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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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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글의 다양함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삶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법. 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 다른 하나의 세계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는 심시선이라는 여성을 통해 그로부터 파생되는 딸과 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심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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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에 머무느냐에 따라 소설은 독자를 사로잡는다. 글의 다양함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삶의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법. 정세랑이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그가 바라보는 세계, 다른 하나의 세계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신작 『시선으로부터,』는 심시선이라는 여성을 통해 그로부터 파생되는 딸과 손녀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 심시선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시선(視線)들을 마주할 수 있다. 20세기를 살아온 여성으로서 어떻게 사는 게 옳은 것인지, 그가 경험한 세계에서 어떻에 살아야 했는지,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 모든 것들을 묻는다.

 

심시선은 한국전쟁때 하와이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화가 마티아스 마우어를 만나 공부시켜주겠다는

말 한마디에 독일로 건너갔다. 뒤셀도르프에서 첫 결혼을 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그림을 포기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심시선은 세상을 앞서 살았다. 심시선의 딸들과 아들, 그리고 손자들로 이어지는 모계 사회는 자못 유쾌하다.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죽은 뒤 제사를 지내지 못하게 하겠다는 시선으로부터 시작된다. 시선의 10주기때 그의 큰 딸 명혜는 가족들에게 엄마의 제사를 지내기로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하와이에서의 시선의 제사는 남다르다.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겠다는 게 아니다.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오기로 하는데,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이나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다'라고 했다. 이것은 시선이 잠시 머물렀던 도시에서 시선을 기억하는 과정과도 같다. 시선과 함께했던 기억들을 수집하고, 자신이 살아온 날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미래의 삶을 기약하는 시간이다.

 

엄마의 3주기가 곧 돌아온다. 우리는 엄마의 제사를 특별히 지내지 않는다. 각자 지내고 싶은 사람이 지내면 된다고 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 산소에 가서 술 한 잔 올리면 되는 거고. 심시선의 딸들이 제사지내는 걸 보며 우리와 조금은 닮았다 여겼다. 모이면 엄마에게 받았던 소중한 것들을 말하고 때로는 엄마 흉도 보며 울고 웃는 게 그렇다.  

 

 

 

큰 딸 명혜는 언어의 춤인 훌라를 배우고, 명은은 레후아꽃과 등산화 밑창에 끼여 있는 작은 화산석을 올렸고, 명준은 해양쓰레기로 만든 재생 플라스틱 블록을, 명준의 아내 난정은 레이 목걸이과 하와이 배경 소설을 올렸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념할 수 있는 물건들을 올려 시선을 기억하고자 했다. 명혜의 남편 태호나 난정의 남편 명준은 시선으로부터 나온 생각들답게 남자가 우위에 서 있다는 인식보다는 오히려 남녀평등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오히려 현재의 모습, 모계 사회라고 일컬었던 명혜의 말처럼 그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소설이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을 씩씩한 여성들이었다. 자식이 자기가 원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고 서글퍼하지도 않고, 전공을 바꾸는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섣부른 결정이었을지언정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이 또한 마음에 들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야 가능한 것이므로. 애정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향하여 더 노력할 것이었다.

 

그러니 여러분, 앞으로의 이십 년을 버텨내세요.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모퉁이가 찾아오면 과감히 회전하세요. 매일 그리되 관절을 아끼세요. 아, 지금 그 말에 웃는 사람이 있고 심각해지는 사람도 있군요. 벌써 관절이 시큰거리는 사람도 많지요? 관절은 타고나는 부분이 커서 막 써도 평생 쓰는 경우가 있고 아껴 써도 남아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불공평합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모든 면에서 닳아 없어지지 마십시오. (229페이지)

 

말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러려던 건 아닌데, 공중으로 흩어지는 말들보다는 글로 고착시키는 걸 하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시키는 바람에. 물론 중간쯤부터는 떨지 않고 떠드는 것이 내 역할인가보다, 받아들이긴 했습니다마는 ......, 말하는 여자는 미움 받으니까, 뭐 기왕 미움받고 있는 내가 해버리자, 그런 마음도 있었습니다. (중략) 그러나 말이란 건 그렇습니다. 일관성이 없어요. 앞뒤가 안 맞고, 그때의 기분에 따라 흥, 또다른 날에는 칫, 그런 것이니까 그저 고고하게 말없이 지낼 걸 그랬다 뒤늦은 후회도 합니다. (325~326페이지)

 

소설이 깊어졌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시선의 깊이가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 전의 작품의 깊이가 얕았다는 건 아니다. 시간을 건너온 할머니의 삶을, 젊은 할머니의 시선에서 젊은 소녀들, 딸들의 시선에서 깊이있게 바라보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발췌 문장에서처럼 공중으로 흩어지는 말들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말을 많이 했을 때의 그 허함을 알기 때문이다. 가는 길이 옳다 여겨 계속 가다가 모퉁이를 만나면 과감하게 회전하는 삶이 필요할 듯도 하다. 이십 년쯤 버텨보면 알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문학동네  #시선 #책  #책추천  #소설  #소설추천  #책리뷰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0.06.15. 신고 공감 215 댓글 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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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통해 느끼는 세대별 여성들의 생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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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심시선이란 특출났던 인물에 대한 제사를 10년만에 가족들이 지내기로 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지금의 시선으로 그녀가 페미니스트였는지는 모른다.과거 시각으론 자유분방했던 그녀는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해서 가족들은 그렇게 지내다 딸의 제안으로 10년만에 지낸다.그것도 하와이에서.책의 앞에 복잡한 가계도가 있다.소설의 내용은 가계도에 있는 심시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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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심시선이란 특출났던 인물에 대한 제사를 10년만에 가족들이 지내기로 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

