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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사랑, 성공과 실패, 문학과 음악 운전대를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것에 대하여... 책은 레이먼드 챈들러, 트루먼 커포티, 찰스 부코스키 등의 작품을 번역해 취향 또렷한 독자들이 믿고 찾는 전문 번역가이자 미스터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작가 박현주의 에세이집이다. “실패는 주저앉기 쉽지만 언제까지나 머물 수는 없는 집과 같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고 너무나 미워하지만, 일단 한번 찾아오면 언제까지나 거기 있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또 다른 실패는 더 크고, 더 아프고, 더 강렬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미 맛본 실패는 헤어날 수 없는 나쁜 친구처럼 어느새 편안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안온한 실패를 언젠가는 떠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이 인간 삶의 은유로 쓰일 수 있겠지만, ‘운전’만큼 딱 떨어지는 메타포도 드물 것이다. 운전 (運轉)은 기계나 자동차를 부려서 움직이게 하는 능동적 행위를 뜻한다. 삶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르거나, 내가 남들보다 느리고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 때면 누구나 스포츠카를 탄 레이서처럼 질주해버리고 싶은 욕망을 느낄 것이다. 꽉 막힌 교통체증 없이 뻥 뚫린 꽃길을 꿈꾸지 않는 이 없을 것이며, 갑자기 뺑소니 사고 같은 일을 당해 황망했던 경험도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내 삶을 장악하고 있을 때 만족감을 느끼고, 통제 불가능의 상태에 불안과 좌절을 느낀다. 누구나 맞닥뜨리기 마련인 슬럼프를 경험한 저자는 남들보다 조금은 늦은 나이에 운전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단지 물리적인 이동일지언정, 과감하게 혼자서 자유롭게 앞으로 나아가는 경험이 절실했던 것이다. 마음먹기도 쉽지 않았는데, 면허를 따내는 것부터 순탄하지 않다. 저자는 실패와 연습을 반복하며 자신이 옮기거나 읽은 소설 속 인물들의 시행착오를 떠올린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형편에 맞으면서도 안전하고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의 차를 구하느라 진땀을 뺄 때는 결혼과 파트너에 대해 성찰한다. 그렇게 어렵사리 손에 쥔 운전면허와 차를 몰고 달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날씨, 교통체증, 주차, 사고를 비롯해, 참견쟁이 동승자, 도로 위의 무법자 등 세상엔 내 길을 가로막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말에 많은 공감이 된 책이다. 인생은 항상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도 안되는 것은 안된다. 세상의 어떤 기술이나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도,누구를 사랑하는 경험도, 책을 읽는다는 독서도 반드시 발전을 약속하진 않는다. 그럴때는 잠시 내려놓고 유동적으로 흘러가는 대로 살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아무리 자신이 운전을 잘 한다고 해도 모범 운전자가 될 수 없듯이 말이다. 뭐든 적당한 거리를 판단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지혜가 필요함을....자유는 그 대가 중 하나임을..... ?? 책속으로: 사람들은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남의 충고를 따라서 개척해볼까 하는 순간 ‘스스로’는 없어진다. 도전은 신중해야 하지만, 또한 과감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노동은 본질적으로 즐거움의 영역이 아니다. 너무 소중한 사랑이라 떠나보내지만, 그러기에 그 사랑을 잊지 못한다. 인간의 삶에 있는 이중구속, 특히 여자들은 이런 이중구속의 지배를 쉽게 받는다.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제자리에서 갈팡질팡한다. #당신과나의안전거리 #라이킷 #박현주 #몽실북클럽 #몽실북클럽 #은행나무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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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번 책은 운전에 관한 이야기였다. 운전법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운전면허 없이 살다가 어떻게 운전면허를 따게 되었는지, 운전을 하면서 겪은 위로, 고독, 반성, 음악, 번아웃, 경쟁 등에 관한 키워드로 운전을 하며 겪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독서가 답게 풀어낸 책이었다. 