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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졸업식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 있어서 4번의 졸업식을 보냈었다. 앨범 사진에 유치원 사진이 있는 걸로 봐선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유치원 졸업까지 합치면 총 5번의 졸업을 했으리라. 졸업식은 늘 마지막이자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다. OH 해피 작가님의 《엄마 졸업식》이란 제목이 특히나 마음에 드는 건 상반된 이 두 가지, '끝과 시작'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어머, 엄마 맞아요? 이모 아니야?" 조금 더 과장이 심한 분을 만나면, "어머!! 큰언니인 줄 알았어요." 나와는 취향이 많이 다른 엄마는 꾸미는 것 좋아하고 화려한 옷을 즐겨 입으셨다. 그런 엄마와 함께 외출할 때면 자주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다. 젊은 엄마! 내가 아이를 낳아 아이를 봐 주실 때는 "어머! 할머니가 너무 젊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젊은 할머니! 늘 젊은 엄마였기에 엄마가 늙어간다는 건 매우 낯선 일이었다. 그런 젊은 엄마가 작년부터 노령연금 수령 나이가 되었다. 그제서야 실감하게 되었다. '아.... 우리 엄마도 늙는구나!" 아이를 맡길 때가 없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엄마다. 엄마에게 전화하는 첫 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 시간 돼?" 그러고 보니 엄마와 단둘이서 차 한 잔 마시며 수다를 떨어본 기억이 없다. 항상 엄마를 만난 건 내 필요에 의해서 였음을 《엄마 졸업식》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 엄마와 마지막 여행을 갔던 건 3년 전 세부 여행이 마지막이었던 같다. 단 둘이서만이 아니라 우리 가족과 함께! 그때도 엄마는 가족끼리 가라며 싫다는 걸 억지로 끌고 갔었다. 생각해 보면, 저녁에 아이들을 엄마에게 맡기고 남편과 단둘이 밤 문화를 즐길 속셈이 없었다고 말 못 한다. 엄마는 별로 즐거워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엄마와 단둘이만 종종 여행을 가는 동생과는 달리 난 엄마와의 여행이 생각만 해도 낯간지럽고 불편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둘이 무슨 얘기 해? 하루도 아니고 3박 4일 동안이나? 내가 동생한테 물었던 질문이다. 무뚝뚝하기만 한 첫째인 나와는 달리 막내인 동생은 엄마랑 자주 여행도 가고 쇼핑도 한다. 그나마 동생이 엄마와 다니니까 나까지 뭐.... 하는 생각으로 미뤄두었던 일을 올해는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같은 여자로서 생각해 보면 참 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엄마. 그런 엄마를 보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늘 있었다. 이 소제목을 보고 깨달았다. 한 번도 엄마가 언제 가장 행복했는지 궁금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는 ( ) 때 가장 행복하다.' 나는 이 괄호 안을 채우려고 그렇게 고민하고 수없이 자문했던 이 질문, 아이들에게도 여러 차례 묻던 이 질문을 단 한 번도 엄마에게 묻지 않았다. 이번 어버이날에 엄마를 만나면 꼭 물어봐야겠다. 65년을 산 우리 엄마는 언제가 가장 행복했을까?
그러고 보면 엄마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렇게 오랜 시간 함께 살았는데도 말이다. 시집가지 전 30년을 함께 살았고, 시집가서도 5년을 함께 살았는데도 엄마에 대해, 엄마 인생에 대해 오롯이 대화를 나눠본 기억이 없다. 늘 내 위주였고, 내 관심사만 얘기하고, 엄마는 늘 듣고만 있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그러니 엄마는 함께 있었지만 외로우셨으리라. 어쩌면 그래서 엄마는 함께 있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라고 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달에 한 번일까? 내가 전화하는 날이... 그보다 아버님이 먼저 전화 오시는 날이 더 많을 것이다. 어제도 전화 오셨다. 휴일인데 잘 들 있냐고. 그러면서도 단 한 번도 전화하지 않는다고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아버님이시다. 엄마는 아플 때조차도 전화하지 않으신다. 어차피 전화해봤자 아이들 때문에 오지도 못할 텐데 뭘 전화하냐고. 지난번 급체해서 응급실 실려가시기 일보 직전에도 내게 전화하지 않고 가까이 사시는 지인께 전화를 하셨다. 왜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색하기 때문이다. 매일 전화해서 뭐 할 말이 있나? "식사하셨어요? 별일 없으시죠?" 하고 나면 그다음엔 별로 할 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처음엔 어색하지만 습관이 되면 괜찮다는 말을 믿어봐야겠다. 사실 생각해보면 매일 만나는데 뭐 할 말이 있나 싶지만 오히려 매일 만나니까 더 공유할 이야기들이 더 많은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만나면 서로 안부만 물으면 그다음엔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매일 안부전화는 좀 어려울 것 같고,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드려야겠다. 후회하기 전에...