지금의 시선으로 그녀가 페미니스트였는지는 모른다.
과거 시각으론 자유분방했던 그녀는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해서 가족들은 그렇게 지내다 딸의 제안으로 10년만에 지낸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책의 앞에 복잡한 가계도가 있다.
소설의 내용은 가계도에 있는 심시선의 딸과 손녀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세대가 다른 겪어온 환경이 다른 그녀들을 보여주면서 한국 여성의 애환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추천서에서 표현한 것 만큼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하다.
초반에는 하루키 소설과 같이 여러 장치들이 흩어져있다가 하나의 내용으로 정리가 될 줄 알았다. 왜냐하면 각 캐릭터에 대한 표현이 디테일하고 진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녀들은 그냥 그들의 모습들만 표현했을 뿐 특별한 맥락도 없이 파편으로 흩어지면 끝난다.
한마디로 너무 산만하다.
마치 1980년대 한국영화를 는 것 같다.
뭔가 진지하게 영화가 진행되지만 스토리텔링 부족으로 흐지부지 끝나는 실망스러운 영화들처럼.

간만에 아주 간만에 소설책을 손에 쥐었는데 아까운 시간을 보냈다는게 아쉽다.
r***n 2020.08.06. 신고 공감 1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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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 시선(gaze)과 시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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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책의 중심 인물인 심시선의 이름이자, 이 책을 읽으며 제일 많이 생각한 단어.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 무언가를 응시하는 눈. 최근 male gazed된 나의 학습된 바라보기를 많이 발견하고 고치려 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학습되고 누적되어왔던 습관은 끈덕지게 나에게 남아있다.줄거리는 심시선 이라는 인물과 그녀의 가계도를 따라 이어지는 후대들의 이야기이다. 제사는 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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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책의 중심 인물인 심시선의 이름이자, 이 책을 읽으며 제일 많이 생각한 단어.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 무언가를 응시하는 눈. 최근 male gazed된 나의 학습된 바라보기를 많이 발견하고 고치려 하고 있지만, 사회로부터 학습되고 누적되어왔던 습관은 끈덕지게 나에게 남아있다.


줄거리는 심시선 이라는 인물과 그녀의 가계도를 따라 이어지는 후대들의 이야기이다. 제사는 구시대적이며 불합리적 이라는 주장을 펼친 인물답게 본인의 제사 또한 금지하는 것을 유언으로 남긴다. 하지만 큰 딸 명혜는 10주기에 딱 한번만 제사를 지내기로 하고, 장소는 심시선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하와이에서, 그리고 그녀를 추억하는 것들로 제사상을 차리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1세대 시선의 이야기, 시선의 자녀로 대표되는 명혜 명은 경아의 2세대 이야기, 시선의 손자인 화수 지수 우윤의 3세대 이야기가 하와이를 배경으로 어우러진다.


우선 시선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를 규정하는 시선들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알 수 있다. 그녀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글들에는 마티아스가 빠질수없다. 마티아스를 중심으로 그녀의 정체성이 판단되어진다. 그녀 자신의 주체성은 없는것이다. 심시선이라는 주체가 아닌, 마티아스의 여자라는 객체로 그녀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선은 그가 죽은 이후에도 계속 그녀를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 마티아스에게 시선은, 하나의 오브제일 뿐이다. 하나의 트로피라고 할까. 기괴하게 뒤틀린 그의 욕망은 여성들에게 자신의 위치와 지위와 부를 과시하며 거부하지 못할 제안을 한다. 그걸 그당시 뒤셀도르프 사람들도 알고 시선도 알고 우리도 안다.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을뿐. 지금은 그루밍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단어가 있지만 그 당시 사람들에겐 나이 많은 (여성편력으로) 유명한 화가와 그저 젊은 동양 여성일 뿐이다. 그리고 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들이 만든 프레임으로 그 시선으로 심시선을 바라보고 재단한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들의 날개를 꺾는것에 집중하는 마티아스가 아닌, 그에게 정서적 심리적 육체적으로 학대받(았)던 심시선에게.


동시에 극중 할머니이자, 시어머니, 엄마, 아내 등의 역할을 하는 시선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서사가 펼쳐진다. 남자 캐릭터들도 등장하지만 모계중심 가정에서 주변부에 머물 뿐이다. 첫째딸 명희는 한국전쟁 당시 시선의 본가가 있는 지역에서 발생한 학살 사건을 두고 헛소리(진짜 헛소리임)를 하는 첫째 남편과의 말다툼 이후 이혼을 한다. 둘째 딸 명은은 엄마가 누구인지 알려지자 상견례 이후 혼인 취소를 종용당한다. 한 세대를 건너뛰면 시선의 손녀들은 사회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건을 겪는다. 화수는 분노의 엉뚱한 방향 표출로 피해를 입지만 가해자 위주의 여론과 그의 자살로 고통받는 상태다. 가해자가 죽지않고 사과하고 죗값만 치뤘어도 그정도 고통은 받지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왜 그들의 분노는 항상 여자 혹은 약자에게로만 향하는가? 왜 따지고 분노해야 할 실제 대상이 아니라 한무리의 여자들인가? 그리고 왜 자신의 분노를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분출해 놓고 왜 사과하지 않고 자살하는가? 그것이 본인들의 속죄인가? 왜 대낮 칼부림의 피해자는 항상 여자인가? 우윤은 아팠던 어린시절을 가지고 있다. 그게 그녀의 독특한 삶의 모습과 가치관을 만들어냈다. 늘 죽음과 함께하는 삶. 극복하려 했으나 어느새 죽음의 그림자와 동행하는 삶. 이제는 나란히 걷지는 않지만 한 발자국 뒤에서 나를 따라오는 죽음을 의식하고, 언젠가 죽을걸 알기에 현재에 집중하는 삶을 선택한다.