우선 계기는 이랬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제주도에서 지내기를 자신만의 이유로 실천하다가 불연듯 운전을 배우기로 마음먹게 된다. 운전을 왜 배우기로 결심하게되었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살아가면서 기동성을 가진것과 가지지 못한것을 느끼고나면 운전면허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는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나도 이런 이유로 운전을 시작했던터라 빠져들어서 읽어내려갔다. 책의 내용은 흥미롭게도 작가님이 읽어나간 책들과 주제들이 어울러져 상황을 좀 더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었는데, 예를들면 브루클린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인 아일리시가 고향인 아일랜드와 이미자로 살아가는 브루클린에서 느끼는 몸과 마음의 이중구속을 천천히 빨리 돌라는 코너링에 비유하는것을 읽고 참 표현이 쏙쏙 이해갔다고하면 뭔가 이상한걸까? 삶의 정답은 없듯이 초보자에게 코너링을 익히는 법도 정답없다는거다. 운전연수 선생님의 모호한 언어(천천히 빨리 도는법)를 이해하는것 이라는것이 느껴져서 기억에 남았다. 이외에도 안전거리, 주차에 관한 이야기, 초보자에겐 무서운 변수인 날씨에 관한 이야기들도 기억이 난다. 도로위에서 흥얼거리는 노래처럼 가볍게 작가와 운전 그리고 여러 책들에 관해 수다떠는 기분으로 읽어내려간 책이어서 읽는 동안 즐겁고 신났던게 기억에 남는다. 운전과 독서를 즐기거나, 혹은 시작하거나 이제 조금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휴가 떠나는 기분으로 가볍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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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안전거리" 사람과의 안전거리는 얼마여야 안전할까..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2m 떨어져 앉아야하는데ㅋ 두둥. 책이 드디어 내 손에 와서 읽게 되었다. 표지가 넘 예쁜 책. 글씨체도 예쁜 책. 부담 없이 편하게 읽은 책. 프리즘의 책 제목을 본 순간 내용이 궁금했었다. 가족간에도 친구간에도 마음의 거리가 있다. 그 거리는 대체 어디까지가 정상범주인지 급 궁금해지며 책을 펼졌다. 운전면허 도전 이야기.. 나의 운전면허 도전기가 생각났다. 대학생 때 운전면혀를 땄다. 낮에는 직장, 저녁에는 학교. 시간이 애매해서 새벽반을 다녔는데.. 무슨 용기로 새벽반을 신청했는지.. 집앞에 차량이 와서 학원까지 데리고 갔다. 사실 졸리기도 많이 졸렸다. 직장동료들이 졸음운전을 하고 오냐고 놀리기도 했다. 책을 읽다보니 면허 시험을 땄던 그 시절이 문득. 인생과 운전.. 사실 처음에 책을 받고, 나는 운전을 면허만 따고 그 이후로 하지 않아 운전과 내 인생에서의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쉽게 말해 공감을 못한거지ㅜ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저자의 삶이 공감되기도 했다. 운전과 관련된 용어들과 인생을 풀어낸 이야기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면허를 따는 순간부터 운전을 하며 느끼는 모든 것을 담아 정말 적절하게 비슷한 예를 드신듯.. 또 하나.. 독서 애호가로 내용에 등장하는 다양한 책들. 박현주 작가님의 삶과 사건과 비슷한 책의 내용. 각각 다른 여러책인데도 한권의 책처럼 연결되어 있는 듯 했다. 중간에 읽어본 책이 언급되어 반갑고, 읽어보지 못한 책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맛보기도 하고,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 속에 등장하는 박현주 작가님의 음악 리스트도 같이 들어보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다. 지금은 내가 직접 차를 모는 행위의 운전대는 잡지 않았지만, 삶의 운전대 역시 잘 잡고 방향을 잘 잡는 인생을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안전거리를 잘 지켜 선을 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오랜만에 진짜 재미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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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했다. 운전이라는 소재를 메타포 삼아 엮어나가는 삶의 안전거리라니. 필자가 한 달간 제주도에 있기로 결정하면서 운전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집에서 반 독립할 계획을 가지고 아무도 없이 혼자 살아야 할 시간을 준비하는 과정이랄까? 섬에 있다는 고립의 감각이 떠나는 기술의 필요를 새삼 자극한 면도 있었다고. 어찌되었건 그녀는 운전면허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단다. 법은 지키면 되는 것이지 깊이 고찰할 대상이라곤 생각해보지 못했다가. 여기서 소설 <안티고네>와 <칠드런 액트>를 언급한다. 법의 안팎에서 인간이 직면해야 하는 의지의 선택 문제. 적어도 운전면허 시험엔 도덕적 딜레마가 등장하지 않기에 다행이다.
