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15)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7%
  • 리뷰 총점8 11%
  • 리뷰 총점6 2%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10.0
  • 20대 9.0
  • 30대 9.0
  • 40대 9.0
  • 50대 9.0

포토/동영상 (2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나이가 들수록 시와 함께 걸어보자
"나이가 들수록 시와 함께 걸어보자" 내용보기
"온몸을 다해 오느라고 , 늙었구나" 올 한 해 벌써 한 살이 늘었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읽는 것이 귀찮고 책 속의 글자가 눈에 익혀지지 않는다. 그럴수록 책 속의 좋은 글귀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 그런 나에게 책 안의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늙었지만 쉬이 늙지 않은, 마치 힘을 다해 여기까지 온 나를 잘 살아왔다고 토닥이는 것 같아 좋다.  [시와 산책]은 나이가 들어가
"나이가 들수록 시와 함께 걸어보자" 내용보기
"온몸을 다해 오느라고 , 늙었구나" 올 한 해 벌써 한 살이 늘었다. 나이가 들수록 책을 읽는 것이 귀찮고 책 속의 글자가 눈에 익혀지지 않는다. 그럴수록 책 속의 좋은 글귀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 그런 나에게 책 안의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늙었지만 쉬이 늙지 않은, 마치 힘을 다해 여기까지 온 나를 잘 살아왔다고 토닥이는 것 같아 좋다.  [시와 산책]은 나이가 들어가는 나에게 좋은 책이다. 책이 얇되 그 속에 담긴 시적인 문장은 인상적이다.  "그래도 우리 함께 계속 나아가자"는 보르헤스의 글로 마무리하는 이 책은, 글쓴이의 어떤 다짐을 말해주는 듯하다. 종소리가 멎고 침묵이 시작되려 한다는 책의 마지막 글은, 마치 마지막이되 시작을 알리는 역설을 보여준다.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우리 삶이 그러하지 않을까.  [시와 산책]은 나이든 시인의 글로 인생의 끝을 향해가지만 또한 시작하는 삶의 의미를  담고 있어 중년의 내 마음에 선뜻 다가온다. 이 책은 또한 출판사가 기획한  '말들의 흐름'에 따른 끝말잇기 놀이의 연속선 상에 있어 그 의미가 더해지는 듯하다.  "사랑하는 마음이 꼭 같지는 않더라도, 오늘 밤 내가 보는 이 달을 당신이 안 보고 있다고는 못하겠지" 인간의 유한한 삶에서는 젊은 날의 사랑을 빼 놓을 수 없다.  어린 날의 시인은 돌봐주던 언니의 편지를 대필하면서 사랑을 대신 배우고, 사랑의 진실을 전하기 위해 많은 거짓이 필요했다. 정작 시인 자신은 어떤 사랑을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잘 넘어지는 시인이 발을 접질려 회복한 이후 지금까지 남은 미미한 통증에 대해서 짜증내기 보다는 '몸에 머무르게 해줘야지' 한 말을 되새겨본다. 어찌보면 시인은 남녀간의 사랑보다 자신의 통증조차 사랑하는, 하늘의 신을 섬기는 수녀의 사랑에 더 가까운 마음을 지녀 그것을 선택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와 함께 한 구절, "하룻밤 사이에도 겨울은 올 수 있다"  차가운 생맥주와 함께 정말 모든 것들은 하룻밤 사이에 오는 것을 느꼈던 젊은 날의 시인. 이제는 단단한 나무를 재단하고 사포질 하듯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 굳건해진 마음으로 글을 쓰는 시인의 마음이 문장 안에 담겼다. 젊은 날의 순정을 살짝 엿보는 가운데 새로운 덧정을 문학의 문을 통해 책에 담은 글들이 좋았다. 작은 책 안에 젊은 날의 시인과 늙어버린 시인의 이어지는 삶에 대한 성찰과 주변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겨 문득 편안해졌다.  사람들은 뷰가 좋은 곳을 찾는다. 뷰가 좋은 곳은 창문을 통해 안과 경치 좋은 세상을 연결해준다. 시인은 창문을 통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해하고, 느끼고, 침묵하는 순간의 창문 하나"  젊은 날 일탈을 하는 데는 작은 창문 하나로 충분했고, 바깥의 행인과 나를 연결해주는 것도 창이 해주었다. 눈을 뭉쳐 고백하던 사람도 창문을 통해 전한다. 좋은 경치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한 창문의 역할이 늘어난다. 늘 창가를 좋아하던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창문의 역할을 시인이 내게 전해주었다.  시인의 삶과 그에 대한 성찰이 담긴 책을 마무리하며, 죽음을 떠올린다. 나이가 들어 이제 경사보다 조사가 많은 시절,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비관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시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라는 말을, 시인처럼 나도 함께 늙어가는 이에게 인사로 주고 받으며 굳이 우울해질 필요 없이 나이듦을 받아들여야 겠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아름답게 걸어요, 밤하늘처럼" 나도 시인의 말처럼 남은 생을 아름답게 걸어야겠다. 한 손에 시집 한 권 정도는 갖고 가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g 2025.02.09. 신고 공감 22 댓글 16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내용보기
일전에 은유작가의 [해방의 밤]을 읽으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시와 산책]이라는 제목도 묘하게 끌렸다. 시나 산책 모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마음속에서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으레 생각은 발걸음보다 앞선다. 내가 사는 삶은 맞는 것일까, 나는 누구인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작가 역시 그랬지 싶다. 나와 다른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내용보기
일전에 은유작가의 [해방의 밤]을 읽으면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시와 산책]이라는 제목도 묘하게 끌렸다. 시나 산책 모두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마음속에서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산책을 하다 보면 으레 생각은 발걸음보다 앞선다. 내가 사는 삶은 맞는 것일까, 나는 누구인가,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운다. 작가 역시 그랬지 싶다.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녀는 그 답들을 구하려 하지 않았고 마음속 질문에 맞는 듯한 시 한구절을 꺼내 들고 단상을 이어갔다는 점일 게다. 짧은 산문이 이어지지만 그 글속에서 나는 그녀가 살아온 삶을 읽는다. 글에 나오는 시 한구절도, 시인 한 명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녀의 글이 곧 나에게는 시처럼 읽힌다.