책에 남자 등장인물들도 나오지만 중요하게 서사가 풀리는건 여성들이다. 해림의 이야기도 여자사람친구인 한빛과의 사건을 중심으로 방관자로써 서술된다. 의도는 없었고 아무것을 하지 않았지만, 그 자체가 동조라는 한빛의 울부짖음은 생생하다. 명혜의 현남편, 화수의 남편, 아들인 명준, 시선의 손자 해림의 이야기는 크게 비중이 있지 않다. 기존 남성 중심의 서사와 영화가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여성들의 서사가 두드러지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생각하게 한다. 당신이 그저 스치고 지나가며 쳐다보는 것 만으로, 누군가가 카더라 하는 말 한마디로 규정하고 판단하기엔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이유와 역사가, 그리고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는 여자들의 이야기들이 몰카, 성폭행, 폭력 등으로 서술될 때, 권태롭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매번 매시간 매일 발생하는 일들이니까. 그러나 이 글을 읽는동안 n번방 사용자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는 대신 자살을 하고 주동자는 뻔뻔하게 얼굴을 들이대며 자기의 업적을 자랑하는 역겨운 태도를 보며 깨달았다. 여성은 언제나 약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계속 외쳐야 한다는 것을. 모습과 양상을 달리하고 이러한 일들은 20세기든 21세기든 하물며 중세시대 그리고 22세기에도 지속되었고 지속될 것임을.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얘기하고 글을 쓰고 투쟁하고 싸워야함을. 지금 내가 받는 그나마 나아진 여자로서의 대접(이렇게 주체로 내 의견을 얘기하고 비판할 수 있는것) 또한 19세기, 20세기 수많은 여성들이 세상과 또 남자와 싸워온 투쟁의 결과임을 알기 때문이다.


심시선이라는 등장인물 자체가 하나의 서사였다. 인생이 이야기로 풍성하게 채워졌던 사람. 굳이 의식해서 만들려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야기가 되는,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 그런 그녀 또한 애방이라는 일찍 요절해버린 절친의 유령을 갑옷처럼 입고 사노라 고백했다. 애방은 갇혀있고 움크려있던 시선의 손을 잡아 세상으로 이끌어주었다. 그리고 시선은 동시대의 여성들, 후대 여성들이 걸어갈 길을 닦아주었다. 고리타분한 사상과 사고에 맞서 싸우고, 목소리를 내고, 불의함을 알게했다. 그렇게 20세기를 살아온 모든 여성들에게 21세기를 살고 있는 내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다짐한다. 내 뒤에 오는 여성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지금과 같은 차별과 불공평을 당하지 않게 내가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YES마니아 : 로얄 g*******1 2020.06.04. 신고 공감 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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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과 비범의 경계--- [한국소설-시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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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가족의 비극 하나와 농담 하나를 이용해 만든 소설이라고 한다. 시작은 비극 하나, 농담 하나였겠지만 읽는 나는 작가가 확장시켜 놓은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비극은 처절했어도 무섭지 않았고 농담은 경쾌했지만 진중했다. 내가 기대하고 응원하는 작가의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여 퍽 흐뭇한 마음으로 읽었다.우리 땅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하와이에 사진 신부로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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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가족의 비극 하나와 농담 하나를 이용해 만든 소설이라고 한다. 시작은 비극 하나, 농담 하나였겠지만 읽는 나는 작가가 확장시켜 놓은 세계에 반하고 말았다. 비극은 처절했어도 무섭지 않았고 농담은 경쾌했지만 진중했다. 내가 기대하고 응원하는 작가의 솜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하여 퍽 흐뭇한 마음으로 읽었다.


우리 땅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하와이에 사진 신부로 간 젊은 여성이 있다. 그녀가 도착하기도 전에 남편이 될 남자는 이미 죽어버렸고 고난의 생은 계속된다. 소설은 이 여성의 생을 간접적으로 띄엄띄엄 보여 준다. 소설 속 각 장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의 자신이 쓴 책이나 인터뷰로, 남은 자녀들의 대화로. 읽는 입장에서는 좀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그랬다. 넘기는 책장은 책장대로, 소설 속 시간은 또 시간대로 그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과정을 몇 차례 되풀이하고, 제시해 놓은 가계도가 외워질 때까지 부지런히 확인해야 했으니까. 물론 나는 번거로움보다 호감이 점점 더 커졌으므로 읽는 즐거움이 더욱 늘어나고 있었고. 


이렇게 간접적인 방식이 아닌 직접적인 방식, 즉 주인공인 심시선의 생을 시간 순서로 펼쳐 보였더라면, 그래서 그녀가 겪은 무수한 고난의 삶을 충실하고 적나라하게 그려 놓았더라면, 그녀가 살았던 시대의 끔찍하고도 지긋지긋한 배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더라면, 아마도 나는 이 소설을 대충 읽고 말았을 것이다. 그때는 그러했으려니 하면서. 작가는 이 대목을 드러내기보다는 숨기는 구성 쪽을 택했다. 대놓고 말로 전하는 것도 중요하고 의미있겠지만 말 너머 또는 말 뒤에 있을 의도와 진실과 바람의 힘과 가치를 체험해 보라는 듯이. 그리하여 작가의 의도에 뜻을 맞춘 나는 충분히 넘치도록 체험하고 읽어낼 수 있었다. 고단했던 평생의 삶, 살아남기 위해 갖고 있어야 했던 치열한 의지와 어떤 사람도 함부로 다루지 못하도록 자유로운 영혼을 지키고자 한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 주인공 심시선의 삶을 끌어모아 읽는 동안 나는 세상의 어떤 개인도 역사와 사회와 정치와 국가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슴 아리는 체험이었다.     