책은 기동력, 코너링, 주차, 교통체증, 돌발 등 운전과 관련된 키워드를 제시하며 우리 인생에서 겪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랫동안 침체된 듯 보였던 필자의 인생, 그저 가라앉아 흐르는 듯 보이는 저류의 삶에도 어떤 국면의 변화 오고 그것이 반드시 발전을 약속하진 않지만 조금씩 바뀌는 변화를 통해 인생의 지도를 그려나가게 되었다. 초보 안내문을 떼면 이젠 초보라고 변명할 수도 없게 되지만 이젠 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우리 모두는 어차피 삶에서 초보이며 서투르지만 초보딱지를 뗌으로 인해 또 하나의 실험대 위해 서서 자신의 책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필자의 에피소드들 중간 중간 여러 책들을 소개한다. <옆자리>란 제목의 글에선 조수석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일정 이상의 여행을 함께 하는 동반자 관계랄까? 옆에 누구를 태울 것인지, 그와 어디까지 갈 것인지는 운전에서 무척 중요하다. 누군가의 조수석에 앉을지 말지도 한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난 배우자가 떠올랐는데 저자는 김영하의 소설 <오직 두 사람>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딸을 떠올렸다. 권위적인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온 딸 현주. 자기 파괴적인 연대와 파트너십에 관한 소설이었다. 가족이라도, 애인이라도, 친구라도 목적지가 같지 않다면 정차가 까다롭고 힘들다 해도 내려줘야 한다. 초보에겐 특히 어려운 <주차>에 관해서도 이 세상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다는 부제로 글을 이어갔다. 붐비는 주차장에 들어설 때마다 느끼는 불안함, 그 상황은 내가 어디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은유처럼 느껴졌다고. 모든 차들이 각자 한 자리씩 차지하고 질서 정연하게 늘어선 주차장을 볼 때면 힐베르트 무한 호텔의 야간 지배인처럼 마음의 평화를 느꼈다고 말했다. 나도 제자리에 정차되어 있는 주차장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한결 편해지면서 흡족하다. 물론 우리집 주차장은 협소해 항상 이중주차가 되어있어 아침마다 밀고 끌기에 바쁘다.