‘봄의 마음으로 겨울을 보면 겨울은 춥고 비참하고 공허하며 어서 사라져야 할 계절이다. 그러나 조급해한들, 겨울은 겨울의 시간을 다 채우고서야 한동안 떠날 것이다. 고통이 그런 것처럼.’(19쪽)
‘나의 최선과 당신의 최선이 마주하면, 나의 최선과 나의 최선이 마주하면, 우리는 더는 항복에 기댈 필요가 없다.’(35쪽)
‘팔다리가 나무처럼 굳어가고, 호흡이 가빠지고, 덜 보이고 덜 들리게 될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까. 아껴 움직이고, 아껴 말을 하고, 아껴 보고 듣게 될까. 아껴 사랑하게 될까 아니면 사랑을 아끼게 될까.’(66쪽)
‘묘지 사이를 걸으며, 모르는 이의 생몰년을 보면 나는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비관이 아니다. 내 앞에 있는 얼굴을 응시하는 것, 그 이상이 아니다.’(163쪽)

작가의 글을 읽어가다 문득 인디언들이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멈추는 것처럼 나 또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시간을 위로하고 싶어 진다. 그녀가 귀하게 여긴다는 세사르 바예호의 <여름>이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 처럼.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냄새가 곳곳에서 들리고 대기에 퍼진다. 나는 봄의 마음으로 겨울을 보기보다는 지나가는 겨울의 시간을 겨울의 마음으로 생각해보고, 다가오는 다른 계절 또한 그 계절에 맞는 마음으로 생각해보려 한다. 글 속에 가득 찬 작가의 마음 중에서도 내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앞으로의 삶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도 나의 일부이고 그 삶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이지만, 살아가야 할 시간은 아주 조금이나마 달랐으면 좋겠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얼굴들을 응시하며 살 수 있기를 소원해본다. 시는 사라지고 산책만 남거나, 산책은 간곳없고 시만 허공에 울려 퍼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처럼 시와 산책이 함께하는 삶이기를..
k*****1 2024.03.18. 신고 공감 17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내용보기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한정원 에세이 『시와 산책』(시간의 흐름, 2024)을 읽고 by 커버 > 작가명 클릭">민휴5시간전아래로 아름다운 문장가로 유명한 한정원 작가의 글은 늘 바쁘다는 나를 책상에 붙잡아 앉혔다. 책 속에 빠져 일어나지 못했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아니, 책장을 덮고도 긴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슬픔과 아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내용보기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한정원 에세이 『시와 산책』(시간의 흐름, 2024)을 읽고