소설은 심시선의 삶만 그리는 게 아니다. 심시선의 딸과 아들과 그들의 자손인 손자손녀까지 3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또 그들대로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 보인다. 이로움을 주는 면과 해를 끼치는 면까지, 저마다 처한 상황에서 맞는 세상의 정면과 뒷면과 때로는 납득할 수 없는 옆면과 숨겨져 있는 어둠의 저편까지. 나는 작가가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이어 놓은 세상의 여러 고리들에 감탄하며 읽었다. 이렇게 치밀하고도 밀도 높은 구성이라니. 우리 사회의 갖가지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들을 어떤 것은 돋보이도록 어떤 것은 슬쩍 지나가도록 또 어떤 것은 겹쳐 놓으면서 더욱 긴장하도록 각각의 인물들에게 배경으로 깔아 놓은 것이다. 어떤 사람도 소홀하게 읽지 말라며, 어떤 사람의 생도 그냥 넘기지 말라며. 우리는 누구나 이들 중의 한 사람으로 살고 있는 셈이라는 듯이. 나오는 인물들을 모조리 좋아하는 마음으로 읽기는 이 소설이 처음인 듯 싶다. 


평범한 사람, 평범한 삶, 평범한 이야기가 얼마나 비범한 것인지 이제는 안다. 내 남은 생의 목표는 평범한 인생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심시선의 가족 중 누군가는 항상 내 옆에 있어 줄 것만은 믿을 수 있어 괜찮겠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20.09.20. 신고 공감 1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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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2021_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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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_013     읽은날: 2021.01.26~2021.01.31 지은이: 정세랑 출판사: 문학동네   책을 사놓고 이것 저것 읽을책이 많다보니 항상 서평단 책이 먼저였다. 지난주까지 2주 정도 격하게 역사책(물론.. 만화책이 2권이였지만.. 내겐 만화도 읽는데 오래걸린다는...)을 읽고 나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어서 찾은 책이 정세랑 작가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였다.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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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_013

 

 

읽은날: 2021.01.26~2021.01.31
지은이: 정세랑
출판사: 문학동네

 

책을 사놓고 이것 저것 읽을책이 많다보니 항상 서평단 책이 먼저였다. 지난주까지 2주 정도 격하게 역사책(물론.. 만화책이 2권이였지만.. 내겐 만화도 읽는데 오래걸린다는...)을 읽고 나니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어서 찾은 책이 정세랑 작가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였다.

 

사실 ... 나는 여기서 시선이 심시선이라는 한 여인(글 속 인물들의 어머니이자 할머니인)의 이름인지는 책을 읽으면서 알았고 그전까지는 제목을 보면서는 시선(視線)으로 생각했다.

 

어찌보면 주인공인 심시선의 시선으로 보고 만나온 세상에서 파생된 그의 가족들의 또다른 시선일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일단.. 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은.. 잔잔하다고 할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책을 읽는 동안 한 가족의 가족사(물론 사회적, 역사적 배경과 아픔들도 있지만)를 듣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닥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게 아쉬웠달까? 이건 지극히 소설을 대하는 나의 태도때문이다..

소설이라하면 뭔가 반전이 있을거란 기대와 흥분으로 읽었던 습관내지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것 같다.

그럼에도 심시선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심시선이 쓴 글과 인터뷰내용, 강의록등의 내용들로 매 챕터마다 처음에 나온다. 사실 이 글들을 읽는 재미가 더 좋았다. 그리고 각 챕터의 주요 내용들은 심시선의 자녀들과 배우자 또 그자녀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삶의)이야기와 할머니 심시선에 대한 기억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소설속으로~~~

 

심시선의 10주기 제사를 지내자는 큰 딸의 제안으로(엄마 심시선은 살아 생전에 제사 문화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일관 했고 제사로 인해 여자들만 고생하는 없어져야 할 관습으로 생각해왔다. 본인의 제사도 지내지 말라고 해왔던 사람이다) 가족들이 엄마의 10주기를 지내러 하와이로 가게 된다.

 

아차차.. 심시선의 가계도가 제일 첫장에 소개된다.. 나는 이 가계도가 왜 처음에 있을까 했는데..

소설의 내용은 여기 나와 있는 심시선으로 부터 시작된 모든 16명 + a의 이야기들이다.

( 그렇기에... 나같이 사람 이름 못외는 사람은 이페이지에 플래그를 붙여놓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가계도를 계속 보면서 저렇게 메모까지 하면서 읽었다.. 이건 뭐.. 기억력이 나쁜... 순전히 내 문제이지만)

 


 

명혜가 서서 목소리를 고르자 모두 명혜를 바라보았다.

"기일 저녁 여덟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에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오랜만에 존댓말로 말하는 큰어니를 보며 경아가 회사에서 쓰는 말투, 하고 반가워했다.

"어려운데."

"하지만 승부욕이 생겨."

"제사에 승부욕이 생겨서 어쩔 거야?"

이색적인 제사 계획에 가벼운 술렁임이 일었다.

"엄마가 젊었던 시절 이 섬을 걸었으니까, 우리도 걸어다니면서 엄마 생각을 합시다. 엄마가 좋아했을 것 같은 가장 멋진 기억을 가져 오는 사람에게 ......"

"상품이 있어요?"

"아니, 그래도 제사니까 상품은 좀 그렇고 박수를 쳐줄 거야."

"에이."

말을 그렇게 해도 설레고 기대에 찬 걸 숨기지들 못하는 눈치였다.

"아참. 훌라는 내가 배울 거야. 예약도 해놨어. 피해서 다른거 해."

명혜가 선언했다. 언제나 조금 강직한 느낌을 주는 명혜가 훌라를 추는 모습을 상상해 보고 몇몇이 웃었지만 웃음을 들키진 않았다(p.83-84).

 

제사를 반대하는 엄마를 기억하며 엄마를 위한 제사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것이지 죽은 사람의 것은 아니다.. 죽은 후 자신의 제사를 어찌 지내는지 맘에 드는지 그렇지 않은지 왈가왈부할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기에 심시선의 자녀들과 그 자녀들은 심시선이 원하는 대로 그동안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가 딱 한번, 십 주기이니 한번만 지내자고 한다. 그런데 보통의 제사와는 다르다.

