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고 불안하고 우울하고 그런 일요일에 이 책을 읽어 다행이다 싶은 고마운 기분이다. ‘수호자’란 단어에 이끌렸을까. 모든 것들이 다 망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시절이라서. 나는 무엇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수호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
주인공 ‘나’는 평범하게 지독한 고생을 겪는 취준생이다.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 하다 기간제 계약직으로 ‘세계희귀물보호재단’에 입사한다. 어쩌다 한국의 젊음은 통과해야할 지옥들이 이렇게 많은 삶을 사는 것인지. 거기가 끝이다! 힘내라! 라고 말해 줄 수 없어 미안하고 참담하다.
‘나’는 믹서에 영혼을 갈아 넣듯 일한 대가로 기간제 연구원으로 임용되고 미국에서 합동 연수를 받고 선임 교관인 ‘제인’을 만나게 된다.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한 제인이 ‘물물교환만 가능한 특별한 경매’에 나를 동행하게 해주었다.
주체측이 참가 조건으로 요구한 물품은 ‘아직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예언서’이고 제인과 ‘나’가 낙찰받을 물건은 스타트렉의 가상 외계인인 클링온인이 사용하는 클링온어를 창안한 스토리 작가의 비망록인 ‘신들의 핸드백’이었다.
비틀즈보다 롤링스톤, 스타워즈보다 스타트렉, 이렇게 살짝 친구들과 취향을 비껴가며 살아온 나는 스타트렉과의 간만의 조우만으로 기분이 휘익 날아오른다. 모토롤라 폴더폰도 생각나네...
체력과 기분이 최저인 상황에서도 자꾸 웃으며 재밌게 읽었는데 적은 내용을 보니 무슨 말인지... 내용도 재미도 전달이 안 된다. 어쩔 수 없지만, 이런 글 분위기로는 믿지 않으실 지도 모르지만 무척 유쾌한 작품이다. 특히 낙찰을 위한 테스트 장면, 환각상태에서 질문에 답을 해야하는 장면들은 난해하면서도 무척 웃겼다.
“너의 미궁을 시험하라!, 너의 시대를 시험하라!, 너의 우주를 시험하라!”
갑갑한 현실에서 책 속에서나마 국가들을 마구 넘나들고 우주와 인류 고대사를 아우르는 거대한 신비를 만나는 일도 신난다. 그렇다고 저 공중에 뜬 뜬구름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이들이 살아가는 현실이 꼼꼼하게도 잘 녹아들어 있다. 저자가 수호하고 싶었던 것은 사물성을 띤 이페머러ephemera*의 삶을 사는 이들, 쓰고 버려지는 사람들이었다. 분노해야 할 엄중한 현실이자 서글픔이다.
* 이페머러ephemera : 수명이 아주 짧은 것, 잠깐 쓰고 버리는 것.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할까 각국 특수요원들을 등장시켜 활극까지 보여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분명 재밌게 느끼라 배려해준 장치인 듯! 무거운 소재들을 이렇게 가볍고 유쾌하게 보여주려면 얼마나 대단한 상상력에 필요할지,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고 감사한다.
소설은 창작자나 독자에게 이런 재미와 통로와 세상을 열어주는 장치로서 최고의 장르이다. 특히 영민한 저자가 착실하기까지 한 태도로 부스러기 없이 자신이 펼친 이야기들을 다 긁어모아 착착 기분 좋은 완결성을 가진 결말을 보여준다면.