소설책과 같은 예쁜 표지에 여느 책 폰트와 다른 예쁜 글꼴에 눈길을 계속 잡아끌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소개하는 여러 책들은 꼭 한번 찾아보고 싶게 만든다. 소설 속 행간을 달리며 관계의 안전거리를 가늠해본 ‘내 마음 운전법’ 두고두고 곱씹어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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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에세이,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 처음에 이 책을 읽기로 마음먹게 된 건 '운전'을 소재로 했다는 소개글의 영향이었다. 운전을 배우는 과정을 삶에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간다고 했다.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했다. 읽어보니 만족스러웠다. 운전과 삶이 이야기는 의외로 잘 맞아떨어졌다. 전혀 다른 방향의 소재들도 깊게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한둘은 있는게 아닐까. 그런데 사실 이 책의 만족도에 최고의 영향을 끼친 건 기대했던 운전 이야기가 아니다. 언제나 내가 가장 선호하는 주제. 그래, 책 이야기였다. 이 책, 알고보니 독서 에세이의 면모도 가지고 있었다. 에피소드마다 운전 이야기와 함께 주제에 맞아 떨어지는 책 이야기도 함께했다. 의외의 선물 같아서 좋았다.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에 나오는 책들이 다 흥미로워 보이는 것들 뿐이어서 더 좋았다. 덕분에 또 위시리스트는 한가득 채워졌다. 무엇이 위대하고 무엇이 사소한지 말로는 쉽게 가를 수 없다. 일단은 자기가 정한 방향대로 갈 수밖에. 그러다가 언젠가 우리는 다다르게 된다. 그곳에 다다르게 될 거라는 약속이 없더라도, 사소한 삶도 결국엔 위대하다. (p.57) 일단 예상했던 운전 이야기부터. 글쓴이는 운전과 관련된 소재를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거쳐나간다. 처음 운전을 해보기로 마음먹게 된 동력에 관한 이야기,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차량을 구매하고 도로 주행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가지 운전 형태. 함께 타는 사람과의 이야기, 운전에 큰 영향을 주는 날씨, 도로 위에서 다른 차들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 '운전'이라는 소재가 간결해 보였는데,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주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각 에피소드는 운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충실히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삶과 연결짓는다. 운전도, 삶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글이었다. 책 이야기는 더 좋았다.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책도 있고, 이미 알고 있던 책도 있었다. 신기한 건 이미 알고 있었는지 여부와는 관계 없이 대부분의 책들에 상당히 끌렸다는 사실. 그만큼 이 책 속에서 해당 책들이 전체 이야기와 상당히 연계가 잘 되어있는데다가 책을 소개하는 내용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니 읽고 싶은 책들이 가득이다.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 제목만 보면 취향과 거리가 있을 거 같은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깡패'가 시간을 의미하며, 왜 그런 비유를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서 끌렸다. 시간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인데, 설명을 보면 설득당할 수밖에 없다. 채드 하바크의 『수비의 기술』은 일단 야구 관련 소설이라는 점에서 끌렸다. 실패, 상실, 좌절을 딛고 일어나는 인물들이 나온다는 이야기에 더 읽고 싶어졌다. 그레임 심시언의 『로지 프로젝트』는 전에 다른 소개글을 보고 끌리지 않아 안 읽었던 책인데, 여기서의 소개글은 상당히 궁금하게 만들고, 읽고 싶게 만들었다. 카렐 차페크의 『초록숲 정원에서 온 편지』는 정원 손질 에세이인 점과 저자 이름 때문에 궁금해졌다. 코니 윌리스의 『크로스토크』는 소재가 흥미로웠다. SF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도 재미있어 보였고, 무엇보다 결말이 너무너무 궁금해져서 무조건 읽어야 할 것 같다. 줌파 라히리의 『내가 있는 곳』은 '46개의 장소 스케치 같은 장면들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설명이 끌린다. 줌파 라히리 작가는 에세이만 두 편을 읽었는데, 막상 소설은 읽어야겠다는 확신이 서는 작품이 덜해서 미뤄두고 있었다. 이 책 덕분에 줌파 라히리의 소설도 조만간 읽을 것 같다. 충고에서 제일 중요한 해답은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 어떤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내게 충고를 해준 타인을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즉, 내가 앤 엘리엇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충고는 타인의 판단이지만 그 판단을 따를지 말지는 나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아니, 적어도 그 판단을 따른 나와 타인을 원망하지 않는 것도 자신의 결정이다. (p.112) 제인 오스틴의 『설득』도 초반부를 읽다 만 적이 아주 많은데다 리뷰나 소개글을 읽어도 그리 끌리지 않았던 책이었다. 