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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는 홍어회와 같은 시인이다. 삭힌 홍어의 풍미와 식감을 반기는 족속은 입맛을 다시고 군침을 흘리겠지만 쳐다도 안보고 내빼는 족속도 있기 마련이다. 톡 쏘는 암모니아 향을 좋아하는 이들은 반기지만, 아닌 이들은 코를 움켜쥐고 도망칠테니. 누군가의 안내로 홍어회의 매력에 눈을 뜬 식도락가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도 발터 벤야민 같은 이들의 안내와 지도를 통해 보들레르 시세계의 맛을 더 깊이 즐기게 된 경우다. 풍미와 식감이 너무나 색달라, 즐기는 사람에 따라 보들레르는 퇴페파로, 낭판파로, 고전파로, 사실파로 여겨지기도 했다.『악의 꽃』과 『파리의 우울』 두 권의 시집을 읽었지만, 어린 마음에 퇴폐시로 소문난『악의 꽃』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좀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프랑스 인문학자 앙투앙 콩파뇽은 보들레르를 “석양과 그림자, 그리움과 가을의 시인”으로 소개한다. 책제목은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이지만 보들레르는 가을의 시인이었지 여름의 시인은 아니었다. 또한 보들레르는 "상처입은 신랄한 인간"이며, "잔인한 검객이요, 천재적 광인이요, 불면의 선동가다." 저자는 보들레르의 시와 산문, 비평, 풍자적 격문과 자전적 편린을 풀어내는데, 그 시작은 보들레르의 모친 오픽 부인에 관한 시이고, 그 끝은 고아로 지내던 시절 보들레르에게 애정을 베푼 하녀 마리에트에 관한 시다. 시인에게 소중했던 두 명의 여성들로 처음과 끝을 장식한 경우다. 저자는「지나가는 여인에게」라는 시에서 보들레르가 다루는 중요한 주제들이 다수 교차한다며, 보들레르 시세계에 재현되는 테마를 이렇게 정리한다. "남자와 여자가 군중과 소음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실하는 현대도시라는 주제가 있고, 이를 수 없는, 조각 같은 이상적인 여인이라는 주제가 있고, 아름다움과 분리되지 않는 고통·슬픔·멜랑콜리라는 주제가 있고, 마지막으로 히스테리 환자 같고 무능한, '경직된', '괴상한' 시인에게 미치는 여인의 효과라는 주제가 있다."(85쪽) 문예평론가 발터 벤야민 덕분에 보들레르는 도시의 현대성을 산책하며 관찰하는 정신적 귀족인 '댄디'의 모습과 사회주의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관심을 품은 서민의 화신 '넝마주이'의 이미지로 표상되곤 한다. 무엇보다도 보들레르의 현대성과 진보, 여성에 대한 양가감정 혹은 이중 유희가 인상적이다. 도시 파리를 늙은 매춘부라 질타하면서도 그런 파리에 대한 끔찍한 사랑을 고백하고, 진보와 대중매체의 출현이 부른 예술의 타락을 혐오하면서도 그런 대중매체에다 글을 쓰려고 부단히 애를 썼고 사진에 자신의 모습을 당당히 박아넣었다. 확실히 보들레르는 괴상한 시인이자 반순응주의자였고 별난 싸움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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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이라는 시집을 남긴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에 대한 평론집입니다. 평론이라고 하면, 딱딱한 느낌을 주는데, 책 표지는 빨간 장미의 그림이 아름다운 시를 연상시킵니다.
이 책은 보들레르가 활동한 19세기의 불란서의 시대상, 복잡한 시인의 가정사, 그리고, 그가 쓴 작품들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설명하여 시인의 시적 배경과 특징을 잘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비관주의자입니다. 그리고, 그의 삶은 46세로 길지 않을 뿐 아니라, 순탄치도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이 차가 30년이 넘게 납니다.
그리고, 시인이 6세 때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약 2년 뒤에는 어머니는 장래가 유망한 장교와 재혼을 하게 됩니다. 시인의 회고를 통해서, 자신의 친부를 여의고, 어머니가 재혼하기 전 2년을 가장 행복한 시절로 회상합니다.
시인은 그 당시 동시대에 활동하던 빅트르 위고와 서신을 교환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대비되어 회자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의 악의 꽃이라는 단 하나의 시집을 남긴 대신 빅트르 위고는 많은 소설들을 남겼습니다.
