눈물에는 ‘내 젊음이 슬프다. 여행이 아쉽다.’라는 속뜻은 없었는데 말이다. 나는 그저 경탄해 마지않는 자연 앞에 찬양의 눈물을 쏟은 것이었다. 저자의 표현처럼 여행 자체가 아쉽고 젊음이 슬퍼서 엉엉 울었다는 경험이 낯설기는 하지만 탐이 난다. 언제 내 자신을 두고 울어 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경험이리라. 한 번 해보고 싶다.
“세르비아의 평화.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만난 평화는 내내 불안하고 갑갑했다. 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 살벌한 폭력을 저지른 이들의 도시와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듯 평온할 수 있는 것일까? 전쟁은 그저 허깨비였단 말인가? 전쟁은 과연 사람이 했던 짓인가?” (p.156∼157) 사실, 책이나 TV를 통해 알게 되는 것에는 것과 실제로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때가 많다. ‘코소보 사태’로 잘 알려진 보스니아 내전은 나치의 인종말살 정책 이후 가장 잔인하고 무모한 전쟁이었다. 유서 깊은 짧은 다리를 하나 두고 민족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매일 마주치며 인사하던 이웃을 무참히 살해 했다. 그리고 그들의 아내와 딸과 어머니를 강간했다. 다시는 그들과 같은 인종이 탄생하지 않도록. 잔인하고 무자비하다. 그런데 실제로 그 잔인한 전쟁의 주도자였던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는 평화로웠다고 한다. 책에 삽입된 베오그라드 시민들의 평화롭고 여유로운 모습에서는 전쟁의 상흔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환각 상태에 빠진 것처럼, 허깨비를 보고 있는 것인지 내가 허깨비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여행이 아니면 결코 맛볼 수 없는 경험이다. 활자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 수 없다. 어떠한 형태로든 가공되고 수정되어 편집된 화면으로도 결코 알 수 없다. 내 눈으로 직접보고, 내 손으로 직접 만지고, 내 귀로 직접 듣고, 내 코로 직접 맡아야 알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에 동일한 베오그라드 주민을 보고 저자와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만행, 특히 아우슈비츠의 기억은 서구 유럽에 씻을 수 없는 원죄의식을 심어 놓았다. 수세기 동안 세계의 중심을 자처하며 이성과 합리성을 신봉해온 콧대 높은 유럽 대륙에 극단의 야만이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유럽인들에게 적잖은 충격이었으리라.” (p.205) 체코의 프라하와 독일의 드레스덴에 신혼여행을 갔었다. 프라하도 좋았지만 나는 드레스덴이 더 좋았다.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도시가 완전히 폐허가 된 드레스덴. 이미 책을 통해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지만 직접 경험한 드레스덴은 많이 달랐다. 시민들의 힘으로 전쟁이 가져 온 폐허를 이겨내고 새로운 도시로 탄생했다는 활자를 읽었지만 실제로 그 도시에 어떻게 숨 쉬고 있는지는 직접 발로 다니며 경험할 수 있었다. 깨끗하고 단정하고 심플했다. 독일의 도시 ‘다웠다.’ 그런데 뭔가 알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과도하게 절제된 것 같은 느낌.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였는데, 이미 전쟁의 상처에서 완치되었는데 차마 씻어내지 못한 슬픔, 절망, 공포 같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드레스덴을 신나게 돌아다니고 난 후 돌아온 숙소 침대에서 갑자기 그런 느낌이 몰려 왔다. 슬펐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함께 여행하지 말라 한다.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고? 그렇다면 진정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걷는 길이 가장 쉽고 아름다운 길이다.” (p.76∼77) 이 책은 다른 여행서적과는 많이 달랐다.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주가 되지 않는다. 여행지에서의 ‘내’가 주인공이다. 여행지에 들고 간 ‘책’이 주인공이다. 저자의 탄탄한 인문학적 내공도 한 몫 한다. 저자가 책에서 ‘문학’ 쪽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 책에서 소개한 많은 문학작품들 중 대부분이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 읽고 싶은 책을 메모하고 리스트를 만들었다. 주로 한 분야의 책만 편식하는 내게 저자의 책소개는 보약과도 같다. 책이 재미있고 저자의 글에 고개가 끄덕여 지면 저자가 하는 말에도 동의하고 싶어지게 마련인데 이 책과 저자에게도 그랬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여행이 가장 좋았다. 혼자서 배낭 짊어지고 고생한 여행도 좋았지만 둘이서 함께 하는 여행이 주는 달콤함을 넘어설 수 없었다. 아내와 하는 여행이 가장 좋았다. 여행 중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았다.(당연한 건데 너무 자랑처럼 얘기했나?^^;;) 그저 좋았다. 기질과 성향이 비슷해 그런 것 같다. 계획하고 있는 여행도 무척 기다려진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나라들이 번잡하고 지저분하지만 어쩐지 활기 넘쳐나는 시장통을 활보하는 기분이라면, 유럽은 조용하고 인적 드물며 경비가 삼엄한 부유한 주택가를 산책하는 것만 같다. 좀 심하게 말해 어딘가 박제가 되어버린 여행, 핏기 없는 여행을 하는 것만 같다.” (p.181) 계획하고 있는 여행이 유럽인데 이 사람이 산통을 깨고 있다. 아직 많지 않은 여행 경험이라 저자의 내공에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별로 상관할 것 없어 보인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를 경험하고 나서야 ‘말이지~ 아시아는 말이야~ 아프리카는~ 유럽은 말이야~’ 으름장을 놓을 수 있는 것이지.