 

나는 사실 이 소설의 이부분이 제일 맘에 들었다. (제사 음식해서 상에 올린다고 죽은 혼이 와서 먹는것도 아니고 그저 돌아가신 조상님들께 대한 예를 다하고 정성을 다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음식은 그저 정성의 표시가 아닐까 생각했기에..) 

 

여행하면서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오는것이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제사이기에 엄마, 할머니만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물건을 갖고 오는게 아니라 하와이를 걷고 느끼며 그 안에서 엄마를 그리고 자신들을 바라보는게 이 소설의 내용이라 생각한다.

 

근데 바로 이부분이 소설의 재미가 될수도 있고 단조로움이될 수도 있었던것 같다. 각자 무엇을 찾았을까? 하는 질문을 두고 책을 읽어나가게 되니..  나의 시선(주의집중이)도 보물찾기 하는 사람처럼 시선이 좁아졌달까... 글과 글 안에서 생각이 머물지 못하고 온통 가족들이 무엇을 찾아 제사때 갖고 왔을까에 시선이 머물렀다.. 이것도 나의 문제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책속의 인물들이 만난 감동의 순간, 물건들,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각 인물들의 성격이며 처한 상황들을 바라보고 느껴보는게 재미있었다. 그래도 가장 하이라이트는 제사상에 무엇을 갖고 왔을까가 궁금해는데.. 그건 정말 거의 맨 마지막으로 가서야 나온다...

리뷰쓰면서 옮기고 싶었으나...

궁금증을 다 풀어내면 책을 읽는 쫄깃함이 사라질수 있기에...

여기까지만... 씁니다.

 

소설은 읽으면서 주는 개인의 느낌이 중요한것이라 생각하기에..

 

아무튼... 나는 이소설을 참 편안하게 읽었고, 한가지 얻은것은 나도 이 소설처럼 기존의 제사와는 다른... 그런것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도 좋겠다는 일차원적인 생각(아직 부모님이 살아 계시니 내가 이런걸 결정할수는 없고.. 오빠가 있으니)을 해본다.

 


 

독서습관 포스팅

시선으로부터 1

시선으로부터 2

시선으로부터 3

 

 

 

YES마니아 : 로얄 g************1 2021.01.31. 신고 공감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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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시선으로부터,』
"그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어 『시선으로부터,』" 내용보기
말해지지 않는 것들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지. 이럴 때는 무척 가족 같군. 세 사람은 그렇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297페이지)나의 죽음이 가까운 이들로부터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없는 나의 장례식을 저기 멀리서 지켜보는 기분이랄까. 상상이기에 가능한 장면을 떠올리면 궁금하기 그지없다. 내가 없을 때 나오는 말과 기억이, 그들에게는 나를 대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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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지지 않는 것들로 우리는 연결되어 있지. 이럴 때는 무척 가족 같군. 세 사람은 그렇게 눈빛을 주고받았다. (297페이지)


나의 죽음이 가까운 이들로부터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없는 나의 장례식을 저기 멀리서 지켜보는 기분이랄까. 상상이기에 가능한 장면을 떠올리면 궁금하기 그지없다. 내가 없을 때 나오는 말과 기억이, 그들에게는 나를 대했던 가장 진심일 테니까 말이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장모이고, 할머니이자 외할머니였을 심시선의 죽음 10주기를 두고 펼쳐진 이들의 여행이 유쾌하다. 그리고 기억 속 심시선을 꺼내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기대된다.


소설은 챕터마다 죽은 심시선의 과거 어록을 앞세우고 시작한다. 그녀가 한때 출연했을 방송이나 인터뷰, 글에서 했던 말과 생각이 먼저 나오고, 그녀의 가족 중 한 사람의 기억이나 생각이 이어진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건 그 시절(20세기)에 방송에서 한국의 제사 문화를 까댔던 심시선의 말이었다. 제사는 사라져야 할 관습이라고 했다. 그녀의 말은 유언이 되어 가족들에게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당부했고, 무덤도 만들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심시선의 가족은 그녀를 기억하기 위해 찾아갈 곳이 없다. 그 와중에 그녀의 큰딸 명혜는 엄마의 10주기를 기념하자면서 가족들을 끌고 하와이로 향한다. 뜬금없는 하와이는 또 뭔가 싶지만, 그들 나름대로 찾아낸 엄마의 장소이다. 하와이는 젊은 시절의 엄마가 한때 지냈던 곳이다. 사진신부로 가서 살다가, 화가 마티어스 마이어를 만나 독일로 가기 전까지 머물렀던 곳이며, 엄마가 치열하게 살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던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 가서 엄마를 떠올리자는 명혜의 말은 아무도 거스를 수 없었고, 가족 여행 아닌 여행으로 모두 하와이로 간다.


누구를 위한 제사인가 싶지만, 사실은 시선의 흔적을 좇으면서 그들 각자의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받는 일이 된다. 각자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을 찾아내고, 이 기쁨의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이제껏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 물건이든 경험이든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으니 하나씩 찾아와서 심시선의 10주기를 기리는 장소에서 공개하자고 한다. 기간은 다 며칠이다. 심시선의 기일까지 찾아야 한다. 가족들은 모두 흩어져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면서도 심시선의 기일에 보여줄 무언가를 찾는 일을 잊지 않는다.


