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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등으로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의 작품은 자연친화적 메시지와 당당한 여성캐릭터, 하늘에 대한 동경 등이 특징적으로, 일본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었다. 몇 년 전에는 일본의 부도칸에서 25주년 기념 콘서트를 했는데, 그의 오랜 파트너인 조 히사이시의 OST를 천 명이 넘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향연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초창기 발자취를 그가 기고했던 다양한 신문잡지매체의 글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가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라는 사실을 많이 발견했는데, 좋았던 부분 한 부분만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p45~46의 발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하는 부분이다. 덧붙여, 장래에 자신이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내가 생각한 것을 마지막으로 얘기하겠다. 젊을 떄는 누구나 ‘얼른 한 사람 몫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지 단기간에 기술을 익히려고 한다. 아직 애니메이터의 길로 뛰어들지 않은 사람까지도 기술을 운운하며 이 방면의 지식을 쌓으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기술은 이 세계에 들어오면 금방 마스터할 수 있다. 고교생 등은 과연 대학에 가야만 하는지, 아니면 바로 애니메이터가 되는 건 어떤지 궁금해할 수도 있다. 그럴 때 나는 말한다. 뭐라도 좋으니 대학에 가라고. 대학에서 4년 동안 대학생활을 즐기면서 그림공부를 하고 싶으면 하는 게 좋다고. 왜냐하면, 4년 먼저 이 길에 들어온다고 해서 그만큼 빨리 애니메이터로서 완성에 이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길에 들어오면 앗 하는 사이에 일이 밀려들고 이후로는 자기 자신을 위해 공부할 시간 등은 없어지고 만다. 그림이란 것은 열심히 그리면 어느 정도까지는 능숙해진다. 때문에 이 세계에 뛰어들기 전에, 즉 자신만의 시간이 있는 동안에 이것저것 공부해 사물을 보는 법이나 사고방식 등 기초적인 분야를 다졌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인생을 ‘소모품’취급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어쨌든 이 세계에서 ‘밑바닥’ 기간은 길다. 배울 때인 그 기간을 견디면서도 자신의 것을 발휘할 기회를 계속 기다린다. 그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으니 아주 운이 좋지 않는 한 잡기 힘들다고 말하고 싶다. 견디는 것은 매우 힘들고 괴로운 일이다. 그래도 자신의 것을 마음에 품고 계속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중간에 그것을 포기하면 남은 건 오로지 연필을 단순히 놀리며 ‘얼마가 남을까’ 하는 ‘단가’를 목표로 삼든가, 자신이 만든 작품의 ‘시청률’의 높고 낮음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은 좋지만, 단지 장난으로 빠져들지 않았으면 한다. 애니메이션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기에 명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런 명작은 반드시 보여주고 싶다. 덧붙여 몇백 년 전통이 있는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지식을 넓혔으면 한다. 그러한 노력 가운데서 ‘자신의 것’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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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정판이 출판되기 10년 전에 동일한 내용을 담은 구판 舊版 이 있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절판이 되어 꽤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되던 적도 있었다는데, 그런 것도 알지 못할 정도로 책에 대한 관심이 무척 적다는 게 괜히 부끄럽게 느껴졌다.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팬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이제부터는 일절 말아야겠다.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駿
애니메이션에 관해서 무관심한 사람도 그의 명성은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긴 기간 동안 무수한 걸작들을 만들어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고. 그의 작품을 본 적 없는 사람도 그의 작품에 등장한 몇몇 캐릭터를 어디선가는 접해봤을 것이고.
“거장의 육성으로 듣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출발점 1979년부터 전반기 1996년까지의 역사. ... 이 책에는 감독의 작품 철학과 애니메이션 기획서, 연출, 에세이, 강연, 대담의 원고 9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품 활동 중에 벌어졌던 사회현상에 대한 감상, 자신의 견해 등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자료다. 이런 일련의 사건과 감독의 생각이 지브리의 작품을 만들어냈음은 분명하다.”
온화하고 너그럽기만 할 것 같은 느낌의 외모지만 글과 대담을 통해서의 미야자키 하야오는 생각 이상으로 까칠한 사람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고집도 확실하고 싫은 소리도 면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꺼낼 것 같은. 고지식함을 넘어서 어떤 식으로도 꼰대라고 말할 수 있을 모습들이 읽는 내내 느껴진다. 다만, 그래서 그에게 실망을 하게 되기보다는 생각과는 다른 모습들에 조금은 의외라는 기분을 갖게 해준다.
너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글, 대담, 인터뷰, 강연, 기획서 등) 글들이라 읽는 재미가 느껴질 때도 있지만 너무 많은 세월이 흘러 그리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글도 있으나 제목 그대로 그의 출발점을 혹은 젊은 시절의 고민과 패기를 느낄 수 있기에 아주 나쁘지 않았다. 기대보다는 약간 실망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후회하게 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곧 ‘반환점 1997~2008’을 읽어봐야겠다.
#미야자키하야오 #출발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