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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을 읽지도 않았고, 읽을 생각도 없으니 사실 이런 평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럼 왜 글을 쓰냐고? '주자학이 조선 후기를 망쳤다'는 부제가 하도 기가 막혀 한마디 하고자 싶어서이다. 책소개에서 보는 바로 저자는 조선 후기의 공리공담이 조선을 망쳤다고 보는 듯하다. 그럴수도 있다. 주자학을 따르는 사람들이 지나치게 명분 따위에 집착하여 조선의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됐다는 것은 일면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말이다, 조선을 망친 것은 주자학을 잘못 읽은 '사람'인가, 주자학 '그 자체'인가. 교회에 다니던 인간이 교리를 잘못 해석하여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것은 '성경'의 책임인가, 교리를 잘못 이해한 '사람'의 책임인가. 주자학이 한 나라를 망칠 정도로 잘못된 사상이라면 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주자학을 연구하고 여전히 석박사 논문이 나오고 있는가. 과연 저자는 "주자학의 사고체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늘 시끄럽고 좌충우돌하기 마련인데 그러면 민주주의는 잘못된 사상인가. 결론만 말하자. '사상 그 자체'로 잘못된 건 없다. 만약 그 자체로 잘못된 사상이 있었다면 그것은 이미 도태되고 말았을 것이다. 문제는 항상 사람이다. 불교도, 유교(주자학)도, 이슬람도, 기독교도, 심지어 마르크스주의도 항상 거꾸로 읽거나 자의적으로 읽어서 문제가 되는 법이다. 사람이 문제다. 본말이 뒤바뀐 인식에서 올바른 결과가 나올 수 없다. 그게 이 책을 읽지 않으려는 나의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