by민휴5시간전
아래로

아름다운 문장가로 유명한 한정원 작가의 글은 늘 바쁘다는 나를 책상에 붙잡아 앉혔다. 책 속에 빠져 일어나지 못했다. 책장을 덮을 때까지. 아니, 책장을 덮고도 긴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슬픔과 아름다움을 품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평생교육원 에세이 창작 10주 과정 프로그램, 지도 선생님이신 임희정 작가님의 추천 도서다. 좋은 책도 추천해서 함께 읽 이야기 나누며, 글 쓰는 법을 알려 주시는 임희정 작가님은 “글쓰기 연금술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출한 글을 꼼꼼하게 짚어서 피드백 해주신다. 글쓰기를 배우면서 마음 쓰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글쓰기 실전을 배워가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이 더 정확하게 표현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낀다. 이 책이 글쓰기와 사유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시와 산책』에서는 밥을 먹는 것처럼 시를 읽고, 산책하는 것 같은 한정원 작가의 생각하고 말하는 모든 것들이 다시 시가 되는 것 같다. “그 무엇도 하찮지 않다고 말하는 마음이 시”라는 인용구에 밑줄을 긋고, 너무 좋아서 한참을 머물렀다. 시인의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과 말들이  아름답다는 생각 너머로 삶을 참 밀도 높게 살아가는 작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온 우주보다 더 큰이라는 첫 번째 글에서부터 마음을 끌었다.      

작가는 “사랑하는 것을 잃었을 때, 사람의 마음은 가장 커진다”라고 말했지만, 나는 “가장 깊어진다”라는 표현이 맞다고 생각했었다. 상실은 생각이 속으로 깊어지고,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인생을 알아가게 한다. 그렇게 큰 사람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가장 커진다는 표현도 적절하다고 이해되었다.   


        

추운 계절의 시작을 믿어보자에서     

“겨울에 말을 타고 언 강 위를 지나간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듬해 봄에 강이 풀리고 나자 그곳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강이 얼어갈 때 소리도 같이 얼어 봉인되었다가, 강이 풀릴 때 되살아난 것이다.”(p18)     

작가도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라고 말했지만, 나는 처음 들어 본 말이었다. 언 강이 소리까지 얼린다고 하면, 시시때때로 하고 싶은 말을 무심결에 해버리는 행위는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긴 세월 봉인되었다가 풀려도 좋을 다정한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여름을 닮은 사랑에서     

“혹서에 자신의 열기를 견디다 못해 옆의 가지와 부딪혀 불을 내는 나무가 있다고 한다. 자연발화라고는 하지만, 나무 스스로 불을 지르는 셈이다. 자신의 뜨거움을 몰아내려 오히려 뜨거움으로 뛰어들고 마는 참혹한 형편이다.”(p59)     

자연발화의 현상을 바람결에 나뭇가지가 자연스럽게 흔들려서 일으키는 것으로 막연하게 알고 있었다. 나무가 스스로 행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웠다. 열기가 그렇게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알게 되었다. 열로 인한 뇌 손상으로 병을 얻게 된 사람들도 살아남기 위해 어느 한 곳의 손상을 무릅쓰고 열을 발산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도 터지려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서 그러는 거겠거니 생각되었다.     


      

영원 속의 하루에서     

“시어는 말 그대로 돌멩이, 가시, 구름 같은 단어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얼굴이나 사건일 수도 있다. 그것은 아주 깊은 곳에 잠겨 있어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예민하고 집요하게 찾아 헤매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어둠 속으로 첨벙 뛰어들어야 한다.” (p73)    

시를 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경험으로 다. 작가의 말처럼 ‘집요하게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이 말은 몰랐다. ‘어둠 속’에서 시어를 찾아야 한다는 것. 밝은 언어도 어두운 언어도 일단은 어둠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 밤하늘의 별이 빛나는 것은 주위에 어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둠이어야만 빛나고 반짝이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한정원 작가야말로 어둠 속에서 시어를 줍는 사람이고, 스스로 빛을 내며 살고 있는 사람다.    


       

잘 걷고 잘 넘어져요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발을 내디뎌요. 괜찮아요. 걸어요. 자꾸 걸어요.” 그가 커튼을 닫고 나간 후 다시 혼자 남아 누워 있으면서, 나는 어쩐지 후련하고도 글썽글썽한 기분이 되었다. 발목을 고쳐달라 했더니 마음을 고쳐주고 그래요. (p91)  

   

사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고였다. 이 부분을 읽는데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흘렀다. 며칠 전에 눈꺼풀이 찢어져 수술하게 되었다. 잔뜩 겁을 먹고 수술대에 누워 있었다. 의사가 다가왔다. 자기 행동을 말로 계속 설명하면서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마취하고 그런 후에도 만지고 만지고 또 매만졌다. 마치, 상처를 달래는 것 같았다. 아니, 마음을 달래는 것 같았다. 의사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저녁이 왔을 뿐에서     

“나는 시와 저녁이 잘 어울리는 반려라고 느낀다. 모호함과 모호함, 낯설음과 낯설음, 휘발과 휘발의 만남. 바로 그러한 특질 때문에 시도 저녁도 어려운 것인데, 어느새 나는 그것에 기대서만 간신히 살아간다. 뚜렷하고 익숙하며 사라지지 않는 것은 이 세계 어디에도 없음을 알게 되어서이다.” (p124)     

삶이 계획대로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나이가 되었다. ‘시도 저녁도 삶도 모호하고 낯설고 휘발’된다는 것을 느끼지만, 이토록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할 재간은 없었다. 나도 ‘그 어려운 것’들에 기대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담담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되었다. 다만, 그 담담함 속에서 쓸만한 문장 하나, 시어 하나 건져낼 수 있기를 “예민하고 집요하게 찾아 헤매”는 중이다.         


