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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그림책 관련한 미술관 중에 가보고 싶은 미술관 중의 한 곳. 치히로 미술관이란 곳이 있습니다.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는 곳이죠. 그림책을 모르던 시절에도 「창가의 토토」 라는 책의 삽화로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으니, 그림책을 좋아하게 된 지금은 국내에 출간되었다가 절판되었던 책들을 모으느라 한참 애를 쓰기도 했었습니다. 이번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다시 나온 그녀의 그림책이 더욱 반가운 이유랍니다. 우선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 책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이와사키 치히로(いわさきちひろ, 1918~1973)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알려진 이와사키 치히로는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따뜻한 인간 감성과 동심을 표현한 작가이다. 1918년 12월 15일에 태어난 그녀는 14세에 유화와 스케치를 그리고 18세에 서예를 배웠으며 1949년에는 종이극 <엄마 이야기>를 통해 화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수묵화를 결합한 그녀의 독창적인 화집은 전세계에서 호평과 극찬을 받았으며, 필압의 강약을 자유자래로 활용한 데생도 또한 정평이 나있다. 생전에 반전 반핵운동에 앞장서서 실현하려고 애쓴 한편,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했다.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모델 없이도 10개월 된 아기와 1살 난 아기의 차이를 그려 낼 정도였다고 한다.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작은 새가 온 날》)을 비롯해,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전쟁터의 아이들》),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며 전 인류에 문학적 교감을 이루어냈다. 지금까지 그녀의 작품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언뜻 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아름답고 푸근한 것에 머루르지 않고, 인생의 고단함과 슬픔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인간애가 녹아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주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화를 원하고, 어린이를 사랑하고, 삶과 작품세계가 모순되지 않은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꿋꿋하게 살다 간 사람. 그녀가 바로 이와사키 치히로일 것이다. 이와사키 치히로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1977년, 동양에서는 유일한 그림작가의 박물관인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현재 유니세프 친선대사이자 《창가의 토토》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미술관장으로 있는 이곳에는, 8,500여 점에 이르는 치히로의 그림들이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1997년에는 나가노의 아즈미노에 또 하나의 치히로 미술관이 개관하였는데, 이 곳에는 치히로가 생전에 좋아했던 케테 콜비츠의 작품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연대별로 구성한 그림책 역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그녀의 주요 작품으로는 『눈 오는 날의 생일』 외에도 『창가의 토토』 , 『자연의 아이들 세트』, 『봄 아이』, 『여름 아이』, 『가을 아이』, 『겨울 아이』, , 『치치가 온 바다』 등이 있다. 또한 동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여 『엄지공주』,『파랑새』,『백조의 호수』,『백설공주』를 비롯한 여러 동화를 독특한 분위기로 재해석하여 선보이기도 했다. 눈 오던 날 태어난 기억을 이 책을 보는 어린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이와사키 치히로. 작가가 태어난 날처럼 눈 오던 날 태어난 아이가 그림책 속에 등장합니다. 아이는 다섯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섬세한 그림을 한참 들여다보게 됩니다. 친구의 생일이 먼저인지라 선물과 카드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다가 무심코 촛불을 꺼버린 아이. 아이는 당황한데다가 다른 친구들의 놀림에 속상해졌습니다. 생일을 기대하며 부풀어올랐던 마음이 꺼지고 주변의 모두가 싫어집니다. 사실은 내일 생일에 친구들이 안올까봐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색을 잃고 흑백으로 표현된 페이지가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하염없이 혼자 동네를 헤매이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 별님에게 소원을 비는 아이.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이제 싫어. 