만약 1000쪽이 넘어가는 분량이라면 하루 종일 이 이야기 속에 머물 수 있을 텐데, 다 읽고 빠져나와야 하는 것이 오늘은 더 아쉽다. 과학과 음모론과 현학과 풍자와 위트가 만들어낸 해피엔딩에서 조금 기운을 얻는다. 감사한 일이다.
|
|
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027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 조현
모든 권리는
여러 번의 구직 활동 끝에 미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재단법인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의 인턴으로 일하게 된 나는
나는 보스이자 재단의 한국지사장 제인과 함께 물물교환식 경매에 참가하라는
뭐가 진짜냐는
한정된 희망을 손에 넣고자 애쓰는 사람들이 목표만 보고 달리다 놓치는 주변 것들을 말함인가.
|
|
이페머러(ephem·era) : 수명이 아주 짧은 것, 잠깐 쓰고 버리는 것 제목을 보고 한참을 고민했다. 대체 무슨 소설일까? 제목의 뜻은 무엇일까?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 제목에는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으니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채다. 소설의 주인공은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이라는 곳에서 일을 한다. 미합중국 대통령의 희귀한 취미를 위해 일하는 집단으로, 전세계에 있는 모든 희귀한 오컬트 유산들을 수집하고 있다. 그는 인턴으로 일하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직으로 발탁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존재한다. 마이스터X 경매에 참가하게 된 그는 아이작 뉴턴의 묵시록, 카탈루냐 성모상과 성모성이 피눈물을 흘리는 영상, 스타트렉에 나온 클링온어 사전 등 오컬트 증거를 접한다. SF와 현실세계가 결합된 이 느낌. 오컬트와 정규직을 바라는 그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정녕 무엇일까? 다시 한번 제목을 상기해본다. 내용상 주인공은 이페머러의 수호자가 되긴 하였지만, 결국 그가 이페머러가 아니었을까? 인턴과 계약직이라는 현실세계의 험난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채, 정규직을 바라보는 그의 아련한 시선이 바로 제목에서 말하는 이페머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 시대의 슬픔을 대변한다. 고스펙을 갖추고도 열정페이를 받고 일해야만 하는 이 시대의 젊음들이, 정규직과 별다른 차이가 없음에도 구분되어야만 하는 현실이, 그리고 안정적이라 여겼던 정규직이 되었음에도 부품취급을 받고 해고통보를 받아야만 하는 이 현실이 슬플 따름이다. ?? 책 속에서... 모든 시대는, 모든 청춘은, 자기 시대만의, 자기만의 연옥을 갖는다, 그리고 연옥을 통과한다, 통과해야만 한다. |
|
3240. 조현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 : 현대문학 조현의 신간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를 온전히 리뷰하기 위해 나는 ‘이페머러’라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생소한 단어에서 풍기는 신비함이나 호기심이 일었음은 분명하다. 해서 독서를 시작도 하기 전에 ‘이페머러’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페머러는 수명이 아주 짧은 것, 잠깐 쓰고 버리는 것이라는 의미에 더해 하루살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러니 이 소설의 제목을 해석하자면 ‘나, 잠깐 쓰고 버려지는 것의 수호자’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장르 표기가 SF소설로 되어있었는데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를 바탕으로 한다. 소설의 주인공 ‘나’는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이라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 재단의 계약직 연구원으로 임용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은 전 세계에 퍼져있는 모든 희귀한 것들을 수집하는 재단이다. 