이쯤 되니 나도 다시 한번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아니면 내가 죽고 나서. 누군가를 기억하는 방식이 어땠으면 좋겠다는 그런 게 있나? 가족들끼리 얘기한 적이 있다. 우리는 제사 같은 거 말고 그냥 엄마 납골당 가서 얼굴 보고 같이 모이는 날로 하자고. 명절도 굳이 지킬 필요 없이, 지금처럼 시간 되는 사람만 오면 된다고, 그것도 싫거나 귀찮으면 하지 말자고 말이다. 서로 얼굴 보면서 즐거워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의미로 보자면 명절이나 제사나 마찬가지다. 서로를 힘들게 한다면 지키고 이어가야 할 문화가 아니겠지. 심시선이라는 한 사람이 살아가던 시대에 꺼내놓은, 제사 문화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면 이유가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비슷하겠지만, 여성이 살아가기에 비극적인 시대였기에 더욱 거부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 가족들의 기억 속 심시선이 꺼내질 때마다 그녀의 지나간 인생이 한 자락씩 펼쳐지고, 그녀와 함께한 가족 각자의 기억이 하나씩 되살아난다. 죽은 누군가를 기억하려고 챙기는 기일이 이래야 하는 거 아닐까. 의무적으로 모이고 스트레스 만땅 채우는 날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는 죽은 이와의 추억을 기분 좋게 되새김하는 시간을 만드는 날이어야 한다.


"여자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큰 거 해야 해요. 좁으면 남들 보고 비키라지. 공간을 크게 크게 쓰고 누가 뭐라든 해결하는 건 남들한테 맡겨버려요. 문제 해결이 직업인 사람들이 따로 있잖습니까? 뻔뻔스럽게, 배려해주지 말고 일을 키우세요. 아주 좋다, 아주 좋아. 좋을 줄 알았어요." (269페이지)


무엇보다 이 소설은 이 시대의 여성이 받았을 폭력과 부조리를 관통하며 현재 심시선의 가족에게 이어진다. 심시선을 제외하고 그녀의 가족들은 전쟁통에 몰살당했다.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난 심시선이라고 비극이 없었을까. 그녀의 오랜 세월에 걸쳐진 비극과 그 이후의 시간을 살아가는 딸과 손녀에게 뻗어간 여성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 보여준다. 마티어스 마우어의 폭력과 낯선 곳에서 이방인의 차별로 시달리다가 자기 삶을 찾아가려던 심시선은 마우어의 자살로 가해진 폭력에 또 한 번 고통 받는다. 그 사건은 평생 심시선의 명성에 빨간줄이 되어 괴롭힌다. 하지만 그녀는 그들의 가해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살아간다. 그리고 명혜의 딸 화수는 협력업체 사장이 자행한 염산 테러에 일상이 무너졌다. 세상으로 다시 나가기가 두려웠고, 온몸을 감싸는 무력감은 그녀의 오늘이 어떨지조차 상상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 화수에게 심시선의 책은 세상의 일그러진 면을 찾고 조용히 그녀가 바라는 세상 속으로 뛰어들게 한다. 이 모든 게 하와이에서 다시 시작된 일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손녀 해림은 친구가 당하던 인종차별에 화를 내고 괴롭힘당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자기가 믿고 생각하는 대로, 옳다고 여기는 대로 나아갈 수 있는 시선이 이들 가족에게 있었다.


심시선의 인생을 생각하면 웃음보다는 눈물이 앞선다. 그 젊음의 세월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여러 번의 결혼과 성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면서 받았을 시선이 얼마나 따가웠을까, 그녀의 생각을 그대로 쏟아내면 되돌아오는 싸늘한 시선과 공격들이 벅찼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고통스럽거나 벅차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런 심시선의 영향을 받으면 자란 딸과 손녀에게 그녀의 기가 전해지기라도 했던 걸까. 오늘을 살면서 고통받은 시간이 무색하게 심시선의 10주기를 위한 자리에서 기적 같은 힘이 폭발한 것만 같다. 문득, 내 주변에 내 조상 중에 심시선 같은 여성이 있었다면 우리가 걸어온 시간의 모습이 조금 달랐을까 하는 궁금증과 아쉬움이 생긴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방식이 꼭 제사는 아니어도 되는, 각자가 추억하고 싶은 방식이 꼭 한 가지일 필요는 없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세상을 살아가고 싶다.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왔으니, 어떻게 죽는지 모르고 또 죽을 것이다. 도중에 가슴이 터져 죽어버리지 않은 것은 어린 자식들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와서는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먼저 죽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애도에서 다음 애도의 웅덩이로 텀벙텀벙 걸으면서도 다 놓아버리지 않은 것은, 내가 먼저 죽은 사람들의 기록관이어서였다. 남은 사람이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을 테니까. 어떤 의미로는 친구들에게 져 술래가 된 것이다. 편을 먹고 내게 미룬 채 먼저들 가버렸다. (239페이지)


뜬금없이 심시선의 10주기를 챙긴다는 가족의 말에 무슨 짓인가 싶었는데, 그들만의 방식으로 특별한 날을 채우는 게 너무 보기 좋아서 신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심시선을 위한 날이라는 것을 잊지도 않는다. 각자가 찾은 가장 좋은 것, 살아있으면서 누리고 싶은 간절한 것을 챙겨오려는 그 노력이 정말 고맙기까지 했다. 이동식 조리대를 가져와서까지 만들어낸 팬케이크, 자전거로 땀 흘리며 날랐을 뜨거운 말라사다 도넛, 화산석 자갈, 새의 깃털, 살아있다면 좋아했을 가장 맛 좋은 커피, 무지개 사진, 특히 명혜의 훌라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누군가를 기억하는 날이, 무거운 분위기로 한껏 점잔을 뺀 제사상 앞이 아니라 마치 파티 같은 자리라는 게 이상하게 낯설지 않고 좋더라. 앞으로 내가 경험할 많은 이의 죽음을 기리는 순간이 이랬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오랜 세월 겪은 희로애락을 추억하듯 곱씹을 수 있는, 죽은 이와 내 삶을 연결해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진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주인공인 심시선으로부터 이어진 가족의, 혹은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중의적으로 써진 이 소설의 제목이 얼마나 많은 의미를 더 담고 있을지 찾아보는 일이 재밌다.