“길 가기와 책 읽기에 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걸 당신에게만 말해주겠다. 부지런히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부지런히 읽는 책이 가장 빨리 읽는 독서다.” (p.329) 여행도 부지런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가세~ 가세~ 젊어서 가~ 늙어지면 못 가나니~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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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저 편을 누비고 돌아와서 여행기를 내시는 분들이 요즘 부쩍 많이 보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희인선생님처럼 주로 전직 언론인 중에 이런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 중에서도 선생님의 이번 이 저작은, ㉠다른 책들과 비슷한 분량인데도, 책 안에서 커버하고 있는 지역이 매우 많다는 사실, ㉡여행과 독서를 밀접히 연결시켰다는 특징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이 책은 전작인 1권이 있으며, 그 책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나올 연작이 기대됩니다.
깔끔하고 미려한 커버에, 두툼한 분량이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네요.
저자가 직접 찍은 깨끗한 사진이, 필요할 때는 넉넉한 여백과 함께 화첩 같은 구성으로 제시됩니다.
사진을 잘 못 찍으신다고 짐짓 겸양이시지만, 실제 솜씨는 전문 작가의 그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메인 컨텐츠가 사진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작가의 현지 기행 감상, 독서 체험이 빽빽한 모습으로 지면에 가득가득 차 있습니다. 여행을 하는 목적은 낯설고 신기한 풍광을 발견하고 시각적으로 쾌감을 받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겠죠. 여태 몸이 닿지 못해 본 지점에 위치한 내가, 비로소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자아를 재발견하는 것에 진정한 목적이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희인님은 이렇게나 많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가볍지도 않은 책 두어 권을 반드시, 그 목적지의 성격, 혹은 해당 여행의 성격에 걸맞은 것으로 골라, 현지에서 접하고 얻은 새로운 깨달음, 신선한 느낌을 보다 선명한 것으로 간직하는 데에 유효적절하게 활용하고 계십니다. 제 1편에서는 중국의 4곳, 일본의 2곳을 여행한 후의 기행문 6편이 실려 있습니다.
저자는 유년 시절부터 이노우에 야스시의 저 두 작품을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합니다. 실크로드는 물론 인기 있는 여행 코스이지만, 이런 오랜 내적 동기가 이 지역을 여행 목적지로 선택한 큰 동인이 되었음에 틀림 없습니다. <죽음의 한 연구>는 물론 우리 문단의 거목 박상륭의 그것인데요, 아시다시피 이 책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박상륭 어휘 사전이 따로 나와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저자분은 이 여행길에 이 작품이 전에 없던 풍부한 이해로 다가왔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독서는 여행의 보조 수단이기도 했지만, 거꾸로 여행이 독서의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친구, 일행 따라 즐기고 과시용 사진만 잔뜩 찍어오기 일쑤인 우리가 마음에 새겨야 할 대목 아닐까 합니다. 님웨일즈의 아리랑과, 강남의 저 대도시 혹은 명승지가 무슨 상관일까 궁금했는데, 상해 임시정부와 김산(장지락 선생)과의 연관 고리를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김산님은 임정 게열과는 아주 밀접한 연관을 맺으신 건 아니지만, 가혹한 시련의 세월 애국 선열의 발자취를 다시 새기는 데에는 저 책이 충분히 훌륭한 제재가 될 수 있습니다. 베이징과 호남(후난) 성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지역은 이 선생님의 선택대로, 저 두 권의 책과 밀접한 인연을 맺습니다. <열하일기>는 긴 말이 필요 없는 여행기와 인문학의 고전이고요, 노벨상 수상 작가인 펄 벅의 저 작품은 안휘 성이 배경입니다만, 이곳 후난성 역시 사이가 멀다 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1장의 마지막에 일본 여행기 두 편을 배치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방사능 이야기가 빠질 수 없죠. 염세주의의 대표격인 다자이 오사무가 들어간 건 그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일본 당국의 수수방관 내지 속수무책, 무능성은 지켜 보고 있는 우리가 다 놀랄 정도니까요.