『시와 산책』이라는 제목처럼 시와 산책 이야기다. 산책길에서 사유를 줍고, 시를 얹어 한 편의 에세이들이 완성되는 방식이다. 가볍고 편한 제목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깊고 서정적이며 아름답다. 나도 얼른, 운동화의 끈을 매고 커다란 주머니를 준비해야겠다. 작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작가의 말과 생각들을 주워 오고 싶기에.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북클러버] 시와 산책
"[북클러버] 시와 산책" 내용보기
"시가 산책이 될때, 산책이 시가 될때"한정원의 <시와 산책> 을 읽고"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말들의 흐름' 시리즈 네 번쩨 첵 한정원 작가가 전하는 27편의 시, 산책 그리고 삶 이야기- "시가 산책이 될 때, 산책이 시가 될때....시와 산책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언제일까? 왠지 은행잎이 온 세상과 땅을 물들 노랗게 물들인 가을이 아닐까. 낙엽
"[북클러버] 시와 산책" 내용보기

"시가 산책이 될때, 산책이 시가 될때"

한정원 <산책> 을 읽고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말들의 흐름' 시리즈 네 번쩨 첵 
한정원 작가가 전하는 27편의 시, 산책 그리고 삶 이야기-

 




"시가 산책이 될 때, 산책이 시가 될때....

시와 산책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언제일까? 왠지 은행잎이 온 세상과 땅을 물들 노랗게 물들인 가을이 아닐까.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시집 한 권을 가지고 산책을 하는 것도 잘 어울릴 것 같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수성 어린 말들로 노래하고, 시집 속 마음에 드는 시를 한 편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또는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 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혼자 조용히 산책을 하며 시집 한 권을 가지고 거닐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될 수 있고, 산책과 시는 언뜻 보면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지만, 이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시와 산책처럼 잘 어울리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이 책  『시와 산책』에서 작가는 '시와 산책'이라는 주제에 따라 그녀가 살아온 삶, 일상,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여러 표정들과 감정들을 노래한다. 산책을 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느리게 걷듯,  한 문장, 한 문장을 담담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떤 문장은 무한한 침묵과 말줄임표 속에 느낀 생각과 감정들을 숨겨 놓기도 한다. 그 속에는 작가의 어린 시절, 일상의 단면들, 삶에 대한 사유와 통찰 등이 담겨 있다. 

마치 작가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작가를 통해 페소아와, 월러스 스티븐즈와, 로베르트 발저와, 파울 첼란과, 세사르 바예호와, 가브리엘라 미스트랄과, 울라브 하우게와, 에밀리 디킨슨과, 안나 마흐마토바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 포루그 파로흐자드와, 실비아 플라스와, 가네코 미스즈를 만나게 된다. 마치 시인들과 산책을 하면서, 그들이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듣는 것 같다. 

작가가 표현하는 무덤덤하고 무연하지만 감수성 어린 아름다운 문장들을 듣는 것 같다. 일상 속에서 평범해 보이는 사물이나, 삶의 모습도 작가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만나면 새로운 옷을 입고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하고 특별한 것이 된다. 우리는 작가의 재해석을 통해 그것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다. 


평생 시를 쓰고, 읽고, 다듬어온 산책과 같은 작가의 꾸준한 노력과 깊이 있는 사유와 통찰로 탄생한 작가의 시들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어 준다. "온 마음을 다해 오느라고, 늙었구나!"(p. 68) 라는 세사르 바예흐 시인의 말처럼 마치 중년의 나이에 이른 나의 지치고 힘든 마음을, 온 마음을 다해 살아온 나의 삶의 시간들을 위로 받고 공감을 얻는 것 같다. 이처럼 산책을 통해 작가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며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기도 한다. 마치 시의 한 행이 모여 하나의 시가 완성되는 것처럼, 그렇게 '나'라는 존재도 완성되어지는 느낌이다.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는 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 지혜로워지거나 선량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사람'은 시의 한 행에 다음 행이 입혀지는 것 같다. 보이는 거리는 좁지만, 보이지 않는 거리는 우주만큼 멀 수 있다. '나'라는 장시는 나조차도 미리 짐작할 수 없는 행들을 붙이며 느리게 지어진다.
-p. 25


