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이다. 7살인 우리 딸아이는 이 책을 읽더니 '정말 재미있다'고 한다. 도서관에 꽂혀있을 땐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책이었는데 내가 빌려오니 그제사 무슨 책인가 하고 보는 것이다. 아이에게 책읽으라 말하는 것보다 아이 앞에 아니 그냥 아이가 있는 공간에 책을 놓아 두는 것이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데 더 효과적이다. 특히 아이의 기호와 엄마의 기호가 틀릴 경우에. 어찌되었던 우리 아이는 이 의좋은 형제가 볏단을 지고 밤에 딱 마주친 것이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혹 외국 그림책에 익숙해져 있어 별 흥미를 보이지 않으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말이다. 세계화다 뭐다 하지만 아이의 가슴 속에 우리의 정서가 먼저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이 땅에서 나고 이 땅에서 자라서 앞으로도 이땅에서 살아갈 아이들이기 때문다. 이땅에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정서를 바탕으로 이땅의 색깔을 제 색깔로 가지고 있을 때만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않는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으리라. 아이가 글을 모를 때는 나도 그림이나 색이나 구성 면에서도 약간 떨어진다고 (외국의 이름있는 그림책보다) 생각해서 전래동화 책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예전하고는 많이 달라진 것같다. 괜찮은 책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같다. 이 책은 우리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책인데 내가 우려했던 것처럼 그리 조잡하지도 않다. 일러스트레이션도 깔끔하다. 진작에 관심갖고 찾아볼걸 하는 후회마저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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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처음 알게 된 것이 언제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옛날 농심라면 선전을 보고서였을까, 아니면 그보다 전에 동화책으로 접했던가? 어쨌든 어린 마음에 나름대로 생각할 거리를 주는 이야기였었다. 형제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2002년, 화려한 외국 동화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이 동화책을 다시 손에 넣었다. 구전되는 이야기라 그런가? 내용이 내가 알던 것과 조금은 다른 것도 같다. 이야기의 앞부분은 아우가 결혼을 하여 분가해 살게 되는 것부터 시작해 사계절 동안 사이 좋게 농사를 짓고 추수하게 되기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형제가 쌀가마를 서로의 집으로 나르게 되는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작가가 나름대로 덧붙인 게 아닌가 싶다. (내 막연한 기억엔 아마도 두 형제가 어려운 가운데에도 서로를 생각해 쌀을 나르던 것이 아니었던가도 싶은데.. 하지만 쌀가마-여기선 볏단-를 쌓아놓고 높이가 같았다고 하는 걸로 보아 그렇게 찢어지게 가난한 집은 아니었던 것도 같고.. 근데 쌀가마란게 옛날에도 있었던 건가? 또 여기선 왜 볏단을 쌓아놓는다고 하지? ..궁시렁 궁시렁..)
어쨌든 매우 교훈적인 우리의 이야기들이 이렇게 수준있는 그림책으로 되살아 나는 것이 기쁘다.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대부분의 동화들이 그때의 edition으로 계속 나오는 것이 거의 없는 게 무척 아쉬운데 이렇게 정성들여 만들어진 책들은 널리 읽혀져 오래도록 계속 찍혀 나오는 스테디셀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색소가 든 음료처럼 그림 예쁘고 재미있지만 사실 남는 것은 없는 외국동화들과 비교해 마치 보리차 맛 같이 구수한 우리의 동화이자, 형제간의 우애를 생각하도록 하는 동화로는 최고의 이야기일 것이다. [유치원~초등1학년 추천] [인상깊은구절] 밤이 되었어요. 아우는 곰곰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형님네는 식구가 많으니 우리 것을 조금 드려야겠어.' 몰래 일어나 자기 낟가리에서 볏단을 덜어 한 짐 잔뜩 지고 형님 낟가리에 옮겨다 놓았어요. 달님이 웃으며 내려다보았습니다. 형도 곰곰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아우는 새 살림을 차렸으니 나보다 어렵겠지. 우리 것을 조금 나눠줘야겠다.' 몰래 일어나 자기 낟가리에서 볏단을 덜어 한 짐 잔뜩 지고 아우 낟가리에 옮겨다 놓습니다. 이번에도 달님 혼자 웃으며 내려다봅니다. |