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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생활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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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을 보면, 집안에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 숨어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상상이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집’안에서 가족이 되어 어울리고 싸우면서 배수관 안으로 속속 흘러간다. 웃기면서 슬픈 감정이 매번 들썽이며 일어난다. 슬픈데도 이상하게 재미있고 우습다. 작가는 가족, 이웃, 친척, 친구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짚어내기 위해 많은 기둥을 세우고 방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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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을 보면, 집안에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가득 숨어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상상이 반짝이는 이야기들이 안에서 가족이 되어 어울리고 싸우면서 배수관 안으로 속속 흘러간다. 웃기면서 슬픈 감정이 매번 들썽이며 일어난다. 슬픈데도 이상하게 재미있고 우습다. 작가는 가족, 이웃, 친척, 친구 등의 포괄적인 의미를 짚어내기 위해 많은 기둥을 세우고 방을 만들고 특별한 지붕을 덮어씌움으로써 독자에게 그 의미를 던진다.

집은 실제 건축물인 미형의 집인 하우스와 이모가 만든 아궁이가 있는 집인터넷 카페의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건의 하나는, 미형의 집에 누수가 발생하여 아래층에서 항의를 하여 공사기사가 와서 그 원인을 찾아 수습하는 일이다. 또 하나는, 호주에 사는 미형의 외조부가 실종되어 미형의 부모님이 호주로 건너가고 외조부를 찾아다니는 일이다. 집의 구조물에 하자가 발생한 일이나, 가족 중의 누군가가 실종된 일이 서로 맥락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느 모로 보나 큰 사건이고 하자임에 틀림없다. 가족이나 인간관계가 그만큼 밀접하고 긴밀하게 얽혀 있어, 그 중 하나가 탈이 나면 전체가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 뿐 아니라, 같은 아파트의 문제이기도 하여, 우리는 커다란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걸 은연중 깨우치게 된다.

중학생인 미형이, 이런 환경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할 것처럼 보이지만, 의연하고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이 자못 듬직하다. 더구나, 절친인 연주와의 갈등까지 겹쳐 고민하고 싸우지만, 미형은 포기하지 않고 원상복구, 라는 지점을 향해 노력한다.

외조부가 이민절차를 밟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고 유명대학 교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었다는 장면, 인터넷 카페에 외조부가 글을 남긴 것을 보고 할머니는 사돈양반이 무장갱도질을 하여 티브이 뉴수에 나왔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그만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막골 집의 사연은, 애잔한 감동을 안겨주며 먹먹하게 한다.

커다란 집 한 채가 오늘도 쉬지 않고 걸어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집은 뒤뚱뒤뚱 걷다가 필요한 순간이 되면 달리거나 점프를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산막골 그 비탈진 언덕길을 지나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게 되지 않을까, 비록 외할아버지나 외할머니 중 한 분은 잠깐 뒤처지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 감칠 맛 나는 문장 감각이 행간에서 빛을 내며 독자의 시선을 붙들어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한다.

 

n******r 2020.08.28.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