작가는 일상에 지치고 힘든 우리에게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희망을 노래하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기도 한다. 비록 낙관하고 밝은 미래가 아닐지라도, 평범한 미래일지라도 서로의 온기를 나눌 수 있고, 온기를 믿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이 또한 살만하지 않을까. 인생의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최선과 당신의 최선이 마주하거나, 나의 최선과 나의 최선이 마주하면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에 집착하거나 기댈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의 최선과 당신의 최선이 마주하면 나의 최선과 나의 최선이 마주하면, 우리는 더는 '행복'에 기댈 필요가 없다.
-p. 35

다시 이전과 같이 나의 미래를 낙관하고 마음을 활짝 열어 사랑할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해도 끝과 죽음을 먼저 고려하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늘 속에 몸을 둔 채로 볕을 보는 사람, 내 몫의 볕이 있음을 아는 사람, 볕을 벗어나서도 온기를 믿는 사람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p. 97

그렇게 작가는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미래의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이야기하며 격려해주고 힘을 주기도 한다. 작가가산책을 통해 전과 다른 사람이 되듯이,  우리 또한 이 책   『시와 산책』을 통해 좀 더 마음 따뜻한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지 않을까. 따뜻한 봄이 오면, 봄꽃이 만발한 꽃길을 걸으며 산책하고 싶다. 시집 한 권을 가지고서 말이다.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이것을 평화로운 저녁 인사로 주고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p. 163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s*******4 2025.02.10.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매혹적이지만 압도적이지 않게, 내밀하고 서정적으로... 한정원, 시와 산책
"매혹적이지만 압도적이지 않게, 내밀하고 서정적으로... 한정원, 시와 산책" 내용보기
“태어나 성장하고 일하며 대략 열 개의 도시를 거쳤다. 사람과 공간을 여의는 것이 이력이 됐다. 대학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단편영화를 세 편 연출했고 여러 편에서 연기를 했다. 구석의 무명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수도자로 살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했고, 지금은 나이든 고양이와 조용히 살고 있다. 읽고 걷는 나날을 모아 『시와 산책』을 썼다. 책을 덮고 나면, 아름다운 시들
"매혹적이지만 압도적이지 않게, 내밀하고 서정적으로... 한정원, 시와 산책" 내용보기

  “태어나 성장하고 일하며 대략 열 개의 도시를 거쳤다. 사람과 공간을 여의는 것이 이력이 됐다. 대학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 단편영화를 세 편 연출했고 여러 편에서 연기를 했다. 구석의 무명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수도자로 살고자 했으나 이루지 못했고, 지금은 나이든 고양이와 조용히 살고 있다. 읽고 걷는 나날을 모아 『시와 산책』을 썼다. 책을 덮고 나면, 아름다운 시들만이 발자국처럼 남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나를 뺀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고 싶다.”


  작가 스스로가 밝히고 있는 소개글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마음에 들었다.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재치는 자신을 소개하는 글에서부터 고스란히 드러났다. 나는 순식간에 한정원이라는 작가의 글에 매혹되었다. 매혹적이지만 압도적이지는 않아서 더욱 좋았다. 그리고 작가의 다른 글이 언젠가 어딘가에서 책으로 엮여 나온 적이 있나 흔적을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그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겨울에 말을 타고 언 강 위를 지나간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듬해 봄에 강이 풀리고 나자 그곳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강이 얼어갈 때 소리도 같이 얼어 봉인되었다가, 강이 풀릴 때 되살아난 것이다. 말도 사람도 진작에 사라졌지만, 그들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소리가 남은 것. 눈을 감고 그 장면을 상상하면 울컥할 만큼 좋았다. 누군가는 실없는 이야기로 치부할 테지만, 나는 삶에 환상의 몫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진실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하려는 삶에서도 내밀한 상상을 간직하는 일은 필요하다. 상상은 도망이 아니라, 믿음을 넓히는 일이다.” (pp.17~18)


  무심코 보고 읽다가 울컥하게 만드는 구석도 적지 않은데 작가가 어딘가에서 들었다는 언 강의 이야기도 그중 하나이다. 얼어 봉인되었던 말발굽 소리가 봄이 되어 강이 녹자 다시 들리는 장면은 보기 드물게 시청각적이다. 40년간 소록도, 그 외딴 섬에서 한센인들을 돌보다, 혹시라도 화려한 찬사를 받을까봐 어느 날 편지 한 통을 남긴 채 고국으로 떠났다는 두 명의 외국인 수녀의 이야기는 또 어떻고...