시인은 많은 글들을 남기겠다고 다짐도 하고 노력도 하지만, 그것은 마음 뿐이었고, 자신의 결심을 행동으로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는 퇴폐파 시인으로 알려졌고, 그의 시가 풍속문란으로 금서 조치를 받기도 했으나, 그 조치에서 풀리면서 제대로 시인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시대와 불화하였고, 모순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일을 미루고 살았고, 젊었을 때는 많은 유산을 상속 받아서 탕진했으며, 나중에는 미망인이 된 어머니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면서도 방황을 계속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 ‘혹평에 대하여’의 글에는 길거리에서 만난 거지에게 능돈적으로 살도록 자극을 주기 위해서 폭행하고, 이빨 두 개를 부러뜨리는 사고를 치고, 자신도 그 거지에게 맞아서 이빨 네 개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였습니다. 이 책의 저자, 앙투앙 콩파뇽은 시인이 남긴, 편지들과 개인적인 소소한 자료와 작품들을 거의 판독이 불가능하도록 지워버린 내용까지를 최대한 복원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우리에게는 보들레르를 자세하게 아는 귀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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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를 좋아하고,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재밌고 매력적인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에서 2014년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저술된 것인데, 저자는 2012년 역시 같은 프랑스 라디오 방송과 서점에서 성공한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의 히트한 기획 연장선에서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을 또 하게 된다. 보들레르는 실제 여름과 잘 어울리는 작가가 아니며, 오히려 석양과 그림자, 그리움과 가을의 시인이라 밝히면서도, 히트 기획으로 붙여진 제목과 어울리게 여름과 역설적으로 연관된 계절적 의미도 풀어내고 있다. 보들레르는 어둡고 신랄하고 상처입고, 퇴폐성과 관능적이고 악마적인 시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파리의 우울'과 '악의 꽃'으로 대표되는데.. 저자는 그에 대한 오해와 신비에 감춰진 부분들, 섣부른 비난과 판단을 멈추고.. 그를 인간적, 문학적으로 이해하고, 그의 시를 더 좋아하고 즐기며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그는 기행이나 작품의 섬뜩한 구절, 어두운 내용 등으로도 유명하지만, 나름 크리스천 시인이라 평가받기도 했다는 이야기에 놀랐으며, 악의 꽃에서 누락되곤 하는 '오픽 부인'이라는 시가 어머니를 그린 것이며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작품이 된 배경을 읽으면서 작가에게 부모와의 관계, 유년 시절, 가정환경 등이 미치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절감할 수 있었다. 6살 때 부친 사망 이후, 어머니의 애정이 집중되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늘 재회를 꿈꿨다고 하면서도, 어머니와의 편지 내용이 비난과 사과, 변명과 가책으로 점철되며.. 욕설 대화 및 관계 회복이 안된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 했다. 덕분에 <악의 꽃>의 첫 시 "축복'이 어머니에 대한 격렬하고 지독한 감정이 섞였던 것을 알게 되었다. 시인을 기르느니, 독사 한 무더기를 낳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는 그의 무서운 시구가 걍 악마적인 것이 아니라 나름의 성장 비밀과 자조섞인 슬픔, 역설적인 자책의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미풍양속을 해치는 거친 사실주의, 관능 자극 시인으로도 유명했고, 보바리 부인의 플로베르와 다르게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으나..(시 일부는 삭제되기도) 대시인 라신과 비교되며, 그 누구보다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작품을 남겼다는 문학인들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형태적 완벽성과 기술적 재능의 걸작이 평가받는 <아름다움> 음악성과 리듬감과 순수성이 도드라지는 <저녁의 조화, 발코니, 여행에의 초대> 같은 잊혀진 시들을 다시 꺼내 읽게 만드는데.. 이 책이 영향을 주었다. 역시 그의 시집을 읽으면서 아름답다고 느낀 감정이 틀린 것이 아님을 확인하였다. 보들레르가 "늘 소비를 줄이고 일을 더 하겠다~"고 말하고 결심했지만.. 실천하지 못한 나태, 방탕한 나그네형의 시인이었다는 것, 그럼에도 일하지 않고 흘려보낸 시간들과 무위를 자책하며, 미루는 습관을 혐오하고 생산과 변화, 갱생을 꿈꾼 우울한 사람이었다는 평가에서는 뭉클함을 느꼈고 인간으로서의 바른 이상에는 큰 관심 없을 줄 알았던 시인의 마음은 다른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33장의 내용이 모두 흥미롭고, 보들레르 시를 감상하기에도 좋았다~ 악동같은 "보들레르"를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묘사하고 종합적으로 이해시킨다. 악의 꽃만큼 매력적인 서술의 책이다~ 꼭 읽어보길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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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 김병욱 옮김 뮤진트리