어디론가 가버릴거야' 하던 아이가 '모두 좋아. 포치도 좋아. 엄마도 좋아. 생일 너무나 좋아' 로 바뀌게 되었던 별님의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책 뒷날개에 근간이라 되어 있는 목록. 절판되었던 책들이 다시 나온다고 하니 더욱 기다려집니다. 오래 전에 타 출판사에서 나왔던 그림책은 『창가의 토토』 의 영향이었던지 주인공 이름이 '토토' 로 번역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번역의 주인공 이름은 '치이' 로 되어 있답니다. 치이(쨩ちいちゃん)은 이와사키 치히로이 어릴때 불리던 이름이기도 합니다. 오래되어 낡은 『창가의 토토』 책을 찾아서 함께 찍어봅니다. 표지의 그림은 'The Girl Wearing a Red Woolen Cap(い毛?帽の女の子)' 이라는 제목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에서 김지은씨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이와사키 치히로는 독자에게 느낌을 전하는 데 몇 개의 선과 몇 마디 말만 있으면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작가라고 말합니다. 생일은 종종 우리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출발점이 되어주곤 합니다. 생일 하루 전 맞닥뜨린 실수 앞에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잘 다독인 토토가 맞이한 생일날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더할 수 없이 환한 표정으로 사랑스럽게 웃고 있는 토토의 표정만으로도 더불어 행복해지는 느낌입니다.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p32 / 김지은 더불어 저는 스스로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이맘 때의 아이들 모습을 떠올립니다. 걱정이나 속상함이 그저 '미워'로 표현되다가도 작은 소원에 금방 기분이 밝아질 수 있는 순수한 아이들. 이와사키 치히로의 맑은 그림과 함께 저절로 엄마미소가 지어지는 이야기 속에는 언제나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가득한 듯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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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책 읽는 거 좋아하시죠? 당신은 책을 읽을 때 무엇을 기대하나요? 자기계발에 도움 받기? 시험대비? 특정 분야의 지식 획득? 마음의 힐링? 아니면 그저 재미있어서?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하든 목적의식을 자주 확인하게 됩니다. 혹시 동화책을 읽으면서도 책의 의도와 목적을 분석적으로 계산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와사키 치히로가 쓰고 그린 책 '눈 오는 날의 생일'의 주인공 치이는 내일이 생일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친구의 생일이지요. 한껏 들뜬 치이는 친구 생일에서 생일 촛불을 자신이 끕니다. 부끄러워진 치이는 집으로 돌아와 생일 선물은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엄마에게 토라져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날 밤, 아무도 몰래 내가 태어난 날처럼 하얀 눈이 오면 좋겠다고 하늘에게 소원을 빌죠. 정말로 생일 날 하얀 눈이 내리고, 엄마에게 장갑과 모자 선물을 받고, 친구들에게 축하까지 받은 치이는 행복한 생일을 보내게 됩니다. 아이들은 감정은 쉽게 변합니다. 얼굴에 바로 드러나지요. 아이들의 감정이 널뛰기 때문에 다루기 힘들다는 부모님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오히려 아이들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아이랑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쉽고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실수에도 상처를 받는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작은 일에도 금방 행복해집니다. 혹시 아이들의 감정 기복 때문에 부모 자신이 흔들리고 있나요? 아이의 짜증과 아이의 행복함이 내 감정의 진폭을 확장시키나요? 그렇지 않은 부모가 있다면 그것 역시 이상합니다. 감정이라는 건 전염성이 매우 높으니까요. 아이의 감정을 그냥 받아들여 주세요. 나의 감정도 그냥 받아들이구요. 아이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듯이 어떤 이유나 목적을 찾지 말고 아이의 감정이 눈에 보이는 대로 반응해주세요.
이 책 ‘눈 오는 날의 생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드시 어떤 의미나 목적을 찾지 않아도 책의 그림과 글이 주는 따뜻함만으로 충분합니다. 생일에 대한 기대로 가득찬 마음, 자신의 실수에 위축되고 심술 난 마음, 그래도 져버릴 수 없는 기대감, 그리고 다같이 축하해 줄 때의 행복감, 마지막엔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 이런 아이의 감정이 일차원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왜 치이는 화가 난건지, 무엇에 서운한 건지, 분석하지 않아도 그냥 받아들이면 됩니다. 내가 왜 행복한지, 왜 만족감과 충만감을 느끼고 세상의 중심이 된 것같은지는 분석하지 않잖아요. 계산하지 않아도 그냥 마음이 따뜻해지거든요.