n******i 2020.08.18. 신고 공감 1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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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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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세랑이다. 그녀 특유의 발랄함과 명랑함으로 '시선'으로부터 이어져 오는 이야기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고 때로 좀 심히 유쾌하게 읽게 만들었다. 막연히 이럴 줄을 알았지만.. 그래도 이래서 더 다행이고 좋았다. 끝에 "심시선 여사 닮았으면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라는 말이 가슴에 묵직하게 와닿는 것도 좋았다. 나는 내 가족들에게, "최은이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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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정세랑이다. 그녀 특유의 발랄함과 명랑함으로 '시선'으로부터 이어져 오는 이야기들을 끝까지 놓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고 때로 좀 심히 유쾌하게 읽게 만들었다. 막연히 이럴 줄을 알았지만.. 그래도 이래서 더 다행이고 좋았다. 끝에 "심시선 여사 닮았으면 어떻게든 살아남겠지." 라는 말이 가슴에 묵직하게 와닿는 것도 좋았다. 나는 내 가족들에게, "최은이 여사 닮았으면…' 그 뒤에 나에 관해 어떤 이야기를 잇게 할 수 있을까. 부디 울 최 여사님께서 들으셨을 때 씨_________익 미소지을 수 있는 말이였으면 좋겠는데..^;;;ㅎ

 

 

p.15

화수는 식탁에 앉아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그림을 보고 있었다. 작고 푸른 추상화로, 매일 한 시간씩 바라보고 있어도 매번 새로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어린 시절 그 그림에 반해 화가에 대해 알아보았다가 누군가의 부인이란 설명이 먼저 오는 것에 대해 아연함을 느꼈었다. 이렇게 대단한 걸 그려도 그보다 중요한 정보는 남성 화가의 배우자란 점인지, 지난 세기의 여성들의 마음엔 절벽의 풍경이 하나씩 있었을 거란 생각을 최근에 더욱 하게 되었다. 십 년 전 세상을 뜬 할머니를 깨워, 날마다의 모멸감을 어떻게 견뎠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었다. 어떻게 가슴이 터져 죽지 않고 웃으면서 일흔아홉까지 살수 있었느냐고.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지금 세상에 태어난 것을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p.72

"아무거나 집어서 좀 읽어."

난정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죽음을 생각하지 않으려면 읽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죽음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행위는 읽기라고, 동의할 만한 사람들과 밤새 책 이야기나 하고 싶었다.

꼭 죽음이 아니더라도.. 뭐든 금방 잊고 싶을 때 하는 것 중 하나가 뭐든지 보거나 읽기. 밤새 책 이야기나 할 수 있음 좋~겠네~.^;;;

 

p.175

"언니는 따옴표 같지, 늘 진지하니까. 나는 좀 정신없어서 쉼표 같고, 우윤이는 기본 표정이 물음표고, 의외로 해림이가 마침표고……. 너는 말줄임표다. 말줄임표."

지수가 규림이를 놀렸을 때, 규림은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어떤 말들은 줄어들 필요가 있었다. 억울하지 않은 사람의 억울해하는 말 같은 것들은. 규림은 천천히 생각했고 그렇게 여과된 것들을 끝내 발화하지 않을 것이었다. 타고난 대로, 어울리는 대로 말줄임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 바닷속의 온도가 다른 물줄기들은 머릿속의 생각들을 닮지 않았나 잠시 떠올렸다가 그마저도 흘려보냈다.

그게 '어떤 말들'로만 한정되어야 하는데.. 요즘은 꼭 필요한 말들도 자꾸 하지 않게 된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으면 그 말을 꺼낸 나만 토해낸 말의 쓰레기를 가슴에 담는 것 같아서.. 자꿈 말이 줄어든다.

 

p.222

"그럼 박새였을 거야."

직박구리가 싫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박새였으면 한다. 봄과 여름에 어린 박새들이 의사소통을 위한 노래를 배우느라 시끄럽고 부산스럽다가 가을부터 과묵해지는 것에 마음을 빼앗겼다. 나무 그늘 속에서 조심스러워지며 더 잘 날고, 꼭 필요할 때만 울었다. 한 계절 만에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경험일까? 해림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과묵해지기 전의 새들은 정말 아기 같았는데…… 아기들도 어린 강아지들도 막 태어난 새들도 사랑스럽고 시끄럽고 취약할 정도로 눈에 잘 띈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귀엽기로는 봄여름의 박새지만 마음을 빼앗은 것은 가을 이후였고 겨울이 되면 종종 죽어 있었다. 수명이 칠 년에서 구 년이라니 죽은 것은 그해에 태어난 박새가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 아주 빨리 뛰는 심장으로 짧게 살다가 가벼운 깃털과 가는 뼈만 남기는 대상에 대해 왜 이렇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는지 해림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고양이에게 그런 무한한 사랑을 느끼는 것 역시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웃음이 나고 그냥 이뻐서 자꾸 바라보게 된다. 차별하고 싶지 않아도 아롱다롱이(우리집 개)는 눈과 말고 인사하고, 똘망이(우리집 고양이)에게는 쓰다듬까지 포함한 인사를 하게 된다. 씁..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아롱다롱이에게 미안하네.. 오늘은 강아지 간식사러 가야겠다.^;;;ㅋ

 

p.269

"여자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큰 거 해야 해요. 좁으면 남들 보고 비키라지. 공간을 크게 크게 쓰고 누가 뭐라든 해결하는 건 남들한테 맡겨버려요. 문제 해결이 직업인 사람들이 따로 있잖습니까? 뻔뻔스럽게, 배려해주지 말고 일을 키우세요. 아주 좋다, 좋아. 좋을 줄 알았어요.