Memento Mori(모멘트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며 산다면 그때의 그리움을 미리 느낄 수 있다면 현재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할지가 선명해진다. 우리는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죽음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그 사실을 가끔 기억해 낸다면 그리워하기 전에 그리워할 수 있을 것 같다.
《엄마 졸업식》은 여전히 엄마가 내 곁에 있는 나에게 앞으로 언제까지 나와 함께 해 줄지 모르는 엄마에게, 그리고 시부모님들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직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이야기해 준다. 받는데 익숙해진 내게 이제는 받은 걸 조금이나마 되돌려 드려야 할 때라고 차근차근, 그러나 선명하게 이야기해 준다. 마음 아픈 이별일지라도 적어도 후회하는 이별을 하진 않기를 바라는 작가의 진솔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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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엄마! 전화라도 하고 싶은 그 마음은 얼마나 간절할까.
나 또한 엄마가 칠순을 넘어가면서부터 확실히 여기저기 아픈데도 많고 약해진 엄마를 보며 2~3일에 한 번씩 전화드릴 때면 녹음 버튼을 누르게 된다. 통화하는 이 순간이 엄마와의 마지막 대화가 될 것 같은 생각에 자꾸 녹음 버튼에 손이 간다. 때때로 생각해본다. 녹음된 목소리를 들으며 '엄마, 보고 싶어'라고 혼잣말을 할 때가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슬픈 생각이....
갑작스러운 엄마의 담낭암 말기 소식을 전해 듣고 힘들었을 그 하루하루. 엄마의 3주기를 맞아 엄마에 대한 책 한 권을 남겨드리기로 결심했던 작가님의 마음이 책 속에서 뜨겁게 녹아내렸다.
을 통해 살아계실 때 해드리면 좋을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목석같은 엄마라도 내가 아플 땐 따뜻한 엄마"라는 글귀에서 그래도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엄마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엄마는 언제가 가장 행복해요?"라는 질문에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만 미안해 하셔도 괜찮아요" 라는 글귀에 엄마가 얼마나 잘 살아내셨는지 존경을 표해드리고 싶었다.
오랜 시간 초고를 써놓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면서도 지치기도 했을 테지만 왜 그렇게 간절히 붙들고 있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아쉬움이 아니라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계실 때 마음을 드릴 수 있도록 해주어서 너무 감사하다.
작가님의 어머님께 몇 자 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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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와의 묘한 신경전 때문에 어떻게 하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책에서 나의 옹졸함이 나중에 어떤 '마음의 짐'이 될 수 있는지 이해했다. 40대 초반에 남편을 잃고, 엄마는 억척스러운 삶을 사셨다.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없었다면 우리 4남매의 삶도 엉망이었을 것이다. 엄마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잘 해야 한다'라는 마음도 있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언제까지?'라는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질책의 소리가 들렸다. "너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그래!" 이 책은 부모님하고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그리고 부모님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도 좋다. 오혜경 작가님의 풍성한 사례 속에서 충분히 자신과 부모님의 관계를 볼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후회하지 않을 만큼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지 그 해답이 [엄마 졸업식]에는 있었다. 드러내기 불편했을 작가님의 솔직함에 내 마음이 움직였고, 엄마하고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 갈지 해답을 찾게 해준 오혜경 작가님에게 감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