세계 각지에 널리 퍼진 이 재단은 미 대통령의 무한한 호기심을 잠재우기 위해 수많은 희귀한 것들을 조사하며 오컬트 유산들을 수집한다. 막상 취업에는 성공했지만 언제 잘릴지 모르는 하루살이 인턴인 ‘나’는 언젠가 정규직이 되고 경제적 자립을 하여 여자 친구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기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슈퍼 인턴이 되어 하잘것없는 보조 업무에도 열심이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서 일까, 아니 어쩌면 단지 사내 비밀 규정 테스트를 엄중히 통과해서일까, ‘나’는 인턴의 마지막 과정인 미국 본사 연수를 마치고 무사히 복귀하여 본사에서 전달한 첫 번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한국지사의 보스는 본사로부터 중요한 업무가 하달되었다며 이번 업무에 ‘나’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드디어 정규직의 기회가 온 것이다. 새로운 업무는 고성에서 펼쳐지는 마이스터X의 경매에 참가하는 일이다. 세계 경매 업계의 큰손이며 신비로운 인물 이외에 자세히 알려진 바 없는 마이스터X의 경매에 참가하게 된 ‘나’는 부푼 꿈을 안고 여정에 오르지만 경매장인 고성에 당도하는 일조차 경쟁자들의 방해로 쉽지 않다. 우여곡절 끝에 고성에 도착한 ‘나’와 보스는 아이작 뉴턴의 묵시록, 카탈루냐 성모상과 성모성이 피눈물을 흘리는 영상, 스타트렉에 나온 클링온어 사전 등 눈앞에 보고도 믿기 힘든 오컬트 증거를 접하며 드디어 마이스터X의 경매가 시작된다. 사건의 발단은 분명 현실적인 세계에서 시작을 하지만 ‘나’가 이페머러의 수호자로 거듭나는 과정은 상당히 신비하게 표현되며 공상과학적 요소가 적절히 배치된다. 앞서 이페머러의 의미에 대해 설명을 했는데,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이페머러가 다의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소설에서 이페머러는 전시가 끝나면 버려지고 마는 전단지, 엽서, 초청장 같은 것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되어 극장표나 포스터처럼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잡동사니를 의미한다. 그러나 주인공 ‘나’가 인턴으로 시작하여, 비정규직을 거쳐 종신 정규직으로 발탁되는 과정을 보자면 한편으로 이페머러는 말 그대로 ‘하루살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소설의 제목은 ‘나’가 오컬트 요소를 내포한 극장표나 포스터의 수호자로서 의미할 수 있고 동시에 이 시대의 청년 수호자로서 의미할 수도 있겠다. 소설이 쉽게 읽힌다고 의미나 가치마저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제목부터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이 소설은 꽤나 많은 양의 메타포가 존재하며 제목처럼 다의적 해석이 가능하여 쉽게 읽히는 것과는 별개로 여러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물론 소설의 해석은 우리 독자들의 몫이니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어 나가면 되겠다. 수많은 초자연 현상이나 음모론이 등장하지만 나는 이 소설을 청년들의(혹은 취준생의) 비망록으로 읽었다. 소설의 결말부에서 ‘나’가 얻게 된 정신적, 물질적 보상은 작가 조현이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 아닐까. 작가는 경제적인 이유로 새로이 태어날 생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2020년에게 애도를 표하는 대신 작은 선물을 남겼다. 이 유쾌한 소설을 읽고도 편하게 웃지 못하는 것은 과연 소설의 문제가 아닌 시대의 문제일 것이다. |
|