아마 <프라하의 소녀시대>가, 체코 편이 아니라 왜 저기 가 있는지 의아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유는 이 소설에, 프라하에 모인 구 공산권 유럽 각국으로부터 모인 소녀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까닭이 있어서일 겁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 빼어난 작품은 사실 바로 그 다음 세르비아 편과 더 밀접한 관계이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와 연맹 관계이므로 이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보다는 그 다음 장에 끼는 게 자연스럽지만, 저자의 실제 여행일정에 따라 이렇게 묶인 거겠죠. 세르비아, 보스니아를 다룬 장은 읽으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여행은 관광이 아니라, 현지인과의 공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습니다.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는 과거 이원 제국(double monarchy)를 이룬 일체라서, 오늘날 우리에게는 별 상관이 없어 보여도 사실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죠. 저자는 인종적, 언어적으로 크게 상충을 이루는 두 나라를 주파한 후 담담한 감상을 적고 있습니다. 아우슈비츠 여행기는 정말 우리가 책으로 많이 접할 수 있었음이 당연하게, 그간 무수히 많은 책들이 이를 소재로 삼았죠. 과연 그 중에 무엇을 골라야 했을지가 고민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보헤미안들의 심장부 체코 역시 연관 소재의 책이나 문호들이 많기도 많습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다루는 장에 왜 <1984>가 있을까요? 의아하게도 느껴졌지만, 사실 이 두 나라들이 국민에게 큰 자유를 허여하는 시스템은 아니지 않습니까? 질서가 잘 잡히고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작가는 "결코 이민까지 가서 살고 싶지는 않은 곳, 애써 노동한 대가를 월세로 다 내야 하는 곳"이라고 차갑게 규정합니다.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자의 말 하나를 잠시 인용하겠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인도도 보였고, 중국도 보였고,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인도차이나도 보였다. 과거도 보였고 오늘도 보였고 미래도 보였다. 섞이니 아름답다. 섞이니 빛이 난다. 태국을 다룬 장에 저 책들이 놓인 것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저자 개인적인 사연과 밀접 관계를 맺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방콕에는 우리가 잘 알듯이 카오산 로드가 있죠. 그곳에 위치한 어느 헌책방에서, 저자는 소중한 원서를 과거에 많이 구한 추억이 있다고 합니다. 카버의 책도 딱히 태국을 다룬 게 아닌데 여기 등장하는 이유는 거기 있습니다. <론리 플래닛- 한국편>은, 외부에서 본 한국이 어떤 모습일지 알 수도 있는, 기념품 정도로 구입해 온 아이템입니다. 인도는 광대한 땅이라서, 남인도라고 해도 지역이 광대하고 지역색도 다양합니다. 퐁디셰리(작가의 표기로는 "폰디체리"), 케랄라 주, 첸나이(옛 이름 마드라스) 시 등을 부지런하게도 둘러 봅니다. 작가의 명언이 하나 나오는데요, "트러블(trouble)이 없으면, 그건 트래블(travel)이 아니다." 현지의 풍토병 때문에, 귀국 후 좀 고생을 하셨다는 말이 있습니다. 잔지바르가 탄자니아의 일부인데, 앞 장에도 탄자니아가 나오고 바로 뒤의 장에 또 "잔지바르"가 나오는 게 목차만 보면 이상할 수 있습니;다. 앞 장은 탄자니아 소재 킬리만자로 이야기고, 탄자니아 중 잔지바르 여행기가 뒤에 실려 있어서 그렇습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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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에 우연히 읽게 된 <여행자의 독서>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었던 책이었다. 여행과 독서는 내가 항상 갈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먼 길을 떠났다 돌아오는 그 순간부터 또 어디론가 떠나가고 싶은 마음이나, 한 권의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다른 책을 펼쳐 드는 마음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여행이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일 수도 있고, 익숙한 곳에 대한 편안함과 추억을 되새겨 보는 일인 것처럼 독서도 새로운 책에 대한 기대감이기도 하고, 오래전에 읽었던 책에 대한 되새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여행과 독서가 함께 만날 수 있는 것이 여행가방 속에 챙겨가는 몇 권의 책을 읽는 일이 아닐까. ![]()
저자가 이미 <여행자의 독서> 첫번째 이야기에서 밝혔듯이,