캐릭터의 매력이 적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앤 엘리엇'이라는 여주인공의 태도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생각을 바탕으로 다시 차근차근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길게 설명할 거리도 없는 파편적 일상 같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표면의 간결한 문장들을 깊게 파고 들어가면 그 누구도 포착할 수 없는 인간 내면에 대한 섬세한 묘사들이 있다. 우리가 놓쳐버린 기회, 앞으로 올 것만 같은 기회, 확증할 수 없는 의심, 확증하고 싶지 않은 의심, 실현할 수 없는 욕망, 기필고 저질러버린 욕망. 그리고 알지 못하는 곳으로 이끄는 열정. 어떻게든 이어져 가는 삶이 이 소설들 속에 있다. (p.141) 위에 옮겨 적은 글은 앨리스 먼로 작품에 관해 설명한 내용인데, 머리로는 생각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 생각을 표현해준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 드는 이런 느낌과 이미지 때문에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들을 좋아해서 읽은 책들이 있었다. 여기서 소개한 『착한 여자의 사랑』은 아직 안 읽어봤으니 읽어야겠다. 단편집이라서일까? 이례적으로 각 단편 하나하나 간단하게 소개한 내용이 전체적으로 상당한 분량을 차지해서 눈에 띄었다. 나는 운전을 배워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세상의 어떤 기술이나 경험도 마찬가지이다.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도, 누구를 사랑하는 경험도, 책을 읽는다는 독서도 반드시 발전을 약속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꼭 발전이 아니라도 우리는 변화만은 겪게 된다.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된다. 훌쩍 달라진다. 그렇게 인생의 지도를 그려나간다. (p.247) 운전, 삶, 그리고 책 이야기까지 모두 하나의 주제에 맞춰 잘 맞물려 있어서, 세 가지 모두 글이 '정말 좋다',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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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안전거리> 박현주
1. 책의 형식 - 먼저 책의 표지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표지가 정말 예쁘다. 이때까지 샀던 책 중 세 손가락에 꼽을 만할 정도로 예쁘고 기억에 남는 표지이다. 권서영 일러스트레이터님이 그린 그림이 정말 예쁘고 중간중간의 일러스트들도 예쁘다. (엽서나 스티커나 공책이 만들어진다면 무조건 구매하고 싶다.) 또한, 안의 내용도 읽기 쉽게 잘 배치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글씨체 역시 마음에 들었다. 책의 내용 역시 표지의 느낌 혹은 색감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2. 책의 내용 (책을 읽으며) 좋았던 문장이 많아서 몇 문장 적어보려고 한다. -그리하여 내가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방식으로 선택한 것은 문자 그대로 직접적 은유로서의 운전이었다. --p.18 -그런 쉼표와도 같은 순간들이 이어져 삶은 앞으로 나아간다. 해피 엔딩은 없지만 해피 콤마는 분명 존재한다. - 나는 택시를 타면 기사님에게 팁을 묻곤 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초동에서 강남역으로 갈 때 만난 기사님이 한 말이었다. “운전 어려울 거 하나 없어요. 옆에서 어떻게 하든 자기 길만 쭉 가면 돼요.”--- p.53 - 나는 중간은 가는 사람이라는 우리의 예감은 언젠가 틀리고 만다. 평균은 평균 이하의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사람만이 달성할 수 있는 가치이다. --- p.151
3. 작가
비교적 최근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학원을 끊었다. 나 역시 작가님처럼 필기를 딴 이후 방치하다가 최근에서야 기능과 도로주행을 위해 학원을 끊었다. 먼저 든 생각은 ‘운전’이라는 이야기에 대해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놓을 수 있는 작가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을 배우기로 결심하게된 계기가 새로웠고 의미있었다. 나는 단순히 남들 다 따니까, 그리고 편리성을 위해 낭만만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포인트였다. 작가님은 무엇보다 엄청난 애독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이 엄청 다재다능하셔서 (레이먼드 챈들러, 트루먼 커포티, 찰스 부코스키 등의 작품을 번역해 취향 또렷한 독자들이 믿고 찾는 전문 번역가이자 미스터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또한 재미있게 읽었다. 번역가로도 일하고 있으셔서인지 the visit the goon spuad나 windmill palm 같이 영어와 관련된 이야기도 해주시는 것도 재미있다.