여자든, 남자든.. 뭐든.. 하고 싶은 일은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ㅎ '좁으면 남들 보고 비키라지.' 심시선 여사의 이 말은 괜히 크게 웃고 더 크게 웃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평소의 소심한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생각.^;;;ㅋ

 

20200729

 

YES마니아 : 로얄 j*******7 2020.12.14. 신고 공감 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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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내용보기
정세랑월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불현듯 미친듯이 정세랑을 읽고 싶은 날들이 있다. 성범죄자에게 감사인사를 받은 법원,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에게 세금으로 화환을 보낸 대통령, 오랜 기간 저질러 왔던 성범죄가 세상에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자살로 피해자를 다시 한 번 가해한 정치인, 또 그에게 세금으로 화환을 보낸 대통령. 너무 길고 고된 일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내용보기
정세랑월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불현듯 미친듯이 정세랑을 읽고 싶은 날들이 있다.

성범죄자에게 감사인사를 받은 법원, 권력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성범죄자에게 세금으로 화환을 보낸 대통령, 오랜 기간 저질러 왔던 성범죄가 세상에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자살로 피해자를 다시 한 번 가해한 정치인, 또 그에게 세금으로 화환을 보낸 대통령.
너무 길고 고된 일주일이다. 작가가 2016년 문화계 미투를 떠올리며 적어내려갔다던 문장은 이렇게 빨리, 다시 인용되고 있다.

그래, 우리는 알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과 두려움을. 우리만 알지. 그래도 우리는 이 지겹고 참혹한 패턴을 깨고 나아갈 것인까. 정세랑을 읽는다.

공기가 너무 따갑다.
d*********5 2020.07.11. 신고 공감 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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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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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뒤 시댁에서 지낸 제사만 20년. 가끔은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가족의 평화(?)를 위해 내가 참는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제사 2개가 없어졌으니 조금은 나은 상황이 된 것일까? 나랑 상관없는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을 위한 제사. 언젠가 큰아이(장남이다. 이 지긋지긋한 장남)가 묻는다. 자신도 결혼하면 제사를 지내야 하냐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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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뒤 시댁에서 지낸 제사만 20. 가끔은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억울하고 화가 나지만 가족의 평화(?)를 위해 내가 참는다. 그나마 몇 년 전부터 제사 2개가 없어졌으니 조금은 나은 상황이 된 것일까? 나랑 상관없는 다른 성을 가진 사람을 위한 제사. 언젠가 큰아이(장남이다. 이 지긋지긋한 장남)가 묻는다. 자신도 결혼하면 제사를 지내야 하냐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아니. 할머니 돌아가시면 모든 제사는 없애버릴 거야. 살아 있는 사람 즐거워야 하는 게 제사라는 거여야지, 살아 있는 사람 힘들게 만드는 제사 같은 거. 이게 무슨 의미니? 어떻게든 엄마가 제사는 없애버릴 거라고.

 

맏며느리인 내가 제사를 안지내겠다고 하면 과연 할 사람이 있을까? 지금도 오직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은 시어머님 의견을 거역할 수 없는 새가슴이지만 내 아이들이 편해진다면 독한마음 먹을 각오는 되어 있다. 이런 내 입장 때문이었을까? 정세랑 작가의 소설이 의미 깊게 다가 온 것이 

 

한번뿐인 제사를 지내기 위해 가족들은 하와이로 떠난다. 미술가이자 작가인, 시대를 앞서간 심시선.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가족 구성원들은 그녀가 죽자 그녀를 기리기 위해 하와이로 모인다. 그들은 이곳에서 특별한 제사를 준비하게 된다. 각자 자유롭게 하와이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수집하는 것.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심시선과 연결된 가족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기억을 가지고 자신들에게 찾아온 아픔과 상처를 보듬기 시작한다.

 

여자들이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많은 곳에서 차별을 당하고 폭력이 가해진다. 심시선 할머니가 그랬듯이 우리 또한 그런 폭력 앞에 맞서고 이겨내야 한다. 그래서 우리네 딸들이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하니까. 나도 기가 쎈 편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시어머님을 이길 생각은 없다. 기존에 가진 생각이 쉽게 변할리 없고, 그렇다면 나는 존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다. 다만 나 이후. 그때는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으로.. ^^ 부조리하다 생각되는 건 어른들이 먼저 없애 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k*****3 2020.11.16.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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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함께 004] 시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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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제도에서 자라고 고급 목재로 쓰여. 화산제 속에서도 크는 신기한 나무인데, 악기를 만들면 소리가 좋대." "여보는 정말 모르는 게 없구나." 난정은 명준의 칭찬을 그냥 흘려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그려진 태평양 지도 위에서 아웃리거 카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도슨트에게 다가갔다. - 시선으로부터 P.89 -   명백한 것은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아주 놀라운 변
"[문학과 함께 004] 시선으로부터" 내용보기

"하와이 제도에서 자라고 고급 목재로 쓰여. 화산제 속에서도 크는 신기한 나무인데, 악기를 만들면 소리가 좋대."

"여보는 정말 모르는 게 없구나."

난정은 명준의 칭찬을 그냥 흘려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그려진 태평양 지도 위에서 아웃리거 카누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도슨트에게 다가갔다.

- 시선으로부터 P.89 -

 

명백한 것은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내게, 아주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곤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난 지금 나의 글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정말 모르는 게 없는 사람들이란 어떤 사람들일까. 때로는 그 모든 것들이 내게 의미를 생성시켜서 또 다른 의미로 탄생되지 않을까. 때론 소멸되는 인생과 다시 태어나는 인생이 같을 거라 생각되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의 의미는 의미로 다시 시작하는 삶이 된다. 오늘도 그렇게 삶이란 시간의 의미가 생성된다.  

h******o 2021.02.10. 신고 공감 6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