혹시 아이와 함께 동화책을 읽으면서 책에서 교훈을 먼저 찾나요? 아이의 습관 교정을 위한 유익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혹은 아이가 읽고 배웠으면 하는 지식이 충분한가를 분석하고 있진 않나요? 그저 읽고 난 후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어른들 마음이 따뜻해졌다면 그것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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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곰돌군은 케이크 위의 촛불 끄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자신이 태어난 후 100일 단위의 기념일과 생일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생일 케이크 위의 촛불마저 첫째 곰돌군 몫이에요. 언제부터인가 케이크 위에 초를 꽂으면 불을 끄라며 '불, 불' 외치기 시작했고, 이제 제법 말이 트인 지금은 '불 꺼~!'라며 부엌과 거실 천장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촛불을 끄는 그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자신의 초를 기꺼이 넘겨주게 되죠. 그리고 엄마인 저는 어떻게든 기념일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작은 케이크 위에 초를 꽂아주게 됩니다.
치이는 이제 다섯 살이 되는 여자아이에요. 촛불 다섯 개 한꺼번에 끌 거라며 다음 날 올 자신의 생일을 기다립니다. 하지만 오늘은 동무의 생일. 치이는 생일 카드를 써서 파티가 열리는 동무의 집으로 갑니다. 흔들리는 촛불을 바라보던 치이는, 그만 동무의 촛불을 대신 꺼버려요. 실수한 치이와 그런 치이를 놀리는 동무들. 당황하고 부끄러운 치이는 그 자리를 벗어나 도망칩니다. 너무 창피한 나머지 자신의 생일날 아무도 보고싶지 않아, 하지만 태어났던 그 날처럼 새하얀 눈을 보고 싶다고 별님에게 기도하는 치이. 그리고 드디어 아침이 됩니다. 과연 치이가 기도한 대로 새하얀 눈이 내렸을까요. 그리고 동무들은 치이의 생일을 축하하러 와주었을까요.
[눈 오는 날의 생일] 은 [창가의 토토]를 그린 이와사키 치히로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재출간 된 책입니다. 따뜻하고 순수한 색감으로 토토를 저의 마음 속에 데려단 준 작가의 동화책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첫째 곰돌군이 좋아할 것 같아 저도 마음이 설레었어요. 이와사키 치히로는 수채화와 수묵화를 결합한 화풍으로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평생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았던만큼, [눈 오는 날의 생일] 에서도 작가의 매력이 여과없이 발휘되어 있어요. 생일을 맞이한 치이의 두근거림, 동무의 생일에 가서 실수로 촛불을 불어버린 당혹감, 너무 창피한 나머지 아무하고도 어울리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 그럼에도 생일날 자신이 태어났을 때처럼 하얀 눈이 내리기를 기도하는 순수함이 따뜻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촛불을 끄는 아이의 마음은 무엇일까요. 어른이 되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일들이 아이에게는 아름답게, 빛나게, 기쁘게 다가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런 행복감이 [눈 오는 날의 생일] 로 인해 더 가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책을 받아든 첫째 곰돌군은 역시 한 장 한 장 펼치며 촛불 그림을 발견하더니 '하나, 두울~' 세기 시작합니다. 조금 있으면 첫째 곰돌군이 태어난 지 1000일이 되는데 그 때도 커다란 케이크에 초를 가득 꽂아주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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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와 장갑을 낀 아이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지?하며 마치 내게 묻는 것 같다. 친구의 생일날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을 들고 친구집으로 달려갔다. 친구들은 벌써 와있고 케익에는 촛불이 켜져있다. 나도 모르게 그만 꺼버린 촛불. 어머? 실수야, 실수. 하지만 친구들의 시선을 견디다 못해 뛰쳐나온 주인공 치이. 친구도 싫고 강아지 포치도 싫어. 생일잔치가 어땠는지 묻는 엄마에게 뭐라 답했는지 뒷짐지고 고개숙인 치이의 얼굴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내일이 생일인 치이. 아무것도 필요없다고 말했지만 밤하늘의 별님에게 새하얀 눈을 내려달라고 말하는 얼굴이 「창가의 토토」를 연상시킨다. 과연 치이의 생일에는 어떤일이 벌어질까? 케익의 촛불을 보면 끄고싶은 아이의 마음을 담고 친구들에게 상처받아 다 싫다고 말하면서도 내 생일에대한 기대를 갖게 되는데..... 이와사키 이치로의 그림을보며 안정감을 그낄수 있었고, '당신은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누구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말해주는 '사랑과 온화함'을 가득 담은 책이다. 이 서평은 도서출판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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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5.19. 그림책시렁 675
《건강해진 날》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마쓰모토 다케시 글 엄혜숙 옮김 미디어창비 2020.6.30.