  “숲에서 길을 읽기 좋은 때가 두 번 있는데, 폭설이 내린 다음 날과 11월의 아무 날이다. 각각 흰 눈과 검붉은 낙엽으로 바닥이 다 덮여서 길이라 부를 만한 것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길의 경계가 지워지고 방향감각마저 흐려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무렇게나 걸을 수 있는 자유가 벌어진다. 갈피 없이 온전히 공간을 누리며 산책할 수 있는 특권이 그 날들에는 있다.” (p.39)


  ‘시와 산책’이라는 테마는 시의 정신으로 무장한 채 산책이라는 육신을 통해 우리 앞에 지긋하게 놓인다. 이름마저 생소하거나 이름은 생소하지 않아도 막상 그 시는 생소한, 작가의 시들을 조금씩 투입하며 글을 진행시킨다. 자신을 묘사할 때는 서정적이고 그저 아름답기 그지없는데, 인용된 어떤 시들의 어떤 문구는 일종의 잠언처럼 깊고 오래되어서 한동안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 있어야 한다.


  “강이라면 수천수만 개의 물결들이 현기증이 나도록 반짝거리던 것, 내가 거기 돌멩이를 무수히 던지며 혼자 놀았던 것, 어느 날 강에 업혀 잠든 듯 흘러가던 죽은 여자를 보았던 것이 생각난다. 강은 고요하고 지겹고 아름다우며 우물처럼 으스스했다. 물결은 가만히 보면 날개를 펼친 새와 닮았는데, 그래서인지 강은 늘 나를 두고 멀리 가버렸다. 강 앞에서 나는 언제나 서운한 사람이 되었다.” (p.77)


  작가가 무심하게 툭 하고 던지는 짤막한 표현이 갑작스레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버리는 순간들도 여럿 있다. ‘어느 날 강에 업혀 잠든 듯 흘러가던 죽은 여자’라는 표현이 그러하다. 아, ‘강에 업혀’ 라니, 싶은 것이다. 자신의 집에 함께 살며 일을 해주는 언니가 동네 대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하러가는 그 밤의 골목, 그 밤의 골목에서의 자신을 ‘더운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대목도 좋았다.


  “아침이 어두워지고 있다. 읽다가 덮어둔 책 위로 내 회색 고양이가 몸을 누인다. 고양이는 책을 읽지 않지만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책을 얼마나 가볍게 사랑하는지. 멀리 있다가도 기꺼이 걸어와서, 꼭 그 위에 털썩 누워 잠들어버린다.

  오늘은 회색 위에 회색 고양이가 얹히니 구별이 되지 않는다. 나는 털이 많은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한다. 그게 기쁜지 책은 자꾸 갸르릉 소리를 낸다.” (p.137)


  한동안 하고 있는 일과 관련하여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분주하게 살았다. 일단 일에서의 한 고비는 넘겼지만, 한 해가 마감되는 시기이고 겨울의 초입이고 아버지는 여전히 병중이고 엄마는 계속 심심하다. 여간해서 내 분주함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그리 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문득문득 억울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이런 한정원의 《시와 산책》을 만나서 좋았다, 책 속의 고양이들도, 책 바깥의 내 고양이들도...


  “나는 일부러 꽃그늘 밑에 그릇을 둔다. 몇 군데 나누어 준 밥그릇에 고양이들이 꽃잎처럼 둥글게 붙어 배를 채우는 동안, 나는 쪼그려 앉아 가만히 봄볕을 먹는다. 서로 다투지 않고, 나 자신과도 다투지 않는, 순한 시간이다.” (pp.149~150)



한정원 / 시와 산책 / 시간의흐름 / 172쪽 / 2020 (2020)

