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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 듯 했고 표제작인 시 창작 스터디가 가장 좋았다
* 당신이 이렇게 힘이 없으니까 나는 괜히 우쭐하고 어쩐지 불공평하다고 느껴 당신은 깊은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악몽을 꾸는 사람 같기도 하고 외로워 보였다가 순식간에 편해진 사람 같아 그런데 우리가 불공평하지 않은 적이 있던가
* 처음을 두 번 할 수 있을까. - 이 부분은 너무 좋다 처음을 두 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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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등단작이 실린 '첫 시집'은 언제나 뜻깊고 유의미하지만, 이 시집은 그 성격이 좀더 강한 것 같다. 이 시집은 '한 사람에게 시작하는 긴 고백'으로 느껴지는데, 그 한 사람은 시인 자신일 수도 있겠고, 이 시집을 읽는 독자일 수도 있겠지만, 그 '한 사람'이 유일한 나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독자로서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누군가의 첫 시작을 함께 한다는 기쁨과 영광, 책임감과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앞으로 시작될 그의 긴 고백의 처음을 함께 한다는, 그 기념비적 시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시들을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열 편의 연작시로 구성된 4부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서」가 가장 시인다우면서도, 이 시집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 자신이 스스로 나 자신에 깊이 침잠했던 나의 젊은 시절, 20대가 떠올라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나'라는 존재에 대해 이렇게 깊이 사유하고 관찰하는 시나 문학작품들을 근래에 거의 보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시인의 첫 시집을 축하하는 소박한 꽃다발 같은 신용목의 해설도 좋았는데, 「우리가 우리로서 정확해질 때―이다희의 시, 내 몸속에 우글우글한 내계인 보고서」라는 제목의 이 글을 읽고 나면, 해설이라기보다는 발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언어의 재현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삶을 끝없는 재현 속에 위치시키는 것. 이 역전의 방식이 때로 시간을 그저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지라도 그 마지막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로서 정확해질 것이다. 이보다 아름다운 과정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 아름다운 과정의 한 때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신용목의 소박한 꽃다발에 나의 작은 꽃 한 송이를 얹어 시인에게 전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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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창작 스터디'라는 제목이 주는 간결함에 끌려서 구매하게 된 시집 입니다. 목차를 훑는 것부터 정말 좋았아요. '비는 모두를 버리고 내린다', '처음을 두 번 할 수 있을까' 조금 호흡이 긴 시들을 읽어내려가면 쌓인 의미들에 감탄하게 되네요. <곡선의 이유> , <개구리와 독수리> 라는 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아직 읽어야 할 시들이 많은데 시간 들여서 천천히 읽어 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구리와 독수리 독수리에게 쪼아 먹힌 개구리가 가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개구리 울음소리는 갈 수 없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쌍둥이 언니가 마중 나오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나보다 어린 언니를 마치 딸처럼 보살필 천국이 있을 것이다 죽어서는 못 가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이제 그만 천국을 멈추고 싶을 것이다 날개를 가진 것들이 날개를 맡기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듣고 싶을 것이다 창에 부딪힌 입김이 가는 천국이 있을 것이다 다 늙은 할머니의 예감이 날카로워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