4. 읽은 후
사실 나는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몇 번 읽었던 에세이들은 조금은 지루했으며,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리기도 했고 궁극적으로 다 비슷한 말을 한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이런 생각을 깨주었다. 인생 이야기를 운전과 관련 책을 통해서 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재미있었다. <깡패단의 방문>부터, <개념어 해석> 등 정말 다양한 책들이 나오는데, 안 읽어본 책들도 꽤 있었다. 작가님께서 설명을 재미있게 해주셔서 대부분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독서 에세이자 자전 에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 like-it 시리즈를 접했는데 정말 좋았고 다른 like-it 시리즈 책들도 많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박현주 작가님 책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추천 대상
이 책은 가장 먼저, 운전면허를 딴 사람 혹은 따기 위한 노력을 해본 사람들에게 추천해본다. 초보 운전자라면 비교적 최근 일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이고 따기 위한 노력을 한 사람들 역시 회상을 통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어 웃음이 나온 포인트들이 많았다. 나도 느낀 감정을 세련된 문장으로 풀어낸 기분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 책은 운전면허를 따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왜냐면, 이 책은 ‘운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걸 넘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가님이 재미있게 쓰셔서 운전 경험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읽다가 간간이 피식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6. 에세이 중간중간 나오는 책들 중 안 읽어본 책들도 몇 권 있었는데 책을 읽고 본다면 더 잘 와닿을 것 같다. 물론 작가님께서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시니 그냥 접하더라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어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이 나온다면 잠깐 스킵하고 책을 읽은 후에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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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전을 한 지 -아니, 정확하게 운전면허를 딴 지- 5개월 째이다. 여전히 나는 비 오는 날 운전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며, 야밤에 운전하려하지 않는 초보운전자다.
저번 달 말인가, 어느 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낮임에도 불구하고 날이 어두웠다. 내 옆을 순조롭게,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차들의 전조등이 환하게 빛나는 것을 발견한 나는 당장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하는 말이 "엄마, 전조등 어떻게 켜?"였다. 대충은 알았지만 상향등과 헷갈렸다. 상향등을 키면 반대쪽에서 오는 차량이 눈이 부시다는 말을 들었기에 혹시 상향등을 키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했던 것이다. 분명히 운전면허 기능시험에서 다 조작해봤는데...상향등 키는 방법과 전조등 키는 방법을 헷갈리는 나.
지금은 비 오는 날에 그래도 운전을 어쩔 수 없이 하기는 하고, 밤에도 몇 번 왔다갔다 연습을 하긴 하지만 여전히 코너를 돌 때도 뭔가 부드럽지 않은 초보운전자이다. 그래서 작가가 하나하나 운전에 대한 주제로 글을 풀어나갈 때마다, "이거 완전 난데?"라는 되받아쳤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위에 BOLD표시 한 챕터는 내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읽었던 챕터다.
그중 한 두개를 꼽자면 운전을 잘하는 택시기사님의 팁이 있다.
