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9월생인 만으로 이제 막 두 살이 된 작은애는, 두 살 무렵부터 책을 유달리 좋아했던 여섯 살 큰애와는 달리 책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그걸 자립심이라고 표현해야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하려는 욕심은 매우 강한 편이어서, ‘또 다시 숲 속으로’나 ‘달님 안녕’, ‘두드려 보아요’ 등 자신이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책들을 읽어주려고 해도 저리 가라며 혼자 읽겠다고 막무가내이다. 그런 작은 아이가 여름에 한창 좋아했던 책이 메리 홀 엣츠의 ‘또 다시 숲 속으로’이다. 아이는 이 책과 같은 작가의 ‘숲 속에서(시공주니어)’를 꺼내들고는 나에게는 ‘숲 속에서’를 주고, 자신은 ‘또 다시 숲 속으로’를 들고는 그림을 본다. 그런데 두 책을 항상 정확하게 구별해서 자기 것과 아빠 것을 나누는데, 물론 책의 내용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색이 주황색이기 때문이다. 주황색이 아니라면 그와 비슷한 색을 좋아하는 녀석은 초록색 배경의 책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이 책에만 관심을 보인다. ‘또 다시 숲 속으로’를 사게 된 것은 ‘숲 속에서’를 산 뒤 매우 만족했기 때문이다.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마음에 차지 않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꼭 들었던 책인데,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사게 되었다. 그런데 사고나서야 안 사실이지만 출판사가 달라서 책의 판형이 달라서 두 책을 나란히 꽂아두고 싶은 바람이 깨진 것이 아쉬운 점이다. 주홍색 계열의 표지가 너무 강렬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사기를 망설였었는데, 그 덕분에 작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되었으니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그림이나 구성은 비슷했는데 내가 ‘숲 속에서’를 더 좋아하는 까닭은 전작의 신선한 느낌이 많이 감소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아이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고 동물들과 아빠가 부러워한다는 내용이지만 '숲 속에서'에서 별로 달라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투박해 보이는 그림의 선들과 글씨체 등 아마 출판사가 달라지면서 생겨난 변화인 듯한데, 나는 전편에 좀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
| 요즘 아이들에게 약간의생소한 흑백의 그림책입니다. 고무판화를 찍는 것 같은 그림기법이에요. 책을 펼치면 나타나는 그림은 아이들에게 숨어있는 동물들을 찾게 하는 재미도 있네요. 맨 먼저 기린을 불렀습니다. 다음으로 ~~를 불렀습니다로 이어지면서장기자랑이 끝날 때마다 "좋아요, 아주 잘했어요"가 반복되어 운율감도 살아있어요. 숲속에서 만난 다양한 동물들이 펼치는 장기자랑를 보면서 "나"는 사회자겸 심판이 됩니다. 목이 긴 기린,포효하는 사자,나무타기 명수 원숭이, 입이 큰 하마, 헤엄을 잘 치는 오리, 재주를 잘 넘는 곰, 사람 말을 할 수 있는 앵무새 등등.... 하지만 "나"만이 가진 장기는 잘 웃는 것이지요. 꽃 왕관을 쓰고 코끼리등에 타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다가 아빠가 나타나면서 동물들은 사라지고 아빠한테 그동안의 이야기를 해 드리니 아빠도 말씀하시죠. "아빠도 다른 것은 못해도 좋으니까, 너처럼 웃어 보았으면 좋겠구나!" |
|
또 다시 숲속으로 _ 매리 홀 옛츠
아이가 어릴 때 숲을 많이 돌아다녔다. 집근처에 숲이 있기도 했지만, 거창한 숲에서부터 작은 숲까지 숲에 있으면 기분까지 상쾌해지는 그 느낌도 좋았고, 우선 눈이 맑아지기 때문에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싶을 땐 자주 숲을 찾곤 했었다. 숲이 나에게 그런 공간이었듯 아이에게도 숲의 느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게 해주고 싶어 어릴 때부터 숲에 자주 데리고 갔었다.
숲에서 만나는 모든 식물, 새, 동물, 사람들...유심히 본 적이 있는가? 난 유심히 보곤 하는데, 어느 하나 찡그리거나 울상이거나 슬퍼 보이는 느낌을 주는 거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아이도 그 기운을 받아 밝고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나줬음 하는 소박한 소망에서 시작된 숲사랑. 그런 엄마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는 숲을 좋아했고, 따분하다 싶으면 어디 어디숲 가요~ 하고 말을 할 수 있게 됐고 지금은 표현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어디는 이래서 좋았고, 어디는 저래서 좋았고 자신의 감상을 말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랬던 아이어서 그런지 <또다시 숲속으로>라는 책을 굉장히 좋아했다. 안고 자고, 베고 자고, 책과 함께 놀았던 것 같다. 책 속 꼬마가 숲에서 까르를 웃으며 뒹글듯이 아이도 책을 안고 뒹글 뒹글 거렸던 기억. 아이가 즐거워 하던 기억은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는가보다. 지금까지 생생한 거 보면. 어린 꼬마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책이다. |
|
메리 홀 에츠의 <나무 숲 속>이라는 작품의 후속편인데, 아쉽게도 아직 <나무 숲 속>은 읽어보지 못했다. 꼭 봐야겠다. 작가는 미국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단다.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 책에서는 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아이는 숲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자 궁금해서 숲속으로 달려간다. 숲에 가봤더니 여러 동물들이 모여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뽐내면서. 기린, 사자, 원숭이, 곰, 하마, 뱀과 쥐 등이 등장하는데, 이 동물들이 장기로 자랑하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그들의 특지이라 여기는 당연한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이 대회의 사회자인 코끼리는 매번 그들을 칭찬한다. 하지만 가장 큰 칭찬을 받은 것은 아이다. 아이는 아기코끼리처럼 물구나무를 서서 코로 땅콩을 집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웃음이 나와 웃고 말았다. 그래도 동물들은 아이가 가장 잘 했다고 칭찬한다. 무엇을? 물구나무서기를. 아니다. 아이의 웃음을 칭찬한다. 자신들은 아이처럼 웃을 수 없으므로. 참 슬픈 이야기다. 웃을 수 없다는 것. 웃음은 인간만이 가진 특권이다. 이 책의 동물들도 다른 것들은 모두 할 수 없게 돼도 좋으니 아이처럼 웃어 봤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아이를 부러워한다. 아이 아빠도 ‘다른 것은 못해도 좋으니까 너처럼 웃어 보았으면 좋겠구나’하고 말한다. 웃을 수 없는 동물의 처지도 딱하지만, 아빠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어른이 되면 확실히 웃을 일이 준다고 한다. 실제로 웃을 일이 줄어서 그런 것보다는 감성 자체가 무뎌지고, 여러 가지 책임감 때문에 긴장하면서 살다 보니 웬만한 일에서는 웃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늘 즐겁게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축복이다. 인간만이 가진 특권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야겠다. 지금이라고 크게 한 번 웃어 보시라. 하하하! 하고 입을 크게 벌리면서. 이 책은 메리 홀 엣츠의 작품으로, 50년도 더 된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다. 메리는 앞서 말했듯이 1895년 미국 위스콘신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친할 수 있었던 경험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표작으로는 <미스터 페니>, <바다도깨비 올리>, <나무 숲 속> 등이 있으며, 1959년 출판한 <크리스마스까지 아홉 밤>으로 칼데콧 상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