#나이페머러의수호자 #조현 낯선 세계라기엔 낯이 익은 종교적 환상 세계 범상치 않은 작가에게서 출간된 진주같은 책 지인으로부터 외계인, 외계 존재라고 불리는 조현 작가의 신간이다. 그 동안 집필한 내용 속 루시드 드림(자각몽), 클라투행성의 외계인이 본인이라 칭하는 작가이다. 비정규직 청년의 불안정함과 독백의 유쾌함 그는 미국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의 한국 지사 소속 비정규직 직원이다. 어떻게든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고자 발버둥치는 솔직한 독백이 참 재밌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여자친구와는 결혼을 무기한 연기중이다. 계시와 휴거, 방언의 도가니 속에 푹 빠지다. 휴거란 천상에서 신을 만나는 것이다. 주인공은 휴거를 앞둔 소녀의 기록, 여러 미신같은 이야기를 찾아 다닌다. 보다 더 귀하고 가치있는 것을 발견하여, 정규직 전환이 되기 위해 그는 뛰어 다닌다. 소설 속 진술은 생생하고 놀라워서, 그 부분에 대하여 더 조사하고 싶어졌다. sf소설임에도 이 세상의 진실을 벗긴 느낌 sf소설을 읽으면 특유의 허무맹랑함이 있곤 했다. 그와 다르게 이 책은 읽는 내내 현실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내가 모르던 종교 세계, 미중합 관계의 가운데서의 줄타기 상황이 눈 앞에 펼쳐졌다. 소설이라고는 생각했지만 sf의 냄새는 못 맡았다. 오랜만에 푹 빠져 읽은, 새롭고 재밌는 sf소설 책을 읽는 동안 푹 빠져서, 온종일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은 참 대단한 것이다. 필력만큼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고, 인물들이 매력적이거나 공감가야 한다. 생소할 수 있는 sf세계에서 공감을 넘어 계시, 방언, 휴거, ufo, 외계어를, 당연한 듯 읽어내게 만든 것이 참 대단했다. 이페머러의 수호자들은, 재능 있는 셰프가 벌꿀과 칠리소스를 섞어 멋진 요리를 만들어내듯이, 마치 탁월한 시인과 미술가가 거짓말과 철근과 안개를 연결하여 우주의 질서를 슬쩍 보여주듯이, 언어들의 부스러기 속에서, 모든 슬픔과 모든 환상을, 모든 권력과 모든 광기를, 모든 원한과 모든 법열을 자신만의 체로 걸러낸다는 것을. (198쪽) |
|
이페머러 ephemera : 수명이 아주 짧은 것, 잠깐 쓰고 버리는 것 음모론과 UFO, 휴거, 오컬트, 묵시록, 일루미나티 따위는 한치도 믿지 않지만 이런 헛소리로 소설을 꾸민다면 무조건 재밌을거라는 확신이 든다.
위트와 풍자, 해학에 대한 자기계발을 하려면 이런 소설이 밑거름이 된다. 책소개글부터가 오바(over)다 ㅋㅋㅋ 슬랩스틱 스파이물에서부터 오컬트 오페라까지 여러 스타일을 넘나들며 음모와 묵시, 환상과 광기를 동원해 유쾌하면서도 기괴하게 펼쳐놓은 이번 소설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우주에서 이페머러로 취급받는 사람들을 위한 애가이자 연가이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독특한 우주적 상상력과 작품에 내재된 날선 사회의식으로 재미와 작품성,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작가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SF도 아니었고 장르소설이라 단정짓기도 힘든 순문학의 독창적인 변형에 유쾌하면서 기발한 표현과 상상력이 넘치는 형식으로 읽었다. 퀸의 보헤미안랩소디가 연상되기도 했다. 이 시대 대한민국 청년의 웃픈 분투기와 슬랩스틱 스파이물과 오컬트 오페라로의 말도 안되는 전환이 아주 생뚱맞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CIA와도 연관된 미국 대통령의 무해한 취미생활을 서포트하기 위한 세계희귀물보호재단 한국지부의 비정규직으로 들어간 주인공이 의문의 인물 마이스터X의 초청으로 전세계 정보기관요원들이 참석하는 유물 경매장에 참석하게 된다. 소설에는 흥미진진한 경매물품들이 등장하는데 아돌프 히틀러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나의 투쟁>초판본과 히틀러와 동반자살하기 하루 전 결혼한 에바 브라운의 유골로 히틀러의 뼛가루도 섞여 있을 거로 추정되는 품목이 경매에 붙여지자 네오 나치의 새로운 성배이자 광신도들의 지성소가 될 것을 우려한 이스라엘 모사드와 중동 아랍 정보기관의 치열한 입찰 경쟁이 벌어진다.
그 외에도 스타트렉이 차용했던 클링온어 사전, 아이작 뉴턴 경의 2060년 묵시록, 태평천국운동의 도참록, 카탈루냐의 성모상 및 피눈물을 흘리는 영상, 천안문사태때 죽은 왕펑의 의상, 유골, 수첩, 미국 황제 노턴 1세가 발행한 국채와 유언장 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시퀀스마다 비유를 어쩜 이렇게 실없고 맛깔스럽게 재치와 위트를 넘치게 집어넣었는지 헛소리의 대향연에 감탄하는 대목들이 꼭 있다. 예를 들면 토마토 스파게티에 악의적으로 섞인 무교동 낙지볶음 소스처럼 무심코 먹었다간 주르륵 눈물방울 콧물방울을 쏫 빼낼 도약식 지뢰 다 만 김밥에 기름솔로 참기름을 칠하듯 뭐든 완성품에는 데커레이션이 중요한 법 환승 이별을 당한 후에 저놈이 내 애인을 뺏어갔어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노려보며 두 팀이 씩씩대고 있다.