"운전 어려울 거 하나 없어요. 옆에서 어떻게 하든 자기 길만 쭉 가면 돼요." 나는 여전히 백미러를 보고 사이드 미러를 보고, 신호등 보랴 보행자 오나 보랴, 트럭이랑 오토바이가 어디서 튀어나오지는 않나 눈알이 아주 굴러다닌다.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운전을 하고 나면 진이 빠진다. 그리고 내 길만 가려해도 언제나 변수는 있다. 도로에서도 그리고 인생에서도. 작가는 하나의 주제와 한 권의 책을 엮어 도로라는 생의 트랙을 질주하는 우리의 삶을 바라보고 풀어낸다. 우리가 운전을 해서 도로 위에서 각자의 길을 가듯, 우리는 인생에서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삶을 살아간다. 타인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 앞에 놓인 길을 묵묵히 걸어나가는 것. 운전에서도 인생에서도 필요한 아집이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옆자리: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이다. 나는 부모님 빼고는 다른 사람을 태우지 않는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운전연수를 받던 도중 나는 혼자서 평행주차를 하다가 타이어를 박살냈다. 그러니 누구를 태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옆자리에 어떤 사람이 앉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안다. 내가 자주 함께 근교로 놀러가는 지인이 있다. 주로 운전하는 사람은 지인이고 나는 그 친구를 신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졸지 않도록. 나는 차 안에서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떠들기도 한다. (물론 친구가 운전에 집중못하지 않는 선에서) 친구는 나랑 여행을 가는 것이 심심하지 않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그래서 안다. 조수석에 타는 사람의 중요성을. 옛날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어릴 적에 여행했을 때 어머니가 아버지 옆에서 지도를 펼치며 길을 봤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내비게이션이었던 셈이다. 우리 가족이 나아갈 길을 책임져 준. 그만큼 옆자리의 사람은 중요하다!!!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는 운전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초보운전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나처럼) 비 오는날 운전하는 것을 꺼리는 것이나 아직 차를 구매하지는 않았지만(곧 해야한다..) 그 과정이나 지인에게 연수를 받을 때나... 잔잔하게 작가가 나같아서 피식, 하고 웃을 때가 많았다. 모든 초보운전자들이 이 책을 읽고, 2년 뒤 초보운전의 딱지를 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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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답게 살기 위한 관계의 안전거리를 가늠해보다 삶에 안전거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독서 애호가의 내 마음 운전법 적당한 거리는 어떻게 우리 삶을 구원하는가 좋아하는 일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가꾸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애호 생활 에세이 브랜드 ‘라이킷(LIK-IT)’의 일곱 번째 책 《당신과 나의 안전거리》가 출간되었다. 레이먼드 챈들러, 트루먼 커포티, 찰스 부코스키 등의 작품을 번역해 취향 또렷한 독자들이 믿고 찾는 전문 번역가이자 미스터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소설을 쓰는 작가 박현주의 에세이집이다. 진정한 자립 의지를 다지며 운전을 결심한 작가의 우여곡절을 담은 이 책은, 전 세계의 현대 문학들을 첨예한 순간에 시의적절하게 소환하는 독서 에세이이기도 하고, 짙은 안개 속으로 먼저 뛰어든 인생 선배의 자전 에세이며, 삶의 기술을 담은 실용서이기도 하다. 작가의 경험과 기억, 그가 향유한 책과 음악과 영화 등 요약하기 어려운 것들의 의미와 분석이 지하철 노선도처럼 질서 정연하게 서술되어 있다. 도로 위에서뿐만 아니라, 이상적인 삶을 위한 관계의 안전거리를 가늠해보는 그의 글들은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정적인 일상을 적극적으로 주행하라 부추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인생은 마라톤 경주와 같다고 누군가 말했다. 단거리 달리기와 장거리 달리기는 분명히 다르다. 