아프거나 앓는 아이는 드러누워서 꼼짝을 못 합니다. 드러누운 아이는 이제나 저제나 누가 곁에 다가와서 말을 거는가를 기다립니다. 아프거나 앓는 아이는 언제쯤 누가 제 곁에서 토닥이면서 지켜보는가를 기다립니다. 저는 고삭부리여서 자주 앓아누운 어린 날을 보냈는데, 이때마다 하루 내내 보꾹을 올려다보고 미닫이로 보이는 하늘이며 구름을 바라보고 부엌일에 집안일에 곁일로 쉴틈없는 어머니를 쳐다보았어요. ‘어머니가 이렇게 바쁜데 난 언제까지 앓아누워야 하지?’ 하고 늘 생각했습니다. 이러면서도 밖에서 노는 동무들 소리에 ‘아, 언제쯤 또 뛰어놀지?’ 하고 생각합니다. 《건강해진 날》이란 이름을 붙인 그림책은 “げんきになったひ”를 옮겼습니다. 우리말로는 “기운을 차린 날”이나 “다 나은 날”입니다. 어른들은 으레 ‘예뻐지다·건강해지다’처럼 말하지만 ‘-지다’를 붙일 만하지 않아요. 늘 예쁘고 튼튼할 뿐입니다. 예쁘다가 울고, 튼튼하다가 누울 뿐이에요. 우리 둘레에 돌림앓이뿐 아니라 돈앓이나 집앓이로 힘든 이웃이 많아요. 튼튼한 이웃님은 아프거나 앓는 이웃을 어떤 눈빛하고 손길로 마주하는가요. 다같이 놀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岩崎ちひろ # #げんきになったひ #松本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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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2.18. 그림책시렁 847
《아기 오는 날》 이와사키 치히로 편집부 옮김 프로메테우스 2003.7.30.
언니하고 둘이 있는 집안에서 살며 설·한가위에 얼핏 아기를 보았어도 심부름으로 바빠 아기를 들여다볼 틈이 없었습니다. 《아기 오는 날》에 나오는 언니처럼 ‘새로 태어나서 동생으로 다가오는 숨결’을 느끼지 못했어요. 어버이가 되어 큰아이랑 작은아이를 맞이하며 ‘아기란 이렇구나’ 하고 느꼈고, 언니 눈빛은 아니되 스스로 아끼던 모든 살림이나 소꿉을 아기한테 내어주거나 물려주는 나날을 보내면서 ‘우리 언니는 어떻게 느꼈을까?’ 하고 돌아봤습니다. 흔히 아기는 ‘사랑을 받기만 하는’ 듯 여기지만, 아기가 받기만 하는 일은 없어요. 동생도 언니한테서 받기만 하지 않습니다. 문득 손이며 눈을 움직이는 작은 모습으로 언니하고 어버이한테 찌릿찌릿 사랑을 베풀어요. 얼핏 터뜨리는 웃음이나 소리 하나로 어버이하고 언니는 온몸에 새롭게 기운이 감돌아요. 이와사키 치히로 님이 담아낸 글그림은 그저 상냥합니다. 온숨결에 깃든 마음이라는 밑바탕이 어떻게 따스한가 하고 들려주어요. 아이한테도 어버이한테도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스며들 테고, 철없이 나이만 먹은 사람한테도 오늘 이곳을 다시 바라보면서 마음을 추스르도록 넌지시 달래어 준다고 느낍니다. 어렵게 여기니 어렵습니다. 사랑으로 바라보면 사랑입니다.