YES마니아 : 플래티넘 k******i 2020.11.21.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산책길의 동행
"산책길의 동행" 내용보기
책을 읽는 내내 작가와 호흡하며 산책길을 걷는 듯한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어떤 마음으로 느낌으로 적어내려갔는 지를 같이 느껴보고자 했다.높은 지대에서 내려다 본 전등 켜진 집들의 별자리 연상 부분에서는 여유없는 삶으로 봉해져있는 내 안의 시인이 아직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책장의 시집을 꺼내들게 하였다.어느 팍팍한 하루의 끝에 이 책을
"산책길의 동행" 내용보기
책을 읽는 내내 작가와 호흡하며 산책길을 걷는 듯한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어떤 마음으로 느낌으로 적어내려갔는 지를 같이 느껴보고자 했다.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 본 전등 켜진 집들의 별자리 연상 부분에서는 여유없는 삶으로 봉해져있는 내 안의 시인이 아직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었고 책장의 시집을 꺼내들게 하였다.
어느 팍팍한 하루의 끝에 이 책을 다시 무심히 집어들고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YES마니아 : 로얄 h********3 2025.02.14.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와 산책
"시와 산책" 내용보기
첫 글을 읽었을 때, 앞에 희고 푸른끼 감도는 너른 눈밭이 펼쳐졌다. 영화 ‘러브레터’의 장면처럼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접한 책이었지만 그런 기색 없이 색을 지우고 하얗게 책을 읽었다.몰랐던 시와 시인을 알게 되었다. 시가 너무 좋아 그것만으로도 좋았고 그 시를 읽어낸 작가님의 마음은 더 좋았다. 책을 읽고 삶을 살아갈 마음이 커졌다.
"시와 산책" 내용보기

첫 글을 읽었을 때, 앞에 희고 푸른끼 감도는 너른 눈밭이 펼쳐졌다. 영화 ‘러브레터’의 장면처럼 눈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너무 좋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접한 책이었지만 그런 기색 없이 색을 지우고 하얗게 책을 읽었다.

몰랐던 시와 시인을 알게 되었다. 시가 너무 좋아 그것만으로도 좋았고 그 시를 읽어낸 작가님의 마음은 더 좋았다. 책을 읽고 삶을 살아갈 마음이 커졌다. 서로 달라서 대척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서로 마주보고 있으며 혹은 서로 등을 맞대고 기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하는 것을 잃었을 때, 사람의 마음은 가장 커진다’(p12)

잃고 커지고

‘그러나 내 마음이 거대한 것과 함께 그토록 소소한 것이 있어, 나는 덜 다치고 오래 아프지 않을 수 있다’(p25)

거대하고 작은 것이 함께 하고

침잠은 표면적인 것과 멀어지므로 필연적으로 깊이를 얻는다(그것은 힘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동시에 무게도 얻는다. 내가 무게를 느낄 때를 곰곰이 따져보면, 거기에는 늘 지나친 자애와 자만이 숨어 있었다. 나를 크게 만들려고 하다 보니 우울해지는 것이다. 마음이 가라앉을 때, 나의 느낌이나 존재를 스스로 부풀리고 싶어 하지 않는지 잘 살펴야 한다.

p136 회색의 힘 중

요즘 쉬운 선택을 반복하고 있었다. 작아지면서 무거워지는 쉬운 생각의 선택.

체스터튼은 [정통]에서 그러한 무게의 해악을 설명하며,

“자신을 중시하는 쪽으로 가라앉지” 말고 “자기를 잊어버리는 쾌활함 쪽으로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p137)

이어지는 글에 멍해졌다. 나 지금 너무 나만 보고 나를 키우며 무거워지는 쉬운 선택을 하고 있었구나 라고. 무거워지면 가벼워져야지 생각 못하고 계석 무게만 늘리고 있었다. 이렇게 늘 책을 통해 깨우치니 힘이 들어도 혼자 파지 말고 기꺼이 책을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내 자신이 낯설어져서, 좋아하는 것이 낯설어져서 난처하고 두려울 때마다 책을 읽어야지.

하지만 후회를 간직하고도 나아가야 한다는 걸 지금은 근근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간절하게 원하던 것을 잃고 나서도, 실패하고 나서도, 다시 꿈을 꾸어야 살 수 있다는 걸요.

p171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 무엇을 바랄 수 있을지, 저는 여전히 모르겠어요. 다만 지금은 아름답게 걷고자 합니다.

p172

서쪽을 바라보는 작가님 글들이 마음에 얼음 조각이 되어 박혔어요.

아프지만 녹아 마음에 물이 되어 그 물을 달게 마셨어요. 고맙습니다. :)