보들레는 그는 누구인가? 그가 남긴 시집 『악의 꽃』은 보들레르 하면 자동 연관되는 검색어이다. 시란 참으로 쉬우면서도 어렵다. 보들레르 하면 몇 가지 떠오르는 연상되는 것이 있다. 아버지가 남긴 막대한 유산의 탕진, 혼혈 창녀와의 사랑, 파리의 우울 등이다. 샤를 보들레르는 182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여섯 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재혼을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나이차이도 충격이다, 무려 34살 차이! 이런 불균형이 보들레르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준 걸까? 직업군인다운 절도와 권위의식으로 보들레르를 억압한다. 자유분방한 보들레르는 사소한 이유로 학교에서 퇴학 당한다. 이번에 보들레르에 관한 일화를 찾으면서 놀라운 것이 몇 가지 있었다. 21세 성인이 되어 친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상속받았는데 25개월 만에 유산의 절반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어마어마한 돈을 어디에 썼을까? 궁금했는데 다름 아닌 의복을 사는데 썼다 한다. 참으로 옷 잘 입는 멋장이였나보다^^ "내 인생은 처음부터 저주받았음이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운명은 평생 계속되었지요." 시인은 왜 자신의 삶을 이렇게 저주라는 단어로 회상했을까? 19세에 이미 현대성을 획득한 이 천재 시인 보들레르! 1857년 소설가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외설죄로 재판을 받고 무죄가 선고되었다. 비슷한 시기 보들레르는 모두 100편의 시가 실린 [악의 꽃]의 원고를 출판했다. 하지만 그의 시는 풍기문란죄로 벌금형을 받고 6편은 삭제 당한다. 물론 한 세기가 지난 후에 프랑스 대법원은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 대한 유죄 선고를 파기한다. 그와 작품에 법적인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집으로 그는 현대시의 시조가 되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현대라는 단어 자체를 가장 먼저 쓴 인물이 보들레르라고 한다. 현대란 무엇일까? 예전에 교수들이 나와 보들레르에 관해 토론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현대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다. 뭐 어렵게 정의 내릴 필요가 있을까? 현대란 바로 오늘이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영유하는 모든 것을 현대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대성이라는 말은 보들레르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발자크나 샤토브리앙의 작품에도 있었다. 독일어로 경멸적인 의미로 쓰였고 영어로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그 말에 중요성을 부여한 사람은 보들레르다. 보들레르의 현대성, 유행에서 뽑아낸 지속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좁은 식견에서 현대성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을, 현재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또한 삶을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하나의 단면이라고 본다. 저자 콩파뇽이 진행한 【몽테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2012년 프랑스 앵테르에서 방송된 프로그램이 있다. 그때 방송된 내용이 책의 출판의 계기가 되었다. 그의 작품은 운문으로 된 시와 산문으로 된 장시가 있고 미술 비평과 문학 비평이 있으며 내밀한 단장들, 풍자, 팸플릿 등 방대하다. 이 책은 총 33가지 주제로 보들레르를 들여다본다. 마음에 드는 장은 많았다. 보들레르는 자신의 시대를 비관했고 페미니스트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부터 비관주의자였다. 들라크루아를 좋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그는 들라크루아를 고대와 현대를 포함해서 가장 독창적인 화가라고 극찬했다. 보들레르는 들라크루아의 특수성의 매력에 빠진다. 앞서 말한 현대의 삶을 그리는 화가는 기스와 들라크루아 뿐이라고 예찬했다. 이 책을 계기로 들라크루아나 기스에 대해 또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보들레르는 부르주아를 비평한 동시에 자신의 예술 작품을 주로 소비하는 계층 또한 부르주아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예술에 있어서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재연하는 것만이 예술이 아니다. 예술은 삶의 다양성을 비추는 즐거운 유희라고 누군가 말 한 것이 기억난다. 또한 현대 세계에 대한 저항이요, 지속하는 뭔가를 보존하고 물려주려는 의지다. 이 책에서 콩파뇽이 말하고자 하는 보들레르의 모습은 무엇일까? 보들레르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이며 또한 얼마나 모순된 삶을 살았는지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군중을 혐오하면서도 군중과 하나가 되고자 했다. 삶의 터전이었던 수도 파리를 늙은 창녀에 비유했다. 사실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이 무척 거슬렸다. 혐오하면서도 또한 열렬히 사랑하는 이중성을 지닌 그. 여성에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고 쏟아내면서도 여성에 대한 사랑을 그 누구보다도 아름답게 노래했다. 보들레르는 술이든 시든 어떤 미덕이든 무엇에나 있는 그대로 좋을 대로 아무튼 취하라라고 권한다. 그렇다! 저자의 말처럼 그의 시는 취하기의 산물이다.