#아기가온날 오래도록 판이 끊어졌다가 2020년 4월에 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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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4 《눈 오는 날의 생일》 이와사키 치히로 엄혜숙 옮김 미디어창비 2018.12.15. 《눈 오는 날의 생일》은 2003년에 처음 한국말로 나옵니다. 그때 ‘프로메테우스 출판사’는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책을 꽤 옮겨 주었습니다. 더없이 고마운 노릇이에요. 이녁 그림책은 한국에서 참 오랫동안 슬그머니 나오거나 곳곳에서 몰래 쓰기 일쑤였거든요. 얼추 스무 해가 되어 가는 예전 일인데, 그때 나온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책 가운데 《작은 새가 온 날》이며 《비 오는 날 집 보기》이며 《치치가 온 바다》이며 《이웃에 온 아이》이며 하나하나 이슬같구나 하고 느껴요. 일본이란 나라가 전쟁놀이에 미쳐날뛰어도, 전쟁놀이에 뒤이어 돈놀이에 돌아버려도,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 물빛이 되고 하늘빛이 되면서 바람빛으로 그림노래를 부를 수 있었을까요?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가 자라서 그림을 사랑하는 어른이 된다면, 참말로 이녁처럼 물빛이다가 하늘빛이다가 바람빛으로 춤추는 붓놀림이 되겠구나 싶어요. 여기에 삶을 고이 품는 숨결로 햇빛이 되고 별빛이 되더니 어느새 숲빛으로 피어나는 붓살림이 될 테고요. 이제 이 나라는 한겨울에도 눈을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늘눈이 아니어도 마음눈으로, 겨울눈으로 빛날 수 있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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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본 화가라고 해야 할까 한 명인 이와사키 치히로 서양의 수채화와 동양의 수묵화를 결합하여서 그린다고 하는데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괜스레 기분이 좋고 마음에 드는 기법이다! 생전에 반전, 백해 운도에 앞장서서 실천하려고 애쓴 반전, 인권 운동가자이자 그림책 작가 겸 일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림책의 삽화를 보다 보면 "어?, 나 이 그림체 본 적 있는데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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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같기도 하고 뭔가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삽화 그게 이 책의 겨울 풍경과도 무척이나 어울리는 느낌이다
겨울에 생일을 앞둔 어린아이의 마음과 실수했을 때 아이의 심정을 고대로 보여주는 느낌이다 "엄마 내가 태어날 때 정말 눈이 왔어?"라고 물어보는 치이 하지만 오늘은 동무의 생일 그래서 카드를 섰어
그렇게 선물과 카드를 가지고 동무의 생일파티에 간 치이 하지만 실수로 본인이 생일 촛불을 꺼버리고 만다 그때 치이의 심정을 흑백으로 들어낸 삽화 흑백과 컬러를 적절히 사용을 해서 치이의 심정 변화를 눈에 띄게 해놓은 거 같은 느낌이다
아아, 재미없어 아무하고도 놀고 싶지 않아 ... 생일 같은 거 싫어 내일 아무것도 필요 없어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치이 어릴 때는 유난히 아이들이 촛불 끄기에 민감한 거 같다 내 생일에도 내가 후 ~ , 엄마 아빠 생일에도 내가 후 ~ 하지만 친구 생일에 실수가 치이에게는 커다란 놀람과 자책으로 돌아온 거 같다 그렇게 기다리던 생일이 있는 내일이 안 왔으면 한다고 하다니 말이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지만 딱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서 별님에게 소원을 비는 치이 새하얀 눈을 내려달라는데 정말 뒷날 새하얀 눈이 내렸다 치이의 소원처럼 눈도 내렸는데 친구들이 생일을 축하해 주었을까?