역시, <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여행지와 그곳에 관한 책들이 소개된다. (...) 그렇듯, 여행은 제게 기쁨보다는 슬픔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마음에 스며드는 시처럼, 가슴에 번지는 음악처럼. 진짜 여행은 유쾌하고 들뜬 것이라기 보다 슬퍼야 제맛이라는 듯이. (...) 슬픈 여행이야말로 정갈한 기쁨, 맑은 가르침이 숨겨 있다고 믿습니다. 그 슬픔에 언어를 부여하는 일이 아마도 이런 책일겁니다. (...) 제겐 길 위에서 틈틈이 읽는 책들 속에서 또다른 여행의 길이 있었습니다. (<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 작가의 말 중에서 ) 그렇다면, 내가 여행을 떠날 때에 오랜 시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여행가방에 챙겨가는 책들과 그 책읽기와는 다른 의미의 '여행자의 독서'가 아닐까.... 그가 길 위에서 읽은 책들은 그가 찾아가는 여행지와 관련된 책(소설 등)들이다. 중국 강남의 여행길에서는 <루쉰 전집>, < 허삼관 매혈기>, < 아리랑> 일본 큐슈의 여행길에서는 < 남쪽으로 튀어>, < 원전사고>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의 여행길에서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프라하의 소녀시대> 보스니아, 세르비아의 여행길에서는 <드리나 강의 다리>,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타인의 고통> 파키스탄, 히말라야에서는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킴> 잔지바르에서는 < 왜 지구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등을 읽는다. 여행지와 관련되어 소개된 책들이 독자들에게 많이 읽히는 책들이고, 나 역시 읽었던 책들이 대다수이기에 여행중에 왜 그 책을 선택하였는가에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책의 내용들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읽지 않은 책들 중에도 관심이 가는 책들이 읽어서 독서 리스트에 올려놓게 된다. 특히, 일본의 겨울여행에는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게 되는데, 우리나라 번역본 4종류의 첫 문장을 소개한다.
가끔은 같은 책에 대한 번역본을 놓고 어떤 출판사의 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적이 있는데, 같은 책의 약간씩 다른 첫 문장을 접하고 보니, 번역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평소 여행을 즐기는 저자이기에 패키지 여행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칠순의 어머니와 함께 간 중국 북경과 장자지에(장가계) 여행은 어머니를 위해 패키지 여행을 선택했고, 어머니와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내 경우에는 여행가방 속에 넣는 책은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얇은 소설을 주로 담아 가는데, 저자가 소개하는 책 중에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은 '가치에 대한 탐구'라는 부제가 붙은 두께가 799 페이지에 달하는 엄청난 두께의 책이다. 이 책은 소설을 가장한 철학서이다. 그래서 한 권의 책 속에 두 권의 책이 존재한다. 하나의 측면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하는 기행문의 의미. 그리고 또 다른 측면은 여행중의 모터사이클 관리를 중심으로 관념에 대한 이야기, 즉 고대 희랍인의 시각과 그러한 시각이 갖는 의미에 관한 철학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에 따라서 철학적인 내용이 힘겹게 읽혀진다면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하는 부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한 편의 소설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과 모터사이클관리술>에 나오는 저자의 여행길은 과거와 마주치는 장소이며, 이야기들이기도 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학적 의미의 묘사가 돋보이기도 하는 문장들과 철학적 의미의 사유의 계층 체계 속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탐구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철학서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문학 작품이기도 하다. (...) 작가 자신의 말대로 이 책은 " 관념에 관한 한 권의 책과 사람들에 관한 또 한 권의 책" 이라는 "두 권의 책" (부록 751)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관념에 관한 한 권의 책이 철학서라면 " 사람에 관한 또 한 권의 책" 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소설 형식의 문학 작품이라고 할 수" (p.768) -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역자의 글 중에서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여러 날 붙잡고 씨름을 하듯이 읽었는데,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의 뿌듯함은 <여행자의 독서>의 저자가 책에서 말하듯, " 나 이런 책 읽었어! 