보들레르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또한 혹평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보들레르의 시가 다소 충격적이고 직설적인 부분도 있다. 보들레르여! 당신은 시의 다소 많은 면을 할애하여 두 다리를 쳐든 계집이 음탕하다고 했던가요? 그 품을 파고든 당신들이 더 음탕하고 더 냄새나고 추하고 불쌍한 건 왜일까요? 이 책에서 댄디즘, 현대성 등 그를 추앙하는 모든 화려한 수식어를 떼고 인간 보들레르의 연약함을 보았다. 서른세 개의 짧은 장을 통해 시는 시! 문학은 문학이다의 경계를 넘어선 인간 보들레르를 만나는 귀한 시간이었다. 책을 보내주신 책과콩나무 카페와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보들레르와함께하는여름,#앙투안콩파뇽, #뮤진트리,#악의꽃, #댄디즘,#현대성, #인간보들레르를만나는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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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 지난 겨울, 너무나 유명한 책이기에 어떤 책일까 궁금해 <악의 꽃>을 책장에 놓아두고 아직 읽지 못했다. 그런데 <보들레르와 함께하는 여름>이라는 책을 보고 이 책으로 보들레를라는 인물에 대해 알고 난 후 <악의 꽃>을 읽으면 좀 더 내용 파악이나 내용의 집중이 더 잘 될 것 같아 이 책을 먼저 들게 되었다. 보들레르.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시인이라는 것 말고 아는 것이 없었다. <악의 꽃>을 적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파리의 우울>이 보들레르의 책인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이 책의 책명은 꽤 낭만적이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유명한 프랑스 천재 시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얼핏 근사해 보였고 그랬기에 기대가 컸다. 나 혼자의 상상으로 이 책은 보들레르의 유명한 시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석이나 이야기를 하는 구성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직접 읽어보니 내가 상상했던 구성과는 많이 달랐다. 이 책은 인간 보들레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보들레르와 그의 시에 대한 평론집과 같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의 시가 중심이 아니라 그가 중심이고 그의 시가 보조해 준다. 그리고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기에 막연히 좋은 시나 아름다운 시를 쓴 멋진 시인이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런 막연한 추측은 모두 깨졌다. 보들레르는 참 복잡한 인물이다. 복잡한 가정사와 그의 독특한 기질과 성격. 거침없이 뱉는 독설과 자기도취 같은 것들은 그가 왜 프랑스의 천재 시인이 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런 결점들을 무시하고도 그의 시는 그렇게 충격적이고 대단한가라는 궁금점이 생겼다. 그는 모순적이다. 일에 대한 태도와 그의 행동이 그 한 예다. 그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그는 말을 내뱉고 결심을 하지만 잘 지키지 못하던 인물이었다. 그런 모습은 얼핏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주인공의 모습과 이상하게 겹쳐지는 듯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내용을 잠시 아래에 첨부한다. 보들레르는 부단히 일을 예찬하고, 일해야 한다고 자신을 독려하지만, 일에 얼굴을 찌푸리고 늘 일의 시작을 미루는 것이 이 시인의 운명이었다. 시 <백조>에는 '일'과 '고통'이라는 두 단어의 머릿글자가 대문자로 되어 있다. 보들레르가 일기 같은 글들에서 자신에게 부과하는 경구에 나타나듯이, 일은 고통인 동시에, 고통, 우울, 우수의 치료제다. 보들레르는 진심으로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일을 좀 더 많이 하기 위해 더 잘 살고자 하지만 영원히 그 목표에 이르지 못한다. 역시 <위생>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웅플뢰르로 가자! 가능한 한 빨리, 더 추락하기 전에. 이미 얼마나 많이 예감했고, 신은 또 얼마나 많은 신호를 보냈는가! 이제는 정말 실천을 해야 할 때라고, 지금 1분을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여기며, 내 일상의 고통, 즉 '노동'을 나의 영원한 쾌락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p. 46)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빅토르 위고가 살던 시대를 함께 했던 인물이고 서로 편지도 나누는 사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들라크루아 같은 화가와의 일화도 흥미롭다. 하지만 그는 그가 살던 시대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보들레르의 시를 읽지 못했고 이 책을 통해 부분부분 보았다. 어떤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악의 꽃>을 읽어보아야 어떤 나만의 판단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보들레르라는 인물을 알기 위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보들레르라는 인물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의 행동과 시들과 말들은 현재 시대에 논란이 될 부분들이 많을 테지만 그는 위대한 천재 시인으로, 현대시의 기초를 마련한 사람으로도 불린다고 하니 그는 참 매력적인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보들레르와 함께 했던 여름은 생각했던 것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시원했다. 거침없었기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기에, 그런 느낌이 든 것 같다. <악의 꽃>을 읽게 되면 다시 이 책을 펼치게 될 것이다.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었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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