치이의 심정 변화를 색감으로 보는 재미도 있고 아이의 실수가 있었지만 이겨내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는 거 같다 아의 설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동화책 겨울에 읽어도 좋고 생일이 다가올 때 읽어도 좋고 특히나 눈 오는 날 생일인 아이가 읽으면 더 집중이 되고 좋아할 거 같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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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잘 모르는 분들도 이 작가의 그림은 익숙할거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수채화로 유명한, 이와사키 치히로입니다. 2018년은 작가가 탄생한 100주년이 되는 해로, 창비에서 그녀의 대표작인 '눈 오는 날의 생일'이 재출간되었어요. 작가의 팬들을 술렁이게 한 소식이었죠.^^
많은 분들이 겨울, 특히 눈 내리는 날이면 떠올리는 그림책의 대명사에요! 단순한 수채화의 그림 만으로도 이토록 눈 오는 날의 정서를 설레이게 표현한 그림책은 없을 것 같아요. 긴 서술이나 묘사 없이 우리는 아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요. 이 책에 대해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에서 김지은 님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치히로는 어쩌면 다른 친구의 생일 초를 불어버린 실수 앞에서 친구와 강아지 치치와 떨어져 혼자만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 토토를 통해 침묵의 사용법을 그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실수와 잘못으로 인한 부끄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순간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의 토토처럼요. 생일은 종종 우리에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출발점이 되어주곤 합니다. 생일 하루 전 맞닥뜨린 실수 앞에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잘 다독인 토토가 맞이한 생일날의 풍경은 어땠을까요? 굳이 북적북적한 생일축하가 없어도 이 한 권의 그림책은 누군가의 생일날,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개정판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치이'로 바뀌었어요. 이 책을 읽으며 아이가 느낀 민망함, 모두를 외면하고플 만큼의 부끄러움, 그 외로운 감정들의 표현이 참 좋았어요. 그리고 익숙치 않은 그 감정들을 대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와닿았죠. 비단 아이들 뿐만이 아니죠. 다 자란 어른에게도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는 순간'은 쉽지 않아요. 그 순간을 표현해주어 고마웠답니다. 다 싫다고 말한 치이는 밤 하늘을 보며 소원을 빌어요. 아이다운 소원이죠? 생각해보면 다 떠나 하나의 소원을 빌어야 한다면 우리도 저렇게 예쁜 소원 하나를 꺼낼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정직한 순간을 만났기에 가능한 나 자신만을 위한 소원일거에요.
눈을 보면 그 하얀 순수함에 마음이 깨끗해지곤 합니다. 작가 또한 겨울에 태어난 아이에요. 치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봐요. 자신의 시작, 순수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만든 이 책은, 겨울에 태어난 모든 아이를 위한 찬가가 아닐까 합니다.
이와자키 치히로 작가는 전세계에서 최초로 1977년 그림책 전문 미술관이 생긴 작가이기도 해요. 일본 내에 도쿄와 아즈미노에 2곳의 미술관이 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작가의 생전 아름다웠던 그림들과 그림책들을 볼 수 있는 곳이죠. 미술관 홈페이지에 가면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어요! https://chihiro.jp/en/profile/works/ 2017년은 이 미술관의 창립 40주년이 되는 해였어요. 그래서 미술관에서 제작한 영상이 있어 링크합니다. 작가의 그림과 잘 어울리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네요.! 정작 작가는 아름다운 그림, 유명세, 놀라운 성과와는 달리 불행한 개인사를 가지고 있어요. 원치 않는 결혼을 했고, 남편에게 사랑하지 않는다 이야기했고, 남편은 자살을 했어요. 남편의 죽음 후 그녀는 남편에 대한, 그리고 전쟁 가해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죄책감이 동력이 되어 그림책을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그림책, 그리고 작가, 그래서인지 이 그림책을 볼때마다 전 마음이 시려요. 하얗게 눈 내리는 날, 빨간 모자와 장갑을 낀 아이가 참 시립니다. 아이들에게는 겨울을 떠올리는 푸근한 그림책이자, 알고보면 맘 시리게 따스한 그림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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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이 되는 생일에 초 다섯개를 한꺼번에 끄겠다고 기대하던 아이의 생일 전 날과 생일날 이야기, 귀여우면서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한다. 일본 특유의 여백의 미가 있는 그림책. 빼곡한 그림책이 많은지라 더 의미있고 특별하게 다가왔다. 얇은 종이에 다칠까 아직 아들에게 보여주진 못했지만, 아마 아들에게도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소하고 잔잔한 이야기, 물론 아이들은 충분히 공감할 이야기, 아름다운 그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다음 이야기도 다음 그림도 궁금했던 그림책. ‘내 생일도 겨울이였으면 참 좋았겠다.’ 라며 아이같은 생각을 해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