하고 오만을 떨어도 괜찮을 책" (p. 347)임에는 틀림없지만, 여행가방 속에 선뜻 넣어 갈 생각은 하지 못할 것 같은 책이다. 그러나 여행자가 왜 이 책을 파키스탄 히말라야 여행길에 읽었는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여행자는 과연 제대로 보는 자인가? 여행자는 깊이 볼 수 있는 자인가? 책 속의 진실과 차창 밖의 진실은 어떻게 만나고 갈등하고 화해하는가? 그것이 어쩌면 세상을 알고 싶은 진지한 여행자의 손에 책이 필요한 까닭이 아닐까? (...) 그 책장 위에는 내가 보지 못한, 만나지 못한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아프리카, 그리고 세상이 있다. 어쩌면 여행자란 영원한 오해(誤解)자인지도 모를 일이다. (p. 425)
![]()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나의 독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여행과 독서를 동시에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무엇을 보았던가?, 나는 지금까지 책 속에 무엇을 느꼈던가? <여행자의 독서> 첫번째 이야기에서도 관심이 갔던 책들이 여러 권이 있는데, 두번째 이야기에서도 꼭 읽고 싶은 책들이 들어온다. 다음에 여행을 떠날 때는 그 여행지와 관련이 있는 책을 몇 권 여행가방 속에 넣어 가야겠다. 이 책을 통해서 그 의미를 깨달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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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많은 책들 중에는 여행에 관한 책도 있고, 책에 대한 책도 있다. 그 중에 [여행자의 독서]는 어떤 책이라고 해야할까? 이 묵직한 한 권의 책은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기도 하고 수많은 책들을 읽고 싶게 만들기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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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넘쳐나는 여행자들의 만든 길에서 똑같은 것들을 마주하기에 지쳐가고 있었다. 여행이 주는 환상과 여유를 위해, 가지 못하는 대리만족을 위해 여행에세이를 종종 보는 나에게 이 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정한 아우라가 느껴지는 새로운 만남이었다.
여행의 아우라를 만나다. 여행길에 오를 때마다 여행지와 관련된 책,영화 등을 뒤적이는 것으로만 만족하지 않았다. 같은 장소와 풍경이지만 책 속 인물과 여행하며 당시 그 배경을 상상하며 과거로 떠나는 독서여행이 참으로 신선하다. 가는 나라에 맞게 그 나라의 저자들이 쓴 책을 어쩜 그리도 탁월하게 선택하는지 그의 안목이 부럽다.
진짜 여행기술을 배우다. 전직인 광고카피라이더답게 몇컷의 사진과 책 속 구절들이 머리와 가슴에 확~와 닿게하는 그 뭔가를 알고 있는 듯하다. 남인도를 여행하며 배탈, 몸살 등 온갖 병트러블을 겪은 저자나 강도에게 돈과 여권까지 뺏기고 이집트 사막에 버려졌다던 저자가 만난 어르신의 여행에서 인생을 배운다. 예기치못한 곤란함 덕분에 이를 헤쳐나가는 것이 여행이라고. 트러블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와 여유. 그리고 아직 접하지 못한 수많은 인문고전들을 길 어느 곳에서나 읽을 수 있는 '저자의 멋진 달팽이관'이 부럽다.
p313. 마치 어느 날엔가는 죽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죽지 않을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대한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누가 살고 누가 죽고, 누가 사랑을 쟁취하고 누가 그러지를 못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또다시 알고 싶어 한다. 그것이 위대한 이야기의 신비한 매력이다.<작은 것들의 신>
추억/희망/낙원/낭만을 찾아 떠나지 마라! 답은 책을 갖고 떠나라. 이제는 근사할 것 같았던 지구 반대편의 세상이 너무 같아지고 눈에 보이는 환상도 없어지고 있는 세계. 저 밖 세상을 가려는 여행자들에게 진짜 여행, 진짜 삶, 진짜 사람을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알려준다. 동유럽의 환상을 갖고 떠난 헝가리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에 그려진 헝가리의 진짜 모습은 전혀 다르다는 저자의 말처럼 누구나 다 가는 박물관, 카페, 성당이 아닌 그들의 진짜 역사와 삶을 볼 수 있는 방법은 가방에 책 한권을 갖고 읽는것.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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