사람의 체력이 무한대 이거나, 10분뒤와 100분 뒤가 똑같다면 앞선 명제는 틀린게 되겠지만, 사람이기에, 체력은 점점 떨어지기에 달리기의 작전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단거리는 초반에 힘을 내어 달리는것이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지만,장거리는 결승점까지 있을 수많은 고비의 순간에 사용할 힘을 조금씩 아껴서 잘 분배하는것이 승패의 열쇠가 된다. 누군가는 공부하는 방법,교재,기출문제,문제유형 등을 내 책상앞에 놓아주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 많은 것들을 발품,손품,시간을 들여서 직접 찾기도 할 것이다. 운전을 배우기 위해 학원에 다니면 사고나지 않고 점수 깎이지 않고 완주하는 방법을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잘 가르쳐 주신다. 사이드미러의 끝부분이 가로등에 닿았을때 차를 세우고 핸들을 3 바퀴를 돌리고,그 상태로 본네트 끝선이 **김밥 간판하고 닿을때까지 전진,차를 세우고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2 바퀴 돌리고, 그러나,집에 있는 차를 이용하여 운전면허가 있는 누군가에게 배우면 오로지 감으로 배우게 된다. 사이드미러가 여기쯤 왔을때 차를 세우고 핸들을 몇 바퀴를 돌리고, 그 상태로 조금만 전진, 차를 세우고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몇 바퀴 돌리고. 어느정도의 감으로 혹은 공식대로 운전면허합격의 기쁨을 누릴수는 있지만, 실제 도로주행은 그렇지가 않다.도로주행을 할때는 가로등의 위치도, **김밥의 간판도 없다. 도로의 폭과 차의 폭을 짐작하고, 회전반경을 감안하여 핸들을 돌리며 차를 움직여야 한다. 작은 코너에서 핸들과 악셀레이터의 조화가 안 맞으면 그 차는 100% 사고를 경험할 것이다. 적당한 속도와 적당한 핸들링의 공식은 없다. 만들수도, 그대로 실행할수도 없다. 오로지 신비로운 나의 뇌를 믿고 움직일 뿐이다. 작가의 글처럼 "부드러운 코너링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몇 번이고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그 모순을 이해하게 된다." 살아가면서 예전에 경험한거과 비슷한 순간이라는 생각으로 전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A라는 사람에게는 통했던것이 B라는 사람에게는 안통하는 순간이다. 운전도 그렇다.비슷한 오르막이라 생각하고 적당한 힘으로 악셀레이터를 밟았지만 전처럼 부드럽게 올라가지 못할때가 있다. 한때 운전이 직업이었던 때가 있었다.다람쥐 쳇바퀴 돌듯 눈에 익은 그 길이었건만, 어느날 어느순간,느닷없이 길이 막힌다. 빨리 배달해야 하는데...겨우겨우 가다보니 교통사고 수습하느라 정신없는 사람들이 보였다. 인생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멀리 있을 땐 안전했던 상대차. 점선이나 실선을 넘으면 나에게 위협이 되고. 순탄하던 인생길에 타인들의 교통사고로 인해 내 인생에 걸림돌이 되기도 하지만, 어차피 아직까지는 핸들을 내가 돌리듯이, 내 인생의 방향성도 내가 결정하듯이. 운전과 인생은 너무도 비슷한점이 많다. 매일매일 운전하며 마주하는 돌발상황이 있듯이. 내인생에도 돌발상황이 오더라도 놀라 멘붕오지 않기를 바라며, 주행을 마칠때까지 긴장의 연속으로 잘 살아가야겠다.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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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고3을 마치고, 대학 생활을 시작하기 전 가장 많이 하는 일 중 하나가 운전 면허를 따는 것, 작가는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들을 대수롭게 바라본다. 좋다는 말이다. 면허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인생에 대입시켜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 같다. 쓴다는 것은, 그리고 한 가지를 중심으로 깊이 파고들어 생각하는 것은 어렵다. 이상하게도 세상은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체했을 때 먹는 소화제같은 책이랄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아기가 아장아장 걷게 되고, 또다시 뚜벅뚜벅 걸을 수 있는 아이가 되어 이제는 운전대를 느슨히 잡고, 내 두 다리만으론 누릴 수 없는 곳까지 나아간다. 실로 대단한 일인데, 무감각해졌던 것들이 되살아난다. 인생의 변화들을 무심하게 지나치는 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그리고 이제는 슬프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들이 스쳤다. 운전대를 통해 느끼는 예민한 감각들로 인생을 살아간다면, 달리며 보이는 풍경들이 꽤 멋있어질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더 내 인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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