k****r 2020.11.10.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와 산책』
"『시와 산책』" 내용보기
산책 중에 보고 느낀 마음이 ‘詩‘가 되어 우리에게 왔다.우리 중 ’나‘도 작가의 표현에 매료되어, 벅찬 감동으로 읽는 내내 ’아껴 읽고 싶은 글,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고 싶은 글‘이 되었다.한낮에도 영하권의 매서운 겨울 추위가 한창인 무렵, ’겨울‘을 시작으로 산책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다 보니, 작가님의 순수하고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고, 수려한 필체로 표현해 주
"『시와 산책』" 내용보기
산책 중에 보고 느낀 마음이 ‘詩‘가 되어 우리에게 왔다.
우리 중 ’나‘도 작가의 표현에 매료되어, 벅찬 감동으로 읽는 내내 ’아껴 읽고 싶은 글, 오래도록 마음에 남기고 싶은 글‘이 되었다.
한낮에도 영하권의 매서운 겨울 추위가 한창인 무렵, ’겨울‘을 시작으로 산책길을  한 걸음 한 걸음 따라 걷다 보니, 작가님의 순수하고 진솔한 마음이 느껴졌고, 수려한 필체로 표현해 주신 문장에서 울기도 하고, 웃어도 보는 깊은 감동을 경험했다.
’책을 덮고 나면, 아름다운 시들만이 발자국처럼 남기를 바란다’는 작가님의 글처럼,
글마다 섬세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글을 접하면서 많이 행복했고, 리뷰를 기회로 2회 독을 하면서 내 눈도 더 깊어진 것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이리저리 펼쳐보는 책장 속에서 마음속 울림이 있는 작가님의 문장을 수집하며 여운을 달래본다.


YES마니아 : 로얄 l******3 2025.02.0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인의 감성과 심상의 여운이 오래 맴도는 책
"시인의 감성과 심상의 여운이 오래 맴도는 책" 내용보기
끝말잇기 제목 시리즈를 선보이는 '말들의 흐름' 중 하나로 시를 쓰는 이의 감성과 심상의 여운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한 번에 후루룩 읽기 보다는 천천히, 때때로 읽는 편이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으리라. 행을 나누는 시인의 습관 때문인지 짧은 문장 내 쉼표가 너무 많아 읽는 맥이 자주 끊겼던 점은 꽤 아쉬웠다. 책을 두 세 번 본 뒤에야 적응이 되었을 정도. 그
"시인의 감성과 심상의 여운이 오래 맴도는 책" 내용보기

끝말잇기 제목 시리즈를 선보이는 '말들의 흐름' 중 하나로 시를 쓰는 이의 감성과 심상의 여운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았다. 한 번에 후루룩 읽기 보다는 천천히, 때때로 읽는 편이 이 책의 진가를 제대로 음미할 수 있으리라. 행을 나누는 시인의 습관 때문인지 짧은 문장 내 쉼표가 너무 많아 읽는 맥이 자주 끊겼던 점은 꽤 아쉬웠다. 책을 두 세 번 본 뒤에야 적응이 되었을 정도. 그럼에도 참 좋았던 책이라 소장하며 가끔 꺼내 볼 생각이다. 

'끝말 잇기'라는 기획이 단순하면서도 흥미롭고 시리즈 내 다른 책과 이어지는 디자인 또한 돋보인다. 디자인이 우수한 책에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얼핏 본 기억이 있다. 그만큼 책을 사는 설렘, 읽는 기쁨, 소장의 만족감을 두루 안겨준다.

 

c********e 2021.02.02.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시와 산책 리뷰
"시와 산책 리뷰" 내용보기
편집자 유튜버분이 추천하신 <시와 산책>을 구매하여 읽었다.ebook으로 없길래 종이책으로 구매하여 읽음.ebook을 기다리기에 좋다는 평이 많아서 얼마나 좋길래, 선물하고 싶길래! 나도 어서 보고싶다해서 종이책으로 구매해서 읽었다.역시 어떻게 이런문장을, 이런 감성을 가지시지?할 정도로 좋았으나책을 읽었을 때 몹시 마음이 피로하고, 집중을 잘 못하던 때였다.그리고 나는 왠
"시와 산책 리뷰" 내용보기

편집자 유튜버분이 추천하신 <시와 산책>을 구매하여 읽었다.

ebook으로 없길래 종이책으로 구매하여 읽음.

ebook을 기다리기에 좋다는 평이 많아서 얼마나 좋길래, 선물하고 싶길래! 나도 어서 보고싶다해서 종이책으로 구매해서 읽었다.

역시 어떻게 이런문장을, 이런 감성을 가지시지?할 정도로 좋았으나

책을 읽었을 때 몹시 마음이 피로하고, 집중을 잘 못하던 때였다.

그리고 나는 왠지 ebook이 더 집중이 잘된다. 종이책을 책상에서 읽으면 공부하는 기분이라 좋지 않고, 침대에 기대어 읽으면 천장조명과 거리가 멀어 어두침침해서 잘 안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아래는 내가 보며 감동받은 문장들이다.

 

- 나는 번번이 위로의 불가능을 절감할 뿐이었다. 위로의 말은 아무리 공들여 건네도 섣부르게만 느껴진다. 위로의 한계이자 말의 한계일 것이다.

- 다른 사람에 다른 사람에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동안, 나는 다만 존재한다.

- 말을 잃은 적이 있다. 목소리를 갖고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었다. 말하고 싶은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로얄 e******5 2020.11.1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