비둘기를 감춘 후에 과장스럽게 사방을 둘러보는 마술사처럼 히죽 웃으며 무대 위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요즘따라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라는 것이 동맹국 호주머니를 대하는 CIA의 소유권 개념인 것이다. 마약을 밀수하려다 공항 검색대에서 걸린 재벌 3세 같이 겉으론 잘못을 뉘우치는 제스처를 취하지만 속으론 아빠의 부하들이 얼른 나를 꺼내주겠지 하는 기대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누워서 유튜브 돌려 보기보다 쉬울 것이다. 리뷰가 너무 길어져서 마지막 4장 빙의와 방언이 난무하는 오컬트 오페라 내용은 생략^^ |
|
SF 소설에 가깝지만 현실에 기반을 둔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조현 작가의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작품이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을 이해할 만한 나이가 되었다. 조현 소설의 <나, 이페머러의 수호자 >작품에서는 경제적인 문제로 지원군이었던 여자친구와의 관계가 위태로운 '나'는 취준생에서 인턴, 인턴에서 비정규직,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 가는 일도 서슴치 않는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페머러의 뜻은 영한사전에 의하면, 하루살이, 미술과 공예에서는 전시를 위해 동원되고 전시가 끝나면 버려지고 마는 전단지 등을 의미하는데 과연 나는 정규직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인턴을 마치고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의 계약직 연구원으로 임용된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재단 본부에서 합동 연수를 받게 되고 이때 처음 보스 '제인'을 만나게 된다. '세계희귀물보호재단'은 미합중국의 대통령의 무해한 취미생활을 서포트 하는 것이며 글로벌 재단 구성원들의 주 업무는 야생 동식물에서부터 오컬트의 유산까지,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희귀품에 대한 자료조사 및 수집하는 것이었다. 보스는 재단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약탈과 보전, 그리고 독점과 전파라는 이율배반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나에게 귀띔한다. 연수 후 한국지사로 복귀한 나는 첫 프로젝트인 18세기 후반의 한 고문헌에 대한 조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 그 무렵 미국에 있는 '마이스터X'로부터 경매에 참가하라는 초청장이 날라든다. 세계 곳곳에 군웅할거하는 정보기관들을 유럽의 고성으로 초청한 그는 경매업계에서 물물교환의 신봉자로 알려진 큰손이었고, 거래 방식은 항상 물물교환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번에도 하나같이 외부로 공포될 경우 정부에게 살짝 당혹감을 줄만한 경매물이었다. 경매장 입장 조건은 참가비이자 물품 교환으로 쓰일 공개되지 않은 종류의 예언서를 지참하는 것이었다, 경매 참가자는 2인으로 제한했다. ClA에서는 한 소녀의 괴상한 예언서를 나와 보스에게 건네며 경매에 참여할 것을 명령한다.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기 위해 정규직이 되고 싶었던 나는 경매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진귀한 경매품들이 나오고 각국 경매장 간의 쟁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환각의 상태 속에 마이스터 X의 질문을 받으며 세 가지의 시험에 빠지게 되는데,
인간이 인간으로서 실존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극단적인 딜레마에 처하게 되거나 칼 야스퍼스가 이야기한 한계상황에 처할 경우인데. 환각 상태에서 마이스터 X의 시험을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인생의 방구석에 쌓아온 이페머러들과 여러 사건들이 떠오르며 묵시에 대하여 깨닫는다. 개인적으로 소설 후반부 방언과 환각 속에서 서술하고 있는 부분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같은데, 난해함이 나에게 손짓을 멈추지 않아 잘 소화해내지 못했다. 소설을 통해 드러나는 풍부하고 다양한 지식들을 겸비하고 있는 저자를 부러워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